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
노라 에프런 지음, 박산호 옮김 / 브리즈(토네이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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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면 이 책이 65살이 넘은 작가가 여성이 나이 들어 간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어쩌다 이렇게 유치찬란한 하이틴 로맨스성 표지를 달고 나오게 되었는지 ...작가가 호들갑스럽게 주절대는 편이긴 하지만 저 정도는 아닌데 말이다.표지가 작가를 오도하고 있는게 분명해 보인다.

내용은 60이 넘어 늙은(?) 작가가 성형이 아니라면 감추지 못하는 목주름과 싸우는 광경부터 시작한다.그로부터 좀 주책맞다 싶을 정도로 늙어 감에 대해 하소연하고 있는데,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의 작가라니 유머감각 하나만큼은 차고 넘쳤다.고로 재밌긴 하다.하지만 유머에도 불구하고 내용 간간히 반발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어쩌지 못했으니.젊었을때는 미처 몰랐는데 늙으니 새록새록 불평거리만 늘더라,뉴역에서 살기위해 얼마나 투쟁 했는가를 줄줄이 늘어 놓는데,전형적인 뉴욕커답다는 생각이 든다.자기 잘난 맛에 사는 감사할 줄 모르는 불평쟁이들! 고로 이 추운 날에도 폐지를 줍느라 손이 곱은 할머니를 길만 나서면 목격하게 되는 나로써는 이 부자 할머니 작가의 <젊음 찬가>가 맘에 와닿을리 없었다.씨알도 안 먹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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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속을 걷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이동진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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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서가 흥미로우로면 다음 두가지중 적어도 한가지는 갖춰야 한다는걸 증명하던 책이다.하나는 비지니스 트립이 아닐 것,다른 하나는 빌 브라이슨처럼 탁월한 글솜씨를 가질 것 ...어쩌다 들른 여행지가 옛날에 감명깊게 봤던 영화의 배경이었더라,그런 이야기였다면 신선하고 감회가 새로웠을지도 모르겠다.그건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덤처럼 느껴졌을테니까.하지만 이책에서처럼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만을 신문 연재를 위해 따라다니는 저자를 보자니 할일이 그렇게도 없냐?생각에 짜증+ 안스러움+심드렁함이 연쇄적으로 밀려 들어온다.게다가 그가 들여다본 세계 곳곳의 영화 촬영지는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영화보다 더 신비롭지도 흥미롭지도,궁금하지도 않았다.오히려 같은 영화를 남에 설명해주는 걸 듣고 있자니 영화를 봤을때의 감동마저 사라지는 것 같아 불쾌하다.간간히 감초처럼 등장하는 지극히 감상적인 작가의 말투 역시 눈살을 찌프려졌고...이젠 나이먹은 남자가 십대 소녀처럼 감상적인 말을 주절대는걸 보면 화가 난다니까.제발 ,성숙한 글을 써줄 수는 없는 것을까?그럼 팔리지 않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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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8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네사 2008-02-1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전 제 이웃분중 한분인줄 알았네요.이름이 똑같아서요.
혜경이란 이름이 책을 아마 좋아하나봐요.제가 아는 혜경이란 분도 책을 아주 많이
읽으시는 분이거든요.
제가 좀 다른 사람들하고 달라서요,아마 혜경님은 재밌게 읽으실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 마셔요.ㅋㅋㅋ
실은 심하게 좀 다르답니다.그래서 제가 나쁘다는 책들은 다 잘 팔려요.
대신 좋다는 책은 잘 안 팔리구요.
그러니 걱정 말고 읽으시길...^^
 
나, 그리고 그 밖의 것들
수잔 손택 지음, 김전유경 옮김 / 이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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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손택이 60~70년대에 쓴 8개의 단편들을 묶은 소설집이다.비평가나 에세이스트가 아니라 소설가로 불리길  원했다던 손택,그녀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녀를 평론가나 지성인으로기억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보면 된다.소설가로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단박에 짐작하게 되니까.우선 경악스러울 정도로 재미가 없다.차라리 평론이 더 재밌다.거기다 평론은 적어도 쓸만한 정보 몇개는 건지지 않는가?여긴 건질만한 정보도 없다.이 책의 주제가 <삶으로의 회귀,결국에는 모두가 처음으로 돌아간다.>라던데,아쉬운대로 그거라도 경건하게 받들어 볼까 했지만 별로 그러고픈 마음도 들지 않는다.어쨌거나 왜 지금 그녀의 해묵은 단편들이 나오게 된건지 모르겠다.시대를 막론하고 생명력을 가지는 대단한 책이여서?라고 말하긴 어렵던데...각설하고,각 소설별로 대충 분석을 해보자면, 맨처음 등장하는 <인형>그나마 좀 소설같다.<지킬박사>횡설수설한다.<미국의 영혼들>섹스에 탐닉하는 단세포적인 개인의 여정을 그렸다.그런데 그녀는 정말로 이것이 미국의 영혼이라고 믿었을까?아님 관찰자답게 현상의 일면을 과장한 것에 지나지 않을까? <베이비>별다른 메시지도 없으면서 폼만 잰다.<중국 여행 프로젝트>그녀답지 않게 중국에 대한 여과없는 환상을 폴폴 날리고 있다.중국은 천국이 아니다.70년대도 아니었고,40년대도 아니었으며,지금도 마찬가지다.<오랜 불만을 다시 생각함>혼자 주절대는 통에 알아먹기 힘들다.자기 중심적인데다 독자에 대한 배려가 전무했다.흥미로운 것은 그녀가 자신의 문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소설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비판하는 사항들에 대해 그녀가 존경해 마지않는 크랜스턴 교수는 이렇게 반론할 거라고 추측한다."지혜에 대해 네가 무얼 알아?".맞는 말이다.하지만 그 사실을 그녀가 진심으로 자인할 리는 없다.그러기엔 너무 똑똑한 여자니까.지나치게 이지적이고 지성적이라 정작 지혜라고 할만한 통찰력이나 인간미는 보이지 않은게 아닐까 싶다.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내 주관적인 견해일 뿐이니...

만약 언어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딱 본인의 취향일지도 모르니 참고 하시길.그녀 특유의 탁월한 언어감각만큼은 이 책에서도 여전하다.만일 언어로 집을 짓는다면 그녀의 집은 벽돌집보다 더 튼튼하지 않을까 한다.그나저나 손택을 읽고 있자니 얼마전 읽은 도리스 레싱이 그리워진다.레싱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겐 얼마나 다행인지.레싱에게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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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ire Falls (Paperback)
Russo, Richard / Vintage Books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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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ire Falls란 쇠락해가는 작은 마을에 음식점 주인인 마일즈 로비는 자타공인 nice-guy다.마을 사람들은 한때 올 A를 받는 촉망받는 학생이었던 그가 아직도 고향을 벗어나지 못한 것에 놀라워한다.20년전 죽어가는 엄마를 돌보기 위해 귀향했다가 그 길로 마을에 갇혀 버린 그,40이 되어서도 그의 삶은 녹록치 않다.늘 사랑 타령을 하던 아내는 체육관장과 보란듯이 바람을 피더니 뻔뻔하게 이혼을 요구해오고,철면피 악당인 알콜중독자 아버지 맥스는 아들 주변을 맴돌며 성가시게 한다.동생 데이비드는 마리화나를 키운다는 소문이 무성한데다 ,그가 야심차게 사업을 확장하려 할때마다 마을의 지주인 미망인 프랜신 여사는 교묘하게 훼방을 놓는다.갇혀 버린 삶,원치 않았던 직업,끊임없이 닥달하는 사람들속에서 유머감각 하나로 저글링해가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마일즈,그런 그가 갑갑하기만 한 동생은 제발 착한 사람 노릇은 그만두고 사랑하는 딸을 위해 컨셉을 바꾸라고 질책을 하는데...

<엄마와의 추억을 되새기는 마일즈>연약하고 아름다웠던 엄마는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아빠와의 결혼생활을 힘겨워했다.그때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와의 밀회는 엄마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고...신문을 통해 그 희망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엄마,아들 마일즈는 어른이 되어서야 이때 그녀가 헛된 꿈을 꾼 댓가로 자존심을 죽이고 죽은 듯 살아가기로 결심했다는 걸 짐작한다.나머지 생을 갑부 프랜신의 가정부로 살았던 엄마.죽기 전 엄마는 돌아온 마일즈를 보며 화를 낸다.마을을 떠나라면서.그리고 프랜신을 경계하라고 간청한다."그녀는 사랑을 몰라,단지 힘을 가지고 사람을 농락하는 법만을 알지..."과연 그 말은 프랜신 말처럼 죽어가는 자의 정신착란에 불과한 것일까?그렇다면 왜 그의 귀엔 아직도 그 말이 쟁쟁하게 울리는 것일까.

<엄마의 정부>난생처음 간 휴가에서 모자는 한 남자를 만난다.행복해 하던 엄마와 그 남자,그 둘을 회상하던 마일즈는 그 남자가 바로 C.B.화이트였다는 것을 알고는 놀란다.마을 전체를 소유하고 있던 괴짜 갑부,그는 아내 프랜신을 견디지 못해 오래전 자살했다."기회라는 것은 흔하게 오는게 아니기에 왔을때 잡아야 한다"면서 네가 어른이 되면 이해하게 될거라 말하던 그 남자는 왜 기회를 잡지 않은 것일까?

<탁월한 말썽쟁이 아버지 맥스> 엄마가 C.B.화이트의 정부였다는 사실을 왜 말하지 않았냐고 마일즈가 따지자 아버지 맥스는 "내가 할 말이구나,아들...넌 어떻게 내게 알리지 않을수 있었냐?"며 맞받아친다.결코 만만치 않는 악동,맥스.평생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뒷치닥꺼리를 하게 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게 하는 매력의 소유자,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머리를 굴려대는 그를 보면 기발함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이 착실한 남자가 혼란속을 헤집고 다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워 소리치게 된다.거기서 벗어나라고.바보같이 왜 노예처럼 묶여 사냐고.하지만 거기엔 내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그가 언제나 사랑을 택했다는 것을...마녀같은 프랜신이 모든 것을 다 가졌음에도 결코 소유하지 못했던 감정,사랑.사랑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사람들을 거대한 부로 깔아 뭉개려 하는 프랜신의 계획은 언뜻 성공하는 듯 보이는데...


2002년 풀리처상 수상작으로 유머가 넘치는 재기발랄한 책이다.블루칼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속도감있고 정감가게 그려낸 수작, 능청스럽기 그지 없는 작가의 유머가 압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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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테러리스트
애니 최 지음, 정경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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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2세대들이 책을 썼다고 하면 이젠 좀 두렵다.또 어떤 식으로 자신의 부모 나라를 폄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그들은 절대 한국인이 아니다.왜냐면 우리나라 사람다운 정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그들은 외국인이다.한국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는 얼치기 외국인,그리고 그건 우리를 전혀 알지 못한 채 다가오는 외국인보다 때론 더 치명적이다.그들은 적어도 우리를 존중하려는 마음 은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이민 2세대가 글을 썼다고 하면 겁부터 난다.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 한국인들,괴상하고,멍청하며,시끄럽고,비합리적인데다 비이성적이며 속물이라는 이야기가 어디서 터져 나올지 모른다.그건 솔직히 굉장히 기분 나쁘다.맨처음엔 너희도 한국인이라고 누워서 침 뱉지 말라고 했지만,이젠 안다.그들은 한국인이 아니란 것을,그들에겐 우리가 철저히 타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서 한없이 가볍게, 유쾌하기로 작정한 이 책을 보면서도 난 시한폭탄을 바라보는 듯 불안했다.넌 도대체 어디서 터질텐데...하면서.그래서 남들은 등이 휘게 웃다가 한줄기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이 책을 보면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빠게는 읽었다.재밌어서가 아니라 조바심 때문에...원래 등에 폭탄을 지고 있으면 속도가 나는 법이다.

 

저자의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다.엉뚱한 엄마와 그런 엄마와 평화롭게 해후하시는 아빠,뚱뚱하지만 심성은 착하다는 오빠,그리고 수많은 친척들 사이에서 성장한 이야기들이 주 펼쳐지고 있다.무엇보다 엄마의 개성이 압권이었다.예일대나 프린스턴대는 하버드 모조품이라고 생각하고,넬은 '털이 긴 강아지를 키우는 노부인'의 옷이고,캘빈 클라인은 '배고파 보이는데도 아무 것도 먹지 않는 소녀들'을 위한 옷,베---췌는 '성형수술을 많이 하는 여자들이'입는 옷이라고 간파하는 부분들은 얼마나 예리한가?서투른 영어로도 고집 센 딸네미에게 단 한마디도 지지 않는 근성이야말로 야호감이었다.그런 엄마와 티격태격 미워하는 듯 보이면서도 실은 엄마를 너무 사랑한다는걸 잘 알고 있는 딸의 애교섞인 가족투정기. 만약 내가 한국인이 아니라면 이 책을 재밌게만 봤을 것이다.이름도 생소한 후진국에서 이민 온 가족의 좌충 우돌 적응사로 보면 되니까.하지만 난 한국인이다.그래서 이민자들이 한국인의 정형적인 상으로 박혀지는게 맘에 안 들었다.우린 그보단 더 개성있고 다이나믹하며 다양하다.무대포에 몰지각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일례로 저자는 다른 인종과 결혼한다고 나서면 가족들이 반대할거라면서 걱정하는 장면이 나온다.내 주변엔 외국인과 결혼한 사람이 꽤 된다.그런데 가족들이 반대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당사자도 마찬가지다.자신의 결혼에 남들의 견해가 중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우리들이 이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에 아직도 연연하는 그들을 보자니 언제적 이야기를 하냐 싶다.그런데 이 책을 읽는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그렇다고 생각할게 아닌가?못내 못마땅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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