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6
이사카 코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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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른 은행에 강도가 든다.19살의 막무가네 엉뚱 청년 진세이와 그의 단짝 가모이는 엉겹결에 인질로 잡히는 바람에 맹인 나가세를 알게 된다.나가세의 허를 찌르는 추리와 기지 덕에 무사히 풀려난 그들은 친구가 된다.그 뒤 10여년의 세월 동안 그 세 친구들의 모습을 다섯개의 단편으로 모은 책이다.엉뚱하고 기발해서 철이 없어 보이지만 위선이라면 치를 떠는 진세이는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할 거라는 주위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멋진 청소년 선도위원이 된다.허술한 듯,관심 없는 듯 일탈한 아이들을 대하는 진세이,하지만 그의 손을 거친 아이들은 한결 같이 제대로 성장하는데...한 아이라도 제 길을 가게 한다면 그것이 기적이라고,그런 기적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자신이 존재하는 거라고 말하는 진세이의 활약과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감동받을 것을 주장하며 쓰여진 것이다.개성이 강한 주인공들과 삶의 애환들이 설득력있은 있지만,만화적인 발상과 전개가 무게를 가볍게 하고 있었다.그것이 쉽게 읽히도록 하는 일본 소설의 특징이었는데,가벼운 발상들이 계속되니 왠지 정품이 아닌 짝퉁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책을 덮으면서 코타로 아저씨의 책은 야듀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짝퉁이 지겨워 졌으니 명품을 찾아야 할 때가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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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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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로의 대표작이라고 해서 기대잔뜩하고 본 책이다.이게 대표작이라니...어떤 기준에서 뽑혔을지 이해되지 않는다.실수거나 과장이거나 일본인다운 호들갑의 일종이거나 어쨌거나 거의 동의하기 힘든 선정,절대 대표작일리 없다고 주장하는 바다.메시지는 좋았을지도 모르지만,완성도 면에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부모를 한꺼번에 잃고,고아가 된 형제 안도와 준야는 서로에 의지해 살아가는 평범한 형제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갑자기 한가지씩 남들에겐 없는 특별한 능력이 생기는 것으로 책은 시작된다.<형 안도>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을 복화술로 말을 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데,그것을 알고는 흥분한다.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하지만 세상은 너무도 복잡하고,안도 본인은 생각이 너무 많다.결국 파시즘으로 일본을 내몰 것 같은 새로운 정치인 이누카이를 막아 보려 다가 죽음을 맞게 된다.그의 뒤를 이어 5년후, <동생 준야>의 활약이 시작된다.언제나 내기에서 이기는 능력을 가진 동생은 형과는 달리 사회엔 관심이 없었다.하지만 형의 죽음으로 세상을 보는 시선을 바꾸게 된다.이누카이는 이제 총리가 되었고,준야는 형을 대신해  끊임없이 생각한다.그는 획일화,폐쇄성,외국인 혐오증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에 대항해 무언가 해 보겠다고 다짐을 하는데...

파시즘이 상징하는 획일화와 인간 말살을 작가가 얼마나 경멸하고 경계하는지 잘 보여준 소설이었다.나름 사회를 보는 통찰력도 있고,일본이 보다 나은 사회로 나아가길 원하는 작가의 선한 마음에 안도하게 됐었다.다행이지 뭔가.일본 작가들중 다 정신 나간 사람들만 있는건 아니라니...예전에 한일 작가들이 모여서 과거 화해 어쩌구 저쩌구를 하다가 결구 바까야로!고함을 치다 끝이 난 것을 기억한다. 적어도 이 작가라면 말이 통하지 않을까 싶다.객관적인 자세를 견지하던,일본이란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또 그 노력이 유연하게 표출되던 작가였기에...내가 왜 그를 일본인이지만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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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윤덕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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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이 지구에 충돌해 멸망할거란 소식이 전해지자 지구는 아수라장이 된다.공포와 경악속에서 폭동과 무차별 폭력,묻지마 살해,동반 자살들로 사람들은 죽어 나간다.지구 종말 3년전,이젠 살아 남은 사람도 얼마 되지 않는다.갖가지 이유로 살아남은 한 아파트 주민들이 남은 3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궁리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다.길거리에 시체가 즐비하고,먹을 것은 부족해 애완동물도 잡아 먹으며,치안 부재에,사람들의 기억속엔 죽은 사람들에 대한 아픔들로 가득찼지만,그래도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간의 의무라는 것을 역설하던 책. <나는 전설이다>엔 미치지는 못하지만 종말 같은 분위기를 내보려 애쓴 티가 난다.가끔 공감을 보내게 되는 장면도 있긴 했지만,종말이란 거창한 주제에 이야기가 적절히 녹아 들지 못해서인지 집중해서 보게 되진 않는다.하긴 왠 뜬금없는 종말이라냐? 더군다나 종말에 처한 우리 이웃들의 자세라니,별로 새로울게 없다.우리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죽음을 앞두었으니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배려하며 살아가자는 주제,식상하다.쉽게 말하건 어렵게 말하건 간에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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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
도나 타트 지음, 이윤기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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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맨처음 받아 들고는 한참 읽겠네 했다.두 권의 만만찮은 두께의 책,게다가 역자인 이 윤기 님이 까다로운 번역을 고쳐야 할 것을 생각하니 징글징글해서 재간 요청을 고사했었다고 하신다.긴장을 했다.장미의 이름을 떠올리면서...그런데,이틀만에 다 읽었다.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간만에(?) 재밌는 책이라고 쓰고 싶지만 이 블러그에서 너무 우려 먹은 탓에 남발하는 것 같아 포기한다.어쨌거나 재밌었다.흥미진진,긴장도 100%에 분위기 확실하게 잡아주는 제대로 된 스릴러물.작가가 29살에 데뷰작으로 이걸 썼다고 하던데,그보단 8년간에 걸쳐 썼다는 세월을 더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그 정도로 공을 들인 소설이 분명했으니까.

 햄든 대학의 대학 1년생인 리처드는 그리스어를 배우기 위해 줄리언 교수의 수업을 듣기로 결정한다.제자 달랑 여섯명의 선택된 자들만 모인 수업,고대 문학을 배운다는 공통점으로 뭉친 패쇄적인 그룹에 합류한 가난한 촌뜨기 리처드는 주눅이 든다.하지만 부유하고 우아한 친구들은 그를 친절하게 받아 들이고,차츰 그들과 한패가 되면서 그는 친구들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갈등하게 된다.대단한 부자고 천재지만 예민하고 냉정한 헨리,이복 쌍둥이 남매 커밀러와 찰스,동성애자인 프랜시스,부자라지만 알고 보면 막무가내 빈대 버니,그 속에 끼인 리처드는 차츰 그들 패거리에게 말 못할 고민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는데... 

 소설은 화자인 리처드가 버니의 죽음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한다.그의 죽음에 자신이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살인자의 고백이라,그는 라스꼴리니코프처럼 우리 앞에 대오각성하고 참회하려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단지 어떻게 자신이 살인에 가담하게 되었는지 우리에게 설명할 뿐이다.그리고 그의 담담한 어조를 따라 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살인자가 된 리처드를 이해하게 된다.나라도 그 수밖엔 없었을 것이다.이 부분에서 얼마전에 본 영화 심플 플랜 (A Simple Plan)을 생각나게 했다.처음엔 명쾌한 계획이었고,간단해 보였으며,다른 사람에게 해가 될거라 생각되지 않았고,그렇게 끔찍하지 않았다.하지만 눈을 뭉친 공처럼 굴러 갈 수록 일은 커져만 갔고 걷잡을 수 없이 꼬여간다.일의 수습을 위해 최선의 선택들을 하다 결국 친구까지 죽이게 되는 그들,너무 시달린 나머지 죄책감 마저 없었다.그래서...얄미운 친구를 영원히 잠재운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과연 그들은 평온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상상력? --만점이다.햄든이란 가상의 대학이 내 눈앞에 실재하는 듯 생생하다.리처드 일당이 벌이는 이야기는 또 어떠한가?이야기 전개에 무리가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바람에 마치 진짜 살인자의 고백서를 읽는 듯했다.

통찰력? --물론 <장미의 이름>에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29의 나이에 이런 통찰력이라니... 기대 이상이었다.사람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모순이 전혀 없다.작가를 가리켜 천재라고 하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인간의 악을 이처럼 자연스럽게 이해한다니.부럽기 이전에 섬뜩 했다.그녀가 어떻게 성장했을지 (이 책은 15년전에 나온 것이다.)궁금하면서도 꺼려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소설적인 재미--완벽하다.지루할 틈이 없으니까.다음 장면에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계속 보게 하는  긴장감과 흥미로운 묘사,분위기 압도하는 장면들,적절한 대사,매력적인 사람들과 다양한 인물군상들이 대한 보고까지...다빈치 코드보다 훨씬 격이 있고 재밌었다.헛점을 발견하기가 매우 힘든 책이었다.

물론 걸작이라고 칭하는 책들에 비해 무게감과 균형감은 좀 떨어진다.인간의 내재된 악을 고발하느라 선은 도외시 하지 않았는가 싶다.하지만 그녀가 이 책을 썼을때가 29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헛점이라고 떠들만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싶다.그보단 장점들이 훨씬 더 많은 책이었으니까.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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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듀본의 기도 - 아주 특별한 기다림을 만나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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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인 이토는 충동적으로 편의점을 털었다가 졸지에 경찰에 쫓기는 몸이 된다.문득 눈을 떠보니 와 있는 곳은 어느 섬,지난 100여년간 고립된 채 자기들 끼리 살아 왔다는 이 섬에는 신기한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었다.이방인이 이 섬에 결여된 하나를 가져오면 고립이 풀린다는 전설,마을 사람들은 당신이 전설속의 그 이방인인가 라고 묻지만 이토는 어리둥절할 뿐이다.게다가 마을의 수호신 격인 유고는 알고보니 말하는 허수아비,그제서야 이토는 이 곳이 어느 곳과도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마을 사람들의 면면 역시 특이함 일색이다.즉결식으로 범죄자를 처형하는 사쿠라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판정를 설명하지 않지만 마을 사람들 역시 의의를 제기하지 않고,어릴 적 부모가 죽은 바람에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어설픈 히비노는 안내견을 닮아서인지 이토의 섬 안내를 맡는 역활을 한다.화가 소노야마는 아내가 죽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늘 반대로만 이야기를 하고,인간보다 새가 더 좋다는 장애인 다나카,너무 뚱뚱해서 한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토끼여사,마을과 세상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남자 도도로키등 대체로 정상적인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하지만 이토는 이곳이 매력적이라는데 동의 한다.이곳을 떠나야 하는지 마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사이,허수아비 유고가 이상한 말을 남긴 채 살해되고 사건이 발생한다.과연 유고를 죽인 자는 누구이며,미래를 보기는 하지만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는 유고가 이토에게 미래를 이야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남자가 이상한 섬에 흘러 들어와 이상한 일을 겪다가 마을의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미스테리 형식의 소설이었다.한 괴이하기 그지 없는 섬을 그럴 듯하게 만들어 내는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되던 소설,동물에 대한 사랑과 사람들의 갖가지 이야기들,그리고 복선들이 합쳐져서 흥미진진했다.다만,작가의 초기작이라 그런가 종종 튀고,약간 마감질이 덜 된 듯한 기분이 들긴 했다.작가의 소설에 주로 등장하는 주제와 소재들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던 책,가볍게 읽으시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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