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라르스 소뷔에 크리스텐센 지음, 한경희 옮김 / 낭기열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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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있다.머리가 조금씩 조금씩 빠지더니 의사말에 의하면 곧 다 빠질거란다.아이는 빠진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모은다.영영 자신의 머리카락을 볼 수 없을거란 생각 때문에 모으기 시작했지만 자신의 부모에게 가발 사줄 돈이 부족하단 걸 알고부터는 가발에 보태려고 모은다.자신을 골리던 친구들은 갑자기 친절해졌고, 선생님들은 그를 못본 척을 해야하는 건지 아님 아는 척을 해야 하는지 헷갈려 하신다.자신이 흉칙하기만 한 그는 거울을 보기를 그만두고,과연 누가 그런 자신을 사랑해줄까 두렵기만하다.그 아이,헤르만은 이 사태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엉뚱하고 뚱하며 조숙하지만 아이답게 천진하기도 한 헤르만이 탈모증에 걸려 머리를 잃으면서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받아 들이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아들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선량하기 그지 없는 부모,사랑이란 외모가 아니라 마음을 받아 들이는 것을 알려주는 할아버지,괴짜지만 이해심있는 선생님과 짖굳기 그지없지만 의리가 있는 친구들,그의 환상속의 영웅,쾌걸 조로,그리고 여자친구 루비등 주변사람들을 통해 헤르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게 된다.소박한 사람들과 유머가 책 곳곳에 잔잔히 박혀 있던,주인공 헤르만의 착한 마음 씀씀이와 주변 어른들의 배려가 가슴 찡하게 울리던 성장 소설이었다.오랜만에 훈훈한 마음으로 책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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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9
제프 린제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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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흉한 덱스터(1편)에 이어서 헌신적인 덱스터로 돌아온 덱스터 시리즈의 두번째 편이다.형사인 양아버지 아래서 냉정한 연쇄 살인범--죽어야 할 사람만 골라 죽이는 정의의 사도(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소설이니 봐주셩,어쨌거나 )--으로 길러진 덱스터는 혈흔 분석가로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오늘도 누구를 죽여야 잘 죽었단 소리를 들을까 안달복달하면서 살고 있다.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그는,인간종을 대체로 경멸하는 성격에도 불구하고  같이 살기 위해 영화를 보면서 열심히 인간처럼 보이려 학습에 매진한다.그런 각고의 노력 끝에 귀여운,천성이 해맑은,도저히 거부할 수없는 매력의 소유자로 남에게 비춰진다는 것에 저으기 만족하고 있을 때,자신을 꿰뚫어 보는 독스 형사의 등장은 그를 긴장시키고.간만에 소아 성애 살해범을 찾아 내곤 40번째로 살인을 한 그는 공범마저 처단하려고 하지만 독스 형사의 미행으로 숨죽이고 있어야 한다는 것에 얘가 탄다.위장을 위해 애인 리타의 집에 죽치고 있던 덱스터는 몸의 다른 부분을 다 잘라내고 몸통만 남겨놓고도 여전히 피해자를 살아 있게 한 엽기 토막 상해(?)가 발생하자 희열에 젖는다.한시바삐 자신보다 한수 위인 그 살인범과 만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한데 상부에서 손을 떼라고 명령이 떨어지고...정보에서 차단된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살인범의 직감으로 그를 추척해가는데,음흉한 덱스터는 어떻게 헌신적인 덱스터로 거듭나게 되었을까.

 1편보다 한결 나아진 2편이다.무엇보다 덱스터라는 착한 연쇄살인범의 톡특한 개성을 설득력있게 창조해 냈다는 것이 돋보인다.속도감 있는 전개,틀에 박히지 않는 등장인물들,투덜이 스머프처럼 투덜투덜 못마땅해 하면서 좋은 인간 행세를 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우리의 귀여운 주인공 덱스터,아마 연작으로 계속해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금방 읽히며 재밌다.한 겨울에 심심풀이로 보심 좋을 듯...참,미국 드라마로도 만들어 져서 폭스 티비에서 하고 있단다.책보다 그걸 챙겨 보심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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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 - 나의 야고보 길 여행
하페 케르켈링 지음, 박민숙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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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유명 코미디언인 케르켈링은 야고보의 길이란 순례의 여정이 명사들의 순례 코스라는 것을 발견한다.셀리 매클레인도 다녀왔도,코엘료도 다녀왔다.그들의 책이 모두 주목을 받는데다 마치 현대의 성자처럼 추앙까지 받는게 아닌가.명색히 자신도 명사! 가만 있을 수 없다.그래서  짐을 꾸려서 여행을 떠난다.잠은 되도록이면 호텔에서 자고,청결함은 기본이다.세시간 반만에 17킬로미터를 걷고는 기립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감격하고,걷기 힘드면 지나가는 차를 얻어탄다.어린 아이처럼 꼬박꼬박 하루의 기억해야 할 명언들(훗날 자신을 추앙하게 될 사람들을 위한)을 생각해내며 (예를 들자면 '나는 내 안에서 집을 찾은 듯한 기분이다.''마음을 열고 그날에 입 맞춰라''우리가 누리는 어떤 것들은 공짜가 아니다!''때로는 신경에 가장 거슬리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마음은 항상 옳다''나의 약점이 나의 강점이다.'등등 대체로 유치하고 아전인수격인 말일때가 대부분이다.)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물론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다짐이니 신경 쓸 거 없다.)"나는 나를 찾아야 한다고" 깩깩대던데,잃어버린 적도 없는 자신을 찾는 그를 보자니 한심했다.첨부터 끝까지 자기만 아는 성격 그대로,변함없이,한결같이 쭈욱 밀고 나가면서, 요즘 자신을 찾는다는 말이 유행이란건 어디서 들어 가지고...유행에만 민감한,자신이 대단한 무엇인줄 아는 사람의 형편없는 여행기,자신이 얼마나 한심한지도 모르는 듯했다.재밌는 것은 그가 자신을 대단히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물론 착하긴 했다.밥맛 없는 성격이 그 착함을 중화시켜서 문제지.

 도무지 왜 이 책이 번역이 되서 나왔는지 모르겠다.이 정도의 무례를 참아야 한다면 안젤리나 졸리나 패리스 힐튼 정도는 되야 한다.유럽 하급문화의 표본을 보여 주기 위해서 이런 고급종이에 멋진 표지를 달아 우리에게 던져준 거라면 너무 심한 낭비가 아닐까 싶다.나무에게 , 야고보란 순례길에 미안하다.<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란 멋진 제목이 아까울 뿐이고...우린 그냥 그가 그 길에서 그를 만났다고 주장하게 내 버려 두자.확인할 필요까진 없지 않은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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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 컴퍼니 - 세기의 작가들이 사랑한 파리 서점 이야기
실비아 비치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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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당시 파리에 있던 문인들의 아지트로 명성이 자자했던 셰익스피어 & 컴퍼니 서점 주인장 실비아 비치의 회고록이다.제임스 조이스,헤밍웨이,스콧 피츠제랄드,거트루드 스타인,폴 발레리,앙드레 지드,모로와 등등 당대의 내노라 하는 문인들이 그 서점의 단골이었기에 책의 대부분이 그들과 관련된 일화로 꽉 채워져 있다.자유분망하게 자라난 미국인 실비아가  파리에 정착하기 위해 낸 서점의 운명이 뜻하지 않게도 <율리시스>의 초판을 찍기 위한 출판사까지 겸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특히나 흥미진진했다.제임스 조이스의 비서겸 대변인으로 ,헤밍웨이의 아낌없이 친절을 베푸는 친구로 영원히 이름을 새긴 서점 주인의 특별난 이야기,유명인들의 뒷담화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고지식해서 헤밍웨이의 허풍을 그대로 다 믿어주고,천재에 대한 존경심때문에 조이스의 낭비벽을 감당해야 했던 실비아.나중에 조이스와 관계가 악화된 이후에도 여전히 그에 대한 험담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그녀 답다.그녀의 친구 문인들 글솜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녀의 다사로운 일생을 알기엔 충분했던 글솜씨.무엇보다 율리시스가 금서가 되는 바람에 울상을 짓고 있는 조이스를 도와 초판을 간행하게 된 사연들이 재밌었다.너무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 작품이라 출간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다는 조이스,요즘 사람들에게 걸작이긴 하지만 읽기엔 부담된다고 심드렁해하는 책을 내기 위해 여러 사람이 그토록 많은 애를 썼다니 미안했다.그래도 다들 나름 사명감을 갖고 한 일이니 후회하진 않았겠지만서도...하긴 문학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기는 일이 흔히 오는 기회는 아니지 않는가.제임스 조이스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강추!생활인으로써 조이스의 모습을 엿보게 해주는 데다,애정이 넘치는 실비아의 시선속에 잡힌 조이스의 모습은 꽤 괜찮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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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호 품목의 경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7
토머스 핀천 지음, 김성곤 옮김 / 민음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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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파웨어 모임에 참석하고 돌아온 가정주부 에티파는 자신이 옛애인 피어스의 유산 관리인으로 지정이 되었다는 소식에 의아해 한다.아는게 없는데 하면서도 맡겨진 일이니 해 보자며 도시 전체가 피어스의 재산이라는 샌나르시소로 향하는 그녀.좋게 말하면 순진하고 험악하게 말하면 이분법적 사고에 전혀 불만이 없는 단순하고 속물적이며 따분한 삶의 주인공이었던 에티파는 그곳에서 자신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인간들과 상황들과 맞닺뜨리면서 점차 자신이 몸 담았던 세상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충격속에 웅크리고만 있지 않는 당찬 그녀는 약음기가 달린 나팔기호를 단서로,<전령의 비극>이라는 연극에서 얻은 실마리들에 매달려 진실을 찾아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닌다.그러다 자신이 눈치채지 못했을 뿐 늘 주변엔 다른 지하 세계가 엄연히 존재해 왔다는 결론에 도달하는데...그 사이 그녀 주위의 남자들은 자의든 타의든 하나둘씩 모두 떠나가 버려 그녀는 홀로 남겨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진실을 알게 됐지만 난생 처음 혼자가 된 그녀,과연 그녀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전개 될 것인가?

 진실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적잖이 정신 사납던,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어른판처럼 보이는 책이었다.세간의 평가대로 수작이었다.작가의 넘치는 상상력은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평범한 독자의 추측을 가벼이 뛰어 넘고,창작해 낸 세상과 작중인물과 소품들은 얼마나 그럴 듯하고 생생하게 그려내던지 실재한다고 깜박 속을 정도며,마무리 역시 마감질이 완벽했다.순진하고 경계심이 강한 가정주부가 유산관리인이 되면서 바깥 세상이 어떻다는 것을 비로서 깨닫게 된다는,자신의 세계를 허물면서 또 다른 세계를 인정하던 여주인공의 유연함이 돋보이던 작품이였다.개인적으로는 호기심때문인지,아님 자신의 나이브함에 대한 충격이 커서인지 모르겠지만, 단서를 찾아 줄기차게 여기저기 찌르고 다니는 주인공의 모습이 맘에 들었다.열심히 다리품을 팔고, 용기를 내고,절망스런 일에도 좌절하고만 있지 않으며 ,상황에 신속하게 머리를 굴리고 반응하던 주인공의 모습은 귀엽고 대견 했으니...깨달음을 얻기 까지의 과정은 언제나 험난하고 피곤한 것이 아니겠는가.그래서 끈질기게 단서를 쫓아 가는 그녀가 자각을 얻고 난뒤 이젠 다음에 무엇이 올까 차분하고 의연하게 기다리는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안도감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길을 잃지 않고 제대로 집을 찾아온 아이를 보는 듯한 그런 심정이었다고나 할까.

 종횡무진하는 상상력과 안전한 새장속의 세상이 아니라 진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의 다양함을 보여 주며 ,당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것들이 정말로 진실인지 어떻게 확신하느냐고 질문을 던지던 책.작가는 새롭다 할 만큼 익숙하지 않은 세상을 보여 주면서 그것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라고 설파하고 있었다.하지만,개인의 취향에 따라 느끼는 편차가 클 수도 있고, 게중에는 황당하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니 덥석 구매하시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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