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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밀리건 - 스물네 개의 인격을 가진 사나이
다니엘 키스 지음, 박현주 옮김 / 황금부엉이 / 2007년 7월
평점 :
미국에서 다중인격장애로 무죄 선고를 받은 최초의 인물 빌리 밀리건의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이다.9살의 빌리는 의부의 폭행과 강간에서 벗어나고자 자신과는 다른 인격체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그때부터 시작된 이상한 행동들은 그가 사회 부적응자로 만들어 버리고,결국 강도와 성폭행범으로 잡히면서 막을 내린다.감옥에 갖힌 그를 만나러 온 국선 변호인은 자신이 만난 강간범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에 놀라면서 어떻게 법원을 설득할 것인가 난감해 하는데...빌리는 과연 세간의 비판대로 단지 뛰어난 연기력의 사기꾼일뿐일까?
한 인격체안에 깃들은 24개의 영혼이라니.그들이 서로와 대화하고,싸우고 ,조롱하고,비판하며,보호하기도 하고,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더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빌리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다양했다.지적인 영국인 아서,폭력이 필요할때마다 나타나는 레이건,말 주변이 좋은 앨런,레즈비언으로 성폭행을 저지른 장본인인 애들래나,고통을 당담하는 데이비드,연약한 아이 크리스틴,그리고 그 모든 인격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까지...26살에서 4살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그들이 교대로 빌리의 몸을 서로 지배하고 통제하면서 빌리의 삶은 그야말로 정신사나워진다.강간범으로 기소되고 난 뒤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빌리,결국 그의 문제를 파악하게 된 사람들은 그를 도와주려 애를 쓰게된다.그러나 너무도 희귀한 사례여서 이해 못한 언론은 강간범을 봐 준다는 기사를 써대며 맹비난을 퍼붓고,이에 법원은 정신병원 대신 감옥으로 그를 보내려 하는데...
다중인격장애.다른 말로는 해리성정체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대개 어린시절 견디지 못할 정도의 학대를 겪은 사람들이라고 한다.연약하기만 한 어린아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낸 다른 자아라는 것.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너무도 큰 나머지 그것을 현실화시켰다는 말인데,이 책의 주인공 빌리의 경우를 봐도 의부의 계속된 폭행과 성적학대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 것이었다.빌리의 죄과를 비난하기에 앞서 그를 도와주려한 사람들이 이해가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빌리는 후에 아동학대방지를 위해 앞으로 나섰다고 한다.자신과 같은 고통을 받는 사람이 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인간이 이렇게 특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지만,그보다는 어린아이의 영혼을 짓밟는 어른의 폭력에 분노하게 되던 책,.빌리의 의부는 아직도 그가 저지른 폭행을 한적이 없다고 잡아 뗀단다.한 사람의 인생을 짓밟은 주제에 여전히 입만 살아서 나불대는 이런 인간들을 보면 가증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