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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 & DAD -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학부모 세계의 진실
로잘린드 와이즈먼.엘리자베스 래포포트 지음, 이은정 옮김 / 시공사 / 2007년 8월
평점 :
물,담요,수건,휴지,넉넉한 사탕과 까까.주말에 날씨가 좋으면 이것들을 챙겨 가방에 넣고 19개월 된 조카와 산책에 나선다.그 녀석이 걸음을 떼기도 전에 생긴 습관인데,그러면서 난 내가 부모였던 적이 없기에 알지 못했던 여러가지 것들을 알아 가고 있다.우선 세상은 여전히 믿을 만하다는 것,조카는 다니면서 먹고 싶은 것이나 타고 싶은 것이 보이면 그냥 달려간다.그리곤 신기하게도 다 얻어갖고 온다.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말도 못하는 아가들에게 사람들이 여전히 친절하기 때문이다.인간이 선하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으시다고?아기를 데리고 거리로 나가보시라.저절로 믿게 된다.그리고 아기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내가 못할 일이 없다는것도 알게 된다.며칠 전 또래가 조카의 얼굴을 때렸는데,하마터면 복수를 한답시고 때린 녀석을 팰 뻔 했다.이제 19개월 된 아가에게 말이다.말이 안 된다고? 말이 된다.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 책을 나오게 한 원동력이다.자신의 아이에 관한 한 결코 이성적이 되지 못하는 이 세상의 수많은 부모들,그들이 벌이는 이 피 터지는 전쟁에서 그 누구도 상처입지 말라고 조언을 해주고 있는 책이니까.당신은 이성적인가? 나는 이성적인 사람이다.그러나 좋은 부모는 이성적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이성적이 될 수 있는가도 모르겠다.배우지 않고도 저절로 좋은 부모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부모 된다는 것이 일생에서 한번뿐인 경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대부분 시행착오만 하다 끝을 맺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그러니 시간 절약을 위해,아이들이나 부모 자신의 상처를 덜기 위해 ,미리 학부모 되는 법을 배워 두는 것은 어떻겠는가?
<아무도 알려 주지 않는 학부모 세계의 진실>이라고 표지에 쓰여져 있는데,정확히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는 책이다.일생중 가장 비참한 시기가 청소년기라는 기사을 읽었다.공감되는 이야기다.큰다는 것은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이고,그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는 것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힘든 일이다.더군다나 학교란 곳은 우호적인 공간만은 아니니,학교에서 벌어지는 세력과 권력 다툼,미국의 학교를 대상으로 했음에도 놀랄 정도로 우리와 차이가 없었다.단지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엄마를 거기선 여왕벌 엄마라고 부른다는게 달랐을 뿐.여왕벌 엄마를 추종하는 짝패 엄마,투명엄마,히피 엄마,갈팡질팡형 엄마,정보원 엄마,내 아이는 완벽해 엄마,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엄마,싱글 엄마,전업주부 엄마,개혁가 엄마,나는 아이에게 최고의 친구라고 자랑하는 엄마,생색내는 엄마,속을 알 수 엄마등등...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유형들의 엄마들이 망라되어있다.(아빠 목록도 있음)그리고 그들의 행동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우리가 밉살스런 엄마군을 만났을 때의 파악법과 대처법을 서술하고 있었다.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처신해야 좋을 지 종잡지 못하겠다는 학부모들에게 유용한 책이 아닐까한다.재밌었다.저자의 통찰력?만만치 않다.완벽하다고 자신하는 당신도 이 책을 읽다보면 자신이 얼마나 가증스런 위선자였는가 깨닫게 될 것이다.그런 자아반성을 통해 한걸음 더 나아간다면 진짜로 멋진 부모가 되 있지 않을까?싶지만 사실 그건 공허한 멘트에 불과하니,사람들은 왠만하면 안 변하고,성격대로 살아가는 데다가,잘못된 것을 안다고 해도 바로 잡아 고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그리하여 책을 읽으면서 조카의 성숙한 고모 노릇을 해 낼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던 나는 ,읽고 난지 24시간이 지난 지금,다음에 조카를 때리는 19개월 짜리를 만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여전히 오리무중이다.그리하여!!! 생각끝에 기꺼이 이 책을 올케에게 넘겼다.고모란 것은 이럴 땐 무척이나 편리한 자리란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