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왜?
미다스 데커스 지음, 이옥용 옮김 / 영림카디널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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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물학자인 작가가 들려주는 동물 이야기.생물학자답게 살짝 혐오감이 일 정도의 적나라한 표현이 특징적.생물학계의 보네거트라고 할만큼 삐딱한 유머가 일품인데,인간과 동물이 얼마나 비슷한지에 대해,아니 동물이 인간과 얼마나 닮았는가에 대해 우리의 편견을 아무렇지도 않게 박살내는게 재밌었다.때론 인간의 시선에서,때론 동물의 시선에선 본 "뒤집어"보기,재밌고 유익하며,해박한 지식으로 우리가 보는 세계와 생물학자가 보는 세계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던 특이한 책이었다.하지만 밥 먹기 전이나 후에 읽기엔 좀 곤란하며,임산부도 가급적이면 피하시길 권장한다.

흥미로웠던 점.

1.동물의 세계에서도 정신병이 있고,정신병을 가진 동물은 동족도 알아서 슬슬 피한다고.사람하고 딱 닮았다.

2.히틀러 딱정벌레란 딱정벌레는 작고,눈이 멀었으며 ,평생 동굴속에서 사는 벌레라고 한다.명명자는 히틀러를 모욕하고자 그 이름을 붙인 것이라 하는데,오히려 그 가여운 벌레에게 더 모욕이 아닐까?

3.고양이를 한번 집안에 들이면 아이가 없는 부부는 아이를 필요로 하지 않고,처녀는 노처녀가 된단다.

4.원래 인간은 40살 정도만 살도록 디자인 된 동물인데도 잉여로 꾸역꾸역 생을 늘인다는 이야기.

 

그 외에도 치즈에 사는 벌레는 원래 시체를 갊아 먹고 살던 종이었는데, 더 나은 직장으로 이직한 경우이며,오래 살고 싶으면 출산을 늦추라는 권고(?),모욕당한 듯한 표정의 펠리칸은 우리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남은 것이란 것과,도도의 멸종에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냉소,서점의 어린이 섹션에서 누군가 울고 있다면 그건 생물학자일거라는 이야기등..생물학자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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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최인호 지음, 김점선 그림 / 열림원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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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서>란 노래가 들려오면 언제나 넋을 잃고 듣게된다.멜로디도 아름답지만,특히 "이렇게 좋은 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가사부분에 이르면 늘 생각에 잠기게 된다.그래,얼마나 좋을까.가슴이 설레겠지?그런데 그 가사의 원작자가 세종조 최한경이란 분이란 것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난 이 봉조님이 쓰신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하긴 그 누가 썼던 무슨 상관이랴.시 한줄이 주는 감동은 변함없는데.조선조 선비의 멋진 낭만을 들으며 현대 우리의 천박한 심성으로는 감히 읊지 못할 선조의 풍류가 부러울 뿐이다.

 

그 최한경님의 연시에서 제목을 빌려 왔다는 최인호님의 글 모음집이다.<꽃밭>이란 제목에 걸맞게 책 속에 꽃이 피여 있었다.김점선님이 그림을 그려 주셨기 때문이다.남이 (그림이)아름답다고 하건 말건 내 맘에 든다고,그거면 됐다고 하시던 김점선님,내 생각도 그렇다.책장을 넘길때마다 피어 있던 꽃들,아름답다는 말은 적절치 않다.그냥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어디 꽃만 꽃이랴.사람이 그린 꽃도 꽃이다.꽃밭에 앉아서 책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그래서 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최근 10년동안 쓰신 짧은 글들,단편 소설집이라기 보단 최인호님의 현재 살아가시는 모습들의 투영처럼 보였다.다혜와 도단이 이름도 오랜만에 들었다.그들이 벌써 시집가고 장가가고,외손녀까지 보셨단다.^^ 아이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니 아내에 대한 이야기가 부쩍 많아진 것이 눈에 뜨인다.최근 전 변실장같이 철들지 않는 중년 남자들의 행태에 눈살 찌프려지는 나로써는 최인호님의 글이 단비처럼 반가웠다.어디선가는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는 부부가 있어야 희망이 있는거 아니겠는가? 천주교에 귀의하신 뒤라 종교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남에게 설득이 어렵다는 것을 아시기에 주저하는 모습들이 재밌었다.나는 믿지만 너보고 믿으라는 것은 아냐,하시는 모습이.세월이 흘러 노인이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나이가 되셨단다.주위 분들이 서서히 한분 두분 돌아가시니 상심도 하신다.하지만,인생의 여백이 많은 분이시니 어린왕자가 오늘 방문한다해도 대화 하시는덴 지장없지 않을까 한다.통찰력과(피카소를 거쳐간 여자들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그는 자신외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말씀엔 전적으로 공감한다.),물과 같이 욕심이 없으신 것,태양처럼 솔직하신 것,쉽게 쉽게 쓰시고,폼 재시지 않는 것,나만을 따르라는 자의식 과잉이 없는 것,여성을 폄하하시지 않는 것,선하게 살아 가시려는 시선들이 보기 좋아 보었다.이런 말을 하면 주제 넘는 이야기일테지만,난 최인호 님이 착해서 좋다.그의 아내분도 착해서 좋고,들려시는 주변 사람들이 다 착해서 좋다.안심이 된다.더 착하게 살아야 겠단 생각이 든다.혼란스런 세상이다.아니라고 부인도 해보고,원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런 것이라고 자조도 해보지만,혼란스러운건 고통스러운 거다.다들 자기 하고 싶은대로 널뛰기 하듯 그렇게 살아가는 세상,난 질서없는 세상 풍경에 신물이 난다.이럴 때 이런 책이 그래서 위안이 된다.소박하지만,거창한 인류 구원의 메시지가 담긴 것은 아니지만,그래도,그래도,그래도,위로가 된다.한 세상을 잘 살아오신 어른의 말씀이고,그림이기에...믿음직한 삶의 선배가 있다는 것은 그래서 우리에겐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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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 유럽과 아시아를 품은 제국의 도시
존 프릴리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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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이스타불을 여행할 때 가이드북으로 삼으면 가장 이상적인 여행체험을 할 수 있으며...영화 노팅 힐에서 휴그랜트가 터키에 관심 있는 줄리아 로버츠에게 추천한 책이다>고.(이상은 네이버 책에서 )당신이라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가?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북이나 기행문일거란 생각 안 드시나? 난 그런줄로만 알았다.그래서 책을 받아 들기전부터 가슴이 설랬다.깐깐한 서점주인 휴그랜트가 줄리아에게 권했으니 재미 있어야 하는건 기본일거라고 예상했다.게다가 감동까지 기대하고 있었으니,책을 읽는 내내 뜨악한 표정이 내 얼굴에서 사라지지 않은 것은 절대 내 탓이 아니다.그런데,이걸 줄리아 보라고 추천해줬다고?절대 읽을리 없다.내 생각엔 이 책이 아니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들지만 지금 <노팅힐>을 보고 확인하고픈 생각은 없기에 그냥 넘어가겠다.


그러니까 골자는 이 책이 기행문이 아니란 것이다.역사서다.부제인 <제국의 도시>라는 말처럼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의 수도로 세계의 위대한 도시들 중 가장 긴 역사를 지녔다는 이스탄불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기원전 658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스탄불의 흥망성쇠가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었다.비유하자면,서울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소개하면서 간간히 유적지와 시민들의 생활상까지 담은 책이라고나 할까.터키의 역사...궁금하지 않았다.당연히 궁시렁대면서 봤다.하도 지루해서 보면서 터키와 다른 나라 역사의 공통점에 대해 고찰을 해봤는데,다음과 같다.
1)왕족의 혈통이란 매춘부,대량 학살자,알콜 중독자,섹스 중독자, 근친 살해자,간통자,정신병적 거짓말장이를 합한 것이다.

2)사람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옳게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아니,제정신인 사람조차 거의 없다.
3)비상식적이고 불필요한 전쟁 포로 학대는 지극히 일반적인 현상이다.현대에 이르기까지 달라지지 않았다.
4)전쟁에서 신사도는 기대하지 마라.
5)이복동생은 형제가 아니다.먼 친척에 가깝다.
6)백성을 못살게 구는 압제의 좋은 면은 대단한 건축물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이스탄불의 멋진 유적들은 그렇게 탄생되었다.
7)무슨 일이 벌어졌건 인간의 역사는 그래도 이어진다.
후반부로 갈 수록 다소 재밌어지니 혹시 이 책을 집어드셨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보시길 바란다.비교적 탄탄한글이다.하지만 정작 내가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읽을수록 이스탄불에 대한 매혹이 반감되더라는 것이었다.특이한 현상이 아닌가 ..


 

<절대로 신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말게.거짓과 악을 멀리하고 빵과 소금을 감사히 여기며 선한 이에게 충실한 친구가 되고 악한 이에겐 친구가 되지 말게>--탁월한 기행작가었다는 에울리아의 꿈에서 신이 들려줬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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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 - 개정판
미레유 길리아노 지음, 최진성 옮김, 이다도시 감수 / 물푸레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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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요란뻑쩍하다.광고의 힘과 읽어본 다른 리뷰어들의 평을 보고선 뭔가 있는 줄 알고 고른 책,읽어보니 뭔가 없었다.살쪘다기 보단 < 비만의 나라, 미국 사람들>을 겨냥해 쓴 책 같은데,아직 비만의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 여자들이 왜 이걸 읽어야 하며,왜 열광을 해야 했는지,그리고 단백한  음식으로 치면 우리나라 요리도 우수하구만,굳이 프랑스 요리와 레시피를 참조해야 하는가,회의가 들었다.읽으면서 프랑스 여자 같은 쭉쭉빵빵은 죽었다 깨나도 안될 우리 귀여운 짜리몽땅 한국 여자들에 대해 생각을 했다.굳이 이책을 안 들여다 봐도 우리 사는데 지장 없잖아?생긴대로 그냥 살아간다는 것도 나쁠 것 없다니까.양지를 지향하는 것을 바람직하지만,우아하고 멋지고 근사한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그리고 단언하지만 한국 음식을 주로 먹으면 절대 살찔리 없다.그러니까 다시 말하면,한국 여자들도 살찌지 않는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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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대 남자
장폴 뒤부아 지음, 김민정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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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삶을 선고 받은 폴은 3년전 아무말도 없이 떠나버린 아내 안나를 마지막으로 만나볼 생각으로 캐나다로 떠난다.그러나 그곳에서 그가 만난 것은 안나가 아니라 그녀의 애인이었던 플로이드,플로이드 역시 안나가 오래전에 갑자기 떠났으며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폭풍우가 치던 날,꼼짝 없이 산속에 고립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숨긴 채 서로를 마주하게 되고,질병의 고통에 벌벌 떠는 폴을 플로이드는 최선을 다해 돌보는데...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소설은 아니었다.그렇다면 남자들은 좋아할까?그건 나도 모르지...어쨌거나 여전히 뒤부아의 책은 재미가 없단 말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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