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머랭 파이 살인사건 한나 스웬슨 시리즈 4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듣기만 해도 입속에 침이 괴는 레몬머랭파이를 차지하기위해 벌어지는 피비린내 나는 살인사건을 다룬 책이다...(?)

물론,농담이다.@@!

다시 한나 스벤슨 시리즈.번역판으로는 세번째이고,원서까지 합해서 네번째 권인데,뒤죽박죽 잡히는대로 봤더니 좀 헷갈린다.정리를 하자면,아직도 한나는 노만과 마이크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고,안드레아는 둘째를 임신해서 사람들의 축복을 받고 있으며,동료 리사와는 동업을 시작했다.휴...이 정도면 대강 되겠지?(교훈--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읍시다.)

어쨌거나 한나의 작은 마을은 바야흐로 여름,모기들이 조류로 분류되야 할만큼 큰 데다 극성이라서 살인범을 잡는다고 설치고 다니는 한나는 모기퇴치약을 들고 다닌다.거럼,거럼,우리의 씩씩한 한나가 모기에 물리면 안되지...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 계기>--한나에게 청혼 할 생각인 노만은 먼저 낡은 집을 산다.허물고 둘만의 꿈의 집을 짓겠단 생각으로...신나서 집구경 하러간 한나와 한나 어머니,그리고 노만은 마침 지하실에 얌전히 죽어 계시는 전주인을 발견해 내고는 경악한다.아니,경악하는 척 하는 거던가?이쯤 되면 시체에 면역이 되었을 것임에도 여전히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면 여자들을 위한 여자가 쓴 책이 확실하다니까.

 

<이 쯤에서 등장해주시는 삐딱선의 정체>--소박하고 한적한 마을이란 곳에 살인사건이 이렇게 꾸준이 일어 난다는게 가능할까?내 평생 살인사건은 커녕 상해사건도 본 기억이 없구만, 한나의 주변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체가 돋아 난다는게 아무래도 미심쩍다.인구가 많아서 고민인 도시에선 한나를 초빙하는 것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인구 감소계획에 그만일 것 같은데.

 

<누가 죽였을까의 문제>가 그래도 이 책에선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왜냐면 한나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관계로 음식에 신경을 덜 쓰기 때문에...그녀는 가는 곳마다 자신 앞에 차려진 산해진미를 눈 딱 감고 패스하는라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덕분에 이 책은 그녀의 다른 책에 비해선 추리소설의 꼴을 더 갖춰서 여지껏 본 책들중에선 가장 재밌었다.

 

<한나와 그 자매들의 활약>이 이 책에서부터 두드러진다.한나의 두뇌와 쿠키,한나의 동생 안드레아의 친화력,치과의사 노만의 성실성,경찰 마이크의 섹시함,그리고 한나 엄마의 주책이 적절히 어우려져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뇌는 가만두고 눈만 움직이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추!

지치는 더운 여름,에어콘 틀어 놓고 읽기엔 딱이었다.

참, 이 책의 쿠키 레시피는 가히 환상적이었다.레몬과 파인애플,그리고 토마토소스를 넣고 쿠키를 굽는다는데,어떤 맛일지 궁금하다.참고로 내가 젤로 좋아하는 쿠키는 오트밀 쿠키인데, 그 레시피를 만나기전까지 한나의 시리즈를 다 볼 생각이다.언젠가는 알려 주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황제 클라우디우스다 3
로버트 그레이브스 지음, 오준호 옮김 / 민음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클라우디우스가 황제가 되고 나서 독살 당하기 전까지 14년 동안의 일들을 기록한 것이다.전황제 시절 바보 ,멍청이,얼간이,낙오자로 조롱당하면서 간신히 살아 남은 그가 황제가 되었을 때, 난 그가 대단한 일을 해낼 줄 알았다.아마도 내가 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모양이다.현실의 벽은 그보단 높았고 말랑말랑하지 않았으니까.클라우디우스는 쩔쩔 맨다. 물론 전임자보다는 인간적이고 많은 일을 해낸것은 틀림없지만,우왕좌왕,전임자와 오십보 백보인 정치를 꾸려나간다.티베리우스나 칼리굴라 황제를 보면서 그렇게도 배운게  없는가 안타까웠다.잘 해보겠단 의지만으로 저절로 훌륭한 정치가가 되는 것이 아니었으니 뜬금없이 현 노대통령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게다가 클라우디우스,황제가 됐으니 인생역전,불행 끝 행복 시작일 줄 알았건만,그의 비루함은 황제가 되어서도 여전했다.달라진 것은 이젠 일에 치여 산다는 것뿐?세상의 권력을 다 가졌음에도  보통 인간이 누리는 기쁨도 누리지 못하는 그.진실한 사랑도,아버지로써의 정도,자신을 아끼는 벗들에게 대한 우정도 어수선하게 흘러가고,그는 고독해진다.만일 황제가 아니었다면 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속에서 살진 않았을 터이니 어쩜 클라우디우스는 황제가 되지 않았다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

 

클라우디우스가 좋은 황제가 되지 못한 이유를 분석해보자면...

1.그 역시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을 버리지 못했다. 전임 황제의 성적인 문란과 방종을 그렇게 경멸하더니만 그 역시 거기서 벗어나지 못해 일을 그르친다. 어린 아내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더니,조카를 아내로 삼고...정치가를 평가할 때 성적인 추문을 문제삼는 이유가 단지 윤리적인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베개머리 송사의 파괴력을 보니 다분히 실리적인 면이 있었다.

2.능력이 부족했다.통찰력이나 카리스마,지휘력이 부족했고 무엇보다 순진했다.그가 황제가 된 것이 그의 능력때문이라고 믿고 싶었지만,실제로 보니 그는 단지 난세에 살아남을 수 있었을 정도의 눈치와 불구의 몸,그리고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그는  황제가 될 만한 능력이나 자질이 부족했고,그것은 성실함으로는 메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는 결국 지치고 만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면서, 네로를 후계자로 지목한다.그것이 바로 신의 뜻이라면서...네로의 광기만이 로마 황실을 무너뜨리고 공화정으로의 도래를 가져올 거라 믿던 그.제정은 그 누구에게도 이득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인간에게 권력을 집중하면 망할 수 밖엔 없다면서.그가 보여준 최대의 통찰력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다소 지루했다.작가의 솔직하고 통찰력있는 목소리를 여전히 들을만했지만서도.종교는 객관적인 것이라고,즉,많은 사람이 믿는 신이 진짜 신이라고 하던 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그 문장을 읽으면서 왜 기독교사람들이 포교에 신경을 쓰는지가 갑자기 이해 되었으니 난 너무 순진하게 살아왔던 모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황제 클라우디우스다 2
로버트 그레이브스 지음, 오준호 옮김 / 민음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1편에 이어서 바보로 통했던 클라우디우스가 티베리우스황제와 칼리굴라황제 시대를 무사히 버텨내더니 드디어 그에게도 기회가 온다.티베리우스에 이어  칼리굴라황제의 기행에 가까운 폭정이 이어지자,더이상 견딜 수 없던 사람들은 칼리굴라는 암살한 것.혼란의 와중에서 클라우디우스는 근위대의 추대로 엉겹결에 황제에 오르게 된다.

 

원로 의원들과 다른 귀족들은 바보라는 클라우디우스에 대한 평가를 들먹이며 반발하나,"황실의 일원인 자가 아우구스투스,티베리우스,그리고 칼리굴라의 시대를 살아 남았다면 그는 절대 바보일 수가 없다"고 갈바가 지적을 했듯이 그가 어찌 바보겠는가? 그렇게 일단 황제가 된 클라우디우스는 앞선 황제들이 산적해 놓은 문제들을 해결 해가면서 선정을 베풀 것을 다짐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견제와 균형">

한 인간에게 아무런 견제세력 없이 막강한 권력을 맡겼을 때 어떻게 돌아가게 될지 티베리우스와 칼리굴라황제를 보니 짐작이 됐다.난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지 않을 수도 있을거란 생각을 해왔었다.그런 천재적인 대단한 인간이 분명 어딘가 있지 않을까 하는.아니,그것은 순진하고 낭만적인 생각이었다.한 인간에게 권력을 집중시킨다는건 최대한 좋게 봐줘도 무모한 도박이고,극단적으로 보면  집단적 자살행위다.극악을 달리던 두 황제를 보면서 인간성이 아닌 시스템에 권력을 맡긴다는 것이 얼마나 현명한 발상인가 새삼 깨달았다.

 

이 책에선 칼리굴라가 암살되고,클라우디우스가 황제로 추대되는 순간들이 특히 재밌었다.허풍선이에,빚쟁이에,거짓말장이에,아첨에만 밝아 보였던 유대왕 헤로데가  클라우디우스의 황제 즉위와 로마의 안정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 의외였다.비록 그것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더 이상의  살인을 막고,정치의 안정을 가져다주었다면 자신의 몫은 충분히 한 것이 아닐까.사기꾼다운 면모가 다분한 헤로데가 재치 있게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는 것을 보면서 사람을 겪어 봐야 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황제가 된 클라우디우스,독사처럼 냉정했던 리비아 할머니에 대한 평가를 달리한다.그녀가 일에 관한한 철두철미하고,냉정하고 능력있는 정치가 였다는 것을 우러러 보면서...그입장이 되어 보니 할머니가 대단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나...

그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갈지,어떤 운명의 소용돌이를 겪게 될지 다음 편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임퀘이크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74세의 작가가 SF소설을 빙자해 쓴 자전적 소설.
정신 없이 웃어 제끼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면 섬뜩하거나 숙연해지는 아주 특이한 소설이다.
70평생을 살아 오면서 작가가 보고 듣고 읽고 겪은 모든 것들을 냉정하지만 최대한 유머러스하게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은 엄청나게 재밌지만 그렇다고 쉽게 훌렁 훌렁 책장이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통찰력있고, 화이트 라이(white lie) 에 속지 않는 이 작가가 그래도 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려 하는 눈빛과 그의 지성이 독자들을 마음대로 울고 웃기며 생각하고 상상하게 한다고나 할까.
단지 인간의 영혼이란 주제로 소설의 대미를 장식하려는 시도가 별로 맘에 들진 않았지만(왠지 책을 멋있게 끝맺으려고 자신은 믿지 않으면서도 어거지로 우겨 넣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난 아직 70이 안 되었으니 70이 넘어서 그런 생각이 옳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그 판단은 보류 하기로 한다.
 
냉소적이면서도 따뜻한,감정의 폭이 매우 넓은 작가의 책을 읽다보니 정신을 냉탕과 온탕에 번갈아 가면 담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강력 추천을 하고는 싶지만,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종류의 책은 아닌것 같단 생각에 접기로 한다.흥미가 동하시걸랑 한번 읽어 보시길.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향기 2007-08-2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제목이 인상적인 책이네요.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이네사 2007-08-22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특이하죠.좋은 책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읽느다시면 말리고 싶지는 않네요.^^

알파 2007-10-03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는데, 잘 안 읽히네요
"은하수를 여행하려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와 같은 SF 를 기대했는데
'보르헤스' 類의 뒤죽박죽 글쓰기란 느낌 !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아무튼 연구대상 .... 입니다

이네사 2007-10-04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젤로 좋아하는 작가인데요.이 책을 제일 좋아하구요.물론 은하수를 여행하는도 좋아하고,보르헤스도 좋아한답니다.글쎄...나중에 읽어 보심 어떨까요?취향차는 바꿔지지 않지만,읽을 때 심정이 어떠했는가에 따라선 다르게 받아 들여지기도 하거든요.
 
오르가니스트
로버트 슈나이더 지음, 안문영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사람은 잠들지 않는다.>는 말이 책을 열자 마자 눈에 들어온다.

 천재 음악가(22살에,천재성만 알린 채 죽었으니 완성되었다고는 할 수 없는 음악가)의 짧은 인생을 그린 책이다.
보좌신부와 시골 아낙사이의 사생아로 누런 색의 눈을 가진 기형이지만, 천재적인 음감을 타고 태어난 엘리아스가 마을의 처녀를 구해준 뒤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결국 그녀에 대한 사랑이 이루어 지지 않자 자살을 하게 된다는 내용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비극적이라기 보단 처절하고 절규하는 듯한 사랑이야기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정리를 해보자면...
사랑에 빠지고,그것에 기뻐하다,사랑이 이루어 지지 않자,그 열정이 사라진 것을 더 못 견뎌 하는 과정들에 대한 묘사는 훌륭하며 정확하다.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그것이 사라졌을 때 느끼는 공허만큼 견디기 힘든 것이 있을까...희망 없는 열정이라도 열정이 없는 것보다 견디기 쉽다고 말하는 엘리아스,
자신에게 사랑으로 인도한 것이 신의 의지라는 생각에 복종했건만 그것이 아니였냐며 신에게 반항하는 엘리아스.자신이 실패한 것이 사랑이 완벽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완벽한 사랑을 보여주며 죽음으로 자신을 내모는 엘리아스.

아이고,사랑이 이렇게 절박하고 애절하고 고통스러워서야  어디 인간이 할 만한 것이라고 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이 정도면 나라에서 법으로 금해야 하는게 아닐까?ㅋㅋㅋ

어쨌거나,엘리아스는 말한다.
"순수한 마음을 지닌 남자라면,낮 동안만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진실한 것이 아니라고,왜냐면 밤엔 죽어 있는 것이니까"라고...
그래서 그는 한 여자를 진실되게 사랑한다는 증거를 보이느라 잠을 안 자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인데,그런 설정이 내겐 웃겼다.세상엔 별별 사람이 다 있으니까 어떻게 죽기를 선택하건 그거야 본인의 맘이지만,사랑때문에 잠 못자 죽었다는건 철딱서니 없는거 아닐까.그렇게도 할일이 없나?

물론 그것이 사랑의 대단한 증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기에 더 이상 토달지 않겠다.
상상력이나 음악에 대한 묘사는 나무랄 데 없으며,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엘리야스를 사랑한 페터의 이야기도 뭉클했으며,정상적인 사람은 별로 살고 있지 않는 듯한 마을의 묘사도 그럴 듯 했다.그저 이 책을 읽기엔 내가 나이를 너무 먹었을른지도 모르겠다.
20대에 읽었다면 또 아는가? 철철 눈물을 흘렸을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