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옷의 여인 - 삼색소설 Blue
노엘 샤틀레 지음, 이정임 옮김 / 샘터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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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가는 것, 형용할 수 없는 자유로움"이라고 역자가 후기에 적고 있는데, 이 책의 메시지를 한마디로 잘 요약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은 솔랑주라는 중년의 여인이 어느날 길거리를 걷다 푸른 옷을 우아하게 차려 입은 할머니가 자신의 리듬에 맞춰 천천히 걸어가는 것을 경이롭게  바라본 뒤,서서히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간다는 것이다.몰 흐르는 듯,푸른 파스텔 색조가 연상이 되는 듯한 어조의 소박한 책이었다.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두려워해야 하는 일일까?
현대에선 그렇다고 한다.그런 생각에 찌들어 살던 솔랑주가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버릴 것을 버리고,남에게 보여 주는 삶에서 벗어나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을 찾아 간다는 이야기가 다소 생소하지만 자연스럽게 서술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당당하게 늙어가는 여자를 본적이 있던가?
다들 늙음을 안타까워하고 사라져 간 젊음만 그리워하는 듯 했다.내 소시적엔 말야..하면서.
지나가버린 소시적 이야긴 사실 듣고 싶지 않다.
우아하고 넉넉하며 당당한  뭔가 삶의 연륜이 밴 듯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을 뿐이지.
삶이 그냥 스쳐 지나가 버린 듯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뭔가를 깨우친 여성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을 뿐이란 말이다.대단히 철학적인 성찰은 아니지만,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들려주는 이의 이야기는 언제나 들을만하다는걸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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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그리다 - 세계 지성들의 빛나는 삶과 죽음
미셸 슈나이더 지음, 이주영 옮김 / 아고라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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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우울할 것 같아 ,하면서 기피하다가 집어 든 책.

문학계의 거장이나 지성들의 마지막 순간들과 그들이 평소 생각하던 죽음에 대한 단상들을 묶은 것이다.생각보단 우울하진 않았지만, 죽음에 대해 더 알려주는 것도 없길래 실망했다.

문학계에 이름을 날린 사람중에서 비참하게 죽어간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의외였지만서도.미쳐서 죽거나, 몇차례의 시도끝에 자살하거나,평생 죽고 싶어서 자기 파괴적인 일들을 벌이다 간신히 죽거나 하는 사람들을 보니,적당한 지성을 가지고 대강 살다 보통으로 죽는 것도 복일지도 모르겠다.

파스칼, 칸트,스탕달,플로베르,모파상,도로시 파커,벤야민,프로이트,릴케등 당대의 지성이라고 불리운 사람들의 죽음은 그런대로 읽을 만 했지만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작가가 죽음에 대한 통찰력이 여기 나온 작가들의 생각을 읽을 정도는 아니었다는 데에 있었다.
그래서 에피소드들의 나열이 그치고,오히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이 어쩌면 진실하게 죽음에 대해 말한 것들에 대해 그저 잘 알지 못하는 자의 씨부렁이라고 생각하거나 조소를 보내는 것이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
내 보기엔 이 책의 작가보다 죽음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던데도 말이다.
죽음을 직시하는 사람들에 대해 난 통쾌함을 느낀다.
잘 죽는 법을 알아야 잘사는 법을 안다고 이 작가는 말하던데 ,그건 멍청한 발언이고.
이 책에 나오는 유명인들의 삶에 대한 태도가 오히려 진실에 가깝지 않는가 한다.작가는 자신의 역량을 너무 과대 평가한 듯 보인다.

사실 우린 그렇게 삶에 애착이 있지도 않고,그렇게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천재들이 파악한 대로 ...

결론적으노 이 작가가 죽음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이상한 취향이란 생각이 들긴 한다.) 죽음에 대해 바닥까진 보고 있지 못하더라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책이었다.
오히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이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머리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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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전화
일디코 폰 퀴르티 지음, 박의춘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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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판 브리짓 존스나 삼순이 류의 소설.

몸매가 그리 친절한 편은 아니라는 33살 코라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들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과정을 경쾌하고 유쾌하며 재치있고 신랄하게 묘사하고 있는 글.재밌으며 지루하지 않고 장면 전환이 빨라서 금방 단숨에 읽히는 것도 장점이다.

여잔 전화를 기다려야만 하는가 하는 숙명에 대해 별로 대단한 조언을 해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해피 엔딩이라는 것이 맘에 든다.

역시 로맨스 소설은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용서가 된다니까...
재밌고, 코라가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달라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바꿀 수는 없다고 하는 부분들등엔 공감이 되었으며,유치함을 가까스로 유연하게 벗어난 그런대로 잘썼다고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여성분들, 심심하시면 읽어 보심도 좋을 듯. 
앗! 생각해보니 남자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여성들의 데이트갈 때의 심리를 알려 주니 말이다.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신기하지 않을까 싶은데...
하하 웃게 되고 읽자 마자 잊혀지는게 장점. 심각하고 싶으신 분들은 멀리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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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2
앤소니 버제스 지음, 박시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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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책임에도 이제서야 읽었다.

그리곤 다 읽고 나서도 제목이 생각 안 나서,검색을 "오렌지 시계 태엽"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그래도 찾아 지는 걸 보니 제목이 특이하고 볼 일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엔 원래 정이 안 들을 그런 운명이었나 보다.
난 큐브릭이 만든 영화의 원작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책도 무섭거나 기괴하거나 이해가 어렵거나 내가 별로 알고 싶지 않는 세상을 보여 주거나 할 거라는 짐작으로 기피했었는데, 읽고 보니 그럴 필요 없었는데 그랬다 싶다.

줄거리는 별거 없다.극악스럽고 철부지인 알렉스란 소년이 살인, 강간, 폭력, 절도를 일삼다 교도소에 들어가고, 거기서 갱생정신치료를 받은 후 폭력성이 말살 되어 나오지만,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순환고리 선상에 놓여 있다는 것을(=철이 든다는 것) 알게 된다는 것이다.62년에 지은 책이라는데,어쩜 요즘 청소년들이 하는 짓거리들하고 똑같던지.
이걸 선견지명이라고 해야 하나 아님, 청소년들의 비행 탈선은 시대 불문하고 만국 공통이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다른 이들의 삶을 망쳐 놓으면서도 전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알렉스(주인공)을 보면서 착찹했다.그의 정신을 말살시켜 보겠다면서 정부에서 정신감화를 시키는 것들도 맘에 들리는 없었지만, 그들의 폭력성을 그냥 방치해야 되는 것인지 ,저절로 철이 들어 자신들이 알아서 회개하길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도 대책이 아니여 보이긴 마찬가지다.

뛰어난 상상력, 군더더기 없고,인물들은 탁월한 개성들에다 일관성 있었으며,자연스런 전개와 현실적인 접근 방식,줄거리를 이어나가는 강력한 파워등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잘 된 수작이다.

쉽게,금방 읽힌다는 것도 장점이나 ,폭력성을 묘사하는 부분에선 수위를 넘어서니 알고 집어 드시길.즉, 임산부는(잠재 임산부를 포함)삼가하시는게 좋을 듯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내 친구의 언니가 암에 걸려 2개월 선고를 받았었는데, 그녀가 그 소식을 듣고 울며 지나가는 것을 다른 친한 친구가 (운동권이었음) 잡더란다.
사정 이야기를 하니 ,그  운동권 친구는  "이 모든 비극은 다 정부가 정기 검진을 의무적으로 해주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분개를 하며 " 정부 타도"를 외치면서 가버렸다나.
알렉스의 망가진 정신을 두고 도와주겠다고 하던 돌린 일당들을 보면서 든 생각이었다.
뭐라고  딱히 설명할 순 없지만 ' 그게 아니것 같은디'...라는 생각이 들게 하던 그들의 분노와 비슷해서 말이다.청소년들의 폭력이나 정부의 간섭들,인간의 자유 의지를 고민하기엔 내 머리는 작다.
개인적인  아픔을 다스리며 사는 것만으로도 벅찬 인생이여서 그런가 보다.
내 취향의 책은 아니었다 해도 잘 쓰여진 책이란 것에는 이의가 없다.
그래서 혹시 SF물이거나 미래를 다룬 어려운 책인 줄 알고 미루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그냥 현대의 한 모습을 제대로 포착한 어렵지 않은 책이니 겁먹지 마시라고 (=제가 그랬거든요.) 알려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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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lian Joy - 이탈리아 스타일 여행기
칼라 컬슨 지음 / 넥서스BOOKS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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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찍은 이탈리아의 다정하고 풍성한 스틸 사진 반, 이탈리아에 대한 예찬글 반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책.제목에 홀딱 반해 집어 들었다.

이탈리안 조이라니!두 가지 매혹적인 단어들을 겹쳐서 만든 제목만으로도 별점을 따고 들어간 책이 아닌가 한다.내용은 이탈리아와 그 나라 사람들에 대한 찬사 일색이다.

너무나 좋더라,인간적이고 정이 넘치며 소란스럽지만 음흉하지 않고 개인적인 사생활이란 개념은 없지만 가족으로 뭉쳐서 화목하게 사는 모습들에 완전히 반했다,는 것이 이 작가의 이탈리아에 대한 평가다.

읽으면서 과연 내가 이태리 사람이라면 이 여자의 평을 어떻게 받아 들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방인이자 , 자국에서(작가는 호주인)외롭고 비참하며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고백하는 타국인이 자신의 나라에 오니 사람 사는 것 같았다면서,자신들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들을 호들갑을 떨면서 칭찬을 해준다면 말이다.
물론 칭찬을 싫어할 리는 없겠지겠지만 ,한편으로는 "오래 살아봐...' 라고 속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나도 다른 나라에 가면 색다른 것들이 좋아 보여',라고 말이다.

 이태리 언어가 발음하기 매끄러운 정도가 아니라 입속에서 날라 다닌다는 것을 발견하게 해준 책이다.
번역이 되어 나온 책임에도 문장들이 그냥 굴러 나니니 말이다.
어감이 부드러운 단어들과 더불어 숨막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이 생각을 표현해 내는 작가의 글 솜씨가 소박한 사진들과 함께 잘 어우러져서 읽기엔 부담이 없었다.
한가하실 때 읽어 보심도 좋을 듯.30대 중반을 넘긴 작가가 사랑이 충만한 행복한 삶을 새로 개척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단, 그저 한 개인의 소박한 일상을 엮은것이니,현재  철학적이고 사색적이며 통찰력있는삶의 깊이가 배여 있는 책이 간절히 필요하다시는 분은 비켜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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