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쓸쓸하다
박범신 지음 / 푸른숲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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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을 매기려는데 꺼려졌다.주제 넘는 짓인 줄 너무 잘 알아서...

박범신님이 들려 주시는 "야들아,남자들도 이해 좀 해 도고..."라는 취지의 책이다.강한 척을 해서 그렇지 사실은 남자들도 사랑받고 싶어하는 존재라는 것을 설파해주시면서.

고개를 끄떡여 가면서 읽었다.왜 모르겠는가?내 아버지도 남자고,내 동생도 오빠도 남자며, 내 조카도 남자니...사실 여자들에게도 남자들은 너무도 소중한 존재들인데,우리도 아닌 척을 해서 남자들은 모르는 것일까?^^

어른의 자상한 가르침,별점은 소용이 없는 짓이다.눈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읽게 되는 책,내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더 이해를 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던 책.젊은 처자들이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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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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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유미주의니 수작이니 걸작이니 하도 호들갑을 떨어대길래 호기심에 한번 들어다 봤다.

과연 유미주의란 말이 과장이 아니군 싶게 문장이 유려하게 흘러가는 것이  첫장을 넘기기도 전에 느껴진다.아름다운 것에 대한 찬미와 허무주의,비관주의,자신의 비루함을 잊기위해 존재하는 절대적 미의 상징 금각사,거부당할 것이 두려워 생겨난 성에 대한 퇴폐적 환상들이 공존하던,미를 질투해서 금각사를 불태웠다는 한 사미승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는 소설이다.

작가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읽었다.1/3쯤 읽는데 읽는데 갑자기 "이 사람은 분명 자살을 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어 작가 연보를 살펴보니,역시나,  45살에 할복자살 했다고 적혀 있다.

겉으론 항의를 위한 자살처럼 보였겠지만,아마 그건 자살을 위한 연극이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자살을 할 수만 있다면 어떤 명분에도 자신의 이름을 내 걸었을,죽고 싶어 환장했을 듯한 사람,왜냐면 그의 글속에 느껴지는 세상을 향한 민감함이 상상 이상이었기 때문이다.그 정도의 민감한 감수성이라면 아마 사는게 지옥같았을 것이다.살기 위해 얼마나 발버둥을 쳤을지 대강 짐작이 됐다.먹먹했다.

 

줄거리는 말더듬이에,가난에,추레한 부모에 줄곧 열등감에 시달려온 주인공이 성공을 위해 절에 사미승으로 보내 지지만,결국 누구와도 융화하지 못한 채,금각사를 불태우는 범죄자가 되리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단순한 사건 자체보다는 심리상태나 인식의 변화에 촛점이 맞춰져 어떻게 평범해 보이던 주인공이 금각사라는 절대미를 파괴하려는 변태적인 결심을 하게 되는가를 디테일하게 보여 주고 있었다.일본인들이 세부적인 것에 목숨을 건다고 하더니 감정 하나하나 쪼개고 또 쪼개며,더 이상의 것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파고 들어가는 작가의 서술태도는 지극히 일본인답군,이란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이 책을 읽고...

1.유미주의가 내 취향이 아니란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이 작가는 글을 얼마나 유려하게 잘 쓰던지,읽어 가는데 막힘이 하나도 없다.바람을 가르는 매처럼,물살을 헤치고 헤험치는 고래처럼 유연하고 매끈하게 흘러가던 문장의 이어짐. 대단했다.그런데 난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그의 글은 나무만 보고 있자니 숲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갑갑했다.깨달음이 없는 말들의 현란한 잔치,공허하기 이를 데 없었으니...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고 했다.부처도 죽이라는 마당에,젊은 작가의 글을 내가 죽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2.한낱 범죄자에 불과했을 현실속의 사미승을 이렇게 극단적인 미의 숭배자로 만들어 놓다니 ,작가의 상상력에 헛웃음이 나왔다.현실속의 범죄자는 정신병력을 전전하다 젊은 나이에 죽었다고 하던데,작가는 마지막 구절에 이렇게 쓴다."살아봐야 겠다"고.

조악한 충동에 의해 행동했을 뿐일 범죄자에게 이렇게 근사한 옷을 입히다니...것도 허상이 아닐까?

범죄자의 행동에 어떤 고상한 이유가 있기를 바라는 보통사람들의 우직한 충정은 이 책을 읽으면 충분히 보상을 받을 것이다.그게 옳은 분석이건 아니건 간에...하지만 그가 입힌 옷은 정말로 근사했다.마치 실제 범죄자의 독백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으니까.

 

난 일본작가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예전에 읽어본 것이 몇개 되지 않아서 일거라고 생각했는데,이 책을 읽으면서 보니 그저 일본적인 것들이 내겐 맞지 않을 뿐이더라.

사람들의 호들갑 때문에 읽게 된 책,수작이긴 했지만,내겐 호들갑을 떨어야 할만큼 대단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편견없이 그걸 확인하게 되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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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2007-08-10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호기심이 이는 책이네요. ^^

이네사 2007-08-1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기심때문에 읽은 책인데...
읽고 나니 남에게 권장하고픈 책은 아니었어요.
 
블루베리 머핀 살인사건 한나 스웬슨 시리즈 3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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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겨울,한나의 마을은 호수 축제를 벌이느라 분주하다.축제의 성공을 위해 모두들 각자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유명한 TV 요리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요리하는 천사"코니 맥이 마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그녀에게 마을을 소개해 주는 영광을 얻은 우리의 쿠키 천사 한나,만나자 마자 코니 맥이 TV의 이미지와는 달리 성미가 까다롭고 사람들을 들들 볶는데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사람들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런데 축제가 시작되는 날 아침, 코니 맥은 한나의 쿠키 가게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는데...

 

조앤 플루크의 한나 스벤스 시리즈의 3번째 편이다.

코지 미스터리라고 하던데,이 책을 읽으면서 어쩜 그렇게 용어를 잘 선정했을까 감탄을 했다.

살해된 시체들이 등장해 줌에도 혐오감이나 긴장감, 섬뜩함,오싹한 감정이라곤 전혀 없이 난롯가 앞에 흔들의자를 놓고 읽는 것처럼 편안했으니 말이다.

이젠 가는 곳마다 시체를 발견하는 한나가 취미로 시체 수집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누가 죽을 것이건 간에 죽어도 될만큼 성질 드러운 인간이 죽어 주시기에 죄책감이나 맘에 부담이 없고,탐문 수사를 하면 아는 대로 척척 다 실토를 해대는 주변 사람들에다 단서들이 알아서 나서 주는 판국이니 추리물이라고 하기엔 65% 부족하다 하겠다.

애들 장난같은 탐정 시리즈라니...굉장히 계면쩍긴 하지만 그랴도 재밌으니 어쩌겠는가?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살인범을 쫓아 다니는 한나가 그야말로 산해진미속에서 헤험을 친다는 것이었다.어찌보면 이 책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단 요리책인데 미각을 자극하기 위해 심심하지 말라고 요리 중간 중간에 살인이 양념으로 들어간 것일지도 모른다.

본색을 감춘 책이라...멋지다!

게다가 핑크빛나는 삼각관계와 조수로 나선 동생 안드레아의 결혼생활이야기까지 곁들여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가볍게 읽기로 그닥 유치하지도 않은데다, 등장인물들의 개성들과 과거가 얽혀 있어서 그걸 푸는 것을 보는 것도 재밌었고.

육체적으로 끌린다는 마크와 가정적이여서 좋다는 노먼 치과의사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한나에 대해선 이젠 토달지 않기로 했다.3권째를 읽었더니만 나도 적응이 된 듯하다.

그런데 단 한가지 맘에 안 드는게 있었는데, 이 책의 쿠키 레시피가 다른 책에 비해 빈약했다는 것이다.사실 그거 볼려고 이 책을 읽는 나로써는 무지 실망이 아닐 수 없었다.입맛만 버렸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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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케 2007-08-1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들을 위한 추리물이라는데 적극 동조합니다! ^^*


이네사 2007-08-1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마음이 자라는 나무 11
루스 화이트 지음, 김경미 옮김, 이정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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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침 새벽,우드로의 엄마가 아무말도 없이 사라진다.잠옷을 입을 채로...

그 이후로 엄마에게선 아무런 소식이 들려 오지 않고, 서서히 아빠는 페인이 되어 간다.

그러자 우드로를 딱하게 여긴 우드로의 외가댁에서 그를 데려와 키우기로 한다.

 

집시 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우드로의 외사촌은 새아빠의 존재가 거북살스럽다.아빠가 죽었지만, 아빠 같은 멋진 사람을 대신할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고 믿기에 엄마가 새 아빠와 결혼을 한 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우드로와 집시,사촌지간인데다 한쪽은 엄마가 실종되고 한쪽은 아빠가 죽은 그들,서로를 보면서 상대의 상처와 슬픔을 짐작한다. 그렇게 서로의 아픔을 도와주다 결국 상처를 극복하려면 진실을 직시를 해야 한다는 걸 깨치게 된다는 줄거리다.

 

완벽한 부모란 없다.완벽한 인생이란 없듯이...그러나 부모가 완벽하지 못하다고 해서 아이들이 성장을 멈춘다면 세상은 어떻게 되겠는가?

두 사촌의 엄마들,아름다운 집시의 엄마와 그 엄마에게 사랑하는 애인을 빼앗겨 버리고는 자포자기한 채 살아가다 어느날 자신을 실종시켜 버린 우드로의 엄마,그 둘이 자신의 삶에선 하지 못했던 삶의 이치를 아이들이 헤아려 가는 것이 대견했다.어른들의 삶을 되풀이 하지 않을 거란 면에서 반가운 깨달음일 것이다.

삶속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비극을 요란을 떨지 않고 풀어 낸것이 장점이다.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문제 어른들--우드로의 엄마,집시의 아빠--이 자신의 삶을 너무 쉽게 포기한다는 것은 좀 의아했다.

알고보면 사람들은 그보단 강한데 말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 그런지 인물의 성격이나 사건들이 싱겁고,주인공인 우드러의 사려깊음과 어른스러움이 과장되 보였으며,선생님들은 한결 같이 이해심이 넘쳐 나고,아이들은 대체로 올곧다는 것이 현실감 없었다.어쩜 이 책을 탓할 게 아니라 어른인 내가 이 책을 보면 안 되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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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택
마크 살츠만 지음, 임옥희 옮김 / 여성신문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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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던 작가라 집어든 책인데,작가의 무명시절, 수녀원을 들락거리면서 취재를 설득해 쓴 책이라 한다.나중에 책을 내고서는 수녀님들에게 무척이나 고마워 하던데,읽고 보니 그렇게 고마워 하지 않아도 됐었을텐데 싶다.

개개 수녀님들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구성한 것이다.어찌나 심심하던지...

현대생활과는 백만광년만큼 거리가 떨어진 듯한 수녀님들의 이야기.신의 부르심을 받고 ,수녀원이란 공동체에 들어와 죽을 때까지 헌신과 청빈과 봉사로 일생을 보내는 이들을 소박하고 욕심 없는 내면의 이야기들이 별다른 특징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어쩜 제목만큼이나 줄거리 자체도 진부하기 그지 없었다.

물론 그분들, 영혼을 살찌우면서 아름답게 사시는 것엔 나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하지만 박수 칠려고 책을 읽는 것은 아니잖는가?적어도,"아,나도 수녀가 되 볼걸,"이란 부럽단 생각이 2초 정도는 든다거나 아님,정갈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향수라도 느껴야 함에도,역시 수녀들은 심심해,라는 생각만 들었으니,이 책의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듯 보인다.

 

오늘 "Antonia's Line"이란 영화를 보았다.거기서 주인공이 수녀님들이 걸어가는 것을 보고는 "아직도 멸종 안 했네."하는 소리에 웃었다.ㅠㅠㅠ

너무 공감되서...이런 객쩍은 소리가 더 옳게 들리니 세상이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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