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블랙
수전 힐 지음, 김시현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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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래드클리프 주연의 영화 [우먼 인 블랙] 원작소설이라는데, 그 영화 자체가 공포감이 최고라고 들어서 읽게 된 책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왜 그 영화가 공포감이 최고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책 자체가 이야기를 그렇게 풀어내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젊은 변호사 킵스는 보스의 지시로 드래블로 부인의 유산을 정리하기 위해 북쪽으로 향한다. 바닷가에 외따로 떨어진 드래블로 부인의 집은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고, 밀물때 생성되는 습지로 그 저택이 고립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장례식과 더불어 유산정리를 명령받은 킵스는 빨리 일을 해치우고 떠나기 위해 부인의 저택에 머물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그런 그를 말린다. 그럼에도 고집을 부리고 저택에 머문 킵스는 소름이 끼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유령이라고 할 수밖엔 없는 검은 색 옷은 입은 여인과 아이의 비명과 기타등등을 보게 된 것이다. 혼비백산에서 저택에서 빠져 나온 킵스는 그 마을의 유지로부터 사연을 얼핏 듣게 된다. 그냥 떠나라는 유지의 충고에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던 킵스는 생각지도 못한 공포에 시달리게 되는데...


얇은 책이다. 하지만 그 안에 사람을 옥죄게 하는 공포감은 그야말로 최고다. 스티븐 킹의 샤이닝을 보는 듯한 긴장감이 최고였다. 하지만 그 긴장감도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힘을 잃는다는 것이 별로였다. 즉,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결말로써는 그다지 힘을 쓰지 못한 작품이지 않는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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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상식을 뒤집는 책
존 로이드 & 존 미친슨 지음, 전대호 옮김, 테드 드완 그림 / 해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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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상식을 뒤집는 책이라고 해서, 지가 뒤집어 봤자, 거기서 거기지 별거 있겠어? 했는데, 의외로 정말로 뒤집고 있었던 책이었다. 그간 어렸을 적부터 꽤 오랜 시간동안 동물들에 관한 책을 읽어봤지만--동물의 왕국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중 하나였다.--아직도 내가 모르는 동물들의 세계가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니아니, 이런 동물이 있었어? 내진 이런게 가능해? 내진, 정말로 그렇다고?를 연발하면서 책을 읽어내려 갔으니 말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내려온다고 해도 별로 흥미를 끌지 못할 만큼 엄청난 이야기를 숨기고 있던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에 넋을 잃어버렸으니 안 그렇겠는가. 인간이라는 척도에 맞춰서 모든 사물을 보고 있던 나로써는 이렇게 다양한 동물들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신기함을 넘어서 감탄을 해야 했다. 창조설이라는 것에 대해 내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 모든 다양한 생물들을 어떤 목적에 의해서 창조해 냈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너무도 다양하고, 생소하고,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상상이 불가능한 동물들을 보면서, 만약 이 모든 것을 진짜 어떤 신이나 창조주가 만들어 냈다면 우린 그에게 무조건 항복하고 그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할 것이다. 천재도 이런 천재가 없으니 말이다.


하여간 수십년간 동물에 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결과, 동물들에 관한한 어느정도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던 나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책이 되겠다. 처음 들어보는 동물들도 꽤되고, 매번 들어본 익숙한 동물들에게도 전혀 상상하지 못한 습성과 기묘한 행동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다. 흥미진진하고 정말로? 라는 탄성도 여러번 지르게 된다. 정말로 믿겨지지 않아서 그렇다. 뭐가 그럴까는 읽어보심 되실 듯...그나저나 이 책을 지은 저자들 , 조금 괴짜들의 모임이지 않는가 한다. 이렇게 기괴한 동물들의 습성들만 모아서 책을 내실 생각을 하셨다니, 역시나 영국의 괴짜답다. 그들의 다음 책을 기대해 본다. 적어도 재밌을 거란 보장은 되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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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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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요즘 나온 책 같지만, 실은 63년에 나온 추리 소설이다. 추리 소설의 생명이 다른 소설에 비해 길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63년 생이 지금도 돌아다닌 다는 자체가 잘 쓴 책이라는 반증이 될 것이다. 실은 이 책은 세간의 뇌리에서 잊혀져 있다가 지금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일본 추리 소설 작가인 미치오 슈스케의 소개로 다시 각광을 받게 된 책이라고 한다. 잊혀진 책이었는데, 한 작가의 애정 어린 칭송에 힘입어 되살아 났다는 것이 흥미를 자극했다. 어떤 내용이길래...라면서 보게 된 책, 보고난 느낌은 지금 읽어도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미치오 슈스케가 말한 <남에게 알려 주기 싫은 나만 알고 싶은 책>이라는 설명이 조금 과장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취향은 각자의 것이니, 그가 좋아한다는걸 뭐라 하긴 그렇지만서도, 그래도 남에게 알려주기 싫은 비밀의 책 정도가 되기엔 조금 함량 미달이지 않은가 싶은 것이다. 아마도 미치오 슈스케에겐 비밀의 책이 너무도 많아서 이런 책도 들어가는 건지 모르겠다. 슈스케처럼 나도 이 책을 주변에 추천하진 않을텐데, 다만 나는 이 책이 그닥 재밌지 않아서이니, 이유는 달라고 결론은 마찬가지라 하겠다.


내용은 이렇다. 부모가 어린 나이에 사망하는 바람에 먹고 살기 위해 클럽에서 스트립 댄서를 하던 미미 로이는 재벌 가문의 외아들의 청혼을 받고는 승낙한다. 방탕하기로 유명한 스기히코는 미미를 만나 정신을 차렸다면서 결혼을 서두르고, 이런 행운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미미는 모두의 우려를 뒤로 하고 결혼을 하게 된다. 재벌가의 결혼이라고 하기엔 초라한 결혼식, 하지만 미미로써는 그마저도 과분할 따름이다. 분가를 해서 따로 살줄 알았던 미미는 시아버지와 함께 사는 본가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에 식겁한다. 하지만 이 결혼을 절대 지키겠다고 다짐한 그녀는 각오를 다지고 본가로 들어간다. 불안한 신혼 생활, 무서운 시아버지, 시아버지의 돈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한 남편, 그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미미는 분주히 노력한다. 그런 노력도 시아버지가 살해된 채 발견됨으로써 막을 내리고, 미미는 남편이 죄를 뒤집어 쓸까 두려워 증거를 인멸해 버린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남편일까? 아니면 그도 아닌 제 3의 인물일까? 


반전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서도, 뭐랄까, 놀랍지는 않은 그런 반전이었다. 만약 놀랐다고 한다면 가장 먼저 염두에 둘만한 트릭이여서 그렇다고나 할까. 다른 대단한 반전을 기대했는데, 고작...이라는 생각이었다. 추리 소설로써 이야기 자체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그보다 더 괜찮다고 생각되던 점은 살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려간 점이었다. 미미가 힘들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재벌가에 시집을 가게 된 것, 그녀를 바라보는 대외의 시선, 미미를 언제나 지지하는 스트립 댄서계의 대모 에다등의 이야기가 제법 그럴 듯 했다는 점이었다. 그대로 드라마를 만들어도 좋을만큼 이야기가 신빙성이 있었다. 하여간 모든 것을 감안해보면 걸작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 않은가 한다. 요즘 걸작들이 너무 많이 나와주니 말이다. 그저 한번 읽어봐도 좋을만한 책 정도면 알맞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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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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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여사의 주특기라고 할만한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의 단편들을 모은 것이다. 시대물의 출발점이라고 하던데, 아마도 이런 단편들을 필두로 해서 장편으로 나아간 모양이다. 단편들이라곤 하지만 미미 여사의 특징이 고스란히 배여 있는 것이 특징, 더불어 오하쓰의 초장기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줬는데, 알고보니 오하쓰에게 걸출한 미남 작은 오빠가 있다고 한다. 왜 그를 다른 작품에선 더 이상 살리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죽었다는 소리를 듣지 못한걸 보면 죽이진 않은 것 같고--하긴 그렇다고 다른 작품에서 둘째 오빠가 있다는 소리 역시 들어본 적이 없으니---어쩌다가 둘째 오빠를 잃어버리셨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다른 작품에서 살릴 생각은 없는지도 궁금하고...물론 지금까지 오하쓰 가족들의 횡보를 분석해보면, 앞으로는 오하쓰와 우쿄노스케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를 싣는 것만으로도 벅차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서도. 하여간 미미 여사님, 여력이 남으시면 오하쓰의 작은 오빠도 한번 살려   주셔요. 흥미로운 캐릭터 하나를 그렇게 버리면 곤란하시죠, 네?


네 편의 단편을 모은 것이다. <길 잃은 비둘기>에서는 우리의 유명한 오하쓰가 가족들 모두와 함께 등장한다. 길을 걷고 있던 오하쓰가 지나가던 미인의 옷에 피가 뚝뚝 흐르는 것을 발견한다. 문제는 그 피가 오하쓰 외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핏자국을 증명하지 못한 오하쓰는 소매치기 범으로 몰리고, 가까스로 혐의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오하쓰는 연유가 궁금하기만 하다. 결국 그 미인의 뒤를 쫓아본 오하쓰는 그녀의 남편이 시름시름 앓고 있으며, 그를 간병하던 하녀 하나도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인의 집 마루바닥에서 피가 흐르는 환영을 본 오하쓰는 그 하녀가 살해되었음을 직감하는데...< 말하는 검> 역시 오하쓰 가족들이 이야기다. 오하쓰가 사는 마을에 검이 하나 흘러 들어오는데, 문제는 밤마다 운다는 것이다. 밤마다 우는 검을 견뎐내지 못한 검 주인은 오하쓰에게 사연을 알아봐 달라고 한다. 검의 울음을 들어본 오하쓰는 검이 정확히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그 사연을 뒤쫓던 오하쓰 가족들은 마을에 이상한 살인이 연이어 일어나자 그 검과의 연관성에 주목하게 되는데...그 외 <가마이타치>는 에도판 묻지마 살인을 목격하게 된 오요라는 소녀의 활약상을 <섣달의 손님>은 사기극에 휘말린 여관 주인의 사연을 담고 있다. 가볍게 읽기 괜찮지만, 단편이기에 짧게 끝난다는 단점이 있다. 미미 여사의 팬이라면 아마도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다고 할 듯...미미 여사님, 다른 현대물은 제쳐 두시고 에도시대물에 집중해 주시길 바라요~~~ 이게 훨씬 더 재밌다니까요? 빨리 다른 에도물 시리즈가 출간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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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리버 - 모두가 미워하는 자가 돌아온다 뫼비우스 서재
존 하트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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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의 다른 작품인 <라스트 차일드>에 반해서 보게 된 책이다. <모두가 미워하는 그자가 돌아왔다.>는 자극적인 제목 역시 흥미를 부추겼다. 그런데 거기까지가 내가 이 책에서 만족한 부분이다. 내용은 복잡하고, 줄거리는 줄곧 이해할 수 없는 삼천포로 빠지기 일수고, 감상적인 연결에, 저자를 올곧히 박해당하는 피해자로 만든다는 점도 별로였다. 한마디로, 너무도 박해를 받는 나머지 동정할 수밖엔 없는 자로 만드는 것 같던데, 도무지 이런 영웅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니까. 지루한 장면도 많고, 이야기가 그다지 매끄럽게 이어지지도 않는데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도 않는 등, 헛점이 많은 스릴러 소설이었다. 아마도 작가의 최고 작품은 못 되는 듯. 그나마 장점이라고 할만한 것은 빨리 읽힌다는 것이다. 속도감에 있어서만큼은 베스트 셀러 소설에 뒤지지 않는 듯... 하나 그것만이 장점인 소설은 걸출하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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