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쉴 틈 - 나만의 지도를 그리며 걷고 그곳에서 숨 쉬는 도시생활자 여행기
김대욱 글.사진 / 예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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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것은 어딘가로 떠나야 하고 꼭 내가 있는 지금 현재의 공간을 떠나야만 여행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숨,쉴 틈>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버리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눈을 뜨고 맞이한 오늘 하루 그리고 내가 숨쉬고 늘 함께 하는 방이나 집 또한 가만히 들여다보면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멀리 가지 않고 내가 속해 있는 현실과 현재의 공간에서 '여행'을 떠난 것처럼 잃어버리거나 잊고 있던 깨알같은 '시간과 추억들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 사진과 글이 참 좋았다.

 

 

 

현대인들은 현재 자신이 있는 곳에서 떠나고픈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가 요즘은 아웃도어가 상승곡선이 꺾이질 않는다고 한다. 주말이면 고속도로는 어딘가로 떠나고 다시 집을 찾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대한민국은 365일 전국이 축제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축제의 장소 어딜가나 왜 그리 사람이 많은지.모처럼 나들이 나갔다가 사람에 치이고 차에 치여 더 고생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남들 안가는 시간에 떠나고 싶지만 그것이 또한 맘처럼 되지 않으니 여유로운 여행보다는 여행뒤에는 늘 여독이 남아 더 힘들기도 하다.

 

그런데 저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 혹은 떠나 온 집이나 내가 그동안 함께 했던 물건들이나 시간 속에서 '여행'을 하듯 하나 하나 소중했던 것들을 찾아 나서기도 하고 우리가 잊고 있던 '추억검색'을 하게 만든다. 내가 늘 살고 있는 방과 집이 무슨 여행이야? 하겠지만 그의 글을 읽고 있다보면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라는 일상이 인생에서는 정말 여행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며 더 소중하고 값지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내가 살아 온 지난 날들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여행과도 같은 시간들이다. 한 곳에서 계속 살아왔다고 해도 분명 모든 것들은 변했고 그동안 나와 함께 했던 많은 것들은 없어지거나 혹은 잊고 사는 것들이 정말 많다. 어린시절부터 생각해보면 많은 것들이 나와 함께 했고 그 시간 속으로 시간여행을 하듯 되짚어보면 정말 오랜시간 머물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나온다. 나와 함께 했던 물건,사람,놀이,먹거리.그 속에서 잠시 삶의 여유를 가지고 '숨 쉴 틈'을 만들어 보면 행복감에 젖을 수도 있다. 내가 어린시절에는 마당에 공기돌만 있어도 구슬치기 구멍만 있어도 하루종일 친구들과 재밌게 놀았다. 굴러다니는 돌과 사금파리는 모두가 놀이도구가 되었는데 지금의 아이들은 그런것을 모른다. 컴퓨터나 게임기등이 있어야 어울려 놀 수 있고 그속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기도 한다.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작은 방에서도 많은 것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생' 으로 전환을 시키며 '시간여행'을 한다. 추억이라는 단 한가지만으로도 멋진 여행을 할 수 있는,일상이 여행이 되는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난 여행을 가거나 산행을 하면서 새소리 물소리 파도소리가 좋으면 녹음을 잠깐씩 해 온다. 그리곤 가끔 그때 들었던 소리들을 통해 다시금 그 추억에 빠져 들기도 한다. 산행을 하며 녹음한 바람소리 계곡의 물소리는 그 장소와 그 때의 기분을 떠 올리게 해주기도 하고 몽돌해변에서 녹음한 세찬파도소리는 다시금 그 바닷가로 날 데려다 주기도 한다.보이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라 '소리'도 여행이 되고 그 소리로 인해 추억을 떠 올리거나 상상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음을 느낀다.그런가 하면 여행하면 '맛'으로도 기억될 수 있다. 모든 것들이 여행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방 안에서 가만히 세상을 향해 귀를 열어 놓고 있으면 하루의 모든 소리들이 다 들린다. 그 소리들은 세상과 나를 연결해 주는 끈처럼 집 안에 있는 나를 밖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신기하게도 거기에는 꼭 숨 쉴 틈이 보였다.

나는 그 틈을 통해 숨을 쉬면서 먹먹함을 흘려보내고는 했다.

그건 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나만의 짧은 여행이었다.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시간이라는 크레파스가 이 도시를 얼마나 멋진 여행지로 그려내는지. 그리고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또 얼마나 다양한 거울이 자기를 비춰주고 있는지.그걸 모르는 사람을 위한 글이다.하루를 쪼개는 이 여행기는.

 

내가 살고 있고 숨 쉬고 있는 공간은 누군가에는 '여행지'가 된다. 나 또한 타인들이 숨 쉬고 있는 곳을 그리워하고 그곳으로 떠나고 싶어 하지만 내 공간은 타인에게는 '숨 쉴 틈'이 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처럼 뒤돌아서 보면 내가 떠나왔던 곳은 나에게 다시 여행지가 될 수 있다. 도시 곳곳에 아니 내가 숨 쉬고 있는 모든 곳이 여행지이다. 멀리 찾기 보다는 내 주위를 둘러보며 '숨 쉴 틈'을 찾아 보면 '도시 여행자'가 될 수도 있고 '시간 여행자'가 될 수도 있다. 내 작은 방에서도 멋진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고 추억 여행을 할 수 있다. 나 또한 내 소소한 일상이 여행이고 행복이라 생각하고 늘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기고 그 재미에 살아가고 있다.

 

내게 하루는 여행이다. 매 순간이 새롭고, 눈을 돌리면 볼거리 천지다. 사람들은 흔히 반복되는 일상이라며 매일의 지루함을 호소한다.나라고 안 그럴까. 여느 직장인에 비해 새로운 일을 자주 접하는 편이지만 똑같고 지루한 일이 되풀이된다는 것은 비슷하다.이럴 때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지루함을 깨려한다. 나만의 방법은 매일 시간여행을 떠난다는 것.어제와 똑같은 시간,장소라도 그 속에서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없는지,어제와 다르게 말을 걸어오는 것은 없는지 주의를 기울인다.

 

문득 바로 손에서 놓은 <64>라는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가족도 아내도 없는 노인이 어느 날 누군가가 잘못 걸었는지 자신의 집 전화 응답기에 아무 소리도 없지만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노인은 너무 기뻐한다. 그것이 노인에게는 새로운 희망처럼 즐거운 삶으로 그를 이끈다. 늘 같은 시간 공간의 반복처럼 느껴지지만 똑같은 하루는 없다. 무언가 달라도 다 다른 날들이지만 정지해 있는 듯한 일상에 우린 질려 버린다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라는 말처럼 주말이 되면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려고 한다.내가 속해 있는 도시와 공간 속에서도 멋진 여행을 할 수 있음을,생각하기 나름이고 무엇이든 보고 듣고 담기 나름인듯 하다.소중한 하루 멋진 여행이 되고프다면 한번 읽어보면 나의 하루가 더욱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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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향 가득한 뒷산 가야지

 

 

 

박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요즘은 딸들 베란다 창을 열고 먼저 뒷산을 보는게 일이다.

아카시아 찔레꽃이 하얗게 피어 향기도 좋고 보기도 좋은 뒷산,쳐다보고 있으면 설레고 울렁이고

정말 첫사랑에 빠진 여인네처럼 아침부터 울렁울렁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젯밤엔 내일은 꼭 붙어 앉아 밀린 일을 해야지 했는데 아침이 되니 그 마음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얼른 서둘러 밥을 챙겨 먹고 초록이들 물 주고 스프레이 해주고 그리곤 뒷산에

갈 마음을 챙기고 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와 늦어졌다. 그래도 얼른 챙기고 나가볼 일이다.

 

이맘때가 제일 좋은 듯 하다.아니 언제라도 뒷산에 가는 순간은 모두 좋다. 하지만 초록이 짙고

아카시아와 찔레향이 뒤흔들어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만드는 요맘때가 제일 좋은 듯 하다. 숲에

있으면 나무냄새 흙냄새 새소리 싱그러운 바람 어느것 하나 맘에 나쁜 것이 없다. 마냥 머무르고

싶고 초록숲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는 시간,오월의 숲이 참 좋다.

 

오늘 뒷산에 가는 목적은 정상부분에 무척 많이 자생하고 있는 '박하'를 몇 개 꺾어다 삽목하려고

한다. 삽목해서 심으면 잘 자란다고 하니 한번 화분에 심어서 꽃도 보고 박하가 잘 자라면 박하차도

만들어 보고 싶다. 박하인가 바질인가 다른 무엇인가 확신이 서지 않아 한참 찾아보고 향기를 맡아

보니 박하가 틀림없다.누가 심은것도 아닌데 정말 많이 자라고 있는 박하,꼭 한번씩 잎을 따서 향을

맡아고 하는데 정말 '쏴...'하니 좋다. 가끔 숲에 가면 모르는 것은 잎을 비벼본다거나 뜯어서 향을

맡아보곤 하는데 그렇게 하면 자연의 냄새를 아니 그 식물의 특성을 좀더 알 수 있을 때가 있다.

이름을 정말 알고 싶은데 알지 못할때는 얼마나 막막한지 늪에 빠진 기분이다가도 이름을 알고 나면

정말 기분 좋고 태양이 '쨍' 하고 난것럼 환하다.그렇게 또 하나 뒷산에서 박하를 발견하고 기분좋은

뒷산행이 되었는데 오늘 같은 날은 박하향이 잘 어울릴 듯 하다. 그 향을 맡으러 뒷산으로...

 

201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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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정원] 깜짝이야! 청사랑초 꽃대네

 

 

 

청사랑초

 

청사랑초가 우리집에 온 것은 조금 오래되었다.몇 년... 천냥금인가 포트에 담긴 것을 샀는데

그 옆에서 잎이 하나 삐죽 올라온 것이 청사랑초의 시작이었다. 그것을 화분에 심어서 몇 년

키웠는데 이것이 꽃도 없고 그냥 잎만 가끔 올리길래 '뽑아 버려~~' 몇 번을 그러다 지난해인가

다시 화분을 옮겨 주었다. 너무 작은 화분에서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분가를 시켰다. 그런데

이녀석은 잎이 다 제각각으로 큰다. 잎이 정말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고... 늘 잎만 무성하니

올해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카라가 한송이 늦게 또 피었길래 그것에 관심을 두다가 보니

'어~~~~~꽃대다!' 얼마나 놀랐는지. 분명 청사랑초 꽃대가 맞는 것이다. 울집에는 청사랑초가

아닌 그냥 일반적인 자주색사랑초는 많다. 뿌리로 번식시켜 몇 개의 화분에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사랑초, 꽃이 피면 하늘하늘하니 정말 이쁘다. 그런데 이녀석은 소식이 없으니 별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어제 저녁에 꽃대를 발견하고 급관심을 바뀌었다.무슨색이 피려나...

하얀색꽃도 노란색도 핑크색도 있던데 이녀석 가만히 보니 핑크빛이 돈다. 그래도 이쁠듯..

오늘 내일 꽃이 필 듯 한데 녀석 너무 궁금하게 만든다.

 

 

 

사랑초

 

이녀석은 정말 꽃도 잘 피고 번식도 참 잘된다.뿌리 나누기를 해서 화분을 몇 개 만들어 놓았는데

화분마다 잎도 무성하고 꽃도 잘 핀다. 잎으로 꽂아 놓아 삽목한 것도 몇 개 살아서 포트에서

자라고 있는데 잎으로 번식보다는 뿌리로 번식이 더 잘되는 녀석이다.가끔 잎이 지고 뿌리를 파보면

동글동글 뿌리가 땋은 머리처럼 되어 있다. 그것을 똑똑 잘라서 꽂아주면 끝,정말 쉽게 번식시킬

수 있고 꽃이 피면 또 이쁘고...

 

 

 

 

 

아침마다 이녀석들 물주고 스프레이 해주는 것도 일이다.요즘은 송화가루가 날려 잎마다 노랗게

얼룩이 져 있어 스프레이를 해주고나면 얼마나 반들반들 이쁜지. 이젠 이것저것 꽃이 많이 지고

초록잎들이 무성한 베란다,그래도 이 초록이 참 좋다. 산달래를 캐가 심은 것은 달래씨가 맺히고

있고 적상추 하나가 열심히 크더니 꽃이 피고 씨가 맺히고 있다. 삽목한 미나리도 뿌리를 내렸는지

새로운 잎이 나오고 있고 줄무늬아마릴리스는 지고 쌔가 맺히고 흑장미색 아마릴리스가 피려고

꽃대가 쑥쑥 올라오고 있다. 꽃이 진 것들은 다음을 위해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어 오월의 태양이

고맙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관심을 두지 않으면 관심을 받고 싶어 꽃을 피우나보다. 별관심을 두지 않는

제라늄,창가에서 열심히 꽃을 피고 지고 혼자서도 참 잘한다.거기에 베란다 창을 열어 놓고 있어서

인지 바람에 의해 수정이 된 듯 씨가 몇개나 맺혔다.요건 겹제라늄이라 수정을 해 보았는데 무척

힘들던데 자연은 얼마나 위대한지 살랑살랑 바람만으로도 너무도 쉽게 수정을 시켜 놓았다. 씨를

잘 받아야 할텐데 씨로 가기까지가 또 문제다. 기대하기 보다는 기대하지 않았던 것에서 '행운'

과 같은 일이 오늘도 내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다.

 

201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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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서 딴 아카시아꽃으로 향긋한 아카시아꽃전

 

 

지금 이 시간이 지나면 맛을 볼 수 없는 [아키시아꽃전] 을 맛보기 위해 오늘 오전에 뒷산에 올랐다.

아카시아꽃을 따러 갔는데 더 많은 것을 얻기도 하고 보기도 하고. 아카시아꽃을 따다가 뒷산에서

토끼를 만났다. 내가 산에서 토끼를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것도 바로 옆에서 말이다. 너무도

신기한 상황이었지만 난 아카시아꽃을 따고 토끼를 맛있는 식사를 하고. 그렇게 우린 서로의 시간에

취해 행복한 조우도 겨우 곁눈질만 했다는.그렇게 하면서도 아카시아꽃을 작은 봉지로 하나 가득

땄다.그래서 저녁에 꽃을 잘 씻어 아카시아꽃전을 했다.요거 얼마나 향긋한지.매해 이맘때면

아카시아꽃을 따다가 해먹는데 정말 향긋하니 맛있다. 그런데 울집에는 오늘 나혼자라 혼자 먹어야

한다는 아쉬움...

 

 

 

*준비물/ 아카시아꽃,밀가루,부침가루,연잎가루,달걀1개,소금 약간...

 

*시작/

1.아카시아꽃은 깨끗하게 잘 씻고는 식초를 두어방울 떨군 물에 잠깐 담가 두었다 건져낸다.

2.밀가루,부침가루,연잎가루,달걀1개,소금 약간 넣고 물을 넣어 알맞은 농도로 반죽을 한다.

3.반죽에 검은깨,아카시아꽃을 넣어 잘 저어준다.

4.달군 팬에 카놀라유를 두른 후에 반죽을 넣고 앞 뒤로 노릇노릇 부쳐준다.

 

연잎가루와 검은깨를 넣어 반죽

 

 

 

 

 

아카시아전을 하는데 향긋한 냄새,이걸 혼자 먹으려니 아깝다. 조카에게 바로 톡을 보냈다. 언니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조카가 고생이다. 제 공부한다고 학원다니며 제 엄마 병간호까지 하고 있어

며칠전에도 밥을 사주려고 전화 했더니 시간이 맞질 않았다. 주말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오늘

또 톡을 보내봤다. 학원인지 병원인지.학원인데 저녁 8시에 끝난단다. 끝나면 이모랑 저녁 함께

먹자고,이모네 집으로 오라고 톡을 넣었더니 온단다. 그래서 언니에게 보낼 반찬도 준비했다.

어제 오이부추김치를 담아 놓았는데 아침에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뽕잎나물]도 꺼내어 아카시아전을

부치며 무쳤다. 이거 은근히 보드라우니 맛있다. 나물을 좋아해서인지 내가 먹기엔 참 좋다.

 

아카시아전도 남겨서 언니에게 싸주어야겠다.맛보라고. 조카가 온다는 톡을 받고 얼른 된장찌개도

끓였다. 거리가 없지만 그냥 콩나물에 부추 호박 한쪽 남은것 넣고 홍원항에서 사 온 바지락 넣고

부글부글 끓였더니 냄새가 구수하니 좋다. 조카가 배가 고프다며 들어서더니 식탁을 보고 놀란다.

-이모, 이거 아카시아전 너무 향긋하니 맛있다. 내가 생각한 것은 이런 맛이 아닌데 정말 맛있네.

글구 된장찌개도 먹고 싶었는데 너무 맛있어. 완전 진수성찬인데...

녀석은 몇가지 반찬을 꺼내 놓고 된장찌개와 아카시아전 뽕잎나물을 주었더니 맛있단다.거기에

어제 옆지기가 고기를 모처럼 구워 먹자고 해서 부추를 새콤하게 무쳐주었더니 맛있게 먹었는데

그게 조금 남은 것이 있어 버릴까 하다가 놓아 두었더니 그걸 맛보니 딱 제 스타일이라며 맛있단다.

무엇이 들어갔는지 알려달란다. 알려 주었더니 다음에 해먹어봐야겠다고 그러면서 모든 것이 다

맛있다며 맛있게 잘 먹는다. 가시오가피와 한방재료를 넣고 해 놓은 백숙도 있어 한그릇 퍼 주었더니

잘 먹지 않는데 맛있다며 고기를 잘 발라 먹는다. 이 또한 무엇을 넣고 했는지 궁금하다고 해서

알려주고 언니에게 가져다 줄 것도 한 통 퍼서 담아 주었다.

 

그렇게 하여 아카시아전과 뽕잎나물 오이부추김치 가시오가피한방백숙까지 통에 모두 담아 조카의

손에 들려 언니에게 보냈다. 조카는 저녁을 먹지 않는데 맛있게 잘 먹었다며 큰일이란다.배가 불러서.

녀석 요즘 제엄마 병간호 한다고 3kg나 빠졌다니 에효 좀더 내가 챙겨 먹였어야 하는데. 그래도 아카

시아전을 맛있게 먹어 주어서 고맙다.제엄마것을 잔뜩 싸주니 기분이 좋은가보다. 아카시아전은

이맘때 한두번 맛 볼 수 있기에 아카시아꽃이 피면 뒷산에 가서 꼭 한봉지를 따다가 한번 해 먹고

딸들 해줄것을 냉동실에 넣어 둔다. 이번에도 한봉지는 냉동실에 한번 해 먹을 것을 넣어 두었는데

그것은 딸들에게 반찬을 해가는 날에 아카시아전을 해다 주려고 한다. 아카시아전을 먹고 모두가

오월의 향긋한 맛을 봐야 한다. 먹어보면 정말 향긋하니 맛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꽃을 좀더 딸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카시아꽃은 높은 곳에 있으면서 가시가 있어 참 따기 번거롭다. 이번주에 산에

간다면 한번 더 따다 해 먹어볼까.옆지기와 그리고 딸들과 함께 먹어야 더 맛있는데...

 

201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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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뒷산엔 아카시아꽃 찔레꽃 향기 가득

 

 

 

 

 

 

집에서 바라다 보이는 뒷산은 온통 하얗다. 하얀 찔레꽃과 하얀 아카아시아꽃이 피어서 하얗기도

하고 집안까지 아카시아향이 솔솔. 이때는 정말 문을 열어 놓는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좋고 한편으로

는 정말 짜증나기도 하다. 꽃향기가 들어와 좋은데 송화가루가 노랗게 집안을 물들여서 다른 때보다

청소를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 그래도 뒷산이 있어 늘 행복하다. 사계절을 느끼기도 하지만 오월

이면 그야말로 온 산을 울집에 다 들여다 놓은 것처럼 꽃향기로 들썩이니 정만 좋다. 그러니 잠시도

집에 있을라하면 뒷산이 그립고 한번은 다녀와야 그 그리움이 사그라지듯 하니 오늘도 날은 오전부터

비가 지나간것인지 아님 오려는 것인지 꾸물거리는데 책을 읽다 덮어 놓고 얼른 뒷산에 갈 준비를

했다. 가는 길에는 가로수인 '이팝나무'에 꽃이 하얗게 피어 있어 이 또한 얼마나 이쁜지.

 

 

 

 

찔레꽃

 

뒷산에 들어서니 아카시아향이 진하게 풍겨 온다.거기에 비가 살짝 다녀갔는지 숲냄새가 저 밑에서

올라오듯 강하게 온 몸을 감싼다. 난 워낙에 이렇게 비가 다녀가고 난 후의 흙냄새 나무냄새를 무척

좋아하는데 지금이 딱 그런 냄새로 숲이 가득하다. 땅 저 밑에서 올라오는 나무냄새 풀냄새 흙냄새

그리고 초록을 흔들며 숲이 잠들지 못하도록 24시간 흔들고 있는 초록바람이 너무도 싱그럽고 좋다.

정말 오길 잘했다. 오늘은 아카시아꽃을 조금 따다가 [아카시아꽃전]을 해 먹으려고 작은 봉지 하나

챙겨 들고 나왔는데 숲을 흔드는 자연의 냄새에 취해 한발작 한발작 천천히 좀더 천천히 옮기며 땅

위에서 올라오는 모든 냄새에 집중을 한다. 찔레꽃도 하얗게 피어 찔레향도 조금 나는듯 한데 아직은

아카시아향기가 장악을 했다. 숲은 온통.

 

노루발풀..하루 이틀이면 꽃이 필 듯.

 

 

은난초

 

 

 

 

비가 살짝 지나가거나 비가 오려고 할 때 숲은 정마 습하다. 그래서인지 땀은 줄줄 흐르고 땅은

폭신폭신 꽃향기는 온통 온 몸을 감싸니 그야말로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 어제와 오늘이 다른 숲,

하루가 다르게 정말 여름으로 치닫고 있음이 보인다. 숲은 이제 완전히 우거졌다고 해야할것처럼

온통 초록빛이다. 거기에 하얀 찔레꽃과 아카시아꽃이 수 놓여 있으니 정말 이쁘다. 그 속에서

은난초를 찾아가며 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노루발풀은 하루 이틀이면 활짝 필 듯 한데 요거 보러

또 날마다 도장을 찍어야 할 듯 하다. 쉬엄쉬엄 올랐는데 벌써 정상이다. 오늘 날이 이래서인지

산행을 온 분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니 정상에서 한 분을 만났다. 의자에 앉아 전화를 하시길래

나는 아카시아꽃을 따기 위하여 반대편으로 갔다. 그곳은 묘가 있는 곳인데 묘를 두어해 돌보지

않아 묘로 향하는 길이 온통 아카시아로 뒤덮였다.그래서 아카시아를 따기가 좋다.

 

 

 

 

지난번부터 의문을 가졌던 것은 [박하] 였나보다..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박하가...

 

아카시아꽃을 따러 묘가 있는 부분으로 조금 내려갔다. 아카시아가 자라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제법 많이 컸다. 하지만 아카시아꽃이 아직 덜 자란것처럼 탐스럽지가 않다.그래도 가시가

있고 나무가 낮아서 이곳에서 따기로.다른 곳은 나무가 커서 높은 곳에 꽃이 있으니 딸수가 없다.

아카시아꽃전을 해서 맛 볼 정도만 따려고 천천히 가시에 찔리지 않게 조심하며 아카시아 꽃을

땄다.아니 따고 있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뒤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 느낌 뭐지.하고 옆을 보았더니 아뿔싸,하얀 토끼가 옆에서 풀을 뜯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내게 다가오며 도망가지 않고 왔다갔다 하며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녀석, 그러니까 난 녀석의

밥상에 침범한 사람이다. 녀석은 지금 식사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나와는 두어걸음 차이를 두고 옆에서 식사를 여유롭게 하고 있는 토끼,이 상황은 백프로 리얼야생

이다.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사진을 찍고 바로 친구와 옆지기에게 카톡을

보냈더니 못 믿겠다는.하지만 진짜라는 것. 나도 보고 있으면서도 토끼를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믿어지지 않는.집토끼처럼 사람을 보고도 겁내하지 않는 녀석은 간을 정말 빼서

어디에 감추어 두고 소풍이라도 나온 것인지 너무도 여유롭다. 한참을 바로 옆까지 다가와 맛있는

식사를 하고는 '날 좀 잡아봐.' 라는 것처럼 천천히 나를 바라보며 나무 밑으로 들어간다. 풀 숲에서

사는지 가시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들어가버렸다. 이 산에서 토끼를 본 것은 두어번,지난 겨울엔가

눈이 많이 왔을 때에도 어설피 지나는 것을 보았다. 이 산에서 토끼가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생각을

가졌는데 그때 그 토끼일까? 사람들이 풀어 놓은 토끼일까?

 

우산나물

 

 

 

은방울꽃

 

때죽나무

 

아카시아꽃을 작은 봉지에 가득 땄다.빗물이 묻어 있어 조금 땄는데 무겁다. 젖은 꽃이라 금방

시들지는 않을 듯 하고 아직 덜 핀 것도 땄으니 딸들에게도 한번은 맛을 보일 듯 하다. 잘 씻어서

냉동실에 넣어 놓으면 말이다. 아카시아 꽃을 따기도 하고 토끼와 조우를 하고는 하산 길로 접어

들어 천천히 내려갔다. 가끔 오가는 사람들, 난 볼거리가 너무도 많은데 그런 내가 이상한지 이상

한 눈으로 쳐다보고 지나간다. 그래도 난 여기저기 볼거리가 많아서 숲에 들어가 찼는다.그러다

우산나물 군락지라고 할 수 있을 듯한 곳도 찾았다. 그곳엔 엄나무가 많았는데 사람들이 모두

잘라갔는지 엄나무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대신에 우산물이 있어 반갑게 녀석을 보고 하산길로

내려가다 은방울 군락지에서 몇 개 피지 않은 은방울꽃과 조우를 했다. 벌써 지는 것도 있고

이제 막 피는 것도 있고. 그러더 오솔길을 걸어 소나무 숲으로 향했다. 그곳은 때죽나무가 무척 많다.

나무마다 꽃을 피려고 준비중인 꽃망울들이 무슨 면봉이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처럼 많다. 참 재밌는

꽃이다. 때죽나무.

 

 

 

때죽나무꽃

 

 

 

작은 산으로 연결된 부분에 이쁜 꽃이 피어 있다. 그곳에 가려면 차가 다니는 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그 길은 아직 낯설고 차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다니는 무법의 도로와 같은 곳이며 이마트와

연결이 되어 있어 더욱 조심해야할 도로이다. 그 앞에 꽃이 이쁘게 피어 있어 위험을 감수하고

도로를 건너 가 봤다.보라색 꽃과 하얀 색꽃이다. 데이지인가보다. 이건 아마도 꽃씨를 마구마구

뿌려 놓아서 핀 듯 하다. 산을 허물어 버리고 벌겋게 흙이 드러난 부분에 꽃시를 뿌린 듯 하다.

그래도 이쁘다. 길 가에서 한참 꽃과 조우하고 다시 내가 산행하던 산으로 들어가 다시금 오솔길을

걸어 산의 초입으로 와 의자에 앉아 메밀차를 마시며 아카시아 향을 맡으며 잠시 앉아 있었다.

산을 오를 때 땀이 줄줄 나더니 이젠 바람에 식어서 쌀쌀하다. 조금 더 앉아 있으려다 쌀쌀한 듯

해서 서둘러 내려오다 땅을 일구는 한가운데 아카시아나무에 꽃이 탐스러워 내가 손이 닿는 부분의

꽃을 조금 더 땄다. 지나는 분들이 아카시아꽃을 따는 것을 왜 따는지 궁금하다는 듯이 쳐다보다

가신다. 난 향긋한 아카시아꽃전을 할 생각에 그저 행복하다. 아카시아꽃 향기도 너무 좋고 오늘은

생각지도 못한 토끼를 만나 더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201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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