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 봄이네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뜻하니 참 좋은 날이다.

어제는 엠알을 찍고 팔꿈치에 염증완화주사를 맞았는데 이게 정말 아프다는...

주사를 맞고 집에 와서부터 오른손 약지와 새끼지가 감각이 없고 불이 나듯 뜨끈뜨끈하여

냉찜질이 큰딸이 주물러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너무 견딜 수 없는 고통이어서 얼른 병원에

전화를 하니 그 고통이 다음날까지 이어지기도 한단다. 에효 정말...

큰딸이 기숙사 떨어져서 원룸을 구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되는 일도 없고 팔은 아프고.

냉찜질을 계속 해도 효과가 없는 듯 하여 신경은 더욱 날카로운데 일은 자꾸 꼬이니.

 

저녁 늦은 시간에 그나마 고통이 점점 줄어들더니 다행히 서서히 원위치 되는 듯 하여

오이를 맛있게 무치고 닭가슴살 삶아 닭가슴살샐러드를 홍초를 넣어 맛있게 하여 딸들과 저녁을

먹고 난 후에도 일은 진척이 없고 급기야 또 다시 내일로 미루어지게 되어 큰딸은 퉁퉁...

엄마가 신경써서 해주어야 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고 오늘 녀석이 혼자 올라가 본다고

하여 목요일에 함께 올라가 보자고 했건만 오티가 있어 안된다고 하니 우리끼리라도 봐야 하는데

이건 대학가가 무슨 원룸장사를 하는 곳도 아니고 대학등록금도 허리가 휘청하는데 방까지 얻어

주어 자취하게 해야하니 걱정이다.

 

어제 샘과 함께 잠깐 엠알을 보았지만 이상한 것은 보였지만 뼈조각을 찾지 못했지만 정확한

판독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듯 한데 월말에 가족여행도 간신히 잡아 놓았고 녀석들 살림을

내보내야 하니 그 또한 정신이 없을 듯 한데 에효 이래저래 바쁜 나날이 이어질 듯한데

봄은 역시나 오고 있나보다.추워진다고 하더니 집안은 봄날이다. 시클라멘은 하나 둘 피더니

이젠 급기야 대부분의 꽃대가 피어났다. 동백도 한송이 피더니 또 한 송이 벌어지려고 하고

군자란 꽃대도 어제 오늘 다르게 아침에 들어가보면 쑥쑥 올라와 있다.정말 기특한 녀석들이다.

병원다닌다고 요즘 딸들에게도 집안살림에도 통 신경을 쓰지 못한듯 하다. 1월부터 병원비를

계산해보니 벌써 한 장,올해는 줄여 보겠다는 병원비가 시작부터 계속 나가고 있으니. 

그래도 그런 빈마음을 초록이들이 달래주고 있으니 다행이다.

 

2013.2.20

 

 

 

 

더보기 (더 보기 안내 글을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모두의 성장점은 다르다

 

 

군자란

 

아침 햇살이 참 좋다. 바람은 조금 매서운 듯 하지만 햇살이 좋아 일어나자마자 먼저 베란다로

나간다. 녀석들 요즘 날마다 눈도장을 찍으며 눈데이트를 해도 정말 이쁘다.

날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오는 군자란 꽃대,올해는 몇 개가 올라오지 사뭇 기대도 되고

어떤 것은 쑥 올라왔는가 하면 이제서 기재개 켜는 녀석도 있고 암튼 서로 다른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 재밌다. 사람고 식물도 성장점이 다 다른다보다. 똑같은 조건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이렇게 꽃 피는 시간이 다르니 사람은 어떠하겠는가.오늘도 녀석들을 보면서 한가지 생각을

더 키운다.

 

오늘도 병원 예약이 있어 아침 일찍 나가 보아야 한다. 11시경 예약,에효 어젯밤에 별별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 정말 새해에는 건강을 다지고 지키며 살겠다고 한 것이 날마다 병원을

들락거리고 있으니...어제는 팔이 많이 아팠는데 오늘은 통증이 조금 가라앉았다.그래서 구부려

보지만 안된다.역시나 안되는거였나 하는 생각에 포기는 하기 싫지만 뭔가 이상은 있는가보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너무 생각을 깊게 해서인지 새벽녁에 꿈을 꾸다 눈이 번쩍 그냥 떠져 머리가

말짱하게 깨고 말았다. 그냥 눈을 감고 시간이 가길 기다렸다. 새 날은 밝아오고 있고 봄도 오고

있는데 언제 내 팔은 정상을 찾으려는지.

 

아젤리아

 

그래도 하나 둘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초록이들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녀석들을 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고 있는데 나도 힘을 내야지.아젤리아가 군자란이 하나 둘 꽃대를 올리니

시샘을 하듯 하나 둘 꽃봉오리가 보이고 있다.겨울에 몇 개 피어 안피려나 했는데 역시나 봄은

오고 있는가 보다 몽특몽특하게 부풀어 오르는 아젤리아,새로운 생명은 그렇게 준비하고 있었나

보다. 나도 얼른 준비하고 봄을 맞으러 가야할 듯.오늘도 건강한 하루를 위해...

 

2013.2.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동백꽃이 피었네

 

 

2월이 정신없이 가고 있다. 지난주에 치료를 받고 와서 감기와 함께 앓아 눕게 되었는데 주말은

정말 감기와 혼자 열심히 싸웠다. 토욜오전까지만 해도 일요일 저녁에 친정식구들 모두 모여 먹는

저녁모임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다.바로 울집 뒤에 있는 오리집이라 나도 좋아하는 곳이라 가야지

했는데 왠걸,토욜 오후부터 눕고 말았다. 목도 심하게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에효 감기는 걸려가지고.

일요일은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 혼자서 하루종일 끙끙 앓았다. 감기 한번 걸리면 심하게 앓는

편이고 약도 잘 못 먹는데 너무 심한듯 하여 약을 먹은 것이 더 화근,헤롱헤롱 골골....

 

종일 앓다가 오후에 잠깐 겨우 일어나 씻기만 했는데 다시 누워야 하는 상황,못 일어나겠다.

딸들과 옆지기가 바로 옆이니 가서 죽이나 먹고 오라고 하지만 갈 상황이 아니다. 오한이 겹쳐

이불을 덮고도 덜덜 떨면서 낑낑 앓고 말았다. 멍한 상태로 잠속을 오락가락 하는 사이 시간은

흐르고 막내의 다급한 전화,'엄마,지금 식구들이 모두 울집으로 총출동하고 있어.. 엄마 있지...'

녀석의 전화는 다급했지만 나에겐 멍한 저 멀리의 말처럼 움직이지도 못해 '엄만 안할거야..'

만 연발하는 사이 현관문이 열리고 식구들이 우르르..녀석들 빨래를 걷어달라는 말이었는데..ㅋ

 

큰오빠네와 언니네식구는 호주에 나가 있던 조카와 플러스 '인'까지 오게 되고 작은 오빠..그렇게

힌꺼번에 십여명이 넘게 밀려 들으니 울집 여시 난리가 났다. 난 정신없는 가운데 식구들 맞이하는데

과일도 없고..아파서 청소도 못하고 완전 난장판인데 많은 식구들이 밀치니 더욱 집은 복잡복잡..

모두 내 책에만 관심이...옆지기는 오빠와 술 한 잔에 기분이 좋아 완전 업업... 에효 정신없어라.

나도 아프고 모두들 늦은 시간이라 오래 지체할 수 없어 일찍들 가고 난 식구들 가자마자 그냥

또 다시 눕고 말았다. 새벽녁에 여기저기 아파서 일찍 일어나기도 했지만 오늘 치료 예약이 있어

일찍 얼어나 병원갈 준비,큰딸은 서울에서 약속있다고 일어나는데 미리 얘기도 안하고...

 

1월부터 치료를 하는 팔이 치료를 해도 원상태,오늘은 샘에게 상태를 좀더 자세하게 말했더니

다시 사진을 찍어봐야한단다.이런 경우엔 뼈조각이 있을 수 있다며. 내 팔은 오늘도 수난시대.ㅜ

진료를 위해서 수난을 당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도 수난을 당했지만 사진에서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가 없어 오늘은 치료를 하고 엠알을 찍어봐야한단다. 월말에 가족여행을 겨우 잡아 놓았

는데 그것도 큰딸 때문에 비행기표를 또 다시 조정하며 하루씩 뒤로 미루고 겨우 조정해 놓았는데

내 팔이 또 말썽이니 옆지기는 취소하자고 하지만 금방 결정날 것도 아니고 그냥 예정대로 가보자고

했지만 정말 병원신세가 끝이 없다. 에효..내가 작정하고 그런것도 아니고 나도 정말 마무리 하고

싶은데 왜 이리 게속인지. 큰놈은 방을 구해야 하는데 핸펀 밧데리도 안가져가서 통화불능..

기분도 꿀꿀 일도 자꾸 얽혀서 문 열어 놓고 청소를 했다. 여기저기 먼지가 뒹굴...베란다에 물도

주고 스프레이를 해 주러 들어갔더니 동백이 어느새 숨어서 한송이가 먼저 피었다.이쁜 녀석...

군자란 꽃대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막내까지 친구 만난다고 나가고나니 간만에 집안이 조용.

이제 겨우 내시간을 가져보는데 날이 흐리다. 눈이 오려나...

 

2013.2.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별난 이웃 돌아온 꼬마 니콜라
르네 고시니 지음, 이세진 옮김, 장 자크 상페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꼬마 니콜라' 시리즈 중에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을 한 권 읽었는데 무척 재밌고 상뻬아저씨의 그림과 고시아저씨의 글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다시 니콜라의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여 책을 들었다. 감기로 머리는 멍하고 무언가 재밌는,에너지를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했는데 니콜라를 펼쳐 든 순간부터 혼자 피식 피식 웃기 시작했더니 딸들이 엄마가 혼자 웃는다며 왜 그러냐고 묻는다.'개구쟁이 니콜라 이야기를 읽으면 안웃을 수가 없어.재밌어' 하며 내가 재밌고 읽고 있는 부분을 읽어 주었더니 웃는다.그만큼 개구쟁이 니콜라와 함께 하면 어린시절의 추억여행을 하면서 해피에너지도 충전시킬 수 있다.

 

니콜라네 집 이웃에 블레뒤르 아저씨 말고 다른 이웃이 생겼다. 그 집에는 니콜라 또래의 여자아이도 있어 관심이 가는데 이사를 하는 날,지켜보던 니콜라네 가족은 옆집 쿠르트플라크씨네를 안좋게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이웃이 니콜라네 집에 사다리가 없다고 빌리러 오더니 망치며 걸쇠며 갖가지 것을 빌려간다. 니콜라의 아빠는 이웃을 다시 평가한다. 자신이 너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고...그렇게 하여 서로 친하게 지내는가 했는데 사탕 하나에 그만 또 멀어지고 만다. 이야기는 늘 끝부분에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있어 재밌다.그런가 하면 어른의 눈높이에서 보는 세상과 니콜라의 눈높이에서 보는 세상은 다르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이런 재밌는 에피소드를 줄줄이 내 놓은 것을 보면 정말 고시니와 상뻬 아저씨는 개구쟁이였음이 틀림없다.자신들의 어린시절이 많이 녹아나 있는 듯도 하다.

 

 

아빠가 엄마와 니콜라를 위해 '깜짝선물'을 준비했는데 그것이 다른 아닌 '차'다. 그런데 그 차가 집에 가지고 오는 날 경찰에게 딱 걸려 딱지를 끊게 생겼다.그런데 그동안 끌던 차는 어디가고 초록색 차로 바뀐 것일까? 이 차 때문에 별난 이웃인 블레뒤르 아저씨와 한바탕 하고 또 엄마와도 한바탕 하게 된다. '그래, 신 포도처럼 이 차도 너무 푸르딩딩해.시금치를 아무렇게나 문대놓은 꼴이로군!' 하며 아빠가 최신 유행하는 에머랄드색으로 사온 차는 이웃집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시금치를 아무렇게나 문대놓은 색'이다. 너무 재밌다. 엄마는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색이라 싫다고 하고 어떻게 할까? 집에 끌고 오는 날부터 말썽이니.하지만 엄마와 니콜라가 아빠를 이해해주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니콜라의 친구중에 제일 뚱뚱한 알세스트가 산타가 크리스마스에 선물한 것이라며 큰 상자를 들고 왔는데 '전기기차놀이세트'다 니콜라는 아직 가져보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관심이 가고 기차세트는 정말 멋졌다.둘은 옥신각신하며 설치를 하고 가지고 노는 순서를 정하는데도 옥신각신,그러다 니콜라의 아빠가 오게 되고 니콜라의 아빠는 니콜라보다 더 좋아하며 전기기차세트에 빠져들고 기차놀이세트를 가지고 놀자며 전기콘세트에 코드를 꽂는 순간,온집안이 캄캄해진다. 알세스트는 자신의 집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서 니콜라의 집에 온 것이라 말한다. 뭐냐고요,진작 말을 해야지..ㅋㅋ 니콜라의 식구는 촛불을 켜고 저녁을 먹는다.

 

 

옆집의 마리 에드비주가 자신의 집 정원에서 놀자고 한다. 니콜라는 기회는 이때다 하고는 마리와 친해지려고 노력하는데 마리는 모든 놀이를 자신의 위주로 한다. 참고 또 참으며 마리의 기분을 맞추어 주는 니콜라,그러다 그가 제일 자신 있어 하는 체커놀이를 하자고 하여 모처럼 당당하게 마리를 이겼는데 마리가 그것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도대체 여자들은 왜 그럴까? 집에 돌아와 자신의 잘못이 아닌 마리의 잘못임을 이야기 하지만 엄마마져 자신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마리의 편을 든다. 참 이상한 세상이다.

 

니콜라를 따라 다니면 모든 것이 정말 재밌다.우리의 '짱구'처럼 말썽꾸러기이면서 자신의 잘할수 있는 부분은 열심히 하기도 한다. 수학은 어렵지만 글짓기도 잘하고 받아쓰기도 잘했다.하지만 부모들은 그것이 니콜라의 본 모습이 아니라고 칭찬을 아낀다. 아니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며 잘못하여 점수가 나오지 않은 시험지에 만족을 한다. 그게 정말 니콜라의 모습일까? 그런가하면 니콜라는 어른들이 잘못 알려주는 것을 곧이곧이곧대로 받아 들인다.옆집 아저씨 블레뒤르와 아빠가 크래커 놀이를 한다고 하면서 '반칙'을 일쌈는데 순진하면서 개구쟁이인 우리의 니콜라는 그것도 모르고 그대로 받아 들이며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알려 주겠다고 한다.그러면 큰일인데. 그런가하면 '정리정돈'을 하며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자신의 방은 깨끗하게 하지만 거기엔 우여곡절이 있다. 자신의 방을 깨끗이 하는 과정에서 부엌의 접시를 깨기도 하고 현관문 위의 유리를 깨고 청소기를 못쓰게 만들어 놓는가 하면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일들을 저질러 놓는다. 엄마한테 칭찬받겠지 했지만 오 노,엄마한테 혼나고 혼나고 무척 혼났다는 이야기.

 

세상은 자기 기준으로 보면 옳바르게 돌아가고 있다. 자신을 합리화 시키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이웃'이 보이지 않는다. 니콜라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웃과 친구'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게 한다. 니콜라의 이웃에 사는 별난 이웃들은 늘 싸우고 말썽이지만 늘 처음과 같은 상태로 어울린다.그런가하면 니콜라의 친구들 또한 싸우며 정이 붙는것처럼 그렇게 늘 새롭게 하루 하루를 이어간다. 어린시절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보다는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며 개구쟁이처럼 구는 정말 '말썽꾸러기' 들이 한두명은 있다.그런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하고 잊었거나 혹은 잃어버리고 있던 '어린시절'의 추억을 생각나게 해서 재밌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상뻬 아저씨의 그림을 보며 이야기에 빠져 들 수 있는 니콜라의 이야기다. 꼬마 니콜라는 정말 '추억의 문'을 빠꼼히 열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어머니의 모든 것
델핀 드 비강 지음, 권지현 옮김 / 문예중앙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할머니 말이야......말하자면 자살한 거야?" 저자는 아이의 질문에 당황한다.질문의 내용이 아니라 형식 때문이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이라는 가정이나 추측,아이는 무엇을 질문하고 싶었던 것일까? 어머니가 돌아 가시고 5일이 지난 후에아 비로소 엄마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침대위에 웅크린 자세로 라디오를 들어가며 죽어 있는 엄마,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결코 화려한 삶이 아닌 정말 비극적이면서도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이는 엄마의 삶을 어디까지 알고 있고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나.왜 엄마는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그리고 자신들은 그 죽음을 막지 못하고 일이 발생한 후에야 알게 된 것일까.

 

분명 죽음도 삶의 일부분이지만 우리는 '삶'만 보려고 한다. 죽음은 받아 들이려하지 않고 놓으려 하지 않는데 엄마는 어찌하여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자식인 자신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말이다. 도대체 엄마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나. 엄마와 딸로 그들은 결코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다. 18살에 결혼을 하여 두 딸을 얻었지만 엄마는 곧 이혼을 하였고 엄마의 남자 관계는 복잡했고 이혼후에 마약 정신질환및 정신병원신세까지 지는 일을 당했다.그런 엄마가 재활을 꿈꾸었고 다시금 새로운 삶을 살아 보려 했는데 왜 엄마는 삶에 마침표를 찍은 것인지.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했다. 사람이 떠나고나면 남겨진 것은 살아 있는 자의 몫이다. 그렇다면 엄마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자신이 알고 있던 엄마가 어디부터 비극으로 치달은 삶을 살게 된 것이고 아직은 어쩌면 엄마의 죽음을 받아 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다시금 엄마의 삶을 재조명하고 해보고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엄마의 삶을 재조명해야할까? 저자는 많은 자료와 인터뷰자료를 통해 엄마에 관한,자신의 가족에 대한 '자전적 소설'를 쓰기로 한다. 외할머니 리안과 외할아버지 '조르주' 그리고 그의 아이들의 어린시절부터 조명하며 엄마가 어떤 환경에서 살아 왔는지 한걸음 떨어져 보게 된다. 어린시절 외모가 출중하여 모델일을 하게 되고 그녀가 모델일을 해서 번 것은 생계비로 들어가기도 했고 그런 삶 속에서 일찍 어른이 된 듯 하다. 그리고 어린 앙토냉의 갑작스런 죽음과 마주하며 비극을 감지하게 되고 남보다 먼저 비극을 감지하는 자신을 알게 된다. 아마도 이런것은 저자의 생각이 많이 반영된듯 한데 이런 부분은 뭉크의 <절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곁에서 늘 맴돌던 비극,앙토냉의 죽음과 장 마르크의 죽음 그리고 밀로의 죽음까지 이어지며 집안에 감도는 비극과 불행의 기운,그 모든 기운이 그녀에게 기울은 것일까.

 

가족들의 자살과 죽음이 꼭 그녀에게 향한 비극이라고 볼 수 없는 듯 하였는데 근친상간이라는 것이 드러나며 아버지 조르주의 이중성이 드러나게 된다. 왜 식구들은 아니 어머니는 딸의 근친상간을 알면서 함구했던 것일까? 가족 누구도 그녀의 편을 들어주지도 않았으니 그녀 혼자 짊어지고 가야할 삶의 무게가 되었다. 그것이 그녀가 정신질환으로 가는 이유였을까? 화려함 속에 감추어져 있던 어머니 뤼실의 수면위로 떠 오르지 않았던 삶을 알게 되면서 그녀는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어머니와 딸은 애증의 관계다.영원히 풀리지 않는 문제처럼 애증의 관계는 우리집도 마찬가지다. 친구인듯 하다가도 라이벌인듯 하기도 하고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밖으로 표현은 딱딱하여 꼭 싸움으로 끝나게 되고 뒤돌아서면 서로 애틋하게 찾는 그런 사이가 엄마와 딸의 관계인듯 하다. 저자와 엄마는 더욱 관계가 소원했던 듯 싶다. 엄마에 대하여 거리감을 가졌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소설을 통해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받아 들인다. 이제 비로소 엄마를 자유롭게 놓아준다.

 

그렇지만 가족을 주제로 '자전적인 소설'을 쓴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꼭 이야기를 '해피'로 꾸며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잘 안다고 생각하는 존재들이지만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함께 하는 사람의 속마음을 말이다. 가깝지만 어쩌면 남보다 더 멀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 가족이고 아주 작은 일에 서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존재가 가족이기도 하다. 그런면에서 그녀도 이 소설을 완성하며 무척 힘들었다는 것을 중간중간 토로한다. 잘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가족들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고 또 다른 면을 보기도 한다. 자신의 어머니 또한 잘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료를 통하여 객관적인 입장에서 만나는 '엄마'의 모습은 상처투성이다. 보듬어 안아주지 못했고 그러안아주지 못했다. 상처에 또 상처를 주며 그렇게 살아 온지도 모른다.이제 잘하고 싶지만 내 곁에 엄마가 없음을 인정해야만 한다.나 또한 친정아버지를 보내 드리고 보니 친정아버지가 더 보이는 것이다. 정말 너무 못해고 살았다는,해 드린 것보다 못해 드린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끼며 친정엄마께는 잘해드리며 살아야지 했지만 늘 생각뿐이다.늘 후회뿐이다. 저자는 이렇게라도 어머니를 담아놓고 용서하고 싶었을 것이다. 진정으로 진정으로.

 

'하루가 갈 때마다 엄마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게,언어로 엄마라는 인물을 그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는다.엄마의 목소리가 그립다. 엄마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우리에게 말해준적이 거의 없다.엄마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지금은 그것이 모든 가족들이 품고 있는 신화를 피하고, 허구,그리고 서사의 재구성을 거부하려는 엄마의 방식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