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얼큰 쫄깃쫄깃 빨간 국물의 얼큰닭칼국수

 

 

하얀색의 담백한 국물의 닭칼국수를 먹었더니 이젠 얼큰한 빨간 국물의 얼큰한 닭칼국수가

먹고 싶기도 하고 옆지기가 먹지 못하여 얼큰닭칼국수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날이 너무 추어져서

밖에 나가기가 싫다는 것,하지만 어쩌랴 배고픈 자,아니 밥을 해야하는 내가 갈 수 밖에.

그런데 날도 정말 춥지만 길이 무척이나 미끄럽다. 눈이 내렸을 때는 모두 녹을 것만 같더니

갑자기 닥친 한파에 꽁꽁 얼어 무척 미끄러워 조심조심 살살 걸어가야 했다.

 

 

*준비물/ 닭 한마리,칼국수,감자,무우,양파,대파,편다시마,고추가루,통마늘,다지마늘,팽이버섯...

 

*시작/

1.닭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편다시마 소주 후추 생강가루 다진마늘 통마늘 등을 넣어 한소끔

먼저 끓여준다.

2.한소끔 익혀 낸 닭에 감자 팽이버섯 고추가루 고추장야념 등을 넣고 끓여준다.

3.먹기 전에 칼국수를 넣고 끓여준다. 

 

 

닭은 집앞 포00에서 사고 슈퍼에 칼국수를 사러 갔는데 아저씨가 추운 날에 뭘 맛있는 것을

해 먹으려고 사러 왔냐고 물어 본다. '얼큰한 닭칼국수 해먹으려고요..' 말하고 나니 정말 맛있을까?

추운 날에 정말 내가 사러 나와야 했나.춥다고 먹지 않은 것은 아니니 무언가는 해 먹어야 하는데

한번 생각하면 실행에 옮겨야 하는 성격이라 얼른 해먹기로 결정한 것이다.혹시나 해서 밥을

안쳐 놓고 나왔는데 옆지기가 일이 밀려 늦는다고 해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기로 했다.

 

 

얼큰하게 하기 위하여 청양고추도 듬뿍 넣고 고추가루에 고추장을 듬뿍 넣었다.

그런데 날이 추워서인지 맵지 않다는 느낌.. 추운날에는 얼큰한 것이 먹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 일이 밀려서 늦게 온다는 옆지기,춥기도 하고 낼은 막내 졸업식이라

일찍 왔단다. 막 끓이고 있는데 말이다.

 

 

 

요거 한가지 해 놓고 식탁 가운데에 놓으면 다른 반찬은 없어도 된다.아니 김장김치 한가지만

꺼내 놓고 먹어도 충분하다. 막내가 없어서 아쉽지만 칼국수가 남았으니 한번더 해먹어야 할 듯.

암튼 식구들이 모두 먹느라 조용하다. '맛이 어떠요? 왜 이리 조용하데요..?' 했더니 맛있어서

먹느라 정신이 없단다. 칼국수는 쫄깃쫄깃하고 닭고기를 폭 물러서 잘 발라지고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맛있다. 무와 양념해 놓고 먹는 고추장을 넣었더니 달짝하다.  큰딸이 이것을 보더니 '엄마,이거

닭볶음탕 아냐?' 뭐 비슷 아니 똑같지.거기에 물을 더 붓고 칼국수를 넣었다 뿐이지.ㅋㅋ

암튼 칼국수를 넣어 먹으니 더 맛있다. 밥은 그냥 남고 칼국수를 먹느라 모두 바쁘다.

한접시 비우고 났더니 배가 부르다. 어묵탕 해먹고 남은 무도 조금 넣고 김장김치도 쫑쫑 잘라서

조금 넣어 주었더니 더 맛있다.암튼 저녁에 '얼큰닭칼국수' 덕에 행복한 저녁이 되었다.

 

20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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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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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다른 책들을 그래도 나름 읽었는데 왜 이 책은 구매를 해 놓은지가 한참 되었는데 왜 읽지 않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그러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은 후에 다시 그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우연하게 집어 들게 되었다. 에도가와 란포상 수장작이며 오늘날의 히가시노 게이고가 있게 만든 데뷔작인 <방과 후> 이 작품에서도 그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함께 추리소설의 단골 메뉴인 '밀실트릭'을 교묘하게 한번 더 비틀어 줌으로 인해 재미를 더했다. 그런가하면 여고생들이 심리묘사와 양궁을 교묘하게 엮어 재밌는 추리소설로 거듭나게 함으로 인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하였다.

 

최근에 읽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좀 뭐한 한편의 동화와도 같다고 해야하나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교묘하게 얽혀 정말 읽으면서도 따뜻한 기적을 만나는 것과 같은 작은 감동을 주는 소설을 만들어 냈는가 하면 <매스커레이트 호텔>에서는 손님처럼 머무르다 가는 '호텔' 모두가 가면을 쓰고 이곳에서 와 자신을 감춘 가면뒤의 삶을 이어나가듯 하는 이야기를 풀어내 지금까지의 그의 소설과는 조금 다르다 생각하며 읽었는데 그런 소설들을 만나다보니 처음엔 그의 글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며 안읽은 작품을 골라서 읽어보게 된 것이 <방과 후>이다. 그는 대학교때 양궁을 한 경험을 살려 이 작품에서도 양궁부 고문을 맡는 여고 수학교사의 삶을 그린다. 이공계를 나온 그의 저력을 나타내듯 철두철미하게 이야기들은 서로 교묘하게 얽혀 있으면서 이 소설은 처음에 '밀실트릭'을 던져 놓고 모두가 밀실트릭에 집중하는 사이 또 다른 밀실트릭의 반전을 꾀한다.

 

밀실트릭과 알리바이,완전한 밀실트릭이란 있을 수 없다. 그것 또한 범인들이 교묘하게 만든 트릭일 뿐이다.그렇다면 누가 '밀실트릭'을 만든 것일까? 세번이나 죽을 뻔한 위기를 맞게 되었던 마에시마, 왜 누가 그를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무슨 이유로 자기를 죽이려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럴만한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그는 죽을뻔한 것일까? 자신이 원해서 교사가 된 것도 아니고 집을 떠나 멀리 갈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교사가 되었고 결혼 또한 사랑보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처럼 하게 된 마에시마, 아이들에게 수학이 결코 재미있는 학문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기계'처럼 수업을 이어나간다.그런 그의 학교는 방과 후 '동아리'활동에 적극적이다. 양궁부며 육상부며 학교는 무엇으라도 지명도를 알리기 위하여 노력하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적이 없다. 그런 가운데 마에시마가 죽음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교장에게 말해도 교장은 귓등으로 듣기만 하면서 자신의 아들 결혼 문제만 논의하는 가운데 생각지도 못한 학생지도부 선생이 청산가리가 든 음료수를 마시고 죽게 되는데 밀실에서 죽음을 맞게 되고 그에 연관이 된 사람을 찾게 되는 경찰과 마에시마,그의 눈에 들어 온 사람들을 하나씩 캐보지만 딱히 알리바이가 드러나게 되고 난관에 부딪히는 가운데 가장행렬에서 두번째 살인자가 나오게 된다.

 

정말 '마에시마선생'을 노리고 누군가 살인을 저지른 것일까? 밀실트릭이라 여겼던 '첫번째 살인'에 의문점들이 드러나게 되고 오점 투성이의 여학생들의 생활이 속속들이 드러나게 되면서 정말 '살인'을 저지를만한 타당한 '이유'가 될까 하는 문제들이 거론된다. 여학생들은 어떤 이유로 남을 죽이고 싶다고 느낄까? 자신의 무엇을 침해 당했을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될까? 아직 어른이 아닌 '어른아이'라 할 수 있는 사춘기 소녀들, 그녀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지며 먼 여고시절의 생각도 더듬게 만들면서 이야기 속으로 깊게 침잠하게 만든다. 그런가하면 여고의 두 살인사건과 함께 마에시마의 결혼생활 또한 순탄지 못함이 그려진다. 마에시마는 아내가 첫 아기를 가졌을 때 '아직'이라는 이유로 아내가 간절히 원하는 아기를 지우게 만들어 그녀 앞에서 아기이야기는 금기어나 마찬가지다. 그런 그녀가 이제 겨우 안정을 찾고 마트에 일을 나가는데 그녀의 아내가 요즘 뭔가가 변했다. 아주 미묘하게 변한 차이를 느끼는 마에시마,그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부평초와 같은 나날을 이어간다.

 

마에시마를 노렸던 살인에 왜 다른 선생이 죽게 된 것이고 용의자로 올랐던 요코나 아소선생은 이 살인과는 어떤 관계가 있으며 밀실트릭을 풀어낸 그녀는 왜? 교묘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복선을 따라가다 보면 범인을 알아낼 수 있는데 그 마지막이 또한 인상에 남는다. 범인을 만인 앞에 세우는 것도 아니고 경찰이 풀어내는 것도 아니고 선생이 두 살인사건에 대한 모든 것을 풀어내면서 그 또한 일대일로 풀어낸다. 어른에게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것들이 여고생들에게는 '살인'까지 가게 만든다.정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죽음가지 이르다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나이라고 본다. 나 또한 그 나이의 딸들을 둘이나 두고 있다보니 별거 아닌 문제에서도 크게 싸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아이들은 그냥 넘길 수도 있는 문제에 걸려 넘어지는 나이가 또한 그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여고생들의 심리묘사와 학창시절을 잘 그려내며 추리소설속에 양궁을 또한 재밌게 잘 풀어내어 읽는 재미를 주는 추리소설인듯 하다. 저자의 추리소설에 대한 저력이 보인다. 너무 다작을 내는것 아닌가 하는데 그의 어디에서 그런 많은 이야기들이 샘솟아 나는지 궁금하다. 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저자 또한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는 이야기를 읽으니 더욱 올해는 책과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읽지 않고 쌓아 두었던 책들의 먼지를 털어내야겠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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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정목 지음 / 공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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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베란다는 모두가 화분으로 가득 들어차 있다.갯수를 셀 수도 없이 많은 화분들,처음엔 그렇게 많은 식물을 키우려고 한 것이 아니라 하나 둘 키우다보니 새끼가 번지고 삽목을 하고 남이 키우다 버린 것을 주워 오기도 하고 기억하고 싶은 날을 기념하며 나무를 싶고 은행나무 밑에서 은행알이 떨어져 싹이 난 것을 뽑아다 심은 것들이 지금은 울창한 숲처럼 자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늘 필요한 것이 화분과 분갈이용토이다. 화원에서 분갈이용토를 사다가 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어느 날은 뒷산에서 흙을 퍼다가 분갈이를 했더니 민달팽이도 있고 달팽이도 있고 언젠가는 청개구리 한마리가 봄에 핀 군자란 위에 있는 것이다. 겨울잠을 자고 있는 녀석을 퍼왔던 모양이다.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민달팽이'가 문제다.처음 한마리는 귀엽다고 그냥 두었더니 녀석이 새끼를 퍼뜨려 그야말로 민달팽이 천국과 같은 날이 오기도 하여 몇 날 며칠은 늦은 시간만 되면 베란다에 나가 민달팽이를 잡는 것이 일이었다.녀석은 해충이다. 식물을 갏아 먹기도 하고 식물위를 기어다녀 그야말로 끈끈이 액을 모두 묻혀 놓고 하여 모두 잡겠다고 했지만 낮에는 숨어 버리는 녀석을 모두 잡는다는 것은 아직도 안되고 있다.

 

달팽이는 정말 느리다.그것이 달팽이를 기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잣대로 녀석들을 보기에 그런 것이다. 녀석들의 눈으로 본다면 자신들의 움직임은 우주의 시계에 맞추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인데 인간의 눈으로 달팽이를 보면서 이야기를 한다.'느려도 너무 느려..' 하지만 그런 녀석들은 느리지만 제 나름의 할 일은 모두 한다. 식물을 갏아 먹고 흔적을 남기고 새끼를 번식하고.꼭 한국인의 입버릇처럼 '빨리빨리'를 외친다고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 시작되고 우물 곁에 가서 숭늉을 찾는다고 찾아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스마트'시대에 살고 있어서일까 모든 것은 '스피드'로 결정하듯 '빨리빨리'를 밥먹듯 외치고 있다. 빨리빨리 한다면 마침표를 찍는 순간도 빨리빨리 오게 된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연애인들처럼 정상에 빨리 올라가고 싶어하는 요즘 아이들,정상에 빨리 등극을 하면 그만큼 빨리 하산을 하게 된다는 것을 모르기에 자신의 실패를 위기를 받아 들이는 능력이 부족하여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많다. 스마트한 시대가 결코 좋다고 보지는 않는다. 정크푸드 보다는 아날로그인 거칠고 손이 많이 가는 슬로푸드가 다시 건강을 위하여 각광을 받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하나씩 손에 들고 스마트폰에 빠져 살고 있지만 나와 같은 경우 그런 것이 싫어 아날로그와 같은 것을 쓰는 사람도 분명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 주먹을 쥐고 세상에 나오지만 마지막 마침표는 찍는 순간에는 모든 것 다 내려 놓고 주먹 쥔 손을 펴고 간다고 한다. 친정아버지의 마지막을 느낀 것은 함께 주무시던 친정엄마였는데 주먹 쥐고 자던 손을 슬며시 풀면서 손끝이 차가워져서 아버지가 가신다는 느꼈다고 한다. '내려놓음'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욕심을 쥐고 살고 있는가? 내려놓음을 하지 못해 늘 불안과 걱정,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안달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한걸음 물러나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면 정말 편안하고 좀더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을 남이 가진것은 모두 가지고픈 욕망에 하루라도 '내려놓기'를 실천하기 보다는 99가지를 가지고 1가지를 더 가지려는 사람들처럼 바쁘게 뛰며 무언가 성취하려 한다.그게 과연 행복일까? 그렇게 얻어서 '100'을 채운다고 행복일까? 정목스님의 글을 읽으며 '내려놓기'와 내 마음 통장에 귀한 말씀을 하나 하나 저축하듯이 그렇게 놓치고 싶지 않은 말씀이 너무 많아 밑줄 긋고 책 모서리를 접어 표시하느라 바빴다. 나 또한 참 많이 욕심을 부리며 살고 있고 지금까지 내려놓기 보다는 곳간에 쌓아 두려고만 했다. 모든 것을 쥐고 있는것이 행복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행복이 아니란 것을 말해준다.

 

' 제 친구 스님이 새벽안개가 자욱한 길에 쌀 배달을 가다가 사고가 나서 그만 한쪽 눈을 실명했어요. 같은 동네에 사시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쌀을 배달하다가 그렇게 되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그 스님 1년간 마음고생 하더니 어느 날 제게 '나 이제 안 울어.내겐 아직 눈 하나가 남아있고, 손도 발도 있잖아. 없어진 것보다 남아 있는 게 더 많아.' 이렇게 말하더군요. 정말 감동 먹었어요.이런 감동, 밥 먹듯이 먹었으면 좋겠군요. 남아있는 게 더 많은데도 늘 잃어버린 것만 생각하며 눈물 흘리는 우리에게 이 스님 말씀은 눈물이 쏙 들어가도록 합니다.' 물이 컵에 남아 있는 양을 보고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것과 같은 말처럼 '마음'이 문제였다. 잃은 것에 대한 아픔보다 남아 있는 것에 대한 감사가 오래도록 내 발길을 붙잡는다. 나 또한 여러번 사고로 병원신세를 지면서 깨닫게 된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삶은 '덤'이고 '감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요즘도 역시나 병원신세를 지고 있고 지난해에는 정말 위험한 순간까지 가기도 했지만 오늘 내가 숨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더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인지.요즘 많이 아파서 가까이 있는 식구들에게 투정을 많이 부렸다. 하지만 내 현재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런가하면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이 얼마나 사진에게 큰 해를 입히는지 말해준다. 분명 나 또한 지금까지 짧으면 짧은 생을 살면서 미워하고 증오하는 대상이 분명 있었다.그런 시간으로 인해 몹시도 내가 힘들었던 시간,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을 마음에서 놓아 버리면 정말 홀가분하다. 상대를 미워하며 가르키는 손가락 하나는 상대에게 가지만 나머지 손가락은 날 향해있다. 그것은 날 향한 화살처럼 더 많은 아픔으로 상처를 준다.하지만 미움이라는 것을 놓아 버리면 마음이 편해지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분명 상대 또한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역자사지' 상대가 되어 본다면 느낄 수 있는 마음을 내 자신만 생각하며 살다보니 나와 다르다는 인정하기 보다는 내가 다른 것을 인정해 달라고 하며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한다. '고통은 나의 스승 - 지금의 삶이 힘들수록 낯선 땅에 이방인으로 온 듯이 살아가 보십시오. 구절양장을 굽이쳐 지나듯 고통을 벗어나는 비결은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참을성 있게 여행자가 되어 관찰하는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 연습 -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것은 필요 없는 말입니다.그때 그 일을 경험함으로써 지금은 다른 방향을 볼 수 있는 기회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닌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 배신이나 미움이 제일 큰 화가 되는듯 한데 이 또한 백지 한 장 차이로 내려놓고 받아 들이게 된다면 상대가 아니라 자신이 편하게 살 수 있다.

 

살면서 무의미한 것을 얼마나 많이 좇으며 그리고 가지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은가.욕심을 내려 놓고 미움을 내려 놓고 감사하고 고통을 감내할 줄 알며 내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 들이며 산다면,'세상에 꽃이 필 때 -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보살펴주지 않아도 섭섭해하지도 않고 투정 부리지도 않고 저 자체로 아름답게 피었다가 소리 없이 지는 꽃들에게서 겸손과 침묵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됩니다.' 나보다 낮은 곳에서 피고 지는 꽃에게서 겸손과 침묵을 배우는 것처럼 삶 또한 그렇게 흘러가리라. 달팽이에게는 달팽이만의 시계가 있고 내겐 나만의 시계가 있는데 남의 것을 내것인양 가지려 한다면 헛된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남이 알아주기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족하는 삶이어야 한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비로소 보이는 것들'처럼 달려갈 때는 분명 내가 보고 싶어도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다.그것이 삶인듯 하다.하지만 멈추어서면 내가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무언가가 정말 많다는 알게 된다. 우보천리라고 했던가 빨리 달리거나 걷는다면 금방 지치게 될 것이지만 소의 걸음처럼 혹은 달팽이의 느린 걸음으로 걷는다면 지치기 보다는 그동안 느끼지 못한 것을 더 많이 느끼고 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나쳐 온 것들을 하나 하나 보여주듯 그동안 마음에 쌓인 찌꺼기를 모두 비질해서 쓸어 버린 후에 귀한 말씀으로 채워 넣어야 할 것처럼 참 좋다. 요즘 정말 마음이 힘들었는데 그런 마음을 놓아 버리게 한다. 그리고 감사하며 살게 한다. 모든 것이 감사며 고통없이 값진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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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저녁을 따뜻하게 달래줄 담백한 닭칼국수

 

 

오전에 병원에 다녀오던 길에 집앞 포00에 잠간 들러 계란을 하면서 반찬거리가 없어서

무얼 살까 하다가 닭한마리를 샀다. 반찬도 없고 담백한 국물이 생각나 '닭칼국수'나 해 먹어야지

하면서 계란 한 판과 닭 한마리를 사들고 왔더니 옆지기는 저녁에 회식이 있다고 하고

큰딸은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나가야 하는데 저녁은 먹고 들어올 듯한 상황이다. 이거 뭐야..

모처럼 내가 가족이 함께 먹으려고 닭칼국수를 하려고 했더니... 나 혼자라도 해 먹지뭐.

 

 

*준비물/ 닭 한마리,감자,편다시마,통마늘,다진마늘,칼국수,청양고추,양파,대파...

 

*시작/

1.닭은 소주,생강가루,후추,편다시마 등을 넣고 먼저 물을 넉넉하게 넣고 한소끔 익혀준다.

2.한소끔 닭이 익으면 감자,양파,대파,청양고추 등을 넣고 끓여준다.

3.먹기 직전에 칼국수를 넣고 부글부글 끓여준다.

 

*소스/ 간장+겨자를 넣은 간장소스를 해서 먹었다.지난번에는 고추가루+매실액+다진마늘을

넣은 달콤새콤한 소스를 했는데 간장소스를 해도 맛있다.

 

 

 

 

지난번에 닭칼국수를 해 먹고 '칼국수'가 한뭉치 남았는데 냉장고에서 너무 오래 되는 것 같아

한번 더 닭칼국수를 해먹어야지 했는데 오늘이 그날 이었고 오늘따라 식구들이 모두 저녁약속이

있다는 것.하지만 어쩌랴 닭은 이미 사왔고 칼국수는 더 놔두면 안될 듯 하고 오늘 저녁에

닭칼국수를 해서 나 혼자라도 먹어야지.그렇게 시작을 했다. 감자도 새로 사다 놓은 것이 없고

지난 여름에 엄마가 보내주신 쪼글탱이 감자만 있다.어쩔까. 큰딸에게 들어올 때 두어개 사오라고

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없을 듯 하여 쪼글탱이 감자 몇 개 까서 넣고 고구마도 하나 까보는데

작고 말라서 팔이 아픈 내가 껍질을 까기에 팔이 아프다.간신히 하나 까서 썩은 부분 발라 내고

그냥 넣었는데 요 감자와 고구마다 달고 맛있다.

 

닭을 먼저 한소끔 끍인 후에 감자와 칼국수를 넣고 막 끓이고 있는데 큰딸의 전화, '엄마 나 친구들과

피자 먹어서 저녁은 못 먹을것 같은데. 감가 사가야돼?' '엄마 지금 닭칼국수 끓이고 있고 감자도

집에 있는 것 그냥 넣었어.엄마 혼자 먹지 뭐.' 했더니 바로 집 앞이란다. 친구들과 헤어져 버스를

타고 집 앞에 와서 전화를 한 것이다. 식탁 차려서 먹으려고 하는데 녀석이 들어와 '엄마가 맛있는것

했으니 조금만 먹어야지.' 하며 식탁에 앉더니 맛있다며 자꾸 먹는다. 다이어트를 하는데 맛있는것

했다며 피자 먹어서 배가 부른데 자꾸 먹게 된다고 하는 녀석,그렇게 둘이서 맛있게 달칼국수를

먹었다. 간장에 겨자를 넣은 간장소스를 만들어서 칼국수와 닭고기를 찍어 멋었는데 맛있다.

국물이 담백하니 따뜻하고 참 맛있다.옆지기가 있었다면 맛있다며 잘 먹었을텐데.큰딸은 막내를

생각하며 막내가 꼭 요거 하면 없다고,녀석 잘 먹을텐데 하며 아쉬워한다. 한번 더 해서 먹으면 되지.

올 겨울은 왜 이리 담백한 닭칼국수가 자꾸 땡기지. 암튼 담백한 국물이 정말 좋다.겨울철 보양식으로

딱인 듯 하다. 올 겨울이 유난히 추워서인가.

 

20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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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다녀오는 길에 잠깐 들린 공원,하얀 눈의 세상

 

 

오늘은 11시에 진료예약이 있어 오전에 서둘러 아침을 먹고 병원에 갈 준비,그런데 몸이 먼저

반응을 하는지 그 고통이 몸으로 전해지며 가기 싫다고 말하는 것처럼 정말 싫다. 한동안은 치료를

더 받아야 할 듯 한데 정말 가기 싫어 시계만 쳐다보다가 걸어가는 시간을 빼고 맞춤해서 나갔다.

밤에 눈이 많이 내려 미끄러울까봐 두꺼운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챙겨 신고 나갔다. 길은 미끄럽기

보다는 밤사이 내린 눈이 습기가 많은지 질퍽질퍽,녹기 시작한 눈으로 질퍽한 느낌이 있고 여기저기서

녹은 눈이 '투둑 투둑' 떨어져 내려 나무 밑에는 잘 가야 할 듯 했다.

 

 

내가 치료 다니는 것은 '건염'과 '편두통' 젊은 사람들보다는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더 많다.

그런데 오늘은 젊은 사람들도 많다. 아침부터 샘은 바쁜지 왔다갔다,예약된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도통 내 차례가 돌아오지 않아 한참을 기다렸다. 이럴 때는 정말 도를 닦는 기분이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멍하니 앉아 기다려야 하는 시간. 어느 연세 지긋하신 어머니께서 젊은 사람에게 하는

말이 '병원엔 젊은 사람이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네 같이 늙은 것들이 쉬엄쉬엄 다니는 곳이여.'

하며 말씀 하시는데 나도 그럼 젊은 것에 포함된다는 말인가.

 

 

기다리는 시간,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게임을 하느라 여기저기 시끄러운 소리.

난 아직도 아날로그와 같아서리 그냥 멍하니 앉아 운동을 하듯 여기저기 앉아서 체조.

그렇게 한시간여 기다려 내 차례가 돌아오고 끔찍한 치료를 받았다.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동반하는

치료는 팔꿈치에서 어깨로 그리고 편두통 치료를 한다는데 싫다고 했다. 무섭기도 하고 여기저기

아프다는 것이 싫고. 명절 지나고 다음주로 미루고 건염치료도 다시 예약을 하고...

얼마의 시간인지 모르지만 고통은 그렇게 지나가고 아무렇지도 않게 겉옷을 입고 나오며 처음보다는

참을만한데 왜 자꾸 먼저 몸이 반응을 하는지.

 

 

어깨도 아프고 팔도 아프니 작은 가방에 지갑과 디카만 가져갔다. 디카는 안가지고 다니는데

오늘은 특별히 눈이 왔으니 기분을 내보려고 가져갔더니 오는 길에 도서관과 함께 있는 공원에

하얀 눈이 정말 이쁘게 쌓여 있다. 치료를 받고 꿀꿀하던 기분이 말끔히 시원한 공기와 설풍경으로

인해 모두 달아나버렸다. 눈이 내려서 좋은 것은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 새들도 좋은지 여기저기

나무로 땅으로 날아 다니며 지저귄다.

 

 

 

 

쇠도 인간도 자연도 담금질을 해야지 더 단단해 지는 것인지 동장군의 추위에 더욱 단단해진

나무들이 봄에 더 찬란하게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것인지 하얀 눈을 이불처럼 뒤집어 쓰고

있는 나무들이 포근해 보이면서 그 속에 봄이 담겨 있는 것처럼 춥다는 생각보다는 희망으로

보인다.

 

 

 

 

 

 

 

 

 

 

 

하얀 눈 위에 발자국이 얼마 있지 않다. 몇 사람 이곳에 올라오지 않았는데 그외 새나 동물의

발자국이 눈 위에 선명하게 찍혀 있다. 자신이 어느 곳을 향하는지 눈 위에 방향을 나타냈다는

것을 녀석은 알까? 뽀드득 뽀드득 눈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공원을 한바퀴 돌다보니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아픔도 잊게 되고 공원에서 보이는 우리집 뒷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봄을 준비하고 있는 녀석들을 본 것만으로도 오늘은 희망이다. 겨울 추위와 눈 속에

꽃몽오리를 달고 있는 목련, 목련은 분명 누구보다 화려하고 희망찬 봄으로 활짝 피어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을 담금질하는 목련에게는 추위가 아닌 희망의 기다림인지 모른다. 오늘 난 그것을

확인하려고 이곳에 들렀는지도 모른다. 분명 여기가 끝이 아닌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20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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