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핀 파꽃

 

 

 

 

 

대파꽃

 

더덕과 도라지

 

 

겨우내 실외기 베란다에서 잘 지내고

올 봄 파릇파릇 새순도 나오고 튼실하게 커 나가고 있는 대파,

친정엄마가 지난 겨울에 비료푸대에 담아서 주신 것이다.

집안에 두고 먹으면 비실비실이라 실외기베란다에 스티로폼 상자에 흙을 담아 놓았더니

정말 겨우내 잘 먹기도 했지만 봄에 이렇게 파란 대파를 보니 좋은데

이녀석 그동안 먹지 않고 그냥 두었더니 파꽃이 피었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파꽃도 정말 좋아한다.

파꽃에 노란나비가 앉아 있으면 얼마나 이쁜지..정말 그림이 따로 없다.

파꽃,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우주가 숨어 있는 것처럼 재밌다.

숑숑 솟은 대파 위에서 저렇게 동긍동글한 솜방망이와 같은 파꽃이 피고

그것이 다시 씨가 되어 새로운 대파로 태어난다는 것이 재밌다.

이중에 몇 개는 씨를 받아 놓았다가 계속 심어도 좋을 듯 하다.

날이 좋으니 대파꽃이 이뻐 마냥 바라본다.그 옆에 더덕과 도라지 화분에서는

더덕과 도라지가 얼마나 많이 컸는지..더덕은 벌써 베란다 난간을 타고 올라갔다.

 

20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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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 분갈이와 아마릴리스

 

 

 

 

 군자란새끼와 분갈이 해야할 군자란 화분...ㅜ

 

위 분갈이 해야할 군자란은 아마릴리스와 수상한 동거를 하고 있다..꽃대가 나오고 있다

 

 

전날 분갈이 하겠다고 낑낑대며 화단에서 꺼내 놓은 군자란 화분은

옆지기가 와서 겨우 화분에서 군자란을 빼 주었다.

그리고 어젠 산행을 다녀 오느라 분갈이를 못하고 있다가 늦은 시간 볼 일을 보고 들어오는

옆지기에게 분갈이 할 화분과 분갈이용토를 사다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하여 화분과 분갈이용토가 준비 되었기에 아침부터 일을 시작했다.

 

군자란이 한데 엉겨 있어 녀석들을 모두 갈라 놓는데는 정말 애를 많이 썼다.

모두 떼어내고 보니 무려 한 화분에서 13개나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작은 것까지 한다면 15개...

아구구~~ 어떻게 그 좁은 곳에서 15식구가 살았는지 모르겠다. 흥부네보다 더하다.

그러니 흙이 제대로 없으니 잎이 누렇게 변하고 있지..꽃도 크지 못하고 비실비실..

 

큰오빠가 준 깻묵과 분갈이용토 그리고 화분에서 꺼낸 흙과 모두를 섞어서 화분에 넣어 주면서

3개 혹은 4개씩 떼어낸 군자란을 넣고 분갈이를 하여 화분 3개에 겨우 심고

작은 새끼는 다른 큰 화분에 몇 개씩 넣어 주었더니 그나마 일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런데 그에 앞서 어제 두개 뽑아 온 앵초도 심고 제라늄도 옮겨 심었는데

아마릴리스와 동거를 하는 군자란 화분도 분갈이를 해야 한다는...ㅜ

 

녀석을 붙잡고 아무리 흔들어 보아도 화분에서 나올 생각을 안한다.

거기에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아마일리스가 두개나 이곳에서 자라고 있다.

창가에 있던 녀석이고 아마릴리스는 화단 내력벽에 올려 두고 키우고 있는데

그 먼거리를 씨앗이 날려 갔던 모양이다. 군자란 뿌리도 장난이 아닌데 그 사이에서

지금 아마릴리스가 꽃대를 힘겹게 올리고 있다. 분갈이가 절실히 필요한데 뽑혀 나오질 않는다.

이 또한 옆지기가 도와 주어야 할 듯 하다. 그리고 화분도 없다는...ㅜ

또 화분을 사와야 할 듯 하다.두개정도... 다른 화분도 분갈이를 해야 할 것이 두어개 더 있는데...

 

군자란 분갈이를 하느라 엉망이다.

 

 

 

 

아마릴리스는 어제 하루 다 폈다..활짝..

녀석 성질 급하기도 하지..내가 천천히 살펴 볼 틈도 주지 않고

날이 좋다고 성급하게 활짝 피고 말았다. 녀석이 피고 나니 군자란 분갈이를 하느라

지저분한 화단이 화사해졌다. 거기에 빨간 제라늄까지 활짝이라 열정적인 화단으로 보인다..

 

 

금잔화 새싹

 

 

거기에 며칠전에 뿌렸던 금잔화에서 새싹이 돋아 났다.

상추씨는 너무 오래 되어서 나지 않는 것인지 아직 소식이 없다.

남은 씨앗을 다시 뿌려 보아야 할 듯. 

금잔화씨는 그래도 모두 발아를 한 듯 한데 성장을 하는 것을 봐서 옮겨 심어 주어야 할 것 같다.

꽃이 핀다면 씨를 받아 두었다가 다시 심어봐야겠다.

이런것을 보고 우물에서 숭늉찾는다고 하나보다..벌써 꽃 생각을 하고 있으니..ㅋㅋ

 

 

 

오늘 이녀석 분갈이를 마쳤다면 한가했을텐데..

베란다 화단 정리도 하고 모두 치웠을텐데 그러지 못하고 늘어 놓았으니

마음이 자꾸만 베란다로 향한다.내일은 꼭 마쳐야 할 숙제다.

그리곤 남은 군자란들은 다음해나 더 있다 분갈이를 해야할 듯 하다.

분갈이를 해서 모두 놓을 공간이 없다.

지난 봄에 분갈이를 한 군자란은 모두 분양을 했다. 아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집에 가서

이쁨을 받고 클 생각을 하면 뿌듯하기도 하다.  

올해는 이제 그만... 은근히 분갈이가 노동이다. 허리가 무척 아프다.

오전내내 베란다에서 낑낑대며 했더니만 허리가 아프다.

그래도 내일은 모두 마쳐야 한다. 그래야 녀석들도 자리잡고 햇볕 좋을 때 성장을 하지..

 

20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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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가득 담긴 다래순나물과 나무두릅

 

 

 

 

 

 

 

 

 

*준비물/다래순,나무두릅,고추장,식초,단것,그외 양념류

 

*시작/

1.다래순과 나무두릅을 잘 다듬어 준다

2.끓는 물에 천일염을 넣고 다래순을 먼저 삶아 준 후에 두릅을 살짝 삶아 준다.

3.초고추장을 만들어 두릅 찍어 먹을 고추장을 만들어 준다.

4.다래순은 찬물에 헹구어 초고추장에 단것,들기름,통깨,다진마늘등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준다.

 

 

5월1일 근로자의 날, 옆지기와 함께 서운산 야생화 산행을 다녀왔다.

산행을 하면서 야생화도 보고 나물을 뜯을 수 있으면 뜯자고 했는데 우리가 아는 나물은 없다.

다래순도 몇 해 전인가 산행을 갔다가 어느 분에게 물어보고 알게 된 것인데

요맘때 아니 좀더 일찍 따서 나물을 해 먹으면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봄에 산행을 가면

다래순을 눈여겨 보기도 하는데 정말 발빠른 나물객들이 많아 우리 차례까지 오지 않는다.

이날도 눈먼 다래순이 조금 남아 있어 따왔다.삶아 놓으니 한 줌 맛볼 정도인데

산행후에 힘들었던지 난 다녀오자마자 누워 자고 말았다. 옆지기가 깨우는데도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가 늦은 시간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는데 옆지기가 막걸리 한 잔을 하고 있다.

두릅을 삶아서 먹으면 맛있을텐데..하면서 서운산에서 사온 '나무두릅'을 이야기 한다.

11시가 넘은 시간,얼른 남비에 물을 담아 다래순과 두릅을 삶았다.

두릅은 땅두릅과 나무두릅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땅두릅이 향이 더 강하다.

우린 그냥 나무두릅을 사 왔다. 오천원어치인데 삶아서 접시에 담으니 한접시...

그래도 먹을만 하다. 향도 괜찮고... 두릅을 하는 길에 다래순도 삶아서 무쳤다.

 

옆지기가 다래순이 맞지 않으면 이거 먹다가 죽으면 어쩌지..하여

나물을 다 무쳐서 먹고 죽는 시늉을 했다. '너무 맛있어서 먹다가 죽겠어..ㅋㅋ 이거 다래순 맞아?'

했더니만 웃는다. 삶은 나무두릅과 함께 다래순무침을 가져다 주었더니 막걸리 한 잔을 다 마시고

복분자를 가져온다. 우리 이렇게 늦은 시간에 이거 먹어도 되는거야..

하긴 점심을 안먹고 산을 타고 저녁으로 어죽을 먹고 들어온 것이 다이다.

오늘 에너지 소비는 무척 많았는데..난 괜찮은데 옆지기는 슬슬 배가 고팠나보다.

나물을 다 하여 가져가주니 먹다가, '밥 한술 이었야할듯 하네..' 하면서 밥을 퍼온다.

다래순나물을 넣고 비벼 주었더니 맛있다고 하여 나도 한숟갈...그러다 우리 일냈다.

한공기 다 먹고 또 한공기 밥을 퍼다가 또 비볐다.이번엔 그가 친정에서 가져온 머위나물무침까지

들고온다. 씀바귀와 마니리 머위나무을 넣고 무쳤더니 쌉싸름하면서도 쓴것이 맛있다.

둘은 그렇게 맛있게 맛있게 그리고 또 맛있게 먹었다. 먹고 또 먹고...

다래순나물에는 '밀나물'도 들어 있다. 요게 요게 참 맛있는 나물이다.고소하면서도 부드럽다.

작년에는 언니가 많이 뜯어다 주어 맛있게 먹었는데 올해는 우리가 한줌,정말 한줌 뜯었다.

이런것을 뜯을 때 나무에게는 정말 미안하다. 그래서 다 뜯지 않고 남겨 두고 온다.

다래순도 뜯다가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며 많이 남겨 놓고 왔는데 왜 자꾸만 눈에 아른거리는지..

그렇게 둘이서 밤 12시가 다 된 시간에 두릅에 다래순나물 머위나물을 맛있게 먹고 또 먹었다.

하루종일 소비한 에너지를 나물로 늦은 시간에 다 보충을 했다.

 

20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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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세상속 서운산 야생화 산행

 

봄구슬붕이

 

 

 

 

 청룡사 일주문

 

오늘은 5월1일,근로자의 날이다. 그런고로 근로자인 옆지기가 쉬는 날이다.

쉬는 날에 어디를 갈까 미리 이야기를 했는데 난 단연 '산행'을 가자하고 옆지기는 둘다 무릎이

아프니 산행보다는 그냥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하는게 좋을 듯 하다고 했지만

난 기필코 무슨 일이 있어도 산행을 해야 한다고,야생화도 보고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취하러 가자고 했다. 봄이라 나물도 많이 나니 산행 후에 나물과 도토리묵가루를 사오려고 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옆지기가 핸펀을 스마트폰으로 다시 했는데 오전에 배송이란다.

그걸 받고 가겠다는 옆지기,기다리기엔 너무 늦다고 그냥 가자고 하면서도 어찌하다보니

늦어져서 산은 오르는 곳까지만 갔다가 오기도 했다.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늦은 출발에 평일이라 사람들이 적을줄 알았는데 근로자의 날이라 단체산행객들이 많다.

일찍 와서 하산을 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오르는 사람들도 많고 도시락을 싸와서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계곡에서 이른 점심을 먹는 사람들도 있고...

우린 야생화 구경하며 푸르른 봄을 구경하며 천천히 올랐다.

 

 

멍석딸기(줄딸기)와 애기똥풀

 

 

애기나리와 양지꽃

 

 

제비꽃과 졸방제비꽃

 

 

 

 

봄구슬붕이

 

 

삿갓나물

 

 

쇠별꽃(개별꽃)과 선밀나물

 

 

각시붓꽃과 금붓꽃

 

 

괭이눈과 참꽃마리

 

 

미나리냉이와 족도리풀꽃

 

 

바위에서 잘 자라는 말발도리와 병꽃

 

 

벌깨덩굴과 현호색

 

 

풀솜대와 앵초

 

 

 우산나물과 으름꽃

 

조팝나무

 

 

지금은 한창 야생화가 피는 계절이다. 정말 눈에 어릿어릿하는 야행화들의 그 고은 자태,

그렇게 생각을 하며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와 초록빛 아니 연두빛 나무잎에 취해 올라고 있다보니

그야말로 지천에 꽃들이다. 남산제비꽃은 지고 잎만 남아 있고 병꽃도 많이 피었고

다른 나무들을 의지하여 올라가는 '으름나무'에도 꽃송이가 몽글몽글, 터진 것들도 눈에 보인다.

 

무엇이 피어 있을까 하고 지나치다 '봄구슬붕이'를 만났다. 뒷산에서도 찾아 보았지만

올해는 만나지 못했던 작은 보라색 꽃인데 있다. '와우~~' 큰소리를 지르며 무슨 보물이라도

찾은 듯 얼른 달려 들어 사진을 찍는데 옆지기도 가만히 들여다 보더니 이쁘다고 한다.

정말 이런 꽃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아니 찾을수가 없다.

그냥 길만 따라 걷어가면 이런 보물과 같은 존재들을 찾을수도 만날수도 없는 것이다.

 

봄구슬붕이를 만나고 나니 기분이 정말 좋다. 그러다 몇 걸음 옮기다가 '각시붓꽃'을 발견했다.

'와우..각시붓꽃이다.. 이건 정말 횡재나 마찬가지야..' 하고는 또 녀석에게 취해 찍고 있는데

옆지기도 옆에서 감상을 한다. 산에오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었던 봄꽃들...

길에는 노란 애기똥풀이 지천이고 멍석딸기도 정말 많이 피었다. 줄줄이 핀 꽃에 벌과 나비가

날아 든다.노란 나비를 꽃과 잡으려 하면 날아가고 또 날아가고... 그러다 지쳐 그냥 갔다.

 

봄비가 내리고나서일까 산의 푸르름은 정말 진하다. 산에 오지 않았을 때는 몰랐는데

정말 여름으로 달려가고 있는 듯 하다. 거기에 계곡 물소리는 얼마나 좋은지.. 산행후에

탁족을 하려고 수건도 가져왔다.오늘은 아침을 늦게 먹고 와서 먹을 것을 챙기지 않았다.

물만 둘이서 챙기고 산행 후에 그냥 추어탕을 사먹기로 했다.산행도 얼마나 할지 모르고...

 

 

 

 

 

 

 

 

 

 

 서어나무와 산진달래

 

 

옆지기와 이런 산행을 정말 얼마만에 하는 것인지..이곳 또한 너무 오래간만에 오기도 했지만

오늘은 그동안 오르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올라가기로 했다. 이 길 또한 몇 번 올랐던 기억이 있는데

힘들다.그래도 야생화가 더 많은 듯 하니 이 길로 올라가기로 한다.

 

바람소리 새소리를 벗하며 오르다보니 땀이 줄줄,숲속 작은 옹달샘에서 시원한 물을 한바가지

떠서 옆지기와 나누어 마시고 야생화도 두루두루 구경을 하고 사진에 담고..

남들은 오르고 내리는게 목적이라면 우린 나무와 새와 야생화를 속속들이 구경하며 오르는게

목적이라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산의 초입에서 말을 걸던 아저씨는 우리가 정상

근처에 겨우 다다랐을 때 정상을 둘러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무렴 어때..

남보다 더 많은 구경을 하는데..

 

이 길은 한나무가 연리지가 된 희한한 나무도 있고 길이 흙길이라 미끄럽기도 하고

생각보다 야생화를 많이 봐서 일까 힘은 들었지만 기분좋게 올랐다. 힘든 길일수록 옆지기와

더 많이 손을 잡아 주기도 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참 좋다.

이 길을 오르며 힘들었던 지난 이야기들을 하며 야생화도 찾고 연두빛 세상도 구경하고

시원한 바람도 잠시 멈추어 서서 몸에 감기게 해 보기도 하고..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굴참나무의

표피도 만져 보기도 하면서 느긋하게 올랐다.

우리의 오늘 목표는 정상이 아니었는데 어쩔 수 없이 정상으로 향하고 있었다.

 

 

 

 

 

 

 

 

 

 

 

 

 

힘들어도 이 길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

인생 또한 이와 마찬가기라는 것을 알기에 힘들 때 서로의 손을 잡아줄수 있다는 것이

아니 오늘 이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하면서 힘들어도 힘들어도 오른다.

겨우 547m에 헉헉 거리다니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산 앞에서는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아니 자연 앞에서는 자만하지 말고 늘 나 자신을 낮추고 진정한 자신을 볼줄 알아야 한다.

힘들면 잠시 나무에 기대어 서서 쉬었다 가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헉허거리며 오르다 보니 헬기장을 지나서 정상이다.

사람들의 생기 있는 목소리가 들려 오는 것을 보니 정상이 가깝다. 없는 힘도 난다.

 

늦은 아침으로 인해 점심도 거르고 나 때문에 천천히 올라서 밥 때도 지났고

정상에서 옥수수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내려 가기로 했다.

어쩌면 그 맛에 산에 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오늘이 평일이라 막걸리 파는 사람이 있을까

햇는데 있다. 발걸음에 힘이 들어간다. 정상에서 평택이며 멀리 보이는 곳까지 구경을 하고는

옥수수 막걸리에 안주로는 마늘쫑에 멸치로 입맛을 돋우고는 정상에서 다시 은적암길로

하산하기로 했다. 인생길도 그렇지만 산행길도 하산길은 무척 쉽고 금방 내려올 수 있지만

오르는 것은 힘들다.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금방 숨이 넘어갈 듯 해도 오르다보면

희열을 느낄 수 있고 보람이 있는 산행,하지만 둘다 무릎이 아프다는 이유로 참 멀리 했다.

난 뒷산을 몇 번 오르긴 했지만 정말 멀리하며 살았는데 간만에 온 산행은 정말 좋다.

야생화도 많이 만나고 정상에서 옥수수 막걸리도 마셨으니 말이다. 이젠 그 기운으로 하산이다.

 

 

 

 

 

 

 

 

헬기장에서 내려다 보는 청룡저수지는 정말 청룡 한마리 날아 오를 것처럼 초록빛이다.

산도 저수지 물도 완전히 푸른빛이다. 산의 골마다 푸른빛이 다르고 그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그렇게 내려다 보고 있었다. 저 밑까지 한달음에 갈 수 있는 시설이 있다면...

 

 

 

 

 

 

 

 

 

 

 

 

 

 

 

 

 

 

긴 시간동안 힘들었지만 도돌이표처럼 처음으로 되돌아 오는 그 끝지점에서 탁족을 했다.

하루종일 고생한 발을 양말을 벗고 계곡물에 담그는 찰나,정말 차가운 물 때문에

땀이 쏘옥 들어가고 피로가 한번에 싹 가신 듯 말끔해졌다. 계곡물이 정말 차가웠다.

옆지기와 난 발을 제대로 담그지도 못하고 세수와 발에 살짝 살짝 물을 묻히는 정도로,

살짝 담갔다가 빼는 정도로만 탁족을 했는데 후끈후끈하던 열기도 가라앉고 정말 좋았다.

 

산에 와서 다람쥐를 보지 못하면 그날은 기분이 좋지 않은데 오늘은 다람쥐를 세마리나 보았다.

산에서 한마리 청룡사 절에서 한마리 절 밖에서 한마리.. 정말 귀여운 녀석들이다.

그리고 각시붓꽃만 보나 했는데 하산 길에 '금붓꽃'도 보아서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 했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다래순을 조금 땄다. 한줌 맛만 보려고 딴 다래순,

다른 분들은 봉지봉지 나물을 많이 뜯었는지 넘쳐나서 지나는 분들마다 물어서 잘 가르쳐주지 않는다.

우린 나물에 대하여 잘 모르고 괜히 모르고 먹어서 고생 하느니 그냥 야생화 구경이나

실컷 하자고 하면서 꽃향기 바람소리 새소리 그리고 봄의 그 시간속에서 훔뻑 물들어 있었던

그 시간이 좋아서 힘든 것도 잊고 하루종일 산을 헤매인 듯 하다.

 

남들은 두어시간이면 족할 산을 네시간여에 걸쳐서 구경을 하고 산행을 했다.

오늘은 정말 오래간만에 야생화 구경이라 찬찬히 들러봤다. 정말 배부른 봄의 시간을 누린 듯 하다.

옆지기는 옆에서 때를 놓쳐 배가 고프다고,나하고는 산행하지 말아야 한다며 투덜투덜..

그래도 왜 난 배가 부른지... '철마다 한번씩은 꼭 와야해..아무리 다리가 아파도..' 했더니만

그가 이젠 한달에 한번은 오자고 한다. 이렇게 쉬엄쉬엄 다니면 되지 욕심 부리지 않고..

인생 또한 욕심 부려서 될 일이 없다. 산행 또한 마찬가지다. 내 몸에 맞게 그렇게 천천히

오르고 내리고 그리고 자연과 함께 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몇 시간에 올라갔다 내려왔다가

중한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담고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느끼고 왔는지가 중한 것이다.

힘들어도 정말 행복한 시간들,빛 바래지 않고 담겨 있을 봄의 풋풋한 초록이 정말 좋다.

 

하산 하고는 청룡사 절을 한바퀴 돌았다. 대웅전은 지금 보수공사 중인데

대웅전 앞의 계단이 대웅전과는 맡지 않게 바뀌어 있고 대웅전과 그외 주변도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절 주변이 많이 변했다. 그런 것이 싫은데..너무 세속의 때를 타고 있는 듯 하여

그런것이 싫었는데 청룡사는 그런 것이 덜하다 느꼈는데 그게 아닌가보다.

여러모로 변모하려고 하는 그 움직임이 싫어 한바퀴 돌고는 휑하니 나와 절 입구 마을 할머니들이

벌인 난장에서 도토리묵가루와 나무두릅을 샀다. 그리고 오는 길에 어죽을 먹고 들어왔다.

탁족을 해서인지 피곤함은 가셨지만 오래간만에 산행이라 몸이 힘들다.

그래도 갖가지 야생화들과 함께 하여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20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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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편지
김용규 지음 / 그책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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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살던 사람이 시골에 가서 사는게 쉬울까 시골에서 살던 사람이 서울에 가서 사는것이 적응력이 더 나을까?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난 시골에서 살던 사람이 서울에서의 적응력이 더 뛰어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요즘은 귀농도 많이 한다.시골에 대부분 노년층만 있고 젊은 사람들이 없어서 그야말로 시골 일을 할 사람들이 없다. 우리집 또한 시골에는 친정엄마만 계시기에 일철에는 도시에서 살던 오빠들이 가서 일 때에만 가서 도와 드리거나 일을 하고 온다. 그래도 일손을 늘 부족하여 노는 땅도 있고 다 거두지 못하는 농작물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로망은 전원생활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현실에서 실행하기엔 정말 많은 제약을 받는다.도시생활에 적응하여 살아왔던 사람들이 시골에서 살기란 한마디로 모든 것이 불편하고 쉽게 생각한 농사가 생각보다 힘드니 몇 년 귀농에 다시 도시로 가는 사람들도 발생을 한다.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란 결코 만만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

 

저자는 도시 생활을 접고 괴산의 여우숲 더에서 자연과 더불어 삶을 실행하고 있는 숲 해설가이면서 혼자서 사는게 아니라 이웃과 그리고 모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모로 실행하고 있는 삶이 왜이리 따뜻하고 자꾸만 그 속으로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지 모르겠다. 나 또한 그런 삶을 꿈꾸고 있지만 그것을 현실에 접목하기란 쉽지 않다. 그가 여우숲에서 산과 바다 바람소리와 함께 하면서 사는 이야기를 쓴 편지는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사람 또한 자연의 일부분이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것은 어쩌면 기디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해보았나요? 콩나물시루를 곁에 두고 물을 주어 콩나물의 성장과 헌신을 지켜본 적이 있는지요. 자연을 그대 곁에 두고 가슴으로 끌어와 자신을 바라본 적은 있는지요. 이미 올 전부터 인류의 스승인 자연에게 그대 삶을 물어본 적은 있나요. 당신은 그렇게 해보았나요?' 갑자기 이 대목을 읽으면서,아 내가 콩나물을 키워 먹는 단순하면서 맛있는 진리를 잊고 산 것이 정말 오래 되었구나.내일 당장 검은콩 한줌 불려서 우유팩에라도 콩나물을 키워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봤다. 식물을 키우고 아파트 뒤산을 오르는 것을 좋아하고 계절마다 아니 자연이 변화하고 작은 움직임 하나 담아내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지만 늘 마음안에서 뿐이지 실천하는 것은 몇 번 되지 않지만 뒷산이라도 오른 날에는 세상을 다 가진것처럼 행복하다. 작은 풀꽃 하나 가슴에 담고 바람 한 줌 가슴에 담고 새소리 하나 더 들었다 뿐일지라도 얼마나 마음은 행복으로 충만한지. 하지만 삶은 나뭇잎 하나 움직이는 작은 행복보다 더 큰 물질적 행복을 추구하기에 늘 뒤로 미루고 바라보기만 한다.

 

숲에서는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만 보아도 좋다. 맑은 새소리 어느 가지에서 지저귀는지 몰라도 고요한 공간에 수를 놓듯 잠시 잠깐 노래해 주어도 정말 좋다. 자연에서 느끼는 행복은 돈으로 그 값어치를 정말 큰데 우린 자꾸 자연에 스며들기 보다는 자연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러다 지치고 힘들고 병약해지만 자연을 찾는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 부족해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아니 자신 뿐만이 아니라 그 누군가가 와서 잠시 쉬어간다고 해도 반겨 맞으려는 이처럼 자자산방까지 만들어 놓았다 한다. 점점 자연을 닮아가는 것일까. 그와 함께 사는 산과 바다 바람소리마져 자연과 함께 하는 방법에 길들여지고 자연속에서 사는 삶을 터득한 듯 하다.

 

'세상에는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 제 길을 걷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넘어져보는 경험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리얼리티 입니다. 그런 인생이야말로 진정 살아 있는 삶입니다.' 사람들은 높은 곳에 있다가 바닥에 떨어지려는 그 순간에 발버둥친다. 그냥 바닥을 짚으면 덜 힘들텐데 바닥을 짚지 않기 위하여 버둥버둥 하다가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완전히 바닥을 짚는다면 그 바닥을 짚고 일어서는게 더 쉬울지 모른다. 넘어지는 것 또한 그러니. 숲에서의 삶은 '자아성찰'을 할 수 있는,진정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거울과 같은 삶이다. 뿌린 대로 거두는 자연에서의 삶에서 더이상 무엇을 두려워 할 것인가. 그는 나무들에게서도 삶의 지혜를 배운다.그리고 숲의 바깥에 있는 우리에게 그가 마주한 지혜를 들려준다. 더 튼튼한 뿌리를 내리기 위하여는 필요 없는 부분의 가지를 칠 줄 알아야 한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자만이 봄에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늘 겨울만 있는 나무란 없다.사람도 마찬가지다. 지금 그대는 어느 계절에 있는가.봄이 지났다고 혹은 여름이 지났다고 혹은 겨울속에 잠겨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무성한 여름이 올 것이다.겨울을 준비하기 위하여 나무가 잎을 떨구듯 우리 삶 또한 그런 지혜를 가져야 한다. 늘 자신의 주머니만 채우며 살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내 주머니가 가득 찬 상태에서는 보이지 않는 삶의 철학들이 밑그림처럼 그려져 있다.

 

'자연에는 겨울이라는 시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여서 우리 삶에도 종종 겨울이라는 시간이 찾아 들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겨울이 찾아온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겨울을 맞았는데도 자신의 삶에 꽃이 피어나기를 바랍니다.고통이 거기에 있어요.겨울을 맞아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고, 겨울이 온 것을 알지 못한 채 지나온 봄날처럼 여전히 꽃피기를 바라는데 우리의 불행이 있습니다.'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듯해진다. 숲에서 바람소리 새소리 자연의 소리와 함께 삶의 지혜까지 모두 담아서 쓴 편지로 마음안에 파릇파릇 희망의 새싹이 돋아나게 해 주는 듯 하다. 나도 언젠가는 자연속에서 욕심 없는 삶을 살고 싶다. 텃밭을 일구며 나무도 심고 꽃도 심고 그렇게 가꾼만큼 거두며 적당한 땀을 흘려가며 손톱밑에 흙이 시커멓게 껴도 부끄럽지 않은 손으로 살고 싶다. 하지만 그 삶이 더 힘든 삶이란 것을 부모님의 삶을 봐서도 알고 현재 삶을 버리고 그 삶에 안주하기란 현실적으로 언제 이루러질지 모르는 '꿈'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모두를 가져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여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숲에서 벗어나 살고 있는 내 삶은 지금 어느 계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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