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탄생부터 죽음까지 이어지는 정말 짧고도 강한 '제이' 삶 속에서 그가 들려주려 했던 것은 무엇일까? 십대 엄마의 몸에서 그것도 대형마트의 화장실에서 태어나야 했던 운명,죽음에 이르기 전에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엄마가 바뀐,아니 그는 엄마를 찾아보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소설 속에서 제이의 엄마는 그를 찾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를 낳았다는 그 자체로,그가 울음을 터뜨리며 살았다는 증거의 소리를 내 지르는 것만으로도 공포에 떨며 그녀 또한 아기와 함께 소리를 지르던 엄마,엄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혼자살면서 작은 토스트가게를 하던 여자의 손에 의해 그리고 손맛이 좋은 그녀가 룸살롱의 주방에서 음식을 하면서 그는 어린시절 생의 무대가 보지 말아야 할 것들을 미리 학습하듯 너무 일찍 조숙해지는 그런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양엄마가 그가 세들어 살던 집에 또 한명의 '나' 라고 불리는 동규는 스스로 말을 잃어버리듯 입을 닫아 버린 아이였지만 그에게 전부는 제이이듯 둘은 서로의 말과 마음을 읽어가며 그렇게 자랐고 동규가 말을 찾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제이가 하는 말이 자신의 말처럼 여기게 되었지만 나 역시나 그리 좋은 환경이 아닌, 아버지와 엄마의 이혼과 아버지의 재혼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부모들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 그야말로 흔들리는 가정이었기에 양엄마가 떠난 재개발의 빈집에서 혹은 거리에서 홀로 살아가는 제이의 삶을 은근히 동경하듯 하던 나,급기야 제이의 삶처럼 물들어 가는 십대, 집을 나와 거리에서 생활을 하게 되면 그들 스스로 어른이 된 것처럼 무언가 어른의 행세하도 하며 살게 되고 싶은 것처럼 어른의 하는 모든 것들을 따라하듯 방탕하고 문란한,그야말로 난장과 같은 원조교제및 섹스 그리고 술과 폭주족이 되어 살아가는 어른도 아니면서 어른처럼 되고자하는 어린아이나 마찬가지인 그들의 삶을 제의 삶을 통해 조명해 보고 있다.

 

가정이 무너지면 그만큼 비행 청소년이 더 많이 생겨나는 듯 하다. 동규도 제이도 목란도 그렇고 다른 소년과 소녀들의 가정을 들여다보면 온전한 가정이 없다. 어른들의 삶이 무너지고 그 밑에서 함께 사는 청소년들의 삶이 자연히 무너져 내린다.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인데 그들이 보고 배우고 자라야 하는 환경이 그야말로 '시궁창' 같다. 그런 속에서 그들이 배울 수 있는 '미래'라는 것은 존재할까. 결코 화장실에서 태어났다고 그런 거리의 노숙자와 같은 삶을 살게 되리라고,그런 삶이 운명처럼 정해졌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양엄마가 술만 마시면 해주던 자신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누군가의 소리를 듣듯 자신의 과거의 소리를 듣기도 하고 점점 거리를 누비며 살아가는 도둑고양이처럼 주위를 살피고 관찰하며 남보다 뛰어난 '무언가 소리'에 저 집중하는 그런 능력을 가지게 된다.

 

십대란 한참 자신이 '포장'되는 것을 좋아한다. 비록 자신의 뿌리는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남의 둥지에 탁란을 하는 뻐꾸기보다 못한 그런 비루한 과거를 가지게 되었지만 이제부터 하나 하나 자신이 만들고 정복하고 쓰레기 같은 삶을 정리해 나가 우두머리가 된다면,아니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만다' 라는 말처럼 자신에게는 그런 삶과 길이 예견되어 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 믿게 된다.십대들의 방탕과 난장과 같은 삶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 그 또한 그런 삶에 물들어 빠져 나올 수 없는, 그 세계에서 중심이 되어 가는 '제이' 의 삶. 스스로 택한 대장이 아니었지만 어쩌면 자신의 탄생부터 자신의 현재의 모습은 미리 길이 놓여져 있던 것 같다. '요요를 가지고 노는 것하고 비슷해.길이 스쿠터의 영혼 안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는 거야. 우리는 길 '위'를 달리는 게 아니라 길을 감아들였다 다시 놓아주는 거라고 할 수 있어. 길은 우리 밖이 아니라 내부에 있어.' '뛰지마.네가 이 우주의 중심이야.'

 

제이는 어쩌면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생을 마감한 그런 아이지만 그의 삶은 짧으면서도 모두에게 강한 흔적을 남겨 놓고 갔다. 나라는 시선에서 바라 본 '제이' 라는 인물과 진샘이 바라 본 그리고 목란이 보고 박경위가 본 제이의 삶, 그 십대의 소리를 저자는 들려주려고 노력한 듯 보인다. 그들이 왜 거리로 나가야만 했는지,그들이 왜 어른행세를 하며 어른의 어두운 삶 일부분을 따라하며 그들이 폭주족이 되어야만 하는지에 대하여 묻고 있는 듯 하다. 그들을 길 위로 집 밖으로 내 몬것은 어쩌면 모두가 '어른'들의 탓일지 모른다. 가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한 생명의 탄생부터 소중하게 지켰어야 하는데 생명의 소중함은 커녕 자신의 유희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의 세상을 꼬집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제이가 늘 듣던 소리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누구의 소리를 들어가며 행동하고 생활하고 그리고 죽어간 것일까? 그를 태어나게 한 것도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도 모두 '우리'의 책임이다. 좀더 그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데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내버려 둔다. 튜닝된 오토바이로 밤거리를 누비는 폭주족들,그들은 아이들과 같다고 어리다고 표현했다. 그들의 속은 '악' 이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성선설을 바탕으로 하듯 그들의 본바탕은 선하고 어리다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어둠의 세계로 빠져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어쩌면 제이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겐 아직 '김영하'라는 작가는 낯설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라는 작품에서도 낯설었지만 이번 작품도 낯설다,좀더 작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듯 하여 다른 작품들을 섭렵해 봐야겠다. 그리고 좀더 십대들에게 따듯한 시선을 가져야겠다는,사춘기 울집 딸들부터 따듯한 시선으로 따듯한 마음으로 안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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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3월 독서목록(19권)

 

31. 소셜마케터 미사키/ 이케다 노리위키/ 위즈덤하우스 / (3.2)

32. 융합인재,우리는 함께 간다/ 김영록/ 티핑포인트/ (3.3)

33. 블레이드 1/ 팀 보울러/ 놀(다산북스)/ (3.9)

34. 왕을 만든 여자 1/ 신봉승/ 다산책방/ (3.7)

35. 채홍/ 김별아/ 해냄/ (3.5)

36.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박 에스더/ 쌤앤파커스/ (3.10)

37. 연애소설 읽는 노인/ 루이스 세폴베다/ 열린책들/ (3.10)

38. 주홍색 연구/ 코난 도일/ 펭귄클래식/ (3.11)

39. 전원 교향악/ 앙드레 지드/ 펭귄클래식/ (3.14)

40. 열세번째 아이/ 이은용/ 문학동네/ (3.14)

41. 템페스트/ 줄리 크로스/ 폴라북스/ (3.15)

42. 청춘아,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김해영/ 서울문화사/ (3.18)

43.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문학동네/ (3.21)

44.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김소인/ 비룡소/ (3.21)

45. 바다에는 악어가 살지/ 패비오 제다/ 마시멜로/ (3.22)

46. 고독의 권유/ 장석주/ 다산책방/ (3.22)

47. 스타터스/ 리사 프라이스/ 황금가지/ (3.24)

48. 중년수업/ 가와기타 요시노리/ 위즈덤하우스/ (3.29)

49.원더보이/ 김연수/ 문학동네/ (3.31)

 

 

* 한달에 고전을 두세권은 읽어야겠다..

펭클과 열린책들을 이달에는 읽었다.

그리고 추리소설도 마찬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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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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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수업- 나이에 지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사는 법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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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권유- 시골에서 예술가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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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2월 독서목록(15권)

 

16. 순례자의 시간/ 김지환/ 고즈원/ (2.1)

17. 졸업/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2.4)

18. 가시고백/ 김려령/ 비룡소 / (2.7)

19. 인카세론/ 캐서린 피셔/ 북폴리오/ (2.8)

20. 프랙티컬 지니어스/ 지나 A루단/ 와이즈베리/ (2.10)

21. 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랜덤하우스/ (2.11)

22. 미실/ 김별아/ 문이당/ (2.13)

23. 방주로 오세요/ 구병모/ 문학과지성사 / (2.15)

24. 바람을 뿌리는 자/ 넬레 노이하우스/ 북로드/ (2.17)

25. 16인의 반란자들/ 사비 아옌/ 스테이지팩토리/ (2.19)

26. 조선의 탐식가들/ 김정호/ 띠비/ (2.21)

27.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 문학동네/ (2.21)

28.첩자가 된 아이/ 김남중/ 푸른숲주니어/ (2.24)

29. 우리들의 시대에/ 헤밍웨이/ 시공사/ (2.25)

30. 잊혀진 질문/ 차동엽/ 명진출판/ (2.29)

 

*미실은 미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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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 절망의 한복판에서 부르는 차동엽 신부의 생의 찬가
차동엽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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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시대에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성곤 옮김 / 시공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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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자가 된 아이
김남중 지음, 김주경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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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무선)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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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갈이열무물김치말이라면

 

 

 

 

라면사리를 삶아서 찬물에 한번 헹구어준다.

 

 

 

 

*준비물/ 라면 한개,얼갈이열무물김치

 

*시작/

1.라면은 스프를 빼고 면사리만 부서뜨리지 말고 통으로 그냥 넣어 삶아준다.

2.삶은 면은 찬물에 한번 헹구어 낸다.그래야 쫄깃 쫄깃

3.얼갈이열무물김치가 있으면 그 김치를 위에 올려만 주면 끝..

 

 

지난 주말에 담은 얼갈이열무물김치가 정말 맛있게 익었다.

국수를 말아 먹으려고 했는데 국수가 떨어졌다. 날이 갑자기 추워지니 마트에 가기도 그렇고

얼른 맛을 보고 싶어서 국수와 라면사리를 넣고 잘 삶아서 비빔국수를 하기에

오늘은 라면사리만 삶아서 이용을 했다.

 

라면사리는 부서뜨리지 말고 끓는 물에 '퐁당' 넣어서 통째로 삶아 준다.그리곤 찬물에 샤샤샥~

한번 헹구어내야 쫄깃쫄깃한 면발을 얻을 수 있다.그리곤 그 위에 잘 익은 얼갈이열무물김치를

입맛에 맞게 올려 준 후에 통깨를 스스슥~~ 뿌려 주고는 맛있게 먹는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정말 개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라면 한 개의 양이라 양도 적당하고

알맞게 익은 김치라 정말 맛있다. 따로 간을 하지도 적당하고 김치도 알맞게 익었으니 맛있다.

정말 맛있고 간편하게 해 먹었다. 이른 저녁으로 얼른 먹었는데 몇 번은 더 해 먹을 듯 하다.

봄비가 내리고 날이 쌀쌀하니 잔치국수를 하여 살짝 물김치를 올려 먹어도 맛있을 듯 하다.

 

20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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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겨울사이일까,봄비

 

 

 

 

 

 

 

 

봄에서 다시 겨울로 돌아간 것일까... 봄비가  장난이 아닌데 바람 또한 거세고 거칠다.

춥다. 며칠 햇살이 좋아 베란다 초록이들을 보는 재미로 놀았는데

오늘은 모든것이 춥게 느껴져 베란다 중문을 열지도 않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아침에 한바퀴 베란다에 들어가 보았더니 봄비가 내려도 울집 화단에 꽃들은 여전하다.

밖의 날씨와는 상관없이 피고 지고 피고 지고...

 

날씨가 하 수상하니 외출할까 하던 마음이 사그라지고 말았다.

아침부터 친구들의 심란한 문자에 한마디로 딱 잘라 거절을 하고

스산한 날씨 속에 가만히 숨 듯 조용히 묻혀 버린다.

창문을 흔들어대는 바람 소리가 내 마음을 휘갈켜 놓는 것처럼 스산하기만 하다.

어젯밤 큰딸은 학원에 놓고 사용하라고 준 접는 새 우산이 펴지지도 않고 접어지지도 않는다며

그래서 엄마 덕에 비를 쫄딱 맞았다며 문자..분명 한번 사용한 새 우산이건만

녀석의 손에 가면 뭔 조화속으로 고장이 잘 나는지...

수동을 자동으로 알고 편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위쪽은 비가 많이 왔나본데

오늘은 어떤 우산을 쓰고 갔으려는지.. 걱정 걱정...

 

비가 내려도 울집 은행나무의 은행잎은 초록의 작은 잎들을 삐죽삐죽 잘도 내밀고 있다.

창가에서 그것도 햇살이 제일 좋은 가운데 부분에 있어서인지

내가 감지하기도 전에 벌써 무척이나 잎이 커졌다. 안방 베란다에는 아직 잎눈도 나오지 않았는데.

녀석 비가 배려도 창가에서 꿋꿋하게 봄을 맞이하고 잇다.

나도 오늘은 녀석처럼 꿋꿋하게 하루를 맞아야 할텐데 왜 이리 움츠러드는지.

난간을 타고 내리는 빗물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보니 비가 아니라 눈이다.

눈이 내리고 있다. 장난이 아니다 정말.... 겨울이 다시 온 것일까...

사월에 내리는 봄눈이다. 희한한 날씨 속에 내 마음도 오락가락이다.

 

20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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