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탐식가들
김정호 지음 / 따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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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눈여겨 보는 짧막한 프로중에 EBS의 '천년의 밥상' 이 있다. 이 방송을 보다보면 단지 음식이 음식이 아닌 '우리의 역사와 삶'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음식속에 깃들어 있는 우리의 질곡의 역사와 고난했던 삶이 그대로 담겨 있어 하나의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전통을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 이유로 방송에서 나온 음식을 현실에서 접하게 되면 그야말로 음식이라기 보다는 그 음식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를 보게 되니 함부로 탐하기가 어렵다.

 

현대사회는 대량생산에 넘쳐나는 사회이기 때문에 배를 채운다는 기본적인 의미보다는 '건강' 이나 '맛'을 추구하는 음식에 한가지 아니 몇가지 의미를 더 부여하여 그야말로 '맛탐험'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느 식당 어디를 가도 '맛집' 이라는 간판 하나 걸리지 않은 집이 없을 정도로 어디에 나왔다가 중요한 홍보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맛집을 알리는 한 방편으로는 '블로거'들의 숨은 노력 또한 담겨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득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것이 잘못 이용되면 돌리어 화가 되어 돌아오는 세상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어느 식당은 '사진절대금지' 라는 곳도 있다. 현대사회의 인심이란 단번에 아군이 적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가끔 이런 맛집을 찾기도 하는데 그런 맛집 보다는 내게 맞는 음식과 그외 여러 이유를 따져 맛집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 남들 입맛이 내 입맛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선의 탐식가와 미식가들'은 어떠했을까? 아니 정말 탐식가와 미식가가 있었을까? 굶주림도 심했고 한편으로는 사대부들은 먹거리가 넘쳐나게 흥청망청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책 속의 내용처럼 반상에도 3첩 5첩등 그 겪을 두어 제한하였다는 것은 그만큼의 음식사치를 못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그렇게까지 할 정도로 식재료가 풍부했을까, 지금과는 너무도 다르게 식재료가 풍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식가로 자처한 '혀균'은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남겼기에 그가 탐식가임이 밝혀진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숭불사회에서 숭유억불사회가 되면서 살생이 밥상에 끼친 영향에서 다른 것 보다 '소고기' 대한 것이 심했던 듯 하다. 왜 안그렇겠는가. 땅덩이는 좁고 농경사회였으니 농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소'를 중요시 했겠지만 소고기에 탐이 다른 고기보다 또 남달랐던 사회인듯 하다. 돼지고기값이 소고기값보다 비쌌다고 하니 말이다. 소 한마리가 없어지면 사람 몇 명이 그 힘을 대신해야 했다니,그러면서도 반대로 억압을 하면 더욱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인듯 하다. 소의 도축을 금지하고 소고기 먹는 것을 금지하면 할수록 그에 반하는 잘못된 편법들이 동원되었다니 그 속사정 이야기가 재밋기도 하다.

 

우심적,당시 우심을 맛본다는 행위는 사대부가 남들로부터 호탕한 기개를 인정받는 것을 의미했다.하지만 한편으로는 유배를 갔던 정약용은 '소 염통 구워 먹는 게 부추밭 가꿈보다 났다.' 라고 했다는데 유배가기 전에는 그도 음식을 탐하던, 양반들이 주로 먹던 음식에 대한 탐식이 있었지만 유배생활에서는 음식이란 자신을 지탱하는 한 방법이었기에 가장도 즐겨하고 흑산도에 유배를 간 형에게도 자신이 즐기는 가장및 그 방법과 양념을 전했다는 것이 이채롭다. 음식이란 있는 사람들에게는 탐식이기도 했지만 그외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음식'을 이용하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따라 일을 선택하는 허균과 같은 사람도 있었다니 정말 재밌다. 그런 그이기에 조선의 '맛지도'를 써내기도 하지 않았을까.그야말로 최초의 '식객'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음식에 대한 탐이 대단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자신의 좋고 나쁨을 누구보다 더 자유롭게 표현해 낸 사람일지도 모른다. 좀더 조선시대에 음식에 대한 '레시피' 를 남겨 두었다면 음식은 더 발전하고 그 문화를 좀더 다양하게 꽃 피울 수도 있지 않았을까. 구전되고 손맛으로 전해지던 음식이 '기록' 속에서 보여지는 재밌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역사를 읽는 느낌이다.

 

'조선 사대부들은 우심적을 먹으며 왕희지를 떠올렸고,왕희지처럼 대접받고 싶어 했다. 우심적에는 '당신을 왕희지처럼 여긴다' 라는 뜻이 담겨 있으므로,사대부들은 정작 우심적의 맛보다 그런 호사가 더 즐거웠으리라.' 겉 멋에 도살된 소들이 많으니 '사사로이 소와 말을 도살하는 것은 마땅히 금지령이 있어야 한다.' 며 한성부가 이를 관장하도록 했다. 그것이 '우금령' 이다.' 그런가 하면 '서울 풍습에 음력 10월 초하룻날, 화로 안에 숯을 시뻘겋게 피워 석쇠를 올려놓고 소고기를 기름장,달걀,파,마늘,산초가루로 양념한 후 구우면서 둘러 앉아 먹는 것을 '난로회' 라고 한다' 이런 날이 있었다니, 민초들 보다는 양반들이 누렸을 이 호사가 지금 우리가 즐겨 먹는 외식의 한 방법인 '숯불구이'는 아닐까.

 

책의 후기에서도 밝혔듯이 '조선의 탐식가들'이라기 보다는 음식에 얽힌 이야기며 탐식과 미식의 그 차이를 찾아 나서지만 그 미묘한 차이를 어찌 다 빍힐 수 있을까? 음식에 담긴 인물의 이야기와 역사 그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면 좋을 듯 하다. 먹는 다는 것은 탐하기 보다는 그 음식에 깃들여 있는 '삶'을 맛보는 것이라고 한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의 말처럼 맛을 탐하기 보다는 '천년의 밥상'편에도 담겨 있듯이 '역사와 삶' 을 맛본다면 탐식이 아닌 미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정말 탐식가들 보다는 '조선의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읽은 것처럼 내가 모르던 부분들도 알게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견과 구'의 차이가 확실했다는 것이다. 애견은 먹을 수 없는 것이지만 '황구'처럼 구가 들어가는 개는 식용개였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복날의 복은 '날씨가 더워서 개도 주인 옆에 엎드려 있다'라는 한자의 의미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두부'라는 것은 정말 귀했던 것으로 '대보름날 세시풍속,두부 먹기'라는 것이 있어 액막이로 두부를 먹은 것에서 유래를 하여 감옥에서 나온 사람에게 두부를 먹이는 풍속 역시 관재수를 막는 액막이라는 것이다.그런하면 추사 김정희가 늘그막에 깨달은 위대한 음식은 '두붓국' 이었다. 그 두붓국은 추사가 가족과 같이 먹고 싶은 음식이었다는 것이다. 오랜 유배생활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다보니 가족의 소중함및 함께 하던 그시절이 그리웠으리라. '대팽두부과강채 고회부처아녀손'이란 말이 추사 고택 기둥에 있다는데 얼마전에 다녀왔는데 지나쳤나보다. 그 뜻은 '위대한 음식은 두부,오이,생강, 나물이요. 가장 즐거운 모임은 부부,아들딸,손주를 만나는 것' 이란 뜻이란다. 무릇 음식이란 가족과 함께 즐겁게 먹어야 제맛이고 내 몸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듯 하다. 홀로 쓸쓸히 먹는 음식은 독이 될 수도 있다.탐식가든 미식가든 음식에 깃든 삶을 따라 가다보니 조선의 역사와 인물을 만난 듯 하다. 조선의 음식에 깃든 다양한 '삶'을 한상 가득 받은 느낌이다.음식이란 자신이 취할 수 있는 독이면서 자신을 살리는 길일 것이다. 점점 섭생이 중요해지는 현대사회 음식속에 깃든 역사와 삶을 생각하며 먹는다면 내 몸에 어떻게 변할까. 

 

*오타 수정

110p  그의 가성각에는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 그의 가성각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250p  채소 위로 식사를 하기 - 채소 위주로 식사를 하기

252p  보사는 강진 고을 자리 잡고 있으니 - 보림사가 아닐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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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조카들과 저녁나들이

 

연어샐러드

 

조카가 지난주에 호주에서 이주일 휴가를 나왔다. 시차도 적응이 안되었는데 큰딸 졸업식에도

와 주고 '수제초콜릿케익'도 찾아다 주고 암튼 갑자기 온 조카 덕분에 이주일이 즐거웠는데

녀석 벌써 내일이면 다시 호주로 돌아가야 한다.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짧기도 하고

다시 들어가면 언제 다시 볼게 될지 몰라  저녁을 함께 먹기로 했다.

무얼 먹을까? 여러 사람이 먹는 것으로 의견일치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빕스에 갈까? 스테이크 시키고 샐러드바 이용하던가 아님 그냥 샐러드바만 이용하던가..

그렇게 하여 함께 가기로 한 부분도 의견조율이 잘 안되었고 메뉴설정도 의견통합이 잘 안되었는데

마지막에 옆지기가 일이 있어 늦게 나온다며 우리끼리 먹으란다...

거기에 난 두통에 배앓이까지..에고고... 그래도 어찌하누.약이라도 먹고 나가야지.

그런데 막판에 언니에게서 문자가 오고 조카의 남동생 녀석까지 저녁을 챙겨주라며

함께 데리고 가서 먹이란다... 갑자기 보모가 된 느낌..

녀석들 어릴 때 내가 키우듯 했는데...

 

브로콜리스프

 

-이모 괜찮겠어..예전에보다 스테이크값도 샐러드바값도 많이 올랐던데..

그랬다. 녀석은 호주에 가기 전에 이곳에서 일년여 일을 했다. 경험을 쌓기 위하여.

그렇게 일을 하며 '이모 내가 한번 이모한테 쏘고 싶은데..' 하며 한번 사준적이 있어

언니와 함께 이곳에 와서 조카에게 얻어 먹었다.거하게...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녀석에게 쏘는 것인데 녀석 비싸다며 걱정을 한다.

-걱정하지마. 이모 상품권 있으니까 그걸로 결제하면 돼.

4인에서 남조카까지 와서 5인이 되었다. 옆지기까지 왔다면...

 

 

 

사실 이런곳에 오면 난 정말 손해다. 많이 먹지 않으니 금방 배가 부르고

남 먹는 것만 구경하게 된다. 옆지기는 그래서 어디 먹는 곳에 함께 가면 손해라고 늘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도 역시나 그렇게 생겼다. 하지만 딸들과 조카들이 잘 먹으니 그것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조카는 이모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해 온다. 

[연어샐러드] [파스타] 에 무엇을 챙겨도 꼭 이모인 내가 우선이다. 물어보고 가져온다.

이곳에 오면 녀석은 꼭 [연어샐러드]를 맛있게 해서 가져다 준다.정말 맛있다.소스도 그렇고..

 

파스타

 

함께 모여서 음식을 나누어 먹는것도 참 괜찮다.

울집 아이들이나 언니네 조카들이나 이제 크고나니 얼굴볼 날도 얼마 없다.

이렇게 작정하고 봐야지 얼굴을 볼 기회가 되지 서로 사는게 바쁘니 참...

정말 이 시간 이후로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면 언제 보게 될지 모른다.

 

 

꽃등심으로 한 스테이크라는데....

 

쌀국수

 

파스타

 

 

큰딸의 후식과 막내의 밥이 최고라는 날치알을 넣은 비빔밥... 

 

연어샐러드

 

연어샐러드가 맛있다고 하자 조카가 또 다시 해서 가져왔다.

맛있다. 정말 맛있다. 이곳에 오면 이것만 먹게 된다.

조카도 이것만 먹으면 본전은 뽑은 듯 하다니..

 

*빕스 5인 싸게 결제하는 법

우리는 모두 5인... 스테이크 1 + 샐러드바 4 로 먹었다.

저녁시간이라 스테이크를 하나 넣었는데 그게 정말 작다.

그렇게 하여 다른 것들로 배를 채웠다. 이런곳에서는 많이 먹을 듯 하면서도

생각보다 먹지 못한다. 왔다갔다 한것만 많고 글쎄...

 

그래도 조카가 조금 싸게 결제하기 위하여 바로 카드를 만들었는데 생일쿠폰을 받아 1만원할인

그리고 카드결제로 10% 할인을 하였다. 그렇게 하여 조금 부드러운 가격이 되었기에

결제의 부담에서 안심 안심...다른 카드가 있었다면 좋았겠는데 처음부터 상품권을 쓰려고 했기에

가격부담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생일쿠폰]과 [CJ카드] 결제로 저렴하게 결제..

 

 

 

이런곳은 내 돈 다 주고 오지 못한다. 괜히 아까운 생각이 든다.

언젠가 받아 놓은 [SK상품권] 이 있어 그것으로 결제를 하니 그냥 공짜로 먹은 느낌...

몇 천원 거스름돈까지 받았으니 남았다고 할 수 있다.

 

녀석들 처음에는 쉬어가면서 많이 먹는다고 하더니 몇 번 왔다갔다 하더니

배가 부르다며 먹지 못하겠단다. 평일이라 사람도 드물어 한산하니 좋았고

모처럼 조카들과 함께 하여 더 좋은 시간이었다. 언제 또 이렇게 모여볼까...

그리고 다시 호주로 가는 조카가 건강하게 잘 이겨내길..

모두의 자리로 돌아가 건강하게 그리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꼭 이루길...

모두모두 화이팅~~~^^

 

201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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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이십이일,봄의 길목에서

 

 

 

어제는 집안 청소에 막내가 가져온 이불빨래를 하고 책정리도 조금 했다.

그러다보니 밥시간도 놓치고,그렇게 하여 막내가 배가 고팠는지 봉지라면을 해준다고 하여

이런것 먹으면 잘 받지 않는데 막내가 맛있다고 하니 나도 먹고 싶어 '엄마것도 부탁해..'

하여 함께 먹게 되었다. 학교에서 가끔 해 먹는다는 '봉지라면~~', 딱 컵라면 맛이다.

그래도 젊은 딸은 잘 먹는데 나도 잘 먹기는 했지만 저녁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

급기야 화장실로 달려가고 저녁엔 약까지 먹고 잤는데도 밤새 배가 아프다.

아침에도 일어나 제일 먼저 약을 챙겨 먹게 되었는데 도통 듣지를 않는다.

거기에 심한 두통까지,감기기운이 있는 것인지..

하루종일 정신 못 차리고 앓아 누웠다. 비몽사몽 아픈 머리를 감싸고 누웠지만

나을 기미가 없다. 오늘은 호주에 있다가 이주간 휴가를 나온 조카가 내일 다시 호주로 가기에

저녁이나 먹자고 하여 저녁약속이 있는 날인데.. 그렇게 오후까지 누워 있다가

은행 볼일도 있고 해서 일어났는데 딸들이 걱정,옆지기도 물론 걱정...

 

두통이 너무 심해 약 한알 삼키고 은행에 다녀왔는데 무슨 정신에 다녀온 것인지..

그리곤 무얼 먹을까,시간은,메뉴는... 그러다보니 오후 시간이 다 가고

할 수 없이 처음에 내가 가고자 하던 빕0에 예약을 해 놓았다. 옆지기는 바빠서 일찍 못 나온다고

하니 딸들과 조카와 나 그렇게 만나 먹기로 했는데 갑자기 언니의 전화, 조카의 남동생인

녀석도 함께 데리고 가란다. 아직 개강을 안해서 알바를 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알바가 끝났다고

데리고 가서 맛있는것 먹이란다. 자기 자식들이니 더 챙기는 언니...

 

조카가 별다방에서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하고는 약속후에 오겠단다. 그렇게 하여

준비를 하고 기다리다보니 삼십여분 늦어졌다. 마침 남조카도 근처에 나와 있어 약속장소로 오라고

하고는 우린 조카와 우린 함께 이동, 그렇게 하여 약속 장소인 빕0에 가서 함께 저녁을 먹게 되었다.

딸들은 엄마가 하루종일 아파서 끙끙 앓았는데 괜찮냐며..배도 아픈데 먹을 수 있는지 걱정..

그래도 어쩌겠는가 조카를 지금 만나지 못하면 일년이 될지 이년이 될지 모를 그 시간후에

얼굴을 보게 될터인데..이모를 제일 잘 따르고 좋아하는 조카, 그저 무탈하게 잘 지내라고

하는 의미에서 맛있는 것 사주어야지...겸사겸사 녀석들 얼굴도 보고...

다행히 약기운에 이곳저곳 탈이 난 곳들이 가라앉아 저녁시간은 잘 보낼 수 있었는데

봄이 오려고 그러나....

 

201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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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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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이 책은 언제 읽었더라,정말 오래되었다. 학교도서관 귀퉁이에서 읽다가 어쩌지도 못하고 그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던 책이었는데 영화 또한 정말 감동이었다.청새치를 뜯어 먹는 상어와 사투를 벌이던 노인이 지금도 먼 기억속에 있다. 그리고 하얀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청새치를 폭격을 맞은 것과 같은 배와 함께 뭍으로 향했던 노인, 어린시절 읽었던 그 감흥이 아직도 남아 있을까 했는데 읽다보니 조금씩은 남아 있었나보다. 분량이 얼마 되지 않아 잡으면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읽고나면 정말 한편의 인생 드라마를 본 듯한 먹먹함은 무엇인지.

 

'팔십 오는 행운의 숫자야.'

그랬다,노인은 행운을 믿었다. 84일을 바다에 나가 허탕을 쳤지만 '85'일은 행운의 숫자라 믿었다. 그는 어부로 살아 왔지만 변변한 것이 없다. 마놀린이라는 소년이 산티아고 할아버지의 수발을 들 듯 그가 필요한 것은 모두 챙겨주듯 하는데 그 또한 거부하지 않고 받아 들인다. 소년은 그에게서 어부로서 얻어야 할 경험을 배운다. 소년이 다섯살 때부터 함께 했으니 많이 배웠다 싶지만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듯 소년은 늘 그의 곁에서 함께 한다. 어찌보면 둘은 어울리지 않는 소울메이트처럼 누구보다 자신들을 잘 안다. 그는 소년에게 자신이 84일은 행운이 없었지만 꼭 85일에는 행운이 올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혼자서 바다로 나간다. 소년은 그에게 필요한 것들을 챙겨 준다. 허탕을 치고 돌아온다고 해도 어제도 그랬고 늘 그랬기에 실망은 하지 않으리라.하지만 그는 오늘은 뭔가 예감이 좋다. 그렇게 바다로 바다로 나아간다.

 

'녀석이 물고기를 찾았구나'

군함새가 나타나 뭔가 기쁜 조짐을 알려주고 그는 새들이 선회하는 그곳을 따라 물고기를 따라 나선다. 그리고 던져 넣은 낚시바늘에 뭔가 걸렸다. 무척이나 힘이 좋은 녀석이 걸렸는지 그와 이틀밤을 함께 하면서도 결코 지치지 않던 녀석이다. 그는 기력을 회복하기 위하여 바다 거북 알도 먹었고 상어간유를 매일 한 컵씩 받아 마셨다. 이 모든 것들은 구월과 시월에 정말로 큰 녀석을 잡을 때 충분한 힘을 쓰기 위하여 인데 얼마나 큰 물고기가 잡혔는지 그에게 좀처럼 쉴 틈을 안준다. 녀석과 사투를 벌이며 그는 먹기 힘든 만새기도 먹고 만새기가 금방 잡아 먹은 날치도 먹는다. 겨우 물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래며 부족하나마 배 위에서 그녀석과 사투를 벌인다. 이렇게 큰 물고기를 잡을 줄 몰랐기에 소금도 물도 그렇고 필요한 것들을 충분하게 챙겨오지 못했음을 간과한다.

 

'상어만 나타나지 않는다면...노인은 큰 소리로 말했다. 상어가 나타나면 저놈이나 나나 볼장 다보는 거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그는 혼자이면서 '독백' 으로 혼자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겠끔 말을 한다.'늙으면 혼자 있으면 안돼.그는 생각한다.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일기도 해.'  짧은 말로 질문하고 답하고 그렇게 혼자서 이틀밤을 무언지 모르는 녀석과 씨름을 하고는 드디어 녀석의 모습을 보았다. 무척이나 크다. 겨우 녀석의 배의 고물에 매달고 집으로 향하는 길, 녀석이 흘린 피를 따라 상어가 나타나고 녀석의 몸은 조금씩 조금씩 없어져간다. 무척이나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녀석인데 모두 상어떼가 훔쳐가고 노인은 이제 청새치가 아닌 상어떼와 사투를 벌인다.청새치를 잡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니 먼 바다로 나오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작은 물고기를 잡았다면,물고기를 낚는 일과 인생이 무엇이 다르리오.큰 것을 얻으려면 그만큼의 잃은 것이 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큰 물고기인 청새치를 잡았지만 그의 몫은 없다. 상어떼 녀석들이 모두 뜯어 먹어 버려서 그에게 남겨진 것이라곤 청새치의 머리와 뼈만 남았다. 하지만 그에겐 누구보다 큰 물고기를 낚았다는 것만 남았다.

 

'엘 캄페온(승자) 산티아고 라고 불렸던 남자'

청새치를 낚는 동안 그는 '소년'을 그리워 한다. 그가 있었더라면 자신의 옆에서 물고기를 낚는 일을 도와 좀더 수월했을 터인데.하지만 어차피 인생은 혼자서 가는 길이다. 그렇다고 늙은 것을 한탄하는 것도 아니고 그는 기끼이 받아 들인다.소년이 가져다 주는 것들을 순순히 받아 들이는 산티아고, 충분히 외롭고 자신의 늙음을 받아 들이지만 뼈대만 남은 청새치처럼 인생이 허무하다. 팔씨름을 해도 누구에게 지지 않았고 부둣가에서 누구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알았던 그 시절도 있지만 이젠 인생의 뒤안길에 접어 들었다. 누군가 옆에서 보살펴 주어야 하는 종착역 부분에 다달았지만 그는 혼자 바다에 나가 5.5m의 청새치를 낚아 올렸다. 그것도 혼자의 힘으로. 거기까진 행운이었지만 상어떼를 만난 것은 불행이다. 어찌 인생에 행운만 있을까. 자신이 청새치를 낚아 올리기 위하여 불굴의 의지로 모든 힘을 다 했다는 것,뼈대만 남은 청새치지만 모두가 감탄할 정도의 의지력을 보여 주었던 노인,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는 법이지.' 그랬다. 그가 청새치를 낚아 올리는 일은 정말 힘들고 어려웠고 빈손이었던 '84'일을 더 원했던 시간도 있지만 그는 끝까지 굽히지 않고 상어떼와의 싸움에서도 살아 남았다. 인생 또한 어려운 일이 닥친다고 주저 앉는 다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다.'하지만 사람들은 패배하도록 만들어 지지 않았어' 그는 독백으로 인생의 어떻게 살고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 말한다.  

 

'네가 저 물고기를 죽인 건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그리고 먹을거리로 팔기 위해서만이 아니었어. 노인은 생각했다. 넌 자존심을 위해서 그리고 어부이기 때문에 저 물고기를 죽였어.' 자신이 잡은 물고기를 존경으로 대하는 어부. '그리고 훌륭하게 죽였어' 자기 합리화지만 정말 멋지게 훌륭하게 죽였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자신이 훌륭한 어부라는 것을,어디를 겨냥해야 물고기의 숨을 끊을 수 있는지 그는 정확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바다로 향하라고 하라면 그는 바다로 나아갈 수 있을까, 자신의 집으로 향하고 난 후 잠에 빠진 어부. 배에서 꾸었던 사자의 꿈을 집에 와서도 꾼다. 바다에서 청새치를 잡았다면 꿈 속에서 그리고 육지에서 그는 사자처럼 용맹하게 훨훨 날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젠 힘에 부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이 연륜을 이젠 소년에게 다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

 

'난 놈들한테 졌단다,마놀린' 노인은 말했다. '놈들한테 정말 지고 말았어.' '그놈한테는 지지 않았잖아요.잡아 온 물고기한테는 말이에요.' 인생 또한 지나고 보면 '빈손' 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 살아 온 시간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모래알처럼 모두 흩어져 버렸다는 알게 되지만 자신이 살아온 흔적이 어디엔가는 남아 있다. 그리고 모두가 자신이 살아 온 길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놓쳐 버린 물고기가 더 커 보이듯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으로 미련이 늘 남게 마련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족적' 이 될 수 있다. 대어를 낚는 것은 그냥 쉽게 낚이는 것이 아니라 그만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산티아고 노인이 청새치와 상어떼와 사투를 벌이면서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끝까지 해낸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헤밍웨이가 쿠바 어느 해변에서 살면서 겪은 일들이 반영이 되어서일까 무척이나 사실적이면서도 한편의 인생대하드라마를 본 듯 정말 숙연해진다. 인생에 순응하면서도 위험에 굴하지 않는 의지력을 다시 충전하며 산티아고 할아버지와 마놀린 소년의 순수한 우정에 무한 감동을 다시금 느껴본다. '할아버지께 배울 게 많으니 어서 빨리 나으셔야 해요. 그래서 저한테 모든 걸 다 가르쳐주셔야 해요. 대체 얼마나 고생하신 거예요?' 언제 읽어도 감동의 쓰나미를 전해 주는 <노인과 바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나면서 그의 작품들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는데 이 기회에 예전에 읽었던 작품들을 다시 만나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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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오름 2012-02-22 0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고전은 만날때마다 읽고 싶으면서도 막상 읽으면 힘들더군요. 조만간에 다시 한번 도전해 봐야겠네요.ㅎㅎ

서란 2012-02-27 22: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고전을 좀더 많이 읽어보려 노력하고 있는데 생각만큼 안되더라구요..
올해는 정말 고전과 친해지고 싶어요.
 
16인의 반란자들 - 노벨문학상 작가들과의 대화
사비 아옌 지음, 정창 옮김, 킴 만레사 사진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20세기초에 태어나 질곡의 현대사의 그 현장에서 우뚝 서 있던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인 16인의 과거의 삶과 일상을 좀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16인의 반란자들' 속에서 내가 알고 있거나 읽었고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도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작가들도 있어 우선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작가들 먼저 찾아서 읽어 보았다. 하지만 노벨 문학상 작가들 작품은 쉽게 다가오는 작품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질곡의 현대사를 표현해서 읽까 쉽게 읽혀지기 보다는 어려운 작가와 작품들이 더 많다. '오르한 파묵'은 무척이나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그의 작품은 언제나 어렵다. 그런 작가들의 삶과 일상을 작품이 아닌 '인터뷰'에서 좀더 가깝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이다. 그것도 그들의 사진과 함께 말이다.

 

 

 

주제 사라마구, 그는 <눈 먼 자들의 도시>라는 작품에 반하여 그의 다른 작품인 <눈 뜬 자들의 도시> <수도원의 비망록>을 구매해 놓았지만 다른 작품은 아직이다. 그는 한 줄의 질문에서 작품을 구상해 낸다는 말을 읽고는 창작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그런 작가를 사진과 함께 만나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계속 글을 쓴다는 것이,글을 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것을 도저히 믿기지 않아요.' 작가이면서 '책이 숲을 죽여서는 안된다' 라는 주장을 내세운 그,환경을 생각하고 자연을 생각하는,원시림 파괴하는 것을 원치 하는 그의 생각처럼 책은 영원하지만 자연 파괴를 하지 않으면서 재생되는 자원으로 영원한 지식을 전해줄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 또한 보태어 본다.

 

오에 겐자부로, 일본에서는 두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장애아들인 '히카리'를 통하여 문학 뿐만이 아니라 그의 삶이 한번더 정화되었지 않나 생각을 해보는데 '나한테는 내 아들 히카리가 현실을 여과하는 렌즈였던 셈이다'라는 말에 절대 공감을 해 본다. 그의 작품으로는 <아름다운 애너벨 리,싸늘하게 죽다>를 읽었는데 중간부분까지는 약간은 이해를 못하며 그냥 읽어 나가다가 다 읽고 나서는 '아하' 했던 작품으로 기억을 한다. 짧은 인터뷰에서 그를 모두 알기엔 부족하지만 작품에서 작가를 다 이해하지 못하던 행간을 잠시나마 이어본 듯 하여 좋았다.

 

 

 

토니 모리슨, 그의 작품은 내가 접한 기억이 없다. 내 기억속에 축적되어 있는 것도 그리 없다. 하지만 흑인이기에 느꼈을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다른 누구보다 힘든 현실을 살아 왔을 것이란 생각을 가져본다. 그래서일까 자신에게 혹독하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시간에 무척 엄격해요. 하루에 두세 시간은 꼭 글을 써요. 그건 나한테 일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또 하나의 방식이거든요.' 하루에 두시간씩 글을 쓴다고 모두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노벨 문학상을 받는 다고 자신의 삶이 바뀔까? '노벨상이 당신의 무엇을 바꾸어 놓았습니까?... 피상적으로 중요한 변화는 돈이에요. 좋은 것은 나 자신과 내 작품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예요. 하지만 나는 일상은 물론이고 작가로서의 생활도 바꾸지 않았어요.노벨상, 아니 나한테 주어진 어떤 상도 나를 좋은 작가나 좋은 사람으로 바꾸지는 못할 거예요.'

 

오르한 파묵,터키의 작가.파묵 때문에 난 더욱 터키에 가고 싶다는 로망을 가지게 되었고 그의 작품은 힘들지만 찾아서 읽어 보려고 노력하고 그의 작품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그의 작품중에 읽은 것으로는 <내 이름은 빨강> <순수 박물관> <고요한 집> 이지만 그외 <눈> <하얀성> <이스탄불> <검은 책> 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늘 힘든 작가이고 어려운 작품이다. 하지만 그를 통해 터키라는 나라가 좀더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다. 작품은 어렵지만 그가 전해주려는 그 느낌만은 오롯이 터키라는 그 나라를 잘 전해준 듯 하고 사진 속 호탕한 웃음을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어쩌면 좀더 정이 넘치고 친근한 작가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집에 있었어요. 지금도 그래요. 내가 좋아하는 것은 여기 있는 것이고, 글을 쓰는 거에요....나는 모든 것을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고 있어요. 그러다가 문득문득 나는 행복한 존재이고, 더는 필요한 게 없다고 생각해요.'

 

 

 

노벨 문학상 작가들의 작품은 어렵지만 읽다보니 그래도 수상작가들의 작품을 조금은 맛보기를 한 듯 하다. 지난해에는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의 <염소의 축제>를 읽었고 '가스시아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도 읽었다. 하지만 내겐 아직도 어려운 작가들이라 구매해 놓고 읽지 못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 그들이 살아 온 세월이 나보다 더 많기도 하거니와 정치적이거나 현실적인 고통에서 벗어나지 않고 감내하며 그 시간들을 지나왔기에 그들의 얼굴과 손에 잡힌 주름만큼이나 깊은 그들의 연륜을 모두 소화해 내기란 힘들다. 그들이 그저 그런 '시간'을 지나왔다는 그 흔적만을 더듬는 것으로 만족하기도 하고 그들이 노벨 문학상이라는 큰 상을 바라고서가 아닌 자신의 삶에 일관되고 살고 있음이 더 공감이 간다. 한편으로는 그 사이에 우리의 작가들이 한 명은 끼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느껴본다. 그들보다 못한 작품이나 작가가 아니면서 번번히 그 근처만 맴도는 우리의 문학계에도 언젠가는 노벨 문학상의 물꼬가 터지길 바란다.

 

 

 

연륜이 있는 노작가들의 인터뷰를 따라가다 보면 조금은 거리감이 있는,아니 욕심을 내서일까 내 입맛과는 거리감이 있는 부분들도 있지만 그런 약간의 부족함을 작가들의 사진이 대신해 준다. 흑백으로 처리된 작가들의 사진 중에서 글을 쓰는 '손' 이나 그들의 표정등을 중점적으로 보여준 사진들이 정말 좋았다. 우리 일상에서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을 타인과 나누는 '가교'역할을 하는 '손' 그 손으로 쓴 글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려 주기도 하고 과거를 기억해 주기도 하고. 하지만 무엇보다 그 손에 잡히고 숨겨져 있는 질곡의 시간들의 깊이만큼이나 가득한 주름이나 굵은 마디가 정말 인상깊었다. 농부들은 땅을 일구기 위하여 손마디가 굵어졌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과거의 시간들과 현재의 시간들을 농사짓기 위하여 마디마디 깊은 주름이 박혀 있는 듯. 뭔가 꾸미지 않고 숨기지 않고 자신의 일상의 주름살을 오롯이 보여주고 담아 내어 좀더 진솔한 면을 볼 수 있어 좋았지 않아나싶다. 숨어 지내거나 혹은 쉽게 만날 수 없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 그들 또한 이웃이고 우리의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 가고 있음을 보면서 개인의 역사가 인류의 역사가 되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지적재산이 되는 '문학'이라는 한공간에서 함께 숨 쉴 수 있음이 어쩌면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동안 미루어 놓았던 작품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들어가는 글에서 처럼 모든 것은 우연히 시작되었단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로 부터 헌사 하나를 구할 수 있겠냐는 물음에서 16인의 노벨 문학상 작가들을 만나러 다니는 세계여행이 되었고 독자들에겐 한자리에서 16인의 작가들의 숨겨진 일상및 과거를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났으니 분명 모든 것은 값진 것들이 될 것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한 번씩 펼쳐봐야겠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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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오름 2012-02-2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서란 2012-02-27 22: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