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목 꽃대와 제라늄

















행운목 꽃이 오늘 필 줄 알았는데 아직이다.
내일 피려나~~ 암튼 꽃몽오리가 한층 부풀어 올라 있어 하루 이틀이면 터질 듯 하다.
행운목 꽃대의 길이도 무려 57cm이다. 그리 길지 않알 줄 알았는데도 하루 이틀 자라고 또 자라고
그러더니 이젠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축 늘어졌다.

꽃에서는 끈적끈적한 꿀과 같은 달콤한 진액이 나와
행운목 잎에도 베란다 마루바닥에도 떨어져 내려 끈적 거린다.
한동안 이제 행운목 꽃향기와 끈적거림 그리고 꽃이 지고나면 떨어져 내린 꽃과
씨름해야 할 듯 하다.

안방베란다에는 제라늄이 한줄기 꽃대를 올리더니 꽃이 활짝 피었다.
몇 개 잘라서 삽목을 했더니 반은 살고 반은 아직 잠잠 하고...
그래도 이렇게 꽃을 올려주는 것을 보면 정말 기특하다.

군자란은 봄에 피어야 이쁜데 이녀석이 피고 옆에 화분에서는 또 한개의 꽃대가 올라오고 있다.
아젤리아는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고 지고..봄이라면 활짝 싱싱하게 피어 있을터인데
날이 날인만큼 꽃이 싱싱하지가 못하다. 그래도 추울 때 꽃을 볼 수 있음이 참 좋다.
그것도 내일은 수능인데 행운목 꽃에 다양한 꽃들이 피워주니 기분이 좋다.

2011.1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1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집도 반려견을 십여년이 넘게 키우고 있기에 이 책의 웹툰및 에세이는 정말 100%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올 사월에는 11년동안 키웠던 치와와 '호야'가 갑자기 죽었다. 호야는 작은오빠가 새끼를 내서 언니에게 언니가 새끼를 내서 우리집으로 첫 해에 한마리를 가져온 것이 '호야' 였고 그다음에 암컷이 태어나 또 가져온 것이 지금도 십여년 살고 있는 '여시' 다.아기때부터 아니 그 어미의 어미부터 모두 알고 있고 녀석들의 어미 또한 지금도 건강한 상태는 아니지만 15동안 살고 있어 남들보다는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지난해에는 여시가 갑자기 위급상황이 왔다. 무얼 주워 먹었는지 몸 안에 염분의 농도가 맞지 않았던지 흉수가 가득 찼다. 처음엔 그 이유도 몰랐다. 물을 마시며 목 아래 물주머니처럼 철렁철렁 하게 물이 고여 있는데 여시가 점점 숨을 못 쉬고 죽으려 하여 24시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더니만 '식도천공' 인 듯 하단다. 몸무게 1kg인데 거대한 링거병을 달고 작은 발에 작은 주사기를 꽂고 녀석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지 그 아픈중에도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몹시도 불안하고 싫어하며 울부짖던 녀석,하지만 나아진 것은 없고 내가 사는 곳에서 고칠 수 없고 긴급상황이라고 하고 서울의 커다란 동물병원으로 급하게 가게 되었고 흉수가 가득차고 심장이 좋지 않다는 결과가 나와 흉수를 주사기로 두개나 제거를 했다. 그래도 가망이 없이 축 늘어져 있던 녀석,병원비가 장난이 아니라 4일 입원후에 집으로 데리고 왔지만 남편은 거금의 병원비에 난리였지만 십여년 함께하며 내게 준 것을 생각하면 그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날밤을 새며 한달여 간호한 끝에 건강하게 되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한데 그 후 갑자기 호야가 호흡곤란을 겪다가 갑작스럽게 숨을 먹었다. 그때도 살려 보겠다고 인공호흡까지 했지만 저녁 10시경부터 갑자기 시작된 호흡곤란은 새벽녁에서 마침표를 찍으며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 마지막 순간에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겨우 산소기에 숨을 의지하고 있으면서 엄마를 바라보는 애타는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녀석 또한 심장과 폐가 좋지 않았던가 보다.하지만 미리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저 잘 먹고 잘 놀기에 괜찮을 줄 알았는데 11년 생을 급하게 마감한 녀석이 남기고간 빈자리는 말할 수 없이 컸다. 한동안 녀석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 여시는 호야를 찾아서 집안을 돌아다니기도 하고,그런 녀석을 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혼자 있지 않으려고 떨어지지 않는 녀석을 보면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할 때가 있었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정말 어린애를 하나 키우는 것과 같다. 먹이고 오물치우고 목욕시키고 아프면 보험이 안되는 병원비 앞에서 난감할 때가 있다. 그럴 경우에 포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거금의 병원비에도 치료를 해보는 사람들도 있다. 함께 하는 시간동안 사람이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을 녀석들이 채운것을 생각하면 정말 잔잔한 이야기거리가 많다. 하지만 동물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그런 사람일수록 한번 꼭 키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생명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우리게에 주는지,함부로 할 수 없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작가 또한 15년이나 된 늙은 개와 어린 고양이을 키우고 있다. 그들이 자신의 품으로 오기까지의 이야기며 한가족이 되면서 가족에게 안겨준 잔잔한 감동들이 내가 반려견을 키우며 느꼈던 사소한 것들이 모두 담겨 있는 듯 하여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정말 꾸밈없고 선한 녀석들의 눈을 볼 수 있는 사람이면 동물확대를 하지 못할 것이다.

식구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제일 먼저 반기는 것도 반려견이다. 나가는 길이 현관에서 꼬리를 흔들고 올 시간이 지났는데 오지 않을 때는 현관앞을 얼마나 서성이며 기다리는지,어느 날은 현관앞 욕실매트에 앉아 있다가 누워서 기다린다. 밖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모르겠지만 가족을 기다리는 그 사소함마져 얼마나 큰 감동인지.키워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주인들의 발자국 소리는 모두 알아 듣고 짖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의 발소리가 나면 짖는다.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그렇게 알아 듣는지. 우리집 또한 십여년이 넘게 키우다보니 '동물' 아닌 '영물' 이 되어 서로의 감정을 모두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녀석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기분이 나쁘거나 삐지면 금세 표시가 난다. 기분이 좋으면 온집안을 돌아 다니며 얼마나 또 꼬리를 흔들어대는지 그 사소함이 없었다면 가족간의 대화도 덜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반려견으로 인해 가족간의 대화거리도 더 생기고 집안에서도 분위기메이커로 한자리 톡톡이 차지한다. 그런 녀석들의 사소함이 모두 글과 그림속에 담겨 있다. 십여년을 함께 키웠다면 동물이 아니라 '가족' 이다. 그리고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적어도 동물을 키울 자격조건이 갖추어지는 듯 하다.중간에 어떠한 이유로 녀석들을 버린 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인 듯 하다.

작가가 반려동물을 키우며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세상을 보고 경험한 듯 하다.식물 하나를 키우면서도 모든 정성을 주다 새롭게 커나가는 하루 하루가 이채로운데 사람으로 말하면 탄생에서 죽음까지 경험하게 되는 15년이란 세월을 동물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희로애락 모두를 경험하고 생사까지 경험하는 그야말로 인생의 길을 보는 것과 같은 경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도 나이가 들어가면 하나 하나 그 기능이 떨어지듯이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눈이 보이지 않게 되거나 귀가 들이지 않게 되거나 성인병이 오거나 다리를 못 쓰게 되거나,그것이 사람보다는 더 빠른 시간이라는 것이,사람보다 더 빠른 시간을 앞서서 보내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더해져 키우던 동물을 보내고 나면 우울증 또한 깊어진다고 하는데 한번씩 키웠던 사람들은 그 '정' 이 무서워서 다시는 못 키울것 같다고 흔히들 말한다. 늙은개가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하니 점점 다른 기능들도 잃어갈텐데 세월을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하겠지만 녀석이 가고 없다면 그 빈자리 또한 클 듯 하다. 우리집 개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단숨에 읽어버린 이야기지만 잔잔한 감동과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찰을 전하는 아이 푸른숲 역사 동화 1
한윤섭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0월
장바구니담기


'만약에 녹두 장군 전봉준이 김경천이 자신을 밀고할 것을 알고 있었다면?' 알고서 피했다면 역사는 다르게 쓰여졌을까? 그럴수도 있겠지만 순순히 자신의 운명을 받아 들인 전봉준, 그를 내세운 역사동화가 아니라 보부상이었던 아버지가 어느 노스님에게 전해 받은 서찰을 전해야 하는데 가던 길에 갑자기 죽었다.어떻게 할 것인가. 나이도 어린데 그 험한 난리속으로 들어갈 것인가,아님 보부상이었던 아버지를 이어 약속을 이행할 것인가? 이야기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보부상의 의무를 다한 이야기도 있지만 그 시대의 역사 또한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의 전작 <봉주르,뚜르>와 <해리엇>을 정말 감동깊고 인상깊게 읽어서 그를 주목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역사동화' 다 그것도 '동학'과 '전봉준' 의 이야기를 쓰겠다고 하면서 전봉준을 앞세우진 않겠다고 한 그의 눈에 한장의 사진이 들어왔단다. 어린 소년이 찍힌 사진, 그 소년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그 역사의 현장에서 말이다. 작가의 예리하게 그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아니 물음표를 가지고 그 소년을 내세워 재밌고도 흥미로운 역사동화를 탄생시켰다.정말 대단하다.


노스님과 아버지가 긴한 말씀을 나누고 계실 때 소년은 암자의 뒤 커다란 바위에서 '거인의 배꼽' 처럼 생긴 곳에 고인 물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다. 아니 시원한 물을 마시고는 뭔가 새로운 자신을 만난다. 그리고 아버지와 정말 중요한 '서찰' 을 전하려고 길을 떠난다. '이 서찰에는 한 사람을 구하고, 때로는 세상을 구할 만큼 중요한 내용이 적혀 있다.' 서찰에 무어라고 적혀 있기에 아버지는 '한사람을 구하고 세상을 구한다'고 했을까.궁금했지만 아버지 또한 그 내용을 말해주지도 않았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말해주지 않았다.그런데 아버지와 소년을 길을 떠나고 아버지는 바로 거짓말처럼 운명하게 된다. 남겨진 것이라고는 돈 몇 냥과 서찰 뿐이다. 늘 집 없이 떠도는 보부상들이기에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소년,아버지 없는 이 하늘아래에서 그가 할 일은 무엇일까? 아니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까.


열세살이라면 어리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철부지 아이일텐데 장똘뱅이로 떠돌던 보부상의 아들이었기에 장에서 주워 들은 노래도 많고 세상 물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똘똘한 소년은 우선 아버지가 못 다한 '서찰' 을 전해주려고 맘을 먹는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할까.아니 누구를 만나야 할까.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서찰을 몰래 펼쳐 보았지만 써 있는 것이라고는 '한자 열 자' 아는 글씨도 없거니와 뭐라 쓰여 있는지 도통 모르겠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아버지가 전라도로 향한다는 이야기를 들은것 같아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길을 떠나지만 한참 동학으로 인해 세상은 어수선하다. 어른들도 나돌아 다니기에 세상은 흠흠한데 어린 소년이,하지만 그는 용기를 가지고 굽히지 않고 나아가며 서찰에 쓰여 있는 글씨를 알 방법을 모색한다.

그렇게 한 자 한 자 알아가게 되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세상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동학으로도 어지러운 세상이지만 한참 천주교가 들어오던 시절임을 글에서 암시를 한다. 아산 공세리 성당은 두어번 가 본 곳이기에 괜히 동화를 읽으며 내가 주인공이 된양 소년을 따라가는 길이 더 재밌게 느껴졌다. 모르던 글씨를 돈을 주고 알게 되기도 하지만 '세상엔 공짜가 없다' 라는 장똘뱅이의 철칙을 전해주듯 글씨를 알게 되는데도 돈을 지불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공짜로 얻으려 하지 않는 소년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있으니 힘을 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렇게 걷고 또 걷고 우연히 만났던 강직한 사람이라 여겼던 이가 '김경천' 전봉준을 밀고한다는 그 '경천' 이라는 자일까 의심을 하면서 가고자 했던 피노리까지 가게 되고 '녹두 장군' 전봉준도 만나서 서찰을 전하게 되지만 전봉준은 왜인지 끌려가고 있다. 자신이 피하라는 '서찰'을 분명히 전했는데 왜 그는 '김경천' 의 밀고를 피하지 않은 것일까.


동화는 소년의 발걸음을 따라 장에서 듣던 '노래'를 풀어 놓는가 하면 그 시대에 왜 청일전쟁이 일어났는지 동학은 왜 일어났는지 등도 이야기를 해준다. 그런가 하면 천주교가 어디 지방에서 부흥을 했는지도 이야기를 해주고 양반이나 평민의 구분이 명확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인간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원하고 있었음을 비춰주며 역사도 재밋게 읽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 교과서에서 딱딱하게 배우는 역사가 아니라 일개 보부상의 아들인 소년의 뒤를 따라가다보면 재미나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역사 이야기' 라 읽으며 그냥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역사 이야기다. 그리고 역사를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의문부호' 를 가지고 보면 많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숨겨진 역사의 한 단면을 본 듯 하고 그 시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도 한 '서찰을 전하는 아이' 는 작가가 보여주었던 다른 이야기들도 좋았지만 새로운 시도가 참 좋다. 거부감없이 아이들이 역사를 접할 수 있겠고 '동화' 의 범위가 더 넓어진 듯 하다. 그런가하면 책의 말미에 '동학' 에 대하여 정리를 해 놓은 부분들이 있어 더 공부가 될 듯 하다. '한 사람을 구하고 때로는 세상을 구할 내용' 은 다름이 아닌 역사인 듯 하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을 나비
이준연 지음, 김재홍 그림 / 삼성당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화작가 이준연님의 대표작중에 엄선된 7편의 동화들,<바람을 파는 소년> <하얀 발자국> <소라 피리> <오백 나한> <가을 나비> <까치를 기다리는 감나무> <지워지지 않는 일기> 인데 한 편 한 편 정말 감동과 아름다움 그리고 삶의 질박함이 숨어 있어 단숨에 읽어 내렸다. 교과서에 실리거나 상을 수상한 작품들인데 그럴만한 이유가 작품속에 모두 숨어 있다. 앞부분 작가의 말중에 '오늘도 나는 손녀 한솔이와 진솔이가 읽어 주는 내 동화를 들으면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비록 몸은 늙고 야위었지만 싱그러운 꿈나무를 가지고 있어 오늘도 나는 행복합니다.' 라는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바늘귀만한 시력과 암투병중에도 이런 작품들을 쏟아 내셨다니 정말 대단하시다.

어느 작품 하나만 좋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 가슴에 와 닿는다. <바람을 파는 소년>은 예전에는 모두가 알아주는 '대나무부채' 였지만 새로운 '나일론' 부채에 할아버지는 기운을 잃고 손주 앞에서 한마디도 못 내신다. 하지만 할아버지부채의 대단함을 인정하고 알아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전통이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어린 손주는 알게 되고는 값싸고 오래쓸 수 있는 나일론 부채도 좋지만 전통과 할어버지의 재주가 겸비한 '대나무부채'에 대한 자부심에 한껏 심이 난 어린 손주,그런 손주를 바라보시는 할아버지의 눈길이 느껴지는 듯한 가슴 뭉클한 작품이다. 예전에는 좋았지만 새로운 것에 밀려 없어지거나 점점 도태되고 있는 것들이 주위를 보면 정말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을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하얀 발자국>이란 작품은 산골에서 살던 두 집이 모두 이사를 갔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만나기로 했는데 겨울방학에 자신들이 살던 산골집에 찾아 가는 아이들, 어리지만 짐승에게 줄 먹이도 가져오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도 가져왔지만 약속했던 친구들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집을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이 있다,누굴까. 그들은 산에서 산짐승을 잡는 사냥꾼들,자신들은 산짐승들이 겨울에 먹이를 못 찾을까봐 먹이를 짊어지고 왔는데 사냥을 하다니,산짐승을 잡지 않는다는 약속하에 방에 들여보내주는 녀석들.그들 또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짐승에게 줄 먹이를 놓을 곳을 깨끗하게 눈을 치워주고 떠났다.

<오백 나한> 이 이야기는 선운사와 도솔암을 배경으로 쓰였졌다. 작가가 태어난 고장이 고창이라 그런지 지역색이 강하게 나지만 참 좋은 작품이다. 엄마와 아빠를 잃고 할머니를 따라 절에 온 아이,하지만 할머니는 절에서 일을 해주지만 돈을 받아 오지 않는다. 아버지 엄마는 일을 하면 돈을 벌어 오셨는데,하지만 할머니는 다른 소원이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의 소원을 듣고 소녀 또한 오백 나한을 그려서 자신의 소원을 이루어 보려 한다. 그렇게 소녀는 하루에 몇 개씩 나한을 가져다 그림을 그린다. 그런데 절에서는 나한이 없어진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할머니가 아파 누워 계시는 집에 왔다가 소녀의 그림을 보고 알게 되는 스님, 소녀의 소원은 꼭 이루어질 것이다.

<가을 나비> 봄에만 나비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가을에도 나비가 태어난다. 하지만 가을 나비는 그만큼 생명이 짧다. 꽃도 부족하고 시간도 짧고,그래도 자신의 운명이니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하는데 가을 나비는 나비 구름이 되어 영원히 살고 싶다. 어떻게 하면 나비 구름이 될 수 있을까? 코스모스 속에 숨어 있다가 병실에서 아파 누워 있는 소녀느이 누나를 발견하는 나비는 누나에게 자신의 생명을 주듯 하고는 자신은 떠나간다. 아니 나비 구름이 되어 영원히 살게 된다.

위 이야기들 외에도 모든 이야기들이 진솔하면서 가슴 따듯해지고 정말 훈훈하다. 가져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처럼 가슴 따듯한 이야기들이 읽는 이의 정서를 따듯하게 데워준다. 아이들만 읽으라는 동화가 아니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동화로 모든 이야기가 다 좋다.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옛날 옛적에..' 하면서 들어야 할 것처럼 훈훈한 이야기들이 잠시나마 잊었던 동심을 깨우고 혼탁함을 비우게 한다. 이런 이갸기가 자신의 손에 의해 쓰여졌지만 손주들에 의해 다시 듣는 다면 더욱 행복할 듯 하다. '가을 나비' 한마리가 나비 구름이 되어 파란 하늘에서 늘 바라보며 날개를 펄럭이고 있을 것만 같은 '맑은 기운' 이 느껴지는 동화들이 할아버지의 화롯불을 쬐고 있는것처럼 훈훈하게 해 주어 정말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운목 꽃대,곧 필 듯 하다







 





금요일부터 초록이들에게 관심을 주지 못했다.
물도 제대로 주지 않았고 들여다보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행운목 꽃대는 이제 다 자라고
오늘 내일 쯤 꽃이 필 듯 하다.어제 피려나 하고 저녁에 잠깐 내다보니 안 피었다.
꽃몽오리는 곧 터질 듯 한데 녀석이 큰놈 수능일을 알고 있기나 한 듯 하다.

꽃대가 얼마되지 않는다 했더니 그래도 50여센티가 넘었다.
그리고 끈적끈적한 꿀과 같은 달콤한 진액이 줄줄 흘러 내리고 있다.
꽃대가 나올 때는 이쪽저쪽으로 용틀임하듯 자라더니만 이제는 한쪽 방향으로
제대로 뻗어 있다. 해를 향해서...
베란다를 드나들 때는 녀석이 잘못될까봐 몇 번이나 뒤돌아 보고 또 보고
그렇게 상처가 나지 않지 않게 드나들고 있는데 녀석은 꽃을 피우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영양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인지.
식물은 꽃을 피울 때 자신의 영양분을 다한다 하는데 꽃이 피고 나면 영양제를 놔줘야할 듯 하다.
암튼 기운이 없는 가운데도 녀석만 보고 있음 좋다.
그리고 곧 꽃도 보고 향도 맡을 수 있으리라.

2011.1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