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축제가 있었던 삼길포에서 잔잔한 추억을






산행과 몽돌해변및 괴암괴석을 잘 구경했던 황금산을 벗어나 삼길포로 향했다.배는 그리 고프지 않았지만 삼길포에 들어 오래간만에 회를 먹기도 하고 구경도 하고 해산물도 구매할 수 있으면 사기로 했다.황금산을 벗어나며 바다를 잠깐 구경하고는 삼길포로 향하니 이곳 또한 사람들이 많다. 배가 고프지 않으니 일단 구경 먼저,그런데 이곳에서 2011년 가을에 우럭축제가 있었나보다. 좀더 일찍 왔으면 더 좋은 구경을 했을 터인데 그래도 만족.이곳은 한참 거듭나고 있었다. 해변을 따라 조각공원이 조성되고 산책로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조각품들은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아직은 시설들이 다 제자리를 찾지 못한 듯 하다.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고 천천히 바닷가를 따라 걸으며 구경을 했다.이곳은 선상에서 회를 뜰 수 있는 선상횟집이 있어서 싱싱한 회를 가게보다는 이천원정도 싸게 회를 뜰 수 있다. 선상횟집을 지나 조각공원의 조각품들을 구경하며 삼길포 빨간 등대가 보이길래 그곳을 향하여 갔는데 가다보니 멀다. 생각지도 못하고 입구에 찰흘 주차했으니 걸어서 가는 길이 만만하지 않다. 바람도 많이 부는데..그래도 여기저기에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은 바닷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낚기를 즐기고 있다. 우린 강태공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등대로 향하는데 어느 분이 커다란 숭어를 잡았다.그런데 한마리가 아닌 먼저 잡은 한마리가 더 있었다,대단하다.그것도 90도나 되는 곳에서 말이다. 내려다보면 정말 아찔한데.

모자가 날아갈 듯 하여 조끼의 모자까지 쓰고서야 등대로 천천히 향했다. 등대로 가는 길 입구에는 빨간 우편함이 있다. 우편함 위에는 일년후에 개봉이라는 글이 적혀 있고 우럭축제를 하면서 등대로 가는 길에 소원을 적은 리본달기를 했는지 여기저기 바람에 펄럭인다. 미리 알았더라면 우리도 소워달기를 했을터인데...등대로 향하는 길에 보니 바다낚시를 즐긴 분들이 여기저기 쓰레기를 그자리에 그대로 두고 가서 정말 마음까지 어둡게 했다. 보기도 흉하고 다른사람에게 주는 이런 피해는 남기지 말아야 한다.

빨간 삼길포 등대 앞에는 우럭을 상징하는 상징물이 있는데 우럭인지 뭔지 조금 징그럽기도 했다. 등대에도 여기저기 쓰레기도 덮여 있어 짜증이 났다. 한참 유행하고 있는 꼬꼬면 컵라면까지 유행이란 유행은 다 모여 있지만 앉은 자리를 잘 치우고 갔더라면 정말 좋았을텐데. 술 먹은 자리도 그냥 있고 회를 떠다 먹고 그대로 쓰레기를 남겨 두고...그리고 등대엔 여기저기 낙서 또 낙서...무얼그리 남기고 싶을까.눈살이 찌프려진다.좋았던 것이 다 망가졌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다시 원위치 하기 위하여 왔던 길을 걸어 나간다. 가다가 바닷가 난전에서 막내를 위한 바지락을 사고 옆지기를 위한 굴과 어리굴젓을 샀다. 서산 하면 어리굴젓이라 샀는데 그가 잘 먹을까 걱정,비린것을 좋아하지 않는 그와 나 그래도 오징어젓갈과 낙지젓은 잘 먹는데 처음 사본 어리굴젓은 어떨지.

양 손 가득 필요한 것들 사고는 선상횟집에 가서 회를 떠서 차안에서 먹기로 했다. 그가 한 곳을 골라 들어가 회를 뜨는 동안 난 그냥 구경하고 있었는데 날이 점점 흐려져서인지 무척이나 습하다. 춥다. 그가 회를 떠서 나오고 입구에 있는 회를 먹는데 필요한 상추며 초고추장등을 오천원주고 사서 차로 향했다. 차안에서 그와 함께 맛있고 싱싱한 회를 즐겼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 차를 주차하고 내가 좋아하는 승기의 정규5집을 틀어 놓고는 회를 먹는데 정말 맛있다. 오만원어치 하려다 그가 삼만원어치 했다는데 비닐팩에 두개,한 개를 금세 비웠는데 배가 부르다. 그래도 또 한 팩을 뜯어서 먹는데 먹어도 먹어도 많다. 그래도 둘이서 다 먹었다.싱싱한 회까지 먹고 나니 기분이 정말 좋다. 영양가 있는 여행인 듯 하다. 회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는 오는 길에 왜목마을에 들를까 하다가 그냥 서산으로 향하여 집으로 향하였다. 기회가 되면 정말 딸들과 함께 한번 다시 해야겠다.

2011.11.4


 
황금산을 벗어나며..황금산 입구의 바다

 
죽방림인가...

 


삼길포~~

 











 


 
조각공원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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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바다 몽돌해변까지 즐길 수 있는 서산 황금산






서산 황금산은 156m이지만 산과 바다 그리고 몽돌해변도 있고 거기에 금을 채굴하던 금광이며 바닷가엔 '코끼리바위'라고 신기한 바위가 있다. 섬은 그동안 군사지역으로 묶여 있다가 풀린지 얼마 되지 않는 듯 하고 산입구는 원래는 모래해변이었던 것이 '대산석유화학' 이 들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은 곳이다. 섬 정상에는 임경업장군을 모시는 사당이 있고 섬 전체를 둘러보는데 3시간여 걸린다고 하여 내가 자주 가는 울집 뒷산높이와 비슷하기도 하고 이곳을 구경하고 나오면서 '삼길포' 에서 회도 먹고 올 수 있어 옆지기가 쉬는 날 이곳으로 산행을 가기로 했다.


 


 


 

이곳을 가는 길은 석문방조제와 당진의 왜목마을을 지난 대호방조제를 지나 갈수도 있고 그냥 서산을 경우하여 가는 길도 있는데 우리가 간 길은 서산을 경우하여 가다보니 '황금산' 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길을 따라가다보면 황금산 근처에서 포장이 끝난다. 잠시 당황하였는데 그러다 비포장및 일반 길을 따라가다보니 작은 포구처럼 된 곳이 있고 바로 황금산이 보인다. 평일인데 관광버스도 있고 입구 작은 간이주차장에는 벌써 가득차듯 했다. 우리는 평일이라 안심하고 갔는데 겨우 주차하고 산을 오르기 위하여 어느 방향으로 먼저 갈까 정하느라 잠시 안대표지판 앞에서 갈 곳을 정했는데 오르다보니 산이 생각했던 것보다 쉽지는 않다.


 







여기까지는 그냥 산책하기 좋은 길이었다. 소나무숲길이던가 활엽수길이었는데 이곳에 계단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그냥 길이 있다. 그냥 길을 올랐는데 아고고 잘자란 돌들이 있어 미끄러지면 큰 일이 날 듯,그래서였는지 계단길을 하나 더 만들어 놓은 듯 하다. 이 산은 흙길도 있지만 몽돌과 코끼리바위등 돌이 많다. 그것도 부서지는 돌이라 조심해야 한다.낮은 산이라도 오르는 길은 힘들다. 올라가는 사람은 내려오는 사람이내려 부러운 법,내려오는 사람은 오르는 자를 보면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인생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처음 시작은 끝굴로 가서 다시 정상으로 온 다음에 금굴과 코끼리바위에 가기로 했다.그런데 주차장에서 장사하시는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11시,밀물이란다. 그러니 코끼리바위에 물이 들어와 코끼리바위를 다 못 본다는 것이다. 어떻게 할까 하며 그럼 다른 것들 둘러 본 다음에 코끼리바위에 가자고 한것이 가다보니 힘들어 그냥 코끼리바위에 먼저 가기로 했는데 그 길이 만만하지 않게 돌길이라 올라오는 사람들 피하고 또 조심조심하다보니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관광버스를 타고 연세드신분들이 오셨는지 코끼리바위에 내려갔다 올라오시는 분들이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인데 다리가 가끔 휘청휘청했다. 그것을 보니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내려갔다.





 


 


 
코끼리바위로 가는 길에 돌탑이 두개 있었나본데 하나가 무너져 내렸다


 
해변가이고 군사지역으로 있던 곳이라 그런지 초소가 여기저기 있다




코끼리바위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돌길이다. 돌들이 많으니 누군가 돌탑도 두기나 쌓았는가본데 하나는 무너져 내렸다. 무너지지 않은 돌탑에 가서 나도 딸들을 위해 돌을 올려 놓고 소원을 빌어 보았다.단풍도 곱게 잘 물들고 낙엽이 돌 길 위에 떨어져 내려서 더욱 운치 있는 길이었지만 조금 힘들었다. 무릎이 둘다 좋지 않았기에 조심해야만 할 길이었다. 거기에 순간 잘못 디딜 경우엔 큰일이 발생할 수도 있을 듯 했다. 조심조심 길가에 매어 놓은 끈을 잡고 내려갔는데 좀더 보완이 필요한 듯 했다.



보일듯 말듯 코끼리 바위~



몽돌해변..물이 정말 깨끗하다. 정원석을 깔아 놓은 듯한 몽돌해변이라 수영을 하고 싶을정도..





 



코끼리바위


정말 멋지다..코끼리바위.. 코를 서해바다에 담그고 한 발도 서해로..어디로 가려고 하는걸까


  


  


  







정말 멋진 코끼리바위,어디로 가려고 바다에 코와 다리를 담고 있을까.밀물이라 코끼리 코사이를 걸어가보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흠이다.그래서 밀물일 때 갈수 있는 길이 있어 그곳으로 해서 그 반대편으로 건너갔다. 코끼리바위에는 노송도 있고 해국도 바위 여기저기 있다. 해국은 다 져가고 있는 상태이고 노송은 바위와 함께 너무 멋진 풍경을 자아냈다. 코끼리바위가 마주 보이는 곳엔 강태공들이 많이 있었다.바다낚시로도 잘알려져 있다는데 과연 평일인데도 강태공들의 낚시질은 멈추질 않고 이어졌다.

우린 몽돌해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몽돌해변의 바위를 하나 차지하고 앉아 간식으로 가져 온 삶은달걀과 사과를 먹고 커피를 마시고 물을 마시며 몽돌해변의 파도소리를 들었다. 돌이 둥글둥글 해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그렇다면 저 코끼리바위위 나이는 몇 살이고 노송의 나이는 몇 살일까.. 파도의 담금질에 둥글해진 돌들을 가지고 던지기도 하고 이쁜 돌을 찾기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몽돌해변이 아담하면서도 파도소리가 정말 좋은데 코끼리바위며 바위들이 정말 멋진 곳이다. 다음엔 꼭 딸들과 함께 오자며 긴시간을 그렇게 앉아서 파고소리를 들어가며 여유를 즐기다 코끼리바위 반대편으로 갔다.











 


 










코끼리바위 반대편으로 가는 길이 힘들다. 줄을 타고 올라가고 줄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코끼리바위 앞부분의 몽돌해변은 동글동글하니 돌듯이 이쁜데 건너편은 남성적인 돌듯이라고 해야할까,조금 거칠고 크고 모가 나 있다. 이부분을 보면 낮은 산이라고 결코 생각하기 어렵다. 156m의 산에서 어떻게 이런 풍경이 만들어졌는지,정말 멋지다.

코끼리바위를 구경하고 절벽도 구경하고 해안길이 있는 줄 알고 가다보니 힘들다.아니 길이 없는 듯 하여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하지만 멋진 구경을 했으니 그만큼의 어려움을 감수한다. 조심조심 옆지기의 손을 잡고 오르고 좁은 길을 잘가서 코끼리바위로 내려오는 돌길로 향하고 나니 안심하듯 한숨이 다 나온다. 여행에서는 체력을 과용하면 안된다. 안될것 같으면 욕심을 부리지 않고 얼른 포기를 해야 더 나아갈 수 있다. 돌길이 내려올 대는 힘들었는데 오르다보니 금방이다.한번 왔던 길이라 더욱 쉬운가보다. 그렇게 돌길을 올라 바로 위 쉼터로 향하였는데 옆지기는 금굴에도 가자고 한다. 하지만 돌길을 걷느라 다리에 힘을 주었는지 조금 뻐근하다. 금굴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정상으로 향했다.



해국


 


 






임경업장군을 모시는 '황금산사' 가 정상돌탑 뒤에 있다.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하더니 날이 점점 흐려지고 어두워진다. 더 나아가려고 하다가 갈 길이 있으니 여기서 종료하기로 하고는 정상의 돌탑과 황금산사를 구경한 후 바로 하산길에 접어 들었다. 우리가 내려가던 시간은 2~3인듯 한데 그시간에도 산을 오르는 분들이 많다. 평일인데도 말이다. 내가 올라올 때처럼 힘들어서 헉헉 거리는 사람들, '코끼리바위가 어디지..' 하면서 가는걸 들어보면 그들도 코끼리바위를 찾아 온 듯 하다. 먼저 본 자의 여유,웃으며 지나쳤다. 올라올 때는 정말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었던 길이 내려가는데 힘이 들지 않는다. 아니 날아가듯 달려내려가듯 하니 옆지기가 쳐다본다. '내리막길은 잘 가거든..오르막은 어느 길이나 힘들고..' 그래도 오늘 안쓰던 근육들을 써서인지 여기저기 당긴다.점심은 간식으로 대신한 삶은 달걀과 사과가 전부였다. 가는 길에 삼길포에 들러 회를 먹고 가기로 했다.그렇다면 지체할 수 없지 삼길포로 가자구.

20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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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11-08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코끼리 바위까지만 살짝 구경해봐야겠어요^^ 그래도 준비는 단단히 해야겠네요~ 너무 신기하고 재밌을거 같아요~

서란 2011-11-08 12:55   좋아요 0 | URL
정말 멋져요~~썰물때 가시면 코끼리바위 코 사이로 뒤편으로 넘어갈 수 있고
굴도 따먹을 수 있데요..여기에 갈 때는 칼이나 도구를 하나 준비하고 가라고 하더라구요.저희도 칼을 준비했지만 따먹을 굴은 하나도 못 찾았답니다..
 

 
오늘은 얼마만큼 자랐을까요,행운목 꽃대















행운목 꽃대가 더이상 자라지 않는 듯 하면서도 하루가 다르다.
어제는 38cm...오늘은 40cm이다. 하루는 이쪽으로 하루는 저쪽으로 방향도 자유자래로
제 스스로 바꾼다. 오늘은 거실베란다 쪽으로 있더니 저녁에 보니 안방베란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말 신기한 녀석이다.

하루가 다르게 달려가는 것 보니,수능날쯤엔 꽃이 피지 않을까 한다.
큰놈이 고등학교에 입할 때에도 꽃대가 나왔는데 학교 발표날에 개화를 시작,
정말 신기하게 어떻게 그렇게 날짜를 딱 맞추는지..이번에도 꽃이 필 듯 말 듯..



사랑초



바이올렛

사랑초와 바이올렛이 줄기차게 꽃을 피워 올리고 있다.
사랑초는 새로 뿌리 나누기를 하여 심어 놓은 것에도 잎이 새로 돋아 나고 있어
조금더 지나면 여기저기 무성한 꽃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청사랑초도 모두 죽었나 했는데
오늘 아침에 물을 주다보니 새로 잎이 나오고 있다. 청사랑초는 꽃을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있지 않고 거실쪽에 있어서인가보다. 그래도 잎이라도 볼 수 있음이 좋다.

창가의 율마를 옮겼더니 햇볕이 잘들어서인가 바이올렛이 탱탱해졌다.
시클라멘도 잎이 새로 나오고 꽃대가 하나 둘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안방베란다에 군자란에는 한녀석이 꽃을 피우고 있고 또 한녀석은 꽃대를 올리고 있다.
봄에 피어야 더 이쁜 군자란인데 요즘 날이 따듯하니 아젤리아도 봄인줄 알고 피고 있고
군자란도 덩달아 피고 있다.봄에 무얼 보라고...
녀석들은 모두 향기가 없는 꽃들인데 그중에 <행운목> 꽃은 향기가 무척이나 진하다.
행운목만 향기가 있는 꽃이며 '야화'이다. 곧 꽃망울이 터질 듯 한데 그 향이 기다려진다.
11월 행운목 꽃향이 집안을 장식할 듯 하다.

20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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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서 낙엽비를 맞으며 낙엽을 밟다






11월 1일 2일 뒷산에 가지 못한것이 이렇게 가고 싶을까? 겨우 이틀 못간것인데.
오전에 할 일들 잠깐 마무리 짓고 서둘러 물병을 챙겼다. 더 지체하다간 뒷산에 못갈 듯 하여.
그렇게 간단하게 준비하고 나왔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정말 요즘 인디안썸머인가,왜 이렇게
따듯한지.긴팔 티에 조끼 하나 입었는데도 덥다.집에서보다 더 더워 벌써 땀이 나려고 한다.

아파트를 벗어 나는 길,누가 뒷산에서 꺾어 왔는지 들국화를 진이겨 놨다.아까운 것.
한쪽으로 치워 놓았는데 향기가 무척 강하다. 아파트 담장을 따라 가는데 은행잎과 담장이 잎이
떨어져 내려 빨갛고 노랗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아줌마들이 삼삼오오 보이더니 오르는
사람들이 없다.너무 늦게 왔나.그래도 혼자 유유자젹하며 좋아하는 음악 들어가며 걷는 길이
정말 좋다. 하루 이틀 사이 뒷산은 그 누구의 조화인지 더욱 가을이 깊어져 갈색빛으로 물들었다.
산길에도 참나무잎이 얼마나 많이 떨어져 있는지 걷는데 '바스락 바스락..' 정말 싯귀처럼
'너는 낙엽밟는 소리를 아느냐..아니 들리느냐..'다. 거기에 낙엽비가 우수수수수수 떨어져
내리는데 발걸음을 뗄 수가 없다.넘 좋아서 계속해서 셔터를 눌러 보지만 낙엽비는 그냥
낙엽비일뿐 사진속에는 낙엽비가 없다. 이궁...

산길에 낙엽이 푹신하게 떨어져 내려 있으니 걷기에 정말 좋다. 운치 있다.
천천히 오르는데도 이틀동안 게으름을 피웠다고 힘들다,아니 더워서 땀이 난다.
천천히 낙엽을 바라보며 낙엽비를 맞으며 그렇게 땀을 줄줄 흘려가며 오르는데 넘 좋다.
이 가을 혼자서 다 누리고 있는 듯...산에는 오늘따라 아줌마들 뿐이다. 두어명씩 혹은 삼삼오오
앉아서 수다한마당이다. 이런 낙엽비 속에서 아니 짙은 가을속에서 수다는 정말 맛깔날 듯.
난 그저 풍경을 즐기며 혼자 만족하며 승기의 리메이크 앨범을 듣는데 계절과 너무 잘 어울린다.

오르막길을 올랐다가 내리막길을 내려 가는데 낙엽이 쌓여 있어 조심조심,그래도 넘 좋다.
어느 화가가 이렇게 색칠해 놓을 수 있을까? 아니 이렇게 대단한 그림을 그릴 수가 있을까.
다양한 색들이 정말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냈다.누구의 손길인지 몰라도 자연의 위대함을 느낀다.
그냥 지나쳐 내려가기 싫어 가다가 멈추고 가다가 멈추고 나무를 보고 나뭇잎을 보고 낙엽을 보고
그리곤 나무와 나뭇잎 사이로 내리 비치는 햇살을 본다. 햇살 속에 무언가 마술이 숨겨져 있는것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그 속에서 단풍은 더욱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다 담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지나
오솔길로 그리고 소나무길로 향한다. 소나무길로 들어서는데 낙엽 밑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움직인다.
뱀인가 하고 가만히 가던 길 멈추어 서서 보는데 뱀은 뱀인데 도마뱀이다. 꼬리가 긴 녀석이
내 발자욱 소리에 놀랐는지 몸을 감추느라 부산스럽게 부시럭댄다. 이런 생물을 한번도 만나지
못했는데... 녀석의 몸이 조금 길어 징그럽고 무섭다. 난 유독 뱀과 쥐를 무서워 하는데...
멀리 돌아서 그 자리를 피했다. 아니 나의 길로 향했다.소나무향이 너무 좋다.

낙엽이 무척 많이 떨어져 내려서인지 숲은 그야말로 가을냄새로 가득하다.
아카시나무가 많은 곳은 아카시아잎 냄새가 진하고 참나무가 많은 곳은 참나무잎향이 강하다.
그리고 소나무가 많은 곳은 음~~~향을 좀더 깊게 들이마시기 위하여 숨을 크게 쉰다.
햇살도 좋고 하늘도 파랗고 날이 너무 좋다 단풍이 더 고아 보인다.
하루 이틀이면 모두 떨어져 내릴것만 같아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이 가을 좀더 많이 뒷산을 찾은 것은 정말 보람이다. 아니 보물을 찾은 것처럼 가을을 모두 담은것
처럼 행복이다.하루하루 그 변화를 담았다는 것이 정말 좋다. 너무 급변하는 가을,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는 세월...아니 시간...이대로 멈출 수 있다면...
산을 벗어나 시원한 물을 쭉쭉 마셔준다. 난 물을 정말 마시지 않아 병인데 뒷산을 찾고나서부터
물을 예전보다 조금 많이 마시게 되었다. 그게 한가지 득이다. 시원한 물을 마시고 내려오면
정말 기분 좋다. 시원한 가을 공기로 모두를 채우고 시원한 물로 채우고 온 몸이 갈색으로 물든 듯
하여 혼자 베시시 웃어가며 산을 벗어난다.

2011.11.3
















































가을에도 민들레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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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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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 말씀에,여자는 사람들 앞에 구부리는 것이니, 삼종의 도가 있을 뿐이라고 하셨다. 집에서는 부모를 따르고, 시집가면 남편을,지아비 죽으면 자식을 좇아 잠시잠깐이라도 스스로 이루는 바가 없어야 한다고 했느니, 아예 서책 보기를 버러지 보듯 하는 게 좋을 게야.....' 아버지 초당 허 엽은 딸이라고 하여 그녀를 아들과 다르게 키우지 않았다. 아들들과 함께 사랑방에서 글을 읽고 배우게 했으며 그녀는 이미 8세 때에 천재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대단한 글을 썼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천재적인 글재주가 결혼 후에는 그녀의 인생을 옭아매는 올가미가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서책 보기를 버러지 보듯 하는게 좋을 게야..' 라는 말이 가슴을 친다. 하지만 그 삶을 버릴 수 없었던 그녀,가슴을 후벼파는 아픔을 더욱 꾹꾹 눌러 참으며 더욱 슬픔을 시에 녹여내지 않았나 한다.

그녀의 결혼 전 15세까지의 친정에서의 삶은 그야말로 '자유' 라고 볼 수 있다.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는 조선시대에 남자인 아들들과 함께 대등하게 글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아버지의 배려와 그녀의 재주를 높이 샀던 오빠와 스승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맘대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스스럼없이 표현하고 담았던 그녀, 담장을 벗어날 수 없었지만 그녀는 시속에서는 자유를 맘껏 표현하고 누구보다 자유로웠다. 모두가 부러워 하는 당당한 집안에서 글에 뛰어난 재주를 보였던 오빠 붕과 동생 균 그리고 그녀까지 그야말로 글재주가 있는 집안에서 자신의 재주를 맘껏 펼쳤던 그녀가 결혼이라는 그것도 안동 김씨 집안이라는 '장벽' 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녀도 최순치도 이미 서로를 마음에 담고 있었지만 김성립의 아녀자가 되어야 했던 초희,그녀의 글은 우리나라 보다는 중국에서 더 많이 알려졌다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중국에 까지 널리 알려졌던 그녀의 글솜씨와 빼어난 외모는 그야말로 그녀의 인생을 내리막길로 걷게 만든 주요인이 되고 말았다.

자유분방한 친정집과는 다른 시집에서의 생활, 된시집살이와 불성실한 남편 사이에서 어렵게 가졌던 아이들마져 잃게 되고 친정아버지의 부음에서부터 오빠 붕의 귀양과 죽음으로 인한 친정의 몰락을 보면서 힘들어했던 그녀는 맘 붙일 곳 없는 결혼생활에서 더욱 황폐해져 가기만 했던 듯. 만약 남편 성립이 좀더 그녀의 편에 서서 그녀를 감싸주고 말한마디 그녀의 편이 되어 주거나 시모로부터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다면 그녀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문해 본다. 여자인생은 뒤웅박팔자라더니 그 잘나가던 천재시인이 시집의 꽉 막힌 시집살이에 갇혀 그녀의 인생은 얼음장같은 별채에 갇혀 한마리 날지 못하는 박제된 새처럼 점점 자신의 생을 갉아 먹고만 있었다. 아니 아름답게 피었던 부용꽃이 점점 시들어 가고 있었다니.'같이 앉아 시를 나누고 ,하늘과 별과 세상 끝까지 흘러가는 물에 대해 이야기 나누리라. 그런 남편과 더불어 세상의 끝까지 동행하리라 생각했다.' 그녀가 남편에게 바라는 것은 별거 아니었다. 그녀와 도란도란 시를 나누고 자연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함께 동행하길 원했는데 그러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남편과 그녀 사이에는 '시어머니' 라는 넘지 못할 장벽과 같은 장애물이 가로 막혀 있었던 것.어찌할꼬.

그런 삶 속에서 믿었던 친정집마져 천천히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았으니 그녀가 의지할 곳은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어렵게 얻은 딸과 아들마져 시모에게 빼앗기듯 하고는 뒷방신세가 되어 아이들의 죽음을 보아야만 했으니 어떠했을까. 딸로서도 아내로서도 며느리로서도 어미된 자리도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니 그녀,살고 싶었을까? 시들시들 시들어 가는 부용꽃처럼 그렇게 스물일곱의 아름다운 부용꽃은 그렇게 지고 말았던 것이다. '초희야, 너무 영민함도,너무 다정함도,지나친 나약함도 이 세상에 배겨나지 못하는 것을, 어쩌자고 머릿속에 촛불을 켜고 산다더냐.' 어찌하여 남자도 아닌 아녀자가 머릿속에 촛불을 켜고 살게 된 것일까.담장안에 갇혀 있는 아녀자가 촛불을 켜고 산다고 세상이 그녀의 것이 될 수 없는 세상, ' 이 좁으나 좁은 조선 땅에 태어난 것도 여자로 태어난 처량함도, 남편을 만나게 된 것도, 원망하고,서러워했던 걸 부인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조선 땅에 태어남도, 여자로 태어남도, 김성립을 낭군으로 맛이한 것도 제게 주어진 운명이겠지요.' 그렇다 모든 것이 운명인것을 어찌한단 말인가.죽음으로서 비로서 자유인이 될 수 있었던 그녀의 삶이 안타깝다.눈물겹다. '천재도 과하면 독이 된다 하지 않던가...' 라는 말처럼 너무 그녀의 천재성이 과했던 것일까 그를 시샘하여 일찍 그녀의 꽃이 지게 만든 것일까? 정말 슬프다,눈물이 그냥 흘러 내린다,가슴이 먹먹하여 한참을 같은 줄을 읽고 또 읽고 하였다.

처음 소설을 읽으며 정말 故 최명희 작가의 <혼불>을 대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다시 환생하여 쓴 소설처럼 초희의 혼례장면이 <혼불>의 어느 대목처럼 아니 <혼불>을 읽고 있는 착각이 들정도로 잘 표현해 놓았다. 대하예술소설인 <혼불>을 읽으며 얼마나 가슴이 먹먹하고 소설이 이렇게 아름다울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아쉬움,소설이 완성되었더라면 어떠했을까.<혼불10권>은 미완성이면서 장장 17년의 세월동안 쓰여진 소설이며 그 내용또한 대단하다. 한동안 다른 소설을 읽어도 맘에 들어오지 않고 모두 시시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 그런가,아니 '난설헌' 이라는 인물을 그려내기 위해서인지 너무도 잘 표현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것과 예술적인 면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전통과 예술에 빗대어 초희 그녀의 비극은 너무 극명하게 갈라짐을 잘 나타내 주었다.그러면에서 혼불과 비슷한 면이 있다.

난설헌 그녀의 인생은 15세 이전과 그 이후로 극명하게 달라진다. 결혼전인 15세 이전에는 친정집에서 아버지 오빠와 동생과 함께 자유롭게 글공부를 하고 시를 짓고 했다면 결혼을 한 15세 이후에는 여자가 시를 짓는 것부터 싫어하는 시모와 남편의 눈총을 받아가며 결혼전에는 양지에서 글을 썼다면 결혼후에는 음지에서 쓴 글처럼 인생 또한 그렇게 음지가 되었으니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좀더 개방적이고 그녀의 재주를 알아주는 그런 집안 그런 사람을 만났더라면 그녀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짧은 생이라 더욱 아름답고 곱게 피어 올랐던 것일까.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바느질하듯 그녀의 삶을 조각보로 이어가듯 아름답게 잘 표현해 낸 '난설헌'을 읽는 동안 울컥 울컥 얼마나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던지.그녀를 아내로 맞은 성립의 삶 또한 어쩌면 피해자일지 모르지만 너무 자신의 아내에게 안이했던 것이 밉다.그녀가 죽어가게 방치한 사람이기도 하기에 밉기도 하면서 불쌍하다.그런가 하면 순애보처럼 그녀를 향했던 사랑을 접지 못했던 최순치 또한 가련하다. 천재적인 문학성을 가진 여인인 난설헌을 중심으로 많은 인물들이 그려졌음에도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요즘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면을 본 듯 하여 기쁘다. 그리고 난설헌이라는 그녀의 애련한 삶을 오롯이 잘 담아 내어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듯 하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녀의 생가를 한번 들러봐야겠다.그곳에 갔으면서도 시간이 없어 주위를 맨돌다 온 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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