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물안개















아침에 출근하려고 일어난 옆지기가 '야...물안개 장난이 아니네..정말 멋있어.얼른 찍어봐.'
하는데 두통에 요통..아고 이런 통들이 너무 많이 내 몸에 달라붙어 있어 일어날까 말까 하다가
일어나 컴방 창가로 가서 밖을 보니 물안개가 정말 장관이다.

이곳은 저수지가 있는 곳이라 가을에는 물안개가 정말 멋지다.
그런데 울집 바로 옆 학교 옆에 아파트가 건설중이라 이런 풍경도 올해고 끝이다.
터파기하더니 요즘 타워크레인이 설치되고 이제 슬슬 올라가겠지..이런 시원한 풍경도
못보게 된다니 싫다. 너무 아파트에 둘러 쌓이는 것 정말 싫다.
이곳에 이사와서 제일 좋았던 것이 처음 집과 마찬가지로 멀리 저수지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창 밖을 보고 있으면 정말 좋았는데 이런 풍경도 다 이젠 접어야 한다니...
올해 물안개는 많이 많이 많이 봐두어야 할 듯 하다...

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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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해도 지고 있네











오늘 한 일도 없는 것 같은데 벌써 해가 지고 있다.아니 벌써 졌다.
오전은 책 읽다가 점심에 산행 그리고 집에 와서 이불빨래및 초록이들 물을 주고
다시 책을 읽었다. 늦은 점심으로 라면으로 익은 김치와 함께 먹고 나니 저녁 생각은 글쎄..
어제 저녁에 옆지기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친정에서 가져온 익은김치를 먹어가며
맛있다고..라면이나 비빔국수 이야기를 하길래 오늘 저녁에 비빔국수를 해 주려고 했더니
저녁에 잔무가 있어 늦는단다. 그러면 난 저녁은 패스~~

산행 후 이불빨래며 이것저것 하다보니 피곤하다.
허리가 며칠 좋니 않더니 어디가 안좋은 것인지 영 기분이 깔끔하질 않다.
손빨래 한것을 실외기에 널어 놓아서 괜찮을까 하고는 내다보니 해가 지고 있다.
너무 그 풍경이 장관이라 찰칵~~~ 아파트가 들어서고는 그 풍경도 반은 짤렸다...
여기저기 빙 둘러서 아파트가 들어서니 괜히 숨쉬기 곤란한 듯 갑갑함이 다가온다.
컴방에서는 멀리 저수지가 보이는데 그곳에 지금 아파트가 건설중이다. 땅을 다지고
이제 거중기 올라갔으니 이제 한 층 한 층 올라갈 것이다.그러면 올해로 저수지 풍경은 안녕인듯..

오늘 하루 영양가 없는 날이라 생각했는데 햇님은 나와는 다른가
해넘이가 너무 아름답다.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들어 그야말로 불타는 듯 하다.
문세오빠의 '붉은 노을' 노래가 절로 나올 듯한 풍경을 가만히 잠깐 창에 매달려 쳐다보는데
그도 잠깐이다. 아름다운 것은 금방 사라져간다. 영원이란 찰나와 같은 것인가보다.

201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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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 산행,알밤을 줍다






큰놈의 전화를 받고 울적함을 날려 버리기 위하여 뒷산에 가려고 산행 준비를 하는데 점심 시간,
큰놈이 다시 전화를 했다. '엄마,나 정말 진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셔요~~~' 누가 걱정한다고
했나 안한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녀석... '그래 알았어 걱정안해.더 좋은 일이 있으려고 그러니까
이번에 안된것 열심히 노력한 시간들 헛되지 않도록 남은 시간 열심히 하자.엄마도 몸과 마음 단련
하려고 뒷산에 가려고해.' '엄마 날도 추운데 혼자... 괜찮겠어..' 녀석 엄마가 무슨...
정말 어이가 없어서.누가 누굴 걱정하는지..'어제도 갔다 왔거든.걱정마세요.따님. 따님이나
감기 안걸리게 잘하세요~~'

여시가 오늘은 왠지 보채지도 않고 나가는데 배웅하듯 현관에서 쳐다보더니 제자리인 쇼파
전기방석이 깔린 곳으로 간다.지지배... 다른 날보다 한시간 일찍 나왔는데 역시나 점심시간이다.
아파트를 지나 산으로 향하는 길,소녀들의 웃음소리가 잘게 부서진다. 소녀들 오늘도 산에가나보다.
역시나 시끄럽다. 어제 본 팀들인데 지도 선생님도 없이... 하는 생각을 할 찰나에 선생님이 달려 오신다.
체육선생님이신지 젊은 선생님이 애들을 점심시간에 인솔하고 뒷산을 오른다. 잘하는 일인 듯.
애들 요즘 저질체력인데 그나마 지지배들은 마른애들도 많지만 비만도 많은데 건강한 신체단련 좋다.

소녀들이 먼저 올라가게 하고는 그 뒤를 따라 가는데 무척이나 시끄럽다. 온 산이 울리도록 떠드는
녀석들,녀석들을 피하느라 입구에서 잠시 돼지감자와 코스모스 사진을 찍으며 지체했다.
그리고 천천히 산을 오르는데 오늘도 역시나 조금 힘겹다. 요즘 며칠 허리쪽이 좋지 않아서인지...
그럴수록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하는데 늘 게으름에 귀차니즘이라니... 춥다는 핑계를 이젠 하지 않고
날마다 산행을 해야 할 듯 하다. 이 맛에 톡톡히 빠져 들어야 할텐데.

풀밭을 일구어 밭으로 거듭난 곳엔 여러 사람들이 씨앗을 뿌려 놓아 이것저것 초록싹이 움트고 있는데
'방빼~~~~'라는 푯말이 하얗게 하나씩 서 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라고 하겠지만 당연한 일인데도
괜히 주인 심뽀가 어떤지 구경하고 싶어졌다. 풀이 없어져서인지 새들이 지저귀던 곳인데 새소리가
없어졌고 풀벌레들도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다. 득이 있으면 어디나 실이 있다.
천천히 산을 오르는데 나뭇잎냄새가 더 진해졌다. 산에 오면 이 냄새가 참 좋다. 흙냄새도 좋고...

사람이 없으니 혼자서 유유자적하며 산을 오른다. 오르다 힘들면 쉬고 쉬다가 다시 오르고 그렇게
오르다보니 중간,그리고 쉼터를 지나 정상인데 다시 시끄럽다. 소녀들이 정상을 벗어나 하산길로 갔다가
다시 정상으로 올라오나보다. 샘과 함께해서 더 시끄러운지 정상의 의자는 모두 소녀들 차지,
아니 정상이 모두 소녀들 차지가 되어 버려서 그냥 하산길로 향했다.오늘은 음악을 켜지 않고
자연의 소리와 바람을 느끼며 흥얼흥얼 콧노래를 불러가며 내려 갔다. 인생도 산행도 내리막은
힘을 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잘 내려가진다. 가속도가 붙어 더욱 빨리 내려가진다.
내려가다가 중간지점 밤나무가 많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알밤이나 사진찍고 가야지...
하며 갔는데 정말 내 앞에 알밤이 떡하니 있다. 살다보면 이런 우연한 '기회' 라는 것이 올 수 있다.
그리고 한 톨의 알밤을 얻기 위해서는 가시에 찔리는 수고로움을 거쳐야만 한다.

한 두개정도 줍고 가야지 했는데 오늘따라 알밤이 바람에 툭 투둑 투두둑 떨어져 내린다.
이런 내가 온 줄 밤나무가 아나보다. 날마다 발도장을 찍었더니만 내 발자국 소리를 기억한 것일까.
혼자 괜히 기분이 좋아져 알밤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대부분 떨어진 밤들은 벌써 주인이 정해졌다.
벌레라는 녀석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밤이 떨어진 것을 아는지 알밤을 주워보면 벌레가 먼저
'내 것' 하고는 찜을 해 놓았다. 이런 이런....그러니 눈요기만 하고는 기분 좋게 돌아선다.
그래도 밤나무 숲에서 알밤이 떨어지는 소리도 듣고 알밤도 찍고 기분이 좋다. 알밤을 줍는 기분도
남다른데 그냥 벌레들이 혹은 동물들이 먹이로 하라고 내버려 두고는 밤나무 숲을 빠져 오솔길로 간다.

오늘의 주제는 'V' 나무 찾기이다. 산에는 V'자로 된 나무들이 많다. 조금 상스럽 표현의 말도 많지만
난 오늘 승리의 'V' 나무라고 하고 싶다. 찾아 보면 더욱 많겠지만 벌써 다섯그루나 찾았다.
괜히 오늘 '승리자'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다. 'V'나무와 헤어져 하산길을 살살 달려 내려가면서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 뒤쪽 산은 그만둘까 하다가 또 다시 소나무숲으로 접어 들었다.
바람이 불면 솔향이 얼마나 좋은지.. 비록 소나무숲은 얼마되지 않지만 그것만이라도 남아
이런 좋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힘든 길은 대부분 지났기에 오솔길을 다시
뒤돌아 나오며 흥얼거리다 쉼터에 올라 물을 시원하게 마셔 주고는 엠피의 노래를 틀고는
기분좋게 음악을 들어가며 내려왔다. 한시간여 오르락 내리락 오르락 내리락 그리고 평지의 길을
걸어 집으로 향하지만 그 시간이 정말 좋다. 집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자연의 냄새와 바람소리
자연의 소리와 함께 자연을 벗하는 시간이 정말 좋다.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뒷산과 조우해야 할텐데...

201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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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10-19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밤에 윤기가 흐르네요. 뒷산 동물들이 맛나게 먹겠어요~

서란 2011-10-19 20:47   좋아요 0 | URL
정말 윤기가 자르르~~에요.
알밤을 조금씩 쪼아 먹은 것이 보이더라구요.

감은빛 2011-10-1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홀로 유유자적 산을 오르기 좋은 날씨네요.
이 글 읽으니 저도 일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근처 산에나 한번 다녀오고 싶은 충동이! ^^
올려주신 생생한 사진들 보면서 만족하겠습니다.

서란 2011-10-19 20:48   좋아요 0 | URL
요즘 정말 산을 오르기 정말 좋은 날씨에요.
산은 여럿이 보다는 혼자나 둘이 참 좋더라구요.
가을이 깊어져 가고 있음이 여실히 보여서 좋아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 남도답사 일번지, 개정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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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토가 박물관'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라는데 내가 알고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것은 얼마나 될까? 아니 얼마나 알고 보고 다니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6>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3>을 읽고 나니 욕심이 생겨 <국보순례>를 얼른 사서 읽었다. 그럴수록 더욱 욕심이 생기는데 필자는 얼마나 문화유산에 대한 생각이 많을까,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에 '1박2일'프로에서 유홍준샘과 함게 '경주 남산' 을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얼마나 좋았던지.한마디 한마디 놓치지 않기 위하여 함께 답사를 떠난 것처럼 귀담아 들었는지 모른다.그러면서 옆에 있는 남편에게 한마디 '언제 꼭 한번 유홍준 샘과 함께 부여답사 여행을 떠나야 할텐데...그게 언제가 될까.' 지난 달에도 그 전달에도 '부여답사' 를 함께 하고 싶었지만 네번째 주말은 기숙사에 있는 딸들이 오기 때문에 집을 비울 수가 없다. 그렇게 하여 늘 바람으로 끝나고 마는 '부여답사' 하지만 내가 포기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꼭 한번 함께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1권 외에 다른 책들도 읽다보니 '문화유산' 에 대한 보는 눈과 태도가 바뀌어가고 있는 나를 본다. 워낙에 이런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고 특히나 산사를 자주 찾기고 그냥 보아 넘기는 것이 아니라 모르면 문화해설사 하시는 분에게 물어 보기도 하고 안내문을 찾아서 읽어보고 꼭 하나라도 얻어 오려고 노력하기에, 아니 좋아하기에 남보다 더 많이는 아니어도 조금더 관심과 열정으로 보고 들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 많은 것들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물처럼 흘러가 버리고 말아 다시 채워 넣어야 하는 그런 반복학습이 필요한 나이 이기에 좀더 관심을 기울이려고 노력을 한다. 그런 내겐 이 책은 정말 더없이 친한 벗이기도 하고 안내자이며 내가 일지 못했던 세상에 대한 눈을 뜨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족이 처음 '해남' 땅을 찾은 것은 아이들이 초등학교시절, 봄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데리고 여수 돌산도로 내려가서 천천히 올라오며 이곳저곳을 들르게 되었다. 우리의 여행은 처음엔 남도땅이다.그리고는 올라오는 길에 볼 수 있는만큼 2박3일 혹은 3박4일 동안 여행을 보면서 올라온다. 그렇게 몇 번 여행을 하다보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 갔던 그곳이 모두 기억에 남아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지금 고등학생인 딸들은 그때가 제일 좋았다며 그런 여행을 또 가자고 난리다. 그때 우리가 '다음에 또 와서 보자' 하고 지나친 곳들이 나와 있다. 정말 아쉽다. 하지만 여행은 늘 아쉬움이 남아야 그다음 여행을 또 기약할 수 있는 법이니 슬퍼할 일은 아니다. 가족여행을 하면서도 남도 땅에서 제일 먼저 는에 들어온 것은 풍부한 색감이라고 해야하나 붉은 황토에 초록빛 배추,정말 자연색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날아드는 까만 까마귀까지 한 점 그림처럼 눈이 피로하지 않은 야트막한 능선들을 따라 그림이 되고 있었다. 여유로움과 신비로움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 어느 한 곳을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운 것이 남도 여행인 듯 하다.  

직접 가서 보지 못했지만 도갑사 도선국사비는 비석 제작에만 17년이 걸렸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일이다. 얼번에 칠현산 칠장사의 혜소국사비를 보고 왔는데 이 와 생김은 비슷한 듯 하다. 그 비 또한 크기도 무척 컸는데 모두가 다 따로따로 있다. 그 비가 우뚝 서는 날엔 무언가 역사가 달라질 것처럼 비는 아직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도 그 위용이 남달랐다. 그런데 도선국사비는 사진만으로도 대단한데 비를 제작하는데 17년이나 걸렸다니 장인들의 열정이 대단한 듯 하다. 기계화가 아닌 모두가 손으로 쫒아서 만든 것일텐데 남다른 장인정신을 엿본다. 산사에 가면 맞배지붕인지 팔작지붕인지 주심포식인지 다포식인지 배흘림기둥인지 자연목인지 한번씩 읽어본다. 그리고 건축물을 보면 알고 보면 정말 건축물이 내게 말을 하는 것처럼 더 가깝게 느껴진다. 나 또한 번창한 절보다는 오래전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아담하고 소박하고 정갈한 절집을 좋아하기에 웅장한 곳보다는 그런 작은 절집들을 더 찾아 다닌 듯 하다. 무위사 극락보번을 보니 참 단아하면서도 소박하여 좋다. 언제 한번 가서 봐야 할 듯 하다. 측면의 면분활도 넘 좋고 어느 곳하나 소홀히 그냥 지나치지 않은 선인들의 지혜를 엿보는 듯 하다.

남도여행에서 '영랑의 생가'와 '다산초당' 을 다음에 보자고 하면서 지나쳤는데 무척이나 아쉽다. 그 다음에 라는 기회가 여간해서 오지 않고 있으니 그때가 더욱 생각난다. 다산초당은 한승원님의 <다산>과 <초의>라는 작품을 읽으며 더욱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이 책에서 다시 읽다보니 가고 싶어졌다. 영랑의 생가에는 모란이 피는 계절에 가면 좋을 것이고 다산초당엔 그에 즈음하여 함께 가보면 좋을 듯한데 모르고 여행할 때와 책에서 한번 미리 읽어보고 여행할 때는 조금 다르리라 본다. 우리가 남도 여행을 할 때는 동백꽃이 피던 계절에 여행을 해서일까 선운사도 그렇고 여수도 그렇고 동백꽃이 한참일 때라 붉은 빛 동백의 열정을 여행에 담아서 더욱 좋았던 한 부분이기도 하다. 남도하면 '동백꽃' 과 푸른바다가 보여주는 그 풍경이 또한 일품인데 우리 건축과도 동백꽃이 잘 어울리는 듯 하다. 강진과 해남만 해도 가볼만한 곳이 너무 많다. 아니 기억하고 봐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는 정말 크다.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것들이 들어오고 더 많이 기억된다. 모든 것을 다 기억하진 못하겠지만 여행시엔 꼭 책을 들고 가보고 싶기도 하다.

예산 수덕사와 가야산 주변은 많이 간 듯 하면서도 새롭다. 내가 보는 눈과 다른 눈으로 보여주고 들려주는 수덕사와 보덕사와 남원군묘와 개심사, 개심사는 올 봄에도 다녀온 곳인데도 이렇게 책에서 만나는 내용은 새롭다. 수덕사 또한 몇 번 갔던 곳이지만 시간이 너무 지났다.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다시 간다면 남원군 묘까지 올라가서 모두를 보고 와야 할 듯 하다. 개심사는 이른 봄과 가을에 갔는데 가을 단풍도 너무 좋았다. 겹벚꽃과 겹매가 피었을 때 그리고 목백일홍이 피었을 때 다시 한 번 가리라 한것이 못 가고 있다. 어느 곳이나 사시사철 간다면 또 다른 풍경과 역사를 만날 터인데 한번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고 가면 갈수록 '착각' 아닌 착각에 빠져 다 알고 있다는 듯 넘겨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그게 아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모르는 역사와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것을,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다른 이야기를 연계하여 볼 수 잇음을 배운다.

경주의 이야기는 봐도 봐도 끝이 없고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는 곳인 듯 하다. '1박2일' 프로에서도 '경주 남산' 의 7대보물을 찾아 나서며 산행하며 보여주고 들려주는 이야기 만으로도 정말 대단했는데 이곳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도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느낀다. 감은사지는 두어번 가려다 포기를 했다. 벚꽃피는 계절에 그곳에 갔다가 너무 많은 여행객들 때문에 거리가 차로 밀려 제대로 여행도 못하고 사람 구경만 하고 왔는데 그때 감은사 삼층석탑을 보러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정된 자세로 우뚝 솟아 있는 탑의 사진을 보니 얼른 달려 가서 확인하고 싶어진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읽다보니 점점 '석탑' 이 좋아진다.예전에는 그리 눈여겨 보지 않던 것들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절집에 가면 돌하나 그냥 흘려 버리지 않고 보게 된다. 그 돌에 숨겨진 역사를 보고 찾아 보려 노력한다.그리고 꼭 한번씩 만져본다. 거칠거칠한 돌에 선조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아 기분 좋을 때가 있는데 석탑도 승탑도 유독 눈에 들어온다. 그것이 돌에서 역사로 우뚝 서기까지 석공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땀방울이 느껴지는 듯 하여 한번 더 보게 된다.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기억하고 담기 보다는 그런 것 같다. 역사에 대하여 느끼지 못하던 '행간' 을 느끼고 보게 되는 것 같다.

경주 편에서 '에밀레종' 에 대한 역사를 읽다보니 정말 대단하다. 에밀레 종을 보게 된 것은 중학교때 수학여행이었고 그 때 종소리를 들은 것 같다. 그리고 그 다음 많은 이야기들을 접하게 된 듯 한데 그 모든 역사가 이 책에 담겨 있는 듯 하다. 에밀레종의 분신처럼 다른 종을 주조하고 있다는 다큐멘더리를 보았던 것도 기억이 나는 듯도 하다. 무엇이든 귀하다고 그냥 방치해 둘것이 아니라 '집' 은 사람이 살아야 집도 살 듯이 종 또한 종의 목적을 이루어주어야 비로소 종이 되는 듯 한데 절집 어디를 가도 '종을 치지 마시오' 라는 팻말이 익숙하다. 그런데 내가 행운이었던 것인지 산사에 갈 때마다 귀한 종을 치는 소리를 듣는 기회가 있었다. 속리산 법주사에 가던 날도 전국법회가 있어 타종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무척이나 좋았다. 정말 심장이 찢어질것처럼 깊게 울리는 그 소리에 깜짝 놀랬다. 그런가 하면 안성 청룡사에서도 칠장사에서도 도솔암에서도 많은 절집에서 법회나 그외 일로 타종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왜 그렇게 좋던지, 그 종소리와 함께 하는 춤사위는 어떨까 정말 짐작이 가지 않는다.

내가 가 본 곳이라고 다 아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고 나면 책을 들고 한번 더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든다. 내가 간 계절이 아니라 다른 계절에 다른 풍경으로 또 다른 세상을 만나듯 그런 여행을 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수덕사에서 하루 묵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묵은 곳이 수덕여관인지 아닌지 가물가물 하지만 불편해도 좀더 오래된 곳에 한번 묵는 것도 괜찮을 듯 하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그런 곳도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작은 산사나 그외 폐사지도 많이 가봐야 하겠다는 생각도 가져본다.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 가는 곳보다는 좀더 한 곳을 보아도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거나 하나라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면서 보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지켜야 한다'는 것을 마음자세를 바꾸게 한다. 더 크게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그렇게 지켜 나갈 수 있도록 여행자도 지킬 것은 지켜주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그저 유희를 목적으로 하는 여행이 아니라 배우고 담는 그런 여행을 한다면 더욱 많은 것이 남는 다는 것을,아니 전 국토가 박물관이라는데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하나 하나 늘려가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문화재에 대한 애정을 좀더 갖게 만든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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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초와 바이올렛




사랑초 화분을 창가로 놓았더니 한참 꽃대가 올라오고 있고
꽃이 피는 것도 많아졌다. 가을햇살이 따사로워서일까...
새로 뿌리나누기를 하여 심은 사랑초 녀석들도 하나 둘 잎이 나오고 있다.
청사랑초는 그런데 감감무소식..잎이 지고 나면 한참 후에 잎을 다시 올리는 녀석들이라
기다려 보고 있는데 청사랑초는 한번도 꽃을 보지 못해 아수비다.
이녀석은 벌써 화분이 몇 개로 늘어났는지 모른다. 처음엔 뿌리 두어개로 시작했는데
벌써 큰 화분이 세개이고 작은 포트에 세개이다.잎이 나오고 꽃대가 나오면서
연약한 꽃을 피워 올리면 정말 이쁘다.





지난 겨울에 바이올렛이 많이 죽었다. 봄에 삽목을 다시 한 것들이 많아
이제 새로 잎이 올라오는 것드링 많아서일까 꽃이 자주 피고 지는데 꽃이 귀해졌다.
이제서 한녀석 꽃대를 올리고 있다.
이 녀석 또한 햇살이 잘 비추는 곳에 있는 녀석이다.
바이올렛은 잎을 하나 떼어 내어 심어주면 다시 뿌리가 나오고 잎이 나온다.
잎으로 삽목을 하는 것이라 몇 개의 화분만 있다면 얼마든지 개체를 늘려서 꽃을 오래도록
볼 수 있는 정말 이쁜 녀석이다. 울집엔 무척 많은 화분이 있고 빈 곳만 있으면 삽목을 한다.
그도 이젠 예전만 같지 못하여 개체가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나 이쁜 녀석이다.



군자란

얼마전에도 하나가 피었더니 그것이 지고 나서 또 하나가 피었다.
봄에 피는 녀석들인데 가끔 가을과 겨울에도 핀다. 녀석들은 새끼가 너무 번져서
화분마다 가득 찼다. 봄이 오기전에 분갈이를 해 주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십여개가 넘는 군자란 화분,거기에서 떼어낼 새끼들이 만만치가 않다.
몇 해전에도 분갈이를 하여 모두 나누어 주었는데 분갈이를 하자면 허리도 아프고 어깨가 무척 아프다.
난 오른쪽 팔도 오른쪽 어깨도 좋지가 않은데 이것을 하려니 괜히 어깨가 아파온다.
그래도 어김없이 꽃을 보여주는 이쁜 녀석들...봄에 보여주지...

베란다 화단에 들어가 물을 주다보니 아젤리아가 꽃이 많이 피었다.
꽃몽오리도 한참 올라오고 있고...봄인줄 아나보다.햇살이 따듯하니..
제라늄 삽목한 것이 대부분 살아서 작은 잎을 틔우고 있다. 좀더 삽목을 해야 하는데
이 또한 맘이 내켜야 하니...하기 싫다가도 이렇게 꽃을 볼 때면 참 기분이 좋다.
그런맛에 초록이들을 키우나 보다.

201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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