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 사계절 1318 문고 66
황선미 지음 / 사계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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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닌 인생이 있을까.뒤돌아 보면 나의 인생도 그리고 다른 이의 인생도 모두가 소설속 한 부분처럼 여기지는 삶들이다.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빚 때문에 고향을 떠나 평택의 작은 객사리라는 마을에 정착하여 외갓집 식구들과 함께 하며 받는 설음과 그 속에 섞이고 싶으면서도 섞이지 못하고 겉돌듯 하는 삶 속에서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게 한것은 다름아닌 '가족' 이라는 울타리,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판자집인 꺽다리집이지만 그래도 가족이 함께 했으므로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본다.

작가의 다른 소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너무 좋았다. 시골에서 자라서일까 공감대가 같고 비슷한 시기를 거쳤기에 그 부분 또한 내 이야기와 비슷한 것을 느끼면서 어쩌면 카타르시스를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뒤돌아보지 않고 이 책을 얼른 집어들게 되었다. 후회없이. 아픔도 가난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가족이 함께 함으로 하여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고향에서 부유하게 살았지만 빚으로 모든 것을 거덜내고 외삼촌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지만 아버지는 한 달에 한번 집에 올까말까,왜 아버지는 이 상황을 함께 이겨내려하지 않고 집에도 오지 않은 것일까.고향을 떠난 후로 엄마는 억척이 되었다. 시장에서 행상을 하며 살림을 꾸려 나가는 엄마,그대신 집안 일은 맏딸인 내 몫이다. 열 한살인 내가 이 상황을 이겨내기는 버겁기도 하지만 위로 세살 많은 오빠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자신을 총명하다고 알아주는 삼촌이 있기에 그나마 삶의 희망이다.

그래도 가난은 벗어날 수 없는 힘겨운 터널,아무리 엄마가 시장에서 행상을 해도 아버지가 와서 함께 생활을 해 나가도 가난은 벗어날 수 없는 무거운 멍에처럼 가족을 둘러싸고 놓아주지 않는다. 자신의 집도 아니면서 이모할머니의 집을 자신의 집인양 기세등등하게 자신을 골려 먹는 재순이와 그외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지만 늘 외톨이처럼 지내면서도 맏딸로서의 일은 늘 듬직하게 해내는 열 한살 소녀 연재의 삶은 가난해도 오빠를 남의 집에 주지 않아서 돈을 조금밖에 벌지 못해도 아버지가 함께 해서 행복하다. 그 힘든 시간에 아버지마져 없었다면 어떠했을까. 하지만 그런 아버지는 벌이도 시원찮은데 추운데서 자다가 입이 돌아가기까지 한다. 그런 가운데 '벼락맞은 대추나무' 효험이 있다하여 오빠와 연재는 벼락맞은 대추나무를 구하러 다니는데 자신을 미워하기만 한다고 생각한 재순이마져 구하러 다니고 있지 않은가.

70년대를 살아 온 사람들은 낯익은 새마을사업이며 초가집등 공감하는 부분이 많겠지만 지금시대의 아이들에겐 낯선 시대가 아닐까 한다. 나 또한 그시대를 거쳐왔고 그런 비슷한 삶도 살았기 때문에 내 유년시절이 많이 녹아 나 있는 듯하여 많은 부분을 공감하며 읽었는데 과연 지금 시대의 아이들은 그 시대를 알까? 아니 이해나 할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집이 없어 남의 집을 전전하며 함께 공동우물을 쓰고 연탄난로를 사용하고 맏이는 부모님이 일을 나가면 밑의 아이들을 부모 대신하여 거두느라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그런 일을 이해나 할까.집이 없어 남의 집 처마밑에 서로 색이 다른 판자를 이어 붙여 엉기설기 판자집을 지어 살지만 겨울에는 그마져도 바람 손님이 한자리를 차지하여 입이 돌아갈 정도의 추위와 싸워야 했다면.

비록 빚잔치로 모든 것을 빼앗기고 남의 집에서 단칸방에서 옹기종기 모여 살지만 집안의 대들보는 열 세살인 의젓한 오빠다. 학교에서도 군수님의 상을 탈 정도로 든든한 엄마의 기둥인 오빠,그런 오빠를 남의 집에 주어야 할 정도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결코 가족을 흩트러지지 않게 하는 엄마의 강단함이 맏이인 연재에게도 전해진 듯 하다. 고향에서는 순했던 그녀가 환경이 바뀌면서 앙칼진 재순이에게도 덤벼서 결코 지지 않는 싸움꾼이 되기도 하고 외톨이에서 점점 친구들과 어울릴 줄도 알면서도 아버지를 위해 혹은 엄마와 가족을 위해 한 몸을 바치듯 제대로 한 몫을 해내는 것을 보면서 그런 삶에서도 삐뚫어지지 않고 강단한 삶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유년의 기억들이 영양분이 되어 지금의 그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주지 않았을까.

아픔이 아픔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꺼내어 보면 가슴 시리면서도 연탄난로의 온기처럼 '따듯함' 이 살아 있는 것은 모두가 함께 이겨내고자 했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내 어린시절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지난 기억과 추억속에 폭 안겨 볼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시절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시절 그 온정은 다 어디로 갔을까? 지금의 가족과는 너무도 다른 가족의 풍경이기도 하다. 지금 가족이란 어쩌면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의 영역을 차지하고 홀로 시간을 나누지 가족이 모두 함께 하며 따듯한 정을 나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옛날에는 작은 방에서 한가족 모두다 모여 옹기종기 한이불 아래 살을 부비며 정을 나누고 그렇게 서로를 살뜰히 챙기기도 했다. 그런 시간이 때론 그립기도 하다. 넘쳐나고 배불렀다면 기억에 오래도록 남았을까? 부족하고 모자랐기에 서로를 챙길 수 있었고 나눌 수 있었으며 집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에 가슴이 아리자만 아름다운 시간이 되지 않았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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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 시속 370㎞ - 제9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72
이송현 지음 / 사계절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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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고 했다. 비상하고자 하는 꿈을 간직한 날개, 동준의 날개에는 어떤 꿈이 담겨 있고 응사로 거듭난 매잡이 아버지에게는 어떤 꿈의 날개가 있을까? 돈벌이도 안되는 응사로 잘 다니던 회사도 때려 치고 매잡이 응사로 거듭난 아버지,그런 아버지 덕에 370km로 날아 오르지는 못해도 그 속도와 버금갈 정도로 급속도로 가정의 경제가 곤두박질 치고 있어 엄나는 우리 곁을 떠났다. 돌아 오지 않을 것이라 하고는 용인의 친구분이 하는 식당으로 일을 하러 갔다. 그래도 아버지는 응사로의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더욱 응사일에 매달린다. 조금만 더 하면 세계인류무형유산에 등재를 할 수 있다며 전통고수자로 받는 월 70만원, 매사료값도 되지 않은 정부보조금을 받아 가며 가정이 허물어지는 것도 모르고 아니 나 동준의 한 인생이 급하강 하는 것도 모르고 매잡이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나 동준은 청춘사업에도 바쁘고 아버지를 닮아서일까 '스피드' 에 빠져 있다. 만리장성의 배달꾼 안중근형의 오토바이를 겨우 마련한 용돈을 주면서 얻어 타면서 무엇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스피드에 빠져 희열을 느끼고 있다. 그런면에서 아버지와 난 닮은 것일까? 피는 땡기는 것일까? 나와 아버지가 즐기는 스피드는 다른 것이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로드스타는 아니어도 그 비스구리한 중고오토바이 하나를 장만하는게 꿈이라면 꿈이다. 하지만 지금은 겨우 중근이 형의 오토바이를 얻어 타면서 그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데 기회가 왔다. 아버지 밑에서 매잡이 일을 배우던 형이 일을 그만두고 자신이 아버지 일을 배우겠다고 나서는 동준,그래 겨울방학동안 새대가리와 함께 하면 중고오토바이는 내 손에 들어오겠지 라고 생각하며 그토록 싫어하던 새대가리의 똥을 치우고 함께 하는 일을 하게 된다.

아무리 짐슴이라도 자시늘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알아 보는 것이다. 늘 새대가리라고 놀려서일까 말보로에서 이름을 따온 보로녀석이 자신의 왼팔에 근사하게 앉이 않는다. 쉬울 줄 알았던 일이,아니 아버지가 하던 일이 별일 아니라고 여겼는데 점점 함께 하고 하다보니 빠져들게 된다. 자신이 마음의 문을 여니 맹금류이지만 자신과 통한 것일까,아니면 타고난 자질 때문일까 보로 녀석과 하나가 된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부터 무언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그리고 자신의 전부라 여겼던 여자 친구의 비밀도 알게 되고 자신을 뺀 모든 이들의 삶이 행복할 것이라 여겼는데 절친인 똠양꿍을 보아도 엄마가 필리핀 이라는 이유로 그 또한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한다.그런가 하면 나예리 또한 새아빠라는 이유로 자신을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의 문을 제대로 열지를 못하고 부담스러워 한다. 그렇다면 나 동준은 어떤가 매잡이 아버지 밑에서 비록 기울어 가는 가세이지만 행복한 것일까? 생일날에 미역국도 제대로 얻어 먹지도 못하면서.

아버지를 닮아 가고 싶지 않았는데 맹금류인 보로와 함께 하다보니 자신 또한 아버지를 닮아 가고 있음을 느끼고 그 속에서 희열을 느끼는 동준을 보고 한사람도 아닌 아들까지 매에 빼앗기는 위기감을 느낀느 엄마, 이혼을 하겠다고 하지만 동준은 엄마와 아버지가 이혼을 안하길 이대로의 가정이라도 지켜지길 원한다. 아버지와 우여곡절 끝에 겨울에 있는 매시연회를 근사하게 치루면서 한 뼘 더 성장하고 성숙한 삶을 보게 된 동준은 새로운 인생관과 세상을 보는 매의 눈처럼 냉철함과 날카로움 그리고 창공에서 세상을 바라보듯 좀더 폭 넓은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처럼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전통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누군가는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을 느끼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동준은 그야말로 이제야 '존재하는 것에는 날개' 가 있듯 비상할 수 있는 눈과 힘과 지혜를 가지게 된다.

돈벌이도 안되는 매잡이 아버지와 사춘기의 아들,잘 버무려지지 않을 것 같으면서 그들은 '스피트' 와 '전통' 으로 잘 버무려져 한 발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간다.전통을 지키려 가정이 위기에 맞았을 때 과연 어른들이 어떻게 대처할까? 했는데 어느 가정이나 아버지보다는 '엄마' 의 목소리가 크면 이긴다. 위태위태한 가정도 지켜 나가면서 그런가하면 청소년들의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한참 가정을 핑계로 혹은 다른 이유로 아웃사이더가 되려는 친구들이 힘든 시기를 서로의 힘으로 잘 이겨내는 것을 보면서 부모도 필요하지만 친구가 그 시기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늘 서로의 힘이 되어주는 똠양꿍과 똥준, 서로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인 그들이 '매' 라는 맹금류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고 세상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를 가지게 된다. 자신이 비상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날아보려고 파닥여보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큰 불행인 것이다. 인생이나 공부나 연애나 모든 것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장해 나가게 되고 그 안에 자신만의 비상법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동준이 보로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처음에 포기를 했다면 영원히 자신은 응사로 거듭나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보로가 새똥을 자신에게 떨어 뜨리던 자신은 먹지도 못하는 소고기를 날마다 먹던 보로와 함께 하면서 매의 마음도 읽고 자신의 마음도 성장시켜 나가게 됨으로 하여 시행착오중에 '비상' 할 수 있는 길을 보게 된 것이다.

'매가 사냥할 때의 속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고.최고 시속 370킬로미터로 하강하며 꿩이나 토끼를 낚아채는 모습 앞에선 그 어떤 스피드 스포츠도 명함을 못 내밀 거라고 말이다.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속 370킬로미터 따윈 관심 없다.' 관심이 없었을까,그래도 좋다. 자신이 보아온 환경은 어쩔 수 없는 것, 응사로 갖추어야 할 것들은 이미 배우고 몸에 익혀 왔는지 모른다. 아버지의 삶을 보아 왔기에 자신은 훗날 아버지와 같은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느꼈기에 그는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이다. '매의 눈동자를 바라볼 때, 나는 아버지의 가슴이 어떻게 뛰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해맑은 눈동자로 매의 눈동자를, 전신을 훑어보는 아버지, 매와 평생을 함께 살고 싶다고, 그 꿈을 지키고 싶다던 아버지, 지금도 꿈을 먹고 살며 비록 출세는 못했지만 성공한 인생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 아버지 인생 성공하셨어요.' 아버지와 함께 하며 비록 가정은 돌보지 못했지만 '응사로의 전통고수' 로는 아버지가 성공한 삶을 살고 있음을 깨닫는 동준, '창공을 나는 나의 보로는 열일곱 나의 추억이며 아버지의 또 다른 이름이며 아버지의 전통이며 내 청춘의 새로운 이름이다.' 무엇엔가 미칠 수 있는 것이 청춘인 듯 하다. 자신은 그저 스피드와 바이크에 미쳐 있었다면 아버지는 그것을 넘어 '전통' 을 지켜려고 했던 단단한 분이시다.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런 아버지에게서 삶의 단단한 뿌리를 보게 된 동준의 비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비록 겨울까지만 아버지와 함께 이고 새로운 계절부터는 엄마와 함께 이지만 이 삶도 싫지 않다.

요즘 청소년들은 부모는 자신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는 '도깨비방망이' 쯤으로 안다. 배고픔을 모르고 자라났고 또 그런 시대에 살고 있기에 남보다 못한 것을 이해하지도 받아 들이려고도 하지 못한다. 그런면에서 동준은 의젓하다. 매는 더 높이 비상하지만 자신들의 삶은 그럴수록 곤두박질쳐도 불평하지 않고 받아 들인다. 아니 이 가정이 깨지는 것만 막고 싶다. 왜, 전통을 지키려는 아버지도 이해를 했고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엄마의 입장도 이해를 하기 때문이다. 두사람 사이에서 자신 또한 한가정의 소속임을 느끼고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이해하며 합심해 보려 노력하는 사춘기 청소년 동준, 어린 듯 하면서도 제법 어른스럽다. 자신이 설 자리를 제대로 알고 좌절하지 않고 비상할 수 있는 꿈을 간직한 든든한 아들고 거듭남이 대견하다. 동준이 내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이며 함께 고난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 같아 그들이 날아 오르려는 세상은 더 넓고 청명하기를 그리고 꼭 비상하길 바래본다.목표를 정해 놓고 좌절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보로가 그의 왼팔에 앉았던 것처럼 피가 뜨거워지는 그 순간을 언젠가는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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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체 (반양장) -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64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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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몸만 부쩍 성장을 하는 콩나물처럼 너무 키가 커서 비실비실이다. 아니 정신적인 면이 함께 따라주지 못하여 몸은 어른이면서 생각이나 행동은 애인 청소년들이 많다.거기에 사회는 외모지상주의로 성형이 일반화되어 남보다 조금만 못하면 모든 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그런 속에서 아이들은 외모에 대한 집착도 강하고 키에 대한 집착도 강하다. 하지만 모두가 클 수 없고 모두가 완벽한 훈남 훈녀일 수는 없다. 개인마다 모두 다른 '개성' 이 있고 그 개성이 중시되어야 하는데 개성이나 개인의 능력보다 외모가 중시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렇다면 사회의 통념에 속하는 군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그것이 한참 성장하는 성장기의 청소년이라면 어떨까? 그들이 '난장이' 아니 '난쏘공' 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라야 한다면 마음의 상처가 몹시 클 것이다. 여기 그런 쌍둥이 합과 체가 있다. 그들의 아버지는 난장이다.그 한마디가 가슴에 콱 박힌다.

처음엔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앙 올린 작은 공' 에 대한 오마주일까 했는데 읽다보니 약간은 빌려 왔다고 할 수 있겠지만 엄연한 성장소설이다.자신의 외모에 대하여 그것도 제일 민감한 키에 대하여 아버지와 자신들에게 멍에처럼 씌어진 것에 대한 이야기이니 다소 무거울까 했는데 유쾌하고 통쾌하고 마지막엔 감동까지 선사하니 재밋게 읽을 수 있는,아니 합과 체가 정말 합체가 되어 성장통을 잘 이겨내는 이야기를 따라 가다면 그 속에 우리네 이야기가 있고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웃으면서 가슴 한 켠이 쓰리고 아프다. 가끔 딸들이 자신의 외모에 대하여 키에 대하여 민감한 이야기를 할 때가 '지금' 이기에 더욱 와 닿는다. 왜 자신들은 완벽하게 되고 싶지 않을까.하지만 그게 어디 자신들의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생긴대로 사는 세상에 플러스 되는 세상이니 합과 체가 느낀 가슴의 바윗돌 같은 무게감을 함께 느껴며 읽게 된다.

합과 체의 아버지는 난장이다. 아버지가 어떻게 유랑단을 쫒아 다니며 일을 하게 되었는지 그런 아버지가 미인이라 마찬가지인 엄마를 어떻게 만났는지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합과 체 또한 유전적인 이유로 더이상 키가 크지 않을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늘 1,2번을 도맡아 하는 그들에겐 영원한 1번이어야 할까? 무슨 다른 '비기' 같은 것이 없을까? 그나마 다행히 합은 공부를 잘하지만 체는 그와 반대이니 늘 눈에 들어오는 쌍둥이들이다. 그런 그들이 우연하게 약수터에서 도사님을 만나 계룡산에 여름방학동안 들어가 훈련을 하게 된다. 둘이서.자연속에서 둘의 노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고 훈련하고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점점 형제는 와해되어 가고 급기야 사람이 되기를 포기한 호랑이처럼 굴을 뛰쳐 나오듯 33일을 채우라는 말을 듣지 않고 24일을 버티다 집으로 컴백홈, 하지만 달라졌을까.아니다 키는 그대로이다. 그렇다면 '비기'라는 것은 있었을까.

합과 체는 계룡산생활동안 자신들은 느끼지 못했지만 스스로 강해졌다는 것을 모른다. 그러다 개학 후 체육시간 농구시합네서 둘의 단결된 힘과 강인한 체력이 드러나게 된다.그리고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쑥 컸다는 것을 체육선생님이 지적을 해준다. 왜 자신들은 자신들이 성장했음을 몰랐을까? 그것은 합과 체에겐 '단신' 이라는 것은 아버지가 난장이였기에 완벽한 단점이었다. 하지만 계룡산생활은 단점을 벗아날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키울 수 있는 밑바탕이 되는 생활을 했기에 어쩌면 그들은 몸도 마음도 성장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의 단점을 이겨내기 위하여 열심히 하다보니 그것이 장점'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처음부터 모두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만큼 노력을 덜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모자라기 때문에 남보다 더 노력하게 되기 때문에 남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는,난장이면 어떤가,' 합,체, 니들은 아버지가 가지고 노는 이런 공 말고,너희들의 공을 찾아야 해. 너희만의 진짜 공.' 아버지가 난장이라고 자식들을 아버지처럼 키웠다면 그들은 아버지와 똑같은 삶을 물려 받거나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남들이 난장이라고 놀려도 한번도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자신만의 공을 굴리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아버지는 합과 체는 자신들에게 맞는 공을 찾기를 원했다.

'누구 하나 제 모습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없는 법이니라.문제는 다른 사람이 널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네가 너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그거 아니더냐?' 라는 할아버지의 말처럼 하느님조차 완벽할 수 없다고 보는 할아버지는 체에게 용기를 준다. 겉모습이 아닌 자신감을 가지고 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지려면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들이 그 밑바탕을 만들어 주기 위하여 할아버지는 비기가 있다는 말로 그들이 계룡산생활을 하러 떠나라고 한다. 현재 자신이 있던 위치에거 조금 벗어나 보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찾을 수도 있다. 그 방법을 제시해 주는 할아버지는 진짜 도사인지도 모른다. 조금은 황당함 아닌가 했지만 그속에서 스스로 깨우쳐 나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는 할아버지의 방법이야 말로 비기중에 비기이다. 꼴찌에게 박수가 아닌 합체에게 박수를 보낸다. 키도 분명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중요한 요인이 되겠지만 작다고 하여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작은 것이 더 강점이 될 수 도 있을 때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과 생각 그리고 자신감이다. 한 뼘 키가 자란 만큼 마음도 정신도 성장한 합체,그들의 꿈은 이제부터 별이 되기 위해 날아 오르기 시작했으니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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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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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열두살 어른이라 볼 수 없는 나이다.그렇다고 열세살을 어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나이엔 부모밑에서 투정이나 부리고 사춘기 그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면서 하나의 자아로 독립하려고 발버등치느라 어른들과 부딪히고 방문을 걸어 잠그는 나이,하지만 로버트는 달랐다. 그의 열두살은 어른이 되기 위하여 준비하는 해였다면 열세살은 비로소 어른이 된 해라고 할 수 있다. 왜일까? 그의 곁에서 늘 든든한 버팀목처럼 자리하고 있던 아버지의 존재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땅의 주인이 된 것이 아니라 땅이 아버지를 소유하던 날, 로버트는 어른이 되었다.

학교에서 교우와 작은 트러블로 인해 수업을 빼 먹고 집으로 향하던 로버트는 이웃집 테너 아저씨의 든든한 행주치마가 새끼를 낳는 장면을 보게 된다. 하지만 송아지는 엉덩이에 끼어 나오지 못하고 어미도 힘들어 하고 있다.로버트는 당장 바지를 벗어 송아지와 어미를 구하고자 있는 힘을 다해 온 몸이 피어 이물질로 범벅이 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송아지의 탄생을 도와준다. 그리고 어미의 목에 무엇이 걸려 있는 것 같아 그것까지 뽑아 내려고 하다가 심한 상처를 입고 정신까지 잃게 된다. 어떻게 되었을까? 송아지도 물론 건강하고 어미소도 건강하다.그런데 한마리가 아니라 쌍둥이를 낳았단다. 자신의 팔은 비록 꿰매야 했지만.어른도 하기 힘든 일을 열두살의 로버트가 해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미속의 목숨도 건졌으니 이웃집 테너 아저씨는 고마움의 답례로 이쁜 새끼 돼지 한마리를 준다. 이름은 '핑키' 애완돼지처럼 로버트와 하나가 되어 잘 커나가는 핑키, 하지만 로버트의 집은 가난하다. 아버지가 농장일을 하고 돼지 잡는 일까지 하는데도 늘 살림은 어렵다. 그런 집에 핑키는 무럭무럭 자라서 새끼를 잘 나아주어야 한다.

로버트는 늘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버지의 몸에서 나는 돼지 잡은 냄새가 나지 않았으면 바란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일에서 최고나 마찬가지처럼 모든 분들이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인정해주신다. 아버지는 농부로 늘 셰이커 교인으로의 정해진 법칙과도 같은 삶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하며 진실되게 사신다. 남보다 더한 욕심도 부리지 않고 꼭 필요한 것만 취하고 사는 삶처럼 진실되게 하시는 분이다. 그런 아버지에게 돼지 잡은 냄새가 나면 좀 어떤가. 핑키도 잘 커가도 이웃집 테너 아저씨네 황소들도 잘 커나가서 '러틀랜드' 에도 가서 신나는 경험과 구경을 하고 온다. 하지만 가난한 삶을 위해서는 핑키가 새끼를 많이 나아 주어야 하는데 핑키는 테너아저씨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새끼를 가지지 못하고 아빠는 겨울에 사슴 한마리도 잡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 겹친다. 거기에 아버지는 얼마 살지 못할것 같다는 말을 소년에게 해준다. 자신이 없는 공간을 지탱해 나갈 수 있도록 아버지는 소년을 가르쳐 왔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는 겨울에 핑키를 잡게 되고 소년은 아버지와 함게 자신의 첫번째 소유물이었던 '핑키' 를 잡으며 '어쩔 수 없는 상황' 임을 깨닫고 감정을 억제하지만 아버지 또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보고는 억제한 감정의 봇물을 터뜨린다. 그리고 아버지께 감사한다. 아버진 겨울을 그렇게 이겨내고 봄이 오고 더 많은 삶을 지탱하지 못하고 돌아가신다. 그리고 소년은 비로소 아버지가 없는 공간에서 어른이 되어 아버지의 장례를 도맡아 치르고 농장일을 한다. 아버지의 부재로 인하여 어른이 된 소년, 그리고 누구보다 아버지를 존경하는 소년은 '아버지처럼' 되는 것이 소원이다. 늘 셰이커 교본처럼 움직이고 사셨던 아버지, 아버지가 가난하다고 느꼈지만 아버지의 장례식 때 함께 일하던 분들은 아버지보다 더 못한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는 자신들은 가난하지 않음을 느낀다. 풍족하진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아던 아버지와 삶,'필요하다고 모두 다 사는 건 아니라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다 해서 다 따라 할 필요는 없어.네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해. 겉보다는 속이 중요하단 말이다.' 라는 말을 해주시던 아버지, '언젠가 아빠는 나무가 세 번 따듯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무를 자를 때와 나무를 운반할 때, 그리고 그것을 태울 때다.' 꼭 필요할 때만 그리고 농부였기에 '뿌린만큼 거두는 진실된 삶' 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실천하며 사신 아버지, 그 아버지에게 배운 그 삶을 어른이 된 소년은 이어 나가려 한다.

'농부보다 훌륭한 사람? 농부보다 훌륭한 사람이 어디 있니? 가축을 돌보고 곡식을 기르는 사람보다 훌륭한 사람은 없단다. 우리 농부가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린다구,우리 역할은 신의 창조물을 돌보는 일이야. 이보다 훌륭한 일은 없다.' 평생 자신의 이름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문맹이었어도 누구보다 '진실' 에 귀 기울이고 '진실'되게 살고자 노력한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부자였던 아버지, '아빠, 하루종일 돼지를 잡고 난 뒤에도 그 옷을 입고 있는게 싫지 않으세요? '태워서 묻어 버리고 싶단다.' 하지만 자신도 무척 싫었지만 자신이 아닌 가족을 위해서는 싫어도 그 일을 접을 수 없었던 아버지는 평생 그 일을 하다가 돌아가신 것이다. 자신의 땅과 농장을 소유하지 못하고 마지막에 겨우 자신이 누울 자리만 가진 마지막 부분에서는 목울대가 '컥' 막히는 것처럼 눈물이 흘러 내렸다. 부모란 다 그런 것이다.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몸은 부서져도 돌보지 않고 그렇게 황소처럼 일을 해도 자식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원하는,더 많이 배우고 더 가진 삶을 살기는 바라는 것이 부모인 것이다.

열세살 소년이 받아 들이기엔 너무 힘든 현실인 듯 한데 소년은 덤덤하게 아버지가 계실 때처럼 그렇게 묵묵히 자신이 늘 하던 일을,아니 아버지와 함께 하던 일을 찾아서 한다. 아버지의 부재에 마냥 손을 놓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지도 않는다. 아버지가 가르쳐준대로 하여 아버지처럼 되는 것이 소원인 소년은 아버지가 된것처럼 어른스럽게 아버지의 부재를 메꾸어 나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은 아버지와 함께 하던 인부들이 모두 모인 자리라 역으로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이 되고 말았으며 소년이 어른이 된 날이기도 하다. 소년의 마지막 말이 명치 끝에 와서 막힌다. '안녕히 주무세요,아빠. 아빠랑 보낸 지난 13년간은 정말 행복했어요.' 슬픔도 슬퍼하지 못하고 담담히 흘려 버려야 하는 소년의 그 마음이 내게로 전이된 듯 하다. 아버지는 비록 자신의 이름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였지만 '로버트' 라는 한 알의 밀알은 제대로 싹을 틔운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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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이것도 괜찮던데 다음에 주문해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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