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김치를 넣은 비빔국수





 


일요일 친정에서 엄마가 다 먹지 못하고 많이 남았다며 열무김치를 한 통 담아주셨다.
아버지가 가시고 혼자 계시니 무엇하나 제대로 드시지 않은 듯 하고 남아 도니 큰일이다.
두분이 함께 계셨다면 맛있게 먹었을 것들도 이젠 이렇게 남아 자식들 퍼주기 일쑤이니...

텃밭에서 엄마가 물주고 열심히 가꾼 열무로 담은 김치다. 김치를 담아 놓은지 오래 되어서
약간 시었다며 신것 잘먹는 우리집에 주신 것이다. 우리집은 이런것 있음 옆지기가 비빔국수를
좋아하니 정말 잘 먹는다. 난 김치를 볶아서 잘 먹지만 말이다.

김치를 가져오자마자 옆지기, '비빔국수 해먹자..'
그렇게 하여 휴일같은 월요일, 점심에 비빔국수를 했다.
어디 잠깐 산사에라도 가서 큰놈을 위해 기도를 드릴까 하다가 그냥 집에서
이불빨래며 그외 치우고 청소하고 시골에서 가져온 대파 심고...
그러다 하루를 다 보냈다. 점심에 간단하게 열무비빔국수를 했더니만 맛있단다.
뭔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맛있다는데...
먹기만 잘하고 표현이 없어서 몇 번 '맛있으면 표현좀 하세요.그래야 더 해주지...'
했더니만 과하게 '맛있다 맛있어..정말 맛있어~~' 를 연발하는 옆지기,
그렇게 둘은 비빔국수 한 그릇으로 배부른 하루를 보냈다.

*국수를 삶을 때 일인분은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오므려서 들어오는 양이 일인분이다.
그렇게 두번 하여 이인분을 삶고 찬물에 조물조물 삶아
열무김치는 그냥 반을 가위질하고는 국물도 약간 넣어 갖은 양념과 함께 비볐다.
친정엄마가 주신 고소한 냄새가 일품이 들기름을 넣었더니 집안이 온통 고소한 냄새...
그렇게 둘은 맛있게도 냠냠~~~점심을 뚝딱 한그릇 비웠다.

20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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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다녀오다




취꽃


지난 명절에 방아찐 것이 있는 줄 알고 늦게 말해서리 오빠들이 모두 가고 난 다음에 방아를 쪄 놓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엄마의 쌀통에서 먹을 것만 조금 퍼 왔다. 그렇게 하여 이번 주말에 휴일도 끼고 넉넉할 듯 하여 엄마께 전화를 드렸더니 열무김치도 먹지 않은 것이 많이 남아 있고 와서 가져가란다. 오빠들 보고 방아를 쪄 놓으라고 할테니 그도 가져가라고 하시는 엄마,하지만 큰놈의 계속되는 논술이 있어 맘을 못 놓고 있었기에 1일에 동창들 모임이 있다고 하는데도 가지 못하고 그냥 보내고 말았다.

막내가 눈에 다래끼가 났다고 하여 약국에서 약을 구매했기에 겸사겸사 큰놈과 막내를 점심시간에 보기로 했다. 아0에서 떡볶이와 순대 튀김을 넉넉하게 사 가지고 갔더니만 녀석들 기분이 좋지 않은지 얼마 먹지 않아 괜히 우리것까지 따로 사가지고 갔는데 남게 되었다.녀석들이 먹다 남겨 놓은 것으로 우린 점심으로 먹고는 녀석들과 만남이 결코 좋지 않아 씁쓸함을 안고 시골로 향했다.

엄마집에 있는 곳에 다다르니 방아 찧는 소리가 난다. 옆지기가 '오빠가 오셔서 벌써 방아 찧고 있나 보네.' 해서 주차하고 가보니 정말 큰오빠가 방아를 찧고 있었다.기계로 하는 것이니 금방 하겠으니 작은오빠가 오면 해 놓으라고 하신다고 엄마가 하셨는데 큰오빠가 생각지도 않게 마춤하게 와서 엄마것과 우리가 가져갈 것을 쪄주었다.
녀석들 주려고 샀던 떡볶이와 순대를 풀러 놓고 앉아 오빠들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안마당 화단에서 마씨를 땄다. 화분에 심어 놓았던 것이 씨를 여기저기 퍼뜨려 아버지 살아 계셔서도 못된것이라며 뽑아 내느라 수고를 많이 하셨는데 지금도 화분 여기저기에서 많이 나와 씨를 줄줄이 매달고 있다. 손에 마씨를 따다보니 한가득,아니 넘쳐 난다. 엄마는 그거 왜 따냐고 하시기에 '엄마,이거 밥에 콩처럼 넣어 먹으면 맛있데.건강에도 좋고...' 내가 어느 책에선가 보고는 엄마께 말씀 드렸는데 엄마는 모두 따서 버렸단다. 그런데도 대롱대롱 많이 매달려 있어 따고보니 한번은 해 먹을만큼이다. 내 이야기를 듣던 엄마는 그거 집 주변에 많다고,그런데 큰오빠가 몇 번은 거두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도 남은 것이 있으니 한번 나가 보았다. 옆지기와 작은오빠와 함께.

그렇게 포도나무가 있는 곳에 갔더니만 와..커다란 마씨가 주렁주렁 달린 것이 많다. 땅에 떨어진 것도 많고.이녀석은 생명력 번식력이 무척이나 길다. 살짝 건드려도 씨가 떨어져 척박한 곳에서도 바로 잎을 틔우니 한번 심으면 여기저기 번져서 천덕꾸러기가 되는 듯 하다. 작은 반찬통을 들고 나가서 몇 번은 해 먹을 만큼 마씨를 땄다. 엄마는 저녁밥을 안치시는데 동부와 생밤을 넣으시고 내가 이걸 따 들고 들어오기 전에 밥을 하시려고 해서 못하게 하고는 부억에 들어가 마씨를 닦아서 밥에 넣는데, '얘, 그거 많이 넣지 마라.' 울엄마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 맛을 모르니 걱정이셨던 것이다. 엄마말을 안듣고 '엄마 마는 몸에 좋은거야.' 하면서 두주먹을 닦아 넣고 밥을 했다. 생각보다 마씨밥이 맛있다. 생것을 씹어 먹어보니 완전 '마' 맛인데 밥에 넣고 한것은 '찐고구마' 맛이다. 작은오빠도 맛있다며 먹고 옆지기도 맛있다고 먹고 그렇게 하여 남은 마씨를 오빠네와 나누어 가져왔다. 집에서도 한 번 해 먹어 보려고.

시골에는 아버지가 안계시니 유실수들이 제일 먼저 표가 난다. 밭에도 물론 여기저기 표가 나지만 아버지가 계실 때는 주렁주렁 열렸던 감나무가 훵하다. 소독도 제대로 안하고 정성이 부족했던 탓인지 아버지가 가시고 난 후 감나무에 감이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 약초가 심더진 밭에도 풀이 무성하고 텃밭은 그런대로 엄마가 잘 가꾸셔서 무도 무척 크고 배추도 속이 안고 있었지만 엄마의 얼굴에서도 아버지가 안계심이 서운함으로 나타난다. 내년부터는 텃밭은 그런대로 심겠지만 멀리 있는 밭은 무얼 심어야할지 고추도 안심을 것이고 다른 작물도 어려울 것 같다는 엄마 말씀,그렇다고 우리가 자주 가서 이런 일을 하기도 그렇고.그래도 시골에 엄마가 계시고 오빠들이 왔다갔다 해서 겨우 이것저것 얻어 먹고 있는데 갈수록 큰일이다.아버지가 계셨더라면 더욱 풍성한 가을이었을텐데 벌써 그 빈자리가 많이 느껴지고 아버지가 그립다.엄마가 주시는 쌀,열무김치,대파,들기름,참깨,시래기,풋고추,호박,상추 등을 가지고 늦은 시간 집으로 향하는데 혼자 대문을 잠그기 위하여 기다리시는 엄마를 보니 맘이 무척 쓰리고 아프다. 자주 찾아 뵈어야 하는데 늘 맘뿐이니...

2011.10.2







담장밑에 심은 취가 두어개 무슨 나무처럼 커서 꽃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화살나무..이 나무만 유독 단풍이 들었다



아버지가 심고 가꾸시던 단감나무..



텃밭에 배추와 무


벌써 무가 엄청 크다






마씨를 넣은 밥...마씨가 익으니 찐고구마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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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네






요즘 몸살에 신장에도 염증이 생겨 며칠 고생을 했다. 아직 썩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움직이는 것이 나아 뒷산에 가고 싶은데 가을비가 내리고 날이 무척 쌀쌀해졌다.아니 내가 나이를 들어간다는 증거인지 기온차를 금장 몸으로 느낀다. 집안에도 문을 조금 열어 놓고 저녁엔 보일러도 잠깐 틀기도 하며 잘 땐 전기요를 틀고 자야 몸이 찌뿌드드 함이 없어진다. 여시 또한 할매라 그런지 집안에서 달달 떨며 다녀서 베란다에 철장으로 된 집에 있는 2인용 전기방석을 꺼내려고 했더니만 오래 되기도 하고 지지배가 오줌을 싸 놓아서 오줌냄새,하나 새로 장만해서 소파위에 놓고 틀어 주어야 올 겨울을 날 듯 하다. 찜질기를 틀어 놓으면 그 위에 발딱 누워 일어나지도 않고 거실 이불 속에서 나올 생각도 하지 않는게 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세월은 어쩔 수 없는가보다.

옆지기가 오전에 출근했다 점심에 퇴근하여 정형외과에 물리치료를 간다고 하여 난 오전부터 일찍 뒷산에 혼자 다녀오려고 하다가 엠피에 앨범에 있는 음악을 넣으려고 하는데 양쪽 컴터가 CD기가 말썽, 그러다 겨우 옆지기가 오는 시간에 음악을 복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견, 음악을 저장하고 엠피로 넣고... 그렇게 이소라와 박상민 이문세콘서트 2장의 앨범과 송창식 앨범까지 넣고 나니 빨리 산에 가서 듣고 싶어졌다. 엠피에 무척이나 많은 음악이 들어가 있어 나들이에 유용하게 써 먹고 있고 특히나 산에서 조용할 때 혼자 듣고 있으면 얼마나 좋은지 이문세 앨범을 들으려고 오전을 다 보내다 겨우 옆지기와 합심하여 넣게 되고 흡족하게 난 산으로 향할 수 있었다.

산에 가기엔 조금 늦은 시간인 오후 3시,그래도 산에는 간간이 사람들이 눈에 띈다.주말이라 가족이 온 경우도 있고 가까이 있는 아파트에서 애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잇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눈에 들어온다. 멋지게 차려 입고 귀에 이어폰을 낀 할머니는 내가 사진을 찍고 식물을 관찰하는 모습을 의자에 앉아 한참을 바라 보기도 하시는데 난 멋쟁이 할머니가 더 눈에 들어온다. 지난번 산에 왔을 때보다 가을비가 내리고 나니 더욱 가을이 깊어졌다. 풀도 뻣뻣한 기운을 잃었고 나무들도 점점 계절이 깊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늦은 점심을 먹어서인지 오르막을 약간 힘들게 올랐지만 정상에서 맞는 바람은 정말 시원하고 좋다. 이 맛에 산에 오는가보다. 날이 좋아서 멀리 산 정상까지 다보인다. 혼자 풀꽃이 우거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며 음악을 들어가며 걷는 맛은 정말 좋다. 산과 가을과 여유를 맘끽하기 위하여 이소라와 이문세 앨범을 주로 들었다. 정말 가을 속에서 듣는 이문세의 노래들은 정말 좋다. '가을이 오면..' '광화문 연가' 등 주옥같은 노래들은 혼자 이어폰을 끼고 불르며 가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 노래를 들으면 이상하다 생각할 듯 하여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혼자서 킥킥 웃으며 가을 바람을 따라 내리막길을 걷고 오솔길을 걷고 벌개미취가 피어 있는 길을 걸어서 소나무가 있는 산으로 이어 걸어 가는데 솔향이 무척이나 좋다. 산밤나무에서 밤송이가 떨어져 있어 밑을 보니 벌써 발빠른 사람들이 지나가고 겨우 작은 알밤하나 눈에 들어온다. 옆지기에게 줄 선물로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산의 입구에 뚱단지가 이제 서서히 꽃을 피우기 시작이고 코스모스는 서서히 지기 시작이다. 가을의 서늘하고 뻣뻣하던 기운은 점점 사라지고 무언가 에너지를 준비하는 기운이 보이기 시작하는 가을산, 그래도 아직 도토리는 나무에 매달려 있고 얼마 동안은 나도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게 산행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버려지듯 한 풀이 무성한 곳을 일구어 무 배추 파등을 심어 놓으신 부지런한 분들은 저녁꺼리를 챙기러 오시기도 한 모습을 보면서 하산길에 이르렀는데 물리치료를 마친 옆지기,춥다며 그냥 집으로 들어간단다. 나 혼자 이 좋은 시간을 즐겨야 할 듯. 하산을 마치고 의자에 앉아 잠깐 음악을 들어가며 시원한 물을 마시고 가을바람을 맞으며 있는데 정말 좋다. 멀리 아니 높은 산에 오르지 않아도 이 낮은 뒷산에만 와도 이렇게 좋으니. 이런 산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내겐 고마운 산이다. 날마다 아니 자주 와야 하는데 늘 춥다고 아니 가기 싫다고 핑계를 대며 바라만 보고 오지 않음이 이곳에 오면 모두 날아가 버린다. 이젠 정말 자주 와야 할 듯. 이곳에서 계절이 깊어가고 있음을 더욱 느낀다.

2011.10.1















밭을 일구어 들깨를 심어 놓았다...깨밭에 가면 깨냄새가~~



자리공


 



떡갈나무 잎에 잠자리~



노루발풀도 씨를 맺고 있다



취꽃..



도토리






선밀나물의 열매인 듯..



알밤 하나..집에 와서 옆지기랑 나랑 여시랑 세 쪽으로 나누어 먹었다



이젠 서서히 벌개미취의 기운도 기울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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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10-02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물들에 대한 지식이 깊으시네요 서란님. 저는 겨우 사진 올려놓고 이름도 제대로 못 붙이기 일쑤인데요.
뚱단지란 혹시 돼지감자라고 말하는 그 식물을 말하는 것인지요?
편찮으시다니 어서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서란 2011-10-04 19:53   좋아요 0 | URL
아~~과찬이세요..저도 모르는 것이 많아 늘 찾아보고 있답니다.
식물들은 이름을 알고 나면 더욱 재밌고 가깝게 느껴져요.
뚱단지..돼지감자 맞아요. 요즘은 성인병에 좋다고들 난리라고 하죠.
 

 
가을비 내리다






뭔 비가 이렇게 추적추적 내리는지 괜히 맘이 울적하다. 어젠 큰놈도 병원행 나도 병원행...
녀석 약을 먹고 어떤지 오늘은 조용하다.오늘 시험도 끝인데 조금 나아진 것인지.중이염까지 왔다는데.
나 또한 요즘 잠부족에 스트레스성인지 어질어질, 정말 저질체력이다. 오늘부터 맘을 강단지게 먹고
뒷산에 가려고 했더니만 가을비가 뭐람... 괜히 비 핑계를 대며 궁시렁 궁시렁 뒷산만 바라본다.

어둑하여 책을 읽으려 해도 눈이 집중을 잘 하지 못한다.그러지 않아도 좋지 않은 눈,이런 날은 정말
내것이지만 바꾸고 싶은 눈이다. 집중을 잘 못하니 일부러 집중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다.
며칠 몸살기운에 신장도 좋지 않고 염증이 살짝 있다고 하니 걱정인데 그래서인지 미열...
비가 오려고 그런 것일까.이젠 일기예보를 몸이 먼저 한다. 나이가 들긴 든 것인지.

내일이면 벌써 구월의 마지막, 처음 시작은 정말 정신없이 하고 말았는데 끝도 정신이 없다.
제대로 내 할 일을 모두 마쳤는지도 종잡을 수 없고 그런 것들 일일이 따져가며 하고 싶지도 않다.
며칠 집중하고 나면 이 귀차니즘은 나이탓 아님 계절탓...마감할 일 두어개 남았는데 어찌해야할지.
체력이 달리니 의지도 달린다.아님 가을앓이를 시작하고 있는 것인지...
오늘은 괜히 가을비 핑계를 대며 이유없이 마음이 방황을 하고 있다...

201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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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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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을 가지고 있다는 '닭', 하지만 동화의 주인공인 잎싹은 난용종으로 그저 철장에 갇혀 알 낳는 기계처럼 알을 낳으면 주인들에게 빼앗기며 자신의 생명이 다해가는 것도 모르고 살아간다. 주인이 주는 모이만 먹으며 수동적인 삶은 살것인가 아님 가슴이 시키는 일을 찾아 아니 가슴에 그동안 품고 있었던 꿈을 찾아 능동적으로 살아갈 것인가? 잎싹은 그런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닭에 비유한 세 가지 유형의 삶이 있다. 주인에 길들여지는 철장안의 잎싹과 같은 닭과 수탉에 의해 보호 받는 씨암탉 그리고 마당을 나와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펼치며 살아가는 나중의 잎싹과 같은 삶,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그대.

알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은 모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낳은 알을 한번쯤 품어 볼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이 또한 잎싹이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다. 잎싹은 유정란이 아닌 무정란을 낳고 있고 주인을 알을 낳자마자 모두 거두어가고 만다. 알을 낳지 못한다면 잎싹의 생명은 다하고 버려지는 것이다. 그렇게 버려지는 닭,아니 개중에 살아 움직이면 그 또한 그곳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족제비의 먹이가 되고 만다. 너무도 피동적인 삶이다. 자신안에는 아니 가슴에는 꿈이 있다. 언젠가 자신이 낳은 알을 한번 품어 병아리를 보고 싶다. 그것이 꼭 꿈으로만 끝날 것인가? 아님 현실에서 이룰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또 한가지 철장을 벗어나고 마당을 지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 그런 삶이 올 수 있을까? 하루하루 힘도 없고 알도 낳지 못하는 그저 폐닭이 되어가고 있는데 아니 죽음으로 이루고 있는데.

철장에 있을 때는 마당에서 한가로이 수탉을 보호를 받으며 헛간에서 함께 사는 수탉과 암탉이 부러웠다. 그런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철장을 벗어나고 보니 수탉의 보호아래 있는 삶조차 자신과 별반 다를게 없다. 그렇다면 자신이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미운오리새끼처럼 모두에게 왕따인 청둥오리를 만나고 그가 함께 짝이었던 오리가 낳은 알을 품게 되면서 모성애를 발견하고 자신이 꿈 꾸던 삶을 사는 잎싹,하지만 늘 약육강식의 먹이사슬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잎싹과 초록머리,하지만 초록머리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었기에 달리 세상을 너른 세상을 보기도 하고 세상을 살아 보기도 하는 잎싹,결코 족제비에게 먹히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하는 잎싹의 삶을 보며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있지만 먹고 먹히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연속선 속에서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후회 없는 삶이 될지 질문을 한다.

'나도 저렇게 우아한 때가 있었을까? 게다가 알을 품을 거라니,그런 느낌은 암탉만 알지...... 참 좋겠구나.' 자신이 암탉이면서 자신의 본능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잎싹, 우리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느날 문득 뒤돌아 지난날을 보면 내가 이렇게 살아오려고 한것이 아닌데,혹은 자신의 알맹이가 사라진 겉데기만 존재하는 삶처럼 의미없이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할 때,갑자기 추하고 폭삭 늙어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가슴에 품었던 꿈이 있었을까.' 조차 생각나지 않는 무언가 단순함에 젖어 들어 적응되어진 삶, 자신의 현실을 보게 되고 난 후 갑가지 바빠지고 다급해진다. 그렇다면 지금 무얼할 수 있을까.잎싹은 먼저 자신이 원하던 알을 품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 줄탁동시, 자신의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초록머리를 자신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잎싹을 위해 살아간다. 하지만 서로의 길은 너무도 다르다. 비록 자신이 품어 깨어나게 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할 수는 없다.그것이 삶이고 세상이고 이치다.

'하고 싶은 걸 해야지. 그게 뭔지 네 자신에게 물어 봐.'
다 죽어가던 잎싹이 마당 밖에 아니 세상에 놓여지게 되고는 야생으로 돌아간 듯 힘을 얻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편안함을 안겨주는 마당이 그립기도 하다. 수구초심처럼 그 옛날을 그리워 하기도 하지만 철장안에 갇혀 있었다면 결코 볼 수 없어간 경험하지 못한 삶을 살아보았다. 아니 자기 가슴이 시키는 삶을 살며 더욱 단단해졌다. 그렇기에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도 후회 없이 자신을 족제비 새끼들을 위하여 보시를 할 수 있었던 것을 아닐까. 돌고 도는 세상 속에서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하여 누구도 하지 못한,과감하게 마당을 나온 암탉 잎싹의 삶은 고난하고 험난했지만 결코 불행하지 않은 만족이 있고 성취를 얻은 것이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열가지를 버려야 하는 삶을 살 수도 있고 자신의 꿈을 위해서는 과감히 현실을 벗어나기도 해야한다. 현실에 안주한다면 꿈을 이룰 수도 꿈을 간직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잎싹을 통해 한번 더 느껴본다.'왜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어.소망을 간직했기 때문일까. 그래도 마당을 나온 건 잘 한 일이야. 철망은 말할 것도 없고.' '어쩌면 앞으로 이런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소중한 것들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잎싹은 모든 것을 빠뜨리지 않고 기억해야만 했다. 간직할 것이라고는 기억밖에 없으니까.' '아,미처 몰랐어! 날고 싶은 것, 그건 또 다른 소망이었구나. 소망보다 더 간절하게 몸이 원하는 거였어.' 몸이 원하고 가슴이 원하는 그런 소망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늦지 않았다 그 소망을 잠 깨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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