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아삭 오이고추김치






 


 


생채를 담기 위하여 오늘 마트에 가서 커다란 무를 두개 사왔다. 깍두기도 담고 생채도 담기 위하여
그런데 마트에 들르기 전에 은행에 잠깐 갔는데 그 앞에서 할머니들께서 직접 농사 지으신
농작물을 가지고 나오셨는데 '오이고추'다. 그리고 고무마줄기...나박김치도 담아서 나오신 할머니들,
서너분이 옹기종기 앉으셔서 손님을 기다리고 계신데 오이고추가 눈에 들어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은해 앞으로 가서 오이고추를 사려고 물어 보는데 한무더기에 '천원'이다.
-할머니 그러면 두무더기 주세요..고구마줄기는 얼마네요..
-삼천원이여~~.이거 김치 담으면 맛있는데 많이 좀 사가..
-그럼 오이고추 이천원어치랑 고구마줄기 한봉지해서 오천원어치 주세요..집에 가서 오이고추김치랑
고구마줄기김치 담게요. 어떻게 해야 맛있어요...하고 물어 보았더니
-고구마줄기는 겉절이 담듯이 양념먼저  버무려 놓은 후에 담는거여..그럼 아삭아삭하니 맛있지.
하신다. -알았어요.집에 가서 한번 담아봐야겠어요..

그렇게 집에 와서 깍두기와 생채를 담았다. 오전에 마늘을 잔뜩 까 놓았기에 마늘 갈고
김치를 담으려고 무를 깍둑썰기를 해 놓고 생각하니 고추가루가 없다. 어쩌지...냉동실을 다 내놓고
뒤졌더니 아버지 살아 계실 때 주셨던 고추가루가 남아 있다.아휴....다행이다.
깍둑썰기 한 통 해 놓고 생채거리 한 통 해 놓고 양념을 다 넣은 후에 깍두기부터 버무렸다.
그리고 생채를 버무리다보니 오이고추가 많으니 김치를 담아볼까...
하며 금방 오이고추 배를 가르고 천일염을 뿌려 살짝 절구듯 한 후에 바로 생채를 비벼 놓은 것을
오이고추 소로 넣었다... 그러고보니 맛나 보인다. 그냥 익게 놔두는 것 보다 찰쌀풀을 쑤어 넣어야
할 듯 하여 찰쌀풀을 묽게 쑤어 뜨거운 것을 오이고추김치에 부었다. 천일염을 넣고 고추가루물을 살짝
하여 넣었더니 더 맛나보인다.익으면 아삭아삭 할 듯...
옆지기가 오이고추를 무척 좋아하는데 이 오이고추김치 좋아할 듯 하다.

201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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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또는 유년의 기억 펭귄클래식 110
조르주 페렉 지음, 이재룡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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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루주 페렉의 <사물들>도 독특한 소설이었는데 이 소설 또한 독특하기도 하고 읽으면 읽을수록 '뭘까' 했는데 그의 유년시절을 이해하고 읽는다면 소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하여 먼저 작품해설을 읽고 읽으니 소설의 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듯 하면서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음이 이제 겨우 조금 작가에게 가깝게 다가간 듯 하다. 그래도 여전히 내겐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작가이기도 하다.

양친은 1920년대 폴란드에서 파리에서 이주한 유대인이며 아버지는 40년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했고 어머니는 43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이 소설의 그 주된 이야기가 자신의 유년시절에 얽힌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군대에서 탈영한 뱅클레를 찾아 온 '오토 아펠스탈' 에게서 그에게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누구' 인가에 대하여 아는냐는 말에 그는 아펠스탈에게서 자신에게 이름을 빌려준 인물에 대하여,아니 그들과 사건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게 된다.자폐증세가 있던 소년을 치료하기 위해 요트여행을 하던 그들이 모두 죽음을 당하고 오로지 소년만 행방불명, 죽은 시체도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소년을 찾아 나섰가다 'W라는 섬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 W 라는 곳에서 소년을 찾았다든지 그외 앞의 사건과 이어지는 내용이 아닌 그곳은 '올림픽선수촌' 같은 올림픽촌이라는 이야기가 점점 세세하게 나온다.'W섬의 마을은 우리가 '올림픽선수촌'이라 부르고, 고대 올림픽에서 레오니트옹이라 불렸던 곳,혹은 한 나라, 또는 여러 나라 선수들이 중요한 국제경기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하기 위해 체류하는 훈련 캠프와 거의 동등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나에겐 유년의 기억이 없다.' 라고 이어지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옮긴 다른 소설은 그의 지난 기억을 더듬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듯 유년의 편린들을 찾아 조각을 맞추어 나가듯 이야기를 이어간다. 유태인이 어머니를 떠나 보내야 했던 소년,그리곤 어머니와 헤어 진 후 떠돌이 삶처럼 남의 손에 의해 아님 정착지가 불분명하게 떠돌았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가의 지난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그렇다면 자전적인 '유년의 기억'과 'W' 라는 이야기는 어떻게 어어진다는 것일까? 두 이야기는 평행선처럼 계속적으로 똑같은 거리감을 두며 이어진다. 무얼까 'W' 가 의미하는 것은? 유년의 기억이 없다고 했지만 유년의 기억을 어떻게 해서든 더듬으며 찾아내려고 한다.그런가 하면 'W' 라는 올림픽과 그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머니를 앗아 간 '전쟁과 수용소' 를 빗대어 그려내고 있다. '두 개의 V자의 꼭짓점을 이으면 X자가 되고, X자의 가지를 동일한 길이로 수직으로 연장하면...... 동일한 기호로 철 십자를 대테한 사실에 놀랐던 것이 기억나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였다.(96p)' 글에서 보면 이곳이 그가 표현하려는 어떤 곳인가에 대하여 나온다. 히틀러와 나치에 대하여 말하는 그,그가 표현하려던 'W' 라는 곳은 어머니를 빼았아 간 전쟁이며 나치이다. 그로 인해 그는 유년의 기억도 아버지를 전쟁에서 잃었고 어머니 또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죽었기에 그의 정신속에서는 전쟁과 나치 정당하지 못했던 베를린올림픽이 겹쳐 'W'라는 이야기가 탄생한 듯. 스포츠란 전쟁처럼 승리자만 살아 남는다. 승리자가 되기 위하여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는지,남을 밟고 올라가야 하는지 그 치열함을 'W' 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W에서 스포츠 위주로 삶이 조직화된 것이 노리는 유일한 최종 목표는 경쟁을 과열시키고, 혹은 다른 표현을 쓰자면 승리를 찬양하기 위한 데에 있다.' 승자가 되어서 얻는 것이 무엇일까? 승자가 아닌 패자의 가지게 되는 것은, 그는 패자의 입장이나 마찬가지이니 유년의 기억도 잃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잃어다. 그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신적 아픔에 시달렸던 그는 무엇이든 풀어내야 했을 것이다. 자신의 유년시절을 들여다 봄으로 해서 어쩌면 자신을 찾고자 한 것은 아닐까?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고 홀로 남겨져 치열한 전쟁터와 같은 삶에서 승자가 되기 위하여 그 또한 치열하게 살아야 했지만 그에게 남겨진 아픔은 늘 트라우마처럼 그를 따라 다닌 것은 아닐까? 'W의 삶을 처음 발견했을 때 그것은 사실 꽤 끔찍한 광경이다. 초심자는 경기장,훈련장,트랙을 두루 돌아다닌다. 아직 차분하고 자신감에 찬 청소년에 불과해서 그때까지의 삶이란 수많은 동료들과 나눈 따듯한 우정으로 넘쳐흘렀던 반면 화려한 축제와 환호, 승리의 음악, 하얀 새들의 비상과 연관되었던 이미지들은 이제 참을 수 없는 비참한 현실로 드러날 것이다.' 전쟁은 승리자도 패배자도 모두 '비참한 현실'과 맛서게 됨을 말하고 있다. 모두가 피해자인 것이다. 그에게 남겨진 것도 피해자이며 아픔이듯이 승리를 쟁취한 이들에게도 현실은 비참할 뿐이다. 그런 유년의 기억과 'W' 를 그는 소설에서 조우하면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은 아닌지.

한참 이성이 성립되는 사춘기에 아니 그 이전에 부모를 잃은 것도 큰 슬픔인데 전쟁으로 피폐해져 여기저기 떠돌며 그의 정신은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겪었을까? '똑같은 글은 쓰지 않겠다' 라고 했듯이 <사물들>에서도 사물들을 통해 '행복과 자유' 에 대하여 그 깊숙히 빠져들게 하더니 이 소설에서 또한 자신의 전쟁으로 부모을 잃은 유년시절과 공정하지 못하게 치른 베를린 올림픽을 전쟁및 경쟁에 빗대음으로 하여 현실이 얼마나 각박한지,살아 남았어도 그 아픔은 끝나지 않았음을 '유년의 기억' 을 통해 말해주고 있다. 낯설게만 느껴지던 그의 유년의 기억을 통해 좀더 가까이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나로 바꾸어 놓는다. 아니 좀더 그와 친숙해지게 만든다. 악동같은 표정의 사진이 말해주듯 그 속에는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아픔이 자리하고 있음을 소설을 통해 알게 되고 나니 그의 삶이 안쓰럽기도 하고 현실의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기도 한다. 페렉에게 전쟁은 유년시절과의 단절이다. 그리고 그 단절은 현실을 좀더 치열하게 살게 해 준 원동력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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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서 가을을 만나다






가을바람이 산들산들,아니 우리집은 쌩쌩 불어 들어와 보조주방 문을 닫고 있어야만 그나마 견딜만 하다. 나이탓인지 추운듯 하여 며칠 저녁에 잠깐 보일러도 돌리고 활짝 열어 놓던 문들도 닫고 겨우 조금 열어 놓고 그 사이로 불어 들오는 바람으로 가을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아침 하늘도 좋지만 바람이 정말 선선하니 좋은 듯 하여 딸들 베란다 창에 매달려 뒷산을 몇 번 바라보다 모든 일 뒤로 미루고 물 한 병 챙겨들고 디카에 MP챙겨 들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여시가 난리났다. 저도 데리고 가라고 하는데 녀석,집안에서도 덜덜 떨고 있는데 밖에 나가면 장난아닐 듯 하고 산에는 아직 모기가 극성이라 '안돼..엄마 혼자 다녀올께 집에서 기다려..' 했지만 지지배 '끙끙~~~~' 현관까지 따라 나와 포기할 줄 모르고 따라붙더니 중문을 닫아 버리자 포기하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그저 하염없이 바라만 보다 들어가 버렸다. 그래서 나 혼자 고고씽,뒷산으로.

점심시간이라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근처 사무실이나 그외 분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산을 오르는 분들이 더러 있다. 울아파트 사람들도 있고 다른 분들도 있고 울 아래층 아저씨도 있고...산을 오르는 길 얖 옆으로 분홍 코스모스가 가득이다. 오직 한가지 색으로 산들산들 바람에 흔들흔들 나부끼는 코스모스, 아 가을인가 멀리 언덕에 누가 심어 놓았는지 해바라기 또한 노랗게 꽃을 활짝 피었다.이곳에서 가을을 뭉턱 만나는 기분, 혼자 신나서 코스모스에 앉아 있는 나비를 따라 디카를 요리조리 움직여 보기도 하고 남들 가지 않는 길로 해바라기도 만나러 가고... 그런데 뭔가 자꾸 다리에 '척..' 와서 달라 붙는다. 메뚜기 녀석들 정말 많다. 여기저기 '폴짝 폴짝..' 메뚜기 때문에 깜짝깜짝..그래도 용감하게 여기저기 오르고 내리고 그렇게 남들 가지 않는 길로 가다보니 나보다 늦게 올라 오셨던 분들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뒷세상은 내 것이라 여기며 천천히 오르며 가을을 만나는데 가을냄새 너무 좋다.

요즘 부증이 조금 가라앉아서인지 몸이 무겁지 않으니 이상하게 숨도 차지 않고 가뿐하게 산을 오른다. 이런 내 모습이 신기해 하면서 쓰러지 나무들 구경하고 참나무의 냄새도 맡아보고 버섯도 찾아 보고 도토리도 찾아보고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오르다보니 중간에 의자에 있는 곳에 금방 도착,그리고 바로 정상을 향하여 고고, 가을바람과 함께 오르다보니 금방 올랐다. 풀이 아직은 무성하지만 그래도 뻣뻣한 기운이 많이 죽었다.이제 금방 풀들이 '푸그르..' 사그라들고 산행하기에 좋을 듯 하다. 나무를 보러 버섯을 보러 숲으로 들어가면 아직도 시커먼 산모기가 손으로 달라 들어 '윙..' 하고는 독침을 발사,아니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도 삐뚫어 진다는데 이녀석들은 도대체 처서가 지난것을 모르는지 아푸다. 물린 곳이 간질간질,침을 바르고 또 숲을 헤매이다 밤송이를 만났다. 하지만 알맹이는 없고 빈 밤송이 그리고 푸른 밤송이, 가을임을 알려준다.

메뚜기도 많고 나비도 많고 산새들도 바쁘고 그야말로 자연박물관에 온 것같은 이 속에서 바람과 소리 그리고 냄새에 취해 혼자서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내리막길, 너무 빨리 산을 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며 내리막길에 아카시나무에 있는 아카시재목버섯을 보려고 가다가 영지버섯도 만났다. 지난번에 내가 처음 영지버섯을 발견하고 딴 곳인데 또 있다. 아카시나무에는 재목버섯들이 여기저기 큼직큼직한것들이 탐스럽게 달려 있다. 누군가 따서 버린것도 있고 그래도 녀석들 마지막 열정을 쏟아 붓듯 몸을 키우고 있다. 내리막길을 지나 오솔길로 접어 들어 다시 나뉜 산으로 들어가니 소나무향이 좋다. 혼자서 호젓하게 숲길을 걸으며 흥얼흥얼 그러다 커다란 버섯도 만나고 시원한 바람도 만나고... 아 정말 시원하다. 집에서는 추울줄 알고 도톰한 조끼도 입고 왔는데 덥다. 이런...

사람들이 지나간 곳은 여지없이 길임 만들어져 있다. 길은 여기저기 그야말로 중구난방으로 어디를 가도 길이다. 산의 많은 부분이 헐리고 산을 둘러싸고 여기저기서 아파트도 들어서고 한참 공사중인 곳도 있고 물류센터도 들어선다고 하고 나더니 길은 여러곳에서 생겨나고 나무는 사람들에게 길을 내어 주고 있고 올 여름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진 나무도 있고 생을 마감한 나무들도 많고... 가끔 와도 정말 좋은 곳인데 왜 바로 아파트 곁에 있으면서 너무도 멀게만 느끼며 사는지. 산을 한번 오른다는 것이 정말 힘든 일임을 늘 느끼지만 오면 정말 좋다. 처음엔 이 산도 정말 힘들었는데 이젠 정말 뒷산이다. 내가 맘대로 누비고 다니는...이 산에서 계절마다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오늘도 가을을 가득 담아본다. 일회성이 아니라 정말 자주,아니 날마다 올라야 하는 산인데 그렇게 될까...산에 오니 정말 좋다. 내려가는 길엔 엠피의 윤밴 노래를 크게 틀어 귀에 이어폰을 꽂고는 혼자서 신나게 어깨를 흔들어가며 내려오는데 정말 좋다. 가을바람도 선선하니 좋고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도 이쁘고 그 옆에 뚱딴지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지만 곧 바고 노란꽃을 볼 수 있으리라... 그리곤 오는 길에 아파트 화단에서 누군가 내다 버린 '알로카시에' 를 주워 들고 왔다. 울집에 새로운 초록이 식구가 생기게 된 것이다.

2011.9.20


 
뚱딴지와 코스모스...이 길에 코스모스가 없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코스모스 길이 되었는지.














 


 
아카시나무는 뿌리가 깊지 않아 산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단다.


 
아파트 바로 옆 중학교에서 이런 꼬리표 만들어 나무마다 달아 놓았다..




멀리까지 내다보이는 가을날...



아직 영글지 않은 듯 보이는 밤송이..


 
누가 가져갔을까...알맹이


 
날 경계하는 녀석...넌 누구냐~~?


 
아카시재목버섯과 영지버섯


 
20여cm가 되는 버섯과 손가락 하나 길이의 버섯..




 
엄청 큰 녀석이 스삭...아고 깜짝이야~~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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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9-2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주말에 나들이 나갔을때는 코스모스길인데도 햇볕이 따까웠는데요, 이번주 들어서니 찬바람이 제대로입니다^^;

서란 2011-09-22 22:51   좋아요 0 | URL
이젠 산들산들 가을바람에 흔들흔들 코스모스가 제격이에요.
 

초록세상,화분정리 하던 날



20년된 행운목...

지난번에 행운목을 하나 옮겨 심고 여기저기 작은 화분들 조금 손을 보았는데
무언가 화분배열이 맘에 들지 않는다. 사랑초는 큰화분 밑에 숨겨져 있어 햇빛을 못보고
접란도 그렇고...암튼 맘에 들지 않아 늘 베란다에 나가서 서성이며 화분들을 보다가
맘이 심란하니 맘에 들지 않는 것이 더욱 눈에 들어와 날도 쌀쌀하고 기분도 꿀꿀하고
모든것 뒤로 미루고 걸레와 비를 들고 고무장갑 끼고 베란다로 고고~~

천장까지 닿은 행운목을 일단 낑낑거리며 옮기고 옮겨 심었던 행운목 화분도 옮기고
말발도리 화분과 접란 사랑초 화분을 옮기고는 그동안 밑에 마른 잎이며 흙 모래가 떨어져
지저분하게 되어 있는 것을 쓸고 닦고... 그렇게 좁은 공간에서 앉았다 일어났다 무거운 화분들과
씨름하다보니 날이 추운것도 모르겠다.윤밴의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고는 그렇게 화분들과
춤을 추다보니 그런대로 배열이 맞아 들어간다.

인삼벤자민 화분을 제일 앞에 두고는 벽쪽으로 커다란 행운목과 작은 행운목을 놓고
창가 쪽에 작은 항아리를 놓고 그 위에 사랑초 화분을 올려 놓아 햇빛을 많이 받게 하고는
커다란 행운목 위에는 접란 새끼와 바이올렛을 삽목하여 올려 놓았다.
말발도리도 벤자민 앞에 두고 접란도 자리를 찾아 놓고나니 바닥청소도 했겠다 화분 자리도
잡아 주었겠다 맘이 후련하다. 넉줄고사리를 잘라 행운목과 그외 식물들 밑에 심어 주고
바이올렛 삽목을 몇 개 더 하고 장미허브도 삽목하고 제라늄도 두어개정도 삽목하고
녀석들 간만에 물을 훔뻑 주었더니 내 기분까지 개운 개운~~~

행운목이 세 개인데 올해 꽃을 피워 주려는지... 날마다 새 잎이 돋아 나오는 윗부분을
보고 또 보고 그렇게 들여다봐도 감감무소식이다. 꽃봉오리가 올라 올 때가 되었는데 말이다.
행운목 제일 큰 놈은 두번 꽃이 피었고 중간크기의 행운목도 그러고 보니 두번 꽃이 피었다.
작은 것은 이제 화분을 옮겨 심었으니 뿌리가 자리를 잡는 기간도 있어야 하고 좀더 시간이 걸릴텐데
올해 큰놈의 대입이 있으니 꽃을 기다려본다.
날이 꿀꿀하고 기분도 꿀꿀한데 허리가 아프지만 안방베란다부터 거실베란다까지
한바퀴 돌며 물도 주고 삽목도 하고 약간의 배열도 다르게 하여 햇빛을 많이 볼 수 있게 하고...
그러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다. 녀석들도 좋아하는 것 같아
따듯한 커피를 한 잔 베란단 의자에 앉아 마시는데 여시가 저하고 놀아주지 않는다고 난리...
지지배 그러면서 엄마가 무얼했나 시찰이다. 한바퀴 돌더니 놀자고 뱅글뱅글...
햇볕이 따듯한 날이었으면 베란다 이불에서 졸고 있었을텐데 날이 쌀쌀하니
따듯한 거실 이불만 찾는다.동물이나 사람이나 이제 따듯한 것이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초록이들도 제자리에서 이제 굳건하게 가을을 나고 겨울을 나고 봄에 또 이쁜 꽃들 보여주리라.

2011.9.19



 행운목이 세 개... 문 뒤로 보이는 베란다 화단...


여기에서 시작된 화분정리~~


 거실 베란다...




날이 우중충하니 꼭 숲같다...


 
식물들은 햇빛을 따라간다...



화분정리 하는 사이 두번이나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또 정전... 현관등이...



여긴 안방 베란다... 군자란이 가득한 화단...요즘 창가의 화분에 제라늄 삽목 재미~~




아젤리아가 심심한지 피었다 졌다~~~


 
제라늄 삽목한 것이 잘 자라고 있다..여기저기~~



제라늄...화무십일홍이라 했다..지기 시작하는 녀석...


 
심심해 심심해~~놀아주세요~~~




20여년 함께한 군자란...

언젠가 우리집에 화분이 얼마나 되고 하고 세어 보았다... 100...200...250....아고 넘 많다.
지금은 글쎄~~~? 얼마나 될까...? 아니 얼마가 아니라 큰녀석들 분갈이를 해야 할 것들이 넘 많다.
군자란에서 새끼를 떼어내어 다시 심어주고..그렇게 한다면 새끼가 새끼를 새끼가 새끼를...
그렇게 이어진 20여년의 세월 속에 화분만 가득하다. 물주는 것도 장난이 아니고 누렁잎을 떼어 내는
것도 일이다. 한 해를 보내고 나면 잘잘한 바이올렛 화분에 다시 삽목하는 것도 일이고
꽃이 피면 씨를 받를 받아 놓는것도 실외기 베란다에 있는 것은 겨울에 얼어죽지 않게 하는 것도
정말 일이다. 어찌하다보니 초록세상으로 변한 울집 베란다,
작은것들 키우다보니 세월가면서 커진 녀석들,그런가 하면 삽목하여 늘어난 녀석들...
그렇게 식구를 늘려 가더니 이젠 나와 모두가 친구다.
녀석들이 내게 주는 것은 정말 많다. 기분이 울적할 때는 꽃으로 초록빛으로 맘을 달래주고
날이 좋으면 좋은대로 또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녀석들이 없었다면 정말 삭막했을것만 같은 베란다,
유실수도 좋고 채소도 좋고 꽃도 좋고.... 가꾸다보면 주인장을 닮아 가는 것이 베란다이고
그 집안의 얼굴처럼 보이는 것이 베란다이다. 녀석들이 있어 난 오늘도 행복이다.

201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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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순례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1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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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지를 읽다보니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그래서 이 책이 나오자마자 바로 구매를 해 놓고도 읽지를 못하다가 그 마음을 더 누를 수 없어 읽게 되었는데 너무 좋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6,3>권을 읽었기에 이 책에는 그 책들에 나왔던 것들이 반복되기도 한다. 그래도 좋다. 우리 문화재란 자주 보고 자꾸 봐야 더 애착이 생기고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지키지 않는다면 누가 지키겠는가.


이 책에는 그림 글씨 공예 도자 조각 건축 그리고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하여 설명해 놓았다. 책을 보다보니 우리것이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정말 아쉽고 안타깝다. 왜 우리는 우리의 것을 지키지 못했을까? 그리고 그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너무 든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중요한 문화재인데 외면당하여 세월에 점점 그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것들이 많다. 아니면 너무 드러나 그 의미보다 더 크게 부각되어 어색한 것들도 있다. 문화재는 그 모습 그대로 있을 때가 제대로인데 그렇다면 어떻게 지키고 보아야 할까,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자세 또한 가르치는 듯 하다.

첫 페이지의 '물방울관음'에서부터 눈을 뗄 수가 없다. 어쩌면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그 유려함과 품위를 잃지 않은 감동,정말 대단하다. 글과 그림에서 눈을 계속적으로 왔다갔다 하며 읽어나가는데 정말 '와 대단하다' 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런 것을 실제로 본다면 그 감동은 더할 것이다. 무한감동이라고 해야 하나. 서양미술사는 줄줄 꾀고 있어도 우리 미술사나 문화재엔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어나 하는 반성을 해 본다. 정말 대단한 작품들이 너무 많다. '수월관음도' 속살이 다 비치고 속옷이 다 비치면서도 얼마나 섬세하고 살아 있는 듯 선명한지 정말 그림을 또 보고 또 보고해도 정말 대단하다는 소리만 나온다. 옛그림을 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기분이 좋다. 사실적인것 같으면서도 여유가 있고 재치가 있고 선비의 굳은 절개도 보이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농 익음은 그림에서 나타나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빠져들게 하는 옛그림,정말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면서 설명을 읽다보면 재밌다.


'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지만 누추해 보이지 않았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러워 보이지 않았다.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해석이 이보다 더한 말이 있을까,정말 적확한 말인 듯 하다. 검소하면서도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고 그런 것이 그림 뿐만이 아니라 조각이며 건축등 모든 것에 해당하는 것 같다. 그런 '절제의 미' 가 있어 더욱 가치있어 보이고 가치 있는 것 아닐까. 어느 것 하나에도 눈을 뗄 수가 없으면서 허투루 흘려 보낼 수 없는 정말 '보물중에 보물' 만을 담아 놓은 것처럼 너무도 좋다. 그런가하면 그런 문화재들이 우리손에 있지 않고 해외에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이어 <국보순례>를 읽다보니 작은 산사에 가도 돌 하나 그냥 허투로 보아 넘기게 되지 않는다. 무언가 역사가 있을 것 같고 당간지주를 보아도 역사를 찾고 싶다,아니 읽고 싶고 알고 싶어진다. 그렇게 마음과 자세와 생각을 바꾸어 놓는다. 너무도 귀한 것들이 많은데 우린 너무도 당연하여 그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오감을 책에 꼭 붙잡아 놓는다. 그리고 이 책을 손에서 놓는 순간 전국을 한바퀴 문화재 여행을 하고 온 듯한 느낌이 든다. 한마리 '천록'에서 재치를 한 폭의 그림에서 '여유' 를 마감재 하나인 박석에서조차 예술적 기질을 발휘한 조상들의 지혜와 장인정신을 이 한 권이 아니라 '국보순례'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그러 했듯이 '국보순례'가 또한 귀중한 유산이 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것 같다. 모든것을 다 담지는 못하고 그저 손에서 놓으면 금방 또 잊어버리고 말겠지만 이 한 권을 읽음으로 해서 한발짝 문화재에 더 다가갔다고 생각을 하니 뿌듯하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몇 개 정도는 현장에 가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진다. 그 감흥을 책에서 좀더 넓혀 세상 밖에서 만나고 싶어진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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