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가루를 넣은 부추부침개






 

어제 <최종병기 활> 영화를 보고 나오면 '내일은 푸른소금이에요..' 라고 분명히 말을 했고
옆지기가 전화를 해 왔기에 '오늘 영화예매할거야... 알았죠. 8시30분..' 했는데
바로 다시 걸려온 전화, '오늘 축구있어서 안돼..한국축구잖아.' '알았어..축구본다 이거지~.'
그리곤 영화를 예매하려다 바로 접었다. 스포츠광에 축구광인 옆지기,보겠다는데 어쩌겠는가
내가 포기해야지.그렇게 긴 시간을 살아왔기에 내가 피곤하지 않으려면 포기하는 수 밖에.

그리곤 저녁에 비빔국수를 해 먹을까 하다가 조금 늦게 밥을 안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지난번 김치를 담고 남겨 두었다. 부추가 한 줌 있다.그냥 부추초무침을 할까 하다가
지난번 '자연누리'에 가서 '연잎가루'를 사온 것이 있어 괜찮은가 한번 먹어볼겸
연잎가루부추부침개를 하기로 했다.부추를 3~5cm로 자르고 당근 양파 청양고추를 썰어 넣고
연잎가루를 넉넉하게 한숟갈 넣었다. 그리고 밀가루 부침가루 달걀 한 개,천일염을 넣고
반죽을 한 후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연잎가루부추부침개를 한 쪽 부쳐 접시에 담아 놓고
양념장을 하고 있는데 그가 오늘따라 제시간에 칼퇴근을 하여 들어왔다.
-웬일이세요. 오늘따라 정확하게 퇴근했네. 밥은 아직인데. 했더니
-오늘 영화보러 간다며 부침개하고 있어.빨리 하고 가야지...
이런이런 그와 난 늘 엇박자다. 마님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딴소리 잘하는 옆지기,
분명 자기가 축구본다고 하여 영화예매도 안했고 하면 꼭 시간과 함께 문자를 넣어 주는데
문자도 넣지 않았는데 그는 영화를 보러 가는 줄 알고 준비를 하고 온 것이다.정말 정말 정말~~

-이거 내가 하고 있을께 자기는 그럼 얼른 영화예매해.아직 늦지 않았잖아.
-싫어,자기가 내 맘 상하게 해서 영화볼 맘이 없어졌어.그러니까 내가 부침개하고 있지.
더운데 이거 하고 영화보러 가자구.안갈거야. 내일 시간되면 보던가.아님 담주에 보던가.
내일은 확실히 산행가는거에요.딴소리 없기야...
-난 그럼 자기가 맛있는 부침개 부치니 얼른 가서 '막걸리' 사와야지.여시 데리고 갈까..
그렇게 그는 여시를 데리고 아파트 앞 마트에 나가 막걸리를 사오고 난 남은 연잎가루부추부침개를
마무리 하여 담아 내고는 마무리 하여 저녁을 준비했다.

부침개를 부치면 울딸들은 부침개 테두리를 먼저 다 뜯어 먹는다. 바싹하여 맛있다며
가운데를 나중에 먹고 바깥쪽을 먼저 뜯어 먹는 딸들이 오늘따라 너무 생각이 난다.
옆지기와 딸들 이야기를 하며 막걸리를 마시는 그의 잔을 뺏어'나도 한모금..' 하며 마셔 보니
막걸리가 옛날 맛이 아니다. 그래도 그는 맛있는 부침개와 함께 하니 맛있다며 잘 먹는다.
연잎가루를 넣어 은은한 향이 나면서 부추부침개라 맛있다.
맛있는 것은 가족이 모두 둘러 앉아 먹어야 더 맛있다. 연지에 가면 난 꼭 이렇게 연잎가루를
사와 보쌈,고기요리,수제비,부침개 등에 넣어 먹는다.조금 남아 아껴 먹고 있었는데 한 통
사왔으니 이제 자주 해먹을 듯 하다.

201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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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1초들 - 곽재구 산문집
곽재구 지음 / 톨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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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행복하세요?'
누군가 이렇게 묻는 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아니 그냥 그럭저럭이라고 해야하나.다양한 답이 있겠지만 작가의 계산법대로 시간을 '1초' 로 나눈다면 우리 인생에서 소중하고 행복하지 않은 시간이 있을까.큰딸이 엄마가 책과 여행을 좋아히니 생일선물 이라며 사온 책이 <곽재구의 포구기행> 이었다. 그땐 리뷰도 쓰지 않고 그냥 고마움에 얼른 읽어버렸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 책을 다시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꽃에 반하여 여행을 해보신적 있으세요?'
어느 싯귀절에 나오는 '꽃' 에 반하고 그 시를 쓴 시인을 오랜시간 가슴에 담아 두고 있었다면 그 시인을 찾아서 긴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그렇게 행동으로 옮겼다는 것은 어쩌면 '작가의 열정'이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인도는 대부분 신들의 나라라고 한다. 어느 것 하나 신이 담겨 있지 않은 것이 없고 그곳에 다녀 온 사람들은 신비스런 경험들을 가끔 말하곤 한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타고르가 공부했던 곳에 가서 오랜시간동안 그들의 언어를 공부하여 타고르의 시를 우리말로 번역하고 싶다는 그의 꿈, 그것은 열정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남보다 더한 열정이 담긴 여행에서 그는 일상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일상이 모두가 소중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그렇다면 '꽃에 반하여 여행을 떠나 본 기억..' 은 나도 물론 가끔은 그런 여행을 한다. 제철에 꼭 보아야 하는 야생화가 보고 싶다면 산행을 가거나 여름엔 꼭 연꽃을 보아야만 설레임을 잠재울 수 있다.꽃을 좋아하고 시를 좋아하고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는 시인의 감정적인 눈과 언어로 그러지 않아도 신비스런 인도의 평범함 '산티니케탄' 을 신비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챔파꽃과 달빛향기가 나는 조전건다
시장에서 우연하게 한 소녀가 가지고 나온 '종이배' 를 사게 된 그는 어릴적 추억을 떠올려 보는데 암리타는 타고르의 시 <황금빛 배>에 대하여 말해주면서 '암리타는 우리가 앉아 있는 맞은편 가게의 나무에 대해서도 얘기해주었습니다. 그 나무의 이름은 조전건다,였지요. 이 나무는 오직 산티니케탄에만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나무의 꽃에서는 달빛의 냄새가 난다고 말했지요.Small of moonlight! 세상에 달빛의 향기를 뿌리는 꽃나무가 있다니...... 암리타는 타고르가 이 나무의 향을 몹시 사랑했다고 얘기합니다.' 타고르의 시에 나오는 챔파꽃에 반하여 간 곳에서 흔하게 접하던 챔파꽃보다 더 어쩌면 그의 마음을 사로 잡은 '조전건다' 꽃에서 달빛의 향기가 난다니 달빛 향기는 무슨 향일까 그도 궁금했겠지만 나 또한 궁금하다. 이것은 어쩌면 모두가 소녀에게 '종이배'를 샀다고 비웃었지만 '종이배' 가 준 행운인지도 모른다. 무슨 신비한 동화가 시작된 것 같다.
'허름한 영혼이지만 우리들 모두 작은 종이배 하나가 되어 인생의 강물 속으로 흘러들어가겠지요.'

그리곤 그는 그 조전건다에 꽃이 피기를 기다리며 늦은 시간이면 그 나무가 잘 바라다 보이는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그 나무를 바라보게 된다.그 나무는 꽃을 언제 피울까?  인도인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지만 그는 릭샤를 타고 다니며 그들의 일상 또한 마주하게 된다. 아무리 맘에 들지 않는 릭샤꾼이라도 그의 소원을 빌어주는 것을 보고는 그들에게 정을 갖게 되기도 하는가 하면 집안 일을 거들어 주는 마시들에 대한 세세한 마음씀씀이를 일기처럼 기록하여 그 시간이 갈등을 빚기도 하고 혹은 의심을 하기도 했지만 그 시간 또한 소중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릭샤를 타고 가는 중에 릭샤꾼의 등에 새똥이 떨어지는 것을 볼 확률은 얼마일까? 그리고 같은 날에 자신의 옷에 새똥이 떨어질 확률은 얼마일까? 그런 시간은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인도는 빈부의 차가 정말 심한 곳이다. 그는 그곳에서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가난하다고 결코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들나름 자신들의 삶이 있고 행복이 있다. 산티니케탄의 노천카페에서는 '500원' 이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가난하고 소박하고 평화롭고 따듯하게 인생을 배우고 삶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곳,그곳이 바로 라딴빨리의 노천카페들입니다. 오세요,당신. 500원이면 하루 종일 당신의 인생과 철학,예술과 여행에 대해 세계의 젊은이들과 먹고 마시며 행복하게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500원이며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요즘은 500원으로 과자 한봉지를 사기도 어렵다.자판기의 커피는 마실 수 있지만 '여섯명이 실컷 먹고 이야기를 나눈 호사스러운 식사의 값은 150루피,3750원입니다... 돈이 생의 전부가 될 수 없다는 것, 많은 돈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의 돈이 더 가치 있다는 것,어쩌면 이 사실이야말로 돈의 진정한 의미 아니겠는지요?' 부자들은 모르는 가난한 자들이 누리는 행복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돈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알기에 그들은 없어도 여행객의 안녕과 행복을 빌고 신을 위하여 꽃을 바치고 오늘도 가족을 위하여 몇 푼 안되는 돈을 벌기 위하여 릭샤를 끌고 거리로 나오는지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 배우는 삶의 1초란 더욱 소중한 것이다.

위를 보지 않고 땅을 딛고 선 마음은 풍요롭고 주머니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들은 더욱 소중한 시간들이 되어 값진 선물이 되어 내게도 돌아온다. 그런 인고의 시간을 견딘 자만이 '조전건다'의 달빛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것처럼 꽃은 활짝 피어 달빛의 향기를 품어낸다. 중간 중간 그가 품고 있었던 '타고르의 시' 가 있고 그와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 했던 마음이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자유롭게 풀밭위에서 공부하듯 어디에 얽매이지 않고 신을 찾아가는 길처럼 자유롭게 자신의 행복을 찾는 산티니케탄의 모든 이야기는 시인에게 와서 한편의 '시' 가 된 듯 활짝 피어났다.어쩌면 인생이라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행복이 더 많은지 모른다. 무욕의 행복에서 피어나는 꽃향기,그리고 바람이 오롯이 담겨 있는 1초 1초는 내 삶의 되돌아보게 만든다. '나 지금 행복속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주듯 그의 조전건다는 내게 피어 난 것만 같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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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 - War of the Arrow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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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죽이는게 목적이 아니라 내것이라면 지켜야 한다,최종병기 활 2011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남이), 자인(문채원), 김무열(서군), 류승룡(쥬신타), 이한위,이경영...

*병자호란 배경-네이버 지식백과발췌


1627년(인조 5) 후금(後金)의 1차 침입 때 조선은 후금과 '형제의 맹약'을 맺고 전쟁을 마무리지었다. 이때 조선은 후금의 요구에 따라 1628년 이후 중강(中江)·회령(會寧)에서 무역과 후금에 대한 예폐(禮幣 : 외교관계에서 교환하는 예물)를 실시한 바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점차 과도한 식량이나 병선(兵船) 등을 요구하고 때로는 변경 민가를 침입하여 약탈을 일삼았다. 더욱이 '형제의 맹약'을 '군신(君臣)의 의(義)'로 개약(改約)할 것과 무리한 세폐(歲幣)와 정병(精兵) 등을 요구해오자 조선에서는 그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후금에 대하여 선전포고를 하자는 척화배금(斥和排金)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가운데 용골대(龍骨大)·마부태(馬夫太) 등이 1636년 2월에 후금 태종(太宗)의 존호(尊號)를 조선에 알림과 동시에 인조 비 한씨(韓氏)의 문상차 조선에 와서 후금에 대한 군신의 의를 들먹였다. 이에 인조가 사신접견을 거절하고 국서(國書)를 받지 않자, 조선의 동정이 심상치 않음을 안 이들은 도주과정에서 공교롭게 조선조정이 평안도관찰사에 내린 유문(諭文)을 빼앗아 본국으로 가져갔다. 이 과정에서 후금은 조선의 후금에 대한 입장을 파악하였고, 결국 재차 침입에 나설 빌미를 제공받은 셈이었다. 같은해 4월 후금은 국호를 청으로, 연호를 숭덕(崇德)이라 하였고, 태종은 관온인성황제(貫溫仁聖皇帝)의 칭호를 받았다. 청 태종은 이 자리에서 조선 사신에게 왕자를 볼모로 보내서 사죄하지 않으면 대군을 일으켜 조선을 공략하겠다고 협박해왔다. 청의 이같은 요구는 결국 조선 내 척화분위기를 강화시켰고, 조선 조정은 그해 11월 조선의 왕자와 대신 및 척화론자들을 압송하라는 청의 통첩을 묵살하여 강경책으로 맞섰다.

이 영화는 1636년에 일어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다.남이의 아버지는 강직한 사람이었지만 직언을 해서인지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하게 된다.죽기 직전에 그가 사용하던 활과 딸 자인을 아들 남이에게 맡기며 '네가 이제부터 자인의 아비다.자인이를 꼭 지켜라' 라는 말을 남기며 그의 친구를 찾아갈 것을 당부한다.어린 누이동생 자인을 데리고 집의 뒷산에 숨어서 아버지가 죽는 마지막 순간을 모두 보게 된 남이는 누이를 데리고 아버지 친구를 찾아간다. 그 집에는 남이 또래의 남자아이가 있고 그들은 남매를 잘 보살펴 준다.그러다 1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장성한 서군은 자인을 아내로 삼고 싶어 하지만 그들이 역적이라는 사실과 남이가 그들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려한다. 역적이라 하여 시어머니한테 구박을 당할까 걱정하지만 서군은 혼인을 하겠다고 몰아부쳐 급기야 아버지 또한 그들이 부부로의 연을 이어주기로 한다.

한편 남이는 아웃사이더처럼 겉돌면서 아버지의 활을 가지고 신궁에 가까운 활솜씨를 익힌다. 자인이나 남이는 무인의 자식이기에 강직하고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청의 말을 배우기도 했지만 역적이라는 이유로 남이는 누이 자인이 혼인을 하면 그곳을 떠나려고 결심을 한다. 누이의 결혼식날, 성대한 혼인을 위한 준비가 마당에 치뤄지고 남이는 누이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인 '꽃신' 한켤레를 댓돌위에 올려 놓고는 떠나려한다. 그런 오라버니의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 아픈 자인은 서군과 혼례를 시작한다. 그들 곁을 벗어나던 남이는 이상한 징후를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곧 청군이 쳐들어 오는 것을 알게 되고는 급히 누이가 있는 집으로 달려 가며 청군의 습격을 받기도 하지만 신궁에 가까운 활솜씨로 가까스로 그들을 따돌리고 누이가 있는 집으로 가지만 누이의 혼례는 엉망진창이 되고 신랑도 신부도 없어졌다. 그리고 그동안 그들을 거두어 주었던 아버지의 친구는 오랑캐의 손에 죽임을 당하였다.원통하고 애통하도다.

남이의 그동안 감추어졌던 활솜씨는 이제부터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누구도 따라올 수 없고 청나라 최고의 장수 또한 그런 활솜씨를 볼 수 없었다. 남이는 능수능란한 활솜씨로 누이의 뒤를 자취를 찾아가지만 이미 누이는 험난한 길에 올랐다. 임금인 인조 또한 백성도 버리고 나라도 버렸는데 백성인들 온전하겠는가.더군다나 청에 볼모로 끌려가는 사람들이야 오죽해겠는가.그들은 험난한 길에서 죽기도 하고 살아도 언제 죽음이 그들을 덮칠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서 하루 하루가 위기일발이다. 그런 와중에도 무인의 딸로서 자인은 오랑캐 앞에서도 절대 굽히지 않으며 자신을 지키려 하고 남이는 그런 누이를 지키기 위하여,아버지가 자신에게 당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혼신을 힘을 다하며 오랑캐의 추적에도 꿋꿋이 살아 남기도 하고 그들을 신궁으로 위험에 빠드리기도 하면서 점점 누이 곁으로 다가가게 된다.

'태산처럼 받들고 호랑이 꼬리처럼 말아 쏴라'
남이의 활솜씨는 정말 놀랍다. 속도도 대단하며 적을 속이며 숨어 적의 목숨을 끊어 놓는데도 놀라운 솜씨를 발휘하는 남이, 아버지의 활에는 '태산처럼 받들고 호랑이 꼬리처럼 말아 쏴라' 라는 말이 쓰여 있어서인지 정말 청의 장수들도 놀라는 놀라운 활솜씨를 가지고 있다. 청의 활은 육량시라 하여 그 위력이 또한 대단하지만 남이의 활은 작으면서도 놀랍도록 빠르고 명중률이 백프로이다. 남이의 화살을 맞은 오랑캐는 한방에 목숨이 끊어지는가 하면 하나를 뚫고 둘을 죽이는 놀라운 솜씨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활은 '죽이는게 목적이 아니라 지키는 게 목적이다.' 임금조차 지키지 못하고 나라와 백성을 버렸건만 일개 역적의 아들인 남이의 활은 자신도 지켜야 하고 자신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피붙이 자인도 지켜야 한다. 그것이 아버지와의 마지막 약속이다.서군에게도 자인을 지키지 못하면 주지 않겠다고 했던 남이다.

'두려움은 직면하면 그 뿐,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적의 왕자를 죽이고 남이와 서군을 먼저 압록강을 건너가게 하지만 자신은 위기에 처하게 되는 남이,그러다 자인을 만났지만 그를 좇던 쥬신타는 그를 끝까지 놓지 않고 물고 늘어져 급기야 그들은 마지막 누군가의 목숨이 끊어져야 살아 남을 수 있는 그런 위기의 상황에 당하게 된다. 남이 자인 그리고 쥬신타... 어떻게 할 것인가. 바람 또한 남이의 편이 되어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남이는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바람을 극복하고 자인을 구하지만 자신은 구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만다.

영화는 요즘 <공주의 남자>에서 수양대군의 딸 세령으로 분하여 한참 사극연기에 물이 오른 문채원이 나오니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그래서였을까 더 낯설지 않다. 또한 사극에는 별로 일것만 같은 박해일이 멋지게 역을 잘 소화해낸 것 같다. 난 그를 보면서 <모던보이>에서 알랑알랑 하던 그의 모습이 자꾸만 생각나기도 했지만 박해일 또한 '남이' 역을 잘 소화해 내어 임금도 지키지 못한 것을 지켜내는 강인한 오라비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병자호란이라는 역사를 배경으로 치욕의 아픔을 담아내기도 했지만 '활' 에 대하여 좀더 크게 부상시킨 영화라고 보면 된다. 호랑이까지 싸움에 이용되는 어쩌면 약간은 '왜?' 라는 생각을 갖게도 하지만 한남자의 활에 대한 집념과 지키고자 하는 강인함이 활과 맞물려 액션이 멋지게 살아난 영화를 만들어냈지만 내용은 약간 2%가 부족한 듯 하다. 그래도 영화는 잘 만들어졌다.요즘 역사에 관심을 드라마나 그외 책으로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병자호란' 이라는 또 하나의 역사를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만나게 된다. 이 영화속에는 어쩌면 임금은 나라를 버려도 백성은 버리지 않고 자신의 땅을 지키려 한다는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그것을 활을 통하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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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원 대용량HDD MP3 X7 (160GB)★전자사전/인터넷강의/PMP/터치LCD★ -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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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용후기] 코원 MP3 X7 160GB,넉넉한 용량 장시간 베터리시간




고딩 딸애가 지금 사용하는 MP3의 용량이 부족하다고 하여 순전히 MP3의 기능에 충실한 것을
고르다 발견한 코원 X7. 코원제품은 하나도 사용을 하지 않아 처음엔 망설였는데 고딩 딸들이
친구들은 코원제품사용을 많이 한단다. 고딩들이라 인강도 들어야 하니 PMP하나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데 지금 녀석들은 '아이스테이션' 을 가지고 있고 MP3는 막내는 '아이팟'을 큰딸은 미니PMP
인 제품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용량이 얼마 되지 않아 '메모리카드'를 사서 용량을 늘렸지만
워낙에 음악을 좋아하고 한참때라 그런지 용량이 부족한단다.

그래서 이 제품을 고르고 녀석에게 물어보니 싫단다.MP로는 조금 크고 지금 사용하는 것 그냥
사용하고 다음에 필요하면 가져가겠다며 일단은 보류,그렇게 하여 옆지기가 내가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은 코원 X7 160GB로 DIC제품이 아니라 전자서전은 기본적으로 <영한/한영>만 탑재되어
있다. 다른 것을 원하면 홈피에 가서 별도구매를 해도 되기에 120G를 살까 하다가 160G로 결정,
그랬더니 정말 음악 넉넉하게 넣을 수 있고 영화 몇 편 넣었는데도 용량이 넉넉하여 정말 좋다.


 

처음엔 터치고 아직 사용이 서툴러서인지 무척 헤매었다. 음악을 찾는 것도 힘들고 기능을 익히는
것도 많이 사용하던 다른 PMP하고는 달라 헤매었는데 몇 번 음악을 찾아 듣다보니 좋다.
배경화면도 맘대로 바꿀 수 있고 즐겨찾기및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아직은 기본적인 것만 사용.
화면은 4.3인치라 동영상을 보기에도 좋다.


 

구매시 받은 <젤리케이스>와 <핸트스트랩>을 연결한 상태이며 오른쪽에 보면 on/off 버튼이 있고
왼쪽엔 볼륨버튼이 앙증맞게 있다.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다가 볼륨을 더 키우거나 줄이고
싶다면 바로 왼쪽 버튼을 눌러서 조절할 수 있다.


 

음악은 바탕화면에서 '음악' 아이콘을 누르면 바로 음악으로 가며 <TOP> 를 터치하면 앨범/음악/
..등등 듣고 싶은 상태를 골라서 들을 수 있다.음악을 듣는 중에 <M> 버튼을 누르면 바탕화면으로
바로 간다.


 

그런가하면 내장스피커가 있어 혼자 있는 시간에 음악을 틀어 놓고 듣기에 정말 좋다.
조용한 공간에서야 '이어폰' 을 사용해야겠지만 별도로 스피커를 구매하지 않아도 선명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고 배터리 표시도 바로 알 수 있으니 좋다.

라디오는 <전용이어폰>을 사용해야지 들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그냥 이어폰 사용을 안하고
들을 수 있다면 라디오를 켜 놓고 내장스피커로 듣는다면 좋을텐데.. 하지만 라디오를 들어가며
저장하여 다시 듣기도 할 수 있다는데 아직 라디오를 그런 단계까지는 사용해보지 않았다.
주로 사용하는 것은 음악이다.


 


코원 X7이 생기고 부터는 여행을 한다거나 외출을 할 때는 꼭 챙겨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이 되었다.
다른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공간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앨범을 찾아 그냥 틀어 놓고 전곡을
듣기도 하고 아님 '모든재생목록' 으로 해 놓고 할 일을 한다.


 

크기가 맘에 들지 않는다던 큰딸, 내가 늘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더니 조금씩 입맛을 다신다.
아직은 사용중인 PMP와 MP3가 있고 공부를 해야하니 '찜'을 하지 않고 있는데 수능 끝나면
녀석에게 양도해야 할 것 같다.용량이 넉넉하다고 다른 것이 모자란 것은 아니다.
배터리수명시간도 음악은 103시간 동영상은 10시간 사용할 수 있다니 배터리 걱정을 안해도
되서 참 좋다.그외 다양한 기능들이 있겠지만 아직은 천천히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음악을 이렇게 원할 때 바로 바로 찾아서 들을 수 있다는 것과 용이하게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고 배터리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어 좋다.


 

코원X7이 생기고 나들이가 확실히 즐거워졌다.외출할 때는 이어폰과 함께 코원X7을
가방에 챙겨 넣는 센스... 음악을 한동안 넣고 용량 때문에 삭제하는 일이 없으니 정말 좋다.
듣기 귀찮아 하던 앨범들도 가끔 찾아 듣다보니 더없이 좋다.모두 코원 X7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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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개정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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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탑을 알게 된 것은 여주 신륵사 여행에서 였다. 여주에 가족여행을 갔다가 목아박물관을 들렸다가 신륵사에 가게 되었다. 그곳에 마침 문화해설을 하시는 분이 있어 신청을 했다. 딸들이 있었기에.그랬더니 혼쾌히 응해주신 아'줌마,그렇게 여기저기 이야기를 듣다가 탑 앞에 이르렀는데 '이게 무슨 탑인지 아세요,이 탑은 '벽돌 전'자를 쓰는 전탑이랍니다.' 하시며 땅을 고르고 막대기를 찾아 벽돌 전 자를 땅바닥에 쓰시며 전탑에 대하여 설명해 주신 것이 벌써 몇 해 전인지. 하지만 전탑이란 것은 정말 확실하게 내 머리속에 각인이 되었다. 석탑과 그외 탑에 대하여는 많이 듣고 알고 있었지만 '전탑'이란 것을 처음보았기에 딸들과 정말 신기한듯이 보았던 생각이 나는데 이 책에서는 '전탑' 에 대하여 확실하게 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세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 반가움에 읽게 되었다. 안동의 동부동 오층전탑,고성 이씨 종택과 법흥동 칠층전탑 사진은 '아, 이 탑' 이라는 내 안에 잠자고 있던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스쳐듣 듯 들었던 것들이 이 책에서 이렇게 한개도 아니고 여러 탑을 보게 되다니,사진 뿐이지만 그래도 너무 좋다.내가 마치 답사를 하고 있는 것처럼.




책의 처음 답사지는 '서산' 이다. 서산은 내가 사는 곳과 가깝다면 가까운 곳이라 몇 번 갔던 곳이다. 또한 개심사 간월도 해미읍성 천주교박해지 등 다른 곳은 들렀는데 몇 번 가면서 왜 유독 '서산마애삼존불' 에 갈 기회가 없었는지 무척이나 안타깝다. 그곳에 한번 이라도 가서 마애삼존불을 보았다면 글과 사진을 읽으면서 이렇게 아쉬움은 없었을텐데 올 봄에도 다녀온 개심사에서 가까운 보원사지와 서산마애삼존불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올봄은 갑자기 날이 흐려지는 황사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당일 여행이라 개심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서산마애삼존불은 다음에 봐야 겠다며 발길을 돌렸던 것이 아쉽다. 백제의 미소를 바로 앞에서 놓쳤다는 것이,하지만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할 수 있으니 다음엔 꼭 서산에 가서 서산마애삼존불에서 백제의 미소와 성원할아버지의 긴시간을 한번 느끼고 오고 싶다. 서산마애삼존불은 '향하고 있는 방위는 동동남 30도, 동짓날 해뜨는 방향으로 그것은 일년의 시작을 의미하며,일조량을 가장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이다. 경주 토함산 석굴암의 본존불이 향하고 있는 방향과 같다.' '서산마애삼존불은...... 소리없는 공력과 드러내지 않는 기교의 미덕을 모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 점은 실로 귀한 것이다.' 드러내지 않는 기교의 미덕이 얼마나 과학적이면서 대단한지 정말 언제 한번 느껴봐야 겠는데 올 가을에는 한번 꼭 가서 봐야겠다.'아침에 보이는 미소는 밝은 가운데 평화로운 미소이고 저녁에 보이는 미소는 은은한 가운데 자비로운 미소'라는 표현에 정말 마음을 훔뻑 빼앗겨 버렸다.




서산마애삼존불과 함께 지리산 여행에서 천은사 화엄사 쌍계사등은 다녀왔는데 지난 봄여행에도 '연곡사' 를 놓쳤다. 그곳을 못 간 대신에 '운조루'를 다녀왔는데 연곡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이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연곡사로 향하는 길은 지리산 피아골 계단식 논을 만날 수 있다니 좋은 구경을 놓친 것이다. 다랭이 논은 남해에 가서 보고도 싶었는데 이 또한 가지 못했는데 연곡사 가는 길에서도 만날 수 있다니 진작에 알았다면 아마 이곳을 포기하지 않고 들렀을 것이다. 우리나라 절들은 많은 절들이 전쟁의 아픔과 역사를 함께 한 절들이 많은데 이곳은 故 박경리의 '토지' 에서 등장한 곳이기도 하고 아름다운 사리탑을 보니 꼭 가보고 싶다. 곡성의 태안사에 갔을 때 부도탑들에 감탄한 적이 있는데 연곡사의 사리탑 또한 승탑 중의 꽃이라 하니 꼭 한번 가봐야 할 것 같다. 대부분 산사에 가면 절만 구경하고 '부도' 는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난 일부러 부도탑을 찾아 구경하곤 한다. 내가 잘 가는 안성 청룡사라는 절 또한 부도탑은 절과 거리가 떨어져 있으니 부도탑을 찾는 사람들은 얼만 없다. 아니 내가 부도탑을 보고 있을 때 일부러 와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대부분 산사와 산에 오면 산행 아니면 절의 대웅전만 구경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부도탑을 보는 재미도 있다는 것을 '연곡사 사리탑' 을 보고 찾고 싶다.


 
이 책은 내가 가 본 곳도 있지만 대부분 가야지 하고 가보지 못한 곳들이 담겨 있어 내겐 정말 좋은 정보가 되었다. 안동도 언제 한번 딸들과 가족여행 계획을 잡아 가보겠다고 하고 가보지 못했는데 정말 볼 것이 많은 곳이기도 하면서 불국사는 가족여행을 했던 곳이고 수학여행 신혼여행등 정말 대부분의 여행이란 여행에서 뻬놓지 않고 다녀온 곳인데 이곳에 설명이 된 것을 보니 다녀오지 않은 것처럼 '이런 것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책에 있는 '불국사 건축의 세부 관찰' 을 옮겨 보면 첫번째는 대웅전 정면으로 오르는 돌계단의 소맷돌 측면의 살짝 공그른 곡선의 아름다움이다.'소맷돌' 이름도 정말 이쁘다. 여인의 한복 저고리의 소맷단의 곡선미를 어떻게 계단의 측면에 이용할 생각을 했을까. 이것은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름도 이쁘고 장인의 숨겨진 미를 볼 수 있는 소맷돌을 불국사를 여러번 갔지만 내 기억엔 없다. 아쉽다. 두번째는 석가탑의 탑날개 직선의 묘이다.석가탑의 아름다움은 바로 우아한 부드러움이 있으면서도 견실한 힘이 느껴지는 디테일의 묘이다. 세번째는 석축에서 그랭이법을 자연석 위에 얹힌 장대석을 자연석 모양에 따라 깎은 것이다. 와 얼마나 장인정신이 느껴지고 과학이 느껴지는 묘미인가. 자연석 위에 인공석을 얹으면서 자연미를 주기 위한 이런 기법은 정말 대단하다. 네번째는 극락전 안양문에서 연화교를 내려다보면서 연꽃무늬가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것을 보는 것이다. 이 또한 본 기억이 없다. 다음에 가면 꼭 찾아봐야할 듯 하다. 다섯번째는 관음전에 올라 관음전 남쪽 기와담 너머로 보이는 회랑과 다보탑을 꼭 보여주는 것이다. 여섯번째,불국사 서북쪽의 빈터에는 불국사 복원 때 사용되지 않은 석조 부재들이 있다... 뒷간에 사용되었던 타원형으로 구멍난 돌은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자연석과 인공석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게 한 축대및 경루의 석축 범영루의 기단등 정말 아름다움은 끝이 없다. 그런데 다녀온 것이 너무 오래 된 것인지 내가 볼 것을 못 보고 온 것인지 기억에 없다. 다시금 불국사를 찾아 이런 '숨은그림의 미' 를 찾고 싶다.


 
어찌 위의 것들만 기억에 남을까 하나하나 모두가 기억에 담고 싶고 가지 못한 곳은 답사를 가고 싶고 갔었던 곳은 다시금 가서 내가 찾지 못했던 것들을 찾고 싶다.우리 전통건축은 자연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을 더욱 드러낸 것 같다.자연속에 건축이 들어서도 따로 놀지 않고 하나가 되듯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전통건축,그리고 자연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뿐만 아니라 건축에서 바라보면 앞에 펼쳐진 자연 또한 모두 아우를 수 있는,품 안에 모든 자연을 품을 수 있는 너그러움을 함께 한 듯 하여 너무 좋다. 인공미를 가했어도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연과 하나가 된 듯 한 전통건축에서 옛그림에서 느끼는 '여백의 미' 를 전통건축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전통건축에서는 건물 자체가 아니라 방과 방 사이, 건물과 건물 사이가 더욱 중요한 공간이었다. 즉 단일 건물보다는 집합으로서의 건축적 조화가 우선이었던 까닭에 그 집합의 중심에 놓이는 비워진 공간이 마당은 우리 건축의 가장 기본적 요소이며 개념이 된다.' 6권에서 언급했듯이 우리 전통건축의 미는 어느 곳에서 보아도 서로 다른 모습이라고 했듯이 어느 곳으로 들어가고 나와도 다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고 작은 공간까지 그대로 놔두지 않고 미를 강조한 우리 전통건축을 다시금 보게 된 것 같다.




아무리 좋은 문화유산이라도 우리가 제대로 지키고 보존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쓸고 닦고 하듯이 훼손시키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주거나 보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임을 불국사 복원이나 석가탑 복원을 보며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우리것의 소중함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지키는 것 또한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우리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책이기도 하다. '봉정사에 다시 왔을 때 나는 여기도 참나무 숲길이 있음을 비로소 알게 됐으니 사람이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지나치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인가를 새삼 깨닫게 됐다.' 참나무 숲길도 그러한데 우리 문화유산은 어떠할까,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다. 내가 알고 보면 그것의 이름을 불러 줄 수 있고 소중함과 애착심을 가질 수 있지만 모른다면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다. 내가 불국사에 가서 소맷돌과 자연석과 인공석이 조화를 이룬 축대를 보지 못한 것처럼 그냥 지나친다면 문화재는 그곳에 있어도 그 값어치를 모를 수 밖에 없다. 그런 '모름과 앎' 의 간극을 줄여주기도 하고 제대로 문화재의 이름을 불러 주듯 제대로 알고 다시 보게 만든다. 그렇다고 작가처럼 세세하게 알지는 못해도 한개를 알아도 제대로 알고 다시금 숨겨진 미와 역사를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의 트임을 주는 책이다. 책을 읽고 나서가 아니라 읽으면서 바로 답사를 떠나고 싶은 마음,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곳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많이 있다는 것을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된다. 떠나야 할 것만 같다.숲길을 지나쳤다면 숲길을 보고 소맷돌을 놓쳤다면 소맷돌을 찾으러 곧장 떠나고 싶게 만드는 문화와 역사 이야기가 주저리 주저리 벽돌 한 장 한 장으로 전탑을 쌓듯 모두가 소중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문화유산답사기, 이 또한 소중한 유산이 될 것만 같다.


 
소맷돌과 그랭이법소개.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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