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된 죽음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8
장-자크 피슈테르 지음, 최경란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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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증오라는 감정은 사랑과 거의 분리할 수 없다...버지니아 울프의 '파도'중에서' 소설이 시작되기 전 나온 글귀가 의미심장하게 눈길을 잡는다.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라는 책은 읽기는 읽었는데 너무 오래되어 이런 문구가 있어나 생각되어지면서 다시금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증오' 에드워드가 친구 니콜라에게 가지는 '증오' 와 글쓰기에 대한 열등감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 하였는지 이소설은 치밀하게 보여준다. 소설은 '로맹가리의 자살'에서 구상되었다고 한다. 로맹가리와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한번도 받기 힘든 공구르상을 두번이나 받은 로맹가리의 삶, 그의 삶도 의문이었지만 그와 아내의 권총자살 또한 의문이라는데 이 소설은 많은 부분이 로맹가리의 삶과 닮아 있다. 그러면서 작가의 허구에서 빚어낸 니콜라와 에드워드의 삶이 출판계와 언론계의 많은 부분을 시사해 주고 있다.

처음엔 장르소설인데 그런 느낌이 묻어나지 않아 무얼까 했는데 조금 읽다보니 에드워드가 니콜라를 만나면서 그의 삶은 음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누리고자 했던 양지의 햇살은 많은 부분 니콜라가 대신했다. 여자와 연애부터 글쓰기등 많은 부분에서 주목을 받았던 니콜라의 삶과 엮이어 들면서 에드워드는 어린시절부터 품고 있던,아니 자신있다고 생각했던 글쓰기 부분에서 서서히 밀려나가기 시작했다. 글쓰기만 밀려나도 괜찮은데 그가 아름답고도 영원히 지우지 못하고 삼십여년 동안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 의 아픔인 야스미나의 사랑과 죽음이 결국에는 니콜라와 관계된 것이었고 그는 야스미나와의 일을 소설로 그려 공구르상을 받게 된 것이었다. 에드워드에겐 아픔인 것이 니콜라에겐 명예가 된 것이 에드워드가 니콜라의 뒤에서 칼을 갈 듯 치밀한 복수극을 준비하게 된다.

일평생 친구와 엮이며 인생이 꼬인다고 생각된다면 어떨까? 친구를 죽이고 싶을까.아님 그 친구와 의절을 하더라도 보지 않고 다른 삶을 선택할까? 너무도 오랜 시간을 그와 엮이여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 치밀한 살인극은 이루어질 수 있었으리라. 니콜라의 전쟁참여및 연애 그리고 결혼과 이혼과 아들 피터에 대한 일까지. 너무 많은 부분을 공유했고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 하였기에 작은 부분까지 내것인양 알기도 했지만 짐작할 수 있었던 에드워드, 어린시절 그의 소설을 고쳐 화려하게 빛을 보게 해 주었듯이 공구르상을 받은 야스미나와 관계된 작품을 그는 그의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킨다. 늘 니콜라의 빛에 가려 자신의 빛을 발하지 못하던 에드워드,이번에는 진짜 자신의 빛을 발할 수 있을지.

니콜라의 작품을 자신의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에드워드, 그의 작품과 책을 출판할 출판사를 알아 보며 1939년의 출판문화에 맞추어 '완벽한 표절작품' 을 탄생시킨다. 그의 작품은 니콜라의 명성및 모든 것을 앗아 가기에 충분하기도 했지만 완벽했던 것이다. 하루아침에 공구르상 작가에서 표절작가가 된 니콜라, 그가 전쟁 참여에서 입은 부상까지 덤으로 그를 완벽한 표절작가로 몰아가고 그는 일선에서 도망치듯 떠난다. 모든 것은 에드워드의 승리로 보이지만 그런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자신의 열등감 속에 자리하고 있던 글쓰기 실력이 다시 새롭게 떠 오를 수 있을까? 자신에게는 정말 글쓰기 실력이 없었는지 모른다. 그 대신 출판과 영업에 더 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되었을 에드워드는 니콜라가 가진 글쓰기 실력뿐만 아니라 아들 피터에 대하여도 남다른 열등감을 가진다.자신이 가지지 못한 모든 것을 가진 친구 니콜라, 그를 표절작가로 하루아침에 뒤로 내몰았지만 과연 그 마음이 편할까? 그렇게 하여 자신이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에드워드가 자신이 꾸민 일을 모두 밝히고 끝을 내려는 순간,니콜라는 그에게 편지 한 통을 보내 놓고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 권총자살로. 그렇다면 죽음은 무엇을 의미할까? 진실일까 아님 받아 들인다는 것일까? 니콜라의 죽음 이후에 새롭게 등장하는 에드워드가 내세운 작가의 실제 누이동생의 등장, 그리고 그녀와 에드워드의 해피한 결말이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소설을 읽어 나가는 동안 '로맹가리의 삶과 닮았는데...' 하는 의문은 책을 다 읽고 옮긴이의 말을 읽다보니 '아하' 하는 감탄사로 마감을 했다. 열등감이 아니 누군가를 향한 증오심이 이렇게 무서울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정말 치밀하게 잘 그려냈다. 에드워드의 심리묘사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어찌 이렇게 친구 앞에서도 자신이 저질러 놓은 큰 일을 놓고도 뻔뻔하게 심경의 변화없이 아무렇지 않게 행동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첫사랑의 아픔이 얼마나 컸기에 친구를 죽음이라는 궁지까지 몰고 갈 수 있을까. 살인은 직접적으로 해도 잔인하지만 이렇게 치밀하게 짠 간접살인 또한 잔인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증오라는 감정은 사랑과 거의 분리할 수 없다.' 사랑하기에 증오도 하는 것이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증오심이 있을까. 사랑과 함께 겹쳐진 증오심이 거대해서 자신도 어쩌지 못하고 표절작을 낸 에드워드, 충분히 그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평생을 '니콜라' 그 한 인물을 증오하며 살았다는 것이 또한 대단하다. 자신 또한 어느정도 사회적 성공을 거두웠으니 증오심을 거둘 수도 있었는데 연애 결혼 자식 모든 것들 어느 하나 성공한 것이 없었기에 그 허전함에서 더 친구를 증오했는지 모른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남의 것을 탐함이 이렇게 클까.증오심고 욕심도 결국에는 어느 한 쪽 '죽음' 에 이르러야 끝을 본다는 것이 무섭다. 

'니콜라는 어젯밤 파티에서 나를 정복했고 다음날 아침 나를 팽개친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고독감에 휩싸였고, 부당하게  유배당한 자들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았다. 그때부터 내 마음속에 하나의 상처가 생겨났고 그것은 결코 아물 수 없는 상처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어릴 때 입은 상흔이 얼마나 컸기에 평생토록 가슴에 남아 결국에는 '간접살인' 에 이르렀을까. 치유되지 못한 영혼,상처 받은 영혼의 평생의 목마름의 끝이 결국 친구의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이 애처롭다. 에드워드와 니콜라는 정말 친구였을까? 명목상 허울좋은 친구관계는 아니었을까.어린시절부터 어찌보면 주종관계처럼 자리한 것들이 커다란 눈덩이처럼 증오심을 불태워 죽음이라는 파국까지 이르르진 않았나 싶은데 이런 살인도 존재한다는 것이 요즘 시대는 '댓글' 로도 죽음에 이르게 하니 무서운 세상이다. '나는 그 증오심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남성성을 새롭게 끌어올렸다.만일 그 증오심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에드워드에게 증오심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남자가 한을 품으면 친구를 죽게 하는 걸 보여준 치밀한 추리소설로 에드워드의 심리묘사가 뛰어나게 그려지기도 했지만 구성도 탄탄하여 재밌게 읽었다.그리고 책 속에 나온 작품인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를 다시 읽와보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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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서 만난 버섯들




먼지버섯

뒷산에 정말 오래간만에 가게 되었다. 옆지기의 휴가가 시작되었지만 날씨도 그렇고 딸들 때문에
휴가는 미리 포기를 했지만 가족이 함께 더운 여름날에 모여 있는 것도 서로 불쾌지수만 높이고
밖에 나가지 못하니 나 또한 스트레스고 옆지기도 마찬가지인 듯 하여 오전에 '뒷산에 갈까..'
로 시작한 것이 '그래 가지..가자' 가 되었다.둘이 함께 뒷산을 비롯하여 산에 오른 것이 얼마만인지.
물병 하나에 엠피 그리고 난 햇빛알레르기 때문에 긴팔 옷을 입고 모기가 많을 듯 하여 긴바지를
입고 갔다. 여름철에 산에 가면 모기가 얼마나 많은지...

옆지기가 무릎이 아픈 후로 산을 오르지 않은 것이 오래 되었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산은 등산로가
많이 허물어지기도 하고 여기저기 골이 많이 졌다. 풀도 무성하여 벌레도 많고..
산에 가까이 다가오니 새소리 풀벌레 소리 매미소리 정말 시끄럽다. 모기들도 여기저기 시커멓게
달려 들어 윙윙~ 정말 간만에 온 우리들을 이렇게 반겨주다니...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여기저기 버섯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버섯이야 대부분 독버섯으로 여기고
채취를 하지 않으니 그저 눈으로 만족하며 오르는데 그래도 볼 것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옆지기가와 난 천천히 오르며 버섯 구경을 하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 날이 흐리면서도 후텁지근한
날이라 더욱 덥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휴일에 방학이라 그런지 가족단위가 간간이 눈에
들어온다. 울딸은 산에 가자고 하면 난리인데... 녀석들 더운데 방에서 공부하는 것도 힘들겠지만.

비에 쓰러진 나무도 많다.아카시나무는 뿌리가 깊지 않아 더욱 쓰러진 것들이 많고
참나무도 쓰러진 것들이 간간이 눈에 들어오고 썩은 나무들도 바람에 넘어간 것들이 많다.
나무들은 여름에 한번씩 밑그림을 달리 하는 듯 하다. 모기도 많고 풀도 우거지고
그래도 버섯을 찾아 풀 속을 헤치고 들어가야 맛이 난다. 길보다는 숲 속을 헤치고 모기떼에게
헌혈을 하며 버섯을 찾다 보니 여기저기 따끔따끔...그래도 간만에 산에 와서 흙냄새 바람소리
풀벌레소리 들어가며 숲의 공기를 마시다보니 참 좋다. 이런 맛에 산에 오는데 바로 곁에 있는데도
늘 마음만 있을 뿐 오르지 못하고 있으니...

이름모를 버섯들을 보며 눈요기를 하다보니 정상이다. 한두 번 쉬기도 하고 거친숨을 몰아쉬기도
했지만 그래도 더운 날에 가볍게 정상까지 온 것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올랐기 때문인 듯 하다.
하산로에서도 둘은 버섯을 찾아 여기저기 나무밑을 뒤지고 풀 숲을 뒤지고 그렇게 만난 버섯들,
정말 재밌다. 모양도 가지가지 색깔도 가지가지...언제 또 이렇게 오를까 하는 생각에
하나라도 더 담아 두려고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고 모기를 쫒아 가며 풀 숲을 뒤지다 보니
땀이 정말 비 오듯 한다.그래도 산에 온 것은 정말 잘 했다.
옆지기도 힘든지 땀을 무척 많이 흘렸지만 그래도 좋은가보다. 간만에 둘은 풀 숲을 아니
숲을 헤매고 다닌 것이다. 누가가 가는 길이 아닌 나무와 나무사이를 지나 그렇게 오르고 내리고..
뒷산이니 이렇게 산을 헤매고 다니지 다른 산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지만 바로 곁에 이렇게
헤매고 다닐 산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거기에 비가 많이 내려 버섯들이 많으니 볼거리도 많고
두어시간 헤매고 돌아 다니다보니 온 몸은 땀으로 훔뻑 젖고 여기저기 모기에게 헌혈 당한 붉은 반점,
그리고 산을 나무를 숲을 풀을 풀벌레소리를 새소리를 바람소리를 담아서 좋은 하루였다.
다음에 더 이런 시간을 많이 그리고 자주 만들어야 하는데...

2011.8.15




박주가리 꽃





 






 


 



영지버섯


아카시 재목버섯


잔나비걸상..?











 




  

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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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망고 - 제4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36
추정경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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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나이에 무얼 할 수 있을까? 아니 난 무엇을 했을까. 여고에 다니던 나의 열일곱, 그때 정말 풋풋했었는데.조금은 철이 덜 들어 함께 살던 언니에게 늘 따져 묻기도 하고 세상이 그르고 내가 옳은 것처럼 세상에 대고 마구마구 소리치고 싶기도 하던 그시절, 하지만 지금은 내 딸들이 그 나이이다. 오늘도 막내와 의견마찰로 인하여 티격태격,그렇게 한바탕 찬바람이 불고 지나갔다. 서로의 시간에서 세상을 보니 세대차이도 나고 의견차이도 날 수 밖에.하지만 우린 너무도 이기적이라 서로의 주장이 옳다고 하고 있다,아니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려고 하지 않고 내주장만 하려고 한다.그러다 한바탕 밀물과 썰물이 휩쓸고 지나가고서야 서로를 본다.망고 아니 수아도 또한 그런 시기를 거치고 캄보디아에 갔다. 갑작스런 부모의 이혼,왜 아빠와 엄마가 이혼을 하게 된 것이고 아빠의 지게차 사업도 접도 자신은 엄마와 낯선 땅,그리고 아빠와의 추억이 가장 많은 곳 캄보디아에 선택이 아닌 타의에 의해 가야만 했는지.

수아의 엄마 지옥은 갑자기 모든 것을 버리듯 아니 도망치듯 캄보디아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며 수아를 키우고 있다. 아니 수아의 말에 의하면 엄마가 수아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수아가 엄마를 돌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가이드를 하며 힘들게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엄마,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엄마가 돌연 미팅에 나가지 않고 그녀의 거금을 들고 사라져 버렸다. 어디 간다는 말도 없이 그야말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왜,아니 어디로 간 것일까. 모든 것은 열일곱인 딸 수아가 어떻게 감당하라고.하지만 수아는 씩씩하게 엄마가 해야했던 일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다. 엄마 이름인 '김지옥' 이 되어 그야말로 엄마의 일을 체험하게 된다.오일이라는 시간동안 정말 싫은 쿤라의 딸 쩜빠와도 뚝뚝이는 모는 쏙천과도 그리고 옆집 삼콜 할배와도 함께 해야 했다.

자신은 한국으로 돌아갈 돈 오백달러만 벌면 끝이지만 쩜빠와 쏙천은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그녀보다 낮은 보수를 받으며 생업전선에 뛰어 들어 일을 하고 있다. 돈을 너무 밝힌다고 알고 있던 쩜빠의 꿈과 희망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점점 이해하게 되는 수아,그리고 하루 하루 지나며 힘들게 살아 온 엄마를 이해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동안 그녀만 모르고 있던 '비밀' 을 알게 된다. 왜 갑자기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하게 된 것일까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교통사고 당시 아빠가 돌아가셨던 것,아직 그녀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어 엄마가 그녀에게 비밀로 했던 것이다. 이젠 한국에 돌아갈 아빠가 없어졌다. 가이드 일을 하며 아빠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더욱 새록새록 다시 생각나기도 했지만 많은 것들이 도움이 되기도 했는데 아빠가 없다니...

하지만 그녀는 무엇보다 닷새동안 큰 힘을 얻게 된다. 쩜바와 쏙천의 삶을 보면서 자신보다 못한 아니 자신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그들에게도 꿈이 있고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수아는 엄마의 가이드 일을 하면서 한 뼘 더 성장을 하게 되고 엄마도 이해하게 된다.엄마가 도망을 갔던 것일까. 닷새동안 자신의 팀에서 이상하게 자꾸만 엄마의 이름을 묻고 자신의 집에서 찾아 왔던 오봉 아저씨,그는 채권자였던 것이다. 빚 때문에 여행을 오고 그들을 찾아 온 것이다. 하지만 이젠 엄마가 빚 앞에서도 아니 수아 앞에서도 당당한 엄마로 거듭날 수 있을 만큼 수아도 그리고 엄마도 단단해졌다. 닷새란 시간은 그녀들에게 서로의 사이에 있던 벽을 허물로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희망을 품게도 하게 해준 귀한 시간이다.엄마의 아픔과 힘든 것을 이해할 수 없었던 수아,이젠 둘이 하나가 되었으니 더 거친 풍랑은 가볍게 이겨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열일곱이라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이쁘고 당돌하고 단단하고 당찬 그녀 수아,아니 망고 아가씨 이젠 망고를 맛있게 먹을 줄도 알고 찡쩌처럼 어려움이 달라 붙어도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재밌고도 감동 진하게 그리고 내 삶을 정말 뒤돌아보게 한다. '수아야, 포도나무는 말이야, 땅이 비옥하면 오히려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해. 그냥 잎만 무성하게 자랄 뿐이야. 적당히 비바람도 불고 토양도 어느 정도 척박할 때 좋은 포도알을 맺는 거야.' 이 작가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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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여행 - 한번가면 평생 잊지 못할
양영훈 지음 / 예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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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그곳에 가고 싶어서 그곳에 가려고 마음을 움직인 것이 언제부터이고 몇 번 이었는지.하지만 끝내는 지금까지도 그곳에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팔팔한 이십대 때 친구들과 그곳에 가려고 했지만 여름휴가 기간 특히나 날씨가 도움을 주지 않아 꿈에만 그리기를 몇 번 그러다 그냥 포기하고 말았는데 그것이 끝내는 지금까지 발을 디디지 못하고 있으니 책의 사진맘 보아도 이젠 멀미가 날 듯 하다. 아니 이 책을 보기 이전에 티피 1박2일 팀들이 몇 번이라 그곳에 가려다 날씨 때문에 나처럼 포기하기를 몇 번 하다가 기어코 그곳에 가게 된 날은 정말이지 하늘의 도움인지 너무 날씨가 좋았다. 파란 하늘에 파란 바다가 어느 외국의 여행지보다도 더 멋지게 나를 유혹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달리기를 하는 그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저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바다와 하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이렇게 책으로 먼저 그 소원을 풀게 되었다.


울릉도에 열다섯 차례나 다녀왔다는 작가, 그를 그곳에 그렇게 붙잡은 것이 무엇일까 하고 열심히 책의 곳곳을 숨죽이며 보다보니 살짝 보여주는 사진들이 신비스럽기만 하다. 갈때마다 아니 철마다 다른 얼굴로 신비의 모습을 드러내는 울릉도, 그곳에 가지 않으면 안 될것만 같은 속살거림이 오롯이 담겨 있다. 정말 그곳에 발을 디딜 수 있는 것은 하늘의 도움으로부터 시작이 되는 듯 하다. 어찌보면 난 좀더 열정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곳에 가지 못한 듯 한데 이 책을 보고 나니 더욱 가고 싶은 마음이 굳어졌다. 명이나물과 함께 하는 산채밥상도 그렇고 삿갓조개밥도 그렇고 모두가 그 맛을 보지 못하면 안될 것만 같은 멀미는 무엇인지.


첫 장의 사진과 글부터 마음을 잡는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비밀의 섬,울릉도' 맞자 정말 양파처럼 벗겨도 벗겨도 비밀을 깊숙히 간직하고 있을 것만 같은 신비스러움이 울릉도엔 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은 바다와 원시림, 너도밤나무숲길...그 신비속으로 아니 속살 속을 걷고 싶은 충동이 사진을 보고 글을 읽는 동안 정말 배멀미처럼 다가온다. 그곳에서 트래킹을 하면 육지와는 다른 무언가 냄새가 다를것만 같다. 섬에 사는 사람들이야 육지가 그립겠지만 육지에 늘 살던 우리네는 '섬' 이란 늘 환상이고 신비스럽고 무언가 비빔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은데 또 가보면 적응하기가 힘들기도 하다. 예전에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육지로 나온 동생이 있었다. 그곳에서 살던 이야기를 물어보면 늘 하는 이야기가 ' 언니, 늘 오징어 배만 땄어..화장실로 못가고 그것만 했다니까..그래서 지금도 난 오징어 안먹어.' 그래도 그 이야기속엔 무언가 내가 맡지 못한 비릿한 냄새가 숨겨져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 울릉도가 하나 하나 작가에 의해 속살을 보여주고 있다.


울릉도를 여행하는 네 가지 방법은 '육로 일주, 성인봉 등반,해상 일주,독도 탐방' 이 있다고 한다. 네 가지 방법 들에 대하여 더 세세하게 풀어 놓았다 도동항부터 시작하여 저동항 내수전 사동 통구미 남양 학포 태하 현포 추산 천부 죽암 섬목 석포 정말 모두 다 가고 싶고 돌고 싶은 곳들이다. 이름 또한 재밌다. 그런가하면 성인봉 등반은 나리분지와 알봉분지 외 그곳의 원시림및 약수에 대하여 세세하게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섬은 꼭 한번은 유람선을 타고 일주를 해 봐야 한다. 섬여행을 하다보면 섬이란 기분이 덜 들지만 유람선을 타고 섬을 돌다 보면 섬에서는 보지 못했던 더 멋진 부분들이 보이고 또 감추어져 있던 부분들을 찾을 수 있다. 바다로 직접 떨어져 내리는 폭포라든지 동굴이라든지 숨겨져 있던 퍼즐 조각을 찾아 내고 보면 더 많은 섬에 대한 것을 담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의 땅이면서 영토분쟁에서 일본이 늘 마찰을 일으키는 중요한 곳 '독도' 사진만이라도 정말 좋다. 정말 한 점 섬인 그곳이 사진이지만 멋지게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울릉도를 더욱 실속있게 즐길 수 있는 여행팁을 묶어 놓았다. 어떻게 보면 부록이 더 '알짜' 일 수 있다. 그곳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레포츠,자연 등 숨겨진 것들을 부록에 모아 놓아 이 책 한 권이면 울릉도를 모두 여행한 기분도 들지만 책이 다른 책에 비해 조금 작으면서 마지막엔 울릉도 지도까지 '보물섬' 지도처러 숨겨 놓아 책 한 권 가방에 챙겨 울릉도로 바로 떠날 수 있도록 완전한 '울릉도 가이드 북' 으로 나와 있어 넘 좋다. 그래서 사이즈도 조금 작게 줄여 놓은 듯 하다. 가방에 쏙 넣기 위하여.


열다섯 번이나 울릉도를 찾았다면 얼마나 많은 보물과 같은 이야기와 사진들이 쌓여 있을까.그중에서 고르고 고르고 골라 정말 영양가 있는 것들만 이 책에 담아 내었을테니 다른 무엇보다 값진 책이 될 듯 하다. 한번 다르고 두번 다르고 갈때마다 지난번에 찾지 못한 것을 담아 내었을 작가의 열정 또한 대단하다. 몽돌해수욕장이 방파제 공사로 인해 많이 그 모습이 변했다고 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저동항 공사가 부실공사라는 뉴스를 본 듯 하여 마음이 아팠다. 자연은 인간이 손을 대는 순간 그 본래의 모습을 잃는 것인데 좀더 신경을 써서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남았다. 볼거리도 많고 울릉도 그 자체가 너무도 신비스러워 하나의 작품인데 우린 그 값어치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가져보기도 했다.지금 그 모습 그대로 잘 지켜지고 보존되어 더 많은 이들이 그 아름다움을 함께 하는 곳이 되길, 그리고 나 또한 꼭 그곳에 갈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더 깊이 가져본다. 꼭 너도밤나무 숲길도 걸어보고 죽도도 한번 트레킹 해 보고 싶고 명이나물에 삿갓조개밥도 먹고 싶다. 그리고 여행 갈 땐 가방에 이 책은 기본으로 넣고 가야할 듯 하다.

<이미지 저작권은 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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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할 거야! 생각의 힘을 키우는 꼬마 시민 학교 2
마띠유 드 로비에 지음, 까뜨린느 프로또 그림, 김태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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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면,그렇다면 행복할까? 가스똥이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으며 부딪히게 되는 것들에 대하여 질문한다. 가정과 나를 벗어나 친구를 사귀게 되고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서 '사회'라는 것을 배우고 적응해 가려면 많은 것들을 알아야 하는데 밖에 나가서도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할 수 있을까.집에서 응석을 부리면 귀여우니까 엄마가 받아 주지만 사회에 나가면 친구가 선생님이 절대 받아 주지 않는다.

어느 날, 가스똥이 학교에서 기분이 좋지 않아 선생님께 물었다. '선생님 왜 마음대로 말하면 안 되는 거에요? 가스똥,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어. 하지만 욕은 안 돼. 욕은 남을 때리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니까.' 처음에 유치원이나 학원에 가거나 놀이터에 나가 놀다가 큰아이들이 욕을 한다고 그것이 무슨 말이지 모르고 배워와 욕을 하는 경우가 있다. 엄마는 놀라겠지만 아이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모른다. 단지 큰 형들이 하는 말이니 괜찮은지 알고 따라한다. 그렇다면 그것이 무슨 말인지 말해줘야 아이가 하지 않는다. 그런 말들에 재미를 가지는 아이들도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끝마다 욕을 부치는가 하면 욕먼저 나오는 아이들도 있다. 반드시 엄마의 지도가 있어야 한다. 욕은 남을 아프게 하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이라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한다.

가스똥이 할머니께 궁금하여 묻는다. '할머니 할머니는 왜 내게 고맙다고 하세요?' 어른들이 자신에게 '고맙다.감사하다.' 라고 하면 왜 그럴까 하고 이해를 하지 못한다. 할머니는 '만약 네가 나한테 '고마워요' 라든가 '안녕하세요' 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이 할머니가 네 눈에 보이지 않는 거랑 똑같은 거야. 내가 너한테 소중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지.' 이런 말들은 어릴적 부터 습관화가 되어야 한다. '감사합니다,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어른인데도 하지 못하는 용기 없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먼저 하고 나면 편해지는데 괜히 자존심을 내세워 목만 빳빳하게 세우고 '남이 먼저 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아이때부터 교육이 잘 못 된 것일까. 아니다 용기가 없어서이다. 내가 소중하면 다른 사람도 소중하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관에서 혹은 다른 공공장소에서 '줄서리' 를 하는 것이 아이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는 지켜야 하는 '도덕' 이 있고 '예절' 이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특히나 영화관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엄마들,아이들이 떠들건 말건 그대로 내버려 둔다. 그곳은 자신의 안방이 아닌 모두가 함께 하는 공간인데 말이다. 그런 피해를 주려면 데려오지 말던가. 아님 이런곳에서 떠들면 안된다는 것을 말해주던가.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다. 가르치는대로 받아 들이는 것이다. 떠들게 놔두는 어른이나 떠드는 아이나 똑같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사회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할 수 없음을 자신의 행동에 '책임' 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말해주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이라도 상대방에게도 피해가 된다면 하지 말아야 함을 그리고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려면 자신이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그런 아이를 앞에서 이끌어 주는 것은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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