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2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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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인 가정부들 그녀들이 뭉쳐 가슴에 응어리진 '불편한 진실' 을 토해낸다고 십여명의 진실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까. 1권을 정신없이 읽었는데 궁금증에 더이상 지체할 수 없어 2권을 집어 들었는데 움직이지도 못하고 앉아서 읽게 되었다. 거침없는 그녀들의 폭로전에 가슴을 졸이며,한편으로는 스키터의 스튜어트에 대한 사랑이 이루어질까 하여 마음을 졸이기도 했지만 위궤양이라고 하지만 무언가 이상한 스키터의 엄마,결국 암이라 발혀지게 되고 나 또한 암으로 친정아버지를 보내 드렸기에 그 슬픔에 더욱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좋은 주인을 만난 가정부들은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부를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살얼판을 걷는 것 같기도 하고 그녀들이 하는 일들이 점점 위험에 처하는 듯 하여 시작은 너무 좋았는데 혹시나 무산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 졸임에 그리고 미스 홀리가 그녀들을 어떻게 이간질하고 어떻게 휘젓고 다닐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어느 부분 하나 놓치고 싶은 곳이 없어 얼른 읽게 되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게 되어 있다.조금 아쉬운 것은 스튜어트가 스키터 그녀에 대하여 좀더 깊이를 더해 주었더라면 그들의 애정전선이 좀더 무지개빛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게 만들기도 했지만 뭐 어떻겠는가 약자의 목소리가 세상을 뒤흔들어 놓았다는 것이, 음지에 있던 유색인들이 양지에서 자신들의 인간다운 자리와 존재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지.

그녀들만의 진실을 숨겨야 했던 순간, '여기, 내가 거의 익숙해진 공간에서 나는 기이하게 유별난 존재가 된 것 같다. 혐오와 죄책감이 홧홧하게 치밀어 오른다.' 모두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숨겨야만 하는 아이빌린, 그녀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정말 세상을 움직이는 진실이 될 수 있을까.아니 자신들의 목소리를 찾으며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될까. 누군가는 언젠가는 터지게 되어 있던 문제 인종차별,하층계급이라 여겼던 가정부들이 입을 열고 그녀들이 모시고 있던 백인주인과의 이야기를 털어 놓게 됨으로 하여 일어나게 될 사회적 파장은. 그것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녀들의 글이 책으로 출판된다고 보장할 수도 없고 만약에 그 진실이 밝혀진다고 하여도 그녀들의 일자리가 온전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도 인간이다. '누구든 백인 여자가 내 이야기를 읽을 때 이걸 알아주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당신에게 베푼 것을 기억하며 진심을 담아 고맙다고 말하는 것은...' 미스 홀리와 같은 주인만 있을까, 누군가는 선을 베푸는 주인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 그녀들의 진심은 전해질 것이다. 스키터가 그녀의 가방을 가방을 두고 오는 잘못을 저지르게 되고 그 안에 든 책을 홀리가 보게 됨으로 하여 그녀들과 갈라지게 되는 스키터, 모두의 손가락질을 받게 되지만 그녀는 당당하다. 그리고 똑똑하다. 또 한가지 그녀들의 일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그렇게 하여 그녀들의 질주는 이어지고 아이빌린의 푸근한 유모로의 이야기는 마음을 움직인다.

늘 위태위태하던 미스 셀리아가 미니에게서 미스 홀리와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녀는 아픔에서 벗어나듯 힘을 얻게 된다. '케익 두 조각' 의 이야기는 그렇게 파장이 컸다. 스키터 역시나 미니의 미스 홀리에 대한 케익 두조각 사건을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 넣으려고 한다. 그녀가 백인 주인에 맞서 벌인 '케익 두조각 사건' 은 유색인종이라 그들을 부려먹고 골탕먹였던 이들에게 멋지게 한방 날려주는 이야기 였던 것이다. 그 케익에는 '똥' 이 들어 있었는데 미스 홀리는 맛있게 먹었던 것.그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면 모두의 웃음거리가 될 뿐 아니라 잭슨가의 이야기라는 것이 알려지게 될텐데 그런 것보다 그들의 아픔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 더 의미깊다. 위태하기만 하던 그녀들의 이야기는 '가정부' 라는 책으로 출판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고 그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책이 나오게 되면서 그녀들의 삶 또한 진실을 숨기고 있던 그 때와는 다르게 변하게 된다. 세상에 좀더 당당하게 나서게 되고 맞서 싸우게 된다. 자신의 목소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스키터 역시나 그곳을 벗어나 자신의 꿈을 펼칠 일자리를 얻게 되고 아이빌린 및 미니 또한 다른 가정부도 그렇지만 모두 해피엔딩이라 마음이 따듯해지는 소설이다.

그녀들이 만약에 움직이지 않았다면 스키터가 그녀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으려 하지 않았지만 그녀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세상을 바꾸는 힘은 결코 큰 것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작은 구멍이 저수지의 둑을 허물어 버릴 수 있기도 한 것이다. 그녀들의 이야기는 그만큼 모두의 입에 오르내리며 자신들의 뒤를 한번 돌아보게 한 것이다. 백인 주인들은 자신들이 그 책에 나오는 주인들과 같지는 않은지 그리고 스키터는 콘스탄틴에 대한 고마움과 아쉬움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세상은 어찌보면 서로가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고 살게 되는 것인데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줄 줄을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소설이기도 한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언젠가는 도움을 줄 기회가 오기도 할텐데 그것을 무시하거나 아래사람이라고 얍잡아 보고 막되게 부려 먹어서도 안될 것이다. 언제 어느 다리 위에서 만날지 모르기에. 그런가하면 스키터 엄마가 딸에게 하던 '당당함' 정말 가슴 뭉클했다.죽음을 앞에 둔 순간에도 당당하며 또한 딸에게도 그 당당함을 잃지 않도록 하는 부분에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내가 너를 얼마나 똑똑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키웠는지 모른다면 스튜어트가 당장 스테이트 가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상관없어...... 솔직히 나는 스튜어트가 탐탁지 않구나. 너를 만난 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고 있잖니.' 어머니의 당당함이 솔직하고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올바르고 당당한  눈을 키우게 했던 것 같다. 어찌보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반기를 드는 소설이 될 수도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는 다른 가정부들의 이야기와 유색인들의 폭로전, 진실은 언젠가는 수면위로 떠 오르게 되어 있지만 그 시대 뿐만이 아니라 지금 현시대의 우리들에게도 자신의 현재모습을 한번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자신의 색깔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냈던 그녀들,멋지다. 그리고 그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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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1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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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는 거짓말을 못하지요'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에서 백인 가정에 가정부인 유색인들이 그동안 남에게 말 못했던 '불편한 진실' 에 대하여 하느님께는 거짓말을 못 한다는 취지 아래 자신들의 삶이 더 나이지기 위한 것이 아닌 그 다음 세대를 위하여 진실에 대한 입을 열었다.그녀들은 귀딱지가 앉도록 '백인 여자 밑에서 일할 때 지켜야 할 첫번째 규칙은, 주제넘게 간섭하지 않는 거다. 백인 여자의 문제에는 참견하지 말고 네 문제로 백인여자에게 찾아가서 울어도 안 된다. 전기세를 못 낸다? 발이 아프다? 한 가지만 기억해. 백인들은 네 친구가 아니야. 네 걱정 다위는 들을 생각도 없어. 백인 여자가 자기 남편과 이웃집 여자가 같이 있는 걸 붙잡아도 너는 모른 척해야 한다.' 는 말을 들어가며 백인가정에서 온 몸을 바쳐 아니 인생의 전부를 바치듯 일을 하지만 그녀들의 삶은 결코 인간답지 못하다. 아니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산다.

유색인들과 함께 화장실을 쓰면 병균이 옮을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밖의 차고나 창고 옆에 간이 화장실을 만들거나 그외 밖의 아무데서나 볼 일을 보게 만든다. 하지만 그 유색인들은 다름아닌 자신을 젓먹이부터 키워 주고 또 자신의 아이들을 그렇게 키워주는 사람들이다. 제2의 엄마나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밥고 함께 먹을 수 없고 화장실을 함께 써서도 안되며 모든 것을 다르게 해야 한다. 1960년대 케네디가 암살당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유모가 그렇게 그려졌듯이 그녀들 또한 주인을 위하여 뼈마디가 으스러지도록 일을 하지만 사람대접 인간대접 못 받고 살기는 마찬가지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좇겨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소설은 미스 리폴트의 집에서 가정부로 있는 '아이빌린' 과 미스 홀리에게 그 유명한 '케익 두 조각 사건' 을 일으킨 장본인 '미니' 와 목화농장의 딸로 미스 리폴트인 엘라자베스와 홀리와 친구이며 아직 미혼이며 뉴스레터 편집장인 스키터가 남몰래 뭉쳐 그들이 사는 잭슨가가 놀래고 세상이 놀랄 일을 벌여 보기로 한다. 스키터는 남들보다 키가 더 커서 모든 면에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고 여자로 어디 취직자리를 얻으려 해도 마땅한 곳이 없다. 남자와는 너무도 비교되는 수당,그런 그녀에게는 어려서부터 함께 했던 가정부 '콘스탄틴' 이 있었는데 그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집에 오면서 그녀는 갑자기 딸과 살겠다며 그녀의 집에서 일을 그만두고 떠나게 된다. 그녀와 늘 교감을 나누며 살았던 스키터는 그녀가 몹시 그립고 보고 싶지만 엄마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꺼린다. 거기엔 무언가 사연이 있는 듯 하지만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궁금하기만 하다.

그런가하면 잭슨가의 가정부중 한 사람인 아이빌린은 오십대 여성으로 일이년전에 아들을 잃었는데 죽은 아들을 병원에 짐짝처럼 버리고 간 백인들에 대한 반감이 있다. 똑같은 사람이고 생명인데 유색인이라고 차별대우를 받아야만 할까, 하지만 그녀가 있는 집의 주인은 딸 하나를 둔 엘리자베스로 홀리의 꼭두각시처럼 그녀가 하라는 대로 움직인다. 그녀들은 늘 모여서 남의 험담을 늘어 놓는가 하면 가정부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드려 남들이 그 가정부를 쓰지 못하도록 하기도 한다. 나이는 한참 어린 그들은 '엄마' 이기 보다는 있는 자로 행세를 하며 그들을 억압하고 부려 먹는 것에 능통했다. 그렇다면 홀리의 집에서 있던 미니는 어떻게 좇겨났을까. 홀리의 엄마에게 지극정성을 다 했지만 그녀가 먹는 것을 거부하여 음식솜씨가 최고인 미니가 그 무얼해도 먹지 않으니 홀리는 그녀를 도둑으로 몰아 그녀를 내 좇거나 무료로 그녀의 집에서 고용하려고 술수를 썼지만 우리의 대단한 미니는 그녀를 간단하게 음식 하나로 한방 날려 주신다. 그리곤 아이빌린의 도움으로 미스 셀리아의 집에 들어가지만 이 여자는 도대체가 바보 멍텅구리같다. 그녀를 고용했다는 이야기도 남편에게 하지 않을 뿐더라 그녀에게 음식을 배우지만 소질이 없는 것인지 머리가 빈 것인지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침대 위에서 한반짝도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미니는 그녀에게서 다른곳보다 두배의 급료를 받고 일을 하고 아이도 없으니 불평을 할 수도 없다.

남의 밑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어느 곳이나 잡음이 있기 마련이다. 좋은 주인을 만나다면 자신의 아픔을 감싸주기도 하고 좀더 인간다운 대접을 해 주기도 하지만 홀리와 같은 막대먹은 주인을 만나면 얼마 견디지도 못할뿐더러 자신에게 마이너스 평만 좇아 다니게 된다. 그런 사람들과 대적해봐야 좋을 것이 없다.생활 상식에 대한 글을 쓰던 스키터는 콘스탄틴과 비슷한 아이빌린에게 도움을 받아가며 글을 쓰다가 그녀와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가정부들의 아픔에 대하여,숨겨진 진실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그녀들에 대한 '인터뷰' 를 하고 싶어 한다. 아니 글을 써 보려 한다. 하지만 그 사실이 알려 진다면 밖의 세상에서는 자신들의 목숨도 내 놓아야 하는 시끄러운 세상이다. 그런 흑백이 딱 딱 선이 그어진 세상에서 그녀들이 뭉친다는 것은 정말 목숨을 내 건 행위와 같다.

하지만 반드시 진실은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먼저 아이빌린이 스키터의 뜻에 따르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린다. 그래도 그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그리곤 셀리아의 집에서 일하는 미니까지 합세를 하지만 성격이 딱 부러지는 미니는 스키터를 의심한다. 만약에 자신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 세상에 알려지만 자신들은 물론이고 자신의 가족들까지 위협을 받게 된다. 미래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불편한 진실은 언젠가는 곪아 터지게 되어 있다. 그것이 지금 이 순간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사실에 세상에 공표가 되면 어떻게 될까.생각할 수도 없다. '모두 저마다 핑계가 있어요. 하지만 사실은 몹시 두려운 거예요.' 모두가 진실을 말하고 싶지만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다. 가슴에 옹이 몇 개씩 간직하고 있지만 그 옹이를 풀어줄 누군가를 만나도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그러다 그녀들의 마음을 돌리게 할 만한 사건이 일어나고 한 명 두 명이던 것이 점점 늘어나 12명이 된다. 그렇다면 이젠 부딪쳐 봐야 한다.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모두가 '예스' 할 때 '노' 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여러 사람이 한사람 바보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한 명이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소설은 그와 같다. 유색인 가정부들이 받는 대우는 모두가 마땅하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또 그렇게 이어져 갈 것이기 때문에 유색인들에 대한 차별대우가 심해도 누가 나서서 법을 고치듯 대항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 용기 있는 한 사람, 바로 스키터가 있다.그녀는 친구와 부모의 눈까지 피해가며 남몰래 유색인 가정부들과 교감을 나누고 흑백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교감을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그리고 그런 세상에 한번 멋지게 홈런을 날려 보자고 한다. 그렇지만 그들의 일은 늘 위험이 따른다. 모두의 눈과 귀를 피해야만 한다. 과연 그동안 물 밑에 가라앉아 있던 '불편한 진실' 이 수면위로 떠 오를 수 있을까.그렇다면 그녀들의 삶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그리고 그 일을 시작한 백인인 스키터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몹시 궁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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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 사계절 1318 문고 68
박선희 지음 / 사계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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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집 맘에 드는데? 마치 옛날얘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
귀하고 소중한 것일수록 그것을 누리거나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모른다. 그 가치는 다른사람인 타인에 의해 더 드러나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소중하게 지은 집이라면 아버지는 고스란히 물려 받았고 오빠 또하나 아버지가 할아버지에게서 물려 받았던 책상이나 책장을 물려 받았지만 오빠 일구는 분가를 하고 만다. 모두가 한가족처럼 모여 사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찾았던 할머니는 일구 오빠의 분가로 인한 허전함을 '이구'라는 강아지로 그 빈자리를 달랜다.

이 30년된 구라파식 이층집엔 피씨방을 하는 아빠, 아빠는 피씨방에서 열심히 하시는 줄 알았는데 야동을 즐긴다.하지만 피씨방도 나날이 어렵다. 주위에서 돈을 내리니 어쩔 수 없이 내려야 하지만 그런다면 손익분기가 맞지 않는다. 그런 아빠와는 어울리지 않게 엄마는 엘레강스하고 에소프레소를 즐기는, 커피 중독자이다. 엄마에게서는 늘 커피냄새가 난다. 그런 엄마가 베토벤을 닮은 아저씨가 하는 카페에 커피를 배우러 다닌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런 엄마의 커피 취향이 맘에 들지 않는다. 주방에 멋드러진 커피머신이 집과는 어울리지 않게 놓여 있지만 할머니는 이 집과 어울리는 달달한 노랑봉지 커피믹스를 좋아한다. 왜 엄마는 에소프레소에 중독이 되었는지, 그런 엄마는 에소프레소 한 잔을 내려 블루타일이 깔린 테라스에서 생각에 잠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 타일이 몽주가 마찾사 친구인 도현과 무열을 데리고 온 날 무참하게 깨지고 만다. 타일이 산산조각이 난 것이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이 30년된 구라파식 이층집에 작은 균열이 생기게 된 것은.

고등생인 몽주는 할머니 생신에 멋진 마술을 보여 주기 위하여 학교에 '마술동아리' 에 들어 마술공부를 한다. 하지만 마술은 좀처럼 늘지 않고 오빠의 분가로 생긴 커다란 방을 자신이 사용하게 되면서 마찾사 친구들을 불러 마술연습을 종종한다. 엄마가 준 학원비를 몽땅 자신의 통장에 넣게 되고 그녀는 친구 자이를 따라 도서관에 갔다가 꽁지머리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그 아저씨 앞에서 마술을 보이다 꽁지머리 아저씨의 눈길을 끌게 된다. 하지만 그 아저씨는 커밍아웃을 하게 되고 믿고 따랐던 도현 또한 이혼한 편모 밑에서 엄마의 성을 따라 성을 바꾸게 될 것이며 곧 마술을 그만두게 된다는 말을 하게 되고 무열은 장난처럼 했던 마술에 전적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런가하면 자이 또한 마찾사회원으로 가입하게 된다. 그녀야말로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처럼 도현에게서 꽁지머리아저씨 그리고 무열에게로 옮겨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몽주의 가족들,오빠는 결혼 삼년후에도 아이가 생기지 않으니 '입양' 을 고려중이다. 하지만 장손이 그가 입양을 한다는 말에 찬성할 어른들이 없다. 그런가 하면 언니는 식구들 몰래 이슬라메드이며 흑인인 남자를 사귀고 있고 그를 따라 캐나다행을 결심한다. 그 모든 것을 언니의 일기를 훔쳐보며 모든 것을 알게 되고 언니 또한 그녀가 볼 수 있게 일기를 오픈한다.

그런가하면 타일에서 마루 계단 세면대 보일러 담장 여기저기 삼십년된 집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서 엄마는 처음 집에 가지게 된 '희망' 에서 벗어나 무언가 '먼 곳' 을 향하듯 하며 이 집에서 떠나기를 희망한다. 이 집을 팔고 아파트로 이사를 가자고 한다. 그러면서 베토벤 아저씨의 심포니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것이 아빠와의 관계가 소원해진것을 안다. 엄마가 집을 팔자고 하자 그동안 추억이 많은 집을 팔라는 말에 충격을 받은 할머니는 집을 나가겠다고 하기도 한다. 삼십년된 집에 금이 가듯 가족간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몽주가 그동안 들여다보지 못했던 가족 개개인의 문제와 생각에 깊이 들어가다보니 구라파식 집에 금이 가는 것처럼 가족간에도 삐걱삐걱 어느새 금이 가고 있었으니 이를 어쩐다. 그러다 언니는 미국연수라 하고 모하메드를 따라 캐나다행을 떠나고 행복한 모습의 사진과 글을 보내 온다. 그러면서 몽주에게 거금 백만원을 남겼다는 말을 남긴다.

도현이 마찾사 회장 자리를 무열에게 넘기고 갑자기 마찾사도 해체를 하기에 이르면서 몽주의 마술도 시들해진다. 현실과는 먼, '마술사는 관객을 속이기 위해 속이는 게 아니라 감동을 주기 위해 속이는 거라고 믿고 싶으니까.' 라고 생각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마술' 을 부려보는 것은 어떤가. 현실을 한번 멋지게 마술처럼 변화시켜 보는거다.'하지만 추억은 과거일 뿐이야. 반짝이던 코발트블루 빛 타일이 이렇게 자기 색을 읽고 깨진 것처럼 사람도 변하는 거고..' 집도 사람도 세월에 따라 변해버렸다. 이젠 그 세월에 맡게 가족이 변해야 한다. 집도 변해야 하듯이... 그런 현실적 마술을 몽주는 이 삼십년된 구라파식 집에 한번 멋지게 부려보기로 한다. 친구들의 힘을 빌어. 언니가 캐나다행전에 이체했다는 돈과 학원비를 몰래 넣어 놓은 돈을 합해 160만원, 그 돈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구라파식 이층집에 생긴 금을 없애보기로 한다. 아니 변화를 주어 멋지게 바꾸어 보려 한다. 마술은 가상이 아닌 현실이다.

깨어진 코발크블루 타일은 멋진 색색의 타일로 바뀌고 삐그덕 거리는 계단엔 바이올렛 화분과 나비스티커로 멋지게 변신시키고 왼쪽보행을 하게 만들어 삐그덕 소리를 없애는가 하면 주저 앉은 마루는 애견들의 러브하우스로 변신을 시키고 담장보수및 잔디테라스도 깔끔하게 변신을 해 놓는다.그들이 누구인가 바로 '마찾사' 회원들이다. 마술을 아는 사람들이니 그들의 손에서 깨어지고 부서진 것들은 그들의 협동심과 노력과 땀으로 멋지게 변신을 한다. 구라파식 이층집은 다시금 생명력을 갖게 된 것이다. 사람 손이 가지않으면 집이건 무엇이건 생명력을 잃게 된다. 주인이 어떻게 가꾸고 관심을 기울이냐에 따라 생명력은 달라질 수 있다. 가족간에 금이 갔다고 생각간 '사랑' 그 또한 다시 찾을 수 있다. 조금도 서로의 입장에서 본다면 입양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도 없고 이슬람 사위를 못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서로를 좀더 이해하고 배려하고 포용력으로 감싼다면 가족이라는 색이 약간은 변해도 새로은 생명력으로 발전하여 깨진 코발트블루 테라스가 무지개빛으로 변하듯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집도 세월이 가면 변하듯 가족도 변하는 것이다.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가족일 수 있고 흩어질 수 있는 것이다. 구라파식 이층집이 부활하듯 그 속의 가족 또한 한번의 부활을 꾀하는,사춘기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 본 따듯한 소설이다. 다시금 구라파식 이층집에는 은은한 커피향과 함께 가족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려 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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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선물,추천 작가 사인본 세트를 받다






알서점에서 추천 작가 댓글 이벤트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당첨,
11권의 작가 작품에 친필사인본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 온 것은 '9권' 이다.
어떻게 된 것인지... 하지만 책선물은 정말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한 권 한 권 뽁뽁이 포장에 각 작품에 작가의 친필사인이 담겨 있다. 
정말 값진 선물이다. 요즘 받은 선물중에 '이해인수녀님 친필사인본세트' 도 너무 좋았는데
이렇게 좋은 선물을 또 받아서...정말 복 터졌다...

오전에 택배라는 말에 반갑게 나갔는데 옆지기가 구매한 장갑이 오고
분명 내 택배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언제 오겠다는 것인지 하며 기다리다보니
누군가 현관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치듯 한다. 문을 열고 보니 현관 바로 앞에 이 택배상자를 놓고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바쁘게 날 확인하고 내려가는 택배아저씨,
그리곤 상자를 들고 들어와 뜯어보니 '와~~~대박~~~~정말 대박~~~'
기쁨에 얼른 인증샷 날리고 싶었지만 오늘따라 옆지기가 디카를 가지고 나들이를 가셔서 
기다리고 기다리고...그렇게 그가 오고 자랑을 했더니만 그도 놀란다. 
한 권 한 권 정성스런 포장에 모두 사인본이라 했더니 그도 '대박~~~' 

이중에 내가 읽은 책은 <7년의 밤>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생강> 이다.
그리고 오지 않은 책으로는 <백의 그림자> 와 <화투 치는 고양이> 
그 나머지는 천천히 읽어 보련다. 천운영의 책도 이재익 작가의 책도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정말 좋다. 그것도 모두 친필사인본이라 더욱 좋다. 요즘 정말 <친필사인본>을 많이 받고 있는데
이런 책들은 더욱 소중하게 생각이 들고 더 아끼게 된다.
어디에 따로 보관하고 싶다. 정말..알서점 감사해요.. 모든 책들 정말 정성이 가득 담긴 것,
잘 읽고 소중하게 간직 할게요...^^


2011.6.4



  

  
한 권 한 권 낱권으로 뽁뽁이 포장~~대박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정말 행운이다.. 이런 책을 받게 된 것이...대박~~~^^







 

 

 

 

 

 

 

 

 

 

 

 

 

 

 

 

 

 

 

 

오지 않은 책

   

 

 

 

 

 

 

 

http://blog.aladin.co.kr/798705183/479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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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6-1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님들의 달필싸인이라니~~ 아, 정말 축하드리고 부럽네요^^

서란 2011-06-14 14:58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요즘 받았던 선물중에 최고~~최고에요~~^^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도 재밋지만 겉표지의 그림도 재밌다.도대체가 추리소설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젊은 세사람이 모였다.낮에는 여형사 밤에는 재벌2세 아가씨로 돌아가 우아하게 변신을 꽤하는 호쇼 레이코, 그녀의 상관인 경부는 삼십대 젊은 남자로 그 또한 있는 티를 팍팍 내며 요란하게 등장해 주시는 가자마쓰리,그는 사건 현장에서 그녀가 생각하고 하려던 말을 그녀의 속에 들어왔다 나간 것처럼 속속 골라 먼저 뱉어내는 기묘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레이코는 그러는 그를 보기만 하면 그의 목을 조르고 싶다. 그러니 사건 현장에서는 자신의 빛을 다 발하지 못한다. 경부가 그녀의 모든 것을 앗아가듯 하여 밉상인데 집에서는 또 한남자에게 들볶인다. 그녀의 스마트하고 핸섬하면서 거기에 사건을 보지도 않고 제대로 추리해 내는 유능한 집사한테 '멍청이' 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래도 꿋꿋하게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여형사의 자리를 지킨다. 바로 집사덕에.

이 소설은 다섯편의 이야기들이 나뉘어져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연결되듯 한다. 추리소설이 갖추어야 할 밀실살인사건이라든가 다잉메세지등 모든 것을 갖춘 사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경부는 우쭐대는 성격이고 그런 경부앞에서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재벌2세 여형사 레이코가 사건을 늘 집에 물고 가서는 '수수께끼' 를 풀 듯 집사와 이야기 하는 중에 집사의 능력을 빌어 사건을 해결한다. 그런 통에 그에게서 멍청이라든가 '진정한 아가씨' 의 신분을 잊고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하여 그녀에게 미움을 사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모든 것을 갖춘 집사이며 운전사이다. 거기에 사건 해결까지 척척해주니 말이다.

추리소설이지만 어찌보면 추리소설을 많이 읽은 독자들이라면 어느 정도 눈치를 챌 만한 사건들이 주를 이룬다. 사건에 집중하기 보다는 젊은 경부와 젊고 이쁘고 든든한 여형사와 젊기도 하고 한때 프로야구선수나 사립탐정이 꿈이었던 핸섬하고 추리력이 뛰어난 젊은 집사 세이 어떻게 어우러지느냐에 더 주목할만 하다. 너무 무거운 추리소설도 아니고 트릭이나 그외 두뇌플레이를 해야하는 그런 추리소설도 아니며 지금까지의 추리소서로가는 조금 다른 유쾌하면서 가볍게 웃으며 밝게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이라 보면 된다. 그렇다고 너무 마음을 비우고 너무 가볍게 여기지는 말고 어느 한사람에 집중하며 읽으면 더욱 재밋다. 그 한사람을 정했다면 그의 역할이 되어 보며 읽는다면 사건의 풀이가 더 술술 풀리기도 한다.

레이코의 아버지는 그녀가 밤낮없이 뛰어 나가고 사건에 매달리다보니 늘 '살인사건' 만 일어나는 것처럼 말을 하고 그녀를 걱정한다. 그런가 하면 사립탐정이 꿈이었던 젊은 집사 가게야마에겐 여형사를 비롯하여 그녀가 속한 팀이 사건하나 제대로 해결 못하는 멍청이들 같다. 눈으로 뻔히 보이는데도 보지 못하는 등잔 밑이 어두운 눈을 가졌기 때문이다. 레이코는 또 어떤가, 그녀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윗선 몇 몇만 그녀의 신분을 알고 있을 뿐 재벌2세라는 것을 모른다. 그녀가 입고 다니는 옷이 얼마 짜리인지 그녀가 말하는 대로 믿는 한심한 바보들 같다. 그런가하면 젊은 경부 가자마쓰리는 늘 자신의 재력을 나타내려 한다. 여형사나 젊은 경부나 자신의 겉포장에 신경을 쓰고 있어서일까 사건을 제대로 보기 보다는 놓치는 부분들이 많다. 그들에게 살인사건을 풀어야 하는 절박함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겐 경찰이란 직업은 하나의 겉치장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런 그들 사이에 젊은 집사가 나서서 그들이 놓친 '수수께끼' 의 정답을 너무도 잘 맞추어주니 그의 풀이를 듣다보면 웃음이 나온다. 그의 풀이를 듣고 레이코 그녀가 또 삐질까봐,그녀가 삐지지 않도록 살짝 그녀의 비위를 맞추며 추겨세워주는 집사, 사건풀이보다 둘이 옥신각신 사건을 놓고 이야기 하는 부분이 더 재밌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젊은 남녀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아가씨. 이 정도 사건의 진상을 모르시다니, 아가씨는 멍청이이십니까?.' 경부와 여형사가 경찰인데 사건해결은 늘 집사가 하니 그가 경찰같다. 전세가 역전된 소설이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은 독자들에게는 조금 가볍다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추리에 필요한 트릭이나 복선이 없는 것은 아니다.적절하게 모든 부분들을 잘 배치하면서도 지문마다 재치와 유머가 넘쳐난다.그런 면에서 추리소설이 무겁고 어렵다고 싫어하는 독자들까지 끌어 들일 수 있는 폭 넓음을 지녔기에 독자의 폭을 좀더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작품이다.경부와 여형사 사이에서 집사라는 조연이 얼마나 폭 넓은 '존재감' 을 지녔는지, 그의 반짝짝한 재치와 능력이 소설을 더욱 살려주고 있어 집사라기 보다는 소설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주인공 같은 역할로 소설에 빛이 되고 있어 작품의 후속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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