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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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는 싯구처럼 문화재도 그렇고 역사에 대하여 나무에 대하여 내가 이름을 알고 나면 더 많이 보인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더 보이고 관심이 가게 된다. 그냥 방치해 놓으면 보통의 돌이지만 그것이 가진 역사가 무엇일까? 이름은? 하고 묻다 보면 숨겨진 역사도 찾아 낼 수 있수 잠들어 있던 모든 것들이 수면위로 떠 올라 비로소 역사가 되고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되기도 하며 다시는 돌이 아닌 문화유산으로 역사로 지켜 나가야겠다는 그런 마음도 생기게 한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산사' 를 찾는 것도 나무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산을 찾으면서 관심은 더욱 증폭되었고 작은 산사를 찾아도 '문화해설사' 가 있으면 신청하여 하나라도 더 소중한 이야기에 귀기울여 듣게 되다보니 모르던 것들이 스펀지처럼 쏙 쏙 스며들었다. 그렇게 몇 번 하고 나니 아이들도 어디 여행을 가면 해설사가 슬쩍 자리를 차지하고 듣게 되었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모든것은 '관심' 에서 비롯되는 듯 하다. 그냥 지나칠 때와 관심을 가지고 볼 때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부분을 더 많이 느꼈다.

난 아직 경복궁에 가 본 적이 없다. 정말 불행한 일이고 괜히 죄 짓고 있는 듯 한데 경복궁에 대하여 세세하게 읽다보니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든다. 어디 이 책에서만 대했을까, 사진과 글로 이곳 저곳에서 많이 접했는데 역시나 그가 들려주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남다르다. 거기에 개인의 소중한 역사와 자식이 더해져서 더 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음이 정말 값진 책이지 않나 싶다. 사진으로만 봐도 경복궁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나,자연과 너무 잘 어울리는 고풍스런 한옥, 내가 한옥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정말 좋다. 우리 조상님들의 슬기가 모두 담긴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건물들인듯 하다. 고풍스런 건축만 있는 것이 아닌 나름의 '빈틈' 인 '해학' 까지 살짝 곁들어 놓아 좀더 멋스럽고 여유로움을 더하는 고건축들, 정말 좋다. 이 소중한 것들이 일제에 의해 짓밟혔다는 것이 정말 한스럽다. <성곽을 거닐며 역사를 읽다> 에서 정말 자긍심을 가지게 했던 말이 불현듯 생각난다. 그 나라 수도에 서울과 같은 성곽도시도 이런 역사를 가진 궁이 남아 있는 것도 드물다는,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잘 지켜내야 할 듯 하다. 어디 하나 빈틈을 주지 않고 정말 멋스러운 우리 조상들의 지혜는 굴뚝에도 담장에도 꽃이 만발이고 지혜가 만발이다. 정말 이쁜 꽃담장에 나름의 슬기가 더해진 건축술을 다시금 새겨보게 한다.

'소장님, 경복궁은 언제가 가장 아름답습니까?'..... ' 청장님, 비오는 날 꼭 근정전으로 와 박석 마당을 보십시오. 특히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여기에 와보면 빗물이 박석 이음새를 따라 제 길을 찾아가는 그 동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물길은 마냥 구불구불해서 아무리 폭우가 쏟아져도 하수구로 급하게 몰리지 않습니다. 옛날 분들의 슬기를 우리는 못 당합니다.' 정말 옛날 분들의 슬기와 지혜를 어떻게 당하겠는가. 박석, 나 또한 그 돌을 안다. 오래전 시골집은 불을 때는 아궁이였고 방구들로 놓았던 돌이 '박석' 이다. 아버지는 구들을 놓고 남은 박석을 마당에 몇 개 깔기도 했는데 넙적넙적한 것이 좋아 비 오는 날이면 난 그 위만 밟고는 했었다. 그런데 그도 이젠 사향길, 쓰지 않고 찾지 않으면 보물이 있다고 해도 보물이 될 수 없는데 박석마당을 위하여 다시 박석광산을 찾았다는 것이 기쁘다.나의 일처럼. 그리곤 비 오는 날에는 꼭 근정전 마당에서 빗물이 노니는 박석 마당을 꼭 한 번 봐야 할 것만 같다. 박석위에 빗방울이 튀는 풍경도 넘 멋질 듯 하다. 반들반들 빗나는 박석과 비 그리고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더해진 그 아름다운 마당을 언제 꼭 보러 가고 싶다, 비 오는 날에.

옛스럽고 멋스러운 옛담장이 좋아 <한국의 옛집과 꽃담> 책을 구매해 놓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읽으면 더욱 좋을 듯 하다. 자경전의 굴뚝이며 꽃담장은 정말 그림이고 작품이다. 건축이 아니라 정말 소중한 작품처럼 나무도 아름답다. 요즘은 절에 가면 굴뚝과 절 담장도 예사로 보지 않는 버릇이 생겼는데 이쁜 꽃담장이 많다. 기와를 넣어 혹은 돌을 이용하여 멋을 낸 이쁜 담장들이 많은데 자경전 꽃담장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 작품이다. 얼마나 외암민속마을에 다녀왔는데 그곳 돌담장도 정말 인상적이다. 구불구불 집집마다 이어진 골목길과 돌담장은 정이 듬뿍 묻어 나는데 담장하나에도 이렇게 멋을 낸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보면 정말 멋과 여유가 보인다. 정말 환상적이다. 이런 아름다움을 책을 읽고 있다보면 빨리 달려가서 확인하고 싶다. 누가 가져가지 않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래전 이 아름다운 담장에서는 무슨 역사가 있었을까,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상상만으로도 즐겁게 만든다.

산사와 그외 고건축들을 보러 다니다 보면 나무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여,흙이 세월을 이기지 못하여 개보수 혹은 증축을 하는 곳도 더러 만나게 된다. 목조 건축은 특히나 사람이 살지 않거나 가꾸지 않으면 금방 표가 나는 것 같다. '목조건물은 사람이 살고 사용할 때만 건재한 법이다. 천하의 궁궐 건물도 사용하지 않으면 무너져 버린다는 사실을 여기에서도 알 수 있다.' 자주 가는 절인 청룡사도 처마가 내려 앉아 밑에 무게를 감당한 버팀목을 세워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산사에 가보면 목조건축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멋드러진 건물들이 노쇠하여 지팡이를 짚듯이 버팀목으로 세월을 이겨내는 것을 값진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다가 아니라 그것을 소중하게 다시 후손으로 물려 줄 수 있도록 잘 보전하고 지키는 것 또한 우리의 일임을 느낀다.

경복궁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까지 걱정하며 들려주는 역사와 현재 이야기들은 정말 값지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이 아닌 지키고 가꾸고 보전하고 다시 또 물려 주기 위하여 우리가 할 일들을 세세히 들려주는데 읽으면서도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순천 선암사' 난 왜 그곳 근처의 절을 몇 번 가보았는데 '선암사' 만 가보지 않았는지 왜 이렇게 후회가 되는지, 다음해 봄엔 꽃 무우전 백매와 홍매가 필 때 꼭 가보고 싶은 곳 일순위로 올려 놓아 본다. 그외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놓치고 싶지 않은 역사이고 값진 보물들 같다. 논산 관촉사는 이십대에 한 번 가 보았는데 그 느낌이 여전하다. 한번 간다 간다 하고는 못 가고 있는 곳인데 정말 반갑다. 그리고 부여, 그곳을 '서동요 세트장' 생기고 가 보았고 연꽃이 필 때 궁남지며 가 보았는데 그가 들려주는 곳들은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 무량사 또한 들러서 본다고 한것이 다른 곳에서 시간을 지체하여 가지 못한 곳 중의 하나인데 아쉽다. 다음엔 꼭 들러서 보고 반교리 돌담마을도 한 번 구경하고 싶다. 동네주민들이 합심하여 쌓은 정이 오가는 돌담길, 어느 곳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답사여행에 참가하고 싶은데 넷째주 토요일에는 딸들이 나오는 주라 정말 안되는데 아쉽다.

우리 고건축은 우리는 늘 접하고 있는 것들이라 우리네는 아름다움을 덜 느낀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보면 정말 '원더플..원더플..' 을 외치며 본다. 지난 가을에 개심사에서 만나 외국인들은 '원더플' 을 얼마나 외치는지 옆에 나란히 가는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웠다. '한국의 건축물은 단순한 건축이 아니라 그 자체가 자연이고 또 한의 풍경이다. 중국의 건축물은 장대하지만 마치 벽처럼 느껴지고,일본의 전통건축물은 정교하지만 나약해 보여 건축물이 아닌 가구 같다는 인상을 준다. 이에 비해 한국의 건축은 주변 경관을 깎고 다져서 인위적으로 세운 것이 아니라 자연 위에 그냥 얹혀 있는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전통건축은 미학적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정말 우리의 선조들은 자연과 멋드러지게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이루어냈다. 강원의 '죽서루' 가 문득생각나는데 뒤로는 절벽이며 물이 유유히 흐르고 죽서루는 그 절벽에 경사도를 맞추기 위하여 그냥 커다란 바위와 같은 돌 위에 다리 길이를 맞추어 건축한 것을 보고는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작은 부분도 그냥 예사로 넘지기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함께 상생하는 건축, 그리고 아름답고 오랜 역사가 숨 쉬는 문화유산들 글과 사진으로 만나니 달려가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나무에 대한 이야기며 식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역사 인물에 대한 이야기들 밑줄 그으며 읽기 바빴다.언제 시간이 허락한다면 다시 읽어봐야할 값진 책이고 더 많은 책들이 나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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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콩 볶는 듯 소란하다





비가 잠시 소강상태, 아파트 옆 고등학교에서 체육대회겸 축제가 있어 몹시 소란스럽다.
뒷 중학교도 오늘따라 정말 시끄럽다. 울 아파트는 앞으로 뒤로 옆으로 모두가 학교가 둘러 싸고
있듯 하여 학교에서 뭘 하기만 하면 정말 소란 스럽다. 그것도 번갈아가며... 
아파트에 공문을 띄어 놓아도 아파트에 있는 한,소음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집 안에 있자니 집중도 안되고 비고 잠시 소강상태,통장의 잔고를 확인하다 깜짝 놀랐다.
농협사태이후 내 통장에 돈을 넣어 놓았나 했는데 잘못들었다. 천만이 아닌 천 몇원..
완전 바닥이 난 것이다..ㅋㅋ 딸들 두녀석 급식비와 기숙사비 방과후활동비 현장체험학습비
간식비등이 나간다고 고지가 떴지만 한꺼번에 그렇게 바닥이 날 줄을 몰랐는데
급하다 급해... 옆지기 주려고 찾아 놓았던 용돈을 들고 나가려는데 여시가 먼저 눈치를 채고
현관앞에 가 있다. 낑낑대며 저도 데려가 달라고 신발 있는 곳에서 물러 나지도 않는다.
우산에 디카 챙겨 들고 잠깐 한바퀴 돌고 들어오려 했는데 지지배 은행까지 좇아 가겠다는 건가..

들어가 있으라고 해도 자꾸 낑낑 거리며 울어서 할 수 없이 안가 나가는데 좋아서 난리다.
아파트 산책길로 해서 한바퀴 도는데 산딸나무도 서서히 하얗고 이팝나무도 꽃이 피고
때죽나무도 꽃을 준비하고 있고 산에는 찔레꽃이 피었는데 울 아파트 화단에 몽오리뿐,
그렇게 한바퀴 돌고 아파트 앞 은행에 들러 볼 일을 보고는 잠깐 뒷산 입구에만 올라갔다 오려고
오르는데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비가 오다가 그치고 다시 비가 오려고 꾸리꾸리 한 날씨라 그런지..
뒷산 입구엔 하얗게 찔레꽃과 아카시아가 만발했다. 아~~~향기가 정말 죽음이다.
달콤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솔솔~~~~ 넘 좋다. 비 온 후라 땅에서는 흙냄새 풀냄새
나무냄새 넘 좋은데 거기에 달콤한 찔레꽃 향기 아카시아 향기....넘 좋아 
음 음 음 음 음 음~~~향기를 씹 듯 한참을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리곤 얼른 사진을 찍는데 커다란 땅벌이 윙 윙~~~무서워서 도망치듯 뒷걸음질,
겨우 몇 컷 찍고는 아카시아가 있는 곳으로 향하니 향기 정말 좋다. 
언제 이렇게 주렁주렁 하얀 꽃이 피었는지..조금만 더 있으면 울집 창을 타고 향기가 날아 올 듯..
입구만 살짝 들어가 향기를 맡아가서 걷는데 좋다. 그런데 땀도 흐르고 등산화가 아니어서
조금만 올라가서 은난초를 만나고 싶은데 단화이고 여시까지 안고 가서 힘들다. 목줄도 안했는데...
비도 금방 다시 쏟아 질 듯 하고..아쉬움에 그냥 내려설 수 밖에...

그렇게 뒷산 입구만 들렀다가 내려와 약국에 들러 큰딸이 비염 때문에 코가 아프다고 하여
칙칙이 약을 사고 포00에 들러 달걀과 내가 좋아하는 매운불닭발을 사들고 왔다.
여시는 매달려 있으면서도 낑낑~~더운가보다 녀석..
아파트 입구에 내려 블럭위에 내려 주었더니 좋아서 쉬도 하고 깡총깡총 토끼처럼 뛰어 다니는 녀석,
달려 오는 차로 달려 갈까봐 다시 안아 들고 산책길로 접어 들어 빗방울들 맞으며 다시 집으로...
아고 그런데 정말 시끄럽다. 애들이 하루종일 목의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불러서 정말 시끄럽다.
중학교 애들도 공부가 안될 듯... 점심으로 삶은 계란 하나 먹고 버티기..몇 점은 여시가 빼어 먹고
커피 한 잔으로 잠을 좇으며 마시는데 흐린 날이라 그런가 커피 향이 좋다.
그리고 잠깐 콧바람을 쐬고 들어와서인지 기분은 맑음.


2011.5.20


 
산딸나무와 이팝나무 꽃

 
아파트 산책길과 뒷산 길

 
때죽나무... 열매를 빻아 물에 넣으면 고기가 때로 죽는다하고 하여 때죽나무..^^
그러니까 독성이 있다는 것이죠~~

 






찔레꽃




아카시아

 
메밀(?) 과 산딸기

 

 

다시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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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5-20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소리도없이 스윽~ 안개처럼 내려앉고 있습니다. 얌전하게 그치지않을 기세로..
잠깐 콧바람이 중요하죠^^
점심때 아는동생덕분에 겁나 비싸고 맛난 복지리탕을 먹었더니 뱃속이 따땃한것이 스르륵 노곤하네요~

서란 2011-05-20 17:12   좋아요 0 | URL
우와~~정말 맛난 것을 드셨네요...
이곳도 한참 퍼붓다 다시 잠잠해졌답니다..
내일까지는 비가 계속될 듯 한데 끕끕하네요..
 

흐린 날, 날 웃게 하는 목베고니아와 제라늄



목베고니아






제라늄


라벤더


사랑초



아마릴리스...피려고 한다....



비가 온다는 것인지 만다는 것인지
날은 잔뜩 흐려 있는데 정말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이런 날은 괜히 날씨탓을 하며 짜증을 내게 되는데
그러지 않아도 짜증 나는 날, 온다는 택배가 주소지가 잘못되어 엉뚱한 곳에 가 있다고 택배 아저씨도
황당하여 전화를 하였으니 이게 뭔 시추에이션~~~ㅜ

목베고니아가 여기저기 꽃대를 달고 있다. 안방베란다에 있는 녀석도 거실 베란다에 있는 녀석도
하나씩 줄기 끝마다 꽃대를 달고 피우고 있다. 한차례 피었다 지기도 했는데 다시 여기저기 나오는 
녀석들 덕에 내가 그나마 웃는다...ㅎㅎㅎㅎㅎㅎ

베란다 화단에 제라늄이 정말 이쁜다. 녀석들은 계속적으로 피고 지고..
샤워기로 물을 한차례 시원하게 뿌려 주었더니 더욱 싱그럽다. 색상도 정말 이쁘다.
좀더 크면 한가지 잘라 포트에 삽목해야 할 듯 하다. 빨간색,워낙에 집에 있는 녀석을 두가지 삽목했는데
한가지는 죽고 한가지는 살아서 새 잎이 돋아 나오고 있다. 제라늄을 그리 이뻐하지 않는데
몇 년 동안 잘 키우던 제라늄도 미워서 죽게 내버려 두었다가 친정엄마가 버린 것을 가져온 것이 빨간색,
그리고 올봄 두가지 색상을 업어 왔더니 이쁘다. 모든 꽃들이 지고 나서 피었기에 더 이쁜가..
베란다가 환하다...그리고 라벤더가 함께 피고 지고..녀석도 지저분하기는 마찬가지인데
향도 좋고 꽃도 작으니 앙증맞고..

아마릴리스 빨간 색이 드뎌 피려고 한다.
줄무늬 색상은 피고 진것이 옛날...씨를 맺어야 할텐데 그냥 지는 듯 하다.
그런데 이 녀석이 이제 피려고 한다. 새빨간색이라 해야 하나..
피면 정말 이쁘다. 빨려 들듯 한 색상에 압도되고 만다.
친정엄마가 주신 것이라 더 이쁘다. 

사랑초는 요즘 정말 이쁘게 피고 잎도 많이 올라와 한참 사랑을 받고 있다.
뿌리 나누기를 하여 더 늦게 되려나 했는데 아니다. 창가라 그런지...
잎도 무성하고 꽃도 계속이고 녀석 뿌리나누기를 하여 옮겨 심길 잘했다.
하지만 원래 화분에 있던 녀석은 이제 잎이 조금 올라오고 있다. 이 화분이 영양이 좋은 듯..
사람도 그렇고 식물도 그렇고 어느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그 모양새가 다르게 큰다.
녀석들을 보며 흐린 날 마음에 꽃을 피운다.


201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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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5-2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두둥두둥...스타워즈 자막올라갈대 그 음악을 배경으로, 새빨간 아마릴리스 기대됩니다^^
저희집옥상엔 다 죽을줄 알았더니 열심히 사랑초가 면적을 넓히고 있답니다~

서란 2011-05-20 17:13   좋아요 0 | URL
지금 한창 벌어지려고 하고 있답니다.
표현이 더 멋지시네요~~^^
옥상이 있으면 정말 좋을 듯 해요. 전 식물이 넘 많아
옥상에 놓아도 많이 찰 듯.. 사랑초는 한차례 잎을 떨구었다
다시 돋아나죠.. 부부금슬이 좋아면 사랑초가 잘 된데요..
 
별을 지키는 개 별을 지키는 개 1
무라카미 다카시 지음 / 비로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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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터파크 김영사 북피니언 깜짝 이벤트로 받은 책이다. 제목에서도 느끼겠지만 이벤트도 '개' 에 관한 이야기였다. 지난 4월에 11년가 키우던 우리집 '호야' 가 죽고 난 그이야기를 썼다.그리고 남겨진 십년지기 호야단짝 여시 이야기까지. 그랬다. 난 치와와 두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녀석들에게 잘 해주는 것도 없이 키우고만 있었는데 호야가 죽고 나니 너무도 많은 것들을 못해주었다는 것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그녀석이 내게 주고간 것들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함께 있을 때는 몰랐지만 녀석이 가고 나니 생각나는 잔잔한 것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그리고 지금 나와 여시는 녀석의 빈자리를 아직도 느끼고 있다. 물론 우리집 식구들도 그렇지만... 막내는 '치와와 한마리 더 키울까' 했더니 키우지 말란다. 강아지가 죽으면 슬픈 일이 또 생기니 싫단다. 여시로 슬픈일은 끝이라며 펑펑 울었다. 난 호야가 죽고 난 후 그렇게 울었는데 막내와 이야기하며 또 그렇게 호야 생각에 펑펑 울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또 울었다.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나 보다. 이 책은 만화라 금방 읽을 수 있다. 해바라기 밭에 개 한마리, 무척 행복한 듯 하지만 내용은 참 슬프다. 작가는 짧은 만화를 그리다 연작만화를 처음 그렸다고 하는데 이런 사소한 일상에서 오는 잔잔함을 잘 표현하는 듯 했다. 그래서일까 이 내용이 영화화 된다고 하니 영화로 되면 한 번 더 보고 펑펑 울어야겠다. 상자에 넣어져 있던 강아지 한마리 활기차 보이는 여자아이에 의해 개는 가정을 갖게 되었다. 아빠와 엄마와 딸이 있는 집에.그렇게 정착을 하여 살면서 개의 밥을 주는 것은 엄마,오물을 치워 주는 것도 엄마인데 산책을 시키는 것은 아빠 몫이다. 개의 이름은 해피, 식구들이 밥을 먹을 땐 우리집 호야처럼 식탁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식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빠와 산책을 할 때는 아빠와 친구처럼 말동무가 되는 녀석 해피, 그런데 녀석을 데리고 산책을 밤에 나가던 아빠가 낮시간에도 데리고 나가게 되고 집에는 무언가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세월이 흐른 것이다. 아빠에겐 지병이 있었던 듯,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고 딸과 아내는 아빠 곁을 그렇게 떠나가고 아빠와 해피만 남겨졌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보니 고물 차 한대, 그곳에 모든 것을 실고 해피와 아빠는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집도 없으니 말이다.그렇게 둘은 없으면 없는 대로 차안에서 먹고 자고 모든 것을 해결해 나간다. 그러다 해피가 아프게 되고 아빠는 그래도 돈이 될 만한 것들을 간추려 팔아 병원비를 해결한다. 동물이 아프면 정말 병원비가 장난이 아니다. 보험이 안되기에 사람들은 잘 키우다 동물이 아프면 버리는 수가 많다. 우리도 여시가 작년에 아파서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원시키게 되었는데 남편은 병원비 때문에 포기를 하라고 했다.하지만 그동안 키워 온 정이 있는데 어찌 그러는가 죽을 때까지 책임을 져야지.그러지 못할것라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았어야지.내가 원해서 키우긴 했지만 말이다.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면 아빠는 값나가는 것으로 대신 해피의 생명을 살려낸 것이다. 결석이 있어 급성신우염이 생겼었나 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결석이란 것이 당해보면 정말 아프다. 그렇게 하여 차 안에는 더이상 값나가는 물건도 없고 차로 여행을 하다보니 기름값도 많이 드는데 해피병원비 때문에 쪼들리게 되어 기름이 있어 마지막까지 갈 수 있었던 곳은 캠핑장, 그래도 그곳에서 그들은 얼마간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고 아빠의 병은 더욱 악화되어 가고 그러다 아빠는 차 안에서 마지막을 맞이한다. 아빠가 죽은 줄도 모르고 해피는 아빠를 위해 온갖것을 가져다 주면서 곁을 지킨다. 그러다 해피도 그곳에서 생명을 마감한다. 처음 만화가 시작된 것은 캠핑장에서 발견된 고물차에 죽은지 일년에서 일년반이 지난 어른 시체 한 구와 함께 개로 보이는 죽은지 삼개월이 지난 동물의 사체가 나온다. 그렇게 하여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차 안의 남자에 대한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사회복지과에 근무하는 '오쿠쓰' 씨에게 연락이 가고 그는 차에서 발견된 종이를 보고는 역추적에 들어가며 그 남자의 이야기를 더듬게 된다. 하지만 미리 죽음을 예견한 그는 가명으로 모든 것을 했기에 그가 누군인지 알 수가 없다. 그는 신원불명의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더듬다 자신의 과거와 과거 속 '개' 의 이야기까지 더듬어 올라간다. 그리곤 개가 주인이 죽은지도 모르고 그 곁에서 지켰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는 '개와 그 남자의 마지막 여행' 이 분명 행복했을 것,즐거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죽은 남자가 만약에 자신을 열어 오쿠쓰씨 같은 사회복지과 직원을 만났더라도 그런 죽음을 맞이 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애견은 그냥 동물이 아닌 '반려동물' 이라고 한다. 사람과 함께 긴 시간을 함께 살면서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애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개가 아파서 병원비로 많은 돈을 지출하거나 개가 죽거나 하여 며칠동안 식음전패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개가 죽으면 '화장문화' 도 사람못지 않게 해주기도 하는데 그런 일련의 일들이 '사람에게나 하지..' 하면서 혀를 끌끌 찬다. 하지만 함께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 본 사람들은 그 마음을 안다. 그들도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나도 물론 녀석들과 십여년이 넘게 살다보니 내 가족처럼 생각을 한다. 사람이 아파도 병원에 가는데 키우던 개가 아프다고 그냥 방치하여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돈이 많이 들고 않들고가 아닌 것이다. 이야기 속에는 개가 두마리 등장한다. 죽은 남자의 개인 해피와 사회복지과 직원과 함께 하던 개,죽은 남자와 함께 한 개는 사람도 못 할 일을 한다. 그가 죽은 후에도 그를 지킨 것이다. 사회복지과 직원과 함께 한 개는 그는 처음에 그 개를 미워했지만 할머니도 돌아 가시고 그 후에 할아버지마져 돌아가시고 나니 혼자 남겨진 그의 곁에는 그가 미워하던 개만 남겨졌다. 비로소 그 개가 보인 것이다. 그리곤 개의 마지막까지 지켜준다. 개와 무슨.. 이라고 하겠지만 말을 못할 뿐이지 그들도 인간과 교감을 할 수 있다. 언젠가 자신이 혼자 남겨질 때 혹시 아는가 그런 일이 없으란 법은 없다. 자신의 외로움을 그들과 나눌 수 있고 덜어줄 수 있다. 마음의 문을 어떻게 여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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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절판


 
겉표지부터 무언가 상큼함이 묻어나서 한참을 보고 또 보고 했다. 작가는 아직 내겐 낯설다.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프롤로그를 읽으며 느낌이 참 좋은 작가라는 생각을 가져봤다. '타인의 행복을 내 것인 듯 흉내 내며 좇던 날들에는 보이지 않던 나의 행복이, 지나간 시간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행복' 이란 내가 이미 숱하게 겪어본 감정이었습니다. 아직 맛보지 못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더 큰 행복을 좇느라 잠시 나의 마음을 잃었을 뿐이었습니다.' 머리글을 읽어 나가다 보니 한 줄 한 줄 모두가 가슴에 와 닿는다. ' 생각해보면 행복의 날들, 감동의 순간들은 내 마음이 가난할 때 더 자주 찾아왔습니다. 내 안에 더 많은 것들의 가치를 놓치지 않고 있을 때, 세상과 나는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분명 지나온 시간 속에는 '감동' 이나 '행복' 의 시간이나 순간들이 무척이나 많이 숨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앞에서' 만 찾으려고 한다. 우린 늘 '행운' 을 꿈꾼다. 행운의 상징인 네잎클로버는 무슨 부적처럼 여기기도 하는데 세잎클로버인 행복은 무수히 많은데 늘 그 속에 딱 하나 '행운' 인 네잎클로버를 찾는다. 그렇기에 무수한 행복을 지나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네잎이 아닌 세잎의 행복을 찾고 느껴보자,지난 일상 속에서.

이 책에 실린 글들에는 그런 글들이 많다. 우리가 그냥 지나쳐 온 정말 찰나와 같은 '감동' 을 아날로그 방식처럼 잘 잡아내어 표현해 놓았다. 어느 감동적인 책에서 혹은 영화에서 그리고 詩를 적절하게 맞추어 놓아 감동은 배가 된다. 어찌보면 감동을 찾거나 느끼거나 표현하는데 좀더 남다른 감각을 가진 듯 하다. 잔잔하면서 여유롭고 빠르지 않으면서도 깊이 빠져들게 하는 표현이 술술 읽히면서도 무언가 스펀지처럼 내 가슴에 스며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낯선사람에게 말 걸기.' 엘리베이터 안에서나 혹은 뒷산 산행을 자주 가는 난, 나를 스쳐가는 사람들에게 아파트 안에서는 자주 인사를 한다. 가끔 마주하는 사람들에게는. 하지만 산에서는 인사가 입안에,아니 혀끝에 맺혀 있는데 괜한 오해를 살까봐 못하고 그냥 지나치고 나면 혼자서 베시시 웃고는 만다. 하지만 그것이 말이 되어 나왔더라면 산행은 더 즐거워지리라. 내가 즐거우면 상대도 즐겁고 모두가 오가면서 인사정도는 하고 지나치는 이웃이 될 수 있을텐데 그저 멀뚱멀뚱 바라보며 지나친다. 그런 벽을 깨는 이야기를 처음에 풀어 놓으니 '남이 먼저' 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렇다면 감동은 누가 많이 받게 될까. 사랑은 받는 것보다 줄때가 더 행복하다. 감동 또한 그럴 것이다. 상대의 인사말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생각하지 보다 그저 간단하게 날씨이야기라도 한마디 할 수 있다면 세상은 좀더 환해 지겠지.

'그립다는 말은,/내 안에 네가 가득 차 있다는 말입니다. /그때가 혹 이별한 후일지라도, /내 속에 그대로 네가 남아 있다는 뜻이고,/그 슬픔조차 나를 설레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그워할 수 있다는 것은,/ 그리워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인생은 그리움 때문에 살아간다고 할 수도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었는데 그리움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조근조근 풀어낸 말들이 그리워 하지 않아도 곧바로 누군가를 그리워 하고 있었던 것처럼 빠져 들게 한다. 감동을 충전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까지 충전하게 해 준다. 시적이면서 공격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풀어 낸 것이 꼭 우리내 한지에 먹물을 묻혀 그려낸 '동양화' 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한번 읽기 보다는 몇 번 읽어도 좋을 말들이 지나고 나면 여운이 깊게 남는다. 난 아직 읽어보지 않은 하이타니 겐지로의 소설 <제비역>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마음에 와 닿는다. 리뷰를 쓸 때 이렇게 써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게 만든다. '모든 고비는 정류장일 뿐' 얼마나 좋은 말인가. '머무는 곳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역이야.치카도 아저씨도 그렇게 생각하고 힘내자.' 정말 좋은 글귀를 얻었다. 그 소설을 찾아서 한 번 읽어봐야 할 듯 하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니 '그렇다' 잔잔한 감동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갑자기 내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지,아이를 낳고 부대끼며 살던 지난 시간들이 모두 행복이었음을,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며 한 해 한 해 다르게 성장해 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 모두가 감동이고 행복이었음을, 하지만 그때는 부대끼느라 행복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빠듯하게 살아왔는데 이제 조금 여유를 찾고 보니 순간 순간이 모두 행복이고 감동이었다는 것이 보인다. 지금 내가 살고 이 순간도 지나고 나면 먼 미래에는 감동의 시간이 되겠지만 지금은 잘, 아니 많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런 자신을 살짝 꼬집어 그 맛을 느끼게 해 주는 깊은 묘미가 있는 책이다. 큰 것을 누리고 찾으려는 '인생역전 한방' 이 아니라 '인생 여전히' 라는 말도 참 좋았다.인생역전 한방을 누리려고 하다가 역전패를 당하지 말고 '여전히' 가 될 수 있도록 작은 것들을 '여전히' 로 해 놓으면 행복해질 수 있고 인생이 감동이 될 수 있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가듯이 작은 것을 받아 들이며 감동으로 느끼는 것 또한 습관처럼 일상에서 느낀다면 주머니가 든든한 부자가 아닌 마음이 여유로운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거창한 저녁을 꿈꾸는 이들이여,오늘도 마주하고픈 사람들과 한 끼 식사를 나누고 하루 일을 마친 후 무사히 귀가했으면 당신은 백 년 동안 행복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다음에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할 때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읽는 것만으로 상처투성이 마음이 치유된 듯한 가뿐함을 느끼게 해 주는 감동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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