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빅터 -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의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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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빅터>는 우리 인생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진실’ 을 말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것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라는 독자들에게 한마디의 말처럼 ’진실’ 이란 무엇일까. 이 이야기는 바보에서 멘사 회장이 된 빅터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라고 한다. 빅터와 또 한사람, ’못난이’ 콤플렉스 때문에 정말 힘들게 살았던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했던 ’트레이시’ 라는 두 인물이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하면서 ’진실’ 이 왜곡되어 자신감을 잃었을때 인생이 어떻게 변하는지 정말 극과 극처럼 자세히 잘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에 대한 믿음’ 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 둘의 인생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어 책을 잡은 순간부터 놓을 수가 없게 만든다.

바보 빅터, 그는 왜 바보로 불려지게 되었는가. 어머니가 병을 앓다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마져 술주정으로 겨우 생계를 꾸려나가는 상황에서 말더듬이에 다른 애들보다는 뭔가 늦은것 같은 빅터에게 아버지는 교육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었다. 겨우 정비소에서 일자리를 구해 트레일러에서의 생활이 시작되고 트레일러로 세계여행을 다닐줄 알았던 것이 겨우 정비소 옆에 정착하여 빈곤한 삶을 영위해야 했으니 빅터에겐 교육도 친구도 변변한 것이 없었다. 늘 그는 학교에서 바보로 취급받았고 어느 날, 학교에서 받게 된 IQ테스트에서 ’73’ 이라는 숫자가 나왔다고 하여 그를 돌고래 취급을 하며 급우들은 그를 놀렸다. 하지만 그는 남보다 뛰어난 발명기질을 가지고 있어고 그런 그를 알아보는 것은 담임선생님 이었다. 그가 어느 날 그린 그림을 보고는 그의 잠재력을 발견하게 된 선생님은 그를 학교 발명반 선생님께 보였지만 지난 해 대상발명품을 카피 했다며 그를 놀렸다. 그런 이유로 그는 학교에서 쫒겨나듯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눈에 띄는 이쁜 여학생이 있었으니 그녀는 ’못난이’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작가지망생’ 로라였다. 하지만 그녀는 가족에게 ’못난이’ 라고 놀려 그 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늘 잔돈이 생기면 모으고는 했다. 나중에 변신을 위한 자신의 성형수술을 하기 위한 비용으로. 하지만 빅터의 눈에는 그녀는 정말 이뻤다. 그녀가 교회의 그네에 앉아 무언가 기도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이뻐 한마디 건넨것이 그녀의 비위를 거슬리고 말았다. 그녀 자신은 자신이 이쁘다는 것을 정말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학교에서 쫒겨나게 된 빅터는 아버지를 도와 정비소에서 잔일을 하며 돈을 벌며 생활을 했지만 나아진것은 없었다. 아버지는 그런 그에게 운전이라도 가르치려고 정비소의 한 남자에게 그에게 운전을 가르쳐주라고 하고는 아버지가 그 일을 대신했다. 학교에서 쫒겨났다고 빅터는 배움을 게울리 하지는 않았다. 남이 버린 책을 주워다 읽거나 무언가 새로운 물건을 그려보기를 좋아했다. 한편 로라 또한 대학진학을 하려다 시청에 임시직으로 들어갔지만 작가에 대한 꿈을 버릴 수가 없었던 차에 함께 글을 쓰자는 인물이 나타나고 그가 다름아닌 담임선생님이셨던 분이라는 것을 알고는 함께 작업을 하다가 자신의 꿈을 위해 임시직을 그만둔다. 하지만 그들이 쓴 책은 출판사에서 늘 퇴짜를 맞고 선생님의 자비로 책을 출판을 해도도 별 성과가 없어 로라 또한 한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지만 자신의 콤플렉스에 갇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잊어 그와도 헤어지게 되었다. 딸하나만을 데리고.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둘의 인생에서. 자신감이 부족했던 것일까. 아님 능력이 부족했던 것일까.

그러던중 우연하게 로라는 빅터를 만나게 되고 빅터가 그린 발명작품과 그외 칠판에 풀어 놓은 어려운 수학문제를 보고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로라는 인터넷으로 빅터가 푼 수학문제를 입력하게 되고 그것이 어느 회사의 신입사원모집광고였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하여 빅터는 남들이 들어가지도 못하는 회사에 회장의 비호아래 입사를 하게 되고 그가 생각해낸 아이디어 상품은 남들의 눈에는 별거 아닌듯 했지만 회장의 눈에는 획기적인 상품으로 보이게 되었지만 인생이 한번 더 꼬이게 된다. 그곳에서 학교에 다닐때 그를 ’바로 빅터’ 라고 놀렸던 친구를 만나게 되고 그 친구의 놀림에 위축된 빅터는 급기야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그 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된다. 정말 그는 천재인가 바보인가. 노동현장을 전전하며 겨우 살아가던 빅터, 하지만 그의 진가는 다른곳에서 나타나게 되었다. 어느날 로라가 일을 하다가 만난 암기왕 할어버지의 말에 의하면 자신의 IQ를 넘어서는 최고의 IQ소유자가 다름아닌 ’빅터’ 라는 것.믿겨지는가. 그의 IQ는 분명 ’73’ 이라고 했는데.학교에 가서 확인해본 결과 그것을 옮겨 적는 과정에서 발명반 선생님의 착오가 있었던 것이다. ’173’이 ’73’이 되면서 그는 천재에서 바보의 삶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17년 동안 IQ73 이라는 숫자 때문에 바보로 살아야 했던 빅터, 그렇다면 진정 바보는 누구인가. 숫자에 연연하여 자신의 믿음을 져버리고 자신조차 사랑하지 않으며 자신을 바보로 만들었던 자신이 진짜 바보였던 것이다. 진실을 믿음이 얼마나 큰 변화인지 걸리는 시간은 17년이나 걸렸던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타인의 말이 더 중요할까 자신에 대한 믿음이 더 중요할까. 이 이야기는 ’자신의 믿음’ 을 따라 자신감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라고 충고한다. 자신의 IQ73이라는 숫자 때문에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바보로 살았던 그가 자신의 진짜 IQ173을 알게 되면서 자신감도 되찾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찾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변하게 된다. 로라 또한 어린시절 유괴되었던 사실 때문에 부모가 자신을 ’못난이’로 키우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너무도 늦게 알아 버렸다. 그렇다고 남은 삶을 포기하기엔 이르다. 그녀는 열심히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고 드디어 모두가 좋아하는 동화작가가 된다. 빅터 또한 멘사 회장이 되고 그야말로 모두가 우러러 보는 인물이 된다. 한낱 숫자에 불과했던 것에 갇혀 자신의 꿈과 인생을 빼앗겨 버릴뻔한 지난날, 그렇다면 무엇을 믿어야 할까. 레이첼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자기믿음’ 을 심어주려 하고 어른이 되면 자기 자신을 믿기 어려워진다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그것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면서 끝까지 빅터와 로라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는다. 그런 훌륭한 스승이 있었기에 바보와 웨이트리스로 머물 뻔한 빅터와 로라를 꿈을 이루게 해준다. 

이 책은 읽다보니 <꿈의 다락방> 을 읽는 듯 했다. ’생생하게 꿈을 꾸면 이룰 수 있다’ 라는 자기 확신을 가지게 하는 ’자신감’ 그들은 ’자신감’ 을 바보와 못난이로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이다. 그런 그들이 생생하게 꿈을 꾸면서 자신속에 갇혀 있던 ’능력’ 을 끄집어 낼 수 있었다. ’바로 그거야. 아마 너를 비판한 소설가도 눈이 어떻게 됐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방해자의 목소리는 잊어버려.우리 주변에는 긍정적인 정보와 부정적인 정보가 혼재되어 있어.성공하는 사람은 긍정적인 정보를 믿지. ’ 자신에게 해가 되는 부정적인 정보를 믿고 인생을 부정적으로 흘러 가게 내버려 두었다면 IQ173이라는 숫자를 듣게 되고 그는 긍정적인 정보만 보게 되면서 그야말로 긍정적인 인생으로 변한 것이다. 자신이 ’바보 빅터’ 라고 그 속에 가두고 그 속에서 나오려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그가 있을까. 자기믿음에 대한 깨달음이 자기 인생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오직 시도하지 않은 것만이 후회로 남지.빅터, 사실 내가 너를 만나고 싶었던 이유도 후회 때문이었단다. 그때 나는 너를 너무 쉽게 포기했어. 나는 교사로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고 그게 후회로 남았어.’ 레이첼 선생님의 말이 가슴을 때린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요즘 자주 부딪힌다. 무엇이 진짜 자신의 길인지 알지 못해 옆에서 그 길이 아닌듯 하다고 말하면서도 나중에 ’엄마 때문에’ 라는 후회의 말을 듣게 될까봐 걱정이다. 어느것이 자신의 길인지 아직 확실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저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지만 목푝하 확실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공부는 힘들기만 하다.그런 딸들에게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한때 패배자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를 믿었습니다. 세상은 나를 믿지 않았지만, 나는 나를 믿었습니다.’ 자신이 자신을 믿어야지 누가 믿겠는가. ’당신이 남의 말을 듣고 꿈을 포기했다면, 성공할 자격이 애초에 없었던 겁니다.’ 라는 말처럼 타인의 말에 자신의 인새을 내던지지 말라는 것이다.  퍼내지도 않은 자신안에 내포된 무한능력을 어느 순간에 세상에 내 놓게 될 것이란 믿음, 자신감으로 좀더 긍정적이고 열정적으로 꿈을 이루는 그런 인생을 만들어 볼 일이다. 빅터와 로라의 인생이 궁금하여 손에 잡고 놓을 수 없어 밤을 새며 읽게 된 책이다. 새 봄, 출발선에 선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다. 특히나 한참 힘들어 하는 우리 딸들에게 권하고 싶다. ’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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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산방 일기 - 시인 박남준이 악양 동매마을에서 띄우는 꽃 편지
박남준 지음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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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를 읽고는 그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한 명 한 명 알고 싶은 마음에 첫번째로 ’박남준시인’ 을 꼽았다. 그의 시집 <그 아저씨의 간이 휴게실 아래> 를 먼저 읽게 되었는데 시집속에서 놓친 그의 삶의 행간을 들여다보고 싶어 ’산방일기’ 를 읽게 되었다. 모악산 기슭의 음습하고 칙칙한 곳에서 살던 시인을 좀더 나은 곳으로 그의 지인들이 힘을 합쳐 마련한 집이 지리산 악양의 햇볕 잘 들고 하루에도 두번씩이나 빨래가 쪼장쪼장 잘 마루는 곳에 ’심원재’ 라는 곳을 마련하면서 그곳에서 자연과 벗하며 살게 된 시인의일기를 풀어 놓은 것이다.

일기를 책으로 내는 남자, 정말 멋지지 않는가.하지만 시로는 밥을 먹을 수 없어 산문을 낸다고 하면 그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그만큼 우리문학에서 시가 차지하는 공간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라 슬프기만 하다. 그래도 이 책속에는 시와 함께 수필이 들어 있어 그의 시집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의 詩맛도 함께 느낄 수 있어 좋다. 이미 난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로 그의 시의 맛을 느껴 보았기에 또 한번 반복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시가 어떻게 해서 탄생하게 되었는가 하는 행간을 읽는 듯하여 느낌이 새로웠다.

그의 자연과 벗하며 사는 삶은 그야말로 돈과 세상과는 너무도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그 속에서 진정한 인간의 정과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슴 저 밑바닥의 순수함을 볼 수 있어 너무 따듯하게 읽었다. 방문 위에 새가 집을 짓고 알을 낳아 품고 있어 새의 눈치를 보며 사는 삶이란 어디 감히 도시에서 생각할  수 있기나 한가. 그렇다고 또 새가 화장실 문앞에 새집을 짓고 알을 낳아 놓았다고 하면 뒷일을 제대로 볼 수나 있을까.자연과 벗하며 혼자서 사는 삶이 아닌 함께 어우러져 누리며 사는 삶이 진정한 삶처럼 가슴에 와 박힌다. 욕심을 버려야만 진정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도 넘쳐난다. 나물과 집앞 작은 텃밭에서 거든 푸성귀로 차린 밥상이지만 임금님의 수라상 부럽지 않은 건강식이고 모두가 부러워할 웰빙식이다. 혼자 먹어도 자연과 모든 것에 감사를 드리며 먹는 그의 정갈한 밥상이 너무도 부럽기만 하다. 

’혼자서 사나 홀로 살지 않는다. 생명 있는 모든 것들과 더불어 살려고 하지 않는다면 거기 어찌 평화가 깃들 수 있을까. 내 안의 생명과 평화, 분주한 도심에서나 외딴 산속에서 더불어 살려는 내 안으로부터의 첫 걸음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작은 시작이며 완성이다.’

자연과 공생을 하며 서로 존종해 주는 삶으로 혼자 살고 있으나 홀로 살지 않는 정말 멋진 남자 그,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지요. 김장김치들 맛있게 담그셨나요. 뒤뜰에 김치독 깨끗이 씻어 묻었습니다. 텅 비어 있습니다. 맛있는 김장김치 나눠 먹읍시다. 빈 김장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안녕!’ 자동응답기의 그때그때 녹음해둔 재밌는 맨트로 유명한 시인이며 그 녹음말로 인해 김장독을 꽉 채우고도 김치가 익어가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여유을 가진 남자,혼자 산다고 외로움에 눈물을 흘리는것이 아니라 모든 것들이 그의 벗처럼 그의 삶을 살찌우는 것들로 넘쳐나는 것 같아 부럽기만 하다. 

지리산 자락에 매화가 피었다고 멀리서 매화향을 따라 찾아와 줄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그 친구들과 함께 매화차 한 잔으로도 배부를 수 있음이 정말 부럽다. 이익을 따지기 보다는 자연을 환경을 생각하고 배부름으로 넘쳐나기 보다는 나누고 더불어 살려는 그의 여유로움은 노래이며 시이며 수필이고 한폭의 동양화와 같은 여백의 미를 가진 삶이다. 정말 그가 동매마을에서 보내는 '꽃편지' 를 받아 읽는 것 같은 여유로움에서 나 또한 마음의 비울 수 있어 좋았다. 자연을 벗하며 사는 그의 삶을 통해 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만드는,좀더 내려 놓고 살아야 함을 느끼게 해주는 산방일기다.산다는 것은 별개 아니다. 좀더 욕심을 내려 놓고 자신을 낮추다 보면 세상이 달리 보이고 평화롭고 행복을 더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통장에 '0' 을 하나 늘리는 것보다 내 마음의 욕심을 '0' 에 가깝게 비우는 연습을 해본다면 어떨까.그렇게 한다면 멀리 있다고 느끼는 행복이란 희망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 되는 것이다.' 루쉰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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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너의 기억이
이정하 지음, 김기환.한정선 사진 / 책이있는마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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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정하, 그의 이름만으로도 빨리 구입해서 읽고 싶은 책이었다.그의 시들로 한동안 아픈 가슴을 달래기도 하고 사랑의 목마름에 해갈을 하기도 하던 그런 날들의 기억이 있어 더욱 읽어 보고 싶었던 포토 에세이다. 날이 갑자기 따듯해지고 봄이 온듯한 날이 계속되자 왜 갑자기 그의 책을 꺼내 들게 되었을까. 삼월에 읽으려고 나름 생각을 했는데 더 기다리다간 내가 병이 날듯 하여 불쑥 꺼내 들고 ’오늘은 감성충전이다’ 하며 읽게 된 책은 표지부터 마음을 잡아 끈다.여성시인보다 더 감칠맛 나는 사랑시를 쓰는 감성을 지닌 그의 글과 사진의 만남, 그것도 연애편지를 받듯, 아니 예전 손편지로 쓴 연애편지와 같은 느낌의 글과 사진은 한 장 한 장 넘길때 마다 ’백프로 공감’ 이란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어느날 아침이었지. 새벽에 깨어났는데 그냥 무엇이든 가능할 것 같은 그런 예감이 들었어. 알지 그 느낌? 그때 나는 생각했었지... ’그래 이건 행복의 시작이야.행복은 여기서 시작되는 거야.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행복이 내게 오겠지.’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어. 그런 행복의 시작이 아니었어. 바로 그 순간이 행복 그 자체였던 거야.’ 영화 ’디 아워스’에 나오는 대사라고 한다. 행복은 무엇일까? 문득 이 책을 읽으며 ’아, 이 순간이 참으로 행복이구나.’ 하고 느꼈다. 밖의 날씨는 더없이 따듯하니 좋고 바람은 솔솔 불어 들어오게 적당하게 문을 열어 놓고 좋은 글을 읽고 사진을 보며 맘에 와 닿는 부분은 딸에게 읽어주다 보니 사춘기 딸애가 ’엄마 너무 좋다.’ 녀석이 무엇을 알겠는가, 하지만 녀석도 무언가 느꼈는지 읽어주는 부분이 좋단다. 그러면서 책 앞으로 다가온다. 혼자 읽으려 한 책은 둘이 함께 읽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행복이라는 건 그런 것이다. 바로 그 순간에 느끼는 것이다. 미래에 찾으려고 하지 말고 지금 바로 그 순간 그 자체에 느끼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대체 누구를 찾고 있는가.정작 찾아야 할 사람은 자기자신이면서,찾아서 등 두드려 주어야 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면서 도대체 누구를 찾기 위해 보이지도 않는 곳을 헤매고 있는가.’ 나를 사랑하기란 글의 일부분이다. 타인은 사랑해주기도 하면서 보통은 자기 자신에게 투자도 그렇고 사랑을 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난 요즘은 나 자신에 투자하고 나 자신에 빠져 살아보려 노력하고 있다. 누구의 엄마로 누구의 아내로 내가 없는 그런 삶을 살다보니 ’나 자신’ 을 잃어 버린듯 하여 일부러 실명도 자주 부르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아니 좋아해서 하고 싶은것만 찾아서 하려고 노력한다. 나 자신을 사랑해줄 사람은 타인도 아니고 남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니다. 나 자신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구매도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주로 하고 글도 나 위주로 쓴다. 내 감정에 좀더 솔직해지고 싶고 함께 사는 이에게도 자기 자신에게 좀더 솔직해지라고 한다. 가끔 거울을 보다가 멈추어 서서 거울속의 나를 집중해서 보면 내가 아닌 타인이 있는것 같다. 내 얼굴과 내 자신과 좀더 친숙해지고 자신을 남들보다 더 자주 볼 수 있어야 곧 현실의 자신도 더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가끔 나는 생각해본다.어쩌면 나는, 떠나보낼 때 너를 가장 사랑한 것이 아니었을까,하고. 이별은 내게 있어 사랑의 절정이었다. 가장 사랑하는 그 순간, 나는 너를 놓았으므로, 내 사랑이 가장 부풀어 오르던 그 순간, 나는 외려 풍선처럼 터져버렸다. 잘 가라, 나는 이제 그만 살게. 손을 흔들어 주진 못했지만 그 순간, 너를 향한 마음이 절정이었음을,절정이 지난 다음엔 모든 게 다 내리막이었다.’ 그의 글을 읽고 있다보니 열정적으로 사랑하던 그 시절도 이별을 맛보던 그 처절한 고통의 시간도 모두 되살아 난다. 나 또한 아픔이 진하게 베일때 글이 술술 잘 써진듯 한데 그런 감성도 이젠 녹슬어버리지 않았나 싶은데 그의 글을 읽고 있다보니 문득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글은 마음의 여백을 가져다 준다. 동양화에 여백이 주는 미가 있듯이 그의 글에도 여백의 미가 숨겨져 있다. 지친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품고 있는 것처럼 글을 읽으며 사진을 보다보니 봄의 수액을 들여 마신듯 파릇파릇 감성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어떻게 보면 그냥 시집보다는 이런 포토에세이가 더 감성적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 시집 또한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진과 함께 시 뿐만이 아니라 에세이도 함께 곁들여서 더욱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효과를 가져다주니 언제 이런 책을 하나 내보고 싶기도 하다. ’살다 보면, 살다 보면 살아 있는데도 죽어 있는 때가 있다.’ 정말 공감한다. 무언가 그 날에 한 편의 글을 써야 내가 살아 있었구나 하고 느끼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간도 모두 지나고 이젠 무엇으로 사는지 모르게 나 자신이 수액을 빨아 들이지 못해 죽은 표피만 만들고 있는듯한 무의미한 그런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는데 갑자기 글이 쓰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가져본다. 글을 쓰고 싶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게 했다면 추억을 떠올리게도 한다. 길에 대한 글을 읽으며 나의 어린시절부터 길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거기 아버지가 있다. 어린시절 아버지는 나의 등하교를 늘 걱정하시며 자전거 뒤에 막내딸을 태우고 다니시는것을 무척 좋아하시고 늘 그렇게 하셨다. 바람이 불면 분다고 걱정 눈이 오면 눈이 온다고 걱정 비가 오면 비 온다고 또 그렇게 자전거를 끓고 나를 태우러, 혹은 찾으러 오셨는데 시골길을 친구들과 걸으며 길가에 잡초를 가지고 놀면서 그 재미에 논길을 걷고 숲길을 걷던 지난날 추억들을 되짚어 나가다 작년에 보내드린 아버지의 생각이 가슴이 뭉클, 울컥 하기도 했다. 나 또한 어려운 글보다 ’공감’ 할 수 있는 글을 좋아한다. 내가 쉽게 읽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은 책을 좋아하고 그런 작가를 좋아하는데 공감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한번에 다 읽어버렸지만 가끔씩 불쑥 지난 추억이 되살아나고 누군가에 대한 사랑의 아픔이 진하게 느껴지거나 삶이 혹은 행복이 그리고 내가 지나온 길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밀려 오면 한번씩 들추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시와 시인’ 이란 글은 정말 공감이다. ’문학은 혼자서 하는 작업이다.’ 둘이 할 수 없고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캐내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늘 글같지 않은 글을 쓰면서 느낀다. 지금 이 순간도 느끼고 있다. 어렵게 써 낸 시 한편이 너무 쉽게 읽혀지고 너무 쉽게 잊혀져 버릴때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변하게 하는 빛이 되지 못할때 허탈해 하는 부분도 있지만 나 또한 시 한편을 쓸 때 남을 위해서 쓰는것이 아닌 내가 쓰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쓰는, 자신만족으로 쓰는 글이기에 그것으로 족했다. 글은 이미 쓰고 나면 나의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나의 산고를 거쳐 탄생한 시 한 편이 오래도록 빛을 발하기를 바라진 않아도 그저 탄생했다는 신고식의 그 느낌만이라도 가져야 할텐데 시가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그만큼 감성이 메말라 가는듯도 하다. 예전에는 외우는 시도 줄줄 나왔는데 지금은 가물가물하다. 그동안 시는 어디에서 잠자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 감성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남에게 보여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좀더 자신을 진실되게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살아 있는 글들이 아닌 뭔가 이익과 관련이 있는 자본주의화 되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점점 우리들 마음도 사막화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그런 사막에 비를 내리게 하는 단비와 같은 감성의 글들이 담겨 있어 좋다. 오랜 시간 결혼생활로 인해 사랑의 감정을, 이별 그 아픔의 시간을 잊었다면 추억의 책장을 다시 넘겨보듯 한 장 한 장 곱씹어보다보면 그 길모퉁이 내가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앞만 보며 달려오느라 뒤돌아보지 못한 내 자신이 글 속에 있다. 잠시 마음의 쉼표를 찍듯 여유를 가지며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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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뜨락,봄일까요

















몇 개의 군자란 꽃대가 올라올지 기대가 된다. 작년엔 25개 정도 나온듯..









날이 너무 좋다. 햇살도 좋고... 아지들은 베란다 양지녁에 이불깔고 누워 졸고 있고
베란다 화단의 군자란은 어제보다도 한뼘은 더 자란듯 하다.
곧 꽃이 터질것도 있고 이제 막 잎 사이를 헤집고 나오는 것들도 많다.
똑같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것을 보면 정말 희한하다.
거기에 늘 봄이면 어김없이 약속이나 한듯 꽃대를 하나씩 올려주는 
녀석들의 기특함이 너무도 기다려지고 그래서 내겐 봄이 더 특별하다.
녀석들과 함께 한것이 이제 이십여년이 다 되어가고 있으니..
내 삶의 나이만큼 녀석들도 똑같은 나이를 먹고 있다.

스프레이로 물을 여기저기 뿌려주고 나니 더욱 화사하다.
그런 내모습이 좋았던지 큰딸은 -엄마 나도 물주고 싶다..
-이리와 너도 엄마가 물줄께..키가 쑥쑥 크라고...
-허어얼....정지거든요...

군자란이 피고 나니 목베고니아에도 꽃대가 나오고 부겐베리아도 여기저기 
꽃이 나오고 있다. 녀석들에게 '다툼' 이란 것이 있나보다.
한동안 내게 즐거움을 주었던 바이올렛은 지기도 하고 이제 꽃대가 나오는 것도 있고
시클라멘은 몇 개의 꽃이 나온지도 모르게 무척이나 많은 꽃이 피었는데도
지금도 꽃망울이 나오는 것도 있다.녀석들을 보고 있음 딱 봄이다.
이제 겨울은 멀리 가고 봄이라고 해야할것만 같다.
바람도 딱 봄바람이다. 아파트 뒷산이 자꾸만 날 부른다.
녀석들과 눈데이트를 했으니 산에 갔다와야 할 듯 하다.
군자란 잎 속을 살짝 뒤져보면 없을것만 같은데 꽃대가 수줍게 나오고 있다.
아마도 봄은 그렇게 지금 우리 곁에 있을지 모른다. 살짝 미소지으며..
찾아보세요. 당신곁에 있는 봄을...


20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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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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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에서 이라부의 비타민 주사로 웃음을 날려주어 그를 좋아하게 된 작가 오쿠다의 <꿈의 도시>는 책의 두께만으로도 괜히 압박이 온다.그만의 장점이라면 현대사회를 그만의 풍자와 웃음으로 비꼬아 주시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소설에는 '꿈의 도시' 인들의 웃음코드보다는 슬픈 비애를 담은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하는 황량한 겨울 동장군과 겹쳐 더욱 씁쓸하고 처량하게 다가왔다.세 개의 마을이 합쳐져 탄생한 유메노의 '드림타운' 에서 '꿈' 이란 무엇일까. 그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간직하고 꾸고 있는 꿈이란 도대체 있기나 한것인지. 그 결말을 알 수 없이 내달리는 내리막길을 달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교묘하게 얽혀 하나의 사고로 치달려간다. 그렇다면 그 끝은 무엇일까.

세 개의 현이 만나 이룩된 작은 도시 유메노, 삼각형이나 피라미드에서 알 수 있듯이 세 개가 모였다고 하니 무언가 안정적인 느낌이 들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안정적이지 못한 불안정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청에서 생활보호대상자들을 가려내어 그들에게 연금을 타게 해 주는 일을 하는 공무원 도모노리, 그는 생화보호비를 타는 수급자를 줄여야만 한다. 연금에만 기대어 일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가려내기 위하여 그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의 삶은 결코 행복할 수가 없다. 불륜을 저지른 아내와 이혼을 하고 두돌이 된 딸마져 그녀에게 넘져 주고는 한번도 찾아보지 않았다.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고 그가 겪었을 분함이 그가 하는 일에서 가끔씩 드러나듯 발작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그지만 이젠 이런 지방소도시는 그에겐 안중에도 없다. 더 나은 도시로 나아갈 봄을 기다리고 있는 그는 실적을 위해 수급자를 줄여나가 보리라 결심을 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며 생활보호비를 타려는 사람들이 늘 대기하고 있다.그런 그가 어느날 자신의 삶에서 일탈을 하듯 파친코 주차장에서 우연히 목격하게 된 '성매매' 현장을 보고는 그 자신도 모르게  이혼한 후 별관심없이 보내었던 성에 빠져들게 되고 생활보호비를 신청하려고 온 노이로제 남자를 받아 들이지 않은 댓가로 그의 노모가 죽게 되고 그는 그남자의 표적이 되어 시달리게 된다.

한편 도쿄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싶은 여고생 후미에, 늘 자신이 도쿄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꿈을 꾸며 열심히 공부하려 노력한다. 그런 어느날 친구들과 떨어져 하교를 하던 길에 납치를 당하게 되고 그는 감금이 된다. 그녀를 납치한 이는 다름아닌 '은둔형외톨이' 인 게임에 빠져 현실과 게임세계를 구별 못하는 정신장애자에게 납치감금이 되어 그의 공주가 되어 그의 우주선인 방에 감금이 된다. 그녀의 납치사건으로 드림타운은 그야말로 시끄럽게 되고 경찰병력 또한 그 사건에 집중되다시피 한다. 후미에를 납치한 노부히코의 차의 트렁크에 갇히게 되면서 뇌가 생각하는 기능을 잃어버린듯 마비된 상태와 같은 공허함과 강박에 갇히게 되는 그녀는 '살려주세요' 라는 말을 노부히코의 외삼촌이 가까이 다가와도 밖으로 소리를 지르지 못한다. 그러다 우연하게 노부히코의 외삼촌이 그를 찾아오겠다는 날 노부히코가 외출을 강행함으로 하여 어느 교통사고와 마주하게 된다.

전직 폭주족이었고 아내와 이혼한지 일년이 되어가는 사기 세일즈맨 유야, 아내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하나 있었지만 그래도 결혼을 결심하고 아이까지 나았지만 그녀와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고 이혼하여 노인들을 상대로 배전기를 팔지만 에전 폭주족시절과는 많이 달라진 유야는 전 아내가 그가 직업이 있다는 이유로 생활보호비가 삭감되자 그의 아이를 내쳐 그가 키우게 된다. 아이에 관심이 없다가 자신의 아들을 키우게 되면서 책임감을 갖게 되지만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모의 빚도 갚아주고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아버지의 뒤치닦거리를 하며 살게 된다. 그러다 같은 폭주족 선배인 시바타가 사장을 살해하게 됨으로 하여 그와 함께 시바타가 저지른 일에 대하여 걱정을 하게 된다. 사장의 시체는 트렁크에 있고 시바타는 경찰서를 지나치며 자꾸만 자수를 뒤로 미룬다. 그들은 이틀을 함께 지낸 후에 함께 자수를 하러 가기로 하는데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경찰서가 바로 코앞인데.

마트에서 식품매장에서 좀도둑을 잡던 안전요원 다에코는 안전요원시절 자신이 다니는 사이비교와 다른 사이비교에 다니던 여자의 좀도둑을 무마해 주는 것으로 그녀를 자신의 사이비교에 데리고 간다. 그로 인해 타사이비교의 농간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고 그녀는 자신이 다니는 사이비교가 자신을 구제해줄 마지막 동앗줄인양 그곳에 모든것을 다 바치듯 일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없다. 그러다 병원에 맡겨지려던 어머니를 자신이 맡게 되고 그녀는 반대파의 사이비교에 대한 보복에 나서려던 여자가 있던 도시락공장에서 종교와 구원이 문제가 아닌 자신이 처한 지금의 제일 급선무는 돈이란 것을 알게 되고 도시락고장에 일을 다니려고 맘을 먹게 되지만 그 전날 마트에 들렀다가 어머니의 휠체어를 훔치고 만다. 자신이 예전에 잡던 좀도둑일을 자신이 하고 만것이다. 그들에게서 벗아나기 위한 방편으로 여동생이 오고 그녀는 구제를 받지만 여동생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며 집으로 향하던 중 교차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와 만나게 되고 그녀들도 교통사고에 휩쓸리게 된다. 

아버지가 이룩해 놓은 터전 위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는 출세 가도의 야망을 안고 있는 시의원 준이치, 야쿠자들의 세력과 전직 의원의 세력과 맞부딫히면서 그 또한 위험한 길을 걷게 되고 아내는 자신의 야망과는 다르게 늘 술에 절어 있고 사치와 쇼핑중독에 빠져 살고 있다. 거기에 분수에 넘치는 집을 짓기 위하여 늘 건설설계자와 만나느라 바쁘고 자신과는 별 대화가 없다. 위험한 줄타기를 하듯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 준이치는 어느날 그의 목을 조르듯 하던 전직 의원의 숨통을 끊는 일에 자신이 한몫을 하고 야쿠자의 최후의 발버둥에 자신 또한 현장에서 목격자가 되면서 도저히 자신이 빠져 나올 수 없는 길로 접어 들고 있음을 알아 차린다. 위험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도망치듯 야쿠자가 살해한 여인의 시체를 소각로로 태워 없애려던 계획에 빠져 들게 된 준이치는 야쿠자 형제와 함께 동행하던 중에 교차로에서의 교통사고를 만나게 되고 겨우 살아난 준이치는 그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 나가게 된다. 

드림타운에서 사는 다섯 명의 직업과 생활에서 보여주듯 그들은 '드림타운' 에 살고 있지만 그들의 꿈은 결코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말만 드림타운인 도시인 유메노에서의 희망은 겨울 눈 속에 파묻히듯 쉼없이 내리는 눈 속에서 그들은 허우적 거린다. 앞으로 한발짝도 나아가지도 못하고. 이제 겨우 직업을 가지고 사람구실을 하며 살맛을 알게 된 유야는 아빠라는 또 하나의 명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해서는 안될 일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 가지만 그의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후미에 또한 열심히 공부하여 도쿄에 대학에서 생활하고자 하였지만 은둔형외톨이가 된 노부히코의 표적이 되어 납치감금이 되고 그녀는 자신이 예전에 누리던 삶에 다시 돌아가 적응을 할수 있을지조차도 의심이다. 도쿄의 대학에 가리라던 희망은 살아지고 자신이 납치감금생활을 하던 여자로 밝혀지지만 않았으면 한다. 그런가하면 오십대에 접어드는 다에코는 자신이 사이비종교를 믿는것도 모르면서 종교의 믿음에 빠져든다. 그녀가 구원을 받으리라 여겼던 믿음에서 자신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현실을 헤쳐나갈 방법이 없다. 좀도둑을 잡던 안전요원이었지만 이젠 자신이 좀도둑이 되는 현실에 내몰리게 된다. 출세가도를 달릴줄 알았던 준이치, 하지만 정치의 세계가 너무 멀리가 난다. 사랑없이 정략결혼을 한 낭비벽이 심한 아내와 애인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마져 위태로운 그의 정치현실은 너무 멀기만 하고 위태롭다. 한시바삐 이곳에서 빠져 나오고 싶지만 점점 그의 발목을 잡는 현실세계, 그들에게 희망이란 보이지 않는 오아시스처럼,아니 아직 멀게만 느껴지는 봄처럼 그들의 희망은 아직 드림타운의 15cm의 눈 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파묻혀 있다. 그런 그들을 불편한 진실을 결말지을 한 건의 대형교통사고, 최후의 심판처럼 교통사고로 판가름 나는 그들의 희비앞에 거짓과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오쿠다만의 특이한 결말이 눈을 끈다. 모든 사람들을 한곳으로 불러 모으는듯 한 곳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그들의 삶은 드림타운이라는 한 곳에서 얽히고 설키고 엉킨 실타래처럼 서로의 삶을 갉아 먹으며 그렇게 눈뭉치가 되거 커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희망이란 어디에서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보이지 않는 곳 드림타운, 꿈의 도시라고 불리는 그곳에서 눈 뜨고 자행되는 그들의 삶은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모두 내리막길인 교차로로 향하고 있었던 것처럼. 그들의 인생에는 오르막이 없는 순전히 내리막길의 연속인양 펼쳐지는 불행한 삶은, 꿈을 향해 달려가지만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세상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우리 88만원세대를 보는 듯 하다. 열심히 날마다 폐달을 밟고 있지만 내리막길만 가고 있다면 삶의 희망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나름 성실하게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성매매에 길을 들여 놓고는 그 길에 빠져드는 공무원 도모노리처럼 개처럼 일해도 정승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잠시 꿈같은 한탕에 빠져 들게 되지만 그것이 자신을 구제하는 길이 아닌 자신을 불구덩이에 빠져 들게 하는 길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오쿠다의 이야기는 분량에서도 대단하고 내용에서도 대단하면서 마지막 교통사고라는 충격적인 결말이 더욱 인상적인 소설이다. 오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불편한 진실과 손을 잡을 수는 없다. 내일 오르막을 오르기 위한 에너지를 한탕의 쾌락이 아닌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을 한번 더 공감하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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