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야의 결혼 - Tuya's Marriag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척박한 내몽골 여인인 투야의 기구한 결혼생활 2006
 



감독/ 왕전안
출연/ 위난

척박한 내 몽골 그곳에서 이혼한 전남편까지 책임져야하는 투야의 우여곡적 결혼기

남편이 장애를 입어 경제력이 없어 이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빚어진다면 전남편을 어떻게 해야할까? 아니 그와 함께 새로운 결혼생활을 해야할까 아님 다른 그의 가족에게 돌여 보내야 할까? 이 영화는 우리와는 다른 사회상을 보여주는 강인한 영화이다. 아직은 모계사회가 지속되고 있는 내몽골,사막화가 된 그곳에서 양을 기르며 사는 투야. 하지만 그들에겐 양에게 먹일 물이 절실히 필요했다. 늘 물을 찾아 멀리 나가 물을 길어 오는 투야를 위해 그녀의 남편은 집앞에 우물을 파다가 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치게 되고 집안 일이며 경제력도 없게 되었다, 그런 남편 때문에 가사일에 양을 치는 일에 모든 것을 혼자의 힘으로 하다시피 하는 투야에게 시누이는 이혼을 하라고 한다. 남편 또한 그녀에게 이혼을 하자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도 남을 배려하거나 이해하고 돕는 것에 앞장서는 여인이며 강인하다. 그러던 어느날 양을 몰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웃의 썬더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발견하고는 집에 데려와 그를 살려낸다. 자신의 마누라에게 버림을 당하듯 한 썬더는 그녀에게 장난처럼 결혼하자는 말도 서슴없이 하는 개구장이같고 하는일마다 안되는 정말 죄수없는 남자이다. 그가 하루는 가축을 먹일 사료를 사러 가는 도와준다고 하고는 트랙터와 같은, 사료를 실은 차가 쓰러져 그 밑에 끼게 되었다. 그것을 이웃들과 함깨 도와주다가 투야 또한 허리를 다치게 되고 그녀는 할 수 없이 남편과 이혼하게 된다. 너무 힘들었던 것이다.

그녀가 이혼했다는 소식은 일파만파로 퍼져 드디어 그녀의 또 다른 남편될 사람들이 찾아오게 되지만 그녀의 희망사항에 적합한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 그녀는 비록 이혼을 했지만 전남편과 함께 살기를 원했던것, 아무리 좋은 남자가 찾아와도 그녀는 전남편을 마다하면 ’노’ 를 외쳤다. 아이도 둘씩이나 있고 거기에 전남편까지 떠맡아야 한다는 말에 남편후보들은 한사코 머리를 흔들며 돌아가고 그녀는 더욱 힘들게 집안일과 양을 돌보는 일까지 하게 된다. 그러던중 그녀의 동창이 큰 돈을 벌었고 현재는 부인과 이혼하여 혼자의 몸이라며 그녀를 17년간 생각해 왔다며 그녀와 결혼하자고 제의를 한다.물론 전남편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남자 젯밥에만 관심이 있었던지 아님 자신의 돈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인지 투야의 전남편을 시설에 맡겨 놓고는 그녀의 몸부터 탐하려 한다. 전남편은 시설에서 쓸쓸하게 자신을 떠나가는 투야와 아이들을 바라보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투야가 길에서 만나 전남편에게 가보라고 한 썬더와 술을 마시고는 자신을 비관하여 죽으려고 손목을 긋는다. 그 소식을 투야의 남편이 되겠다는 동창에게 전하지만 그는 전화를 끊고는 투야에게도 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남편은 투야가 있어야 수술을 할 수 있다. 썬더는 그의 부인이게 모든 것을 털려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결혼을 하기 위하여 떠나는 투야를 말을 타고 가서 겨우 붙잡아 돌려 세우고는 병원으로 향하게 하는 썬더, 하지만 수술비가 없어 병원에서도 나갈수가 없다. 말이라도 맡기고 퇴원하길 바라지만 병원에서는 받아주지 않고 썬더는 어쩌지 못하고 있고 투야는 아이들과 함께 모두 죽자고 전남편에게 한다. 그런 와중에 투야의 동창이 전남편의 병원비를 내주어 퇴원을 하게 되었다. 집에 돌아왔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다시 물을 찾아 오랜 길을 가야 하는 힘든 생활과  가난에 허덕이는 생활이 있을 뿐이다. 그래도 계속 결혼 상대자들은 줄을 잇는다.썬더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해줄게 없어 그녀의 집앞에 우물을 파기 시작한다.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는 전남편과 투야, 투야는 마음을 열고 그에게 우유차도 갖다 주고 우물의 진행상황도 들어보면서 점점 그에게 마음을 기울인다. 그와 결혼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썬더는 읍내에 전부인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가고 우물은 텅비어 있다. 그녀는 다시 그녀에게 청혼을 하러 온 남자와 결혼하기를 결정하고 결혼준비를 한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썬더, 실은 아내와 이혼을 하고 우물을 팔 기계를 장만하여 온 것이다. 투야는 그의 본심을 진심으로 받아 들이고는 그와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결혼식날 전남편과 썬더는 싸움을 하게 되고 밖에서는 그녀의 아들과 이웃의 아이가 싸움을 한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투야는 그만 아무도 없는 게르에 들어가 눈물을 흘린다.영화는 처음과 끝이 같은 장면으로 이어진다. 투야의 결혼식 장면이다. 결혼식을 했지만 그렇다고 더 나아진것도 없다. 물질적으로는 보탬이 안되는 썬더, 하지만 그의 진심과 남편을 대신하여 그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이웃으로 있었기에 그녀의 모든 사정을 숨김없이 안다는 것뿐이다. 만약에 투야가 전남편을 버리고 아이들과 자신의 안위만을 위하였다면 성공한 동창과 결혼을 했거나 그외 다른 지금보다는 좀더 나은 남자들과 결혼을 하여 편안하게 살 수 있었지만 그녀는 한사코 자신의 전남편과 함께 할 것을 제시한다. 누가 다시 결혼을 하는데 전남편까지 책임을 지려 할까? 우리의 의식으로는 받아 들이고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그들의 풍습은 그런가보다. 그렇다고 그것이 크게 해가 되는 이야기도 아니고 그저 그런 선택을 해야만 하는 투야의 눈물이 안쓰럽고 씁쓸하다.

이혼을 했지만 그들을 갈라 놓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몽골의 척박한 사막화도 강한 모래바람도 그저 그들의 믿음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하는 매개체가 될 뿐이다. 비록 가난하여 이혼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 또한 더욱 서로를 견고히 해주는 다리 역할을 했다. 서로에게서 한사람을 떼우 놓는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투박하지만 서로를 챙겨주는 눈빛에서 그들은 이미 하나로 묶여 있는 것이다. 비록 자신이 경제력이 없어 이웃의 칠칠하지 못한 썬더에게 아내를 내어주게 되었지만 그가 싫은 것이다. 아직은 자신에게 묶여 있는 아내의 끈을 풀고 싶지 않은 전남편의 변함 없는 눈빛에서 투야는 그만 울고 만다. 그들이 그토록 원하고 바라던 '물' 처럼 가난을 이겨낼 어떤 희망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결혼을 했다고 하여 가난이 물러간 것은 아닌 그저 전과 같은 상황일뿐이다. 일꾼과 같은 썬더가 한 명 늘었을 뿐이고 투야의 척박한 삶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내몽골의 먼지바람과 함께.이 영화를 통해 투야의 삶에서 '남편' 이란 위치를 다시금 뒤돌아보게 되었다. 여인의 기구한 삶 또한 남편으로 비롯되었지만 결코 그녀는 비관하여 남편을 버리거나 자신의 삶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모든것을 그러안고 헤쳐나아가려고 한다. 강인한 여인의 삶을 보여주면서 부부란 무엇이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영화다. 더불어 몽골의 스산한듯 하면서도 깊은 내면에서 밀어 끌어낸 듯한 음악이 가슴을 울린다. 뿌연 먼지바람과 함께.부부란 무엇일까.만약에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전남편을 자신의 새로운 결혼생활에 포함을 시키며 함께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무심코 본 영화인데 2007년 베를린 영화제 금공상 수상작이다. 아마도 이런 인생의 답을 척박하짐나 투야의 삶을 통해 진실하게 풀어낸 것이 가슴을 울리지 않았나싶다. 모쪼록 남편이란 그런 든든한 그늘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하겠지만 아내 또한 힘들다고 함부로 남편의 그늘을 벗어난다는 것은 믿음을 저버리는 일 같다. 부부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주는 영화인듯 하여 좀더 나의 결혼생활에도 깊은 성찰을 가져다 주는 시간이지 않았나한다. 파랑새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목 박완서 소설전집 10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이작품을 좀더 일찍 만났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후회를 하게 되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헌책으로 구매를 해 놓은 십여권이 넘는 작품을 언제 기회를 내서 한꺼번에 읽겠다는 계획만 가지고 있기를 몇 해, 그러다 작가님을 먼저 보내고 이 작품을 대한 것이 왜 이렇게 죄스러운지. 박완서 작가를 내가 처음 작품으로 접한 것은 아이들의 <자전거 도둑> 이었고 그리곤 좀더 작가를 알고 싶어 에세이집인 <호미>를 읽게 되었는데 친정엄마와 같은 푸근하면서도 시골스러운, 늘상 만나던 이웃집 할머니처럼 왜 그렇게 감겨 오는지 그 후로 나오는 작품들은 미리미리 구매를 하여 읽게 되었는데 자신의 삶을 숨김없이 써 내려가는 노작가의 끝없는 현역으로의 필력이 좋아서 롤모델로 삼고 싶었다. 자신의 화단을 가꾸듯 글밭 또한 늘 열심히 호미질을 하고 꽃을 심고 잡초를 뽑는 노작가의 힘은 그렇게 내겐 큰 기쁨이었는데 작년 연말 친정아버지를 암으로 보냈기에 그 아픔을 너무도 잘 아는데 작가마져 암으로 가셨다니 더없이 가슴이 쓰리고 아팠다. 그래서 얼른 더 늦기전에 잡게 된 작품이 첫장편소설인 이 작품이다.

한국전쟁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작품에 담겨 있어 더 실감나게 그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었던 작품이며 옥희도라는 환쟁이로 나오는 이가 故 박수근 화백을 모델로 삼았기에 그시대의 화가들의 궁핍한 삶 또한 함께 들여다 볼 수 있다. 어디 전후의 시대라 넉넉한 것이 있으랴마는 한국전쟁으로 두 아들을 잃은, 그것도 딸때문에 참담하게 잃었다고 생각하는 엄마와 반은 쓰러진 고가에서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삶을 이십대의 시선으로 복잡하면서도 잘 그려내서 참으로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경아라 불리는 그녀는 대학에 떨어지고 한국전쟁 전 해에 아버지를 잃었다. 자신과 너무도 잘 통했던 아버지를 잃고 나니 자신의 반쪽을 잃은 듯 하였는데 그 다음해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도강을 하려던 오빠 둘이 끝내 도강을 하지 않고 집으로 왔기에 그들을 숨겨야만 했다. 그런데 그들에게 뜻하지 않게 큰집의 큰아버지와 진이오빠가 오게 되고 오빠들이 그동안 숨어 지내던 곳을 큰집식구들에게 내어주고 오빠둘은 다른 곳에 숨어야만 했다. 그때 마침 경아가 생각해낸 곳이 행랑채, 그곳은 너무도 오랜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남의 눈에 잘 띄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어머니도 그녀의 뜻에 동의 하여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는 그곳에 오빠둘을 피신시켰다. 그런데 그날밤에 그 행랑채가 폭격을 당한 것이다. 아뿔싸, 어머니가 깨끗하게 다림질 하여 오빠들을 위하여 깔아준 하얀 홑이불위에 낭자한 오빠들의 붉은 피와 조각조각 흩어진 그들의 육신, 그 후로 어머니와 경아는 심하게 앓게 되고 어머니는 젊음을 유지하듯 끼던 의치마져 빼놓고 생활하게 되어 십여년 아니 이십여년은 더 늙어보이게 되었고 경아하고는 먼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처럼 손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하고 눈빛 한 번 제대로 마주하지 않고 남남처럼 살아각데 된다. 오빠들이 폭격을 당하여 죽게 된 반쯤 허물어진 행랑채를 그래도 둔 채 고가는 그야말로 흉가처럼 그들에게 전쟁의 상흔 그대로 그녀들과 함께 하나가 되어갔다.

큰집의 도움도 마다하고 경아가 서울명동의 PX 초상화부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근근히 생활을 하게 되고 그녀는 그곳에서 전쟁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며 자신의 상처도 치유하지 못하면서 그들과 함께 하루살이와 같은 삶을 살아가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어머니로부터 멀어져 가는 듯한 공허함을 채우지 못하던 때에 옥희도라는 일명 환쟁이가 초상화부에 들어오게 된다. 그는 다른 환쟁이들과는 다른 무언가 다른 아우라가 있다. 경아는 그에게서 때론 아버지 같은 때론 오빠들 같은 그런 그늘을 발견하고는 그를 사랑한다고 믿게 되고 그와 자주 어울리게 된다. 함께 자주 찾아가는 장난감 가게의 위스키를 마시는 침판지를 보면서 자신들 삶 또한 그와 진배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느날, 옥희도씨는 감기몸살로 일을 나올수가 없게 되고 그녀는 그를 좋아하고 치근대는 직장의 전장 태수를 보채어 그의 집주소를 알아내고는 함께 그를 찾아간다. 그곳에 본 모딜리아니를 닮은 부인과 그의 올망졸망한 다섯 아이들, 그녀는 그의 삶에서 자신이 누려보지 못한 무언가를 보게 되고 그를 더욱 사랑한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옥희도를 향한 그녀의 사랑이 진실이었을까. 옥희도를 그녀를 품어 주는 것이 진짜 사랑이었을까. 가난을 벗어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초상화를 그리게 된 옥희도는 어느날 그녀에게 '나도 경아도 침판지가 돼 가는 느낌이 들지 않겠어?' 라고 하더니만 '사람이고 싶어, 내가 사람이라는 확인을 하고 싶어.' ' 내가 아직도 화가인가 알고 싶어.' 라 말하고는 얼마간 그림을 그리겠다며 일을 하러 나오지 않겠다고 한다. 그동안 그녀와 함께 보았던 누군가 태엽을 감아 놓으면 태엽의 힘만큼 위스키를 따라 마시다가 그 힘이 약해지면 서서히 행동이 둔해지던 침판지, 지금까지 그들은 돈의 노예처럼 누군가의 줄에 의해서 타의에 의해서 살 수 밖에 없었던 전쟁후의 가난, 그곳에서 자신을 잃었던 옥희도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싶어 한다. 그리곤 경아에게 자신이 그녀를 품어 준것은 사랑해서가 아닌 아버지로 오빠로서의 그늘을 드리워 주었다고 하며 그녀가 태수와 잘되길 바란다, 

'이 드넓은 고가에 단 둘만이 살면서 우리는 애정이라든가 의무로 묶여 있지는 않았다. 차라리 우리는 다 같이 고가에 망령에 들려 있음이 분명했다. 나도 결국 누구 때문도 아닌 채 이곳을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다.' 어머니와 함께 고가의 망령처럼 살아가던 그녀들에게 어느날 찾아온 큰집의 진이오빠는 말했다. ' 너의 어머니는 이미 이 고가의 일부야. 그것이 그분의 가장 편한 처신이람녀 우린들 어쩌겠니? 그렇지만 너까지 이 고가의 일부이기에는 너는 너무 젊고 발랄하다. 그러니 어머니에 대한 의무에 너를 얽매지 말란 말이다.' 오빠 둘을 삼킨 전쟁과 고가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기를 바라는 큰집 오빠의 말도 그렇고 다른 이들의 조언도 있었지만 그녀 또한 점점 어머니와 함께 고가의 일부가 되어 가는 것처럼 그곳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무심한 어머니에게 반항을 하듯 그녀는 옥희도씨의 집으로 향하고 모딜리아니를 닮은 부인에게 하루밤 재워달라고 한다. 그곳에서 옹기종기 모여자는 가족을 보며 자신이 누리지 못하고 있는 그 무언가를 이들은 가난해도 모두다 누리고 있는 듯하여 쓸쓸함에 깨었어도 일어나지 못하고 뒤척이다 늦잠에서 깨어난 그녀에게 옥희도의 부인은 어머니를 꼭 찾아뵙고 출근하라고 한다. 보기 흉하다며 의치를 끼라고 해도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늘 김칫국에 의치를 뺀 흉한 모습으로 자신을 대하던 어머니가 자신이 하룻밤 외박을 한 사이 심하게 앓고 있다. 거짓말처럼. 어머니의 폐렴이 자신탓인양 전전긍긍하다 약국을 찾고 병원을 찾아 보지만 어머니는 위독한 상태이고 끝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돌아가시고 만다. 그 순간에 태수의 형수가 결혼승낙을 받으러 왔다가 그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되고는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하게 되고 그녀는 자신의 의지하고는 상관없듯이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창밖의 은행나무를 보고 있다가 오래전 옥희도씨의 집을 찾았다가 보게된 그의 그림속 '나목' 과 나목 주위에 그려진 여인들을 떠올리고는 나는 또한 내가 그 나목 곁을 잠깐 스쳐간 여인이었을 뿐임을, 부질없이 피곤한 심신을 달랠 녹음을 기대하며 그 옆을 서성댄 철없는 여인이었을 뿐임을 깨닫는다.옥희도씨는 그녀에겐 은행나무와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전쟁전 아버지의 죽음과 전쟁이 빼앗아간 오빠 둘과 죽은것과 마찬가지의 삶을 살아왔던 어머니와 아버지가 남긴 흉가와 같은 고가의 그 모든 역사를 간직하고 모듬어 주었던 살아있는 화석과 같은 든든한 그늘이었던 은행나무와 같은 옥희도씨, 그가 죽은후에 생전에도 열지 못했던 전시회가 열린다는 광고를 보고는 그녀는 그곳에서 달려가고자 한다. 과거의 상흔처럼 어머니와 경아의 사이를 갈라 놓았던 고가마져 자신의 손이 아닌 타인인 태수에 의해 허물고 반듯한 양옥으로 새로운 집을 건설하였듯이 이제 그녀는 옥희도의 그늘도 아닌 그녀만의 뿌리로 꿋꿋하게 서는 나무게 되어야 한다. 오빠 둘이 폭격에 의해 죽고 난 후 어머니가 그녀에게 마음의 문을 닫았듯이 세상과 결별하며 살았던 세월동안 아무 그늘없이 혼자 흔들려야 했던 경아, 어머니의 죽음은 그녀가 과거와 결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녀가 흔들리는 시간을 함께 곁에서 아픔을 함께 나누고 아버지의 그늘처럼 그녀를 품어 주었던 옥희도의 나목은 지금은 잎이 모두 떨어져 헐벗었지만 꿈을 간직한 채 희망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녀가 본 공허함이 나니 희망을 간직한, 초록의 잎들이 무성하게 달릴 그 푸르른 여름날을 꿈꾸며 나목은 그의 화폭에 담겨졌을지도 모르고 전후의 가난과 상처가 영원할 수는 없다. 무엇이든 세월이 가면 변하게 되고 아픔의 상처 또한 흐려지게 된다. 

소설속에는 이런부분이 나온다. ' 나는 고치를 벗고 훨훨 날개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날개를. 나를 꼼짝 못 하게 가둔 두터운 고치로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는 날개를 갖는 것이다. 날개를. 이윽고 나는 실제로 날개를 가진 듯이 공중으로 둥실 떠올랐다. 내 비상을 막는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 나는 완전히 체중을 잃었다.' 옥희도의 집을 찾았던 그녀가 고치를 벗어나 날개를 갖게 되고 나비가 되는 듯한 과정을 그린 이 구절은 다른 작품인 <환각의 나비>에서 비슷한 부분이 나오는 듯 하다. 이 부분을 좀더 세밀하게 단편으로 그려냈는지도 모른다. 기억상실증에 걸렸지만 절집에서 보살일을 하면서 있는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이런 고치를 벗어나 날개를 얻고는 훨훨 나는 나비를 보게 되는 소설인데 작가의 작품에서는 모성, 여인의 삶이 점점 주를 잡아간다. 이 작품 속에서도 반쪽을 잃어버린듯이 살아가는 의치를 뺀 경아의 어머니가 나오는가 하면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이십대 젊운 여인인 자신이 나오고 옥희도씨의 부인 같은 경우에는 외모는 모딜리아니의 그림속 모습같지만 가난으로 그녀의 모습을 잃었다. 전쟁은 그렇게 자신의 모습을 앗아가기도 하고 흐려놓기도 하지만 '모성본능' 만은 어쩌지 못한다. 경아의 어머니가 갑자기 급성폐렴으로 돌아가시게 된 것도 그녀에게 무심한 듯 했지만 그녀가 외박을 하고 집을 비운 날 어머니는 집밖에서 그녀를 한없이 기다렸을 것이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버지와 오빠를 잃어 의지하려던 자신의 그늘과 같은 남자의 그늘보다는 어쩌면 가난이나 전쟁의 상흔등 모든것을 품어 준것은 '어머니의 품' 이었다. 손톱은 새빨간 메니큐어를 칠하고 날마다 새로운 옷으로 자신을 치장하며 검거나 하얗거나 가리지 않고 남자라면 사족을 못쓰던 다이아나 김마져 두 아들의 든든한 어머니였던 것이다. 그 아이들을 위하여 그녀는 단단한 그늘이 되기 위하여 어쩌면 자신을 날마다 치장했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옥희도의 아내라고 떨어지는 여인이 절대 아니다. 가난하지만 화가인 남편에게는 가난을 느끼지 못하고 그림에 열중할 수 있도록 늘 배려하며 아이들을 키웠다. 그 또한 어머니의 힘이기 품이었다. 그렇게 경아 또한 자신을 품어주지 못한 어머니를 미워하듯 했지만 그녀 또한 어쩔 수 없는 아이들의 어머니로 거듭나 이젠 뒤안길에서 그 모두를 아우르는 여인이 되었다. 한국전쟁이후 그 어려운 터널을 꿋꿋이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강인한 어머니들의 힘이었는지 모른다. 환쟁이 옥희도씨의 '나목' 에 그려진 여인들처럼 아이를 업거나 물건을 이고 있는 여인들이 있었기에 그 시대를 큰 아픔이지만 무사히 이겨내며 오늘날을 만들어오지 않았을까.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읽고 싶은 소설이다. 이 소설을 계기로 읽지 못한 작가의 작품들을 읽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계공 시모다
리처드 바크 지음, 박중서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전작 <갈매기의 꿈> 을 읽고 얼마나 설레였는지 그 책을 품고 오랜 시간 그 여운에 보낸 시간들을 헤아리면 이 책은 너무도 늦게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이름이 잊혀질만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연륜에 어울리는 자기계발서와 같은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소설은 코엘료의 <연금술사> 와 비교해 놓았지만 실은 책을 읽으며 연금술사와 같은 감동과 느낌은 덜했다. 하지만 그 뒤에 알게모르게 밀려 오는 인생이나 기적에 관한 생각을 좀더 심오하게 해보게 하는 뒷공감이 있는 듯 하여 다음에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우린 가끔 나와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까 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내 일상에 나른하게 지쳐갈때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내가 찾지 못하던 행복이나 그외 웃을 일을 찾게 되기도 하고 좀더 삶에 적극적이며 충실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새해를 맞이해서는 그 다짐이 더욱 확고하고 계획적이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다보면 흐지부지해지며 일상에서 탈피하여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갈림길에서 서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의 다른 모습은 내게 어떤 생각을 갖게 만들까.

복엽비행기에 사람들을 태워주고 십분에 삼달러를 받는 리처드, 그는 어느날 자신이 외롭다고 느꼈을때 자신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메시아였던 기계공 시모다를 만난다. 자신은 늘 손님들에게 기계적인 멘트로 비행기에 태우고 돈을 받는데 비하여 그는 자신과 너무 다른 방법으로 일을 하고 있고 비행후엔 비행기에 흔적 하나 남아 있지 않다. 그리고 그 비행기엔 기름도 넣지 않는데 하루종일 비행을 하고 있지 않은가. 뭔가 속임수가 있는 것 같다. 그것도 그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소녀를 태워 비행을 하는가 하면 오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휠체어를 타고 있는 이를 일으켜 세우 비행기에 태우는가 하면 그로서는 감히 상상도 못하는 일을 서슴없이 한다. 이륙하기엔 좁다라고 생각되는 공간에 새가 날개를 접고 앉듯이 비행기를 착륙시키는가 하면 하루종일 비행을 해도 지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그런 비결은 무엇일까. 자신이 지금까지 일을 잘못하고 있었던 것일까.

'세상에는 당신이 미처 모르는 일도 있게 마련이죠.'
궁금증이 생긴 리처드는 하나하나 시모다에게 물어보게 된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정말 믿을 수가 없다. 전직 메시아라니. 그것도 기적만 바라고 자신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에 지쳐 비행일을 한다는 말을 그는 믿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서 보여주는 정말 눈으로 보고도 믿을수가 없는 일들, 스패너가 공중에서 돌아가고 깃털을 만들고 구름이 사라지고 자신의 비행기에 묻은 날벌레들을 없애주는 일들을 보면서 그는 그를 믿을 수 밖에. 그리고 그가 전해준 이젠 그에겐 필요도 없는 듯한 책인 <메시아 핸드북>에는 자신의 현재를 피하지 않고 성실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글들이 적혀 있다. '당신을 진정한 가족과 이어주는 것은 피의 유대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의 삶 속에 있는 존경과 기쁨의 유대다. 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지붕 밑에서 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라는 말처럼 짧은 글 속에는 미처 내 자신이 발견하지 못했던 현실세계나 그외 관념의 다른 세계가 들어 있다. '이 세상에 도망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아주 큰 문제란 없는 법이다.' 시모다는 비록 메시아라는 자리에서 도망치듯 하여 기계공이 되어 있지만 어찌보면 모두가 메시아가 될 수 있고 기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에서 나온 글귀 중에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신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라고 한다. 기적을 바라기만 하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기적은 신이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일으키는’ 것이라고 한다. ' 라는 말이 있다. 우린 기적을 신에게 의존한다.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기 보다는 어느 알지못하는 힘에 의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길 바란다. 노력없이 댓가를 바란다면 그 댓가란 자신에게 과연 값어치가 있을까. 이 책은 어쩌면 메시아에게 기적을 바라지 말고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려 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음을 기계공 시모다는 환상적인 소설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메시아를 원하기 보다는 자신이 메시아가 되어보라고 노작가는 말하고 있다. 이젠 자신에겐 필요가 없는 '메시아 핸드북' 을 우린 지금 모두의 손에 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을 한다면. 리처드 역시 시모다와 함께 하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메시아 핸드북이 필요 없을 정도의 메시아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자신이 처한 현실이 행복일 수 있고 불행일 수도 있다. 모든것은 자신의 의지와 생각 그리고 노력에 달여 있다.

전작에 비한다면 좀더 현실적이면서 환상적인 기법을 통하여 작가의 연륜이 묻어나는 '현실적 충고' 를 들려주고 있다. '당신이 어떤 소원을 가질 때마다 당신은 그걸 실현시킬 수 있는 힘을 함께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어쩌면 그걸 얻어내야 할 수도 있다.' 메시아 핸드북은 어느 페이지 어느 귀절이 펼쳐진다해도 삶에 꼭 필요한 에너지 같은 말들을 쏟아낸다. 메시아 핸드북은 책 속에 책이나 마찬가지이며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은 모두 그 속에 담겨 있는 것처럼 삶에 알맹이와 같은 말들로 소설의 행간을 이어준다. 너무 거창한 것을 원했다면 그의 이름에 걸맞지 않는 무척 재미없는 책으로 평가되겠지만 리처드가 펼쳐 드는 짧은 글들을 다시 한번 되씹다보면 '아하..' 하며 감탄하게 만든다. 삶은 그런것 같다. 너무 평범해서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행복을 좀더 깊이 들여다봄으로 해서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던 것을 발견하고는 다시금 자신의 삶에 희망을 가지는, 그렇다면 '메시아 핸드북' 과 메시아였던 시모다는 이젠 그의 일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말이 될 것이다. 시모다의 말처럼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으면서 기적이나 일어나길 원하기 보다는 자신의 '안' 을 좀더 심오하게 들여다 보고 남의 말에도 귀를 기울인다면 뭔가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기적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파랑새는 내 곁에 있을 수도 있다. '뭔가를 당신의 삶으로 끌어들이고 싶다면 , 그게 이미 거기 있다고 상상하기만 하라고요.' 라는 말은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에서 읽었던 '생생하게 꿈꾸면 이룰 수 있다' 라는 말과도 같은 것 같아 뭔가 꿈을 이루고 싶다면 타인에 의한 기적을 바라기 보다는 내 자신이 이룩한 노력의 기적을 바래보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함을 절실히 느껴본다. 언제 기회가 되면 아니 시간이 좀더 흐른 후에 리처드 바크의 '행간' 을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싶은 책이다.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하고 그냥 넘겨 버렸던 삶의 행간의 다음에 다시 발견하고 싶은 책이다.자기계발서나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코엘료의 <연금술사>나 조앤 데이비스의 <양치기의 책>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쉬람(1DISC)
디파 메타 감독, 리사 레이 외 출연 / 에스와이코마드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이  가둔 올가미, 아쉬람 2005 

 

감독/ 디파 메타
출연/ 리사 레이(깔랴니), 존 에이브러햄(나라얀),...

여인의 삶과 관습이란, 많은 질문을 하게 하는 영화
1938년 인도의 바라나시, 그곳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여인들은 가족과 떨어져 과부들만 있는 곳에서 함께 기거를 하는 '갇힌 삶' 을 살아야만 한다. 길에서 과부를 만나는 것도 불행이요 그들과 말을 해서도 만져도 안된다는 정말 기막힌 관습에 나이 어린 쭈이야는 팔려가듯 간 결혼에서 늙은 남편이 죽자 과부들이 모여 기거하는 곳에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버려지듯 그곳에 내팽개쳐지고 만다. 아직 어린 쮸이야는 혼자만의 삶이 아닌 엄마의 품을 더 그리워하고 아직 부모의 그늘에서 자라야만 하는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녀의 남편이 죽었다는 이유로 세상과 격리되어 과부들 속에서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살고 있다.

그곳에서 만난 어여뿐 '깔랴니' 는 다른 과부들과는 다르게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다. 그녀와 갠지스강에 길에서 주운 강아지를 데리고 나갔다가 강아지가 도망쳐 가는 통에 쭈이야는 강아지를 잡으러 달려가게 되고 그러다 핸섬하게 잘 생긴 젊은 남자 나라얀을 만나고 만다. 나라얀은 그렇게 쭈이야와 깔랴니를 보게 되고 첫눈에 깔랴니에게 반하게 되지만 그녀가 과부라는 이유로 부모와 그리고 관습과 맞서게 된다. 하지만 그는 영국에서 신식공부를 하고 왔기에 과부가 결코 자신의 삶이나 인생에 해가 되는 '걸림돌' 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부모와 관습, 그동안 지켜져 왔던 고정관념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그리하여 상사병에 걸리듯 그녀를 향한 열병에 시달리는 나라얀 사이를 오가는 귀여운 쭈이야. 하지만 깔랴니는 과부들의 생계를 위하여 과부촌의 큰언니격인 사람의 지시를 받아 몸을 팔고 있었다. 그렇다면 과부를 보면 제수없다는 관습은 어떻게 된 것일까. 

한편 시대는 점점 변하고 있다. 새로운 인물 간디에게 기울어져 가는 사람들, 그리고 낡은 헌법은 바뀌어 과부가 개가를 해도 된다는 법이 발표되지만 자신들만의 울타리에 꽁꽁 숨어 지내듯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과부들은 그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일 수가 없다. 깔랴니 또한 나라얀을 본 순간부터 그를 사모하게 되고 그 자신은 남편의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처녀와 다름없지만 남편을 만나기전에 그가 죽었다는 이유로 과부가 된 것이다. 그런 사실을 듣게 된 나라얀은 그녀와 결혼할 생각을 하고 어머니께 말씀드리지만 결코 어머니의 낡은 관습을 타파하기엔 너무 시간이 없다. 그리고 아버지는 젊은 여자를 집으로 끌여 들이고 있다. 

자신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하던 새로운 '사랑' 에 눈을 뜨게 되는 깔랴니, 하지만 나라얀과 결혼하겠다는 것이 쭈리야의 말에 의해 밝혀지게 되고 그는 강금을 당하게 된다. 그래도 그녀는 그곳을 떠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기도한다. 그러다 과부촌 사람들도 깔랴니의 뜻을 받아 들이게 되고 나라얀과 함께 그의 집으로 향하다가 깔랴니는 배를 돌리게 한다. 그녀가 지금까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던 곳이 바로 그의 집이고 그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과부촌에 돌아와 슬픔에 잠긴 그녀는 자신의 현실을 비관하여 갠지스강에 빠져 죽고 만다. 그녀가 죽고 난 후 비로소 결혼을 다짐하고 그녀를 찾는 나라얀, 하지만 그들의 낡은 관습에 막혀 빚나가고 그녀가 이루지 못한 현실만 남아 있다. 과부가 이대로 낡은 관습에 얽매여 삶을 박탈당하기 보다는 새로운 삶을 원했던 한 여인에 의해 쭈리야는 나라얀에게 보내지고 그녀가 쭈리야를 나라얀이 떠난 기차를 보내고 뒤돌아 본 현실 세계엔 아직도 낡은 관습이, 그녀가 헤쳐나가야 하는 무서운 현실이 남아 있다. 그렇게 영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며 긴 여운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영화를 설 명절에 찾아보게 되었다. 딸들과 함께 앉아서 보며 눈물을 흘렸다. 여인의 삶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고 남편에 의해 결정지어지는 '뒤웅박 팔자' 라는 말처럼 바라나시의 깔랴니와 같은 과부들이 처했던 삶이 결코 현실에서는 없으란 법은 없지만 시간이 멈춰버린듯한 영화가 끝나고도 끝내 말을 잇지 못하게 만든 안타까움이란. 인도 힌두교들 때문에 인도에서 촬영을 못하고 그와 비슷한 스리랑카에서 갠지스강가를 완벽하게 재현낸 세트에서 이루어진 영화는 현지에서 뽑은 신인 '쭈리야' 때문에 더욱 빛난 영화이기도 하다. 주연 여배우와 남자 배우들의 아름답고 멋진 모습에 더 슬픔이 깊게 베이기도 했지만 쭈리야의 천진한 연기에 더욱 영화가 깊이를 들여낸 영화이다. 이런 보석과 같은 영화를 이제 보게 되었다는 것이 정말 값지게 받아 들여진 명절이다. 삶이란 어쩌면 모두에게 감옥이며 수행터일텐데 유독 과부에게만 자유를 박탈했다는 것이 몹시 씁쓸하다. 영상이 아름답고 음악이 슬프도록 처절하여 더욱 아름다웠던 영화이며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보고 싶은 영화이다. 쭈리야의 맑은 눈동자를 잊을 수가 없다. 삶이란 자신이 만들어 가는 울타리인데 사회의 관습에 의해 자유와 삶이 억압받는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은 무엇일까. 조금만 자유를 억압받아도 튕겨져 오르는 현대인들의 삶과는 너무도 비교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구속을 쭈리야의 맑은 눈동자를 통해 볼 수 있다.현실과 맞지 않는 낡은 법은 때론 과감하게 바꾸거나 버려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베일 체리의 101가지 LA 다이어리 LA에 반하다 반하다 시리즈
유강호 지음, Eric Y. Bae 사진 / 혜지원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로스앤젤스를 탐구하다.
우리교민들이 제일 많이 살고 있는 곳으로 알고 있는 곳인데 LA에 대하여 세세한것은 모른다. 가보지 않은 곳이고 여행서에서 접하지 못한 곳이라 잘 알고 있을듯 하지만 실은 그 속을 잘 모르는 곳 중에 한곳이 로스앤젤레스가 아닐까 한다. 그 속을 세세하게 탐구할 수 있는 책으로 ’LA에 반하다’ 는 그곳에서 이십여년간 살아서 LA에 러브레터를 쓰듯 이곳저곳 여행가이득북처럼 너무도 친절하게 홈페이지및 전화번호 여행사등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을 너무도 자세하게 담아 놓아 LA에 여행을 가거나 그외 다른 일로 가기전에 꼭 한번 보면 좋을 듯한 책인듯 하다.

다른 여행서들은 여행지를 잠깐 여행하면서 쓴 책들이라 그곳의 일부분만 담아 놓거나 그외 역사나 자신의 이야기가 가지치기를 하여 있지만 이 책은 그야말로 LA를 한눈에 다 들여다볼 수 있게 LA의 모두를 담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A를 가보지 않았지만 앉아서 모두를 보고 난 것처럼 사진들이 선명하게 유혹을 한다. 서울의 두배 정도 되는 곳인데 그곳을 너무도 자세하게 다루어 주어 어느 한부분 치우치지 않고 들여다 보니 정말 빨리 달려가야 할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여행자와 직접 그곳에서 살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소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좀더 따듯한 시선이라고 해야할까, 애정이 담뿍 담겨진 시선으로 좀더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듯 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종횡무진 달려보자. 이 장에서는 LA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할리우드와 영화에 대하여 소개한다. 할리우드, 말만 들어도 설레이는 곳인데 그곳에서 갑자기 ’스타’ 라도 나올것만 같은 거리와 영화촬영장소등 그리고 그들이 둥지를 튼 부자동네 베벌리힐즈와 멋진 서점등 그야말로 눈이 호사를 한다. <꿈꾸는 다락방>에서 월트 디즈니에 대하여 읽고는 그가 얼마나 생생한 꿈을 꾸었는지 어떻게 꿈을 이루게 되었는지 읽고난 후라 그런가 디즈니랜드가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생생하게 꿈 꾸면 이루어진다는데 할리우드 그곳에 무명시절을 거쳐 세계적인 배우나 감독이 된 사람들이 많다는데 그곳에서 그들의 꿈을 만날것만 같다. 

영화나 스타들을 만났다면 로스앤젤레스의 명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믿을 수 없을 만큼 싼 명품을 살 수 있는곳에서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등으로 유명한 곳 외에 세계적 먹거리가 모인 그곳을 소개한다. 정말 다국적이라고 할 정도로 먹는것도 입는 것도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명품을 빚어내고 있는 것처럼 세계적인 먹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놀거리 등 그야말로 어느 한부분 빠지지 않고 모두를 갖추고 있는 곳인듯 하다. 그중에서 내 눈을 제일 많이 끈 곳은 ’헌팅턴 라이브러리’ 이다. 미술관과 식물원 그리고 도서관이 있는 그곳은 정말 명품이란 명품은 모두 모여 있는 곳인듯 하고 정말 그곳의 도서관엔 한번 구경하고 싶다. 어떤 책들이 있는지 많은 식물들과 함께 구경하고 싶은 곳으로 눈길을 잡았다. 

로스앤젤레스는 명품뿐만이 아니라 보물찾기를 하듯 헌책방이나 그외 싼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는곳 그리고 벼룩시장까지 모든 곳을 담아 놓았다고 해도 정말 과언이 아니다. 단순한 여행가를 위하여서도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며 먹거리 여행을 하는 여행객에게도 혹은 할리우드가 있으니 영화나 그외 문화 예술여행객을 위해서도 안성맞춤이며 명품을 싸게 쇼핑하기 위한 족들을 위해서도 안성맞춤의 가이드다. 난 책이나 도서관 쪽에 관심이 많아 고서적을 판매하는 곳이라 멋진 도서관이나 서점을 보고는 반해서 가고 싶어졌는데 그외 벼룩시장이나 직접 농사를 지은 농민들이 가지고 나와 판매를 하는 장터도 한번 여행해 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모두를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없다면 시티투어라도 한번 해 보면 좋을 듯한 곳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미리 대리만족을 하였으니 한동안은 그 여운이 길 듯 하다. 

다른 여행서들은 여행객의 입장에서 여행객의 눈으로 로스앤젤레스를 들여다보았다면 이 책은 직접 그곳에 살면서 그곳을 소개하듯 한 곳 한 곳 간결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자세하게 소개를 해 주어 그곳에 가게된다면 이 책 하나만 들고가면 될 것 같은, LA를 한권에 다 담은듯 하다. 101가지로 LA를 담았지만 어디 백한가지 뿐일까, 우리 교민들의 이야기만도 백한가지는 넘을 것이다. 그래도 LA에 대한 갈증이 난다면 이 책으로 해소하길, 읽고나면 LA에 반하여 꼭 가고 싶은 여행지가 될 것이니. 나 또한 언제 로스앤젤레스에 가보게 될지 모르지만 LA에 러브레터라도 써봐야 할것만 같다. 헌팅턴 라이브러리를 꿈 속에서라도 가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영화 ’은밀한 유혹’ 이라도 찾아서 봐야겠다. 잠시 그곳의 여운을 더 깊게 느껴보기 위하여. 아, 여행가고 싶다. 그곳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