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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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인가 아마조네스인가 간통한 자들인가.비밀스러운 집단 A의 꿈과 욕망, 그리고 추락!
책날개에 있는 문구가 '뭐지?' 하게 만든다. 하성란이란 작가는 <삿뽀르 여인숙> 이란 책을 구매해 놓았지만 아직 읽지를 않아서 작가에 대한 것이 내겐 아무것도 없다. 이 책으로 그녀를 탐하고 싶었는데 책을 읽어나가면서 '어.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추리물일까 아님 실화를 배경으로 한 그냥 장편소설인가 하는 생각을 가지다 그래도 결말엔 무언가 있겠지 하다가 책을 다 읽고 나선 씁쓸함을 어쩌지 못했다. 작가의 첫 만남이었는데 내가 원하는 맛이 아니다.

이야기는 오대양(주) 사건을 다루고 있다. 주홍글씨의 A처럼 발신인을 밝히지 않고 그냥 A라고만 적혀서 보내 온 편지, 그 뒤에는 24명의 여자들이 뒤엉키듯 죽어 있던 신신양회 사건이 다루어진다. 아버지가 없이 오로지 아마조네스처럼 여자들만의 나라처럼 엄마와 이모들로 이루어졌던 집단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르게 모두 다 죽게 되고 그 자리에서 살아 남은 단 한명은 실명의 상태라 아무것도 모른다. 결정적인 순간을 저장하지 못하는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그녀를 향하던 손, '이 냄새다. 밭에 뿌려 놓은 분뇨라 웅덩이에 고여 썩어가는 오수냄새, 풀숲 건너에서 짐승의 사체가 부패하며 내는 냄새, 단맛이 들어가는 과일향 사이사이로 내 후각은 대번에 이 냄새를 가려냈다.' 라는 처음은 좋았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어질 수록 난해함과 사건이 이어지지 않고 잡설이 길어지는 듯한 우왕좌왕 하는 느낌, 나만 그런가 하면서 읽어 나갔지만 내겐 정말 모를 소설이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아버지가 밝혀지지 않은 신신양회의 '엄마와 이모'에게서 태어났던 아이들은 그녀들이 집단자살을 하고 다시금 모이게 된다. 사회에 나가 그녀들은 자신들의 '엄마와 이모' 들이 저질렀던 '남자사냥' 처럼 아버지가 아닌 아버지의 우수한 정자를 원한다. 그런 그녀들이 하나 둘 임신을 하고 다시금 그들이 태어났던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그곳에 모여 다시금 자신들의 엄마와 이모가 '신신양회' 라는 공장을 세워 그곳을 부흥시켰던 것처럼 그들 또한 어머니의 대를 이어 아버지가 없는 아이를 키우며 공장을 다시 살려낸다. 그 공장을 다시 살려낸 장본인은 다른 아닌 여자가 아닌 그 시대 여자아이들과 함께 태어난 남자아이,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찾았고 그 아버지는 막강한 부를 가진 자이다. 아버지를 이용하여 자신 또한 자신들의 엄마와 이모가 저질렀던 과오를 되살리는 그들, 그들의 미래는?

남자를 찾아나서기 위하여 자신들이 편지에 썼던 'A' 라는 글자는 자신들의 과거사를 밝혀내는 'A' 로 다시금 자신들에게 돌아온다. 종교집단인지 정말 아마조네스인지 밝혀지지 않은 그들에게 'A'  란 무엇이고 책을 읽는 독자가 느껴야 할 'A' 란 무엇일까? 소설이 좀더 다듬어지고 매끄럽게 이어졌거나 아님 완벽한 미스터리 추리물로 가려고 했다면 그 길로 오롯이 가던가 했다면 멋진 소설로 거듭날 수 있었을텐데 소설은 그렇지 않다. 작가의 잡설이 너무 많이 끼어 들고 독자 또한 충분히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사족처럼 너무 많이 끼어 있어 난잡한 소설이 되고 말았다. 내가 읽고 뱉어낸 한마디는 '에이, 괜히 읽었어.' 어쩔 수 없다. 내 감정은.

자음과 모음의 책은 몇 권 읽지 않았지만 다른 소설보다는 좀더 '실험적' 인 소설들이 많다. 읽고 나서 후회한 책이 몇 권 있다. 이게 소설일까 이걸 책이라 해야 하나.. 하며 읽었던 기억이 몇 권 있는데 이 또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소설이 되었다는 것이 아쉽다. 그것도 '하성란' 이란 작가는 내겐 처음이었는데 첫만남이 너무 반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그의 다른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좀더 다듬어지고 독자가 반한 만한 '추리물' 아님 다른 장르의 소설을 내 놓을 수도 있었는데 너무 서둘러 내 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들, 누군가를 아빠라고 불러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아버지라는 호칭이 상실이나 금기를 뜻한다면 신신양회집 아이들에게 아버지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단어였다. 모든 단어들이 관계 속에서 태어나 '아버지'는 '어머니', '어머니' 라는 단어는 '아버지' 가 있어 힘을 얻게 되지만, 우리들에게 엄마, 어머니란 단어는 없었다.' 신신양회 아이들에게 아버지란 단어가 없듯이 이 소설엔 무언가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 든다. 어느 한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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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숲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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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주문으로 사인본 받았는데 빨리 읽고 싶어요.따근따근한 김훈 신간 넘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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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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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드라마로 안방을 누비고 있는 ’성균관 스캔들’ 의 원작, 이 책을 비롯하여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까지 나오자마자 구매를 해 놓고 읽는다 하면며 자꾸 뒤로 밀리다 드라마 때문이라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동생의 이름으로 남장을 하고 필사를 해서 겨우 돈을 벌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그녀가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하여 필사보다는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거벽일까지 막혀 시험에 합격을 한다면 좀더 돈벌이가 될까 하여 그동안 어깨너머로 한 공부로 시험장에 나가게 된다. 우연히 그곳에서 만난 이선준과 순돌, 그들의 운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첫 눈에 반한 둘은 서로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른 채 시험을 치기에 좋은 장소를 알려주고 그 덕에 좋은 성적으로 시험에 붙게 되면서 그들의 인연의 끈은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아픈 동생의 이름을 빌려 남장을 하고 시험에도 응시를 하고 그외 일들을 하는 그녀, 만약에 자신의 변장이 탄로난다면 자신은 물론 윤식도 어머니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어디에도 자신있게 나서지 못하지만 그녀의 능력은 다른 누구보다도 뛰어나다. 비록 남자의 옷 속에 숨겨진채로 살아야 하지만 어떤 남자보다도 배포도 있고 당당하다.그녀의 남장이 탄로나지 않음을 인정하듯 조선 최고의 기녀인 초선에게 먼저 눈에 띄게 된 그녀 ’ 처음 뵙는 선비님의 그윽한 미소가 웃고름만 흔들고 갈 것이지, 어잉하여 이내 마음도 같이 흔들고 가시나요.’  그런 그녀가 동생도 구하고 가정도 일으키고 자신 또한 포부를 이루며 살 수 있을까. 늘 불안불안 하여 먹을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식구들, 하지만 그녀의 앞날은 그녀가 생각한 것보다 탄탄하다. 좁은 길을 가려하면 어디에선지 누구에게든지 눈에 띄어 대로를 가게 되는 그녀가 사랑도 이루고 꿈도 이루고 동생 또한 자신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살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지.

우선은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죄충우돌 ’잘금 4인방’ 의 이야기도 재밌지만 남자인 윤희에게 자꾸 마음이 가는 정말 어느 한 부분 빠지지 않는 선준과의 사랑이 언제 이루어질지, 이루어지기는 하는지 궁금해진다. 그는 노론의 좌의정 아들이며 윤희는 외가는 노론이지만 아버지가 남인이니 아버지를 따라 자신은 남인인데 그 또한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거기에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하여 남장까지 한 정말 간 큰 여자인데 자신의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발각되는 것은 아닌지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어느모로보나 여자처럼 이쁘장한 외모이지만 누구보다도 당찬 그녀, 신방례에서도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을 척척 잘도 해결한다. 결국 대물이라 불리게 되었지만. 대물이라 부리는 그녀가 이름값을 톡톡히 할지 궁금해지는 소설은 한번 손에 잡으면 놓지를 못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잘금 4인방에 찔금 4인방의 재밌는 인물구성.
인물도 잘 생기기도 집안 배경도 좋고 누구보다 성적도 최고인 그야말로 모든것을 가진 이선준, 그에 비해 배경은 조금 부족하지만 누구보다 노력은 최고이며 노력한 만큼 결과도 최고이고 남자보다 더 남자다운 자신감이 백프로인 누구나 한번 보면 반하는 꽃미남표인 윤희와 겉모습도 최고 먹는 것 또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성균관의 최고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용하와 그에 반대인 겉모습이지만 날카로움 속에 부드러움을 숨기고 있는 재신, 그들은 잘금 사인방이라 하여 그들이 나타나기만 하면 성균관은 물론 거리가 시끌 거린다. 그들에 반대하여 장의와 병춘등 그들을 시기하고 그들이 가는 길에 늘 걸림돌처럼 반대파인 찔금 사인방과 조화로 소설은 더욱 재밌다. 거기에 스승들과 선준의 머슴 선돌과 용하의 머슴등이 맛깔스럽게 등장을 하면서 최고의 배경으로은 정조도 한몫씩 자신의 위치를 잊지 않고 나타나 주시니 그들의 조화는 정말 잘 어울린다.

조선의 문화 르네상스 시대인 정조, 그 시대의 풍속도를 보는 느낌이다.
성균과 유생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도 재밌지만 그 시대의 정치상황이 그려져 더 맛깔스럽다. 선준과 윤희의 연애사만 있었다면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되었겠지만 정치가 가해지고 양반과 그외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지면서 ’남녀칠세 부동석’ 이라는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윤희가 남장을 하여 그것도 함께 기숙을 하는 성균관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이슈인데 그곳에서 연애도 하지 무척 간 큰 이야기도 거기에 여자가 남자로 남장을 하였으니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여권신장까지 고려해 볼만 한 소설이라고 하지 않을까. 여자라고 울타리에만 갇혀 있어야 하는 것이아니라 남자와 동등한 능력이 있다면 아마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는 그 시대에 능력은 누구보다 뛰어 났으나 ’여자’ 여서 그 이름을 더 드높이지 못하고 스러져야 했던 ’허난설현’ 등 비슷한 인물들을 떠 올려 보게도 한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풍속화는 ’정조’ 시대에 이름을 날렸던 김홍도나 신윤복등의 그림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이 소설은 김홍도 보다는 ’신윤복’ 의 그림에 가까운 소설이다. 많은 기녀들이 등장을 하고 살짝 살짝 보일듯 말듯 하면서도 이어질 듯 끊어질 듯 하는 선준과 윤희의 사랑은 신윤복의 그림이나 그 시대의 춘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초선이 가채를 만지기 위하여 들어올린 팔 사이로 들어난 겨드랑이처럼 ’은근미’ 를 소설은 보여주며 연애사와 더불어 문화부흥기였던 정조가 그들의 학습에 기름을 붓듯 열을 올리게 하는 역할로 나와 더욱 흥미진진하면서 연애사와 꼬이게 되는 ’홍벽서’ 는 과연 누가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모든 인간은 제각각 삶의 추를 가슴에 달고 있습니다. 추의 무게도 사람마다 제각각이지요. 나이가 어리다고 하여 나이가 많은 이들보다 반드시 가벼운 삶의 무게를 지닌 것이 아니니, 눈물을 흘려선 안 된다는 법도 없습니다.’ 선준의 말처럼 삶의 추의 무게는 제각각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무게도 제각각 빛을 발한다. 윤식은 누나의 보살핌 속에 더욱 건강을 되찾게 되고 성균관의 문제아 취급을 당하던 재신은 윤희와 선준이 들어옴으로 하여 공부에 열정을 쏟게 된다. 겉모습이야 늘 자유분방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그 속에서 부드러운 연애시도 거침없이 나오는 한마디로 가슴 따듯한 남자이다. 그런 그의 곁에서 잘 감싸는듯 하면서도 늘 서로 다투듯 하는 용하 또한 입만 열면 뒷골목 이야기에 여자 치마속을 들추는 이야기처럼 연애19금의 말만 늘어 놓지만 그의 말속에서는 늘 뼈를 감추고 있고 날카로운 칼이 숨겨져 있다.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세태를 파악하는 발빠른 그인듯 하여 주목하게 만든다. 그런 그들 옆에서 순돌과 그외 유생들의 저마다의 맛이 더해지고 날이 갈수록 윤희에게 깊게 빠져드는 선준의 고뇌가 그려져 더욱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소설이다. ’ 난 변화를 시키려는 게 아니라, 단지 비난만 하고 끝내는 무능은 저지르고 싶지 않을 뿐이오. 세상에는 완벽한 정책은 없소. 보다 나은 정책이 있을 뿐이지. 그러니 그 어떤 정책이라도 비난이 따를 수밖에 없소. 그 비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다 나은 조선을 위한 정책을 알고 싶소,진심으로.’ 그들이 보다 나은 조선을 만드는데 버팀목이 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사랑도 이루고 꿈도 이루고 할 수 있을지 주목 되는 소설은 표현이 사실적이면서 어떻게 보면 연서를 읽는 것 같아 가을바람처럼 살랑살랑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뿐만 아니라 성균관 유생들과 정조가 과연 이루어 나갈 앞으로의 향방은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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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2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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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의 집에 여자가 들어갔다면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불안해야 하는데 1권을 읽다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윤희' 그녀를 응원하고 있다. 진짜 남자보다 더 남자답고 자신감과 당참으로 무장한 그녀 앞엔 '불가능' 은 없는듯 노력형 윤희는 모든 남자들이 부러워할만큼 성균관에서의 입지도 당당히 굳혔다. 그런 그녀가 과연 어긋날듯 이어지고 있는 선준과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선준이 사랑하고 있는 '남색' 이라 겨이고 있는 이 사랑은 남자가 아닌 진짜 여자인지 정말 궁금하게 하는 소설은 1권을 읽자마자 다른 책을 잡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소설을 읽으며 신윤복의 '단오풍경' 이 그려진 부채의 그림을 몇 번 보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 그림속 한 장면이 그들이 지금 있는 그 장면인듯 하여 미소를 지으며 콩닥콩닥 책장을 넘겨가는 재미 또한 윤희에게 맞추어졌던 촛점을 선준에게 맞추어 보았다. 소설을 읽으며 누군가를 한사람 정해 놓고 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그를 따라가다 보면 더 재밌는 부분을 만날 수도 있다.

전편에서 보다는 그들은 더 가까워지고 그들 사랑전선에 위태함도 있고 선준 또한 자신이 사랑에 자신이 없어 할까 말까 하면서도 오롯 윤희에게 향하는 마음을 어쩌지 못함에 더 애간장을 타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라이벌처럼 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며 베스트 프렌드로 거듭나는 그들을 보면 인생에 라이벌은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보게도 된다. 전편에서 들킬듯 말듯 하던 윤희의 정체는 재신에게 먼저 여자임을 들키고 난 후 선준에게도 들키고 만다. 여자라는 것이 확실하게 드러나고 부터 그들의 사랑엔 불에 기름을 부은것처럼 겁잡을 수 없이 타오른다. 그런 사랑을 옆에서 표현도 못하고 아슬아슬 바라보는 재신은 거칠면서도 부드러움을 숨길 수 없는 멋진 남자로 거듭나 믿음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지막 부분에 웃음을 주기도 한다.

윤희, 그녀의 가면이 언제 벗겨지고 홍벽서는 과연 누구인가.
윤희는 선준에게도 그리고 다른 성균관 유생들에게 늘 조심스럽지만 특히나 임금인 정조앞에서 더 불안하다. 그런 임금이 그들이 장치기 놀이를 하는 왁자한 자리에 정조 임금은 한마디 말도 없이 나타나 함께 한다. 자신들만의 젊음의 자리에 임금이 있어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점점 임금을 잊어가듯 경기에 몰입을 한다. ' 빌어먹을 임금 같으니! 대신 들어오지만 않았어도, 지금 내 어깨에 부딪치는 건 가랑 형님의 것이었을 텐데.제엔자아앙!' 젊음의 자리에 왔지만 그들을 멀리서만 구경해야 했던 임금은 선준이 정치기 놀이에서 다치고 나자 줄다리기에는 바로 그의 자리를 빼앗아 윤희 바로 뒷자리에서 줄다리기를 하겠단다. 선준이 다친 손을 그녀의 어깨에 올려 놓고 있어 무척 좋았는데 정도 임금 때문에 좋았다 말았다. 여기에 윤희의 한마디가 임금도 선준보다는 못함이 그녀의 말속에 나타난다. 하지만 임금은 그곳에서도 윤희의 손이 남과 다름을 여실히 느낀다. 다른 남자들과는 다른 조막만한 손이 너무도 눈에 확연하게 들어온다. 그들이 행사에서 이기고 용하는 사인방만 여름 휴가를 가듯 물놀이를 가자고 하는데 그것이 그만 커져서 모두 함께 가듯 하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사랑이 매개체처럼 비가 내리고 소나기를 피해 모두가 내려간 사이 선준과 윤희만 남게 되는 자리에서 윤희의 비밀은 밝혀지고 둘은 사랑을 확인한다. 그렇다면 이젠 홍벽서, 그건 누구의 짓이란 말인가? 홍벽서를 쫓는 용하는 긴가민가하면서 혼자 나름 홍벽서가 누군지 감을 잡고 있다. 그래서 늘 재신을 두둔하듯 하는 그의 말에 가시가 있다.신방례 날에 선준이 푼 문제가 잘못되어 홍벽서로 오해를 받으며 잡혀가게 된 그를 빼내기 위하여 성균관 유생들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임에 임금도 함께 하여 그가 풀려나게 하는 장면은 스릴감도 있지만 순돌과 용하의 행동에 웃음도 준다.

그렇다면 그들의 사랑은 언제 연결이 될까.
'가랑 유생님도 마치 제 계집 보듯 도련님을 보는 모양이 예사롭지 않더이다.' 윤희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 인물로 초선이 있다면 선준에게는 '부용화' 가 있었다. 하지만 초선은 윤희의 마음을 가지려 한것이 아닌 대물이라 소문이 난 윤희의 양물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이 판명이 나고 좋지 못한 이별을 하게 되었지만 초선과의 정도 정리를 하게 되고 선준 또한 몸살을 앓듯 부용화와의 관계를 정리하여 그들 앞에 걸림돌은 모두 제거가 되지만 남장을 한 여자인 윤희를 어떻게 그것도 파가 다른데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불안속에 선준은 윤희와는 결별이라도 한듯 공부에만 집중을 한다. 그런 선준 옆에서 윤희도 용하도 처음으로 재신 또한 공부에 열중하는 풍경이 지금과 별반 다르게 않게 그려진다. 모범생과 놀기 좋아하는 용하는 무엇이 달라도 다르게 표현되어 웃음을 주는 가운데 윤희는 점점 자신에게 냉랭해지는 선준이 믿을 수 없다. 자신은 점점 사랑이 깊어지는데 선준이 왜 홍벽서 일 후에 자신을 멀리하는지 눈길조차 주지 않으려 하는 얄밉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자신 또한 열심히 대과에 급제를 하여야 임금께 간청을 하여 어느 지방의 말단 관직이라도 얻어야 자신의 이름을 되찾고 동생 윤식의 이름도 찾아 줄 수 있는 길이라 여기도 그녀 또한 열심히 공부를 한다. 

'그럼 이제 그대를 마음껏 사랑해도 되는 것이오?'
그녀가 여자임이 밝혀지고 자신의 사랑이 헛되지 않음을 확인한 선준은 부모님과 모종의 거래를 한 듯 하다.뭐든지 다 가진 남자였던 선준이 고르기만 해도 자신에게 차고 넘치는 여자를 선택할 수 있었을텐데 윤희에게 향하는 일편단심은 그들의 성균관 생활에서도 보여지듯 천생연분이었다. 어쩌면 주위의 모든 이들과 상황은 그들의 사랑을 위해 마련된 하나의 병풍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그들의 사랑을 향하여 있었지만 그것이 결코 값싸보이지 않았던 것은 인물들의 특색이 각기 다르게 잘 표현되었고 성균관의 생활상과 그시대에 어울리는 일들이 잘 짜여진 그림처럼 적재적소에 잘 배치되어 있었으며 그들의 로맨스 뿐만이 아니라 정치상황과 정치를 비웃는 '홍벽서' 의 일등이 잘 표현되어 재미를 더해주지 않았나 싶다. 거기에 공부밖에 모를것 같은 샌님같은 선준이 사랑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는 인물로 그려지고 비록 남장을 한 여자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남들도 힘든 것을 일구어 내는 노력형 윤희가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그려졌기에 더없이 끌려 들어 읽게 된 소설이다. 

'화중은일이 드디어 서서히 피어나는구나, 그런데 이를 어쩌나 화중왕은 이미 졌는지 모르나, 화중군자는 아직 만개함을 그칠줄 모르고, 거대한 연못의 보호 속에 있으니...' 용하의 말처럼 이제 그들의 사랑은 시작이다. 모두에게 쉬쉬하며 비밀로 사랑을 키워 나갔지만 성균관에서 그들의 눈빛이 요상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임금 또한 윤희의 조막만한 손이 이상하고 그의 가려린 어깨가 이상하다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다면 윤희가 숨기고 있는 비밀은, 늘 선준 뒤에 숨으려 했던 비밀은 무엇일까. 임금의 눈까지 속여가며 남자로 살아온 그녀를 용서해 준다는 것인가. 이 책에서는 잘금 사인방의 성균관 이야기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규장각' 이야기를 준비한다. 대과에도 붙고 서로 이제 흩어지나 했지만 임금 또한 그들 사인방을 눈여겨 보기도 하고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간청을 한 윤희를 아깝게 아무 이유없이 보낼 수는 없다. 선준 또한 높은 벼술에 앉히기에는 나이가 너무 젊다. 그렇다면 그들의 앞으로 행보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선준과 윤희는 부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드라마를 몇 번 보다 보면 책 속에 주인공들이 보다 더 자세하게 그려져 읽는 가운데 그들의 말 톤으로 읽게 된다. 선준과 윤희로 분한 그들의 고은 모습이 눈에 아른아른 하면서 닿을 듯 말듯 하면서 어느 순간 서로에게 자동으로 끌리어 붙어 버릴 수 밖에 없는 자석처럼 그들의 사랑은 이 가을을 흔들어 놓았다. 잠깐 동안 그들의 고은 사랑 속에서 애틋한 눈빛에 잠자던 감성을 되찾게 해주듯 파란 하늘 한번 더 바라보게 했던 시간들의 느낌이 좋았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은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 '선준과 윤희' 의 여운에 잠시 첫사랑의 느낌에 빠져 들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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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문학동네 장바구니 이벤트 책담기 

 

 

 

 

 

 

 

 

 

 

 

 

 

 

  

★구매하고 싶은 책(문학동네의 책만 담아 보았다)

1. 브리다/파울로 코엘료; 10,800원 

2.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10,800원 

3. 렛미인1/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 9,900원 

4. 렛미인2/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 9,900원 

5. 새엄마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9,900원 

합계; 51,300원 

가을은 독서의 계절, 책이 책장에 넘쳐나도 계절탓인가 늘 책에 대한 목마름. 읽는 것 또한 목마르지만 가지고 싶은 책에 대한 목마름도 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 오늘은 이곳저곳 인터넷 서점을 기웃거리며 헌책방에서 맘에 드는 책들을 구매했다. 오프인 헌책방에 갈까 생각도 했다. 아파트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헌책방이 있다. 그곳은 개업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헌책방이라기 보다는 헌책을 새책처럼 진열해 놓은 것 같아 정이 조금 덜 간다. 몇 번 들어가 구경을 했지만 헌책방 주인 부부가 왠지 부담스럽기도 했다. 책을 그냥 맘껏 구경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런 여유를 주지 않는것 같아 인터넷 헌책방을 자주 이용을 하게 된다. 

헌책뿐만이 아니라 새 책도 구매를 했는데 얼마전부터 눈에 들어오는 시인 '이성부' 산행시인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시집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를 읽고 '지리산' 과 그외 다른 책을 구매를 했다. 그리고 맘에 두었던 책도 구매를 해 보았지만 사고 싶은 책은 언제나 넘쳐난다. 그런 목마름을 잠깐 행복하게 잠재워 줄 '독서의 계절, 문학동네가 쏜다' 워낙에 우리집 책장에도 제일 많은 출판사가 '문학동네' 인 듯 하다. 문학동네  신간이 나올 때마다 다양한 이벤트도 많고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좋아하는 작가도 많다. 그런면에서 이번 장바구니엔 올해 노벨 문학상 작가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의 책과 예약판매를 받고 있는 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 신작을 넣어 보았다. 파울로 코엘료 또한 그의 전작들은 모두 구매를 해 놓듯 해 놓았지만 막상 읽은 것은 몇 권 되지 않는다. 얼마전에 <연금술사>를 읽었는데 무척 좋았다. <양치기의 책> 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잔잔함이 좋아 다음에 한 번 더 읽어볼까 한다. 그런 그의 신작이 나왔으니 예약판매를 할까 하고 고민중에 있다.  

2010년 노벨 문학상 작가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그의 책은 아직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그의 책들을 카트에 넣었다. 노벨 문학상 작가들의 책은 읽다보면 어렵기도 하고 약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도 있는데 한 권 한 권 읽다보면 그 작가에 대하여 깊게 들어가 좀더 친근하게 작품을 읽을 수 있고 이해도 넓힐 수 있다. 작가에 대한 어떤 것도 아직 흡수하지 않아 이 기회에 읽고 싶다.   

책은 선물을 받아도 기쁘고 선물을 해도 기쁘다. '만원의 행복' 을 정말 크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책인듯 하다. 그런데 문학동네에서 '오만원' 이란 금액으로 장바구니를 비워 준다면 큰 선물인 것이다. 받아도 기쁘고 이런 이벤트에 참여를 한다는 것 또한 기쁨이다. 된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참여로 만족할 수 있는 이벤트이다. 오늘은 이런저런 일로 책 부자가 되는 날인듯 하다. 이벤트로 접할 수 있는 책과 내가 발품을 팔듯 모아 놓은 마일리지로 헌책과 새책을 구매를 하여 기분이 좋다. '마중물' 처럼 이 이벤트로 인하여 좀더 가을 독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고 요즘 그러지 않아도 계절탓을 하며 독서에 좀더 열중하고 있는데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래본다. 책이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마음의 풍요' 이다. 이벤트로 인하여 잠시 행복함에 빠질 수 있음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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