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나 산 60포
경남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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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와 함께 <레모나> 산 60표 재구매를 했습니다. 고등학교 딸들이 먹는데 지난번에 구매를 해 준것은 친구들이 학교에서 뺏어 먹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여 그동안 모아둔 마일리지로 재구매를 했답니다.

상자가 깜찍하죠. 기숙사에 있는 딸은 하트상자에 갖가지 악세서리와 그외 것들을 넣어 놓았다며 넘 좋다고 하네요.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며.. 거기에 60표 레모나는 하루에 하나씩 교복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먹으니 더욱 좋다고...

지금 중간고사 기간인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네요. 시험기간이면 더욱 잠을 못자서 그런지 여드름이 많이 난답니다. 한참 사춘기라 잠을 설치면 여드름이 많이 나는데 레모나로 비타민을 보충하면 한결 말끔한 얼굴, 피로회복에도 좋고.

주말에 잠깐 집에 온다고 하여 미리 구매를 해 놓았다. 구매를 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해 놓았으니 집에 오면 좋아할 듯.사실은 울 옆지기도 탐내는 것인데 마일리지가 모이면 다음엔 옆지기를 위하여 구매를 할까 한다.레모나는 가족이 모두 먹어도 좋고 휴대하기 편하여 좋고 시큼하지만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 내게도 안성맞춤.

10개가 이렇게 한봉지에 들어 있다.하루에 하나씩, 비타민을 먹자. 레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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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새 박스/새 봉투 인증샷 찍고 적립금 받자!

알라딘 새상자 이렇게 바뀌었네요~~  

     

  

파란색 로고가 너무 이쁘게 바뀌었네요.옆면도 파란색~알라딘 램프에서는 행운이 뿅뿅뿅~나오고 무엇보다 산뜻함이 참 좋네요. 파란색은 믿음과 신뢰의 색이라고 하는데 고객에게 믿음을 행운과 함께 전해줄 듯 합니다.

 

"알라딘 고객님의 주문입니다.소중하게 배달해주세요."  

문구가 참 좋다. 어느 상자에도 없는 알라딘만의 차별화,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뿍 담겨있다.  

  

색색의 바뀐 알라딘 램프~~ 택배용지에 멋지게~ 

제품은 이렇게 들어 있다. 

구매상품은 책과 레모나, 책은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이다.<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을 읽고 나니 제주도 올레길에 대한 여행기를 읽고 싶어서 구매했고, 레모나는 고딩딸들을 위하여 구매를 했다. 레모나는 하트상자도 이쁘지만 내용이 알차다. 몇 번째 구매이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상자는 이쁘게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재구매 욕구를 부르는 제품인듯 하다. 

 

위 상품들은 그동안 모아 놓은 알라딘 마일리지로 구매를 하여 공짜로 얻은듯한 것들이다. 책과 상품이 함께 와서 좋고 따로 배송비를 내지 않아도 되니 더 좋은 듯 하다. 거기에 산뜻하게 새로 바뀐 상자에 마음까지 신선함을 담은 파란 알라딘 램프가 맘에 든다. 책은 나의 시월을 풍성하게 해 줄 것이고 <레모나>는 고딩 막내딸에게 '사랑의 비타민' 이 되어 생활에 활력을 줄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지난번에 보내준 '레모나' 를 열기만 하면 친구들이 달려들어 모두가 하나씩 가져가 딸은 얼마 먹지도 못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친구들과 여유롭게 나누어 먹을 수 있기를.. 정말 사랑의 레모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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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이성부 지음 / 창비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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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에서 작가가 지리산 종주시인인 이성부 시인과 함께 하는 부분이 나온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고 지리산을 오르고 그가 토해낸 <지리산>이란 시집에 이어 이 책은 '내가 걷는 백두대간' 완결편이라 할 수 있다. 연작시를 쓴다는 것은 어찌보면 정말 힘들다. 한 편의 시를 쓴다는 것 또한 힘들지만 같은 주제를 가지고 연작시를 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산행경험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역사와 자연등이 스스럼없이 잘 어우러져 한 편의 '산' 을 만들어 낸 듯 하다. 

시인의 말 중에 ' 나는 의식적인 백두대간 구간 종주를 실행에 옮기면서 이 산행 체험과 대간 주변의 역사 문화 사람의 삶을 시와 산문으로 정리해 보겠다는 꿈에 사로잡혔다. 그 꿈은 현실이 되어 지리산에서부터 많은 시가 되어 나타났다.' 산행 경험이 시로 승화되어 나오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산고를 거쳤을까. 어느 시인은 생에 단 한편의 시만 남겼다는 분도 있고 다작을 한 시인도 있지만 산행은 흔히 에세이나 여행서로 많이 다루어졌지 '연작시' 로 다루어진것은 흔하지 않은듯 한데 그 또한 詩로 읽는 맛이 괜찮다. 어쩌면 시가 더 솔직하게 맘을 표현해내지 않아 싶다.

'퇴계가 <유소백산록>에서 '처음에 울적하게 막혔던 것이 나중에는 쾌함을 얻는다' 라고 한 것은, 공부하는 과정을 산행의 과정에 빗대어 한 말이기도 하다' 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나 또한 산행을 해보지도 잘하지도 못했지만 시작을 해 보았다. 시작이 우선 반은 산을 오른듯 하여 처음엔 갈 수 있는 곳까지만 가게 되었는데 점점 그 길은 늘어나게 되었고 정상까지 가게 되었지만 처음엔 정말 무언가 꽉 막혀 있던 마음이 산행후엔 모든것이 후련하게 씻겨 내려간듯한 느낌을 받은 경험이 많아 산은 내 동경의 대상이며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 나는 산에 오를 때, '왜 내가 산에 오르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는다. 내가 시를 쓸 때마다 '왜 쓰는가' 라고 묻지 않는것과 같다. 이 산에 오르는 것이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어렵게 올라가는 과정이 좋고, 이것들이 되풀이 됨으로써 형언할 수 없는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의 연작시 중에 '산을 배우면서부터' 의 일부분을 옮겨 보면 '산을 배우면서부터/ 참으로 서러운 이들과 외로운 이들이/ 산으로만 들어가 헤매는 까닭을 알 것 같았다/ 슬픔이나 외로움 따위 느껴질 대는 이미/ 그것들 저만치 사라지는 것이 보이고/ 산과 내가 한몸이 되어/ 슬픔이나 외로움 따위 잊어버렸을 때는/ 머지않아 이것들이 가까이 오리라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집과 산을 수도 없이 오가면서/ 슬픔과 외로움도 산속에서는/ 저희들끼리 사이 좋게 잠들어 있음을 보았다/ ' 그의 시는 읽으면 그냥 산행을 느낄 수 있다. 산에서 흔하게 만나는 조릿대도 그의 시어가 되어 동행을 하던 친구가 늦어져 그를 기다리면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여유 또한 시의 일부가 된다. 그의 시를 읽고 있으면 '왜 시를 쓰는가' '어떻게 시를 쓰는가' 가 아닌 '그냥 모두가 시' 라는 말처럼 들린다. 그에게 산행은 시의 일부이기도 하다.

'거창 땅을 내려다보다' 에서는 우리의 슬픈 역사 또한 시가 된다. '우리나라 산골 마을 어디에도/ 육이오 때 숨져간 억울한 혼령들 없을까마는/ 이 산 아래 거창 땅은/ 오십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이 미어지는/ 누가 들어도 노여운 역사 하나를/ 더 가지고 있어 내 발걸음 잠시 멈추어야 한다/...... 어른 남자 뼈 일백아홉 명/ 어른 여자 뼈 일백팔십삼 명/ 어린것들 뼈 이백이십오 명/ 저 눈망울 선한 아기들도 빨갱이라고?/ 이러고도 우리나라 여기까지 왔으니/ 참 요행타!/'  아픈 역사가 그대로 시속에 녹아 들어 구천을 떠도는 그 영혼들과 함께 하고 있는 듯 하다.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라는 시는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는 것은/ 살아갈수록 내가 작아져서/ 내 눈도 작은 것으로만 꽉 차기 때문이다/ 먼데서 보면 크높은 산줄기의 일렁임이/ 나를 부르는 은근한 손짓으로 보이더니/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봉우리 제 모습을 감춘다/ 오르고 또 올라서 정수리에 서는데/ 아니다 저어기 더 더 높은 산 하나 버티고 있다/ 이렇게 오르는 길 몇번이나 속았는지/ 작은 산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나를 가두고/ 그때마다 나는 옥죄어 눈 바로 뜨지 못한다/ 사람도 산속에서는 미울이나 다름없으므로/ 또 한번 작은 산이 백화산 가리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이것도 하나의 질서라는 것을 알았다/......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는 다산 정약용이 일곱살 때 지었다는 한시 '소산폐대한 원근지부동' 에서 빌려왔다고 한다. 다산은 일곱살때 깨달은 것을 시인은 예순이 넘어서 깨달았다며 쓴 시인데 산을 오르고 내리다 보면 인생의 굴곡및 삶의 진리를 보는 듯 하여 욕심 또한 부질없음을 느낀다. 전작인 <지리산> 또한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다. 그가 시로 표현한 지리산은 또 어떤 맛일지 사뭇 기대가 된다.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 을 읽고 바로 읽어서인가 '지리산' 으로 아니 가을 속으로 여행이나 산행을 가고 싶어졌다. 산속에 있음 무념무상으로 비운 후 자연으로 모두가 채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오로지 '자연' 이 내 몸을 다 지배하는 그 순간을 연작시로 만난듯 하다. 산행을 가며 이 책 한 권 들고 가서 다리쉼을 하면서 읽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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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
이혜영 지음 / 한국방송출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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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의 천왕봉' 이라고 좋아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 산은 '오르는 산' 은 아닌가 보다. 대부분 '산 징그러워서 안 간다.' 는 대답이다. 그들에게 지리산은 국립공우너 1호도 아니고, 등산의 대상도 아니고, 마냥 '큰 산' 이다. '천왕봉에 세 번 눈이 오면 이 마을에 첫눈이 온다' 는 말처럼, 오고가는 시절의 기준점 정도랄까? 어느 할머니는 한 번도 그 꼭대기에 오른 적이 없다.' 워낙에 대장장이네 집에 칼이 무디고 없듯이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늘 곁에 있는 것의 소중함 보다는 삶의 일부분으로 여기며 살지 그것을 속속들이 탐한다거나 타인들 보다는 더 집착하지 않는다. 지리산 또한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보다는 외지인들이 더 많이 종주를 하고 그곳을 올랐을 것이다. 요즘은 '걷기여행' 의 한 방편으로 '둘레길' 이 알려지면서 그들에겐 일상이던 것들이 외지인들에게는 여행의 별미처럼 찾게 되는 장소가 된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은 스페인에 '카미노 데 산티아고' 에 의한 영향처럼 제주도에 '올레길'  걷기여행이 생겨나고 지리산에 둘레길 걷기여행뿐 아니라 그외 많은 곳에서 잊혀졌던 서민의 길이 부각되고 있는 듯 하여 나름 너무 기분이 좋고 나 또한 그 길을 한번 꼭 걷기여행을 다녀오고 싶은 생각이다. 

멀리 해외로 나가 걷기여행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하며 정 많은 이웃들과 정을 나누며 맘껏 우리국토의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다니 외화낭비를 하며 멀리 가는 것보다 우리것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하듯 우리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이 길은 너무도 유명한 티비 프로인 '1박2일' 에서 출연진들이 제5코스' 를 나누어 여행을 하며 보여 주어서인지 더욱 생생하게 느끼며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지리산 그 기운을 난 올봄에 느끼고 왔다. 구례와 하동 등을 돌며 그 아름다움에 취해 아쉬움을 남겨 놓고 온 곳이라 그런지 책을 읽으며 더욱 그곳으로 향하는 마음을 어쩌지 못했다. 정말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을 한번 꼭 여행하고 싶은 생각이며 빨리 지리산을 한바퀴 둘러 걸을 수 있는 찻길이 아닌 마을길 밭길 논둑길등 좀더 우리네 삶과 접촉할 수 있는 그런 사람냄새 하는 길이 열리길 바래본다.

'누구와 걷느냐에 따라 길도 표정을 달리한다.' 
맞는 말이다. 함께 걷는 이가 정말 맘에 드는 사람이라면 그 길은 향기를 더욱 진하게 발산할 것이다. 천천히 걸으며 서로 마음을 나누고 자연과 교감을 하면서 숨겨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 삶을 조율하듯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걷다보면 모든것은 긍정적으로 그리고 밝게 변하지 않을까. 작가가 <지리산> 종주시인인 이성부 시인과 함께 하며 걷는 여행에서 한 말이 무척이나 공감이 가 밑줄 쫙 그으며 이성부 시인의 책까지 섭렵하게 되었다. 그가 발로 디디고 마음으로 써낸 <지리산>은 어떤 느낌이고 백두대간을 오르 내리며 쏟아 낸 느낌은 어떤지 느끼고 싶어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를 먼저 구매하여 읽게 되었다.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곳은 역시나 어머니 품 같고 할머니 품 같은 '지리산' 인듯 하다. 그곳을 봄여행을 하였지만 얼마 돌지 않았지만 너무도 갈 곳이 많다는 것을느꼈다. 그렇다면 사시사철 보여주는 그 맛 또한 다를 터인데 철마다 옷을 갈아 입듯 하는 '지리산' 은 또 어떤지 무척 궁금해졌다. 주로 봄에 많이 그곳을 찾은 듯 한데 다른 계절을 보고 싶어졌다. 한창 곡식이 풍성하게 결실을 맺는 계절인 가을 또한 그 풍경이 아름다우리라. 함께 하면 좋은 사람과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둘레길을 함께 한다면 어떨까.

'길과 연애하듯 콩닥콩닥 걸어간다.'
빨리 걸어서 좋은 길이 있는가 하면 연애하듯 천천히 콩닥콩닥 걸어가면서 그 길의 역사와 자연과 이웃과 함께 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연애를 할 때는 세상 누가 뭐래도 둘만의 행복감으로 두세 배 찰진 순간을 산다. 이쪽에서 가는 사람도, 저쪽에서 오는 사람도 모두 콩깍지에 씌인 듯 사랑에 빠진 표정이다.' 걸어서 행복한 길이 그곳에 있다. 그리고 자연에 맞추어 살기 위한 그들이 노력이 '집체예술품' 이 된 다랑이 논이 그곳에 있다. ' 돌을 골라내 논둑을 쌓고, 당을 걷어내 평평하게 만들고, 바닥에 자갈을 깐 후 점토를 채워 물이 안 빠지게 만들고, 그 위에 다시 흙을 뿌리고, 마지막에 논에 물을 대는 수로를 만들었다. 이 모든 게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졌다. 옛날 산중 마을에서 사람 말고 동원할 힘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 낸 다랭이 논의 아름다움을 일박이에서도 헬기촬영으로 미리 맛 보아서인지 마음은 누렇게 익은 그곳으로 달려간다. 그런 풍경과 마주하면 한참을 가만히 서서 그 모든 것을 아우르듯 침묵해야 할 것만 같다. 빨리 지나치면 그 모든것은 내것이 되지 않는다.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아야 비로소 내것이 되고 내 안에서 녹아 내릴 수 있다. 연애하듯 작은 것에 감사를 하고 품에 안는다면 더없이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이 나무가 200년이 넘은 배나무인데, 쉰여덟 살 먹었어.'
지리산 하면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많은 문학작품의 배경이 되기도 한 지리산은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병주의 <지리산> 이태의 <남부군> 김동리의 <역마> 박경리의 <토지> 문순태의 <피아골>과 <철쭉제> 김주영의 <천둥소리> 송기숙의 <녹두장군> 정지아의 <빨치산의 딸> 박경리의 <시장과 전장> 의 무대이기도 한듯 하다. 이렇듯 셀 수도 없이 많은 문학작품의 무대가 되듯 그곳은 웅장한 자연이면서 역사이다. 봄 여행에서 악양의 '최참판댁' 을 들렀다. 그곳에서 만난 '박경리 토지문학관' 과 이병주 문학관은 들르지 못해 아쉬웠는데 <토지>를 무척이나 실감나게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멀리 악양 들판에 서 있는 부부송, 문학작품속이 아니어도 그저 걷다보면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그곳인듯 하다. 그 모든 것을 품에 안듯 하는 지리산, 어디를 가도 언제 가도 가고 또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봄에 들렀던 '운조루' 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와 반갑기도 했다. 그냥 지나치려다 운좋게 들렀던 '운조루' 금환락지형인 그곳에 아직도 후손이 살고 있고 넉넉한 인심인 '타인능해' 처럼 마침 우리가 여행을 갔던 날이 결혼식날이라며 우둘두둘하고 두박함이 돋보이는 역사를 말해주는 마루에 '떡접시와 과일접시' 는 누구나 와서 퍼 가도록 했던 뒤주인 타인능해의 마음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듯 했다. 

그녀가 지리산 둘레길에서 만난 것은 자연과 넉넉한 인심과 이웃 그리고 역사 그 모든것을 품고 있는 지리산이었다. 어떻게 여행을 해도 누구와 여행을 해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정말 좋은 여행지이며 걷기여행은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내 발로 한 발 한 발 걸어서 지리산에 내 발자국을 수 놓을 수 있으니 더없이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마을길도 오솔길도 고갯길도 옛길도 강변길도 모두가 지나고 나면 우리 국토이고 올망졸망 우리네 풍경이니 더없이 좋을 듯 하다.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과 더불어 부록처럼 '제주도 올레길 걷기여행' 을 첨부해 놓았다. 둘레길과 올레길은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는 그녀의 말처럼 올레길과 둘레길은 틈새여행상품처럼 갑자기 부각되어 멀리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이 아닌 우리네 자연과 우리네 이웃을 느낄 수 있음이 더 좋은 여행이다. 산티아고에 노란 화살표와 조가비가 있다면 우리에게도 둘레길과 올레길의 화살표와 숲길과 바닷길이 있다. 길과 연애하듯 함께 하는 이와 연애하듯 걷기여행을 한다면 정말 좋을 듯 하다. 나 또한 언젠가는 꼭 한번 연애하듯 하는 걷기여행을 갈 것이다. 지리산 둘레길 800리를 모두 걸어 볼 수는 없겠지만 한 부분이라도 내 발로 걸으면서 느낀다면 자연과 정과 건강까지 모두 챙길 수 있는 여행이 될 듯 하다. 오목조목 자세하게 지도와 함께 민박집 그리고 꼭 필요한 내용들이 알차게 들어 있고 올레길까지 있어 눈요기로 마음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책이다. 직접 걷기여행을 할 수 없다면 책으로나마 그 기분을 간접적으로 풍요롭게 느낄 수 있으며 언젠가 훌쩍 떠난다면 그 밑바탕을 될 수 있는 책이다. 역사가 어렵다면 그저 자연과 이웃을 벗삼을 수 있는 여행으로 가을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아, 빨리 떠나고 싶다.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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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짐승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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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면 불편해지고 말을 하면 우수워져.'
작가의 글은 쉽게 친해지기가 어렵다. 그녀가 풀어내는 진실이 불편해서도 이지만 그녀의 표현방식이 글을 읽고 있음 왠지 공감각이 무시되면서 공중에 부유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녀의 전작 <저지대>를 읽으며 느낀 느낌이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응축된 시적 표현' 이라기 보다는 도마위에서 잘게 잘게 난도질 당한 짤막한 표현속에 독재치하에서 그녀가 겪어야 했던 '진실' 이 숨김없이 드러나 더욱 섬짓하다. 

이 글은 차우셰스쿠의 독재치하에서 세상을 떠난 두 친구 '롤프 보세르트' 와 '롤란트 키르시' 를 위해서 쓴 작품이라고 했듯이 이 작품속에서 그녀의 친구인 롤라의 자살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학기숙사 방을 '네모' 로 표현해 놓았듯이 그들은 억압과 감시 불안속에 생활을 해야만 했다. 체육교사에게 강간을 당한 후 그녀에게 일기를 남겨 놓고 그녀의 벽장에서 내 허리띠로 목을 메어 자살을 한 롤라, 대학에 다니는 동안 러시아어를 전공하려 했던 그녀,' 뭔가를 소원한다는 게 어렵지 목표는 훨씬 쉽다.' 라고 쓴 그녀를 죽음으로 이끈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불편한 진실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는 마음짐승이란 할머니의 자장가를 빌어 풀어내진다. 롤라가 죽은 후 알게 된 세 명의 남자 에드가와 쿠르트 그리고 게오르크와 '나' 가 겪은 루마니아 독재치하의 실상은 숨막히듯 갑갑하다. '아직도 그녀는 루마니아에서의 삶에서 어떤 것이 연출된 것이고, 어떤 것이 우연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라는 말처럼 연출된 것인지 아님 우연인지 모르는 억압된 생활속에서 그들은 독일로 망명을 하게 된다.

억압된 '네모', 비상구가 없는 네모처럼 그들의 비밀이 보장되어야 하는 트렁크마져 그들의 감시대상이 된다. 롤라가 남긴 일기장을 트렁크에 넣어 둔 후 이틀뒤에 없어진 것을 알게 되면서 트렁크 속 마져 안전하지 않음을 알고 철저하게 자신의 보호망을 만드는 그녀, 세 명의 남자친구와 함께 여름별장에서 그들이 읽는거와는 차원이 다른 지식과 접하며 망명의 길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그마져도 너무도 벽이 높다. 독일로 망명을 한다고 해도 그들의 감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디를 가나 개 같이 따라다니는 경감 프옐레, 그를 견뎌내지 못하고 친구들이 하나 둘 시체로 발견된다. 아니 그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하였는지 죽음이 강요되었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런 억압된 현실이 너무도 갑갑하다. 

'오늘도 실컷 뛰어놀았으니, 이제 네 마음짐승을 쉬게 하려무나, 노래가 끝나면 할머니는 아이가 깊이 잠들었다고 믿는다. 할머니는 말한다.'  '말을 함녀서 나는 혓바닥에 뭔가 버찌 씨처럼 남아 있는 것을 느꼈다. 진실은 내가 숫자를 센 사람들과 내 뺨 위의 손가락을 기다렸다.' '책이 오는 그곳, 독일에서는 모두 생각을 한다고 우리는 생각했다. 우리는 종이 냄새를 맡아보았다. 그리고 버릇처럼 손 냄새를 맡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가 사는 나라의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처럼 손이 까매지지 않는 게 신기했다.' '그들이 창틀에 있던 화분에서 꽃을 뽑아내고 흙을 손으로 부쉈다. 에드가의 아버지가 말했다. 흙이 싱크대 위로 떨어졌지. 그들의 손라가 사이에 실뿌리가 매달렸다. 대머리가 오래책을 한 자 한 자 읽었다. 브라질식 간 요리, 닭 간에 밀가루 입히기. 에드가의 아머니가 번역을 해주어야 했다. 당신들은 소 눈알 두개가 둥둥 뜬 수프 맛을 보게 될 거야, 대머리가 말했다.' 삶에 자유란 없다. 창가의 작은 화분마져 뿌리 채 뽑혀 그들의 손아귀에서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무언가 숨겨진 것은 아닌지. 그런 속에서 생각마져 박탈당한 이들이 택할 수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독일로 망명을 해도 감시와 억압은 계속적으로 이루어졌다. ' 나는 그 나라를 떠났다. 나는 독일에 있었고 경감 프옐레는 멀리서 전화와 편지로 목숨을 위협했다. 편지 윗부분에는 두 개의 손도끼가 교차되어 있었다. 편지마다 누구 것인지 까만 머리카락 한 올이 들어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생각난 영화가 있다 <타인의 삶> 누군가 내 삶을 엿보고 감시하면서 꼬투리를 잡으려 하고 있다면 그 삶이 진실에 오롯이 다가갈 수 있을까. 연극배우처럼 각본대로 움직이듯 하면서 서로를 감시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녀의 글에서는 불편한 진실에 대한 날것의 비린내가 확 인다. 시궁창을 뒤지고 다니는 개처럼 그들의 뒤를 바짝 쫓고 다니는 경감 프옐레, 그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친구들은 하나 둘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고 그녀는 그런 슬픈 진실을 고발하듯 긴 글이 아닌 짤은 시적 표현으로 더욱 '진실' 을 뚜렷하게 만들었다. 담아 두면 불편하고 뱉어내면 정말 웃으어지는 진실, 그녀 안에서 할머니의 자장가처럼 이젠 편히 잠을 자고 있을까 진실들이.

차우셰스쿠의 독재치하인 1970,80년대의 숨막히는 진실, 우리 또한 그 시기에 비슷한 억압의 시기를 거쳤기에 불편함은 읽는 순간 쉽게 녹아 내린다. '우리를 끝내 구해준 것은 인내였다. 그것만큼은 우리를 놓아 버려선 안 되었다. 찢기더라도 곧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줘야 했다.' 역사의 진실을 쓰는 작가들을 보면 참 대단한 듯 하다. 사실그대로의 날것인 불편한 진실을 양념을 뿌리지 않고 그 맛을 그대로 유지하며 독자에게 내어 놓아 맛을 보게 한다는 것은 어려운 면도 있다. 모두가 똑같은 맛을 알아차리는 것도 아니고 평가는 주관적이라 가지각색이겠지만 그녀가 토해내는 진실은 불편하면서도 자꾸만 손이 가는 무언가 묘한 맛이 숨어 있는 '날것 그 자체' 이다. 할머니의 자장가처럼 이제 마음짐승을 쉬게 할 때인듯 하다. 그녀도 나도 그리고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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