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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 티베트에서 보낸 평범한 삶, 그 낯설고도 특별한 일 년
쑨수윈 지음, 이순주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자연과 함께 자연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티벳, 그들에게 빠져 든 것은 티비 다큐 '차마고도' 를 보면서 강인하면서도 자연에 굴하지 않는 그들의 삶을 보고는 야크와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삶에 동경, 호감을 갖게 되었다. 올해 읽은 여행서중에 티벳에 관한 책이 두어권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내가 가서 직접 보지는 못하지만 간접적으로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면서 받아들이고 있었던것 같다.
조장, 어찌보면 정말 잔인한 것 같지만 그 깊은 속을 들여다보면 호화찬란하게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보다 몇마리의 독수리를 살리며 '마지막 보시' 를 하고 가는 참 이상적인 방법이란것을 깨달게 되기도 했다. '눈 깜빡할 새 독수리 20~30마리가 하늘에 나타난다. 날개 길이가 1미터도 더 되어 보이는 큰 독수리들이다. 내가 죽으면 내 시신으로 그중 한 마리라도 배불리 먹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남자들은 계속 손에 참차를 문질러 그것을 살점과 섞어 푼촉에게 건네주고 푼촉은 그것을 독수리들이 먹기 쉽게 배치한다. 순식간에 독수리들이 모두 먹어치운다. 남자들이 안도한다. 그들은 독수리가 아무것도 남기자 않고 시신을 빨리 먹어치우면 환생도 빨리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보시는 티베트인들의 본성에 자리합니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독수리는 시체만 먹는 동물이죠. 그런데 만약 시신을 매장하거나 화장한다면 독수리는 굶어죽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너무 잔인한 일이 되겠지요.' 생각하기에 따라서 무엇이 더 잔인한 일일까..? 마지막 한 점의 살까지 보시를 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티벳트인들, 하지만 그들의 이런 삶은 왜곡되어 너무 많은 질곡의 삶을 살고 있음이 안타깝다.
모든 자연에 신이 있다고 믿는 하늘과 가까운 곳 티벳, 그리고 부족한 산소에도 굴하지 않고 척박한 삶에도 꿋꿋함으로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그들, 주식보다 더 많이 즐겨 마시는 '창' 우리의 막걸리와 비슷한 술만 보아도 꾸밈없음이 들어나 보이는데 그 술로 인한 피해가 점점 커나간다는 것이 참 슬픈 일이다. 책으로 보는 그들의 삶도 좋지만 다큐로 보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거대함보다는 그들의 삶속에 들어가 꾸밈없는 일상을 거짓없이 전해주었다는 것이 참 와 닿는 책이다. 형제간에 아내를 나누는, '일처다부제는 우리의 전통이고 사람들은 그 제도에 만족하고 있어요. 어쨌든 혼인신곤느 하지 않으니까 그냥 내버려둬요.' 지금 세대는 일처다부제가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니 다행이다.
그들의 질긴 생명력에 꼭 필요한 '야크', 녀석은 농사에도 장삿길에도 그리고 그들의 삶에도 어디 하나 버릴것이 없는 존재이다. 똥은 연료로 털은 실로 가죽이며 고기며 그들에게 마지막 한점까지 모두 필요한 것들인 야크, '남자가 야크똥에 불에 붙이자 이내 거대한 붉은 불꽃이 허공을 향해 활활~~ 그 야크똥은 가장 강한 불꽃을 만들어 내고 따라서 정화력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희귀종 붉은 야크의 똥을 말려 만든 것이다.' 영혼의식에도 꼭 필요한 야크똥, 넉넉하지 못한 자연에서 무엇하나 쉽게 생각하지 않고 생활에 활용하여 쓰는 그들의 일상적인 삶이 그대로 들어나 있어 티벳속에 깊숙히 들어갔다 나온것처럼 그들을 좀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싶다.
일상 모든 생활이 무당에 의해 이루어지고 바람에 나붓기는 깃발에 쓰인 그들의 바람처럼 모든것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보는 순박하면서 때묻지 않은 사람들의 삶이 다른사람들의 눈에는 왜곡되어져 삶의 터전이었던 그곳에 고립되지 않고 그들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날이 빨리 오길 바래본다. 더불어 오랜시간이 지난후에도 문명의 혜택보다는 그들만의 삶이 그대로 보전되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의 시선으로 남을 판단하기 보다는 그들의 시선으로 가까이 다가가 꾸밈없는 티벳과 티벳인들을 보여주었기에 값졌던 책이다.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유일한 희망은 좀 더 나은 존재로 환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