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 Terminator Salvatio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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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 2009

 

 

감독/ 맥지
출연/ 크리스찬 베일(존 코너), 샘 워싱턴(마커스 라이트), 안톤 옐친(카일 리스)

 

미래 전쟁에서 마지막으로 살아 남을 자 누구인가... 

이 영화는 비몽사몽 보아서일까 그리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나름 재밌다는 평이 많은데 난 무척 아픈 상태에서 보았기에 반만 이해를 한 영화같다. 터미네이터를 처음 보았던것이 80년대인가 무척이나 센쎄이션한 영화였다. 무섭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그 압도적인 영화의 힘에 한동안 로봇에 대한 것이 유행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 맨트가 유행처럼 난무하기도 했다. 강한 힘을 보여 주었던 아놀드슈왈츠 제네이거, 그 영화 이후로 터미네이터를 보지 못했는데 4편인가 보다. 그리 좋아하는 류의 영화가 아니었지만 옆지기를 위해서 함께 갔다.

 21세기 군사방위 프로그램 '스카이넷' 인 기계군단과 인간 저항군과의 싸움, 기계는 더욱 인간화 되어 인공지능적이기도 하고 놀랍도록 발전하기도 하고 인류 말살을 위한 더욱 강한 터미네이터를 만들어 내려고 인간을 잡아다 생체실험을 하기도 한다. 인간 저항군의 리더 존 코너는 스카이넷 실험 기지로 침투를 하지만 모든 부대원들을 잃고 만다. 하지만 그 틈을 타 그곳에 붙잡혀 있던 마커스는 탈출을 하지만 자신의 기억을 완전히 잃고 만다.마커스는 저항군의 한 명인 카일 리스를 만나 위험에서 벗어나지만 카일 리스는 기계군단에게 붙잡혀 '스카이넷' 본부로 끌려가게 된다. 

혼자 남은 마커스는 불시착한 '블레어'를 만나 그녀를 도와 주어 인간 저항군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되어 존 코너와 마주하게 된다. 마커스에게서 카일 리스의 소식을 접한 존 코너는 카일 리스를 구출하기 위하여 그를 찾아 나선다. 그는 바로 그의 아버지, 미래에서 과거로 보내진 카일 리스를 구하지 못하면 인류의 미래에 커다란 비극이 닥칠 것이란 어머니의 말을 따라 그를 구출작전에 들어간다. 한편 자신이 인간이라 생각한 마커스는 반은 인간 반은 기계로 새롭고 강한 터미네이터라는 점에 의혹을 품고 자신은 인간의 감정으로 치우쳐 존 코너를 도와주어 핵으로 무장한 스카이넷을 파괴하게 이른다. 하지만 존 코너의 목숨은 위태하게 되고 그의 심장은 곧 멎게 될 것이란 말에 자신의 심장을 대신 주는 마커스, 기계지만 인간이고 싶어하는 또다른 터미네이터를 만나게 된다.

 터미네이터 처음엔 기계 같은 로봇이었지만 이 영화는 놀랍도록 인간화가 된 기계가 등장한다. 그만큼 기술과 과학이 발달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고 영화의 스케일이 더욱 커진것을 보면 점점 더 강한 것을 원하는 관객을 위하여 영화도 스스로 거듭 발전을 꾀하는것 같다. 인간인지 기계인지 모호함 속에서 인간의 감정을 가지고 인간의 심장으로 살아 가고 싶어하는 터미네이터, 그들에게 짓밟혀 지구는 암흑처럼 되어도 인간의 사고하는 능력이 있고 새로운 것을 다시 건설하는 힘이 남아 있는 한 지구는 다시 재생하지 않을까.마지막으로 마커스가 코너를 위해 주고간 뜨거운 심장이 있어 좀더 인간적인 영화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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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1 - 시대를 일깨운 역사의 웅대한 산
한승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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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대를 일깨운 웅대한 역사의 산... 다산 정약용


거문고의 여섯 줄은 누에고치 2만여 개의 실오라기들을 겹겹이 비틀어 꼬아 만든 것으로 그 소리는 이만여 누에고치의 합창이라 할 수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정약용 선생이 강진에서 18년 동안의 유배생활에서 500여권의 저서들은 하나하나가 그의 고통을 비틀어 꼰 빛살들이고 중천으로 날아가는 깃털 찬란한 혼의 새들이라 표현했듯이 이 책에서는 그와 그의 둘째 형인 정약전이 흑산도와 강진으로 유배를 가게 된 배경과 강진유배생활을 어떻게 이겨 냈는지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을 읽기전에 그의 다른 작품인 <흑산도 하늘길>을 읽어서일까, 그 책은 그의 형인 정약전을 다루고 있다. 그의 유배생활을 자신이 직접 본 듯한 생생한 표현으로 그의 감정 하나 놓치지 않고 잘 그려냈기도 했지만 다산을 연구하다가 쓴 책이라 그런지 이 책과도 연결이 되어진다.유배지를 벗어나라고 형의 호를 <손암>으로 지어 주고는 들어가면 나오는 것이라 하였지만 끝내 형은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죽고 만다. 그런 형을 보아서일까 더 강하게 마음을 다잡아 살아 남으려는 의지가 더 엿보인다.

다산1권에서는 강진으로 유배를 가기전까지의 배경이 그려지고 있다. 자식들이 그들 부부의 회혼일을 준비하는 차에 기뻐야 할 날이 그의 제삿날처럼 되고 말았다. 혼미한 정신속에서 먼저 간 혼들을 만나며 그는 지난날을 풀어내고 있다. 어린시절 손님(마마)이 들어 셋째인 약종이 심하게 앓기에 어머니는 다른 형제를 살리기 위하여 그를 따로 떼어 놓고 다른 형제들에게만 정성을 쏟는다. 작은 아버지의 도움으로 약종이 살아나지만 그 일로 인하여 약종은 다른 형제들과는 반대로 하는 청개구리처럼 성장을 한다.천재와 천재 사이에 끼여서일까 커나갈수록 더욱 삐따닥하게 구부러진 약종의 생각이나 판단은 훗날 천주학에 빠져 끝내는 다른 형제들에게 그 화를 미치게 하고 자신은 순교를 하고 만다. 

바로 윗형인 약종은 천주학을 신봉하지만 그는 새로운 학문으로 받아 들일뿐이다. 주자학과 천주학을 양면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그는 공자,맹자,주역에 더 깊게 빠져들기도 한다. 그의 학문적으로 뛰어남을 일찍이 알아본 정조는 그를 가까이 두려 하지만 노론세력에 밀려 순탄치 못한 출세의 길을 걷는다. 자신의 뒷배를 봐주던 정조마져 갑자기 죽고나자 그는 그를 주시하고 있던 세력들에 밀려 그와 그의 형제와 주위 사람들이 믿고 받아들인 천주학으로 인하여 그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만다. 그런 이유로 경상도 장기로 유배의 길을 떠나게 되는 약용은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로 글쓰기를 한다.

작가의 생각이겠지만 어떻게 해서 정약용이 천주학을 믿게 되었는지 왜 유배를 가게 되었는지 그가 진정으로 천주학을 받아 들였는지 말해주고 있다. 정약용 그가 지금 시절에 살았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새로운 것을 배척하던 시대이고 더구나 조상들의 제사를 지내지 않는 천주학은 손님(마마)처럼 여겨져 배척하게 되고 천주학에 물든 자들은 그 뿌리를 완전히 뽑으려 했으니 그 속에서 유배를 가서 살아 남음만으로도 다행으로 봐야할 듯 하다. 그가 만약에 천주학에 빠져 들지 않고 그 시대를 호령하며 임금 곁에서 정치를 더 했더라면 어떻게 변했을까. 그 많은 저서들은 오늘날까지 남겨지게 되었을까. 

다산을 아낀 정조와 둘의 대화에서 인간적인 정조를 그려낸것도 작가의 시선이겠지만 문화부흥기였던 그 시대의 정조를 더 가깝게 만날 수 있어 읽는 동안 흐뭇하다.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게 되고 그런 아버지를 잊혀진 왕이 아닌 자신의 아버지로 복원시키려 노력한 정조, 의문의 죽음으로 인하여 천재를 알아봤지만 그 힘이 미치지 못함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다산에게는 어쩌면 유배가 더 나은 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세력다툼속에 있었다면 그의 목숨도 위험했을 터인데 강진에서의 그는 더 빛나지 않았나싶다. 작가가 13년동안 다산에게 매달려 그를 새롭게 부활시키려 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각고의 노력이 있어 정약전도 초의도 추사도 그에게서 새롭게 탄생되어 나왔듯이 이 소설속에서 정약용은 새로운 삶을 부여 받은 듯 하다.고을을 맡아 다스릴때는 어느 편에 치우치지 않고 명판관이 되어 바르게 평을 내리고 교우관계며 사상이나 철학적인 문제에서도 자신의 현 위치를 잘 파악한 듯 하다.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 화려하게 새 세상을 꿈꾸고 이렇게 향사례를 하고 벗을 사귀고 술 대작을 하고 과거 공부를 하고 벼슬을 하고 농사짓고 장사하고 옹기 굽는 따위의 사업이라는 것도 결국 향기롭고 그윽한 그림자 만들기 아닐까요?

사나운 뇌성벽력은 햇빛으로 이기고, 강한 햇빛은 음음한 꽃그늘로 이기고,향기로운 꽃그늘은 물로써 이기고, 물은 달빛으로써 이기고, 달은 해로써 이기고, 해는 밤으로써 이기고, 기나긴 밤은 잠으로써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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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 재미있고 유쾌하며 도발적인 그녀들의 안티에이징
김혜경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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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 어떤 길도 공짜는 없다..


광고 크리에이터 이노션 상무 김혜경씨와 성공한 여성 8인의 이야기가 곁들어진 <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그녀가 서문에서 밝힌 성공한 여자가 아니고 나는 이렇게 살았다.너는 이렇게 살아라..뭐 이런 책을 제일 싫어한다고 자기 멋대로 써도 되냐는 이야기를 읽고 무언가 공감가는 부분이 많을듯 했다.중년이라는 같은 시간대를 살고 있고 비슷한 시기를 살아 왔기에... 하지만 나이에 관한 것보다 자신들이 일에 성공한 부분이 더 많이 들어나는 느낌이다.

<광고인이 말하는 광고>를 읽어서일까 광고쟁이들의 이야기로 단축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그런면에서 이 책은 ’광고인이 말하는 광고’의 아류작처럼 느껴졌다. 광고에 관한 일을 하기에 8인에 나열된 여성들도 비슷한 일의 종사자들이 주를 이루는데 현직에서 광고일을 하는 그녀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듯 현실적으로 표현한것이 ’공감’ 보다는 사회인으로 주부로 여성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왠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작가는 고등학생을 둔 엄마이면서 광고에서 왠만큼 성공한 여성이기도 하다. 어릴적 환경이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일까. 극장을 했던 아버지의 부유한 삶과 부도로 넘어간 어려운 삶은 그녀에게 큰 힘으로 지금의 그녀를 만들어 준것 같다. 모든 면에서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듯 군살 한점 용납하지 않는 그녀, 자신의 집을 지으며 십년은 늙었다고 하지만 멋진 집까지 왠지 그녀의 악세서리처럼 느껴져 공감이 덜하다. 자신만의 이야기로 여백을 채웠더라면 아님 여성 광고인들의 이야기로 꾸몄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녀들이 말하는 ’나이’ 라는 것은 한가지 일에 미치면, 열정을 보인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말랑말랑한 감성을 가진 그녀들에게 ’일’ 이란 나이제한을 넘어설 수 있는 울타리처럼 나이를 더해감에 더 진하게 우러나는 국물맛처럼 감칠맛이 더한 그녀들의 이야기 속 일과 나이는 유쾌하고 상쾌한 숫자놀이처럼 보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자신의 나이도 잊을 수가 있음을 그녀는 말해주고 있다. 그녀가 기획한 광고처럼 때론 이야기로 때론 간결한 사진으로 포토에세이처럼 단축시켜 놓은 그녀들의 삶이 나이보다는 일을 사랑하는 직업인으로의 성공이 잘 포장한 한편의 광고처럼 보여진다. 진솔한 자신의 알맹이를 뺀 이야기를 읽고 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유쾌하고 경쾌하게 걸어나가는 당당한 그녀들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했더라면 더 값진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누구는 깊은 주름을 가지며 먹고 누구는 보톡스로 있는 주름까지 쫙쫙 펴면서 영원한 동안을 가지고 픈 맘을 역설하듯 자연스러움 보다는 후자의 면을 더 느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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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쾌인쾌사
이수광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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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快 는 즐겁고, 시원하고,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이다. 가슴속에 쌓인 응어리를 시원하게 날려버리고, 
어둡고 우울한 얼굴에 밝은 미소가 번지게 하며, 어려운 경제 여건에 굴하지 않고 거침없이 뚫고 나가게 하는 것이다..


유쾌,상쾌 통쾌한 조선사 쾌인,쾌사,쾌시, 쾌담이 어울러진 거침없는 이야기..
작가의 조선사 시르즈물인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과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을 재밌게 읽었기에 이 책 또한 큰 부담없이 유쾌하게 때론 상쾌하게 읽었다. 그의 책들을 읽고 있다 보면 조선사를 쥐락펴락 하듯 역사를 즐기듯 써 내려간 이야기들이 역사를 딱딱하게 혹은 어려워서 손을 드는 경우는 없게 만든다. 이 책속의 이야기들은 '야사' 처럼 실록보다는 다른 책들에 쓰여지거나 전해 오는 이야기들이 더 많다. 알고 있거나 들었던 내용들도 살짝 보이지만 그래도 제목처럼 '쾌' 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즐거운 이야기이고 거칠것이 없는 이야기이다 보니 음담패설이라 말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많다. 하지만 가만히 읽다 보면 우리 선조들은 '여유' 를 즐긴듯 하다. 음담을 통한 웃음을 주거나 혹은 조심하라는 의미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그냥 넘기기 보다는 한번 생각을 해 보게 만든다. 조선사는 '남녀상열지사' 라 그런지 음담과 춘화가 암암리에 많았던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김홍도의 풍속화나 신윤복의 그림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풍속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그림속에서 은근한 멋이 들어나 있기도 하고 비꼬기도 하는 멋을 느낄 수 있듯이 서양세력과 외세에 시달리며 우리만의 고유의 것들이 조금씩 무너지고 생각과 사회이념들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은 억눌린 여인들의 삶이 더 많다. 효부, 열녀처럼 이혼을 금지하여서인지 기생문화나 주인들은 종을 성의 노리개로 이용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속에서 '여자' 란 담장안에 갇힌 듯 하면서도 간간이 여장부들의 이야기들이 전하여지는 것을 보면 딱힌 갇힌 사회만은 아닌듯 하다. 임금의 사약마져 벌컥벌컥 받아 들이킨 여장부 송씨부인, 그런 대담함이 3대째 영의정을 배출한 집안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달빛아래 교교히 핀 8분의 국화와 대작한 주신 신용개의 이야기는 임금마져 사직을 청하는 그에게 술을 내렸다 하니 묵직하며 굳은 모습의 인간적인 왕의 모습을 보여준것 같아 흥미롭기도 했다. 떠돌이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삿갓, 촌철살인처럼 그의 위트가 넘치는 詩 뒤에 숨겨진 그의 외로움과 원죄를 씻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좀더 나은 방향으로 쓰이지 못한 한스러움이 남는다.

쾌인, 쾌사,쾌시 그리고 쾌담을 따라 읽다 보면 금방 조선사를 두루 유랑한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이야기들로 조선을 모두 들여다 볼 수는 없지만 이 일부분으로 선조들의 생활이나 인물, 마음, 그들의 정신을 살짝 볼 수 있음이 좀더 지난 역사에 가깝게 다가 갈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다. 틀에 얽매인 실록보다는 보다 흥미롭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가만의 방식으로 역사가 혹은 조선을 살았던 선조들을 먼 과거속이 아닌 현재에서 재탄생 시킨것 같아 흥미롭기도 하다. 책을 읽는 동안 굳었던 얼굴이 잠깐이나마 활짝 펴질 수 있는 웃음을 주기도 하여 '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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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실험 - 우주의 작동원리를 탐구한 10가지 실험들
조지 존슨 지음, 김정은 옮김 / 에코의서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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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노년에 <나의 부고>라는 짤막한 글을 쓰면서 아버지가 나침반을 처음 보여주었던 때를 회상했다. 어느 쪽으로 돌려도 나침반 바늘이 항상 북쪽을 가리키는 모습이 어린 소년의 눈에는 무척 신기하게 보였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적었다. '나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아니 적어도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 그 경험은 내게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사물의 이면에는 반드시 깊숙이 감춰진 무언가가 있다.' 책의 첫머리를 장식한 글이 눈길을 끈다. 이 책에 쓰여진 세상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실험 10가지와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사소한 호기심과 궁금증' 이 커다란 결과를 초래했음을 알 수 있다.
 
큰 돈을 들여 실험을 하고 대단한 연구재료를 써서 위대한 실험을 한것이 아니라 벽에 구멍을 하나 뚫고도 할 수 있고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자신이 얼마나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실험을 하느냐 하는 인내와의 싸움에 달린 것 같다. 과학이나 실험이라 하면 무척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고 어렵게만 생각되어 지는데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을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데 위대한 실험가들의 눈과 머리에서는 그 사소함마져 특별하고 위대하게 보여짐을 알 수 있다.
 
사물의 이면에 감추어진 그 무언가.. 그 무언가의 비밀이 밝혀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아주 짧은 시간에 알아 낼 수 도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써 내려갔고 책의 종이 또한 재생지인지 너무 친근감이 느껴진다. 실험을 하는 남편의 옆에서 실험기구들을 세세하게 그림으로 남기거나 위대한 실험가를 한눈에 알아 보고 도움을 주거나 자극을 주려 했던 여인들이 있지만 이 책의 내용은 모두 남자들이 차지한다. 사물의 움직임을 관찰한 갈릴레오에서 시작하여 심장의 비밀을 밝힌 허비와 벽의 구멍으로 <빛>을 알아낸 뉴턴, 연금술에 관시밍 많았던 라부아지에와 생체의 전기현상을 연구한 갈바니, 전자기력을 연구한 패러데이와 에너지보존의 법칙을 알아낸 줄, 빛에도 속도가 있다는 것을 측정한 마이컬슨의 이야기며 개를 통해 조건반사를 알아낸 의사 파블로프, 기름방울 실험을 통해 우주의 신비에 다가간 밀리컨의 이야기까지 도서관에서 그들의 참고문헌을 찾아가며 어렵게 쓴 이야기를 너무 쉽게 읽은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학분야의 이야기는 잘 읽지 않는 내가 어렵다기 보다는 다른 책을 읽을 때처럼 별 어려움없이 읽어 나갈 수 있었는데 좀더 이분야에도 관심을 가지며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데카르트 역시 색이 물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아니라 빛의 영향을 받아 나타난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뉴턴은 그 이유를 알아냈다. 이 세상이 색으로 가득한 까닭은 물체마다 각기 다른 한 종류의 빛을 다른 빛보다 더 많이 반사하기 때문이다.'
 
'셸레는 최초로 산소를 분리했고 프리스틀리는 산소의 존재를 처음으로 공표했다. 그러나 라부아지에는 누구보다 먼저 산소를 이해했다.라부아지에는 더 깊은 것까지도 꿰뚫어봤다. 바로 질량보존의 법칙이다.'
 
'패러데이의 일기장에는 이런 글이 있다. '이 모든 것은 꿈이다. 자연의 법칙과 일치하기만 한다면 어느 것이 현실이 된다 해도 놀라울 것이 없다. 그리고 그런 일치를 밝히는 최선의 방법은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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