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구역 : 얼티메이텀 - District 13: Ultimat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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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 13구역:얼티메이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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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파트릭 알레산드렝

각본/ 뤽 베송

출연/ 시릴 라파엘리(데미안), 데이비드 벨(레이토),에로디 영

 

 

화려한 액션에 스트레스 팡팡~~

 

뤽 베송 군단의 화려한 액션 영화에 주말을 깔끔하게 맞이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도 공짜라서 더 좋았던 영화이다. 모싸이트에서 조조영화예매권이 두매가 당첨이 되어 주말아침 일찍 옆지기와 예매권을 찾아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다른 영화를 고를까 하다가 모처럼 옆지기가 좋아하는 액션을 고른 것이 이 영화이다. 액션이 화려하다고 하여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들어갔는데 음악, 영상, 액션 모두 만족한 영화로 별 기대없이 보았다가 기분좋게 나왔다.

 

영화는 음악부터 흥겹고 기분 좋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화려한 액션을 대역없이 소화한듯한, 액션을 담당하는 주인공이 한명이 아닌 두명이라 더 볼거리를 주었던 것 같다. 빡빡 머리의 데미안의 여자보다 더 완벽한 몸매를 자랑하는 트렌스젠더로의 분장은 우후~~ 라고 한마디 외치며 보게 만들었고 곧이어 그가 펼치는 화려한 액션과 신나는 음악에 급 웃음을 지으며 영화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레이토는 불평불만이 많은 사회적응을 못하는 이단자처럼 13구역에서 살고 있는데 이 13구역은 말하자면 우범지역이고 온갖 죄가 난무하는듯 보이는 곳, 그곳을 싹 엎어버리고 새로운 도시로 건설하려는 누군가의 강력한 계획하에 13구역인들과 특수경찰팀과 짜릿한 한판이 벌어진다. 하지만 13구역에는 여러방면에서 최고라고 하는 이상한 오합지졸 같지만 최고의 파워맨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스파이더맨보다 더 스파이더맨 같고 원숭이보다도 더 벽을 잘 타고 넘나드는 레이토와 단짝을 이룬 데미안 그들이 가는 곳엔 이루지 못할 것이 없고 안될것이 없다. 없던 길도 만들어지듯  하나하나 음모를 파헤쳐나가며 우두머리와의 두뇌싸움에 나선 그들을 도와 한팀이 되어 가는 13구역 팀 최고의 멤버들. 화려한 액션과 신나는 음악과 한순간도 늦추지 않는 스피드가 영화에 잠시 몸과 마음을 맞겨도 좋을것처럼 화면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들이 가는 데로 따라가기만 하면 즐겁게 화면을 벗어날 수 있는 영화이다.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생존전쟁, 하루의 시간동안 그들이 생존을 위한 싸움에서 약간은 어처구니 없는 설정도 나오지만 즐거움과 내 스스로 영화에 빠져 즐겼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영어로만 즐기던 액션이 아닌 간만에 불어로 즐기는 색다른 액션에 음악이 맘에 들어서인지 무겁지 않게 영화에 빠져 들어 보았던 <13구역: 얼티메이텀>. 주말을 즐겁게 해 주었던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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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릴 라파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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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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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속에 없는 것을 네가 남에게 줄 수는 없다. 네 속에 미움이 있으면 남에게 미움을 줄 것이고, 네 속에 사랑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사랑을 줄 것이다. 네 속에 상처가 있다면 너는 남에게 상처를 줄 것이고, 네 속에 비꼬임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비꼬임을 줄 것이다.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었다. 그중에서 맘에 들어 즐겁고 재밌게 읽은 것도 있지만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는 약간 실망스러웠다. <즐거운 나의 집>을 유쾌하고 상쾌하고 읽은 후라 좀더 거리를 두고 읽으려다 이 책을 잡게 되었는데 즐거운 나의 집에 등장하는 ’위녕’ 그녀의 큰딸의 이름이 이 책에도 함께 등장을 한다. 엄마가 일주일에 한 번씩 사춘기의 딸에게 편지를 썼던 것을 모아 놓은 것이라 하는데 나 또한 사춘기의 두 딸을 두고 있고 지금은 기숙사에 떼어 놓고 있어서인지 작가이기보다는 그가 ’엄마의 역할’ 에 충실하려는 본 마음을 들여다 보고는 딸에게 그런 편지를 썼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애인같으면서 남편 같으면서 친구같은 딸과 함께 간단하게 한 잔을 하기도 하고 읽은 책을 나누기도 하는 부분들은 정말 부러웠다. 나 또한 날마다는 아니지만 지금 현재 큰딸의 블로그와 메일에 간단하면서도 엄마의 마음을 써 놓고 있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한 감정들이 떨어져지내면서 더 깊어기지도 하고 엄마의 품을 처음으로 떠나 있는 큰딸은 집에서는 엄마의 잔소리로 여기던 것들이 자신에게 보약이었다는 것을 느꼈는지 집에 오면 중3의 동생에게 ’엄마에게 잘해.. 너도 집 떠나보면 알거야..’ 하는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하기도 한다.

가끔 전화와 이주에 한번씩 만나다 보니 엄마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도 먹고 싶고 그립기도 하고 언제인가는 공부도 하기 싫고 기운도 떨어지는데 갑자기 엄마가 해준 맛난 음식을 생각하니 기운이 번쩍나면서 열공하게 되었다며 집에 오자마자 생각했던 것을 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큰딸과 난 중3의 한해 동안 정말 날마다 싸운것 같다. 옆에서 보는 사람들이 ’엄마맞아... 딸맞아..’ 했을 정도로 그렇게 심하게 싸우기도 했다. 그런 힘든 시간을 보내서일까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욱 애틋지기도 하고 그동안 속에 있던 말들을 담아 놓지 않고 다 뱉어냈기에 서로의 속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 더 친구처럼 가깝게 된 듯 하다.

그런 딸에게 방명록에 편지아닌 편지를 날마다 쓰다보니 작가의 맘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책을 읽고 맘에 드는 귀절이나 부분들은 생각했다가 딸들에게 말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 가만히 듣고 있다가 ’엄마는 어디서 그런 좋은 말들을 얻는거야..’ 하고는 부러움의 말을 하면 ’너희들도 주말에는 책 좀 읽어봐..’ 하기도 하는데 이젠 점점 엄마의 영역을 침범해 들어오며 <친구>로 거듭나려는 딸들이 옆에 있어 참 좋다. 비록 힘든 사춘기를 보내고 있고 나 또한 제2의 사춘기를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이 참 좋다. 엄마의 욕심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 지금의 학교를 택했지만 위만 바로보고 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친구들과 차이때문에 맘 상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의 욕심’ 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자신이 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하는 딸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다. ’엄마는 늘 너희들의 그림자가 되어줄께’ 라고 하지만 서로가 원하는 만큼을 모두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자력을 키우는 딸에게 늘 뒤에서 박수만 쳐주고 있다. 엄마란 그런 존재인것 같다. 옆에만 있어도 힘이 나는 존재.

진정한 자존심은 자신에게 진실한 거야..
위녕의 엄마는 평탄치 못한 삶과 일정하지 않은 작가란 직업으로 인해 일반적인 엄마보다는 좀더 거리감이 생겼을것 같다. 그런 딸을 다독이며 삶의 동지로 애인으로 함께 맘을 터 놓을 수 있는 친구처럼 엄마의 잔소리 같은 ’삶의 알맹이’ 들을 전해주는 엄마의 이야기가 가슴을 후려친다. 늘 함께 하고 일반적인 삶을 살고 있으니 당연시 여기어 좀더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은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게 만들기도 하고 엄마의 잔소리성 글로 힘든 시기를 보낸 ’위녕’ 이 대견하기도 하다. 책 속에서 예를 들은 봄가뭄후에 많은 비가 온 후 풍년의 가을결실을 맞이한것이 봄가움탓이었다는 비유가 그들 또한 그 시기를 걸어가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그런 힘든 시기를 걷고 있는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주는 것 같아 훈훈하기도 했다. 그가 작가이기 이전에 엄마로 위녕에게 남긴 글이라 하여 더 다가온 듯 하다. 책 속에는 책이 많이 등장을 한다.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책만큼 더한 선생님이 있을까. 엄마가 읽은 좋은 책과 부분들을 옮겨 딸에게 전해주고 엄마의 생각도 함께 나눈 것이 그들의 삶을 일부를 들여다 보면서 힘든 시기를 이겨낸 인생선배의 조언처럼 내 삶에도 접목시키고 싶은 부분들이 있어 책을 내려 놓고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가정주부라 무식한 게 아니다. 나는 다림질,세탁,설거지, 요리 같은 집안일을 하는 게 좋다. 직업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늘 가정주부라고 적는다. 찬탄할 만한 직업인데 왜들 유감으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잼을 저으면서도 세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는데..타샤 튜더...의 글 중에서 발췌해 놓은 글이 참 마음에 든다. 나 또한 타샤 튜더의 정원은 아니어도 그런 정원을 갖길 원하고 있지만 자녀들에게는 늘 학기초나 부모의 직업을 물으면 집에 있는 엄마를 싫어하는 투이며 늘 편한 복장으로 있던 엄마가 학교에 가게 되면 신경을 많이 쓴다. 하지만 얼마의 경제력을 보태는것도 좋지만 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 부분은 정말 맘에 들었다. 이런 좋은 부분들을 딸에게 들려줄 수 있는 것도 엄마의 경쟁력인듯 하다. 부모의 욕심대로 아이들이 바른 길로 걸어가는 것은 아니기에 어떤 삶을 살아가도 응원을 하고 박수를 쳐 주어야 한다는 것을 한번더 절감하며 방학에 딸들과 책 속에 등장한 책들을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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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하늘 길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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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귀양살이를 온 것이 아니고 천국이나 무릉도원에 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소흑산도는 지옥의 땅이 아니다. 지옥은 피비린내 나는 한양 땅 안에 있다...


정조임금께서 연신들에게 ’약전은 준수하고 뛰어남이 그 아우보다 낫다.’ 고 하신 적도 있었다. 뱁새가 어찌 구만리장천을 날아가려고 나서는 붕새의 마음 한구석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 것인가... 손암 정약전 그는 ’소흑산도’ 지금의 우이도에서 9년 대흑산도에서 7년의 16년을 갇혀 살면서 기어이 그 섬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곳에서 명을 달리했다. 한승원이라는 작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라는 소설로 만나고 정말 오래간만에 만났다. 왜 그를 잊고 있었을까. <흑산도 하늘 길>이란 소설을 접하고 작가의 다른 책들에 관심을 가져 몇 권 구매를 해 놓았다. 아제아제 바라아제에서도 보면 한과 불교에 대한 것을 다르고 있는데 그는 ’’을 ’생명력’이라 표현했다. 이 소설에서도 정약전은 어쩌면 섬을 벗어나기 보다는 그 섬에서 섬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력’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아우 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를 가고 본인은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되는 약전, 천주학으로 바로 밑 동생 약종과 그의 친구들을 잃고 흑산도로 들어가 관인들과 섬사람들의 감시를 받아가며 자신을 감추고 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육지생활과 양반이었던 그가 상민과 섬에 적응하기란 얼마나 큰 고통이 뒤따랐을까. 흑산도에 처음 도착 하던 날 그는 의문의 처녀를 만나고 첫눈에 반한다. 그녀 거무 또한 천주학으로 부모를 잃고 고아로 물질을 하며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었던 것. 이장의 가교역할로 둘은 함께 살게 되고 육지와 가족에 대한 갈증을 해갈하려 그는 술을 즐긴다. 좌랑 자리까지 올랐던 그는 섬아이들을 가르치며 처녀를 첩으로 얻어 두 아들 무와 공까지 두고 살지만 감시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소흑산도행을 한다.

소흑산도에서도 훈장질을 하며 생활하던 그는 흑산도에서의 뻣뻣하던 양반의 자존심을 버리고 상민들처럼 행동하고 말하고 그들과 융해되어 살아가기 위한 발버둥을 친다.그 길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산물과 그외의 것들을 조사해서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창대와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하나하나 정리해 나간다. 그러던중에 동생 약용이 강진에서의 유배생활이 해박이 될거란 이야기를 듣고는 대흑산도로 갈 생각에 야밤에 섬을 빠져 나가려 하지만 섬사람들의 성화에 다시 눌러 앉게 되고 그의 병세는 짙어가게 된다. 섬사람들의 마음을 돌려 놓고 대흑산도로 향하였지만 그의 병은 너무 깊어 동생 약용을 만나지도 못하고 해박이 되어 섬을 벗어나지도 못하고 그곳에서 생을 달리하고 만다. 

책을 끝머리에는 ’손암 정약전의 인터뷰’ 라는 코너가 있다. 작가 자신이 우이도로 건너가 약전이 죽던 그 나이의 그를 만나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소설에서 다루었던 강조하고 싶은 내용과 작가가 이 소설을 쓰게 된 배경과 작가의 생활과 글쓰기등을 다루고 있어 더 현실감이 있게 읽을 수 있다. 정약전이 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자산어보>는 한자와 뜻으로 볼 때 자산어보가 아닌 <현산어보>가 맞는다는 작가의 말과 어쩌면 동생 약용보다도 더 뛰어났지만 동생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그를 작가는 소설로서 그를 살아 숨쉬게 만든것 같다. 

짙푸르고 거친 바다 물결 속에 떠 있는 섬 흑산도는 거대한 조개껍데기이고 나 정약전은 그 속으로 들어온 한 마리 파랑새이다. (승률조개를 보며..) 그 새는 머지않아 거대한 검은 껍데기를 열어젖히고 훨훨 날개를 저으며 뭍으로 날아갈 것이다. 세상의 모든 껍데기가 알맹이르 정말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껍데기는 자기를 가두면서 동시에 자유를 누리게 하는 현묘한 방이다... 바닷가에서 만난 승률조개를 보며 약전은 자신이 승률조개와 같다고 생각한다. 조개 껍데기 속에 감추어진 파랑새, 껍데기를 벗어나 날개를 훨훨 저으며 가족이 있는 육지로 날아가려던 파랑새는 자신의 꿈을 다 이루지도 못하고 섬에서 생을 마감하고 마는 껍데기 속 파랑새로 남는다. 

섬과 육지의 미묘한 차이, 섬사람들만의 섬에서 살아나가는 방법들이 육지인의 눈으로 볼 때 물위에 걷도는 기름처럼 여겨지던 그가 섬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면서 순박하면서도 거짓이 없는 그들의 본심을 만나며 다시 육지를 그리워 하는 울렁증에 시달리는 섬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그에게 섬은 어쩌면 껍데기로 존재하였는지도 모른다. 질박하고 순박한 듯한 면과 감시자의 이중적인 면을 간직한 섬사람들은 어쩌면 그 시대를 이겨내고 살아가야 하는 방법처럼 작가는 표현해 낸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을 총애하던 정조의 의문의 죽음과 이어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신뢰하지 않아 마음에서는 미리 해박을 포기하기도 한 약전의 고뇌와 몸부림이 그가 말하는 <현산어보>에 모두 담겨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늦게나마 좋은 작품과 꽉 찬 작가를 만나 행운이었던 것 같다. 그의 다른 작품인 <다산>도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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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령 - 스쳐 지나가는 별들의 노래
이순원 지음 / 굿북(GoodBook)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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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잔데 그래요?... 잘 모르겠어. 둘 다 바람꽃 같기도 하고....
그러면 왠지 쉽게 시들 것 같지는 않네요. 형도 여자도....


은비령, 그런 곳이 있기나 한것일까.. 은비령으로 가는 찹니다..은비령요.... 여기 살아도 모르지요? 은비령이라고.. 처음 듣는데요,은비령이란 얘긴... 한계령에서 가리산으로 가는 길 말입니다... 그는 그만이 아는 곳 <은비령>에서 뜻하지 않게 공부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와 함께 한 세월은 구개월, 그리고 몇 년뒤에 우연히 운전면허시험장에서 그를 만난다. 결혼을 하여 옆에 바람꽃 냄새가 나는 여자와 행복한 모습으로 그. 그것이 그가 본 그녀가 웃는 모습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소식을 접한 것은 그가 격포바다에서 사망했다는 소식. 죽은 친구의 아내이자 죽은 친구의 친구인 그들은 그가 죽은지 이년후에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이 소설에는 남자가 만나는 여자를 <바람꽃>에 비유를 한다. 군대에 있을때 어느 병사의 여친도 바람꽃과 닮았는데 그의 친구의 아내도 바람꽃을 닮았다. 가냘픈듯 하면서 독을 품고 있는 바람꽃은 눈속에서도 홀로 피어나는 강인함을 가진 꽃이다. 독성이 있어 쉬 시들지 않는 꽃이라는 의미로 남편을 잃은 그녀지만 시들지 않을것 같은 바람꽃에 비유를 해서인지 그녀보다는 바람꽃이 더 생각이 나게 한다.

은비령의 신비함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것으로 <엔야>의 음악을 믹스해 놓았다. 엔야하면 신비스러우면서도 태고적 그 무언가가 깨어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듯한데 은비령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음악매치인것 같다. 거기에 눈과 별이 어우러진다면 한 폭의 그림이라도 그려질 듯 한 풍경이다. 그곳에서 친구를 만나고 자신들만의 비경을 정해 놓기도 하고 별을 보며 다시 사랑을 싹틔우는 곳 은비령, 그곳엔 무언가 신비한 힘이 깃들여 있을것만 같다. 신혼여행때 이곳을 지난적이 있는데 저녁 어스름 무렵에 이곳을 지나는데 가도가도 끝업는 고개와 태백산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밤을 맞이하는것 같은 오싹함에 떨었던 기억이 있어 한동안 소설속의 기분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몸으로 가장 멀리 있을 때 마음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느낌...
을 관측하며 멀리 있는 듯하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을 보며 그들은 사랑을 확인한다. 황순원의 <소나기>가 사춘기 시절의 푸사랑 이야기라면 이순원의 <은비령>은 아름다운 로맨스라고 하고 싶다. 이혼을 한 남자와 남편을 사별한 여자가 만나 사랑을 확인하는 곳 은비령, 무수한 별들이 그들의 사랑처럼 빛나고 바람꽃과 닮은 그녀는 쉬 시들지 않을 것이다. 이 소설은 알고 있었는데 태백산맥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부분이 궁금했고 <바람꽃> 이야기도 궁금하여 다시 읽어 본 소설이다. 마흔이 넘으면 제2의 사춘기라더니 일탈을 꿈꾸지는 않지만 소나기를 읽은 느낌이 들 듯 다시 스멀스멀 무언가 가슴을 기어다니는 것에서 바람꽃을 생각나게 한다. 내가 처음 바람꽃을 만난 곳은 마곡사 앞 천변에서 였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무슨 꽃인줄도 모르고 찍어 오고 나서 하루종일 찾아 헤매다 '꿩의 바람꽃' 임을 알고는 잊지 못하는 꽃, 바람꽃. 사랑이 느슨해졌을때 한번 읽어보면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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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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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아들은 ' 이젠 다 끝났어요, 다 끝났어요' 를 큰 소리로 외치듯 하며 비틀비틀 몸을 일으켰다.
윤혁은 그 소리를 '아 시원해, 아 시원해' 로 듣고 있었다..

작가의 전작들인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서는 약간 실망을 할 것이다. 나 또한 책이 부피며 장편이지만 단편적인 이야기에 약간은 실망을 했다. 하지만 작가는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 를 던진 것처럼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그의 전작들이 민족사에 대한 것들이었으며 이 작품은 그 작품들의 후반부에 오는 문제를 제게한것 처럼 어쩌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쉼터같은 작품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작품 이후에 앞에서 언급한 작품들처럼 대하소설이 나온다면 이 작품은 정말 가교 역할을 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인간연습>, 소설 속 주인공인 윤혁은 남파 간첩이다. 서점을 차려 자금을 조달하려던 그는 학창시절 친구를 찾아 갔다가 체포되어 30년이란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후 징신질환을 안고 사회로 나온다. 수감생활동안 어학을 열심히 하여 나온 후에 강문규가 가져다 주는 번역일을 맡아 하던 그는 우연히 고아남매를 만나 서로에게 삶의 기둥역할을 하듯 지탱해 나간다. 자신의 지난 세월로 인하여 가족은 풍파를 겪어 그 또한 혼자 남겨지게 되었지만 고아 남매로 인하여 삶을 연장해 나가기도 경희와 기준이 있어 새로운 삶을 꾸려간다. 하지만 자신과 똑같은 생활을 하던 박동건, 그는 허망하게 가고 만다.

자신의 진심이 아닌 타의에 의한 전향을 하였지만 소련의 붕괴와 남한에서의 생활을 하며 주입된 것들이 오류라는 것을 깨닭아 가는 그에게 강문규는 그에게 자서전을 쓸 것을 강요하듯 한다. 자신의 자서전을 쓰며 들어나는 자신의 과거와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된 윤혁, 그 자서전으로 인하여 뜻하지 않은 여인을 만나고 그의 새로운 삶은 시작된다. 아이들이 있는 보육원, 인간의 꽃밭에서 새로운 삶에 적응하여 경희,기분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 그가 <연습>을 통하여 사회에 다시 적응하기 까지 희망의 빛이 되었던 고아 남매 경희와 기준, 그들이 있어 가능했던 그의 삶이 짧지만 희망적으로 풀어나가는 장편이지만 단편같은 소설이다. 

과연 우리 삶에 연습이 필요할까... 수감생활동안은 인간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무덤에 갇혀 지내듯 하던 그에게 사회에 적응하며 살기 위한 적으오가정으로 보호감찰이 시작되고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해 나가며 남한 사회의 인간으로 적응해 나가는 윤혁, 친구인 박동건처럼 되지 않기 위한 그의 몸부림이 희망적이라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 그의 전작들에 비하면 너무 모자라는 듯한 느낌이 있어 약간 실망스럽긴 하다. 하지만 전향자라고 해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최여사 같은, 우리 시선도 변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언젠가 우리 시대가 부딫힐 문제를 미리 접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 따듯한 마음으로 읽었다. 작가의 대작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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