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안성 청룡사에서 서운산 정상까지,서운산 산행 547m

 

 

오늘은 한글날,다시 휴일이 되었다. 올해 시월은 지난 주에도 징검다리 이번주에도 징검다리처럼

중간에 휴일이 끼어서 요일 날짜 개념이 무뎌졌다. 그런 가운데 옆지기와 비가 오지 않으면 산행

가기로 했는데 옆지기는 전날 회사에서 가벼운 산행이 있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산행을 하고

와서인지 몹시 피곤해 하기에 내일 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간단다.그렇게 하여 오늘 산행을 가기

로 했는데 내가 늦게 자고 말았다. 갑자기 사용하는 넷북이 프로그램이 말썽인 것이 있어 해결한

다고 혼자서 낑낑 거리다 늦게 잤고 그런 이유로 아침에 알람 소리에도 그냥 자다 조금 늦게 일어

났더니 옆지기가 투덜,산에 가자며 늦게 일어났다고 갈 수 있겠느냐고.그래도 가기로 했으니 가야지.

하며 둘이 의견조율을 해 보았지만 그는 속마음은 가기 싫은 것이고 난 어떻게 해서든 여행이든

산행이든 가고 싶은 것이고.그러니 의견이 조율이 안된다.일단 산행 가기로 했으니 준비해서 나가

면서 합의 봅시다. 하다가 그냥 우리가 잘 알고 자주 갔던 '서운산 갑시다' 해서 목적지가 정해졌다.

 

청룡사

 

 

안성 서운산 청룡사는 요즘 주민들과 마찰인지 아님 산행객과의 문제인지 절 앞 주차장을 없애듯 

주차를 못해 놓게 만들어 놓기도 했지만 마을에 있는 주차장을 [유료화-2000원] 으로 만들어 버렸다.

정말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점점 절이 세속에 물들어 가는 것처럼 계속적으로 보수공사가

이루어져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주차장문제까지 불거지니 가기가 꺼려진다. 무슨

이유라도 모두가 알게 미리 공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서운산과 청룡사를 아끼는 한사람으로 몹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이곳은 그야말로 주차전쟁, 절 앞 주차장을 없애서 차들은 서운산

으로 향하는 길가에까지 차를 주차해 놓았거나 절오 들어서는 마을 길에 주차를 해 놓았으니 어느

집은 주차를 못 해 놓게 해 놓은 곳도 있고 가게들은 이젠 나와서 주차관리까지 하는 번거로운 일까지

생겼다. 산행객은 점점 늘어가는데 주차장은 없애고 산행객들로 인해 분명 마을은 피해 보다는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산행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시는 분들도 많고 나 또한 꼭 이곳에 가면 농산물

이나 그외 산에서 채취한 것들을 마을주민들께 사오곤 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니 발길이 꺼려진다.

시에서는 산은 잘 관리를 하는 듯 한데 이런 문제는 손을 놓고 있는 듯 하다. 하루빨리 무슨 대책이

해결 되어야 좀더 편한 마음으로 서운산을 찾을 듯 하다.

 

 

향유

 

 

 

안성 서운산은 청룡사를 들머리로 해서 좌성사에서 탕흉대로 오르는 길이 있고 청룡사에서 은적암

을 거쳐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있는가 하면 석남사에서 정상으로 오는 길이 있고 정상에서 배티고개

로 가는 길이 있다. 석남사에서도 올라 와 보았고 청룡사에서 은적암을 거쳐 정상까지 가는 길은 정말

많이 다녔다. 옆지기가 좌성사로 해서 올라가볼까 하기에 그 길은 오르막인데 시멘트 길이라 조금 맘

에 들지 않고 은적암을 거쳐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제일 좋은 듯 해서 그 길로 가기로 했다. 이정표를

지나 가면 단풍나무숲길이라고 처음에 단풍나무를 심었던 몇 년 전에는 작은 나무가 지금은 숲처럼

우거졌다. 조금만 더 지나면 단풍이 곱게 들어 걷기에 좋은 길이 될 듯 하다.

 

 

 

 

이곳에 오는 길에 김밥을 사서 차 안에서 먹으며 왔다. 그랬더니 날도 덥고 물이 자꾸 먹고 싶은

것이다. 아침겸 먹은 김밥이 하루종일 힘들게 했지만 또한 그 힘으로 산행을 한 듯 하다. 좀더 일찍

먹었더라면 좋았을텐데.암튼 정말 날이 좋아 기분도 좋았다.다람쥐도 많이 보고 오르는 길에는

향유가 많이 피어 있어 호랑나비도 있고 벌이 많다. 이곳에는 유독 향유가 많이 있다. 가을이면

서운산 오르는 길에 핀 향유가 생각이 난다.

 

 

 

 

 

 

서운산에 산행객들이 정말 많아졌다. 몇 년 사이로 부쩍 늘어난 산행객들 때문에 산이 몸살을 앓고

있는 듯 하고 여름에 큰 비가 오고 나면 길이 많이 상하기도 해서 요즘 많이 보수를 한 듯 보이고

청룡사도 그렇고 등산로도 정비가 많이 되었다. 이 길은 계단씩으로 해 놓기도 했지만 옆의 산 한쪽을

다져 흙길을 만들어 놓기도 했는데 우린 오라갈 때는 이 길로 해서 올라가고 하산시에는 흙길을 이용

한다. 이 길이 정비를 하면서 아직 어린 나무를 많이 심어 놓았다.큰 나무들이 큰 비와 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경우도 있고 산행객들이 많아져서 점점 관리가 들어가는 듯 하다.오르면서 혹시나

상수리가 있나 보았는데 없다. 그런가하면 기 길은 산죽이 정말 좋았는데 산죽이 많이 없어졌다.

 

 

 

 

다래

 

절 입구에서 마을주민들이 산에서 채취한 것을 파는 곳을 구경하다보니 다래도 많이 팔고 계셨다.

정말 많은 다래를 어디에서 다 딴 것인지.이것저것 여쭙다보니 그것은 미리 따 놓은 것이라 한다.

그리고 효소를 담는다고 하는데 비싸다. 그래서 우리도 오르면서 다래나무 밑을 찾아보니 다래가

많이 떨어져 있는데 다 익어서 떨어진 것들이라 물컹물컹,그래도 몇 개 주워 맛보았는데 달다. 토종

키위라고 할까. 다래나무 밑은 그야말로 달달한 냄새가 풍기고 하루살이들이 많다. 그 밑에서 둘은

그래도 괜찮은 다래를 찾아 한동안 머물렀다.

 

 

 

은적암

 

 

오늘은 바람이 없는 것인지 날이 더운 것인지 아님 내가 더위를 느끼고 있는 것인지 정말 땀이 많이

난다.줄줄 그냥 흘러 내린다. 늦게 먹은 김밥도 한 몫해서 자꾸만 물을 찾게 되고 땀은 줄줄 흘러

내리고 오르며 물을 많이 먹어 은적암에서 새로 물을 한 병 담았다. 산에서 흐르는 물을 은적암

산신당 앞에 그냥 흐르는 물을 가두어 놓은 곳으로 있던 것을 큰 나무 밑에 수도를 만들어 놓아

산행객들에게는 좋다.그런데 은적암 앞 길도 많이 정비가 되었다.커다란 감나무도 베어져 없고

물길이 있던 곳도 많이 변했으며 상사화도 없어진 듯 하고 암튼 많이 바뀌었다. 잘 정비가 되어 좋긴

한데 예전 그 모습을 잃어 가고 있는 듯 하여 조금 아쉽기는 하다.

 

 

 

 

 

 

 

은적암 뒤로 부터가 힘들다. 물론 은적암까지 오는 길에도 여러 번 쉬었고 땀도 줄줄 흘러 내려

계속 땀도 닦고 물도 마시고 휴식도 취하면서 올라왔는데 에고 여기서는 왜 그리 힘든지. 물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몸이 무겁다.그래도 여기만 오르면 어느 정도 정상에 다가가는 셈이라 좀더 기운을

내 보는데 힘들다. 큰딸에게서 카톡을 받아 가며 엄마와 아빠는 산에 왔다가 인증샷을 보내 주었더니

넘 좋다며 저도 산에 오고 싶단다. 그래 힘들어도 집안에 있는 것보다는 낫지.물론 산이 더 좋고 말고.

하지만 정말 힘들다. 옆지기는 앞서다가 기다리고 난 한참을 쉬다가 오르고...

 

 

진달래터널을 지나면 헬기장이다

 

 

 

헬기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멀리 청룡저수지도 보이고 정말 좋다

 

쉬며 쉬며 오르다보니 그래도 은적암을 지나 헬기장까지 왔다.여기에서는 바로 정상이라 조금만

올라가면 되니 힘이 없어도 없는 힘이라도 내야 한다. 헬기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정말 멋지다.

어제 비가 내려서인지 하늘이 깨끗해서 멀리 겹겹의 산들이 다 보인다. 그런가 하면 청룡저수지 또한

산과 산 사이에서 청룡의 그 위용을 보여주듯 푸른 빛이 아름답다. 단풍이 들었을 때에도 정말 멋질 듯.

이곳까지 오느라 정말 고생한 보람처럼 멀리 산들이 다 보이니 이 자리를 떠나기가 아쉽다.그래도 바로

위가 정상이라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아자.

 

 

 

 

석남사 길

 

 

 

 

정상에 올라서 옆지기는 시원한 막걸리 한 잔 생각이 난다고 하는데 운전 때문에 패스,전망대에서

여기저기 구경을 한 다음에 전망대 밑에 의자를 만들어 놓은 곳에서 우리도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

배가 그리 고픈 것은 아닌데 가져 온 과일과 아침에 먹고 남은 김밥 두 줄을 사이 좋게 나누어 먹었다.

이게 또 산에 온 맛이다. 커피와 함께 하다보니 그런대로 맛있다.과일도 집에 있으면 잘 먹지 않는데

산에 오면 먹게 된다.여기저기서 컵라면을 먹느라 정상은 그야말로 음식냄새로 조금 얼굴을 찡그리게

만든다.간단하게 먹고 깨끗하게 치우고 가는 것이 다음 사람에게도 좋은 일이다. 앉아서 먹기도 하고

쉬면서 있다보니 땀으로 젖은 옷이 선선하다. 그래서 다시 하산을 서둘렀다.

 

 

다시 헬기장 찍고

 

굴참나무

 

 

 

향유

 

 

오를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내려오는 길은 정말 단숨처럼 금방이다. 오늘 산에서 독사를 두마리나

바로 앞에서 보았다. 옆지기가 먼저 발견하여 '뱀이다'라는 말에 기겁을 하며 펄쩍 뒤었는데 눈에

선하다.아직은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산밤이나 상수리가 떨어져 있으면 얼른 들어가 줍곤 했는데

뱀을 본 순간부터는 몸이 움찔움찔,그래도 자연과 함께 했다는 것이 정말 좋다. 날도 좋았고 힘들고

땀을 많이 흘렸어도 그만큼의 보람이 있던 하루였다. 산에 오지 않고 집안에 있었다면 후회했을 가을

날이다. 다람쥐도 많이 보고 물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와 함께 하며 오늘 정말 힐링이 많이 되었을 듯.

이런 곳에 딸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을텐데 다음엔 꼭 딸들과도 좋은 시간 함께 해야할 듯.힘들어도 오늘

흘린 땀은 나중에 내 건강에는 꼭 좋은 에너지가 될 것이다. 하산길에 청룡사 앞에서 마을주민들이 채취

한 것을 파는 곳에서 호박과 땅콩 도토리묵을 사왔다. 아줌마는 단골이라며 볶은 땅콩도 주시고 호박도

하나 더 덤으로 주시며 으름도 맛보라고 주셨다. 울엄니처럼 모두가 연세가 드신 분들이라 더 정이 가고

농사를 짓거나 산에서 채취한 것들이 더 맛있다. 저녁에 땅콩과 마씨를 넣어 밥을 하고 도토리묵에 오이

파프리카를 넣어 무침해서 막걸리와 한 잔 했더니 정말 맛있다.산에 간 보람이 있다. 옆지기가 다음엔

가야산을 가자고 하는데 갈 수 있으려는지.날이 좋으니 날 좋을 때 가을을 맘껏 즐겨야 할 듯.

 

201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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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김대현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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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문학상 수상작 '홍도' 덕분에 다시금 최명희의 <혼불>을 읽고 싶어졌다. 오래전 최명희의 <혼불10권>을 어렵게 구해서 읽게 되었는데 미완성의 '혼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한참을 이야기 빠져 있었다. 그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쓰여졌다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야기의 시작에서 멈추어 버린 소설이지만 10여권에 담긴 이야기의 힘은 대단하다. 그런 소설의 문학상 작품인 '홍도' 역시나 주인공은 여자인 '홍도'이다.그녀는 누군인가? 역사에 기록된 것은 정여립이란 사람에 대해서이다. 기축옥사, 역사는 그를 역적으로 기록해 놓았다. 선구자였던 그는 그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자결을 함으로 생을 마감하고 그의 누나인 홍도의 할머니도 홍도의 아버지인 리진길도 모두 역적으로 죽음을 맞게 되었지만 리진길의 딸인 홍도는 정여립을 따르던 '자치기'라는 인물 때문에 목숨을 구하게 된다. 자치기는 양인도 아닌 그야말로 천민과 같은 인물이지만 정여립의 곁에서 그의 수발을 들면서 정여립의 뜻을 함께 한 사람이다.그는 홍도의 오라비가 되어 그를 지켜 주게 되고 그녀의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

 

역사는 배우고 익히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찾아내고 새롭게 쓰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 동현이 알고 있는 역사는 그저 기록한 자가 쓴 역사일 뿐, 지나온 과거에 있었던 진실 그 자체는 아닐지도 모른다.

 

27살의 동현은 '정여립 사건' 과 관여한 영화를 만들려고 그에 대하여 조사를 한다. 그가 헬싱키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8시간 비행기 안, 그곳에서 우연하게 잠깐 화장실에 가려고 자리를 비운 십 분 시간만에 '리 영' 이란 인물을 만나게 된다.정말 우연하게 만났지만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 것이다. 이야기는 8시간 비행시간 동안 '리 영'아니 홍도라 불리는 여인과 동현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숫자 '8'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모래시계와 같다고 느꼈다. 작가가 왜 숫자 '8'이라는 시간을 정해 놓았을까? 모래시계의 시간은 위 아래로 뒤집어도 똑같다. 홍도 또한 '영영'의 삶을 살고 있다. 그녀가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부여받고 지금까지 살아 온 사백서른세 살이라는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그녀는 이십대의 동현과 같은 탱탱함을 간직한 나이다. 나이를 믿을 수 없어 동현은 그녀의 나이를 믿지 못하고 이야기도 믿지 못하는데 그녀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여인 '홍도' 와 함께 정여립 사건부터 하여 사백여년이란 역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

 

소설에서 동현과 그의 이력은 저자의 이력이 이입된 것인 듯 하다. 그가 구상하는 인물은 '정여립' 이었지만 그를 파헤쳐 들어가다보니 그를 그리기 보다는 '홍도'라는 인물에 더 비중을 두게 되는데 그것이 소설에서도 똑같이 그려지며 정여립이 아닌 홍도의 이야기로 바뀐다. 그녀가 왜 홍도라고 불리게 되었는가? 정여립,죽도 할아버지는 그녀의 능력을 보고는 홍도라고 이름을 지어준다. 그녀는 어머니의 품을 느끼지 못하고 할머니 그늘 밑에서 살아 왔기에 아버지에 대한 정이 각별하다. 그런 그녀에게 죽도 할아버지 사건은 아버지는 물론이고 할머니까지 빼앗아 가게 만들었고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그녀가 관비나 그외 죽음에 몰리지 않은 것은 '자치기'라는 인물 때문이었는데 후에 그들은 각별한 부부의 정을 나누지만 그 또한 오래가지 못하고 짓밟히고 만다. 그런 가운데 그녀는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의 생을 가지게 되면서 현재의 날까지 살아오게 된다. 역사에 기록된 것은 '기축옥사' 정여립 사건에 휘말린 그 가족의 이야기다. 그녀는 어쩌면 역사에 기록되지 못하고 빠져 버렸을지 모른다. 아니 그녀가 어떤 생을 살았는지 아무도 몰랐을지 모른다.

 

인간 수명은 유한했고 유한하고 앞으로도 또 유한할 것이다. 비록 살아 있는 동안 인간은 백 년 이백 년 아니 천 년이라도 살듯이 생각하고 행동하며 믿으려고 하지만 그 누구도 유한한 수명 앞에서는 보잘것없는 미물에 불과했고 불과하고 또 불과할 것이다.그것은 단 한 건이라도 예외가 있을 수 없는 사실이며 만고불변하는 법칙이다. 

 

역사에서는 이렇게 기록되지 못한 '삶'이 다시금 현대인들에 의해 부활하는 경우가 있다. 주목받지 못하던 이들의 삶이 소설로 드라마로 현대인들이 어떻게 해석해내느냐에 따라 그들의 삶은 아름답게 혹은 비극의 주인공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김종서의 딸이 평민으로 살았을 것이라 하여 '공주의 남자'로 한참 드라마로 부활하여 주목을 받았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그 이야기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렇다면 리진길의 딸인 리 영이 살았다면 이런 삶을 살았을 것이다하여 사벽여 년의 역사에서 굵직한 이야기들을 간추려 그 중심에 '홍도'를 놓아 본다. 임진왜란이나 천주교박해에 그녀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야기는 그녀가 영원한 삶을 선물 받으면서 그동안 누려보지 못한 '아버지'나 '자치기'의 환생을 찾 듯 그 시대의 사람들 눈빛 속에서 아버지나 자치기를 찾아 낸다.환생해다면 그런 인물이라고 보고 역사를 이야기 해 준다. 기구한 홍도의 삶은 역사 속에서 빛을 내는 듯 하면서도 그리움에 안주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삶을 이어가는 홍도의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슬픈 삶은 역사다.

 

역사란 그 시대 살아 있던 살았던 사람들이 기록해 놓은 것인데 역사는 흔히 승자의 역사라고 해서 승자의 역사가 기록되지 패자의 역사가 기록되는 것은 아니다. 승자의 시각에서 본 역사가 기록되기 때문에 역사란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여립,그 시대에는 역적이었지만 그는 지금 현재 어느 지역의 거리 이름으로 지정되듯 그는 '선구자' 였다.시대를 잘 못 타고났기에 그는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다.역사로 보면 그는 패자이지만 그의 삶으로 보면 승자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그가 살아내지 못한 삶을 홍도라는 불멸의 생을 가진 여인이 대신 기록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그가 그려내지 못한 양인이나 평민이나 대동한 삶이 사백삼십삼년이 지난 날은 어떨까? 변했을까? 질곡의 역사를 살아내며 홍도가 살아내는 삶 속에서 모두가 평등한 삶이었을까? 임진왜란으로 왜로 끌려간 옹주와 그의 동생들은 역사에서 잊혀지듯 살아가야 했고 같은 동족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며 싸우기도 했다.역사란 무엇인가? 저자가 불멸의 삶을 주게 된 인물인 '홍도'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기록된 삶이나 역사 보다는 기록되지 못한 삶과 역사에 귀 기울여 보라고 이야기 하는 듯 하다. 불멸의 삶으로 계속되는 이야기가 천명관의 <고래>라는 소설을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8이라는 모래시계를 뒤집어 보와도 똑같은 시간 똑같은 그 무엇이지만 위와 아래는 결코 똑같지 않다.전의 역사와는 다르게 후의 역사는 어떻게 누가 해석하느냐에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홍도라는 인물도 어쩌면 저자는 비극보다는 좀더 해피엔딩으로 살려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아니 역사를 부정적보다는 긍정적으로 해석해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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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학교 푸른숲 어린이 문학 31
크리스티 조던 펜턴 외 지음, 김경희 옮김, 리즈 아미니 홈즈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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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이트의 슬픈 역사를 볼 수 있는 <두 개의 이름>을 읽고 나서인지 이 책은 그 와 같은 맥락의 글이고 같은 저자들이 쓴 책이다. 1940년대 서구인들이 캐나다 원주민 말살 정책으로 '원주민기숙학교'를 세워 이누이트 아이들을 강제로 학교로 데려가 강제적 교육을 시켰다. 원주민의 언어를 쓸 수 없고 원주민의 옷을 입을 수 없으며 그들의 음식을 먹을 수 없다.그야말로 우리가 일제강점기에 당했던 것처럼 캐나다 원주민들도 그들의 모든 것을 버리고 외지인의 옷과 음식 언어를 사용하며 강제적으로 외지인이 되어야 했다. 기숙학교는 학생수에 따라 정보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더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와야 했고 원주민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만 생활 보조금이 지급되었으니 이런 악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모두가 희생양이나 마찬가지.

 

"외지 사람들은 너에게 사냥하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아."

......

"너를 이용해서 자기들 배만 불릴 뿐이지. 너한테서 덫사냥 기술을 빼낸 다음, 덫에 걸린 짐승이나 집어 오라고 할걸. 게다가 외지 사람들은 먹을거리를 스스로 장만하는 법도 가르쳐 주지 않아.살코기 보관하는 법도, 생선 다듬는 법도! 파카나 카믹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지도 않지."

 

그 슬픈 시기를 견디며 살아 온 '올레마운'은 그녀의 며느리와 함께 자신의 지난 삶을 글로 쓴 것이 두 권의 책이다. <두 개의 이름>과 <나쁜 학교>.실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캐나다 원주민인 이누이트가 어떤 변화를 겪으며 살아 왔는지,외지 문명과 어떻게 싸우며 견디어 살아 왔는지 그의 생생한 경험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올레마운은 이누이트의 이름이 아닌 외지 이름인 '마거릿'으로 바뀌었는가 하면 더 나은 삶을 위해 글을 배우고 싶었고 책을 읽고 싶어 글을 배우고 싶어서 원주민기숙학교에 가길 원했다.아버지를 조르고 졸라서 기숙학교에 갔지만 글을 배우기 보다는 힘에 벅찬 노동을 해야만 했고 수녀들에게서 심한 굴육을 당하며 견디어 내야 했다. 교실 청소며 오물 비우기, 식당일에 방학 때에는 집에도 가지 못하고 병원에서 간호사 일을 해야만 했다.그녀가 견디어 낸 것은 이누이트의 강한 근성이 버티어 내게 했다.

 

"이 돌멩이 보이니? 이 돌멩이도 한때는 끝이 날카롭고 뾰족한 돌덩이였단다. 하지만 바닷물이 철썩철썩 때리고 또 때려서 모진 부분을 다 없애 버렸지. 이제는 그저 조그만 돌멩이에 지나지 않아. 이게 바로 외지 사람들이 학교에서 너에게 하려는 일이란다."

" 하지만 아빠, 바닷물이 돌멩이 자체를 바꾼 건 아니잖아요.게다가 전 돌멩이가 아니라 사람이에요. 제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요. 전 바닷가에 영원토록 처박혀 있지 않을거에요." 

 

 

그녀가 생각했던 학교가 아니라 이곳은 감옥과 같고 그들의 노동을 착취해가는 곳이기도 했지만 이누이트의 언어와 혼이 말살되는 곳이기도 했다. 뼈속까지 이누이트인 그들을 외지의 수녀들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꺼칠한 교복과 스타킹에 운동화를 신겨서 외양은 서양인 비슷하게 만들어 놓았지만 그들의 속까지는 바꿀 수 없었다. 그들의 언어가 아닌 영어를 쓰게 한 것은 어찌보면 강압에 의한 것이라 더 자신의 것을 그리워하고 뼈속까지 이누이트이고 야생에서 살아가는 법을 뱃속부터 익혀 온 그들에게 학교교육으로 이누이트에서 서양인으로 만든다는 것은 두 문화의 충돌로 인한 기형아만 만들어 낼 뿐인데 이누이트의 강인함으로 잘 버티어 낸 올레마운은 동생들까지 잘 거두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토끼를 따라 간 것은 '호기심' 이었다면 올레마운이 원주민기숙학교에 가게 된 것도 새로운 언어와 문명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는데 수녀들에게 노동력 착취를 당하고 강압에 의한 교육및 '까마귀수녀'의 눈에 나서 늘 다른 친구들보다 놀림감처럼 당하게 되는 올레마운이 호기심에 새로운 문화를 배운 다는 것은 이누이트로 회귀하는 길을 더 빨리 깊게 가르친 격이 되었다. 회유보다는 강압이 어쩌면 반발을 불러오지 않았나 싶으면서 어떻게 뼈속까지 이누이트인 그들을 새로운 문화로 바꾸려 하고 그들의 터전을 빼앗으려 했는지.개발이란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고 그곳에 많은 천연자원이 있다고 자원에 욕심을 부려 원래 그곳의 주인을 내 쫓으려 한다는 것은 잘못된 개발이라고 본다. 외지인들이 이누이트 아이들에게 진심에서 우러난 교육을 했다면 부작용은 덜했을터인데 한 명 한 명이 돈이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교육이라기 보다는 노동력착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슬픈 역사.

 

그렇다고 그런 슬픈 역사가 그 시대에만 일어나고 현재는 일어나지 않을까?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은 더 많은 아픔과 고통이 있을 것이다. 점점 그들의 터전은 좁아지고 외지의 문명은 그들의 삶 속으로 깊숙히 파고 들어 그들의 생명줄을 옭아 매고 있다. 이누이트의 삶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북극곰이 사라질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다는데 이누이트의 삶은 그렇다면 얼마나 남은 것일까? 답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들의 문명과 역사가 그야말로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은 시간 문제이고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환경파괴로 인해 이누이트의 삶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다큐에서 보았는데 강압적으로 우리가 그들의 삶을 빼앗을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이누이트도 우리도 함께 공존하는 삶을 살려면 지금 있는 환경을 지키고 보존하며 살아야지 난개발로 지구가 몸살을 앓게 해서는 안된다. 아이들과 읽는다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고 아이들보다도 어른들이 더 읽어봐야 할 책인 듯 하다. 비단 이런 문제는 아이들에게 읽힐 것이 아니라 어른들의 문제이다. 우리의 양심과 욕심에 한번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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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황금들녁

 

 

일요일,전날 산에서 한 줌 주워 온 상수리에서 벌레가 생기는 듯 해서 울엄니한테 갖다 드리기

위해서 잠깐 시골에 다녀왔다.산밤 한 줌과 상수리 한 줌에서 하얗고 통통한 벌레가 왜 그렇게

나오는지... 상수리를 많이 주웠어야 엄마가 좋아하실텐데 정말 한 줌이다. 좀더 주워야 도토리묵

구경을 할텐데 가져가면 엄마한테 괜히 한소리 들을 듯 한데 그래도 하우스에 말려 놓는게 벌레가

나지 않을 듯 해서 가져갔다.그런데 울엄니는 집에 안계시고 대문은 열려 있고..앞집 할머니가

엄마가 마을회관에 계시다고,바로 위가 회관이라 하우스에 상수리 널어 놓고 가져간 김치통 부억에

넣어 두고는 옆지기와 진돗개를 끌고 동네 한바퀴 산책을 시켰다.

 

시골 가는 길에

 

저녀석이 식당에서 고기만 먹던 돈숙양이라 얼마나 힘이 좋은지..옆지기가 끌려 다닌다

 

꽃과 황금들녁의 조화가 꼭 고흐의 그림속 풍경과 색채감 같다.

 

제대로 끌려 다니고 있다

 

 

 

 

 

 

 

아버지가 심어 놓은 장미.. 가을에도 향이 좋고 꽃도 이쁜 장미..

 

돈숙이와 함께 동네를 한바퀴 돌고나니 정말 땀이 줄줄 흐른다. 옆지기는 너무 힘든지 헉헉,돈숙양도

헉헉 거리며 물을 얼마나 먹는지.언니가 식당에서 키우던 개인데 몸이 좋지 않아 쉬고 있어 엄마집으로

오게 된 녀석인데 워낙에 아버지 계실 때 울집에서 키우던 진돗개의 씨이다. 다시 고향 찾아 온 것인데

녀석 너무 순하고 새끼도 잘 낳고 힘도 좋고.. 그래도 식구들을 알아 보고 시골에 가면 좋아하는 녀석,

옆지기가 내려가면 동네 한바퀴 산책 시켰더니 얼마나 좋아하는지.그렇게 돈숙양 산책 시키고 들녁

구경하고 회관에서 놀고 계신 엄마를 뵙고 올라올까 하다가 텃밭에서 상추를 조금 뜯었다. 씨를 얼마나

뿌렸는지 빈틈없이 자란 여린 상추 한 줌 뜯고는 그냥 올 수 없어 살며시 회관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울엄니 깜짝 놀란다. '아니, 젠 내 막내딸인데..아니 언제 왔다니..' 생각도 못하고 계셨다면서 깜짝 놀라는

울엄니,나오시지 말라고 하는데도 나오셔서 상추 뜯고 대파도 뽑고 이것저것 챙겨 가란다.엇그제와서

다 챙겨 갔는데도 더 챙겨 주시는 엄마,일찍 올라가겠다고 했더니 저녁해서 먹고 가라고 하는데 동네분

들과 계시는게 편하신 듯 해서 그냥 올라가겠노라 하며 올라오게 되었다. 아버지가 가시고 아버지의

빈자리가 점점 크게 느껴지고 엄마는 그만큼 더 연로해지시는 듯 해서 걱정이다. 하루가 다르게 허리도

꼬부라지고... 자주 찾아 뵈어야 하는데 맘처럼 그렇게 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으니.그래도 아버지가 평생

땀 흘리며 일하시던 황금들녁을 보고 오니 아버지를 뵙고 온것처럼 마음이 부자가 되었다.

 

201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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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효소 만들기

 

 

지난 개천절날에 울엄니 생신이라 친정에 갔더니 지붕에 수세미 줄기가 올라와 달려 있다.

'엄마 수세미 열렸네..,아니 저기까지 올라왔어..' 했더니 '너희들 왔을 때 따야겠다.' 하시며

오빠와 함께 나가더니 금방 큰 함지 가득 수세미를 따가지고 들어 오셨다. 수세미가 아니라 무슨

늙은호박처럼 엄청 크다. 어릴 때에 여기저기 열린 수세미를 따서 정말 수세미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요즘은 웰빙 웰빙 하면서 요걸 효소를 담아 먹는단다. 비염,천식,장에 좋다고 하는데 엄만 내게

3개를 주시며 가져가 담으란다. 가져가기 전에 저울에 달아 주시는 센스,그렇게 5kg의 수세미를

가져왔다.

 

 

*준비물/ 수세미,중백당

 

*시작/

1.수세미를 깨끗하게 닦아 물기를 없애준다.

2.그냥 둥글 둥글 알맞은 크기로 썰어 수세미:설탕을 1:1비율로 넣어 주면 된다.

(요건 설탕에 버무려 보았더니 수분이 금방 많이 생긴다.설탕을 조금 더 넣어주는게 좋을 듯)

 

 

 

수세미 3개에 5kg인데 중백당과 섞어서 넣었더니 15L통에 가득이다.

그런데 어슷 썰은 수세미와 설탕을 버무렸더니 여기에서 수분이 나올까? 했는데 금방 수분이 생겼다.

정말 신기하다. 15L 통에도 금방 수분이 생겼다. 하루 지나고 보니 수분이 많이 나오니 설탕이

대부분 녹았다. 설탕을 좀더 사다 넣어 주어야 할 듯 하다.수세미가 비염과 천식및 장염에도 좋은가

보다. 울집에는 딸들이 비염이 있고 녀석들도 나도 장이 좋지 않으니 효소 만들어서 잘 먹어야 할 듯.

올해 처음인데 울엄니는 해마다 해서 드셨고 올해는 커다란 수세미가 많이 열려 그야말로 커다란

함지에 담아 놓으셨던데 설탕값이 만만치 않을터인데 그렇게 해서 다 자식들 나누어 주신다는.

난 담았으니 어떤 맛인지 궁금함에 진득하니 기다려봐야할 듯.

 

201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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