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딸들과 함께 한 즐거운 시간,안성 서운산 청룡사

 

 

 

 

 

명절연휴를 맞아 딸들과 간만에 조조로 <관상>을 보러 갔다가 잠깐 바람을 쐬러 가다가 보니 안성

청룡사로 가게 되었다. 녀석들 어릴 때 자주 갔던 곳인데 이곳은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더니 요즘은

주차장이 많이 바뀌었다. 절 앞의 주차장은 좁아지기도 했지만 절로 들어서는 입구에 있는 큰 공용

주차장은 8월부터 유료가 되었다. 서운산이 있어 주말마다 등산객이 많은데 유로화를 한 것은 조금

문제가 있는 듯 보인다. 절로 향하는 입구에 있는 청룡저수지부터 길가에 주차해 놓은 차들이 즐비

하다. 산행객들로 인해 마을이 더 부수적으로 얻는 것이 많은 터인데 주차장 유료화는 문제가 있지

않나본다.

 

석탄일마다 이곳에 와서 녀석들을 위해 등도 달도 석탄일마다 찾는 절이 이곳이기도 하지만 서운산에

산행도 가끔 오는 곳이며 이곳에 오면 마음이 안정이 되고 참 좋은데 조금씩 절이 변화를 겪는 것이

오랜시간을 두고 지켜 본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다. 본래의 모습보다 왜 세속의 냄새가 나는 듯 보이는지.

그래도 아직은 그리 크게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않아서 좋다. 석탄일에 오니 경비실을 짓고 있더니

담장공사와 더불어 다 완성이 된 듯 하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돌계단도 새로 고쳤는데 너무 현대적인

냄새가 강해 먼저 있던 돌계단이 그립다.개보수를 할 때 너무 현대적인 것으로 해 놓으면 이질감이

느껴진다.

 

 

 

 

 

청명한 가을날이다. 하늘은 정말 푸르고 바람 한 점 없이 덥다. 긴팔을 입고 나온 우리는 덥다 덥다

하며 그늘을 찾기 바빴다. 땡볕과 같은 곳에서 녀석들 사진좀 찍자고 하면 찡그리며 한마디씩 한다.

덥고 땀난다고... 그래도 이 가을날을 추억하기에 얼마나 좋으가.잠시 나온 것인데 축복처럼 이런

가을날을 선물 받았으니 정말 좋다. 잠깐 머물며 막내는 잠자리도 잡고 재밌는 사진도 찍고 두녀석은

신이났다. 어릴적 왔던 기억을 더듬어가며 이야기 하다보니 더 재밌다. 거기에 알밤도 몇 개 주워

가을밤맛도 느껴보기도 했다.

 

 

 

 

 

 

 

 

잠깐의 나들이였지만 딸들과 정말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다. 날이 뜨거웠지만 산행을 다녀 온 산행

객들이 절 구경을 하러 많이들 들어 오기도 하고 명절끝에 오는 여행객도 있고 우리도 그 속에서

절을 한바퀴 돌며 자연도 구경하고 추억도 쌓고 언제 또 이런 시간을 만들어볼지. 즐건 가을날의

잠깐의 여행이었지만 긴 명절연휴의 스트레스를 날리기엔 충분했다.

 

201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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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치열한 무력을 - 본디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사사키 아타루 지음, 안천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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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란 부제의 이 책은 '사사키 아타루' 라는 작가의 강연이나 대담을 담아 놓은 책이다. 먼저 사사키 아타루라는 작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일까 읽고 있어도 계속 수박 겉만 핥고 있는 것이 솔직한 기분이다. 그의 전작인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이 아무리 느낌이 좋은 책이라도 읽지를 않았고 모르는 작가이기에 그저 먼 곳에서 들려 오는 북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종교사학자이면서 힙합 작사가이기도 하고 소설까지 몇 편 쓴 작가인 사사키 아타루가 급부상 하고 있다고 해도 그에 대하여 아무런 것을 읽어보지 못하고 마주하는 책은 '낯설음'이다. 거기에 철학 하면 정말 어렵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아무리 읽어도 '철학'이란 그 단어부터 어렵게 다가온다.

 

얼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을 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아니 그의 작품을 조금 어려워하고 있어 잡문집을 읽고나니 그에게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 들었고 그렇게 하여 신간인 <색채가 없는 다카키 쑤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좀더 편하게 읽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사사키 아타루를 알게 된 작품이니 그의 다른 소설들을 좀더 편하게 만날 수 있을까? 그의 작품 한 편이라도 읽었다면 계속적으로 겉돌기는 하지 않았을텐데 대담을 읽는 시간내내 '이건 뭐지' 하는 느낌으로 어쩌면 그런면이 더 '생각'이라는 터널을 넓혀가는 시간이 되어서 모험의 시간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글에 등장하는 작가와 작품들이 낯선 것들 뿐이라 한계가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그렇다고 철학을 특히나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가 처음부터 작가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아니고 논문이나 그외 다른 일들을 하다가 소설을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는,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에 그는 이미 소설을 반 정도 완성해 놓은 상태라 더 이상한 기분이라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가 몇 편의 소설을 내게 되었고 그를 작가의 반열에 확실하게 올려 놓게 되었나 보다. '말 혹은 언어'라는 것은 '글'이란 무엇인가? '문학은 무력합니다. 하지만 문학은 승리합니다.단순한 진리입니다.' 라는 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힘이 없는듯 보여지면서도 그 속에 힘이 들었다고 본다. 펜의 힘은 강하다고 했다. 한정된 사람들이 보는 글보다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는 소설이나 그외 글이 주는 힘은 '치열한 노력의 힘은?' 이라고 생각을 하며 읽어 보게 되었다. 그렇게 그 또한 수면위로 올라와 독자를 만나고 있으니 치열한 무력의 힘은 대단하다고 본다.

 

그의 글 중에서 다른 글보다도 '독서' 에 대한 글을 좀더 유심히 읽게 되고 기억에 남는다. 난 한번 읽은 책을 잘 읽지 않는 편이고 한번 쓴 글도 다시 읽지를 않는다. 글쓰기를 배설처럼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는 한번 읽은 책을 여러번 다시 읽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은 다음에 또 읽어야지' 하는 책들이 분명 있는데 다시 접할 기회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읽을 수 없다면 쓸 수도 없습니다. 이때의 읽기는 필연적으로 ' 다르게 읽기'를 의미하죠.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건 똑같은 행위가 아니거든요. 쉬운 예로 제2장까지 읽고 졸려서 일주일 정도 내버려뒀다가 다시 다음 장부터 읽는 것과, 하룻밤 사이에 책을 다 읽는 것은 인상이 전혀 다릅니다. 시가에 따라 '읽기' 는 전혀 다른 것이 되고 마는 거죠. 당연히 개개인에 따라서도 다르고요. 물론 최저한의 수준은 존재합니다만.' 이라는 부분이 마음에 와 닿는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의 다른 책을 읽은 후에 다시 읽어봐야할 책이다.

 

철학이니 인문학이니 하는 단어들은 그 단어자체로 참 난해하고 어렵다. 이 책을 처음 접하는 느낌도 '난해,낯설음' 이었는데 이렇게 '사사키 아타루'라는 인문학자이면서 힙합 작사가라는 그를 알게 되었으니 그의 작품들과 대면할 때는 '낯설음'은 아마도 '설레임'과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치카와의 말에서 ' 제가 사사키 씨의 백미는 첫째로 <야전과 영원>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에 잘 나타나 있는 '사람을 발정케 하는 문체의 힘' 입니다. 그와 동시에 이에 무방비하게 발정하거나 공감하는 사람들은 의심스럽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설을 쓰면 일종의 미심쩍음과 함께 사람을 발정케 하는,매우 선정적인 물건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지요.' 라는 말처럼 '사람을 발정케 하는 문체의 힘'을 가진 작가의 작품들을 한번 만나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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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아산에 볼거리 즐길거리 추가,아산레일바이크

 

 

 

 

 

 

 

 

 

명절날 친정에 내려가며 딸들에게 [아산레일바이크] 이야기를 해주며 가서 운행을 하면 한번

타보겠느냐고 말했더니 좋단다.레일바이크하면 정선이나 그외 다른 곳을 가야 하는데 가까운 곳에도

생겼다고 하니 시골 가는 길에 한번 타보기로 했다.미리 검색을 해서 아산레일바이크에 대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갔다. 황금 들녁을 보며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가족과 함께

추억을 만든다는 것만으로 즐기는 기분으로 타기로 했다.

 

이곳은 구 도고온천역에서 시작해서 선장역까지 왕복 40여분 즐길 수 있는 거리다. 좀더 긴 거리

라면 좋겠지만 그것 또한 거리 제한이 있는 것인지 레일바이크가 대부분 비슷한 시간인 듯 하다.

대천에도 레일바이크가 있다는데 한번 가서 타봐야겠다. 기곳은 구 장항선 비둘기호가 다녔던

선로로 폐선이 된 것을 이용한 것이다. 아산에는 [세계꽃식물원]이 가까운 곳에 있고 [아산외암마을]

이 있고 [아산현충사] [아산봉곡사] [수당 이남규고택] 이며 [아산공세리성당]과 [피나클랜드]

[삽교천] [영인산 휴양림] [도고온천] [아산온천] [온양온천] 등 연계해서 갈만한 곳이 많다.

더불어 세계꽃식물원이 가까이 있는데 레일바이크를 타고 구경을 가도 좋을 곳에 생겨서 더

기분이 좋다.

 

 

 

 

 

 

아산레일바이크는 5월에 개장을 해서 아직은 조금 부족한 점이 보이기도 한다.그래도 시원한 공기

를 마시며 들녁을 바라보며 힘차게 모두 마음을 합하여 다리를 구르다 보면 정말 기분이 좋다.

아직은 더워서인지 무척 땀을 많이 흘렸다.처음이라 그저 모두가 시간안에 빨리 탈 생각만 했다.

가끔씩 사진도 찍고 했어야 했는데 성급하게 도착할 생각만 한 듯 하다.

 

아산레일바이크는 폐선을 이용해서 했기 때문에 주변에 볼거리는 아직 많지 않다. 기찻길 옆에

코스모스라도 많이 심어져 있다면 가을 풍경이 더 좋았을텐데 드문 드문 보이는 코스모스가

반갑울 정도였다.거기에 두번 마을로 이어지는 건널목이 있어 쉬어야 한다. 건널목마다 진행요원

들이 있어 수신호를 해주기 때문에 어려움없이 갈 수 있고 하천이 있어 다리 위도 건너는 스릴도

즐길 수 있다. 선장역까지는 내리막이라면 다시 도고온천역으로 돌아오는 지점은 오르막이다.

[자동운행구간] 이 있어 오르막구간에서 힘들게 구르지 않아도 되는데 우리가 가는 날은 장날처럼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자동구간을 운행하지 않는다고 진행요원이 힘차게 발을 저으란다. 아흐...

 

 

선장역 가까이에는 테크길을 해 놓았다.내려서 잠시 걸어도 좋을 듯 한데 우리는 그저 열심히

발을 저을 생각만 했다.잠시 내려서 휴식을 취할 것을.

 

 

선장역은 도고온천 뒤쪽이다. 선장역에 도착하여 레일바이크를 제 위치에 놓으면 자동으로 레일

비이크를 돌려 위치를 바꾸어주는 기계가 있다.가만히 타고 있으면 위치가 바뀌니 그것이 또

재밌다.

 

 

 

 

 

 

자동운행구간과 마을로 들어가는 건널목에는 관리자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건널목을 지날 때 약간은 쑥쓰러운 기분도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밌다는.

 

 

 

 

 

처음엔 길고 힘든 시간이 될 줄 알았는데 타고나니 너무 금방 시간이 지났다. 모두가 너무 열심히

발을 굴렀는가 보다. 옆지기와 큰딸이 앞에 앉아 정말 쉬지 않고 발을 굴렀다. 앞자리는 오르막인

뒤돌아 오는 길에는 해가 너무 바짝 들이쳐 정말 더웠는데 힘들었을 듯. 미리 물과 양산을 준비하면

좀더 나은 레일바이크의 즐거운 시간이 될 듯 하다. 우린 물만 매점에서 사가서 다행히 중간중간

물을 마셔가며 타긴 했지만 햇빛 차단이 잘 되지 않았다.요거 선선할 때 타면 좋을 듯 하다.

 

 

 

 

 

 

 

 

역 플레폼에 깔린 타일은 개개인이 만든 타일인 듯..모두가 다른 그림 다른 글이 쓰여져 있어

요거 보는 재미도 있다. 명절날 친정 가는 길이라 좀더 여유를 즐기지 못하고 타는 것에만 신경을

쓴 듯 해서 아쉽다. 조금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며 사진으로 좀더 남겼어야 하는데 부족함이 있어

아쉬운데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할 수 있으니 다음에 또 한번 타봐야겠다.추운 겨울에 타는 것은

어떨지.예당평야가 황금들녁에 되었을 때에도 괜찮을 듯 하고 빈들녁인 겨울에도 좋을 듯 하다.

들녁이 주는 풍요로움과 함께 가족의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딸들과 잠깐이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201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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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정원] 군자란꽃과 달래

 

 

 

군자란이 봄에 꽃대가 나와야 이쁜데 가을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녀석들이 종종 있다.

모르고 있었는데 언제 꽃대가 두개나 나와 있다.하나는 활짝 피고 또 하나는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가을과 겨울에 피는 군자란은 봄처럼 화려하지 않고 꽃대가 길게 나오지 않는다.

제 철이 아닌 계절에 피는 꽃이 조금 덜 이쁘듯이 군자란도 그렇다.

그래도 이쁘다.녀석들 요즘 날이 따뜻하니 꽃대가 올라온 듯 한데 봄에는 어쩌려는지.

 

 

달래...

 

올 봄에 산에서 달래를 캐다가 잘 먹었다.달래전도 해 먹고 달래간장 달래장아찌도 담고

다양한 달래요리를 해 먹고도 남아서 한줌 상자에 심었다.그런 것이 꽃도 피고 씨도 맺고 해서

씨를 흙에 묻어 두었더니 원뿌리로 있던 달래에서도 씨에서도 달래싹이 많이 올라왔다.

하루가 다르게 싹이 올라오고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는 달래,

캐서 먹기가 아깝다.좀더 상자에 가득 될 때까지 그대로 놔두어야 할 듯 하다.

 

201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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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강 - 제11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87
김선희 지음 / 사계절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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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이 강한 것이 있다. 늘 마시는 차나 커피도 그렇고 다른것보다 유독 '매운맛'에 중독된 사람들이 많다.나 또한 매운맛을 가끔 찾는다.그중에서도 매운불닭발은 정말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자주 먹는 게 아니고 정말 매운맛을 느끼며 땀을 뻘뻘 흘리고나서 개운함을 느끼고 싶을 때,마음이 편치 못하고 무언가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에는 한번씩 마트에서 파는 매운양념불닭발을 사다가 한 번씩 먹어준다. 그러면 땀을 뻘뻘 흘리고나서는 개운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 버린다. '더 빨강' 매운맛에 중독된 십대의 이야기,매운맛을 아니 인생을 맛을 알기에는 조금 이른 나이다. 그러나 그들이 왜 매운맛에 중독되어야 하는지 현실은 그들은 녹록치 않게 만들었다.아니 현실이 아니라 몇 년 살지 않은 그들의 과거는 그들을 힘들게 붙잡고 늘어져 매운맛으로 무언가 날려 버리게 만들었다.

 

이삿짐센터를 운영하던 오십이 넘은 아버지는 어느 날 이삿짐을 옮기던 중 사고로 인해 탁자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히게 되고 식물인간이 되지 않고 며칠만에 깨어난 것은 하늘이 도운 일인데 쉰이 넘은 아버지가 일곱살 아이가 되었다. 아들은 '큰형아,작은형아' 라고 부르는 아버지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나. 동생처럼 낮추어 말해야 하나 아님 아버지니까 존대를 해야 하나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말은 이상하게 꼬이고 집안도 꼬이게 되고 세상도 꼬이게 되었다. 재개발지역이라 이사를 가야하는데 보상을 받은 돈으로 엄마는 치킨가게를 차렸다. 형은 취업을 포기하고 가정 경제를 책임지며 엄마를 도와 치킨가게에서 배달일을 한다. 중학생인 나는 '작은형아'가 되어 아버지를 보살피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뭔가 단단히 꼬여도 정말 단단히 꼬였다. 무슨 이런 엿같은 세상이 다 있나. 어제까지 자신들을 무관심 혹은 폭력,폭언을 일삼던 아버비는 자신들을 형아로 아는 일곱살 지능의 어른아이가 되어 집밖에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으니.

 

"매운 걸 좋아하는 데는 저마다 이유가 있을 거야. 어떤 사람은 그냥 좋아서 먹을 수도 있고,어떤 사람은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욕구 불만일 때 먹을 수도 있고,어떤 사람은 삶이 재미없고 시시하게 느껴질 때 매운 걸 먹고 정신이 번쩍 들수도 있고."

 

무언가 풀어내야 했던 나는 '야동'에 심취해서 밤마다 야동으로 긴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몽정까지 하기도 한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 온 여자가 있었으니 '오미령'은 친한 친구가 잘 알고 있어 친구를 구워 삶아 겨우 오미령에 대한 정보를 얻어 오미령이 운영하는 '더 빨강'이라는 이름도 야릇한 카페에 가입을 했는데 그 카페가 그러니까 '매운맛'을 찾아 매운맛에 중독된 이들이 함께 하는 카페다. 그들은 왜 매운맛에 중독되었을까? 아니 오미령은 매운맛이 뭐가 좋다고 매운맛에 중독된 것일까? 자신은 매운것을 정말 싫어한다.그래도 오미령을 위해서는 카페에 가입은 물론 매운맛도 서슴치 않고 먹으리라. 그러다 그들과 정모에 참여하여 매운맛을 보게 되었고 혹독한 신고식처럼 매운맛에 얼떨떨,불같은 매운맛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는데 이 오미령이란 인물이 요주의 인물이었던 것,왜 그녀는 매운맛을 가장한 자살카페를 운영하는 것일까? 정말 그녀가 자살을 원하는 것일까? 자신과 같은 사람도 살고 있는데 왜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그녀들이 자살카페에 회원이 되어야 한단 말인가?

 

길동은 미령이가 '먼 미래'라고 말한 시월의 마지막 날을 선생님께 밀고하고 싶지만 참고 그가 한번 그녀를 설득해 보려고 한다. 그런다고 길동의 집안 경제 사정이 풀린 것도 아니다. 일은 점점 더 꼬여 믿었던 형은 주식으로 모든 것을 날려 먹고 사라졌다. 엄마는 가게를 접듯 완전히 밑바닥을 치듯 주저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을 놓아 버렸다.아버지마져 집을 나갔다 겨우 찾게 되었는데 그 순간 둘은 아버지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무서운 생각을 한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아버지를 찾게 되고 다시 뛰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길동도 그렇게 다시 집안의 가장이 되듯 아버지를 책임지게 되고 엄마는 다시 치킨집으로 향하게 되었다.형도 어디선가 잘 견디어내고 있을 것이다.이런 현실도 견디어 내고 있는데 오미령을 포함한 더 빨강의 회원들이 왜 자살을 하려고 할까? 그들과 함께 동행을 하기로 맘 먹은 길동은 따라가서 그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여 그녀들의 자살을 막기로 한다.그런데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그녀들은 정말 '더 빨강'의 회원답게 '매운맛'에 확실하게 중독된 그들만의 맛여행이었던 것이다. 그녀들의 매운맛 중독이 와전되어 오해하게 된 것이 잘못되긴 했지만 그래도 그만하길 얼마나 다행인가.덕분에 그는 오미령을 매운맛을 통해 알게도 되고 또 그렇게 둘이 연결될 수 있었으니 정말 다행한 일이다.

 

"그러니까 내 말은, 사람은 어쩌면 기억이 없을 때 더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거지. 네가 일곱 살 때 어떤 끔찍한 일을 겪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기억이 네 삶을 붙잡아 두고 행복해지는 걸 방해한다면 그건 아니라는 거지.그 기억에서 벗어나든지 극복하든지.죽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거지."

 

어느 것이나 중독되면  벗어나기가 힘들다. 하찮다고 생각한 것에 중독되는 것도 벗어나기 힘든데 매운맛은 특히나 중독성이 강해 빠져 나오기 힘들다고 들었다. 매운맛은 점점 더 강한 맛을 빠져 들게 되고 속이 버려도 또 다른 매운맛을 찾는 사람들,그 맛을 알기엔 조금 어리다 싶은 나이지만 그들은 인생의 맛을 알아 가는 '과정'에 놓여 있다. 미령은 유괴를 경험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른 자기 해석을 경험하였고 길동은 아버지의 사고로 인해 가정이 와해될 위기에서 그래도 가족이 있어 모두 잘 견디어 나가고 있다. 가족이란 위기에서 더 끈끈한 무언가를 발휘해 하나로 묶어주는 듯 하다. 비록 형이 주식으로 재산을 날리기는 했지만 형도 분명 잘살아 보자고 시작한 일이고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손해를 본 것이지 나쁜 의도로 그런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비록 지금 힘든 시간을 견디어 내고 있지만 모두 잘 헤쳐나갈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고 나면 개운한 그 시간이 오듯이 매운맛의 그 현실에 놓여 있는 것이다.모두 지금 땀을 뻘뻘 흘리고 나면 언젠가 다시 하나의 가족으로 거듭나는 시간이 올 것이다. 미령은 어린 나이게 '매운맛'을 보았다면 길동은 지금이 매운맛을 보고 있는 것이다.그렇다고 그들이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부딪혀 이겨내려고 하고 있어 기특하다. 매운맛을 싫어했던 길동이 점점 익숙해져서 무감각해지듯 현실 또한 그렇게 이겨내리라 본다. 꼭 그들 가족에게도 아버지가 좋아하는 목마가 힘차게 날아 오를 그 날이 올 것이다.'이랴 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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