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으로 현대적이 된다는 것, 그것은 제 무덤을 파는 자들의 동맹자가 되는 것이다.

- 밀란 쿤데라, 《불멸》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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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묵향 > [마이리뷰] 마르부르크 강령

2년 전. 쓰려던 상세 리뷰는 결국 못 썼네. 지금도 결산하지 못한 책들이 몇 있는데 쓰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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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아이들은 공룡을 좋아할까.


  알라딘에서 "공룡"이라는 검색어로 '국내도서'를 검색해 보면, 전체 3,125권(8권이 많은데, 분야가 중복 집계된 책들이 있는 것 같다) 중 879권(28.1%)이 '어린이' 분야로, 1,561권(50.0%)이 '유아' 분야로 분류되어 있고, '청소년' 분야에서는 17권(0.5%)으로 급격히 줄어 '대학교재/전문서적' 분야에서 2권(0.1%), '과학' 분야에서 42권(1.3%)이 검색된다(2020. 7. 6. 현재).



  결국 한국에서 '공룡 마케팅'은 주로 유아, 어린이들과 그 부모들을 상대로 한 것이다. '유년기의 폭발적 관심'과 '곧이은 급속한 냉각' 모두 흥미로운 현상이다. 사실 공룡이 반드시 유치한(?) 주제라고는 할 수 없을 텐데, 후자는 어쩌면 한국에 국한된 현상일지 모른다. 그럴 듯한 공룡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도 전국 곳곳에 들어섰다(서대문 자연사박물관, 남양주 미호/자연사 박물관과 오남 공룡체험전시관, 대전 유성구 지질박물관, 계룡산 자연사박물관, 안면도 쥬라기 박물관, 경산 공룡박물관, 목포 자연사박물관, 해남 공룡박물관, 제주 공룡랜드 등). 얼마 전 '고성 공룡박물관'에 가보니 접근성이 그리 좋은 곳이 아닌데도 상당히 많은 가족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어 놀랐다(한 아빠가 아들한테 "천일야화가 데카메론이잖아."라고 설명하면서 옆을 지나쳐 갔는데, 정정해 드려야 하나를 잠깐 고민했다. 부디 나중에 눈치 채셨길...). 고무적이고 다행한 일이라 생각되는 것은, 최근 만들어진 시설들일수록 단지 공룡의 압도적인 크기와 외양만 구경거리처럼 내보이는 게 아니라 학술적인 부분까지 충실하려 애쓰는 티가 난다는 점이다(아래는 고성 공룡박물관 전시물 사진).



  아무튼 나도 아이 덕분에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까지 관심을 가지다 급격히 잊게 된 '공룡 지식'을 새로운 시각에서 업데이트하는 계기를 갖고 있다(치토스 공룡 스티커, "체스터의 공룡마을"에서 대망의 '티라노사우르스' 스티커를 구하지 못해 '오리온 어린이 회원' 연장에 실패한 슬픈 기억이 있다). 예컨대, 지난 4월 말 『네이처』에는, 강가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었던 '스피노사우르스'가, 새로이 발견된 화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를 때 수생공룡이었을 것이라고 논증하는 논문이 실렸고, 나도 기사를 읽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을 수 있었]다. 논문은 Ibrahim, N., Maganuco, S., Dal Sasso, C. et al. Tail-propelled aquatic locomotion in a theropod dinosaur. Nature 581, 67–70 (2020). https://doi.org/10.1038/s41586-020-2190-3이고(네이처』지 제581호 표지에 멋진 이미지가 실렸다), 관련 기사는 고재원 기자, "[표지로 읽는 과학] 스피노사우루스에 달린 돛 비밀을 풀다", 동아사이언스 (2020. 5. 9. 자 기사)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6562; 유용하 기자, "뭍이 아닌 물에서 삶…공룡 ‘호적’ 바꾼 화석", 서울신문 (2020. 4. 30. 자 기사)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430019004 등 참조.


네이처 제공


  이와 같이 학술지에 실린 새로운 지식이 한국어로 된 어린이 그림책에까지 반영되려면 또 몇 년이 걸릴지... (지금은 스피노사우르스 삽화揷畫가 모조리 강가에서 물고기를 입에 물고 서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책들이 바뀌기 전까지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잘못된 지식을 잘못되었는지도 모른 채 습득할 테고, 금세 또 관심이 식어 그런 줄로만 알고 평생을 살지도 모른다. 이는 지극히 '단편적 일화'에 불과하다. "중요한 정보들이 대부분 영어로 된 세상에서 우리 사회에 들어오지 않는 정보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로선 추산하기도 어렵다. 단편적 일화들에서 우리가 모르는 새 생산되고 유통되는 정보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복거일,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 삼성경제연구소, 2003, 76쪽.



  다양한 캐릭터와 이들에 얽힌 드라마는 '공룡 시대' 서사가 갖는 매력 중 하나다. 화석을 바탕으로 공룡의 생태를 상상하고 복원하는 과학자들은 모르긴 몰라도 탁월한 이야기꾼들임에 틀림없다. 이것이 아이들의 마음도 끌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아이들은 동시대 동물들 가운데도 기린, 코끼리, 사자, 호랑이, 곰, 또 고래와 상어 같은, 크거나 사나운 동물들에 우선 열광하는데, 공룡들 가운데는 그러한 매력 포인트를 가진 종들이 아주 많다). 이전에 다른 글에서 핑크퐁 '공룡 동요'를 예찬(?)한 바 있는데, 비록 멜로디는 '돌려 막고' 있지만, 위 맥락에서, 꼼꼼한 고증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잘 살린 가사만큼은 국문, 영문 모두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https://www.youtube.com/WhKajif49TQ 공룡 캐릭터들이 곳곳에 생생하게 살아있다 보니, 나는 솔직히 아이가 "공룡이 멸종되어 더 이상 지구상에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여하간 요즘 다양한 공룡 컨텐츠를 수시로 접하고 있고, 서재에서도 틈틈이 기회가 날 때마다 다뤄보려 한다[그나저나 며칠 전(7월 4일?) 알라딘의 오류인지, "알라디너 인기서재"로 소개된 때문인지, 평소의 한 달 방문자 수를 훌쩍 넘는 방문자가 단 하루에 방문하였다고 나와서 깜짝 놀랐고, 괜히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방문자 수가 다시 바뀌어 있다. 오류가 난 것이라면 모르겠는데, 이러한 것이 사후적으로 조작될 수 있다면 문제 아닌가?].


  영문판으로는, 여러 권을 서점에서 직접 들추어 보기도 했지만 DK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이 좋다는 글을 남긴 적이 있다. 내가 산 것은 앞의 파란책인데, 번역서가 나오기도 한 주황색 책과는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



  이전에 어딘가에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영어 과학책을 볼 때 놀라운 점은, 아이들 책이라 해서 쉽게 설명한답시고 내용을 함부로 줄이거나 적당한 왜곡을 용인하는 일이 없다는 사실이다. 바꾸어 말해, 정확한 설명을 우선 시도한다. 위 DK 백과 시리즈도 그러한 책들 중 하나이고, 아래와 같은 책들도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babies"를 대상으로 한 양대산맥(?), Chris Ferrie와 Baby Loves Science 시리즈를 추린다(그나저나 '물푸레책공방'에서 Chris Ferrie의 책 몇 권이 번역된 적이 있네? 2016년에 나온 책이 벌써 품절 처리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튼,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양자역학이나 유기화학, 통계역학 따위의 기본적 문제의식만 간취할 수 있어도 그게 어딘가!



  Ruth Spiro의 책들은 Jill McDonald의 'Hello World' 시리즈와 묶여, 웅진책방에서 "아기과학자 그림책" 시리즈 12권으로 나왔다(알라딘에서는 검색되지 않는다).



  공룡 책으로 돌아오자.


  최근 동네 작은도서관에서 아이교육 출판사에서 나왔던 『재미있는 공룡탐험』 시리즈라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무척 좋았다(아래 사진에서 오른쪽).



  제목이 꽤 특이해서("뒤뚱뒤뚱 오리주둥이 공룡" 등) 검색해 보니, 여러 출판사가 나온다. 위 사진의 아이교육 출판사에서도 '뉴-도담 자연관찰' 시리즈의 일환으로 나온 적이 있고, King & Books라는 출판사명을 달고 나온 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알라딘에서는 아이나루 출판사의 '공룡의 신비' 시리즈로 검색된다. 지은이가 같고, 감수자가 같아 번역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출판사에 사정이 있었던 것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다(번역 저작권은 매번 제대로 확보된 것일까).



  내용이 충실하고 상세하기도 했지만, 특히 좋았던 것은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으나) 공룡 이름에 알파벳 표기를 병기했다는 점이다. (나중에 별도의 글을 쓸 생각이지만,) 공룡 이름을 포함한 학술용어, 특히 '학명'은 린네의 제안에 따라 라틴어 또는 라틴어화한 낱말에서 비롯되고, 이를 특별한 고민이나 원칙 없이 한글로 표기하는 경우와 알파벳을 병기라도 하는 경우는 전달되는 정보의 양에서 큰 차이가 난다. 한글로만 표기하면서 예컨대, Elasmosaurus를 "에라스모사우르스"라고 쓰게 되면, 발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기가 어려울 뿐더러, '얇은 판'(elasm-, elasmo-) 도마뱀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사정에 관한 단서조차 잡기가 어렵게 된다. 알파벳으로 쓰면, 디플로도쿠스(Diplodocus)가 '두 개의 기둥',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가 '세 개의 뿔이 달린 얼굴', 이구아노돈(Iguanodon)이 '이구아나의 이빨', 티라노사우르스(Tyrannosaurus)가 '폭군'이라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라는 사실을 한결 수월하게 느끼거나, 적어도 한 번 듣고 나면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다(우리가 웬만큼 한자어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에게는 훨씬 쉬울 테고... 앞서 언급한 '데카Deca메론' 일화도 그 어원이 '열흘 동안의 이야기'라는 것을 아셨다면 실수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글 전용? 당장 주위를 둘러보고, 거리에 나가보라. 한글과 알파벳이 얼마나 뒤섞여 있는지. 삼성(SAMSUNG), LG, 현대(HYUNDAI) 같은 대기업들에서부터 SK, KT, LGT 등 통신사들과, (Google, Facebook, Instagram, Youtube야 원래 미국에서 탄생하였으니 그렇다 치고) Naver, Daum 같은 포털 사이트, CU, GS25, 7 Eleven 같은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갖은 상품과 용역이 알파벳을 달고 공급되는데, 알파벳으로 소개하면 아이들에게 더 생소하고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언어의 변천을 인위적으로 통제한다는 것은 이상주의적이다. 언어는 대중의 필요와 효용에 따른 합리적 선택에 따라 변할 따름이다. 우리 언어생활이 '영어 중심 망 경제'의 강력한 구심력으로 인해 사실상 영어 공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러한 현상과 흐름을 짐짓 외면하는 것이 도리어 영어구사능력을 권력화하고 계급 간 격차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을 인위적으로 '애써' 지연시키는 것과 적극적으로 직면하는 것 중 어느 편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길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예컨대, 박광길, "신어 형성 과정에서의 외래어 수용 양상: 2016~2018년 신어에 나타난 영어를 중심으로", 인문과학연구 제62집 (2019)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9215765에 따르면, 2016, 2017, 2018년 3년 동안 신어 자료집에 수록된 1,428개 신어에 총 1,145개의 영어 단어가 사용되었고, 영어를 중심으로 신어가 형성되는 양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하여, 황은하, "효율적인 어휘 확장을 위한 외래어 효용성 연구: 영어권 초급 학습자의 외래어 지식의 양적 및 질적 측정을 중심으로", 우리말교육현장연구, 통권 15호 (2014)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930886 도 참조. 영어에서 비롯된 외래어 없이 말을 할라치면 뜻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거꾸로, 이전에 재미삼아 순우리말 어휘를 살려 쓴 리뷰가 있는데, 얼마나 이해할 수 있으신지 한번 살펴보시라. https://blog.aladin.co.kr/SilentPaul/10664505 슬프지만 우리는 많은 우리말 어휘를 잃고 있다.


한편 외래어 표기에 관하여 '한글'이 가진 위대한 잠재력을 우리가 반쪽만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특히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글'의 원리를 설명하다가 극명히 느꼈다), 마침 최근 경향신문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왔다. 이기환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을노브가 무엇이오' 영어에 푹 빠졌던 조선, 일제의 교육이 망쳐놨다", 경향신문 (2020. 6. 30. 자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6300600001&code=960100 위 기사에 따르면, 지석영의 '아학편'에서 F는 '에프'가 아닌 '에ㅍ후'로, V는 'ㅇ뷔'로 표기하였고, R 발음은 '으ㄹ'로 표기하여 예컨대 Ruler는 '으룰러', Rice는 '으라이쓰'로 표기하였다. 겹자음, 겹모음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초성, 중성, 종성의 기하학적 배치 안에 다양한 음가를 겹쳐 넣을 수 있는 놀라운 문자가 한글인데(심지어 한글 워드프로세서에서도 쓰지는 않는, 듣도 보도 못한 엄청나게 많은 글자들이 지원된다), 왜 그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을 이렇게 말살시키고 말았는지... 없어진 글자인 순경음 ㅸ, 반치음 ㅿ, '아래아'와 같은 것들은 지금에 와서 다시 기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글을 차용해 쓰는 찌아찌아족은 V 발음을 순경음 ㅸ으로 표기하고, 솔로몬 제도에서는 L 발음을 쌍리을로 표기한다는데(그런데 왜 R이 아니라 L?), 무엇 때문에 정작 우리는 그런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가. 이경미, "섬나라 솔로몬제도 2개주도 한글 쓴다", 한겨레 (2012. 10. 8. 자 기사)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554899.html

  F 발음은 V과 같은 계열의 발음이므로, 순경음 ㅸ의 조자 원리를 응용하여 ㅍ 아래에 ㅎ를 써서 표기하고, L이나 R 발음을 쌍리을로 표기하는 등으로 외국어의 여러 발음을 원래 소리에 더 가깝게 우리말 표기 체계 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한글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이를 사용하는 우리말을 새로운 방식으로 살리는 방향이 될 수는 없을까? (한글에 대한 관심이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거나) 이를테면, 내가 베트남어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전에 한국-베트남 간 학술교류 행사에서 한국어/한글로 쓴 내 논문이 번역된 결과를 보니, 알파벳을 빌려 베트남어 소리를 표기하는 방식이 분량을 지나치게 늘리고, 그로 인하여 책 같은 것을 쓸 때 복잡한 내용을 충분히 길게 서술하는 데 제약으로 작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유산을 안쓰럽게 이어가는 것보다는(베트남어가 알파벳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한자문화권에서는 발음이 가장 가까운 우리의 한글로 베트남어를 표기하는 방법이 효율적일 것도 같은데(단어조차 비슷한 것이 많다), '베트남어 한글 표기법'을 가다듬어 베트남에 보급해 볼 수는 없을까? 급격한 언어 통폐합의 시대에, 그런 것들이 가능하려면 다시 '세종대왕 팀'이 나와야만 하는 걸까...]




  딴 길로 너무 오래 샜다. 저 위의 책장 사진에서 왼쪽에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이너소어' 시리즈도 상세하다. 다만, 오역으로 의심되는 대목이 간간이 있었다. 놀랍게도, 고성 공룡박물관에서 이 책의 이미지를 따다 쓴 전시물이 있었다(가기 직전에 책을 보고 갔기에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런데... 저작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한 것일까?). 알라딘에서는 위 전집이 완전히 검색되지 않는데, 국내 출판사에서 유사한 제목을 쓴 책들이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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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 P78

냉철한 비판이란 공평함을 뜻합니다. 최소한의 공평을 소지했던들 그와 같이 머리만 따고, 혹은 꼬랑지만 잘라서 말해버리는 것은 무책임입니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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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지역에 흩어져 있던 장서가 네 군데, 다섯 군데로 나뉘었다가 다시 위치를 조정한 네 지역으로 재배치되는 과정이 있었다. 책들이 흩어져 있어도 주요 책들은 메인 포스트에 모여 책들 간 거리의 표준편차(?)가 작았던, 그래서 책 한 권을 읽으면서도 동시에 여러 책들을 넘나들 수 있었던 격리기간을 포함한 두 달 정도가 있었는데, 무척 행복했고 아이도 서재에서 놀면서 좋아했다.

  이제는 다시 副서재로 옮겨 살고 있는데, 이사를 다니면서 책들을 새로이 정리하다 보면 구석에 처박혀 잊힌 책들을 새삼스럽게 상기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책도 그렇게 간만에 발견하였다.

  그러나 번번이 책을 이고 지고 다니는 것이 비경제적이기도 하고 몸도 점점 힘들어져(특히 책박스를 나르다가 허리를 다치는 일이 간혹 생겨) 전자책에 조금 더 익숙해지려고도 하고 있다. 필요한 책들을 그때그때 사는 게 아니라, 중고책방에서 언젠가 읽을 것 같은(훑어보기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책들을 발견하는 대로 미리 사두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아무튼 버리지 못하고 20년 이상 모으고 싸들고 다녔던,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책들이 인생의 큰 짐이자 제약조건이면서도, 잦은 이동생활 중에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가상의 고향이 되고 있다. 몸과 함께 생각도 이리저리 이전(移轉)하였다. 이렇게 남기는 글들을 5년, 10년 뒤에 읽어보면 생각이 바뀌어 지우고 싶은 것들도 당연히 있을 것 같다[사모은 책들의 면면이 나름대로는 화려한데, 예컨대, '이론과 실천'에서 나왔던 『자본』 전 권, 『진보평론』(2020년 봄호가 무려 349쪽이나 되네;;) 以前의 『이론』 대부분과, 초창기부터의 '과천연구실 세미나', 새길아카데미 비판총서, 민맥신서 같은 것들이다. 문득 생각이 나 찾아보니 짜골로프의 『정치경제학 교과서』는 여전히 시판 중이고, 새길출판사에서 나왔던 『정치경제학』은 중원문화로 옮겨 판매가로 13만 원이 붙어 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책은 얼마간 뻔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내용들이 일부 나온다. 예컨대 저자가 '독서의 사각지대'라 이름 붙인 시기(딱 맞는 명명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독서 습관을 망치기 쉬운 시기는 도리어 '한글을 막 떼는 시기'라는 지적에 정신이 번쩍 든다(책 60쪽 이하). 글자는 읽어도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을 잘 읽는 사람, 독서의 맛을 아는 능숙한 어른(부모)이 책을 읽어주어야 의미가 온전히 전달된다. 마침 아이가 글자를 깨치기 시작했기 때문에 부모가 감칠맛나게 읽어주면 책 읽어주기의 효과는 배가된다. 혼자 읽게 내버려두지 말고,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읽어주어야 한다. 아이가 소리 내어 읽게도 해보고(끊어읽는 모습을 보면 이해하고 읽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다.

  여담이지만, 어린시절 '묵독'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적잖이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여럼풋이 난다. 집에 있던 2층 침대에서 월간 만화 『보물섬』을 읽던 중이었고, 그런 게 가능하다고 알려주었던, 누군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손위의 동네 형이 함께 있었던 것 같다. '이희재' 선생님의 그림체와, 만화가 분들이 번갈아 연재하셨던 것도 같은데 '위인전', 그중에서도 녹두장군 전봉준의 압송 장면 컷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뒷날 기억이 섞였는지도 모르고...). 딸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아이들에게 '마음의 목소리'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은 천지가 개벽하는 경험인 것도 같다.

  여하간 지은이는 듣기 수준과 읽기 수준이 같아지려면 13세 정도는 되어야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중학생에게도 책을 읽어준다고 하고(다 좋은데, 외국 어느 나라에서? 출처는? 책을 제대로 따져 읽지 않는 독자를 대상으로 한 탓인지는 모르지만, 박사님이신데도 이런 식으로 추적 불가능한-때로는 선뜻 믿기 어려운- 솔깃한 썰들을 책 곳곳에 마구 흩뿌려두신 것은 불만스럽다), 적어도 초등학교 1학년까지는 무조건 읽어주라고 한다(책 134쪽 이하).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더라도 계속 읽어주기를 원하면 그렇게 해주는 편이 좋고, 10대 초중반까지도 혼자 읽어서는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책이나 詩(이건 동감) 같은 것들을 느낌을 살려 읽어주라고 한다.


  독서에서 '마태효과(Matthew Effect)', 즉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소개하고 있는데, 뭐 당연한 얘기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책을 열심히 읽는 사람들은 만날 때마다 더 좋은 책들을 더 많이 읽은 상태여서 일신우일신하고 있음이 느껴지고, 읽지 않는 사람들은 나날이 정신이 빈한해져 나이와 직책이 그에 걸맞은 지혜까지 함께 준다고 착각하면서 영양가 없는 말들을 권위적으로 늘어놓는다. 아무리 재벌이라 한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 옛말이다. 사실은 부자가 3대, 4대를 가기 힘들다(이븐 칼둔도 『역사서설』에서 그런 취지로 썼는데, 우리는 이제 겨우 재벌가가 3대에 접어들었으므로 지켜 볼 일이다). 반면 책 읽기만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책을 읽는 습관만큼 확실하게 대물림해 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책을 많이 읽고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는 별개 문제겠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만은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고, 적어도 일생에서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극심한 좌절감을 견뎌낼 작은 힘은 줄 수 있다고 본다). 아무튼 박사님께서 여러 곳에서 신뢰를 떨어뜨려주신 덕분에 원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논문이 나오기는 한다. Keith E. Stanovich, "Matthew effects in reading: Some consequences of individual differences in the acquisition of literacy," Reading Research Quarterly (Fall 1986) https://www.psychologytoday.com/files/u81/Stanovich__1986_.pdf 같은 글이 Journal of Education, Vol. 189, Issue 1-2 (2009)에 다시 실린 것도 같다. https://doi.org/10.1177/0022057409189001-204

  독서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 때문에, 지역사회와 공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든 가정이 독서교육에까지 신경 쓸 여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 23쪽 이하의 사례에 눈길이 간다.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지역사회의 명사들이 매주 1회 학교에 찾아와 아이들의 독서친구(Reading Buddy)가 되어 준다고 한다. 우리도 이런 시도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시작되었다는 '아침 독서 10분' 운동(책 24쪽), 영국의 북트러스트 단체들과 책 나눠주기 프로젝트인 '북스타트'(우리도 '북스타트 코리아'가 도서관 등과 연계하여 이런저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https://bookstart.org), 바스(Bath)에서 열리는 어린이문학 페스티벌 https://bathfestivals.org.uk/childrens-literature/, 독일 '레제스타트' 캠페인, 일본의 가정 독서 프로그램 '우치도쿠' 등이 유사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이상 책 54~55쪽). '독서의 중산층'을 복원하는 일은 결국 시민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우리 사회도 한때 '책 읽는 사람들이 넘쳐나던 시대'가 있었고, 30년가량 그 덕을 보기도 했지만, 어느새 구태의연해졌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새로운 독서인구가 아이들로부터 두텁게 유입되어야 한다.


  한편, 동시(童詩)를 읽어줄 생각은 못하고 있었는데, 일리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했다. 책 187쪽에 '동시를 제대로 읽어주는 방법' 여섯 단계를 써주셨는데, 첫째, [부모]가 재미있게 읽어주기(낭송하기), 둘째, [부모]가 읽고 아이가 따라 읽기, 셋째, [부모] 한 행, 아이 한 행 교대로 읽어보기, 넷째, [부모] 한 연, 아이 한 연 교대로 읽어보기, 다섯째, 아이에게 읽어달라고 하기, 여섯째, 둘이 눈 감고 외워보기이다(책은 전체 256쪽 중에서 208쪽까지를 읽어주는 사람이 '엄마'임을 전제로 쓰셨고, 그 이하에서 '아빠'가 읽어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다루고 계신다. 위 [부모]에도 원래는 '엄마'가 들어간다). 어머니께서는 좋은 동시를 '시화'(詩畫)로 만들어 벽에 붙여주시곤 하셨는데, 새삼 동시집을 찾아볼 생각이 들었다. 어제 동요가사를 시처럼 들려주었더니 일단 잠을 재우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자주 느끼는 딜레마는 아동도서의 '단선적 권선징악 구도'(교훈성)와 '지배 이데올로기'의 구별이다. 일단 나는 집에서 '공주' 류의 책들은 없애거나 숨겼다(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하니 잘 차려입는 아이들도 많고, 그 영향을 배제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그러나 지은이는 유아기, 아동기는 가치관과 인성을 형성해 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어른들과 달리 열린 결말, 이야기 비틀기가 큰 충격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책 160쪽 이하). 책이 주는 그 어떤 사소한 단서에도 쉽게 빠져들고 감정이입을 잘 하는 것은 사실이라, 유의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이 부분 문헌을 조금 더 찾아보고 싶다고 느꼈다. (추가하여, 윤리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착시효과'를 다룬 책들, 예컨대, 언뜻 보면 크기가 달라 보이지만 이는 사실 패턴 배치에 따라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임을 일러주는 책만 보아도, 아직은 보이는 느낌에 충실한 아이가 '불쾌하고 불편해' 하는 것을 최근에 느꼈다.)


[출처와 신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박사님은 책 247쪽 이하에서 "엘마 게이츠"라는 학자의 일명 '분노의 침전물 실험'을 소개하고 계신다. 사람이 화를 낼 때 사람 몸에는 독소가 생기기 때문에, 침의 파편에서도 독소가 검출된다는 주장이고, 그 파편을 냉각시킨 파편물을 쥐에게 주사하니 수분 내에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유사과학'이다. 쌔한 느낌이 들어 조금 찾아보았는데, 목사님들이야 끝내 과학적일라 치면 존립근거가 흔들리고 마시니 그렇다 치더라도, 검증도, 재현도 안 되는 이런 썰이 확대재생산되게 된 가장 큰 원흉은 EBS이다. 아래 이미지의 원 영상은 다음 페이지밖에 못 찾았다(일부 사이트에 링크된 페이지들이 만료된 것으로 보아 EBS에서 삭제한 것 같기도 하다). https://www.dailymotion.com/video/x60abd6 지식채널e에도 다시 나왔다. https://youtu.be/kUcIAbewxNM 국어(?)교과서에도 실린 모양이고 (https://twitter.com/otori13/status/1056806621274243072), 연합뉴스에서는 아예 "미국 워싱턴대 엘마 게이츠 교수'팀'"이라고 받아썼다. https://www.yna.co.kr/view/AKR20110930126400005



  이미 여러 사이트에서 지적받았지만, "Elmer R. Gates"가 Professor라고 지칭된 페이지가 있기는 해도, 다음 '약력'에서 보는 것처럼 대학에 재직한 것이 아니라 단지 사설 연구소를 차렸을 뿐이다(http://www.elmergates.com/biographical/chronology.pdf). '워싱턴대'라고만 나오는데, 이는 특히 혼동을 초래하기도 사기치기도 쉬운 이름이다.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University of Washington? Washington State University? Central Washington University? Western Washington University? Eastern Washington University? (이것 말고도 많다) 아니면, 게이츠가 DC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니(연구소가 메릴랜드 Chevy Chase에 있었고, 본인이 DC에서 사망했다),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그러나 엘머 게이츠는 그 어떤 워싱턴대학교에서도 근무한 적이 없다.

  국문 사이트들은 위 실험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http://www.elmergates.com/의 트래픽은 한국에서 계속 늘려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위 사이트에서 1896년에 『The Art of Mind Building』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1903년에 『The Relations & Development of the Mind & Brain』으로 "나왔다는"(실제로 출간된 책들인지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책의 '요약본'(?) PDF를 보면 3쪽에 나오는 '11쪽 요약'에 다음과 같은 문단이 나오기는 한다.



  그리고 영어로 된 몇몇 심리학, 정신화학(mental chemistry) 문헌들에서 화가 난 사람의 땀을 개의 혀에 대봤다거나,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한 엘머 게이츠의 여러 실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개들은 당연히 싫어할 테고, 동물들에게 체액과 다른 뭔가를 주사하면 당연히 '독을 맞은 것처럼' 문제가 생기겠지... 박기효 기자, "링거액 대신 맹물을 몸에 넣는다면", 매일경제 (2011. 11. 9.) https://www.mk.co.kr/news/it/view/2011/11/727434/; 심혜리, 구교형 기자, "[단독]‘식염수 대신 물 주사’ 사고 알린 경찰병원 직원… 면직", 경향신문 (2014. 10. 13.)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410130600075 등 참조]. 정확한 실험 방법이나 데이터를 보려면 우선은 게이츠가 썼다는 위 1879년 "report"를 찾아봐야 할 텐데, 제대로 학술논문으로 출간된 것이 아닌 것 같다. 국립 미국사 박물관에 있다는 다음 자료 더미에서는 찾을 수 있을까(이런 논란이 있단 걸 미리 알았다면 확인해 보고 오는 건데;;;). https://invention.si.edu/elmer-gates-papers-1894-1988-bulk-1894-1910

  오히려 게이츠는 “Physiologic Effects of the Emotions.” The World To-day (1903)라는 글의 서두에서(The World To-day인지 Today인지 하는 출처도 의심스럽다), 언론이 자신의 연구를 다루는 방식에 관한 불만을 언급하고 있다(감정상태에 따라 방출되는 생화학물질이 다르기는 하지만, 나타나는 색깔은 시약을 뭘 쓰는가에 달린 문제임에도 사람들이 색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지적. 침전물을 주사한다거나, 기니피그든 쥐가 죽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여기서는 나오지 않는데, 여하간 당대에도 논란이 되었던 모양이다). http://www.elmergates.com/by_gates/physiologic_effects_of_emotions.pdf

  결국 게이츠의 원전 자체가 부실하다. 다음과 같은 글들도 참조할 수 있겠다. 곽연수, "곽연수, 알고도 당하는 치명적인 매력 유사과학 이야기", 포스텍 웹진(2014년 여름호) http://wwwhome.postech.ac.kr/web/www/plus?p_p_id=EXT_BBS&p_p_lifecycle=0&p_p_state=exclusive&p_p_mode=view&_EXT_BBS_struts_action=%2Fext%2Fbbs%2Fview_message&_EXT_BBS_sCategory=&_EXT_BBS_sKeyType=&_EXT_BBS_sKeyword=&_EXT_BBS_curPage=6&_EXT_BBS_messageId=12268; 오늘의 유머 게시물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science&no=29452; 네이버 지식인 답변 http://naver.me/GdWUIXv2]


  길어졌는데, 책에 나오는 추천도서를 관련 시리즈로까지 확장하여 정리하고 마무리한다(카테고리 분류가 꼭 정확지는 않은 것 같은데, 아무튼...). 앤서니 브라운 등 정평 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이 많아서, 아래를 바탕으로 더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훈육에 도움을 주는 책]




  [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는 책]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책]




  [사회성과 인성을 길러주는 책]




  [동시, 동요]




  [전래동요??]




  [전래동화??]




  [0~2세: 애착 형성에 도움을 주는 책]




  [3~4세: 정서적 유대,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책]




  [5~6세: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책]




  [아빠가 읽어주면 더 효과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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