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 소비사회를 사는 현대인의 정경
박정자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을 바다에 비유해보자.

예전에 나는 바다에 숨어있는 책들을 훌훌 넘겨보며 날것들을 잡아왔다.그 땐 배를 타고 나가 막 잡은 생선을 회 떠서먹는 즐거움이 있었다.물론 오늘은 어떤 고기를 잡아야겠다라는 목적은 가지고 서점에 간다.하지만 실제 낚시꾼의 어망에 애초에 목표했던 물고기만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니다.서점을 빠져 나올 때는 의외의 맛난 고기들도 덤으로 얻어가곤 했다.요즘은 인터넷 서점으로 책을 받다보니 편하지만 바다 나갈 일이 없다.그래서 서점 진열대에서 책장을 넘기는 손맛도 잃어버렸다.규격화된 포장에 담겨진 책들을 받는다.무를 왕창 깔고 가지런히 포장 배달해온 횟감같다.포장을 뜯고 나서야 비로소 책에 대한 손맛을 느낀다.아날로그에 대한 추억이라고 비웃어도 할 말이 없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나는 서점이라는 놀이터를 잃어버린 게 분명하다.가끔 서점을 갈 때면 약속시간을 잊어버리곤 한다.버틸 수 있는 선이 가까와지면 초초해지곤 한다.아날로그에 대한 추억이라고 비웃어도 할 말이 없다.

 내가 지금도 서점이라는 바다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면,나는 <로빈슨크루소의 사치>라는 잡어를 그냥 놓아주고 왔을 것이다.태풍 때 횟집에서 떠내려간 양식 광어같은 책이다.(이게 좀 설명하기가 그러한데...부산에서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우럭,광어를 가장 맛없는 회,또는 회 먹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마..무난하게 먹는 회' 라고 말한다.바닷가에 사시는 분들은 이 말의 의미를 안다.)

<로빈슨크로소의 사치>는 소비사회에 대한 정경을 그다지 새롭지 않게 설명한다.이유는 간단하다.저자는 과거 학문적 성과를 설명하는데 책 전체를 '소비'하고 있다.저자가 대중적인 시각에서 풀이하고 있는 저작들은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베블렌의 <유한계급론>,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부르디외의 <미술에 대한 사랑>등이다.그 외에도 리파트의 '팝아트'개념이나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 개념들이 중간 중간에 소비사회의 정경을 풀이하기 위해 이용된다.

먼저 저자는 유명한 이 책들의 주요 개념들을 쉽게 풀이한다.이런 접근 자체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책 제목에 '00론' 만 들어가면 이등병이 사단장 만난 것 처럼 떨거나,물 싫어하는 고양이처럼 피하고 싶어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런 접근이 필요하다.인문학이 상아탑에서 앉아서 '인문학 다죽네' 울기만 하는 것 보다도 '대중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그나마 '앉아서 울다 죽는 것'보다는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뒤에 가려 있는 단점은 몇 몇 장점으로 상충하기 힘든 치명적인 것들이다.가장 큰 문제는 저자가 이론들을 시의적절하게 재구성한다고 하면서 위의 저자들이 그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바를 과감하고 용감하게 삭제 해버린 것이다.(어떤 신문사의 편집방식과 상당히 유사한데...비판 자체를 유치한 정치스펙트럼 도상에 올려 놓고 제단하려는 움직임들이 많아서 그 이야긴 더 이상하지 않겠다.) 우선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책들과 거기서 저자의 취사선택이 말하고 있지 않은 것들 대해 이야기하자.그리고 다음으로 저자 자신의 과도한 피해의식과 정치적 입장 그리고 그가 인용하고 있는 좌파이론들(?)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며 자기모순에 빠진 부분을 짚어보자.

저자는 증여를 소비사회의 원형으로 기억한다.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이 인용되는 부분이다.포틀라치가 위세의 증표라고 말한다.그리고 이런 포틀라치적인 '낭비'가 '분배'의 형태로 이용된다고 말한다.여기까지는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저자는 이 논의를 현대로 끌어온다.빌 게이츠의 대 저택이나 도널드 트럼프의 초호화 결혼식 같은 것들이 현대적 의미의 포틀라치 축제라는 것이다.그들은 포틀라치의 '대인'들 처럼 현대의 '영웅'으로 취급받는다는 것이 저자의 '증여'에 대한 논리이다. 그렇게 고대로 갈 필요가 있을까? 가까이가보자. 레이거니즘의 경제철학인 '트리클다운'을 말하는 거다. 이 공급중심의 경제학에 사회생물학적 전거를 마련해주기 위해 저자는 멀리간다. 그래서 서로 전혀다른 맥락의 원시부족과 빌게이츠의 소비방식을 연결시킨다. 아무리 대중서라지만 좀 그러하지 않는가. 보는 눈도 있는데.  '포틀라치'는 위세와 분배의 두가지 요소를 담고 있다. 마빈 해리스의 <문화의 수수께끼>를 보면 자립적인 공동체 부족간에 생산력 격차를 해소하는 분배적인 요소가 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틀라치'가 위세의 증표로 이용되지 않았던 종족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에스키모족이나 부시멘 족,세마이족들은 경쟁적 재분배를 통해 신분을 추구한다거나 흥청망청 낭비하는 행위를 추구하지 않았다. 그들은 호혜적 경제관계에 있어서도 선물을 준 사람이 그것으로 어떤 혜택도 받지 못했고 그것이 위세 증표로 이용되는 것도 꺼렸다. 에스키모인들의 격언에는 이런게 있다고 한다."채찍이 개를 만들 듯,선물은 노예를 만든다." 또한 저자가 말하는 '포틀라치'적 방식이란 것도 사실은 경쟁적 축적 상태 이전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마치 '포틀라치'를 현대 사회의 원형처럼 이야기하는데 그 원형을 이야기하자면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시대는 '호혜성 경제원칙'이 유지되는 시기였다.

저자는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 중 이 구절을 여러 번 인용한다. "우리는 옛날의 기본적인 것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모스가 말하고자 지향했던 바는 결국 가라타니 고진식으로 이야기하자면 '호혜성원리'가 살아 있는 '어소시에이션'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 지점을 '사적 축적'이 이루어진 단계로 이해한다는 것이다.그리고 이에 대한 현대적 해석으로 '트리클다운'식의 분배를 통한 평등을 이야기한다.쉽게 이야기하면 부자들이 펑펑 써줘서 경제를 살려야된다는 것이다.'호혜성 원리' 가 부자들의 지갑에서 나온다는 논리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 순수한 것인지 아니면 부자의 정체성에 충실한 것인지 알 수 없다. 한국의 부자들은 자기 아들에게만 '포틀라치'한다.한국 부자의 대명사이인 모 그룹 회장께서는 그 '포틀라치'를 법에 어긋나게 했다.또 어떤 부자께서는 자신의 위세를 모르고 아들에게 깝짝거린 술집 종원업을 직접 응징하셨다.주먹 '포틀라치'다. 포틀라치든 스캔들이든 사건이 터지면 부자들께서는 전부 병이 나서 휠체어 타시고 공항 가신다.영국 파이낸셜 타임즈가 꼬고 있는게 그거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 소비사회 분석을 거의 보드리야르 이론에 기댄다.(소비를 기호학적으로 파악하는 방식,차이화의 강제,구획되어진 개성,과소소비,가제트,르시클라주화된 외모,육체 등등) 그렇지만 보드리야르가 '소비의 유희성이 자기인식의 비극성'으로 발전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했던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하다.물론 결론 부문에서 '소통'을 이야기하긴 한다.그러나 '소통'을 단절하고 '소외'를 획책화는 '야만적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이게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지 궁금하다.보드리야르가 성장위주의 소비자본주의가 갖는 구조적 위험에 대해 언급한 것은 쏙 빠져 있다. 

"사회계급의 하층에 있는 사람들 자신에게도 그 여하한의 형태로 재분배하는 것보다 생산을 가속도적으로 증대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그러나 이런 종류의 말은 그럴 듯하지만 틀렸다...경제성장의 중심자체체 확립되는 것은 왜곡의 과정이며 성장에 구조와 그 진정한 의미를 주는 것은 이 왜곡 비율이다."

저자의 친기업적 성향은 부자를 돈 쓸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생산현장에서 뛰는 사람으로 묘사한다.유한계급이 아니라 시간이 없는 무한계급이라는 것이다.그러면서 '과소소비'가 진정한 부자들의 차이를 위한 양식인 것처럼 말한다.물론 많은 CEO들이 돈 쓸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그런데 왜 거기까지만 이야기하는 지 알 수 가 없다.저자가 자주 인용하는 베블렌의 <유한계급론>을 보자.거기도 귀족들이 바빠서 자신들의 위세를 과시할 수 없다는 대목이 나온다.거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대리소비'개념이다. 주인의 부와 명예를 천하에 알리고 다린 타자가 필요하다.베블렌은 하인과 귀족 부인이 그 대상이라고 말한다.요즘은 하인이 없으니 부인과 그의 자녀들이라고 이야기하자.20살 갓 넘은 애가 무슨 수로 BMW나 벤츠를 타고 다니겠는가...부의 세습과 계급의 세습에 대해서 저자는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까? 저자는 베블렌이 말하고 있는 부의 세습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지 않고 넘어간다.그러면서 당당하게 베블렌의 '과시적 소비'개념은 폐지해도 된다고 말한다.지나가는 멍멍이도 웃을 일이다.CEO들이 타고 다니는 유명 외제차들은 '과소소비'의 증표인가  '과시 소비'의 증표인가? 정말 '과소소비'를 하고 싶으면 이건희 회장님이 '마티즈'를 타시던가 해야지 않을까? (저자가 논증하는 방식을 그대로 흉내내본다.)

조소를 금치 못하는 '청빈한 기업인과 지저분한 386정치인'비교.그대로 인용하자

"도덕과 정의를 독점한 듯한 운동권 출신의 정치인들이 고급 스포츠와 산해진미를 즐기고 있을지언정 정작 돈 많은 '유한계급'은 돈을 쓸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생산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를 이해한다. 그동안 무리 없이 잘 배우고 좋은 집안사람들과 일하며 편안해 하다가 돌던지고 천막 안에서 농성하던 애들이 높은 자리에서 까불거리니 밉상일 것이다.개인적으로 나는 386엘리트들과  정권의 무능에 대해서 입에 거품 물면서 비판한다.또한 시대적 한계성도 있겠지만 그들의 인식과 실천의 한계에 대해서도 비판을 한다.그런데 저런 류의 악질적인 투덜거림은 코웃음만 날 뿐이다.저 글을 보고 '좌파들 뜨금하겠군' 하는 사람들은 코웃음 두 번 나게 한다.먼저 정치하는 386엘리트들이 좌파도 아니고 유한계급들이 고급스포츠와 산해진미를 외면하지도 않는다.오히려 둘을 비교하는 것보다 둘이 어깨동무하는 것이라면 이해하겠다. 둘이 만나서 골프치고 요정다니고 그래서 정치자금 얻고 사업 특혜받고...

저자는 이제 '돈'이 상류계급을 지탱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한다.저자는 문화주의적 입장을 취하는데 이게 또 아주 문화주의를 욕먹이는 저급한 방식이다. 불평등은 그대로 존재하긴 하지만 금력이 지녔던 이점들 권력,향락,위세,특별 대우등을 더이상 가져다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저자는 지식과 문화,그리고 권력을 소유한 사람들이 상류계급이라고 말한다.일정 정도 틀린 말은 아니다.예전에 비해 돈의 힘이 떨어졌다기 보다는 힘이 다원화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그럼에도 저렇게 쉽게 '금력'을 뒤로 밀어버리는 태도는 속류 문화주의적 태도일 수 밖에 없다.저자가 의도적으로 빼놓고 있는 보드리야르를 인용해보자.

"돈에서 교양으로 이행함으로써 그는 자신의 특권을 절대적으로 유지한다.그런데 '경제적 특권율의 경향적 저하'이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주장이야말로 신용할 수 없는 것이다.왜냐하면 돈은 위계 상의 특권으로,권력 및 문화의 특권으로 끊임없이 변신하기 때문이다."

베블렌은 이렇게 말한다. "...재력에 대한 비교는 그 변별력을 거의 상실해가고 있다.이런 비교들은 특히 현재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는 지적 심미적 능력이나 그 숙련도의 등급을 판별하는 일반적인 기준을 생산하고 있다.그 결과 우리는 본질적으로는 오로지 재력의 격차에서 비롯된 차이를 번번이 심미적 혹은 지적 능력의 차이로 해석하게 되었다."

저자는 문화적 소양의 향상을 위해 부르디외가 말한 <미술에 대한 사랑>을 인용한다.그리고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이어서 영어 교육을 예로든다.돈 있는 사람만 영어 조기 교육을 보내기 때문에 현재의 불평등 구조를 깨려면 공교육이 이걸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다.이것을
좌파들이 '국적 없는 교육'이니 '미국 식민지'니 해서 막고 있어서 오히려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모순에 빠져있다는 것이다.영어에 대한 공교육은 점차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공교육을 통한 영어 교육의 강화는 정말 좋은 말이다.그런데 저자는 기억 못하는지 모르겠지만 책
앞부분에서 신자유주의적 발상을 드러내면서 이렇게 말한다.

"한국의 주류 정치가나 학자들은 베블런-캘브레이스로 이어지는 반자유주의적 경제의 신봉자들이다.....양극화 해소를 위해 세금을 더 걷어 들여 정부지출을 늘이겠다는
우리나라 대통령의 생각은 그런점에서 시대착오적이다."

내실 있는 영어의 공교육화를 위해서 교육예산이 필요하다.예산이 많이 필요하지 않겠나? 세금을 더 걷을 수 밖에 없다.그것이 아니라면 다른 예산을 교육예산으로 돌려야된다.복지예산을 돌리고 싶겠지.그러나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유럽의 20년전 수준도 안됀다.그렇다. 국방예산을 교육예산으로 돌리면 된다.미국이 전투기 강매하는데 덜 사면된다.그런데 그건 또 한미관계에 위협을 주니까 하면 안되지 않는가?  또 프리드먼 비율을 생각하면서 기업활동을 위해서는 세금은 줄여줘야 할 거 아닌가? 결국 방법은 하나다.노회찬식으로 말하자면 기업과 자영업자의 탈루세금 끝까지 추적해서 100조정도 걷어내면 된다.(어떻게 하냐? 노회찬은 노무현보다 더 좌파아니냐?)그걸 왕창 영어 공교육에 쏟아부으면 되겠다.그러나 그 때가 되면 또 '정권의 탄압이네' 하지 않을까 싶다.언론기업 세무조사 했을때 언론탄압이라고 했던 것 처럼 말이다.

<로빈슨크루소의 사치>....제목은 참 잘 뽑았다.언제가 말했지만 나는 '범좌파'다.(야만의 사회에서 인간다운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을 '파'로 나누고 싶다면 나는 '무당파'든 '소림파'든 다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책에 전혀 뜨금해지지가 않는다. 실소가 나오는 주장과 정치적 목적에 맞춘 아전인수에는 '양파'든 '쪽파'든 별로 고민할 것 같지 않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 '좌파'들이 마음 불편해 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다.'좌파'들 그렇게 무시하지마라...^^ 어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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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3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7-09-13 17:49   좋아요 0 | URL
원래 많았습니다 ^^ 대략 무시하고 눈에 띄면 찾고 합니다.이 긴 글이 등록되지 않아서 옮겨다가 붙이고 ..휴

mong 2007-09-13 17:24   좋아요 0 | URL
아날로그에 대한 추억이라고 비웃어도 할 말이 없다...

드팀전님 서재가 좋은 이유였구먼요
호오-

드팀전 2007-09-13 17:51   좋아요 0 | URL
뭐가요? 아날로그가 좋아구요...오늘 핸폰 바꾸었는데...아기가 핸폰던져서 자꾸 켜졌다 꺼졌다해서요.이거 요즘 핸드폰 왜 이렇게 복잡해요.그냥 전화걸고 받고 문자보내고 받고 하면 되는데...요즘 그런건 안나온다네요...생산이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는걸 몸소 느낀다니까요.
제가 간 매장은 효도폰이란 것도 없데요..ㅜㅜ

바밤바 2007-09-18 21:49   좋아요 0 | URL
이야.. 간만에 제가 읽은 책이 나왔네요 ㅎ 이책 제목보고 이끌려서 도서관서 빌려 읽었는데 내용은 별거 없더군요. 그냥 견강부회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정도.. 저는 학생인데도 서평 남기기 귀찮아서 안 쓰는데 팀전님은 대단하신거 같아요~^^
 

이런 책이 나왔다.<푸르트뱅글러>... 무려 750페이지가 넘는다.가격도 비싸다.

그래도 읽고 싶어진다.

푸르트뱅글러와 관련된 영화도 최근에 있었다는데...해외영화기사에서 보고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

푸르트뱅글러는 클래식 듣는 사람들에게는 친근한 이름이다.쉽게 설명하면 '음악계의 황제' 카라얀이 베를린 필을 휘어잡기 전에 베를린 필하모닉 지휘자였다.그는 1922년 아르투르 니키쉬에 이어 베를린의 수석 지휘자가 된다.그리고 1954년 갑작스런 사망으로 지휘봉을 카라얀에게 넘겨주게 된다.이 기간동안 푸르트뱅글러와 나치의 관계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물론 전범 재판소에서 무죄판결을 받긴했다.그의 음악은 거대한 물결같다.시대적인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사람들은 종종 그의 음악을 마법에 비유한다.

푸르트뱅글러가 음악활동을 금지당하고 있는 동안 첼리비다케가 베를린을 맡았다.음악적 스타일로난 성향으로 보면 첼리비타케가 카라얀에 비해 푸르트뱅글러에 가깝다.그는 카라얀을 싫어 했다.베를린 필 수석은 단원들의 투표로 뽑는다.하지만 푸르트뱅글러가 살아 있었다면 카라얀은 후임자가 되는데 고전했을 것이다.푸르트뱅글러 사후 카라얀의 시대가 열렸다.그는 새로운 카라얀의 베를린필을 만들어서 음악계의 황제로 스스로를 만들어낸다.반면 첼리비다케는 나름대로 인정을 받긴 했으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다.

푸르트뱅글러의 음악은 거의가 모노녹음이다.음질을 개선해서 여러 레이블에서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 지금은 어디서도 이같은 지휘자를 만나기 힘들기때문일 것이다.아마 그 시대가 지나가서이리라.....그의 음악은 주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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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9-11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이 책 나온거 보고 사주고 싶은 사람 있는데, 가격이;;

드팀전 2007-09-11 21:44   좋아요 0 | URL
그쵸..가격이 착하지가 못해요

전자인간 2007-09-11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르트뱅글러 음반이 많으시군요. 스테레오가 아니면 숨이 막혀 오는 저로서 푸르트뱅글러는 음악의 화신으로서의 추상세계에서만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은 사고 싶군요. ^^

전자인간 2007-09-11 19:14   좋아요 0 | URL
그런데, 제가 33333번째 방문객이군요! 이벤트.. 같은 건 없나요? ^^

드팀전 2007-09-11 21:46   좋아요 0 | URL
또 있는데..^^ 한 줄에 해결하려고...모노 녹음도 요즘은 음질 개선이 많이 되어서 들을만합니다.모노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어서 ㅜㅜ
그가 몇 년만 더 살아서 스트레오 녹음을 남겼으면 하는 바람은 늘 있지요.
이벤트 없습니다.ㅋㅋ

라로 2007-09-11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격이 쎄니까 일단은 보관함으로~~~.

드팀전 2007-09-11 21:4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가격도 세고 왜 이리 두꺼운건지...

mong 2007-09-12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책 소개 보고나서
오옷~드팀전님 책이다...!했는데 ^^

드팀전 2007-09-12 18:03   좋아요 0 | URL
그냥 관심은 가지만...머뭇 거리고 있어요.지금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거든요...
 
세계공화국으로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1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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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공화국으로>는 폭스트롯이다.(왜 있지 않은가 '사교댄스'의 대명사.)폭스트롯은 192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춤이다.주로 래그타임이나 스윙재즈의 발랄한 리듬에 맞추어 춘다.어원을 살펴보면 재미있다.폭스 트롯(fox trot)을 단어 그대로 직역하면 '여우의 빠른 걸음'정도가 되겠다.

 '자본-네이션-국가'라는 어려운 문제에 골머리를 싸고 계신 예비 학자분들께서는 자신들을 심각하게 만드는 텍스트를 그딴 가당치도 않은 춤에 비유한다고 자존심 상할 수도 있다.하지만 가라타니 선생은 이 비유를 좋아할 듯 하다. 고진은 분명히 이 텍스트가 제기하고 있는 거대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폭스트롯의 경쾌한 스텝을 음미하는 마음으로 읽혀지길 바랬을 것이기때문이다.

 고진은-그가 만약 한국에 살았다면- 이 책을 '수능 앞둔 학생들이 보는 100일 마무리 총정리 하이라이트 버전으로 썻다'고 밝힐 법 하다.(물론 고진이 이렇게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고진은 이 책이 고딩이나 직딩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고 했다.(이건 고진이 직접한 말이다.) 정리하자. 이 책<세계공화국으로>는 고진이 <트랜스크리틱>이후 만들어가고 있는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가라타니 고진'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저자 스스로 요약 정리해주기 위해 만든 책이다.영화로 비유하자면 '반지의 제왕 따라잡기 디렉터스 버전'이다.

이 책이 대중을 염두에 둔 감독의 배려 섞인 책이라고 할 지라도 굳이 사교댄스가 될 필요는 없다.하지만 가라타니 선생은 한번 더 친절을 배푼다.책의 한 장 한 장이 폭스트롯의 스텝처럼 경쾌하다.강의투의 편안한 어법에 애써 애둘러 말하지 않고 요점과 핵심만을 탁탁탁 소리를 내며 찍어내는 문체다.그러니 독자의 손이 래그타임을 따라하듯 책장과 만날 수 밖에 없다.

<세계공화국으로>에서 가라타니 고진은 현재의 체제를 '자본=네이션=국가'가 '세가지 교환양식의 접합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이 삼자 연합은 보로메오의 매듭처럼 서로 맞물려 있어서 결코 소멸되지 않는다.(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거쳐 국가 해체로 가는 라인과는 선을 긋는다는 것이다.) 가라타니는 먼저 사적 유물론의 '생산양식'을 '교환양식'으로 파악하여 역사를 재구성한다.교환 양식은 크게 호수(증여와 답례) 재분배(탈취와 재분배) 상품교환(화폐와 상품)으로 나뉜다.그리고 마지막에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이념으로 존재하는 네번째 교환양식(교환양식D)을 설정한다. 그리고 이 양식에 대응하는 사회구성체를 갖는다.

예를 들자면 자본주의적 사회 구성체에서는 지배적 교환양식이 상품의 교환(교환양식C) 이다.(물론 각 양식은 단계적이지 않으며 한 시대를 대표하는 것은 비중이다.) 하지만 반대로 여기서 벗어나려는 내적 움직임을 갖는다. 가라타니는 이것을 '어소시에이션'이라고 하고 이것이 칸트의 '규제적 이념'으로서만 역사에 존재했었다는 것을 주장한다.(실제로 없으면서도 있는 '초월적 가상'이다)

정리하면 가라타니의 작업은 사회구성체를 '교환양식'으로 파악하여 구분하고 이후 자본,네이션,국가가 역사적으로 어떠한 맥락에서 각자 자리매김하는지 그리고 이 셋이 어떻게 견고하에 손발을 맞잡고 실체성을 갖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가라타니는 마르크스가 괄호쳤던(등한시했던) '국가와 네이션'의 성립과정에 대해 많은 장을 할애한다.그는 국가가 기본적으로 공동체 사이에서 약탈-재분배(교환양식B) 사이에 기초한다고 본다.또한 루소의 사회계약론처럼 국가를 타자를 배제한 상태에서 내부적으로만 파악하는 것에 반대한다.쉽게 말하자면 국가는 다른 국가의 존재를 실존의 토대로 갖는다는 것이다. 일부 맑시스트들이 주장하듯 단순히 국가가 지배계급을 위한 봉사 기관이라는 주장에도 선을 긋는다. 통속적인 마르크스의 혁명론처럼 프롤레타리아 혁명후 국가는 소멸해야한다는 당위론은 부정된다.

가라타니는 국가의 기원을 동양적인 전제국가,즉 동양적인 세계제국에서 부터 찾는다.이집트,메소포타미아,중국과 같은 고대제국들이다.이 제국들은 전제적인 권력과 관료지배를 형성하지만 공동체의 호수원리를 훼손시키지 않고 유지되었다.반면 이후 주변에서 분화하게 되는 국가들(그리스나 로마같은)은 제국 문명의 여러가지 것들을 받아들이지만 집권적 국가체제는 수용하지 않는다.이것이 역사적으로 가장 정점에 이른 것이 서유럽의 봉건제 시기이다.이 시기는 쌍무적 계약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집권적인 중앙화 대신 분산과 다중심화가 목표인 시점이었다.이 시기는 호수관계(교환양식A) 에 바탕을 둔 교환관계가 지배적인 양식을 갖는다.

유럽에서는 절대왕권기 들어와서야 비로소 중앙집중화가 이루어진다.이것은 도시 발달과 밀접하다.절대 왕권은 도시와 부르주아의 결탁의 결과이다.이러한 정치적 변화과정은 결국 상품교환과 화폐경제 원리의 승리라는 형태로 결론지어진다.자본과 국가의 결합은 결국은 절대왕정기를 기점으로 해서 근대국가가 형성되는 시점에 이루어진것 이다.

네이션에 대해서서 가라타니는 이것이 세계제국의 분절화나 근대 제국주의의 분절화과정에서 생긴것으로 본다.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에 대해서는 마르크스처럼 그저 네이션을 환상으로 보고 깨어나야만 할 대상으로 파악하는 계몽주의적 관점이라고 비판한다. 가라타니는 네이션의 실체에 대해 존중한다.그리고 네이션이 '공동체의 상상적 회복'이라는 형이상학적 기반 위에 있음을 말한다.

그렇다면 가라타니에게는 어떤 해방의 가능성,또는 상상력이 있는가? 가라타니가 생각하는 해방의 힘이 벌어질 수 있는 장은 '생산' 영역이 아니라 '소비'영역이다. 가라타니는 기본적으로 생산과정에서 노동자가 자본에 종속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그러면서 노동자의 힘을 소비자의 힘에서 찾는다.노동자는 종속적인 반면 소비자는 훨씬 더 유리한 입장에서 자본과 대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업장을 떠나면 노동자는 곧 소비자이기도 하다.그는 소비사회에서 옛날 방식의 계급투쟁은 무효화되어간다고 말한다. 그는 소비자란 프롤레타리아가 유통의 장에 나타났을때의 모습이라고 말한다.이 논리로 보자면 소비자운동=프롤레타리아 운동이 된다.그리고 소비자의 비폭력적인 보이콧 운동이 파괴력을 갖출 것이라고 보는 듯 하다.나는 이 지점이 영 석연치 않다. 소비자라는 존재는 파편화 되어 있다.일종의 음모론 처럼 보이지 만 자본은 프롤레타리아를 소비자로 탈취시켜 버린다.최소한  그런 이데올로기적 작업은 자본의 현명함 속에 충분히 내포되어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원도 이마트가면 전부 소비자일뿐이다.또한 현대 사회에서 소비를 한다는 행위 자체에는 단지 사용가치의 구입뿐 만이 아니라 차이나 신분상승이나 하는 심리적인 요인들이 많이 내재해 있다. 소비자라는 층을 프롤레타리아라는 애매모호하지만 정치적 개념으로 묶어낼 수 있는 계급으로 치환한다는 것에는 무리가 있어보인다. 그런 질문이 생긴다.자본주의가 이미 소비자를 포섭해낸 단계에서 과연 소비자가 변혁의 주체로서 기능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자본 자체에 흠결을 내는 방식보다는 기업의 도덕성을 독려하는 도덕주의운동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결국 가라타니식으로 말해도 '도덕주의적 소비자운동'으로는 '교환양식의 변화'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것은 아닌가?

가라타니의 사회구성체에서 네번째인 어소시에이션은 자발적인 상호교환 네트워크이다.이는 삼자연합의 교환양식에 대항하는 전선을 갖는다.고진은 어소시에이션이 개개인이 공동체의 구속에서 해방되어 있다는 점에서 시장적 사회를 닮아 있고 동시에 시장경제의 경쟁이나 계급분석에대해 상호부조적인 교환이라는 점에서 공동체와 닮아있다고 밝힌다.그는 이러한 '어소시에이션'의 가치가 보편종교에 기원한다고 말한다.초기 기독교 사상을 사회주의와 연관짓는 연구들을 떠올려 보면 이 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그는 역사적으로 보편종교가 사회운동을 낳고 자유의 호수성이라는 윤리적 이념을 펼쳤다고 말한다.물론 보편종교가 정치적,사회적 변혁만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가라타니는 '자본=네이션=국가'가 완결체이며 영속체다.그러므로 국가의 사멸을 꿈꾼다거나 자본에 대한 혁명을 꿈꾸는 이상주의(?)에 대해 경계한다.네그리와 하트의 <제국>에 대한 비판이 이러한 궤적하에 있다.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어소시이세이션'을 이루는 대안은 무엇인가? 그는 칸트의 영구평화론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칸트를 인용한 가라타니는 국가의 본성이 '반사회적인 사회성'에 있다고 말한다.이런 속성은 전쟁이라는 것을 통해서 입증된다.가라타니는 이러한 자기실현적 본성을 제어할 수 있는 현실주의적 타협안을 세계연합 같은 것에서 찾는다.칸트가 그러했던 것 처럼.그는 각 국의 주권을 국제연합에 양도하여 그것을 통해 국제연합을 강화.재편성하는 방안을 제시한다.이것은 일종의 '위로부터'운동의 양상을 띄며 그 결과 새로운 교환양식에 의한 새로운 사회가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계공화국으로>는 칸트의 아이디어와 마르크스의 비판적 재구성을 통해 이루어진다.그는 그의 주요 주장들이(어소시에이션 같은)것들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한다.'규제적 이념'이라는 말로 현실성문제를 피한다.그러므로 주장들이 현실성이 있네 없네 따지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그렇지만 마르크스를 재구성하면서 마르크스 이론의 실천성 문제들까지 재구성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싶다.그의 주장과 논증 하나하나를 비판할 능력은 내게 없다.그렇지만 가라타니가 전개하고 있는 자본=네이션=국가의 연결고리와 그 역사적 전개과정을 살펴보는 의미에서 이 책은 읽어볼 만하다.내용 또한 손도 못 댈만큼 어렵지는 않다.춤추듯 읽자.거대한 주제이며 알려고 들면 한 챕터마다 논쟁과 공부거리가 넘쳐나는 것이지만 이것이야 말로 즐거운 자극 아닌가..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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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7-09-06 00:32   좋아요 0 | URL
리뷰 또한 폭스트롯풍이군요.^^

마늘빵 2007-09-06 09:38   좋아요 0 | URL
아니 언제 춤까지 섭렵하셨습니까. 역시 왕년에 작업의 달인에겐 비법이 따로 있었군요. =333
 

휴가기간에 아주 오랜만에 풍월당에 갔다.풍월당은 더 거대해졌고 더 럭셔리해졌다.그랜져에서 BMW로 변신했다.실장과 약간의 담소를 나누고 커피도 두 잔이나 마셨다.사장이 왔는데 ..나는 최실장이 인사시킬까봐 저기 멀리로 떨어졌다.물론 나는 박사장과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나름대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대화도 나누었다.그렇지만 이래 저래 인사치레 섞인 말들을 섞기 싫었다.또 너무 오랜만이어서 기억하지 못한다면 나로서도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이래저래 해서 그들과 뚝떨어져서 열심히 음반이나 봤다.음반을 고르고 있는 와중에 대화 내용으로 봐서 음악하는 듯 보이는 내 또래의 여자와 그녀의 친구를 봤다.음악하는 여자로 추정되는 그녀의 목소리는 동물원에서 침팬지와 원숭이를 구별할 줄 안다는 자부심으로 좀 듣기에 컸다.

 "어...지난 연주때 말이지.이 걸 했거든....브뤼헨이 연주하는 슈베르트는 없나본데.."

내가 테니스 동호회 같은데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이유가 저런 원숭이와 침팬지를 구별할 줄 아는 인간들의 자부심 섞인 큰 목소리때문이다.신입 회원들에게 어찌나 가르치려 드시는지...가끔 일 하다 그런 동호회 사람들을 만나는데 ..예를 들어 MTB 동호회 같은거...좀 한다는 사람들이 아줌마 회원들한테 끝없이 조잘댄다.딴에는 잘 가르쳐주려는 의도이겠으나 그것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그 원숭이와 침팬지를 구별할 줄 안다는 자신감이겠지...

나도 조심해야된다..나도 어디서 그런 짓을 하고 다닐지 모르니까 ㅜㅜ

어쨋거나 풍월당의 음반은 정말 많았고...보는 즐거움은 컸다.하지만 돈도 별로 없고 들을 시간도 별로 없어서 몇 장 사지는 않았다.대신 부산에 내려와서 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25% 할인을 해서 또 몇 장을 샀다.

일 트로바트레...2006년 독일 브레겐츠 페스티벌 실황이다.이 페스티벌은 특별하다.무대가 야외 호숫가 물 위에 세워지기 때문이다.그래서 가수들은 핀마이크를 달 수 밖에 없다.일 트로바트레는 봉건시대를 배경으로 한다.이번 연출은 무대를 정유공장으로 바꾸었다.일 트로바트레의 내러티브에 '화형'신화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꽤나 어울린다.여기서 백작은 정유공장 자본가이다.만리코는 쫓겨난 노동 지도자로 분한다.유명한 대장간의 합창 중 대장간 징소리가 여기서는 노동자들이 장비를 들고 정유공장 벽을 두드리는 소리로 대신 된다.

<알레그리: 미제레레>

알레그리의 <미제레레>,바흐 이전의 종교음악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높지 않다.그래도 이 음반의 명성은 익히 듣고 있었다.최근에 좀 저렴하게 리팩키지되어 나왔다.시편 51장을 가사내용으로 하는 성악곡이다.이 곡은 모차르트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모차르트가 지나가면서 한 번 듣고 암보했다는..종교곡들을 자주 듣지는 않지만 가끔 찾아듣고 싶을때가 있다.

<아리아가: 현악 사중주>

최근 비오는 출퇴근 길에서 이 음반을 듣는다.20살이 되기 며칠전에 죽은 스페인의 작곡가 아리아가.그의 현악4중주 음반이다.교향곡과 함께 그의 가장 유명한 곡이다.불안하고 떨리지만 금새 어디론가 튀어오를 것 같은 젊음의 약동이 있다.마치 봄날 아지랑이를 보고 불안해지는 마음과도 같다.젊은 친구들로 구성된 카잘스 사중주단은 젊어 세상을뜬 작곡가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는 듯 하다.

<쿠프랭: 키보드연주곡 제3집>

쿠프랭의 키보드연주곡 제 3집이다.안젤라 휴이트의 연주다.사실 나는 쳄발로나 클라브생,포르테 피아노의 소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그래서 바흐나 그 이전 작곡가들의 키보드 음악에 원전 악기를 고집해야 한다는데 동의할 수 없다.휴이트는 원전악기의 특성을 단호히 단절하고 쿠프랭의 음악을 현대피아노의 울림에 맞게 바꾼다.낮 시간에 와이프가 집에서 잘 들었다고 했다.

<프랭크의 피아노협주곡 2번>
프랭크는 그 자신이 피아노의 대가였다.베토벤처럼 아버지의 손에 이끌여 피아노에 정진했다.하지만 그의 피아노 협주곡 음반을 찾기란 쉽지 않다.풍월당에서 한 장 남아 있던 음반을 들고 왔다.풍월당 소개글에는 이 녹음 하나뿐이라고 했다. 낙소스니까 이런 음반이 가능하다.1악장만 들어봤는데 주선율이 인상적이다.그런데 깊이보다는 기교를 우선시하는 파가니니곡을 듣는 느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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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09-0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중 많이도 지르셨네요,,,ㅎㅎ
전 지르긴 커녕 딸아이가 연주하는 음악 듣는게 고역이에요.흑
예선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그래도 오늘 저녁엔 헨델 바이올린 소나타 4번을 그럴듯 하게 하긴 하던데,,,
불안해서 사실 암 음악도 못듣는거지요, 뭐.

쿠프랭 땡기는데요,,,프랭크의 피아노협주곡도 듣고 싶고,,,아

글샘 2007-09-02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유공장의 일 트로바트레가 멋진 아이디어 같네요.^^
아, 원숭이와 침팬지와 고릴라를 구별할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ㅎㅎㅎ

바밤바 2007-09-03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숭이랑 침팬지 구별하는거 보다 침팬지랑 고릴라 구별하는게 더 어려운거 같은데.. ㅎ
비유 멋지네요~ 젠체하는 사람들은 오지랍도 넓은거 같아요~ 소심한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 보다 훨씬 더 낫던데.. 껄껄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오페라 가수는...안나 네트렙코바 이다.

그녀는 오페라계의 '사라포바'다.테니스의 예쁜이는 두터운 선수층 사이에서 순위 등락을 거듭한다.그러나 오페라계의 예쁜이는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그녀의 가장 가까운 라이벌은 조금더 우아하게 생긴 안젤라 게오르규 정도이다.네트렙코바의 진정한 라이벌은 이제 현역을 은퇴했거나 무덤 속에 있는 디바들이다.

네트렙코바는 영상 시대의 요구에 딱 맞아 떨어지는 오페라 가수이다.하지만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가 미모만 가지고 버틸 수 있는 곳은 아니다.가끔 너무 잘생긴 사람들은 그 외모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미남 그룹 듀란 듀란이나 아하 같은 경우가 그렇다.듀란 듀란은 당시 멋진 외모로 승부하는 그룹으로만 평가를 받았다.그러나 지금 평가해보면 결코 그것만은 아니었다.듀란 듀란은 뉴웨이브란 장르의 선두 역할을 했으며 그 특성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력도 꽤 괜찮은 그룹이었다.

안나 네트렙코바를 보는 것은 즐겁다.개인적으로 몽세라 카바예의 목소리를 좋아하지만 그녀는 CD용이다.^^ 네트렙코바는 DVD용..^^ 어느 것이 좋은지는 내가 어느 매체 앞에 앉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그리고 개인적으로 현대적 연출을 좋아하기때문에..^^

 순서대로..<라트라비아타><피가로의 결혼><마농>에 출연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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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8-3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런 오페라라면, 저도 기꺼이 가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들의 목소리와 외모 사이의 괴리감때문에 오페라는 보러가기 싫었거든요. 무대도 정말 멋지네요!!

그나저나 각선미 정말 예술이에요- 우와우와우와

드팀전 2007-08-31 22:50   좋아요 0 | URL
전 돈 없어서 오페라 보러 못가는데 ^^

비로그인 2007-08-31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움직이면서 노래를 잘도 부르네요.
모던한 분위기가 의외로 잘 어울리고 현실감있어요.
잘 보고 갑니다.

드팀전 2007-08-31 22:52   좋아요 0 | URL
춤추면서 노래하는 사람들도 있던데요,뭘 ^^

라로 2007-08-31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또 드팀전님 와이프를 말씀하시는 줄 알았네요~.호호호

근데 정말 끝내주는데요!!!!

드팀전 2007-08-31 22:51   좋아요 0 | URL
훗...제가 뭐라 그랬지요 ??

비연 2007-08-31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VD용이라는 말씀에 정말 동감이 가는 외모군요. 노래솜씨도 괜챦다는..ㅋ

드팀전 2007-08-31 22:53   좋아요 0 | URL
그녀는 아마 cd보다 dvd가 더 판매고가 높지 않을까 ^^
요즘 오페라무대도 란제리가 트랜드라니까요

비연 2007-09-01 23:38   좋아요 0 | URL
란제리! 가 트랜드..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