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2007년 1~2월 - 통권 92호
녹색평론 편집부 엮음 / 녹색평론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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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녹색평론> 을 보다가 아는  이름을 발견했다.지난해 말 부산에 있는 '공간초록'에서  ' 생명의 대안은 없다'  제 3차 전국토론회가 있었다.국제신문의 환경전문기자인 이해창 기자가 그날 모임을 정리한 글을 썻다.('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내용 중에 토론자로 참가한 선배의 이름을 보고 오랜만에 전화를 돌렸다.여차 저차 해서 그래서 생각나서 전화를 했다고 하니 무척 반가와했다.일상적인 안부 전화였음에도 전화를 하게된 루트가 <녹색평론>때문이었음이 그에게도 신선했던 듯 하다. 각자 사는 공간에서 지킬 건 지키며 살자는 덕담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번호에서 나의 무심한 뒷통수를 한대 내리친 것은 김곰치의 "나는 아프다" 라는 글이다.르포타주 형식의 글이었다.작가는 부산에 있는 원폭피해자협회 부산지부에 발을 들여놓으며 겪은 일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원폭피해자 노인은 자신의 이름이 어느 지면에도 등장하면 안된다고 여러번 당부했다고 한다.현재 일본 정부가 그에 대한 보상여부를 조사하고 있는데 괜히 여기저기 이름올려서 그들에게 않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면 안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피해자가 오히려 소심한 상황이 논리적으로 보면 어불성설이다.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모습은 너무나 현실정합적이다.작가가 원폭피해자 협회를 찾은 것은 한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2005년 5월 세상을 떠난  원폭피해 2세 김형율이 바로 그 사람이다.김형율의 아버지는 히로시마 원폭 피해 1세대이다.김형율은 태어나면서 부터 온갖 병치레에 시달렸다.처음에는 그것이 그저 몸이 약해서 그런 것이겠거나 생각했다.그러다 몇 년전부터 자신의 병치레가 원폭피해와 관련이 있다는 것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원폭2세 피해자들을 수소문하고 원폭 피해를 알리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고 가면서 일했다.그러다가 2005년 갑자기 세상을 뜨고 만다.김곰치는 그의 죽음을 따라가면서 원폭 피해자 1세와 원폭 피해자 2세 사이의 내부적 갈등이 있음을 공개한다.현재 일본에서도 원폭 피해 2세대의 유전적 질환문제는 공식적으로 인정된바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물론 정황증거와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는 있지만 말이다.원폭 1세대와 그의 자녀들은 김형율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듯 하다.현재 1세대들도 제대로 치료받고 보상해주니 마니 하고 실강이를 하고 있는 마당에 확실치도 않은 2세대 문제를 가지고 너무 나댄다는 입장이었다.정상적 생활을 하는 원폭 1세대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갈등,원폭 1세대와 원폭 2세대의 갈등,그리고  아프지 않은 원폭 2세대들이 피폭자 가정임을 숨기는 현실....

김형율의 주장을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역사에 대한,생명에 대한,전쟁과 평화에 대한 인식의 차,무엇보다 절박감의 차이.중요한 것은 '원폭1세,2세'가 아니라 '1세 환우,2세 환우'여야 한다고 김형율 씨는 언제나 고집했었다."

김형율의 갑작스런 죽음에는 현재 원폭문제를 둘러싼 한국내의 갈등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짐작된다.왜 그렇게 된 것일까? 일본정부의 보상을 놓고 왜 모든 피해자들이 서로 서로 견제하고 눈치주고 입을 틀어막게 된 것일까?

대한적십자사의 백옥숙씨는 말한다.

"한국 정부가 우리 돈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는 원폭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해야 가장 바르고 이상적임은 틀림없다......그게 되지 않으니까 피폭자들이 일본정부에 요구하는 거고,피폭자 보인 스스로가 그러고 있으니 얼마나 힘들고 서글픈 현실이에요."...작가가 덧붙인다...서글픈 구걸이라고 한다면 ,가른 누구도 아닌 한국정부가 구걸할 수밖에 없도록 그들을 방치하고 있었다.

2005년 부산에 나는 살고 있었고 '나는 아프다'라고 외로운 외침을 부르짖던 김형율은 평생 아프기만 하다가 죽었다.그는 나와 비슷한 나이였다.나는 그의 죽음을 이제서야 알았고 그의 목소리를 이제서야 들었다.나는 또 부채감을 느낀다.

이외에도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과 관련된 영남대 이승렬교수의 <근대문학의 종언,그후 또는 그 이전에 대하여>,인천 도시생태한경연구소장 박병삼의 <내일을 살처분하는 획일주의> ,변혜진의 <한미 FTA 의약품 협상,이윤이냐 생명이냐>등을 즐겁게 읽었다.

우석훈은 <부동산 파동과 노무현레짐 어떻게 청산할 것인가>에서는  개발주의-지역토호-건설업체의 삼두체제가 지역과 농업을 말살하고 '국토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그리고 있다.

책 첫머리에 있는 박승옥의 <왜 자립경제인가-박현채를 다시 읽으며>는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난제들이 숨어져있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저자는 서구 자본주의 산업문명을 기본적인 악으로 규정하고 그의 대척점으로 원시농업공동체의 가치를 제시한다.이런 극명한 선/악 구도와 강한 어법은 생태주의를 종교적 도그마에 빠뜨릴 듯 하다.가라타니 고진 식으로 말하자면 '생태주의의 파시즘' 으로 보일 수도 있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절박하게 자립경제를 추구해야 한다.우리 자신과 자식들을 굶겨죽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농업사회,자립과 자치의 농업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모든 사람이 농민이 되자는 말은 물론 아니다.지금은 농민이 '멸종 직전'이기에 먼저 깨어있는 사람들부터 농민으로 전환하는 일이야말로 자립경제와 자치공동체 복원의 지름길인 것이다."

저자는 결론에서 메트릭스 영화의 대사를 인용한다. "인간과 바이러스만이 다른 모든 자원을 고갈시키고 생존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또 한가지 덧붙여 생각해보게 된다.워쇼스키형제가 만든 영화<매트릭스>의 내러티브의 틀이 성경과 신화의 담론을 기본 축으로 한다는 것...그리고 질문한다.

생태주의가 '복음 전파'가 되지 않으려면 어떤 고민이 이어져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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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2-26 22:46   좋아요 0 | URL
지금의 여수참사도 그러하고, 유해물질을 다루는 현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본국에 돌아간 뒤 발병을 하거나, 그 2세들이 또다른 고통을 겪을 것이 예상될 때, 지금 한국정부는 뭘 준비하고 있는 걸까. 한국사람들은 늘상 일본사람들이 전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한국사람들은 자기 나라 경제발전 얘기하면서 그 경제발전과정에서 착취당하고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안 해요.. 돈 벌고 갔으니, 돈 벌 기회를 가졌으니 더 잘 된 거 아니냐고 하는게, 꼭 위안부 할머니나 징용당한 이들에게 일본 극우파들이 하는 말과 무엇 다른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드팀전 2007-02-27 09:53   좋아요 0 | URL
궁극적으로 '야만적인 자본주의'에 사람들이 익숙해져 있기때문이겠지요.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이 이상하게 보이는 시절인 듯 합니다.사람은 단지 투입되는 노동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계의 한 부품처럼 취급되는 듯 합니다.자본가들이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자본가도 아니고 그냥 저냥 붙어먹고 사는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에 익숙해져있다는게 가끔 벽처럼 느껴집니다...자기들이 생각을 멈춰버리는 순간 세상은 최악으로 향해간다는 것에 대한 아무런 자성이 없습니다.
 

학교안전요원이라는 직종이 있다.뭐하는 사람이냐 하면, 학교에서 숙당직을 대신해주는 노동자다.(노동자라는 말 싫어하는 사람많으니까..'근로자' 다) 예전에는 선생님들이 숙직했었다.내가 어렸을 때도 가끔 아버지가 숙직하는 빈 교무실에 엄마와 함께 찾아가곤 했다.그런데 요즘은 학교안전요원이라는 야간경비아저씨들이 이 업무를 대신한다.

학교안전요원들은 평균적으로 주당 148시간을 근무한다.주 5일제 근무하는 사람들이 주당 40시간이니까 거의 3배가 넘는다.월근무로 치면 거의 600시간에 해당한다.이들이 한달에 받는 월급은 대략 78만원 수준이다.학교 안전요원들은 파견근로법에 의한 용역업체 직원이기때문에 포괄임금제의 적용을 받는다.

 대개 이 아저씨들은 오후 5시쯤 출근해서 다음날 아침 9시쯤 퇴근한다.물론 그 시간 내내 무언가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대략 11시정도까지 문닫고 순찰하고 나머지 시간은 대기한다.이 아저씨들은 휴일도 명절도 없다.빨간날은 하루 종일 근무해야한다.설 연휴...사흘 내내 학교 숙직실이다.세배? 자식들이 숙직실로 찾아와서 한다.

올해부터 최저임금법이 강화되었다.시간당 3480원쯤으로 기억한다.16시간을 시급계산하면 ...550만원 수준이된다.누가 그렇게 주겠는가? 지금은 대략 이렇다. 교육청에서는 1인당 120만원정도를 예산으로 잡고 있다.그중 보험떼고 뭐 떼고 해서 중간에 용역회사가 챙기고 80만원 정도 아저씨들에게 돌아간다.

 최저임금법이 강화되니까 결국 교육청은 불법을 저지르게 되는 발주처가 되어버렸다.(사실 그전부터 그랬지만..) 결국 학교안전요원을 단속적 근로자 라는 이름으로 규정했다.단속적 근로자라는 건 말 그래도...업무특성상 휴게시간이 많고 간헐적으로 일하는 근로자라는 뜻이다.대개 경비업무가 이에 해당한다.단속적 근로자로 승인받게되면 올해는 최저임금의 70%만 주면된다.2400원대... 비용을 줄일 수 있는셈이다.

그래도 문제가 생긴다.16시간 곱하기 2436원 해도 110만원 돈이된다.예산대비 너무 많다.그래서 또 머리를 짜냈다.근무시간을 어떻게 맞추어보자... 그래서 밤 11시 이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를 휴게시간으로 규정하고 돈을 안주는 방식으로 법을 피해갔다.8시간 정도는 번 셈이다.

그럼 퇴근이라도 시켜야지?....맞다.퇴근을 시킨다고 한다.밤 11시에 퇴근하고 집에 가면 밤 12시 ...다음날 아침 6시에 다시 출근을 위해 일어나야한다. 대개 이런 상황이라면 아저씨들은 그냥 숙직실에서 버틸 가능성이 높다.결국 돈 안주고 잡아놓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 같은 경우는 새벽 1시 넘어서 일이 끝난다.대중교통도 다 끊긴 시간이다.그 아저씨가 자기가 2시간 동안 일해서 번 돈을 택시비로 쓰면서 집에 가시겠는가.저녁 4시간 근무 중 2시간은 택시에 주고 뭐 하고 뭐 하고 나면 한달에 50만원이나 벌겠나? 아저씨들이 돈 안받아도 숙직실을 택할 건 뻔하다.

 대게 이 아저씨들은 과거 공무원이나 정규직으로 종사하던 사람들이다.퇴직한 노인들이 많다.노인들이 뭐 큰 돈 벌고 싶어서 하는 일은 아니다.그렇다고 과도한 노동시간과 그에 합당하지 못한 대우가 무마되는 건 아니다. 놀고 계신 아버지께 농담삼아서 ...'노시느니 어디 학교 경비라도 하시지요?' 라고 한 적이 있다.그건 100% 실수다. 그런말이 생각난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미래다.' ... 알라딘에 학교선생님들이 많으시니까...애들한테 그 아저씨들 보면 인사잘하고 싸가지 있게 굴라고 지도해주셨으면..그것외에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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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2-26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학교샘인 동시 비정규직입니다. ^^

달팽이 2007-02-26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저도 우리 학교 경비아저씨와 늘 처음 만나 인사나누는데...
뭐 고마운 마음이 많습니다.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도 12시부터 6시까지 아파트 관리실에서 주무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명절마다 작은 선물을 드리는 것으로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고마운 마음은 늘상 가지고 있습니다.

비로그인 2007-02-26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감시단속직에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문제가 많은가봐요. 다들 어떻게 법망을 피해갈 건가... 그런 고민...-.- 특히 아파트들이 그러하고... 학교도 그렇군요... 아니, 학교가 그렇다니! 근데, 또 나이드신 분들은 이렇게 임금이 오르면 젊은 사람들에게 이 일자리를 가져갈까 또 걱정을 하신다네요...
 

나도 가끔은 교육자가 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한다.아버지가 선생님이셔서 나는  단 한번도 교육자를 꿈꿔 본 적이 없다.아버지의 직업이 선생님인 것은 크는 동안 장점이면 장점이었지 단점이 된 적은 없다.그다지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었지만 남에게 돈 빌어 쓰면서 살 필요는 없었다.강남에 집 한 채 사지 못하는 형편이지만 강남에 살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될 것 없는 것이다.

내가 선생님을 꿈꾸지 않았던 것은 그게 좀 지루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매일 똑같은 교실에서 똑같은 내용을 수 십년 간 반복하면서 산다는 것은 젊은 시절의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거기에 교실은 더넓은 세상과 어쩔 수 없는 단절을 의미했다. 선생님의 시간 대부분은 나의 것을 아이들에게-다른 말로 하면 나보다 무식한 놈들-나누어 주는 것이다.좋은 선생님은 좀 더 잘 나누어 주려고 할 테고 아닌 선생님들은 대충 시간 때우려고 할 것이다.물론 좋은 선생님들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성장도 얻어낼 것이다.그러나 아무래 해도 받는 것 보다는 주는게 많을 것 같다.(최소한 눈에 보이는 형태를 보자면..)

그런 앎의 위계가 개인에게 결코 좋은 것 만은 아니다.그래서 어떤 선생님은 '어른들과 놀고 싶다' 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그다지 선생님을 선망하지 않았던 나도 요즘은 가끔 선생할 걸 그랫나 하는 생각이 든다.뭐 진짜 할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또 선생님의 일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아니다.

어제 술을 마셔서 머리도 좀 아프고...'어른들과 이야기' 하고 '어른들과 일'하는데 지쳤기 때문이다.차라리 머리 크고 귀 막힌 '어른'들을 포기하고 -싹 다 갈아 엎고- 이제 자기를 만들어 가는 '아이'들과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결국 모든 운동의 귀착이 '교육'으로 가는 것이 실제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이 '어른들의 가능성 없음'에 대한 절망적 대안의 상징적 의미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아..뒷 골 아파라..)

머리 통은 크고 귀는 막히고 입은 살았고 ...'현실'이라는 이름의 '전가의 보도'로 자신들의 음흉함과 비겁함을 숨기는 '어른'들에게 진짜 지친다....지쳐. .... 차라리 마음은 순수한,그나마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애새끼'들하고 놀고 싶다.(아..머리 아파.와이프 없다고 늦게 까지 술먹었더니....아무래도 가기전 날 밤 와이프가 내 머리통 속에 원격 조종이 가능한 칩을 내장해 놓은게 아닐까.잠자는 틈을 이용하여....어느 정도 체내 알콜 수준이 올라가면 그 칩이 빨간불로 바뀌면서 머리통을 쥐어 짜는 거지.손오공이 머리에 쓴 그거 뭐라하지..그것 마냥..지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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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2-23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 있는 일은요,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날마다 너무 역동적이어서 피곤할 지경이죠. 아이들은 날마다 새로운 아이가 되어 나타납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실적을 올릴 필요도 없고, 승진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되고, 그저 아이들과 뒹구는 일의 매력은 어른들과 하는 일에 비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지만, 애새끼들하고 뒹구는 일도 역시 한 세상을 바쳐야 살 수 있는 세상이긴 매한가지랍니다. 올 스승의 날, 명예교사 한번 해 보시려우?ㅋㅋ

드팀전 2007-02-2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 ^^ ... 휴...좀 지친거지요.'어른새끼'들의 꽉막힌 머리통에 ...거기에 힘까진 가진 놈들이니 더욱 더...그냥 피곤해요.
예전에 어떤 아주머니가...제가 공부해서 대학으로 들어가면 좋겠다고 유도하던....그런 기회를 준 적이 있씁니다.특강형태의 수업이었지요.아마 그 아주머니의 기획의도는 그것을 통해서 무언가 재미를 느끼길 원했던 듯...그러나 제가 대학교수 사회를 싫어하고 또 지금 하던거 다 접고 수 년에 걸쳐 다 다시 시작하기는 쉽지 않지요....만만한 중학교 애들이랑 농구나 한 게임할 일있다면 제가 한번 가지요.고등학생들의 체력은 당할 수가 없어서...^^

느티나무 2007-02-2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반에 한 번 와 주세요 ^^ 올해 고등학교 3학년 담임입니다.^^ 부산에서도 약간 시골틱한 이곳에 오셔서 좋은 말씀 해 주시면 좋겠네요. 이 녀석들, 아직 자기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착한 인간인 줄 모르거든요 ^^;; 그나저나 애새끼들이랑 놀고 싶다는 제목 보고 드팀전님이 애가 둘이 아닌데...이런 생각을 쭉 했답니다. 읽어보니, 역시 아니네요. 다른 건 다 몰라도 지루하지 않다는 건 분명한 듯~~!! 날이면 날마다 새롭거든요.
 

 '하워드 진'은 어느 정도 독자층을 확보한 작가다.그는 폭격기 조종사출신이다.그는 말한다.하늘 위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면 땅에 있는 아이들의 고통,어른들의 절규,사지가 찟어진 비참함들은 볼 수 없다고..그래서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군인이 되면 적과 아군 외엔 다른 인식의 틀이 없어지고 그리고 지시에 따르는 기계적인 장치로 자신을 고정시키면 된다고....예비군들은 아직도 그 생각으로 사회를 산다.

 

노암 촘스키... 언어학자인데 그의 언어학 책은 한 권도 본 적이 없다.언어학까지 공부하기엔 ..푸하...미국 패권에 대한 문제를 끝없이 지적하고 있는 촘스키.그 중 언론과 관련된 책 두 권이다.대학 전공이 이 쪽이었는데..교수님이 1학년 첫 강의에서 한 말이 있다.

"신문에서 나오는 말의 50%만 믿어라.. 형식적 객관성은 어떻게든 노력은 해보겠지만 진정한 객관성은 불가능하다."

나오미 클라인의 <노 로고> ...절판이다.바람구두님이 두 권 가지고 있다가 한 권은 예전에 선물해서 자기것 밖에 없다고 염장 질렀다.어디서 구할까?

줄리엣 쇼어<본 투 바이>  지난 번 페이퍼에도 쓴 적 있다.키즈 산업과 유아/아동때 부터 기업으로 부터 받는 소비주의 세례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책

 

하비 콕스. 유명한 <세속도시> ..그러나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

<예수 하버드에 오다> 역시. 오강남 교수가 번역한 글인데 예전에그의 <예수는 없다>를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30년 다니시던 교회를 그만 두셨다. 한국기독교 문화에 대한 분노때문이다.퇴임 목사에게 50평 아파트와 매달 연금 190만원,그리고 전별금 몇 천만원...그의 후배들을 교단에 배치..등등.

클린턴 시대 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시의 책 두권민주당 내 좌파로서 현실정치의 틀 안에서 해결해야하는 노동경제문제에 대한 접근이다.

"그가 바라보는 균형잡힌 사회는 '경제적 변화의 정도를 가볍게 하면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을 함께 안고 가는' 안정되고 인간적인 사회이다."

책이 나온지 조금 지났지만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할 듯. 진보갈등파장이 있는 이 시점에서는 더욱.

 의사인 폴 파머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현장감이 살아나는 1인칭 시점을 통해 폴 파머의 유년시절, PIH 설립, 이후의 활동, 그의 의학과 인류학적 견해, 봉사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완벽한 영웅의 모습보다는 때로는 무모하고 갈등을 겪기도 하는 평범한 청년의 모습 그대로를 담아냈다. 원제처럼 인생은 '산 너머 산'이지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때로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그외에도 관심이 가는 책들이 꽤 있었으나 번역이 되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영어로 보라고...핏...나도 한 땐 영어를 잘했다.^^ 그러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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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7-02-21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노 로고'는 저도 정말 구하고 싶은 책인데... 드팀전님 우리 확 영어로 질러서 읽어볼까요? ^^;;

드팀전 2007-02-2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o English !! .... 다시 생각해봐도 바람구두의 행태가 약오르네...^^ 본인걸 확 뺏어버려...딸기님이 뺏어버리세요.
 
가만히 좋아하는 창비시선 262
김사인 지음 / 창비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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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역 내에 있는 서점에서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을 샀다.한 손에는 장모님이 보내주시는 꽤 무거운 김치 꾸러미가 있었다.다른 손은 어젯 밤 아기가 잠든 사이 스탠드 켜고 이불 덮어쓰고 본 책..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를 갈아 타기위해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플랫폼에서 보릿자루 마냥 기다리기 싫었다.비록 잠으로 귀가길을 빼앗겨 버릴 지라도 몇 줄의 글이 필요했다.햄버거 가게 옆에 있던 서점을 두리번 거렸다.사람들은 자기계발서 앞에 진을 치고 있었고 나는 한 쪽 귀퉁이 한 면의 반도 채우지 못한 시집 코너를 기웃거렸다.며칠 전 부고를 들었던 오규원 선생이 시집이 먼저 눈에 띄었다.그러나 계산대 위에 오른 것은 김사인의 <가만히 좋아하는>....

나는 지금껏 시집 리뷰를 단 한편도 쓰지 않았다.그렇다고 내가 시와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은 아니다.한 해에도 대 여섯권의 시집을 읽는다.그런데 이상하게 시집에는 리뷰를 쓰기가 꺼려진다.언제나 부담을 주는 것은 시집 뒤에 달린 문학비평가들의 비평글.왠지 나 역시 그런 준거에 맞게 글을 써야 할 것 같다는 무게감을 준다.내가 문학도들 처럼 그렇게 쓰지 못함을 또한 그렇게 분석할 힘이 없음을 안타까와 하는 사이 실기를 한다.시에 과문하다보니 의외로 시 비평 까지 읽어서 지식을 채우려는 것이 오히려 화가 될 때가 많은 셈이다.거기에다 좋은 시를 읽고 나면 의기 소침해지기 까지 한다.언어를  선별하고 조탁하는 쟁이들의 뛰어남에 어깨에 힘이 빠진다.힘없는 말에 더 채찍을 가해서 아예 주저 앉게 만드는 것은 시인들의 눈이다.내가 시인의 눈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내게 그것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디서 잃어버린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김사인 시인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나는 이 시인에게 관심이 갖다.단지 이름때문이다.'사인'이라는 이름은 왠지 모르게 남달랐다. '죽음의 원인' 인가? 아니면 '시그내처'를 말하는 '사인'인가?

  "김사인 고객님,여기에 사인해주세요"  

아니다.웃자고 한 소리일 뿐이다. 김사인 시인의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야..진짜 시인의 이름같다' 라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생각이었다.이 생각이 언제 들었는지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그런데 그 종적을 알수 없는 생각이 이 시집을 내게 불러들인 머나먼 이유가 되었으니 가끔은 쓸데없는 생각도 좋은 인연을 이어주기도 한다.생각이 이렇게 미치니 세상사의 이모저모가 참으로 묘하고 재미있다.

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시집을 펼쳤다.내 주변 사방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장난치는 소리가 퍼졌다.기차 안에 소리를 줄여줄 차가운 가습기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이가 생기고 나니 아이들이 내는 소음에 예전에 비해 너그러워진다.시를 읽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다.옆에 앉은 내 나이 또래의 양복입은 신사는 계속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다.

<노숙>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또다시 낯선 땅 후미진 구석에

순한 너를 뉘였으니

어찌하랴

좋던 날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만

네 노고의 헐한 삯마저 치를 길 아득하다

차라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

가만히 떠날까도 싶어묻는다

어떤가 몸이여

........................................................

나는 이 시를 내리 세번 읽었다.한번은 빠르게 한번은 느리게 마지막은 작은 소리를 내어...안구에 습기.어젯밤 스탠드의 형광불빛이 눈에 좋지 않았던게 분명하다.

<새끼발가락과 마주치다>

(중략).......그래서 그토록 꼬부리고 숨어 있는 그것이 혹 죽은 것은 아닌가 한순간 걱정되면서 나도 모르게

손이 뻗어가 그것을 건드리니/아아,가만히 움츠리며 살아 있다고 말하는게 아닌가!

그 기척이 어쩐지 우리들 희망의 절망적인 상징처럼

여겨져서 눈물까지 핑 돌았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새끼 발가락들을 만나왔던가.안타까와 했으며 무언가 도움이 되고자 했다.그런데 그것이 육화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사회적 부채감을 위한 것인지 늘 질문했다.아..그런데 '새끼 발가락'이라니? 과연 내가 본 것들이 내가 동감했던 것들이 나의 새끼발가락인적이 있었던가? '새끼 발가락'이 내 정수리에 폭포수 같은 차가움을 던진다.

 

....오 빌어먹을,나는 먼 곳에 마음을 벗어두고 온 사내/그대 눈부신 무구함 앞에/상한 짐승처럼 속울음을 삼켜 나 병만 깊어지느니...<예래 바다에 묻다>

..열일곱에 떠난 그 사람/흘러와 조치원 시장통 신기료 영감으로 주저않았나/깁고 닦는 느린 손길/

골목 끝 남매집에서 저녁마다 혼자 국밥을 먹는/돋보기 너머로 한번씩 먼 데를 보는/그의 얼굴/고요하고 캄캄한 길.......... <풍경의 깊이2>

...사람 사는 일 그러하지요/한세월 저무는 일 그러하지요/닿을 듯 닿을 듯 닿지 못하고/저물녘 봄날 골목을/

빈 손 부비며 돌아옵니다....<춘곤>

자동차 굉음 속/도시고속도로로 갓길을/누런 개 한마리가 끝없이 따라가고 있다

살아 돌아갈 수 있을까 .........<귀가>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자의 빈호주머니여/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그간의 일들을/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코스모스>

작은 것들의 이야기를 듣는 귀를 가진 시인이다.삶의 노정은 딸칵 거리는 소리가 들릴 듯 가깝지만 또 무료배급소 늘어선 줄만큼이나 길다.저물 무렵 느린 햇살을 받고 누웠을 그 길을 생각한다.바람 좋은 저녁은 햇살을 모래가루처럼 흩어놓는다.그 모래가루를 잡고픈 허망한 시선......

일상의 비루함과 작은 것들의 지리멸렬함...시인은 그 작고 지루함에 비록 계피처럼 쓰지만 살아갈 수 있는 미소 한 자락을 퍼올린다.

<꽃>

모진 비바람에

마침내 꽃이 누웠다

밤내 신열에 떠 있다가

나도 푸석한 얼굴로 일어나

들창을 미느니

살아야지

일어나거라,꽃아

새끼들 밥 해멕여

학교 보내야지

 

부산까지 오는 기차안에서 나는 몇 번 천장을 바라보며 눈가의 습기를 말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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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2-22 14:03   좋아요 0 | URL
사내답지 못하게 눈물을 보이다니...
우린 참 ... 답지 못한 것을 꺼리며 살아왔나 봅니다.
그렇지만, 이젠 커밍아웃이 잦아져야할 때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잘난 여성들은 정치도 하고, 사업도 하고, 조용한 남자들은 시도 쓰고 아기도 보고...
제 잘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편견들을 제거하는 것이 아이들 세대에게 우리가 주는 선물 아닐까 합니다.
자리를 마련해야지 하다가도 시간 내기가 쉽지 않지요.
봄방학중에 깜짝 번개라도 한번 할까요? 간단하게 쐬주 한 잔 하실 분만 모아서...
시간이 되신다면...

2007-03-07 04: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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