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하고 통쾌한 교사 비판서
로테 퀸 지음, 조경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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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혐오자의 책>, 이 책의 독어판 제목이다.국내에서 이런 제목으로 책이 나오기 힘들었을 듯 하다.한국 사회에서 해서는 안되는 일 중에 하나가 '특정 직능 단체'또는 '특정 종교단체' 전체를 비판하는 것이다.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사 혐오자의 책>이라고 출판했다면 분명 무슨 무슨 가처분 신청,무슨 무슨 변경 신청의 소를 당했음직하다.출판사는- 대외적으로만 존재하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의 정서를 알고 있기에 제목을 순화했을 것 같다.물론 짐작이다.

이 책을 읽을 때 한가지 주의해야 하는 점이 있다.선생님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는 공감할 지라도 한국과 독일의 교육제도와 교사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는 점은 미리 머릿속에 넣고 들어가야된다.저자인 로테 퀸은 독일의 자율적 교육제도에 부정적이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올바른 방식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말이다.저자가 바라보는 독일 자율교육제도의 문제점은 초등학생들에게 그 나이 때 맞는 학업성취를 독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2000년 피사에서 독일이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점이 그 주장의 근거다.로테 퀸은 독일의 교육제도와 교육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이 독일 초등교육 수준 저하의 원인이라고 파악한다.학년에 맞는 학업 성취로 독려하지 않는 학교,그리고 그걸 악용하여 방임과 가정으로 책임전가로 일관하는 선생님들.초등학교 까지는 열린 교육을 하다가 김나지움으로 넘어가면 달라지는 교육 형편 등등...독일이나 한국이나 교육에 대한 관심은 피차 마찬가지일테니 독일 여론이 쉽게 공감했을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우리의 초등교육은 그동안의 주입식 교육제도에 대한 반성으로 열린 교육방식을 지향하고 있다.(물론 지향은 지향일 뿐이다만)비록 독일 수준에는 미치치 못하겠지만 교육적 억압에 대한 반작용이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최소한 초등학교에서는 말이다.로테 퀸은 그와 반대 상황에 있다.독일의 자율식 교육의 폐해를 지적하며 조금 더 아이들을 책상에 붙여 놓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독일과 한국 교육의 역사적,사회적 차이에 대해 조금 이해하고 이 책을 접해야 교사 문제에 대해 좀 더 맞장구를 칠 수 있게 된다.

선생님....에 대해서는 할 말들이 다들 너무 많다.좋은 기억보다는 않좋은 기억이 더 많다.지금 선생님을 하고 계신 분들도 돌이켜 보면 과거 선생님에 대한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많을 것이다.물론 현재의 교사들은 '우리 때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이라며  교사로서 자신의 선량함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거기에 더하여 요즘은 학생이 선생알기를 뭐 알 듯 하기에 선생이 피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모든 교사들이 마귀할멈의 세번 째 아들 같지는 않다.세상 어디에나 부처도 있고 마귀도 있듯이 선생님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그런데 왜 아이들은 천국의 기억보다 지옥같은 기억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까? 아이들이 잘 해주는 걸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라면 할 말이 없다.

나는 사실 학교 생활 편안하게 한 편이다.아버지가 선생님이셔서 초등학교 때 부터 그 후광을 입었다.공부도 잘하는 편이었고 모범적이었으니 선생님과 큰 갈등이 있었던 적이 별로 없다.그렇다고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초등학교 6학년 때는 정말 '올 한 해가 어떻게 가나?'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볶인 적이 있다.결정적으로 선생님께 세게 대들었는데 그 여파가 한 학기 이상 갔다.1학기 성적표에는 6년동안 처음 받아 보는 성적도 기록되어 있었다.그러나 이런 일은 쉽게 잊게 된다.정작 오래 기억되는 것은 다른 일이다.저자의 말을 먼저 인용하면 이런 류의 것들이다.

교사들은 종종 학생들을 무시하고 부당하게 대우하고 자신이 재능이 없다고 믿게 하고 외모와 성격과 출신 배경을 가지고 창피를 준다.심지어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남들 앞에서 웃음거리로 만들기 까지 하면서 학생들에게 압력을 가하는데 그런 압력은 교실 안에서 전염병처럼 증가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다.숙제로 무슨 초대장 같은 걸 써오는게 있었다.담임 선생님은 나보고 나와서 읽어보라고 했다...'몇 월 몇 일 내 생일인데...친구들와 와서 배불리 먹자..' 뭐 이런 내용이었다.마지막 문장이 문제였다.아이들 어휘에 '배불리 먹자'가 뭐 크게 이상한 건 아닌 듯 했다.그런데 선생님은 뒤로 넘어갔다.교실이 떠나갈 듯 크게 웃으며 그게 뭐냐는 식으로 빈정거렸다.가만히 있던 반 아이들도 왕개구리 따라 웃던 동네 개구리 마냥 책상을 치면서 넘어갔다.진짜 무지하게 쪽팔렸다.너무 쑥스러워서 얼굴이 완전 홍당무가 되었다.나는 그 길로 복도 끝으로 달려가 쓰레기 통에 그 숙제를 던져버렸다.....나의 돌발적인 행동은 또다른 보복을 불러왔다.흔히 말하는 싸대기 몇 대 맞으며 '어디서 배워 먹은 버릇이냐'는 날카로운 충고까지 들었다.다음 날 부모님 소환....

20년도 지난 일이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맞았던게 문제가 아니라 쪽팔렸던게 문제였다.왜 선생님은 '어..잘썻다.그런데 '배불리 먹자'는 좀 예쁜 것 같지 않다.'라고 말해주지 않았을까?

허튼 소리,얕보는 제스처,무시하는 시선과 바보 같은 농담은 과거 학생들을 길들이는 수단이었던 꿀밤먹이기나 회초리질보다 고통이 덜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부당하고 만성적으로 악의적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훨씬 더 큰 상처를 준다.

사실 이 책에서 내가 제일 공감가는 부분은 교사들의 이상한 권리에 대한 부분이었다.저자의 말을 먼저 보자.

부모형제,친구들,교사들의 도움으로 삶의 평가 불가능한 것들을 어떻게 다룰 것이지에 대한 철학을 세우는 시기인 6-10세 사이에,아이들은 자기들과 똑같이 분별없고 미숙하게 떠들어대고 자신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자각이 결여된 교사들을 만나게 된다.교사들은 대체 무슨 권리로 그러는 것인가?

폐쇄된 학교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노력 없이 과거에 배운 것을 그대로 가르치는 것만 반복했다.신문도 안 보면서,동료교사끼리 동네 아줌마 수준링?못한 대화를 나누면서도 전혀 자신의 부족함을 알지 못했다.(책 후기에 나오는 명예 퇴직한 한국의 선생님 회고담 인용)

초등학교 때 일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중학교 때 국사 선생님은 예뻣다.27살쯤 되었는데 짖궂은 놈들은 그녀의 치마 속을 늘 궁금해 했다.하여간 예쁘고 인기 많았다.그런데 그녀는 내게 안좋은 쪽으로 기억되고 있다.국사 수업 중 생긴 일 때문이다.수업하다 말고 그녀가 니체와 부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왜 그 이야기가 나왔는지 전후 사정은 잘 모르겠다.어쨋든 젊고 예쁜 그녀가 한 말은 정확히 기억난다. "니체 알지? 유명한 철학자면서 '초인'이라는 걸 이야기 했던 사람이야.일종의 천재지.그 사람이 말이지.'신은 죽었다.'라는 말을 했어.이게 무슨 오만한 말이니? 천재면 뭐해.그런 천재도 자기 잘난 맛에 '신은 죽었다'는 헛소리나 하고.아마 지금쯤 지옥에서 벌벌 떨고 있겠지....또 너네들 석가모니 부처 알지? 그 사람도 오만해.갓 태어나서 처음 한 말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그러니까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 낫다.다른 것들은 나 내 발 아래다.'이런 말이야.어떻게 간난아이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놔두더라도 ..얼마나 오만하냐 인간인 주제에..'

예쁜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다.내가 니체를 아는 것도 부처를 아는 것도 아니었다.그런데 '저건 아닌 것 같은데..'신은 죽었다''천상천하유아독존'에 저런  뜻 말고 다른 깊은 뭔가가 있는 것 같은데...'

아...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어여쁜 그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그건 상관없다치자. 예쁘고 인기많은 그녀의 철학적 빈곤함과 편협함이라니.....지금 만나면 머리통을 받아 버리고 싶다.'이 무식한 선생아..'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오래 전 기억인데 아직 생생한건 그 선생의 거지같은 해석에 의문을 제기하지 못햇던 상황 때문일 것이다.내가 만약 '선생님 그건 아닌것 같은데요' 라고 말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뻔하다.'니가 선생이야.니가 그렇게 잘났어.공부 좀 하다고 선생을 우습게 아네.' 그리고 싸대기...인신공격적인 모욕과 조롱,이어서 담임에게 보고...담임에게 보복....학교에서 누가 감히 선생에게 대든단 말인가? 대들 수 있다.대들면 열나 두드려 맞고 찍혀서 두고 두고 씹히고 부모님 소환당할 각오는 해야된다.선생에게 게기지 못하는 이유는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이유는 단 한가지.' 내 아이가 볼모로 잡혀 있기 때문에...' (이게 무슨 삼전도의 굴욕인가? 청나라에 볼모 보내게.) 괜히 시끄럽게 해서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보고도 못 본척하고 미워도 돈찔러주고 싫어도 오냐오냐 한다.아마 우리 부모님들도 그러셨을 것이고 또 이 땅의 수 백 만명의 부모들이 그럴 것이다.

선생님 이야기를 하다보니..뭐가 그리 떠오르는게 많은지 좀 두서가 없어진다.기억들이 서로 앞다투어 자기 이야기를 쓰라고 머릿 속에서 쟁쟁거린다.

마지막은 좀 통쾌한 이야기로 막을 내리자.

아기가 태어나고 한 달간 도우미 아줌마를 두었다.그런데 이 아줌마 또 -좋은 의미에서 -독특하다.작지만 뭔가 포스가 느껴지는 분이었다.이 아줌마가 애가 세명이다.그러니 초등학교에서 산전수전 다 겪어봤다는 건 미루어 알 수 있다.

둘째 딸이 어느 날 학교에서 방석인가 뭔가를 들고 왔다.세탁해서 학교 가져오라는 것이었다.그런데 다음날 아기가 내피를 길에서 잃어 버린 것이다.선생님은 그 때 부터 아이를 채근했다.'칠칠치 못하게 그런 것도 못챙기냐'는 식이다.한 번 그러고 말면될 걸..수업 시간에 아이가 좀 버벅 거리면 또 그 이야기를 꺼내서 아이를 주눅들게 했다.아줌마가 학부모회의에 갔다.아줌마 모시한복을 입고 머리에 쪽지고 가셨다.다른 학부모들이 흘깃 흘깃 아줌자를 쳐다봤다.회의가 끝나고 담임 선생이랑 면담을 했다.

아줌마)(침착하게)얘가 칠칠 맞아서 선생님이 고생하지지요. 선생)아니에요..**이 공부도 잘하고 착실해요.

아줌마)지난 번에 방석도 흘리고 다녀서 선생님 속 썩여드렸을텐데..선생)아니에요.아이들이 그맘 때는 다 그렇죠뭐,

아줌마)그 방석 어떤 걸로 원하세요.더 큰 크고 세걸로 제가 다시 사놓을께요...선생)그럴실 필요 없어요.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니구요...

아줌마)..예..그래요.(싸늘하게)그럼 선생님 저랑 약속한가지해요. 선생) 예?.....       

아줌마)다시는 아이에게 그 방석 가지고 왈가왈부 하지 마세요. 선생) .....

이 아줌자의 지론은 그렇다.선생과 싸우지 않고 피해가려면 처음부터 그?해달라는데로 해라.그게 아니라 도저히 이대로는 안돼겠다 싶어 싸우기로 했으면 반드시 이겨라.

아줌마의 첫째딸 선생은 아이가 반장이어서 은근히 뭔가를 요구했다고 한다.'옆반 반장은 교감 선생이랑 해서 회식을 했다는군요.이번 달에 소풍이 있는데.... 옆반에서는...우리도 그렇게 해야하는데 등등' 그런데 아줌마가 그닥 반응하지 않았나 보다.아이에게 은근한 압박이 들어왔다.아줌마 분노하여 학교로 향했다.선생왈 '아이 서울대 보내려면 이래 저래 학부모님들이 많이 지원해주고 그러셔야해요.' 선생님 상대를 잘못만난거다. 아줌마가 그랬다. '아...고작 서울대에요.그정도 하면 우리 아이 하버드정도는 보내 주실지 알았는데..그런거 하면서까지 아이를 서울대 보내고 싶지 않네요.아이야...당장 자퇴를 시켜도 돼고 검정고시를 준비시켜도 돼요.공부 잘해봐야 다들 별것 없더군요.전 공부에만 연연해 하지 않아요....제가 아이를 자퇴시킬까요? 대신 우리 아이 자퇴시키면 선생님은 편안하게 남은 교직생활 하실꺼 같으세요? "

내가 선택한 건 아니지만 도우미 아줌마를 만나도 한 성질하는- 나같은- 사람을 만난다.^^

내가 아는 어떤 동료 와이프는 이렇게 말한다.'말 안듣고 속만 썩이는 지 자식들 맡아주는데 당연히 1년에 한 두번 얼굴 디밀고 인사해야 하는 거 아니야? ' (이 언니 나이가 나보다 어리다.) 무슨 교육 철학이 있어서 선생하는 것 같지 않다.요즘 임용고시 보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교육적 가치보다 '철밥통'때문에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선생님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물론 말 안듣는 놈들과 하루 왠종일 붙어 있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아마 마약 수사하려고 일주일씩 거지처럼 잠복하는 형사들보다 힘들꺼 같고 농사지어도 손해만 봐서 가슴이 시커먼 농부들보다 힘들것 같다.그런 선생님들께는 '사직'이라는 좋은 제도가 열려 있다....선생님들 고생하시는 것 안다....그런데 나이가 들면 세상에 쉬운 일 없다는 것 정도도 알아야 한다.

보복이 두려운 사족) 직능단체 전체를 도매급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야죠.일부 교사들 이야기고 제가 기억하는 나쁜 교사들 이야깁니다.알라딘에도 교사분들이 많으니 그 분들을 적으로 삼겠다는게 아닌 것도 밝혀야죠.전 그분들을 사랑해요.!! ......(제길 알라딘을 다시 접어야하나..이런 내면의 사전검열을 하고말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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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14 16:36   좋아요 0 | URL
말없이 추천누르고 가시는 분들이 님의 마음을 알아주십니다. 잘 보았어요. 그 도우미 아주머니 한 카리스마 하십니다. 멋져요!

호랑녀 2006-11-14 22:44   좋아요 0 | URL
오늘 글들은... 댓글수보다 추천 수가 엄청 많군요 ^^
도우미 아주머니 정말 멋지네요.

드팀전 2006-11-16 09:3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안녕하세요.수능일 아침이라 춥네요.회사 나와서 점퍼를 하나 더 입었습니다.마치 눈사람 같습니다.제가 그닥 추위를 타는 편은 아닌데 11월의 이런 사르르한 추위는 좀 약합니다.몸살 올 때 느끼는 그런 차가움이에요.
호랑녀님>5개 넘으면 추천수 많은거죠.제 기분으로도 ^^ 좀 분석적이고 논리적이고 얍쌀한 리뷰를 써야돼는데 안타깝군요.그냥 그 때 그 때 달라요..락 가수가 트로트도 불러줘야 재미있잖아요.제 리뷰처럼 제 필체도 사실 여러가지랍니다.자판으로 치는 건 늘 똑같지만.어떨 때는 제가 다중인격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요즘은 몇 가지로 정리하고 있지요. 김원장님이 다시 부를까봐 겁나서 ^^

코마개 2006-11-21 17:32   좋아요 0 | URL
속이 후련하려고 합니다. 저는 '선생님'소리만 들으면 갑자기 속에서 뭔가 용광로처럼 부글부글 끓어 오릅니다.

글샘 2006-11-23 10:23   좋아요 0 | URL
ㅋㅋ 저도 교사 혐오자입니다. 그래서 교사가 된 것이고요. 저런 인간들이 아이들을 가르치게만 할 순 없다는 오기가 저를 사범대로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저도 크게 다르지 않게 되더군요. 그것이 저의 문제, 교사 개인의 문제이기보다 사회적 문제임을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족이 없었으면 ㅋㅋ 더 좋았겠단 생각이 들어요.
강쥐님... 저도 고딩때 샘들 보기 싫어서 홈커밍데이같을 때 안 간답니다.
교사도 철밥통일 시절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곧 계약직으로 바뀌고, 방학때 월급 없고, 맨날 평가 받고, 세빠지게 일해야 할 시절이 오겠지요. 교육 시장이 개방되고 나면 공교육은 안에서가 아니라 밖에서 무너질 테니까요...

별빛수 2007-02-27 19:19   좋아요 0 | URL
학교독서모임 도서로 읽기로 한 책입니다. 더러는 반성하며 더러는 분노할 것이 뻔하지만...오늘보다 나은 교육하기를 찾는 교사들이 현장에 있음을 기억해 주시길...대통령을 비판하듯 정부를 비판하듯...어쩌다 온통 비판뿐인 세상...서로 의지하며 살아도 힘든데...때론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는 것이 마음 편할 때가 있습니다. 이해를 넘어선 인정하기가 되기 위해...저도 되도록 학부모의 입장이 되어 책을 읽어볼까 합니다.
 



문제의 모차르트 22 DVD 이다.2006년 짤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연주로 음악 팬들에게는 올해 가장 큰 이슈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전집으로 먼저 풀리는 듯 하다.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돈지오반니><마술피리>등 선발 오페라와 <후궁으로부터의 도피><티토황제의 자비><코지판 투테>등의 벤치 선수들 그리고 이름도 낯선 2군 선수들 <시피오네의 꿈><어긋난 여행><자유로운 베툴리아>등 모차르트의 모든 오페라가 망라되어 있다.

최고의 지휘자와 최고의 성악진,그리고 현대를 대표하는 연출가....당연히 16:9의 화면비,화질과 음질은 믿을만 할 터이고...

두 가지 문제가 남는다.유명 오페라 중심으로 낱장으로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이것도 기념비적인 일인데 기념비적으로 저지를 것인가? DVD TOP 16장의 가격이라고 한다.기 십만원은 넘는다는 뜻이며 할부구매로 밖에 구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이렇게 생각해보니 무리긴 무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쓰다보니 정리가 되는 듯 하다.

'2군 선수들은 대략 눈 감아 주고 낱장으로 방향을 잡을 수 밖에 없겠구나'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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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6-11-08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ㅜ ㅜ 아시겠지만 문제는 대표 중의 대표이신 피가로께서 낱장으로는 내년 5월에나 나온다네요ㅡ ㅡ;;; 저도 애초에 다 볼 능력도 없고 돈도 없어서 낱장으로만 살테지만, 정말~ 피가로를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생사의 기로겠지요;;; 전 일단은 클라이버의 음반으로 더 버티려구요.
참고로 전 무티의 마술피리하고 하딩의 돈 지오반니 아르농쿠르의 피가로만 사렵니다.ㅋㅋㅋ 곧 마술피리 들어온다는데 기대되어요.^^
 


이번 달 부산 시네마 테크의 상영작은 켄 로치의 작품이다.

<랜드 앤 프리덤><레이디 버드><다정한 입맞춤>등을 포함해서 14편의 작품이 소개된다.매일 오전 11시부터 하루 5편씩 반복 상영된다.언젠가 바람구두님의 페이퍼에 실렸던 셀틱FC 팬들을 소재로 한 <티켓>도 이 특별전에서 볼 수 있다.그리고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도 기간동안 4회 상영된다.

켄 로치의 영화는 일정한 정치의식과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을 많이 주고 비전문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영화판에서 켄 로치의 존재는 아주 독특하다.

롤랑 조페 감독은 켄로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켄 로치의 영화에는 '사람'이 있다.그들을 힘껏 껴안아주고 싶다."

보러 가야하는데 힘들것 같아서 ....이렇게 위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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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8 0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1-09 0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를 울린 한국전쟁 100장면 - 내가 겪은 6.25 전쟁
김원일 외 글, 박도 사진편집 / 눈빛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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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언제나 대규모의 학살을 동반한다.<나를 울린 한국 전쟁 100장면>에서 눈에 밟히는 사진들도 학살의 장면을 담은 것과 영문도 모르는 채  전쟁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사진이다.

1950년 7월 대전이라고 날짜가 적혀 있는 학살 직전의 한 장의 사진.삶과 죽음이 종잇장 한 장 사이였던 아비규환의 시대를 보여 준다.사진은 사선 구도를 하고 있다.사진의 배경이 되는 위쪽에는 폭 2m 를 넘어 보이는 구덩이가 있다.그리고 그 안에는 몸의 온기도 빠져 나가지 않았을 주검들이 빼곡히 누워있다.다리가 서로 얽혀 있기도 하고 주검들 사이로 머리를 처박고 있기도 하다.그리고 불과 몇 초 후 자신의 모습이 될 그 장면들을 바라보고 있는사람들이 구덩이 위에 있다. 배를 바닥에 대고 서로의 겨드랑이에 팔을 끼워 굴비처럼 엮여있다.사진에는 4명의 사형수가 보인다.머릴를 짧게 잘라서인지 어려보인다.20살을 조금 넘었음직하다.죽음을 눈 앞에 둔 상태에서 누군가 사진을 찍는다.사형수 중 하나가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본다.그는 엷은 미소를 띄고 있는 것 같다.아니면 죽음 앞에서도 끊을 수 없었던 순간적인 호기심일지도 모른다.그의 얼굴에는 살려달라는 마지막 염원이 담겨있다.그 젊은이는 그렇게 세상에 마지막 모습을 남겼다.그가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을 때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50년 전의 한국전쟁에서 죽음의 사자는 공기처럼 어디에나 존재했다.그가 펼친 죽음의 망토는 한반도 전역을 뒤덮었다.어느 때 보다도 잔혹하게 그의 칼날은 대지를 갈랐으며 그 때 마다 이 땅에서는 수 천 수 만의 울음이 핏물처럼 터져나왔다.죽음의 사자는 여러 모습으로 다가왔다.미국의 폭격으로,국군의 소총소리로,북한군의 탱크소리로, 또는 완장을 찬 이웃 아저씨의 모습으로.... 소설가 전상국은 그의 글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던 죽음의 공포를 이렇게 표현한다 .

"무서웠다.밤은 밤대로,낮은 낮대로,낯선 사람은 낯설어서,아는 사람은 알기 때문에 무서웠다."

한국 전쟁의 공포와 인간에 대한 두려움은 거대한 사회적 트라우마가 된다.이 정신적 외상은 '자기와 직계 가족' 외에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낳게 한다.이 공포의 '원기억'은 전쟁 후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사회적으로는 우리 사회를 '가족 국가' 로 만들어 버려서 '시민사회'의 공간을 앗아가 버린다.또한 사람들 마음 속의 증오와 생존본능은 치환되어 '사람들 사이의 정글'을 만들어 버렸다.

1951년 4월 대구에서 찍었던 석장의 사진은 학살 장면의 슬라이드다. 북한군 부역자들에 대한 국군의 처형 장면을 담고 있다. 10명이 안되는 시골 농사꾼 같은 사람들이 서 있다.그 한쪽 옆에 책임자인 듯 한 사람이 철모를 쓰고 웃고 있다.아마 자신의 업적으로 남게될 기념 촬영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반면 옆에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침울하다.자신들이 어떻게 될 까 하는 염려와 '설마' 하는 감정이 뒤섞여 있다.그 들 손에는 삽이 들려져 있다.그들은 구덩이를 팠다.그들 중 대다수는 이 구덩이가 자신의 무덤이 될 것이라는 것을 소문으로 또는 본능으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다음 사진은 그들이 빼곡히 구덩이에 들어가 있다.고개를 땅에 묻고 있다.뒤에는 죽음의 사신들이 준비를 끝냈다.대장인 듯 한 사람이 구덩이 쪽을 바라보면서 뭐라고 손짓을 한다.그들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듯 하다. '너희들은 빨갱이를 도와서 부역을 했기 때문에 너희들이 판 무덤에서 죽는다.우리를 원망하지는 말아라.빨갱이들에게는 총알도 아깝지만...너희들은 그래도 운이 좋은 거다."....그리고 다음 장면은 서양 회화의 가장 유명한 학살 그림의 구도와 닮았다.마네의 <막시밀리안의 처형>이나 게르니카의 <한국에서의 학살>. 그림 속 사람들이 서있던 반면 실제의 피학살자들은 구덩이에 처박혀 있다.그래서 더욱 처참하다.나는 이 사진을 보면서 내가 저 구덩이에 들어가 있는 피학살자였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상상해봤다.뒤에서는 대장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뭐라 뭐라 이야기를 한다.내 옆에는 함께 농사짓고 밥 나누어 먹도 이웃 친구가 나와 같은 모습을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내 눈 앞에는 내가 파 놓은 구덩이의 흙더미 벽이 있다.한 30초 쯤 지나면 총탄의 괴성과 고통이 이 구덩이를 덮을 것이다.만약 내가 그 구덩이 속에 들어가 있었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어떤 두려움에 휩싸여 있을까? 비록 나는 상상이지만 이 땅에서는 50년전에 그런 기억을 담고 사라져간 영혼들이 수백만이다.아니 어떤 이들은 자신이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도 모른 채 죽음의 사자가 날린 칼날에 사라져 갔을 것이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학살의 장면들은 주로 국가 권력에 의한 학살 사진들이다.물론 어떤 사진들은 학살의 주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원래 전통적 의미의 학살은 국가 권력이나 권력에 힘입은 자들이 비전투 민간인들을 대량으로 살해하는 것이다.그러나 한국 전쟁 당시의 학살은 나치와 같이 조직화된 유대인학살과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전쟁에서의 학살은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그중 가장 잔인한 것이 '보복성 학살'이다.특히 국가 권력의 부실성으로 인해 민간에서의 학살이 쉽게 자행된 한국 전쟁의 경우 그 잔인성과 피해 범위가 대단히 컸다.남한과 북한은 어찌되었건 전쟁을 통해 국가 건설은 완성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념 유지에 방해가 되거나 또는 부정적 결과를 미칠 요소들은 모두 제거되길 원했다.결국 국가 권력은 학살을 조장하거나 방조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물론 권력의 개입보다 양 국민들 사이의 사적 보복심에 의해 자행된 경우가 훨씬 많지만 그러한 학살 양상을 방기한 것은 국가 권력이다.

김동춘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전쟁시의 학살은 국가 탄생의 비밀이다.국가는 자신의 출생 비밀을 철저하게 감추려 한다.그러나 출생은 대체로 일생을 지배한다.학살은 과거의 일이지만 학살을 저지른 국가는 그 이후의 정치 과정에서 민간인들에게 그러한 행동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전쟁의 아픈 기억을 더듬는 사진들 중에서도 나는 아기들 사진에 눈이 머문다.아빠가 되고 나서 생긴 변화중에 하나이다.길거리를 가다가 미아찾기 사진이 보이면 한번 더 꼼꼼히 살펴보게 된다.신문에서 어른들의 부주의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의 기사를 보면 눈물이 핑돈다.좀 더 밝은 쪽으로도 마찬가지다.인터넷을 오고가며 만나는 예쁜 아기 사진도 예전보다 훨씬 애정을 가지고 바라본다.태어난 지 백일 조금 지난 우리 아기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이다. <나를 울린 한국전쟁 100장면>에서도 나는 아기들 사진을 더 오랜 시간 바라보았다.인천의 어떤 판자집 건물 앞에서 울고 있는 두세살쯤 된 단발머리 여자아이.판자로된 건물의 황량함이 울음의 배경이 되고 있어 더욱 처연하다.아이는 하얀 무명저고리를 입고 있다.아랫도리는 어디다 잃어버렸나 보다.아이는 길 밖의 먼쪽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고 있다. 아이의 입을 보면 울면서도 엄마를 부르고 있는게 분명하다. 사진을 보면서 자꾸 아이의 울음소리와 환청이 들려서 사진을 오래처다보기 힘들었다.그 옆에 있는 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돌을 겨우 지난 아이같아 보인다.발가벗고 길바닥에 앉아서 울고 있다.말라버린 강변에 앉아 있는 듯 하다.빈 밥그릇에 수저가 외롭다. 이 두 사진은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 이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아기들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마치 연말에 받는 크리스마스 음악 카드처럼 책을 펼치면 울음소리가 진동한다.배고파서 힘이 쭉빠진 서럽고 긴 울음 소리다.그 다음 장에는 폭격을 맞아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아기의 사진과 아기를 살펴 달라고 군인들을 붙잡아 세운 아버지의 사진이 있다.나는 내 아기가 저 들것에 누워 있는 아기라면...하는 생각을 하며 몸서리 쳤다.다음 사진은 찢어질 듯 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폭격으로 엄마가 죽었다.폭격을 피해 길가의 덩쿨 속으로 피했지만 목숨을 지키기에 역부족이었다.누나인 듯 한 아이는 엄마의 죽음을 보고도 이해하지 못하고 돌 쯤 되어 보이는 아이는 전쟁을 갈라 버릴 듯 날카롭게 울고 있다. 주검이 된 엄마의 버선 신은 발이 덩쿨 속에서 보인다.버선 위로 드러난 발목은 아직 아기들을 두고 가기 힘들다고 말하는 듯 하다.엄마는 죽기 직전까지 이 아이를 죽음의 사신들로 부터 지키기 위해 몸으로 감싸고 있었을 것이다.....슬프다.

 북핵문제로 한반도가 시끄럽다.조금 실마리가 풀려나가는 모습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북핵 초기에 어떤 신문들은 국민들의 불안을 더욱 부추겼다.국민들은 오히려 관망하는 태도인데 비해 수탉이 홰치듯이 여기저시 전쟁의 불안감을 조성했다.마치 '여차 하면 한번 붙을 수 도 있는 것 아니냐?'는 투였다. 그런 사람들에게 전쟁은 어쩔수 없이 죽음이 발생하는 공간일 뿐이다.어차피 누군가는 죽는 것이 전쟁이기 때문에 조금 죽어나가도 할 수 없다는 식이다.모르겠다.그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지하 벙커로 피할 능력도 있고 미국으로 도피할 수 있는 능력도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반응하는 것인지...나는- 그리고 나같은 많은 사람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나와 내 가족은 모든 폭력과 죽음을 우리들의 몸으로 받아 낼수 밖에 없다.50여년 전에 사진이 실렸던 나와 같은 사람들이 그랬듯이.그래서 나는 어떤 이유로든- 크라우비츠의 말을 인용하며 정치의 연장 어쩌구 하는 것도 내겐 개소리다-전쟁에 반대한다. ...나는 세상의 모든 전쟁에 반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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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6-11-04 08:4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 제게는 이른 아침부터 글을 접하게 되었는데. 님의 마음이 너무 잘 와 닿네요. 전쟁에 대한 주제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해야할 때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

마늘빵 2006-11-04 08:45   좋아요 0 | URL
한 표 행사하고 갑니다.

마노아 2006-11-04 08:47   좋아요 0 | URL
책, 그 이상의 리뷰였어요. 잘 보았습니다. ^^

달팽이 2006-11-04 22:03   좋아요 0 | URL
잘 읽고 갑니다.
 

회사 자료실에 들렀다가 우연히 한겨레 21을 보았다.타이틀이 깜찍했다. "북한에 반대한다" 이번 호 주제인 셈이다.전부 다 읽지는 않았지만 첫 기사는 살펴보았다.북핵문제와 관련한 진보정당의 어정쩡한 태도에 대해 화살을 날리고 있었다.여기서 말하는 진보정당은 민주노동당이다.

북의 핵실험에 대해 민주노동당 논평을 두고 두 갈래의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민주 노동당의 첫번째 논평은 '많은 국민의 우려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강한 충격과 유감을 표명한다'는 수준의 것이다.이에 대해 수정안 의견이 있었다.'북한 핵실험 유감표명'을 '반대'로 바꾸자는 것과 '추가핵실험 하지말 것'에 관한 내용을 넣자는 것이었다.다른 하나의 수정안은 '북한 핵실험 유감 표명'조차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한겨레는 이 문제를 민주노동당 내 세력 갈등과 북한에 대한 철학의 차이로 보고 있다.지난 경향신문의 <진보개혁 위기>에서도 지적되었던 민주노동당 내의 NL과 PD의 갈등이다.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렇게 말한다. "북한이 우리에게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물음이자 북에 대한 각기 다른 태도는 당을 만들기 이전의 문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겨레의 논조는 민주노동당의 북핵 문제에 대한 미적적한 태도는 '평화'라는 진보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며 대중정당으로서 국민의 눈 높이에도 맞지 못하다는 것이다.한겨레다운 지적이다.한겨레는 여기서 더 나아가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지적하지 못하는 진보 운동의 딜레마에 대해서도 이제는 고민해 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한겨레는 '인권은 판문점 앞에서 멈춘다.'라고 말한다.

이 기사를 보고 '한겨레가 보수 언론들 하는 짓 하고 있네' 라고 보여진다면 별로 이야기하고 싶어지지 않는다.이건 '햇빛 정책'을 도매급으로 넘기는 것과도 다르고 북한 인권을 빌미로 한반도 내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시도와도 다르다.진보의 위기를 내부적으로 지적하는 것일 뿐이다.

열린 우리당은 이제 사후 정리 단계에 들어갔다.진보의 플랫카드를 걸고 결국 진보의 위기를 자초하고 말핬다.이제는 살아남기 위해 당을 찟어서 다시 헤쳐모이기 위해 정신이 없다.정계 개편이니 민주 대연합이니 그럴싸한 말들을 한다.그런데 누가 봐도 제 살길 찾기 위해 토굴을 헤집고 다니는 토끼들 처럼 보일 뿐이다.그냥 차라리 무너지는게 다시 시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까 싶을 정도다.진보의 위기는 그렇다면 얼굴마담 열린우리당만의 문제였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민주 노동당은 십 여년에 걸쳐 조금씩 쌓아온 조그마한 위상마저 까먹고 있다.텃밭이라는 울산에서도 기력을 펴지 못한다.기존 정당에 지친 투표층을 끌어 안기는 했지만 그들에게 아무런 결과물도 보여주지 못했다.소수 제3정당이라는 한계도 있었겠지만 민주 노동당 내부의 경직성과 발전대안의 부제가 가장 큰 것이었다.

민주 노동당 내의 정파 갈등이 민주 노동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당내 권력 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지라 더할 말이 없다.단 수십년에 걸쳐 조금 씩 자리잡아 가고 있는 진보 정당이 소리 없이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을 바라보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민주 노동당을 지지 하는 층은 다양하다.시작은 민주 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 계층이었고 지금도 핵심은 그들일 것이다.그러나 민주노동당을 대중정당으로 키워 온 것은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수많은 염원들이었다.그들을 좌파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대한민국에서 좌파는 '나보다 왼쪽' 이면 모두 좌파 아닌가? 이런 식의 구분은 별의미가 없다.한나라당은 노무현을 좌파정권으로 규정하지 않던가.민주노동당을 비판한 한겨레나 이에 동조하는 사람은 그렇다면 좌파 중의 좌파인 '극좌파'가 되는 셈이다.'상식'이 정치적 움직임으로 파악되는 것도 한국정치 의식의 척박함인 듯 하다.

상식이 통하는 ,상식적인 민주노동당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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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6-11-01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마지막 멘트에 저도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그래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