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겨레는 흥미있는 기사가 많다.스파이더맨 골세레머니한 에콰도르 선수는 사고로 죽은 후배선수를 기념하기 위해한거란다.죽은 후배축구선수가 생전에 스파이더맨 마스크를 쓰고 골세레모니를 했다고 한다.그 경기를 봤는데..첨에는 튀려고 많은 걸 준비했네 하면서 그 준비성에 웃음을 보냈지만...그게 아니었다.

내일 새벽에는 프랑스와 축구 경기를 한다.이기면 좋겠다만...새벽에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프랑스와 관련된 기사하나.....지난번 생애첫취업법 반대 투쟁이나..이거나..

노쇠해도 역시 전통이 있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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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민자 자녀 숨겨줍시다” 프랑스 새 시민운동 번진다
벌금·징역 각오 운동 벌여
한겨레 유강문 기자
프랑스에서 강제로 추방당할 처지에 놓인 불법이민자들의 자녀를 숨겨주는 운동이 새로운 시민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프랑스 학부모와 교사, 성직자들이 주도하는 이 운동은 2차대전 당시 나치의 박해를 받던 유대인들을 숨겨주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15일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 출신 불법이민자를 부모로 둔 알렉(10)은 요즘 10여명의 프랑스인 ‘양부모’와 함께 살아간다. 지난 4월 경찰이 들이닥쳐 추방령을 내리자 단속을 피해 부모 곁을 떠났다. 프랑스인 양부모들은 차례로 돌아가며 그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 동생 다비드(7)도 다른 프랑스인 양부모들 집에서 숨어 살고 있다. 불법이민자 지원단체인 ‘국경없는 교육연대’는 이렇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리용에만 60여명에 이른다고 말한다.

프랑스인들의 불법이민자 자녀 숨겨주기 운동은 지난해 11월 파리 소요사태 이후 우파정부가 불법이민자 강제추방에 나서면서 불붙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내무장관이 올해 2만5천명의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하고 단속을 강화하자, 일부 학부모와 교사들이 반발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불법이민자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갈 여비까지 제공하며 불법이민자 청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운동에는 우파정부를 지지하는 이들도 참여하고 있다. 브레스트에서 러시아연방 다게스탄 공화국 출신 불법이민자의 자녀를 돌보는 양부모 모임에는 프랑스군 장교 부인도 포함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적발될 경우, 3만유로의 벌금과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프랑스는 2차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내놓으라는 나치의 강압에 시달렸던 기억을 안고 있다. 일부 프랑스인들은 유대인 아이들을 숨겨주다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한 프랑스인 양부모는 “21세기 프랑스에서 그때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리라곤 결코 상상하지 못했다”며 “나는 ‘시민’이다”라고 말했다. 프랑스엔 현재 20만~40만명의 불법이민자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7만여명이 공식적으로 추방령을 받은 상태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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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일...

출근길에 10년 넘은 자동차 수리를 맡겼더니 엔진오일 통에 금이갔다고 한다.현재 수리중.비용 ㅠㅠ

회사 왔는데 사람들이 별로 없다.직능단체 쪽 연합체육대회가 있다고 다들 그거 준비하고 나갔다.

나는 그쪽 직능 단체 소속이 아니라서 갈 이유가 없다.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는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곧 리뷰쓰겠지만 별 다섯이다.)를 조금 보다가...책에 나오는 신채호의 <조선혁명선언> 전문을 읽어 본 적이 없다는 걸 알았다.

인터넷에서 <조선혁명선언> 전문을 찾아서 읽었다.인터넷 조금 보다가 신문을 읽었다

.이헌재 론스타 뇌물 수수 조사,북한 미사일 발사 가능 미,일 긴장.... 그리고 이 기사도 읽었다.

노가다도 파업한다.할만하면 해야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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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 너무 힘들어” 1000명 목숨같은 일당 포기
“평당 1천만원 시대에 수입 10년전보다 되레 줄어”
한겨레 박영률 기자
사상초유 ‘노가다 파업’ 보름째 계속

건설노동자 문강호(45·대구시 달서구 감삼동·사진)씨는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산하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 조합원 1천여명과 함께 지난 1일부터 보름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노가다’(토목건축분야 건설일용노동자)들이 목숨같은 일당을 포기하고 사상초유의 대규모 파업에 나선 것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다. 경력 28년의 베테랑 형틀목수(집이나 아파트를 지을때 콘크리트를 부을 거푸집을 만드는 일)인 문씨가 받는 하루 일당은 9만~10만원. 동절기나 비올 때 등 일거리가 없는 날을 빼면 한달 평균 120만~150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쓰메끼리’(유보임금) 관행 때문에 1~2달씩 월급을 미뤄 주고 부도가 나던지 십장이 돈을 들고 튀면 받을 길이 막막해 진다. 다단계 하청도 판을 쳐 몇단계를 거치다 보면 일당이 몇만원씩 더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전국에서 한해 800명이 공사현장에서 죽어가고 2만명이 재해로 다치는 상황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산재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공상처리되면 다행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산재책임을 시공참여계약서를 통해 인력 동원하는 십장에게 돌린다.

중3, 중1 두 아이는 커가는데 줄곧 월세집 신세다. 안주값을 아끼려 슈퍼에서 산 900원짜리 깡소주로 동료들과 힘든 노동의 피로를 씻지만 외환위기 당시 진 빚은 아직도 700만원이 남았다. 그는 “평당 1천만원이 넘는 아파트 분양금은 누가 챙기는지 한여름 지옥같은 작업장에서 검은 작업복이 저녁이면 소금땀에 하얗게 변하도록 일을 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답답해 했다.

건설노조는 물가와 다른 직종의 임금은 뛰는데 ‘건설노동자’임금은 10년 전보다 오히려 내려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에선 외환위기 이후 지역 건설업체가 줄도산하고 들어온 외지 건설업체들이 외지인력들을 데려오면서 인력공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게다가 기업체에서 정리해고된 인력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넘쳐나면서 임금까지 떨어지자 더이상 참지못한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현재 사상초유의 ‘건설 노가다 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은 800~1000여명, 갈수록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노조쪽은 밝혔다. 이로 인해 대구지역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 공사장등 38곳의 작업이 중단됐다. 이들은 △적정임금보장 △유보임금(쓰메끼리) 근절 △불법 다단계 하도급 근절 △4대 사회보험 적용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등을 내걸었다. 협상파트너인 전문건설업체 쪽은 “불법파업을 풀어야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최근에야 교섭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씨는 “파업이 시작되자 당국은 우리를 구석으로 몰아부쳤고 언론은 외면했다”며 “하지만 파업 동안 나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배웠고 이제 아무런 성과도 없이 파업을 끝낼 순 없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대구/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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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06-17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닌데....중복되는 것도 있지만...님은 소설은 잘 안보시잖아요.아닌가? 님이 훨씬 어려운 책을 봅니다....전 이것 저것 다중성격을 살린 책읽기.ㅎㅎ

드팀전 2006-06-1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치긴 했는데 얼핏 보니 비슷하지 않나요 ㅎㅎ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그러나 잘 알지 못했던 세상의 몇 가지 사실들
제시카 윌리엄스 지음, 이해리 옮김 / 여름언덕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EBS 지식채널' 이라는 미니 다큐프로그램이 있다.최근에 본 방송 프로그램 중 가장 인상적인 프로그램이다.자막과 음악 그리고 영상편집 만 가지고 5분 가량의 메시지를 전달한다.처음에는 SB-스테이션 브레이크 시간을 채우는 프로그램으로 알았다.하지만 담고 있는 메시지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무척 새로왔다.며칠 간격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이 제작되었고 나름대로 팬층을 갖게 되었다.또한 방송협회인지 프로듀서협회인지에서  주는 '실험정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내가 가장 기억나는 프로그램은 '커피'와 '일본위안부'편이었다.'커피'편은 커피의 무역량이 석유 다음으로 많다.하루에 소비되는 커피의 량이 얼마다...뭐 이런 일반적이지만 재미있는 정보로 시작되었다.그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차츰 갈수록 진짜 프로그램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드러났다.그렇게 편하게 마시는 커피 한잔을 만들기 위해 남미 커피노동자들이 얼마나 일하는지 또 한찬의 커피값 중에 그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얼마인지...내 기억에 한잔에 약 5-10%로 알고 있다.즉 천원짜리 커피 한잔에 남미 노동자들에게는 50-100원정도 돌아가는 것이다.나머지는...나머지는 어디로 가겠는가? 뻔하다. 대규모 커피기업들과 유통업자들이겠지.

'일본위안부할머니'편은 음악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다.다섯손가락의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다.할머니들의 스틸사진.이미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전인터뷰...등등....수요일이면 매주 마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시위가 벌어진다.이미 700회를 넘었다.그러나 수요일에 그걸 기억한 적은 없었다.하지만 이 미니 다큐때문에 수요일이 되면 한번쯤 수요집회가 생각난다.

그외에도 모성애.쌀,축구 등 인상적인 것들이 많았다.인터넷에서 검색하면 거의 다 다시 볼 수 있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그러나 잘 알지 못했던 세상의 몇 가지 사실들>은 EBS지식 채널 미니 다큐의 소재가 될 만한 것들이다.세상에서 벌어지고 있으나 '설마'하는 생각으로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몇 몇 가지 것들은 구체적인 통계는 아니더라도 알고 있던 것들이 있다.또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주제들도 다루어졌다.내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던 통계들은 이런 것이다.

2002년 전 세계 사형집행의 81%는 단 3개나라에서 시행되었다.중국,이란,미국이다.

매년 10개의 언어가 사라진다.

소년병 30만명이 세계 곳곳의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다.

매일 세계 인구의 5분의 1 약 8억 명이 굶주리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주제들의 면면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는 주로 주변에서 보고 듣는 것만 가지고 세상을 구축한다.대학 졸업 한 친구들 한테 가끔 듣는 말이 '요즘 대학 안간 사람들이 몇 있나요?" 뭐 이런 것이다.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대학가는게 너무나 당연한 듯 보이지만 사실 대학 안다닌 국민이 50% 가량된다.물론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들중 80%가 대학을 진학하곤 있긴 하지만 말이다.그외에도 많다.노조가 붉은 띠 두루고 뉴스를  메꾸면 어떤 사람들은 '노동자 세력이 너무 커져서 나라 다 말아먹는다'고 한다.하지만 우리 나라의 노조조직율은 10% 조금 넘는 수준이다.또한 이는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져있다.비정규직 여성은 정규직 남성에 비해 39%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기억한다.....통계가 보여주는 것이 언제나 참은 아니다.하지만 세상의 불평등은 그 못믿을 통계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 책은 지구라는 한 세상에 살면서 우리 주변을 떠나면-또는 우리 주변에-얼마나 많은 불평등과 소외가 존재하는 지 보여준다.그런면에서 세상이 밝고 아름답다고 믿고 싶어 안달이난 분들이라면 이 책을 보고 설마 이 정도일까 하고 의심을 품을만하다.아니면 통계의 조작을 의심할 수도 있다.대개 이런 사람들은 굶어죽어가는 아프리카 소년이 눈 앞에 있어야 믿는다.모든게 자신의 문제가 되기 전에는 잘 들여다 보려고 하지 않는다. 연애인 사생활이나 축구 분석에만 생각을 집중하지 말고 세상에 감추어진 문제들에 대해서도 눈 좀 돌려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의 단점은 이렇다.우선 사회책 같다는 인상을 준다.통계 수치가 주는 딱딱함도 있지만 서술 방식이 사실관계만을 밝히고 있어서 재미있다고 하긴 좀 어렵다.최대한 좋게 봐주면 신문의 기획 기사 정도이다.읽는 이에게 한 권의 책 전체가 신문 기획기사처럼 되있다면 결코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또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깊이 있는 통찰이나 분석도 그다지 충분치 않다.통계를 중심으로 문제의식 만을 일깨우는 것이 이 책이 겨냥한 바인 듯 하다.논술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어디 글쓰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자료일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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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6 2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2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2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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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가 잔소리를 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 있다.화장실에 가서 무언가 끄적 끄적 읽는 것이 그것 중에 하나다.화장실에 어려운 책을 들고 가진 않는다.근심 걱정을 풀자는 곳에서 가서 <한미 FTA>관련 책을 읽는 다거나  <노동운동>관련 된 책을 읽는 건 실례다.한동안 어떤 출판사에서는 나 같이 대장 건강에 좋지 않은 결과를 미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따로 책을 만들기도 했다.일명 <화장실에서 읽는 유머>시리즈. 단 한 권도 사 본 적이 없다.그 출판사 입장에서는 노동계급이 민주노동당을 외면하는 배신감을 느꼇음직하다.대신 아주 오래도록 화장실에서 나와 은밀함을 즐기던 책은 음악관련 책이다.그렇다고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화성학이나 대위법 같은 것을 가지고 들어갈 리는 만무하다. 대개의 음악관련 책들은 음반잡지이거나 아니면 음악 에세이류이다.

이 책은 화장실에서 보기 위해서 골랐다.음악의 명소 풍월당 한 켠을 배경으로 멋진 포즈를 취한 저자에게는 사실 좀 미안하다.하지만 책을 고르는 것 만큼이나 어디서 보느냐도 독자 마음이다. 클래식 책이니 클래식한 서재나 도서관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신문을 화장실에서 보는 것도 기자들에겐 치욕일게다.어쨋거나 한동안 매일 아침 화장실에서 볼 수 있을 만큼 이 책을 봤다.얼마나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대장운동 상태가 양호한 관계로 조금 걸렸을 수도 있다.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2>는 나름대로 성공한 1편과 그다지 긴 간격을 두지 않고 나왔다.1편은 안봐서 모르겠다만 2편의 구성과는 조금 달랐다고 한다.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2>에는 부록도 있다. 이 책 안에서 소개한 곡들을 컴필레이션했다. 달랑 책 한 권만 있는 것 보다는 책 속에 나온 곡들을 잠깐이나마 들어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기획이다. 나름대로 클래식 음악을 좀 들어왔던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흥미로운 음반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저자는 책에서 클래식 한 곡과 얽혀있는 자신의 이야기,그리고 곡에 대한 소개,또는 연주자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담는다. 바그너의 베젠동크 가곡집 부터 슈만의 교향곡 까지 총 27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그리고 마지막에는 각 곡들과 관련된 음반 3장 씩을 소개한다.그 음반들을 선정한 기준은 다분히 저자의 주관적인 선택이다.한가지 장점은 음반 관련책들에 나오는 고리타분한 옛날 음반들-개인적으로 좋아하긴 하지만- 보다는 최근 음반들이 주로 안내되었다는 점이다.음악에 관심을 갖고 이 책을 찾은 사람들에겐 귀를 긁는 음질에 구하기도 힘든 옛 명반보다는 접근성이 용이한 음반이 훨씬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음악 관련 잡지와 책들을 틈틈이 보던 내게 이 책의 내용들은 그다지 새로울게 없었다.그나마 좀 새로왔다는 것은 대구 시향 첼리스트로 있다는 박경숙 씨에 대한 이야기였다.그녀가 레오니드 코간의 딸인 피아니스트 니나 코간과 함께 연주한 음반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국방송 같은 곳에서는 낮 12시에 따로 시간을 내서 국내 연주가들의 음반만 집중적으로 틀어준다.가끔 듣다보면 좀 답답한 연주일 때도 많다.또 어디 어디서 몇 년 공부하고 왔다는 음악가들의 인터뷰를 듣다보면 밑바닥 보이는 것 같아서 채널돌리기 일수다.그래도 국내 연주가들의 성장이 클래식 문화 성장과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애정을 가져주긴 해야한다.(불행한 것은 내가 과거에 만난 적있는 클래식 연주가들-대개 교수들-은 그들의 인문적 소양이나 인식의 지평이나 등등에서 실망 또 실망이었다.나의 불행일 뿐이다만..)

사실 "클래식은 귀족층의 음악이다"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다. 클래식 듣는 사람들은 부정하지만 다른 장르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 비해 계급적으로 위에 있는 것은 맞다.내가 언젠가 이런 말을 클래식 채팅방에서 했더니..어떤 공과 대학원 다닌 다는 친구가 그랬다..."님의 말씀은 편협한 주장입니다.제가 아는 중학교 수위 분이 계신데 그 분도 없는 돈 모아서 클래식 듣습니다.그러니 클래식이 상류층 음악이라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 공대생의 이론적 개념의 부재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을 뿐이다... 부인하더라도 클래식은 계급적으로 상류층에 가까운 음악이다. 음악 자체는 중립적이라 치자.그렇다 하더라도 음악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계층에 중상류층 사람들이 대거 포진해있다.(좀 전에 말했던 공대생처럼 '전부 그런건 아닙니다'라고 말하지 말기를...내가 전부 그렇다고 이야기하는게 아니니까...나 역시 내가 중상류층이라 생각치 않는다.빚이 얼만데...그렇다고 부르디외의 무슨 자본 무슨 자본 이야기도 마시길..오래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하니까) 책의 저자인 닥터 박종호,CEO박종호 씨가 대표적인 케이스일 것 같다. 이 분은 나름대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적 품위를 유지하면서 일년에 한 3분의 1쯤 외국공연 보러 다니시는 분이다.한 번 만나서 인사를 나눈 적도 있다. 있는 사람들이 가진 타인을 대하는 여유로움같은 것이 느껴졌다. 문화 자본축적에 목이 말라 있는 압구정 주부님들을 대상으로 오페라 강의도 하신다. 부자들이 흥청망청 명품 사대는 것보다는 차라리 클래식 공연에 돈쓰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물론 그것도 내 삐딱한 눈에 예쁘게만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부자들의 -인척하면서 클래식 듣기나  고상함으로 많은 것들을 은폐하고 있는 클래식 듣기는 진짜 염증이 난다.

 

첨에는 안쓰려고 했는데 결국에.....YES24에 박종호님의 인터뷰가 실렸다. 달뜬 목소리로 풍월당 홈페이지에 글이 올랐다.심심해서 봤다. 또 외국 같다 온 자랑하려나 하고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였는데...이런 대목에서는 콱 하고 목 밑에서 뭐가 올라왔다. 그대로 인용해보자.

 

(류화선 기자인지 편집자인지)  정치나 사회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만.”
(박종호)“저는 부산에서 자랐습니다. 부산은 항구도시라 새로운 문물이 빨리 들어오죠. 다른 지방 사람들은 모두 서울을 동경했지만, 저는 바다 밖 세계를 동경하면서 자랐어요. 저 바다를 건너면 나가사키가 있고, 마르세유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 그곳에 꼭 가리라 하면서요. 그래서 기질이 코스모폴리탄적입니다. 저는 문화적인 면에서 국가가 소중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외의 의미는 잘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3,4학년 정도부터 ‘한국인은 이러이러해서 우수한 민족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속으로 ‘웃기고 있네’ 그랬으니까요. 아니키스트 기질이 농후하죠.(웃음)”

(류)“선생님이 젊을 때는 한창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이 활발할 때였는데요.”
(박)“그때도 저는 그런 운동을 해본 적이 없어요. 저는 떼로 모여서 하는 것 정말 싫어합니다. 폭력성이 감지되어서요. 젊은 때의 에너지는 모두 예술에 쏟아 부어졌죠.”

 

이게 대한민국 클래식 듣는 귀족층의 전형적 형태들이다.국내 문제에 관심없으면 코스모폴리탄이 된다.현실 정치에 대해 무지하면 아나키스트가 된다. 약자들이 모여서 하는 폭력성은 싫으면서 국가 권력이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성에 대해서는 나몰라 한다. 매사 이런식이다보니 한켠에서는 "난 클래식을 좋아하는데 클래식 듣는 사람들은 싫어"라는 말이 나옴직도 하다. 물론 그저 평범하게 지나가는 말로 한 것일 수 도 있다.내가 귀족적 클래식애호가들에게 비비꼬여서 그렇게 본 것 이라면 용서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예의 아름다운 말로 위장했지만 저건 그냥 "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별 관심없었어요. 그걸 내가 알아야하나. 아름다운 음악이 있고 좋은 와인이 있는면 그 뿐이지" 라는 말이다." 그냥 그렇게 이야기하는게 솔직하다. 난 권장할 순 없겠지만 누가 그렇다고 한다면 내가 어떻게 하겠는가? 문제는 대단히 세속적인 사적 자유주의의 개념을 자기도 이해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말로 포장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다만 모든 클래식 애호가들이 저런 식은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갖는다.

 

진짜 클래식 음악이 필요한 곳은 휘황찬란한 압구정 한 복판이 아니다.클래식이 들어간 가장 훌륭한 영화장면 중에 하나 <쇼생크 탈출>을 기억하시는가? 주인공이 LP판을 돌린다.모차르트의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이중창이 폭력과 인권말살이 자행되는 교도서안에 퍼진다. 영화 속 모건 프리먼의 나레이션이 흘러나온다."나는 뚱뚱한 여자들이 부르는 노래가 그렇게 아름다운지 그때 처음 알았다"...

언젠가 알라딘의 어떤 분이 은퇴 뒤에 시골에서 문화센터하고 싶다고 했다.나 역시 그런 꿈을 가져본 적이 있다.시골이어도 좋고 또는 조금 허름한 복지관이어도 좋다.나의 음반들과 내가 사랑하는 음악이 그곳에서 나와 함께 해방되는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밥먹듯 외국다닐 수 있는 사람보다는 정말 삶이 힘든 이들에게 진짜 좋은 음악이 필요하다.내가 가장 아름답게 들었던 음악이 1년 장기 여관방에 살았던 시절의 클래식 음악이었기 때문에 그걸 안다.

화장실에서 즐겁게 봤다.CD는 누구 줘도 되겠는데..주기에는 또 대단치 않으니..계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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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1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6-06-11 22:10   좋아요 0 | URL
b님> 저희 집 앞에 어린이 도서관이 하나 생깁니다.곧....
지금 생각에 거기 시청각실 같은게 있을지 모르겠지만...기회 닿으면 아빠와 함께 듣는 음악감상회 같은 프로그램 하나 만들자고 할 생각이에요.제가 좀 시간이 있어야 되는데..ㅜㅜ
d님>님께 드리려면 다른 것도 함께 만들어야 겠는데...맘 만 먹으면 금방 만들 수 도 있겠지만 ... 어쨋거나 곧 CD하나 만들어서 몇 분께 배포하겠습니다.님께도.

보르헤스 2006-06-12 07:46   좋아요 0 | URL
하! 역시나 드팀전님 기대를 져버리시지 않는군요. 1편에 비해 2편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모릅니다만... 1편도 그리 좋지는 않았거든요. 인터넷 클래식 동호회 사이트에 10분만 투자해도 얻을 수 있는 빤한 정보의 나열이랄까. 드팀전님께 땡스 투 해드리고 싶지만 이 리뷰읽고 책을 살 것 같지는 않네요 ^^

드팀전 2006-06-12 09:14   좋아요 0 | URL
보르헤스님>딜레마에요...이 책은 리뷰도 별로 없고 해서..예쁘게 써주면 이 주의 리뷰 같은 것도 기대해 볼 수도 있는데....예쁜 리뷰가 아니어서 알라딘에서 싫어할 듯.ㅎㅎ 하지만 이주의 마이리뷰 보다 보르헤스님의 격려가 훨씬 마음 흡족합니다.

2006-06-13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mkoangso 2008-02-16 00:57   좋아요 0 | URL
잘 읽었습니다 . 이 책을 사기전에 님의 글이 매우 비판적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읽고보니 님의 글에 동감이 갑니다. 책에서 기름진 역겨움이 딱 화장실용입니다.물을 내리면 어지간한 냄새는 다 사라지니까요.

드팀전 2008-02-17 18:56   좋아요 0 | URL
아..예전에 쓴 글인데..좀 당파적으로 쓰긴 했군요.하지만 근본적인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특히 이 글을 쓸 당시 제가 인용하기도 했던 저자의 인터뷰를 보고 하도 어처구니가없어서 더 비판적이었나 봅니다.

그리고 제가 화장실에서 봤다는 것은 '화장실수준'이란 뜻은 아니구요.정말 화장실에서 봤다는 겁니다.^^ 가끔 화장실에서 철학책을 보기도 하는데 일이 잘 안풀리더군요.^^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우리시대의 논리 2
하종강 지음 / 후마니타스 / 200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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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에 노조가 생긴 건 내가 입사하던 바로 그해였다.경영진 퇴진 운동이 자연스럽게 노조 결성으로 이어졌다. 정확한 내막을 알지는 못하지만 회사 내 권력투쟁이 노조 성립에 도움이 되었다는게 중론이다.당시 경영진에 반대하던 중간 간부들이 전부 노조 출범식 때 뒤에 서서 묵묵히 힘을 싣었다.하지만 낭만적인 광경은 아니었다.결국 그들은 그들의 정치적 목적에 도움이 되기에 노조 설립을 지원한 거였기 때문이다.

이후 노조는 노사교섭형 연성노조로 흘러갔다.일단 가장 큰 이유는 조합원들의 노동자 의식 부재때문이다.언젠가 노조위원장이 총회에서 '파업동력'의 확충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내 식으로 이해하면 우리 조합원들은 먹고 살만다하보니 파업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이건 노조에 있어서 치명적이다.도대체 파업동력이 부족한 노조가 회사와 어떤 무기를 가지고 싸운단 말인가? 전쟁터에 나간다고 하면서 총알은 두고 총만 들고 나가는 셈이다.재작년인가 노조 대의원할 때 노조에 가서 좀 강성 발언을 했다.그랬더니 일부 조합원들은 "에이 그래도 그렇게 까지는.." 대략 이런 식의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이 사무직 노동자들의 의식 속에는 '파업'은 현대 자동차나 대우조선 같은 블루 칼러 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한마디로 말하면 자신이 스스로 노동자임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는가? 그들의 정체성은 쪽팔리게도 '회사원''근로자' ....뭐 이런 것이다.화물연대 노조가 파업을 하면 이들은 지독히도 욕을 한다.국가 경제를 걱정하며...반면에 우리 회사의 임금문제가 나오면 얼굴 벌게진다.노조의 연대성,노동자 의식...이거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그렇다면 왜 노조에 가입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노조를 통해 입금을 올려받을 수 있고 사내 복지등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하지만 거기에만 머물고 마는 것이 문제다. 지독하게 사적이고 이기주의적인 노조가 되어버린다.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이 참 답답했다.너무도 당당하게 기업별 이기적 노조를 외치는 선후배들을 보며....그래서 지난 달에 노조사무실이 슬쩍 들러서 위원장 한테 그런 말을 했다. "위원장님...거 우리 노조는 노동자 정치교육 좀 해야되는 거 아니가요.... 교육 프로그램 좀 한번 잡으심이 어떨까요?"  위원장은 빙긋 웃으며 "그러게요..그것도 다 해야되는 일인데....휴"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의 저자 하종강 소장은 우리 회사에 한번 초대하고 싶은 강사이다.물론 이미 그는 노동문제 관련 강사로서 이 바닥에서는 명성이 높다.그의 책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은 그가 여러 강연에서 쓴 글,여기 저기 잡지에 올린 글,방송용 글등을 묶어서 낸 책이다.그러므로 이 책에서 무슨 대단한 이론이나  노동관련된 정치원리등을 찾으려면 헛수고이다.이 책은 이론과 논리를 떠나 가슴에 이야기를 하고 있다.하종강은 화려한(?) 현실 참여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속시원하게 이야기한다.최근에 그의 홈페이지에 남긴 나의 글을 보고 그가 내 서재에 잠시 들렀나보다.그의 댓글의 요지는 이랬다. "책을 많이 보시는 분인 듯 합니다.제가 오래전 부터 보고 싶었던 책들도 많네요.책을 많이 보시는 분들께 제 책은 별로였을 겁니다."  다시 댓글을 달진 않았지만 내겐 절대 그렇지 않았다.물론 이것보다 더 어려운 노동문제 관련 책을 본 적도 있지만 각기 해야 하는 몫이 다른 것이다.내게 이 책은 아주 훌륭했다.저자는 책 서문에서 이 책이 노동 운동하면 '노'랗게 질리는 사람들을 겨냥했다고 밝힌다.다른 말로 하면 노동운동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해소하고픈 것이 하소장이 이 책을 쓴 목적이다.그리고 그 목적에만 한정한다면 이 책은 좋은 책이다.

먼저 노동운동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하소장의 말은 가려운 곳을 살살 긁어준다.노동운동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여러부류다.몇 가지만 떠올려보면 이런 식이다..'노조는 그저 자신들의 이익만 쫓지 전체를 보지 않는다.이러다간 다 망한다.' '노동운동 하는 놈들은 다 빨갱이다' '대기업 직원들은 돈도 많이 받으면서 더 받으려고 저런 짓한다.' '국가간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데 주 5일제냐' '공무원들 복지부동이나 하는 주제에 무슨 노조는 노조' '공직에 있는 사람이 노조같은 거하면 나라가 어떻게 되냐'...등등 그 외에도 노동자 개인의 인품을 문제삼는 것,노조 내의 정치적 갈등을 문제 삼는 것,노조의 내부비리를 보고 '봐라 결국 너희들도 똑같지' 하는 것......찾으려면 수도 없다.이렇게 노동운동에 색안경 끼고 보는 분들의 대부분은 '중도주의자'라고 자임한다.또는 '합리주의자'라고 스스로 믿는다.그런데 그들은 우리 기업이 노조를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탄압하는지,파견 용역직 직원이 얼마받고 일하는지 건물 몇 채 갖고 오만가지 사치를 일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문제 삼지 않는다.또한 우리의 교육이 얼마나 오랜시간 '반노동적'기치를 학생들에게 심어왔는지도 알지 못한다.그들은 자신의 생각이라 믿으며 '조선일보의 생각을...'당당하게 밝힌다.

저자는 대기업 노조의 사익화에 대한 일반의 비판에 대해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실제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도 없으면서 모든 노조활동에 딴지를 걸고픈 사람들은 대기업 노조가 비정규직을 외면한다고 비난한다.대통령까지 나서서 그러는 마당이니 오죽하겠는가.하소장은 이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으로 노동문제의 어젠더를 돌리는 전술이라고 말한다.대기업 노조가 물론 비정규직 보다는 나은 환경에 있다.하지만 그들 역시 대자본 앞에서는 일개 힘없는 노동자일 뿐이다.대자본과 권력을 향해야 할 화살을 그 쪽으로 돌리는 비겁한 전술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공무원 노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설령 그들이 가장 안정적인 직장인이고 또한 복지부동으로 사람들의 원성을 사더라도 그들 역시 노동자이고 당연히 노조를 결성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너무나 지당한 말이라 따로 더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의 노조 결성률은 10%를 조금 넘는다.국내 최고 그룹이라는 곳은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인 노조 존립 자체를 부정하면서 그걸 자랑스럽게 '무노조경영'이라고 으스댄다.또한 보수언론은 틈만나면 기업편에 서서 노조가 나라를 망친다고 짖는다.이에 현혹된 사람들은 자신이 노동자임에도 또는 자신의 부모가 노동자임에도 의식은 사용자편에서 자기를 규정한다.어줍지 않은 중용주의와 무관심이 원인이다.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친 사회에서 중간은 진정한 중간을 의미하지 않는다.오히려 신영복 교수님 말처럼 '당파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하종강 소장이 말하는 것도 그것이다.하소장은 노동운동하는데 이론과 논리를 다 떠나서 '고전적 의미의 휴머니즘' 하나만으로 노동운동을 지지할 토대가 된다고 말한다. 결국 '머리로의 이해'가 아닌 '가슴으로의 공감' 이 현실의 노동운동에는 더욱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의 미묘한 갈등(?) 양상을 묘사한 장이 있다.이 책의 제목에도 그 우선을 점하고자 하는 바가 슬쩍 보이기도 한다.<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물론 여러가지 장애물과 자본의 억압에도 노동운동에 대한 낙관적 마음을 읽을 수도 있다.다른 면에서 보면 계급성에 바탕을 둔 노동운동만이 사회 변혁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담겨있다.나는 이 지점에서 왔다 갔다 한다.굳이 부등호의 방향을 정하라고 한다면 후자쪽이다.하지만 시민운동이 가진 대중성과 이루어 놓은 정치력은 분명히 사회진보를 앞당길 수 있는 요인들이 많다.이것이 반대로 노동운동을 결집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크게 논할 만한 능력은 못된다.다만 바람이 있다면 노동운동이 시민운동이 대중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 처럼 더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우선 우리나라에 노조 조직율이 조금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또한 노동문제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이 조금 더 너그러워졌으면 좋겠다. 그 모든 책임이 현장노동자나 민주노총에 있지만은 않다. 일상 영역에서 부딪히는 사람들을 함께 고민해 나가야만 조금이라도 그 길이 앞당겨질 것이다.노동운동이 최전선은 파업 현장이며 각 사업장이겠으나 그 근간은 일상에서의 끊임없는 각성이다.하종강 소장은 아마도 그런 일을 앞서서 하는 사람일게다...

사족) 이 책 후기쯤에 해당하는 하종강 소장의 개인사는 그의 활동이 한 사람의 진정성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믿게 한다. 부채감이라는 말....정의로운 역사를 위해 쓰러져간 사람들 앞에 우리는 분명 부채감이란걸 가져야 한다.설령 그와 일면식이 없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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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6-06-20 23:03   좋아요 0 | URL
같은 책을 읽고 쓴 글인데, 참! 글을 참 잘 쓰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드팀전님, 전에 제가 인사드린 적이 있던가요? 가끔 들러 제 책읽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짚어볼 때 등대가 될 수 있을 듯 싶어 글 남겨 둡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드팀전 2006-06-21 08:34   좋아요 0 | URL
느티나무님>아이구...과찬이십니다.한 큐에 쓰고 잘 돌아보지도 않는 졸고입니다만 칭찬은 감사히 듣겠습니다.책읽기에도 무슨 특별한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방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별로 큰 도움이 못될 것 같습니다.그저 한가지 패턴이 있다면 머리 덜 아프게 하기 위해 인문사회책들 두서권 보면 반드시 소설이 읽고 싶어진다는 것정도이랍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