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노동 - 한국 민주주의의 취약한 사회경제적 기반
최장집 편집 / 후마니타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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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두환 때가 훨씬 나았어.그땐 먹고 살만은 했잖아.'

반대편에서 목소리가 커진다.'야야..무식한 소리 좀 하지마.무고한 사람 잡아다 병신 만들고..민간인에게 총질 해대는게 잘 한거냐'  술자리에서 한번 커진 목소리를 줄어들지 않는다. '야...정치는 그렇다쳐도.경제만 두고 보자고.경제만 보면 두환이가 훨씬 잘한거 아니야.지금처럼 실업자가 많았어 노숙자가 많았어.'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봤을 경험들이다.IMF이후 한국 경제의 불안은 일반인들로 하여금 퇴행적인 사고를 갖게 만든다.역사적이고 구조적인 담론들의 인과는 술자리에서 끼어들 자리가 없다.오직 눈에 보였던 살림살이의 면만이 부각될 뿐이다.한국 경제의 몰락은 우연치 않게도 민주정부의 출범과 궤를 같이 한다.사람들은 권위주의 군부정권만 몰락 시키면 더 나은 삶이 보장 될 것이라 믿었다.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IMF 외환위기를 꼭짓점으로 한국 경제는 단군 이래 최악의 상황을 치달았다.대규모의 구조조정과 실업난,노숙자와 신용불량자,비정규직문제와 빈곤층의 확산...

왜 민주주의 정부 하에서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을까?  <위기의 노동>은 그에 대한 답을 정치의 부재,민주주의의 부재라고 답을 내린다.이 책은 IMF 이후 한국의 사회,경제적 변화를 '노동'의 입장에서 살펴보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대략 16개의 논문이 노동과 관련된 현 시대의 단면들을 분석하고 있다.주로 다루어지는 대상들은 경제 위기 이후의 사회적 약자로 부각된 층에 대한 연구이다.예를 들면 신용불량자,비정규직 노동자,파견 노동자,하도급 중소기업 노동자,빈곤 여성,노동 조합의 불평등 같은 것들이다. 최장집 교수는 첫문을 여는 <한국 민주주의의 취약한 사회경제적 기반>과 책의 마지막 논문인 <사회적 시민권이 없는 한국 민주주의>를 통해 <위기의 노동>에서 증명된 노동과 사회 안전망의 문제를 총제적으로 짚어 낸다.

먼저 <위기의 노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 지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보자.현재 우리나라의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숫자를 넘는다. 시간당 임금을 비교하면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비정규직은 49에 해당한다.임금소득의 불평등 정도가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잘살지만 불평등한 나라라고 여기는 미국보다 우리의 임금소득 불평등율이 높다.김영삼 정부 이후 역대 정권은 '노동 시장의 유연화'를 노동 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다.물론 여기에는 신자유주의의 압력이 크게 작용했다.2003년 미국의 포브스지는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이 OECD국가중 3위라고 밝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과 보수언론은 한국의 노동시장이 아직도 경직돼어 있으며 거기에 가장 큰 악역을 맡고 있는 것이 노조라고 몰아세우고 있다.<노동시장의 구조변화와 비정규직>이란 논문에서는 비정규직의 증가가 단순히 경제환경 또는 노동시장 요인에 기인하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기업의 인사관리전략변화,노조의 조직률 하락 등 행위주체의 요인에 기인한다고 밝힌다.좀 더 쉽게 말하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현재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무한경쟁의 세계화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최장집 교수의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일본 고용시장의 상황은 좋은 예가 되고 있다.일본 역시 평생직장의 개념이 신자유주의와 장기 경제불황으로 무너졌다.하지만 여전히 일본은 고용의 가치를 다른 어떤 것보다도 경제적 생산체제의 중심에 둔다는 것이다.즉 단기적 경제성장 지표를 높이기 보다는 10년을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고용을 유지하는 저성장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노동시장에서 주변화는 여러가지 문제를 낳는다.고용의 불안정은 가족 임금에 의존하는 노동자 가족의 삶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사회적 안전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이들은 조그마한 외부 영향에도 추락하고 만다.생활보호 대상자가 되거나 국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 계층이 돼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일부에서는 개인의 능력 부재를 문제시 삼는다.하지만 통계는 비정규직 일자리로 부터 벗어난 노동자 중 1%만 정규직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한다.즉 한번 비정규직은 영원히 비정규직의 덫에 빠진다는 것이다.

<위기의 노동>에서 다루어진 많은 이야기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여성 노동자 문제와 노동조합의 문제이다.여성 노동자 문제는 또한 여성의 빈곤과도 연관돼어 있다.여성 노동자들의 다수가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현재 노동시장을 설명하는 것 중에 하나는 '이중 노동시장 이론'이다.즉 분명한 경력단계와 직업의 안정성이 있는 구조화된 일차 노동시장과 불안정한 이차 노동시장이다.일차 부문에는 주로 남성 노동력이 이차 노동시장에는 주로 여성 노동력이 거래된다고 설명한다.남자 정규직 노동자를 100으로 했을 때 그 대척점에 있는 여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비율은 39 밖에 되지 않는다.여성 단독 세대주거나 가장인 경우 그 세대의 빈곤은 예상되는 일이다.그러한 면에서 국제연합개발기구는 "빈곤이 여성의 얼굴을 가졌다"라고 말한다. 세계 빈민의 70%이상이 여성이기 때문이다.여성 빈곤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임금 문제만 가지고는 해결되지 않는다.<이중의 빈곤,빈곤의 여성화>의 저자는 성차별과 사회적 불평등의 배제를 위한 패러다임 전환,예방적 생애주이적 접근,여성빈곤집단의 차별화된 욕구 반영한 정책개발,빈곤정챙의 성주류화와 빈곤퇴치를 위한 종합적인 시스템 구축을 주장한다.

노동 조합내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 역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노동 양극화와 운동의 연대성 위기>에서는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을 방조하고 있다고 말한다.특히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소속 조합원들의 협애한 이해관계에 치중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밝힌다.이는 대공장의 노조들이 하청 기업과 비정규 인력의 수탈을 추구하는 소속 대기업의 수익독식 경영을 묵인한 채 그 수익의 공유를 위한 담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노동조합의 불평등 구조와 여성노동자>라는 논문에서는 00타이어의 촉탁직 여성 노동자들에게 가해진 이중차별을 취재하여 비정규직 여성들이 회사는 물론이고 정규직 남성 중심 노조에 의해 배제되는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남성 중심의 정규직 노조는 촉탁직 여성을 고용할때는 회사측의 노조약화를 위한 노동통제 전략과 비정규직화의도를 비판하면서도 그 해결방법으로 촉탁직 여성노동자들을 남성조합원의 방패막이로 삼아 이들을 쫓아내고자 인식했다.한 노동조합 간부의 인터뷰는 정규직 남성 노조원들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다.

'비정규 여성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되면 이들이 임시직으로 있을 때는 이 사람들이 먼저 나갈 수 있는데 조합원들이랑 똑같은 고용형태에서 일자리를 차지하게 되니까..조합원이 아니라면 여성노동자들이 먼저 해고될 수 있는데 이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남성조합원들이 먼저 나갈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노동조합의 분절화와 비정규직 배재 문제에 대해 저자들은 노조 조직의 탈 관료주의화,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로의 전환,연대 의식의 복원을 위한 교욱과 노동연대적 담론의 확산,전투성에서의 탈피를 통한 국민지지등의 전략적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글인 <사회적 시민권이 없는 한국 민주주의>는 영국의 사회학자 마샬의 사회적 시민권 개념을 도입하여 한국의 사회안전망 부재를 지적한다.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물질적 지지기반으로서의 복지 개념을 넘어서는 것이 사회적 시민권의 개념이다.사회적 시민권이란 사회통합이론으로서 개인의 기본권,정치참여권,사회의 경제 성장과 성과를 분배 받을 권리를 말하는 시민권이다.이는 자본주의에서 필연적으로 배제되는 시민들을 체제 안으로 끌어들이는 개념이며 또한 경제적 성취에 상관없이 무조건적이다.최장집 교수는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을 끌어 올린 것을 김대중 정부의 공을 돌린다.그에 반해 현 노무현 정부는 노동-복지정책이라고 부를 만한 정책이 없어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노무현 정부는 정서적 급진주의와 보수적 경제 정책 집행이라는 기묘한 결합을 통해 무능함 만을 보여주고 있다고 최장집 교수는 일갈한다.

현재 한국은 세계에서 유래없을 정도로 신자유주의를 수용하고 있는 나라이다.경제 지표와 자본의 수익률이 세상의 모든 가치를 압도하고 있다.정권은 철학의 부재로 인해 지켜야 할 것 마저 내주면서 무리한 신자유주의 받아들이기에 앞장 섰다.또한 보수언론은 신자유주의 만이 이 시대의 방향이며 뒤떨어지면 개인 뿐만이 아니라 국가가 낙오한다고 선전한다.이때문에 많은 일반인-거기에는 배웠다는 사람들도 포함하여-들이 신자유주의의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믿고 뒤쳐지지 말자고 효율성을 높이자고 뛰어다닌다. 그 자본의 수익률과 효율성 뒤에 낙오하는 사회 구성원들은 그저 능력 부재의 낙오자로 취급할 뿐이다.그들이 죽던 살던 그것은 그들의 문제이며 나는 가끔 사회복지 공동모금에 전화 한두번 눌러주며 스스로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위안하고 만다.칸트가 말했다는 자유주의의 안티테제가 '가부장적 온정주의'임을 알지 못한다.관료주의 복지 시스템의 근본정서이기도 한 '온정주의'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개인적으로 온정주의는 철학의 부재가 가장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지속적일 수 없으며 파편적이기 때문이다.최장집 교수는 한국의 노동 및 복지 정책이 사후 약방문이라고 비판한다.즉 시장경재의 결과에 대해 사후적으로 열패자들을 물질적으로 보상하는 정책에 한정되고,시장경쟁으로 들어가기 이전에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복지정책은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사회적 시민권의 부여를 위해서는 사후 물질적 보상이라는 권위주의적 복지모델에서 탈피하여 대상자들이 시민권 부역/획득을 위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신자유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그렇다고 신자유주의가 가진 문제를 모른척 하거나 이론적인 한계에 대한 탐구를 도외시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또 반세계화 운동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마음 역시 추호도 없다.앞으로도 멕시코의 마르코스 부사령관을 지지할 것이며 또한 프랑스 젊은이들과 노조의 최초고용계약법 철회 쟁취에 약간은 흥분된 목소리로 기뻐할 것이다.최장집 교수 역시 이렇게 말한다.'우리가 대면하게 되는 것은 신자유주의라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사회의 각 부문,계층,수준이 치등적으로 영향받고 있는 분화된 현실이다.즉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국 사회의 현실로 부터 발생한 문제인 것이다.' ...담론은 담론의 영역에서 고민할 문제이고 변화는 실천의 영역 몫이다.진실은 늘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시장'에 목숨을 걸었던, 목숨은 모르겠고 별 고민도 안해보고 그냥 '어쩔 수 없다'주의에 빠진 이들에게 칼 폴라니의 말이라도 기억하게끔 하고 싶다.

'시장이란 분산적 결정을 특징으로 하는 교환 및 자원배분 메커니즘의 한 형태라는 점과 그 때문에 이를 제도화하는 국가의 개입 없는 시장이란 존재하기도 작동하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강조한다.또한 중요한 것은 시장은 그보다 큰 사회영역,전체 사회 공동테의 한 하위 영역이라는 사실이다."

사족)이 책은 논문을 모았다.그래서 글쓰기 방식도 딱딱하다.도표과 수치,그래프도 중간 중간 나온다.내용이 중복되는 부분도 있다.하지만 반복을 통한 강화 효과가 있다.또한 이 시대를 살면서 눈감아서는 안돼는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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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6-04-16 18:30   좋아요 0 | URL

'큰 꿈을 가져라'라는 교육 모토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곁들여 주목할 만 합니다. 홍세화씨가 '귀족 사회'란 글에서 적나라하게 지적했듯, '개천에서 용 났다'는 이슈가 저런 구조의 안정화 기제로 작용하니까요. 가끔 출신 계급은 보잘것없어도 타고난 재능으로 몇백 대 일의 바늘구멍을 뚫고 성공한 케이스가 대대적으로 홍보되는 건, 그러한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대다수 사람들에게 "너의 노력과 정성이 부족해서다."라는 압박으로 연결됩니다. 100명 중 한명만이 이를 극복하고 귀족의 성채로 진입할 수 있는 사회가 유지되는 기술 중 하나가 아닐까요. 서로 타고난 재능과 능력이 다른 100명에게 '모두의 기회는 평등하다'라는 말로 100명 모두가 '내가 그 1명이겠지'라는 환상을 끊임없이 주입시키는 것, 그 핵심 기제가 '큰 꿈을 가져 성공해라'라는 성공지향의 교육 이념이니까요.

매너네 조직에서 무료로 왠만한 학술논문은 다 긁어볼 수 있어서 저 책은 사지 않고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논문으로 찾아서 읽었는데, 저 성공지향의 교육 이념이 현 노동시장 체제의 안정화 기제로 작용하는 데 대한 글을 찾지 못한 게 조금 아쉽더군요.


글샘 2006-04-17 14:33   좋아요 0 | URL
엊그제 집회 마치고 바닥에 노무현 개%%라고 적힌 낙서가 인터넷에 올랐더군요.
그냥 욕하고 말기엔, 현실이 너무도 냉혹합니다.
철학 없는 정치에 민초는 휘둘릴 뿐이란 것이, 앞날이 더욱 어둡기만 합니다.
왜 우린 생각있는, 철학을 가진, 비전을 보여 주는 정치를 갖지 못하는 걸까요.

후마니타스 2007-06-14 19:4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입니다.
도서에 관한 리뷰를 출판사 홈페이지로 담아갑니다.
미리 허락을 얻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혹시 언짢으시다면 홈페이지에 글을 남겨주세요.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humanitasbook.co.kr
입니다.
건강하세요 ^^
 

준법 투쟁을 한다고 오늘 점심 시간에 피케팅을 했다.노조에서 끝나고 밥을 주기는 했다.하지만 기다리는 일이 있어서 함께 밥 못 먹었다.결국 김밥을 7줄 사서 혼자 4줄을 먹었다.음료는 칠성 사이다...우욱 배부르다.

오랜만에 쟁가를 불러주니 재밌더군....연대 앞에 모인 수만 청년 학도와 종로,명동 거리를 가득 채운 민주 시민이 그림 처럼 스쳐 지나간다.근데 아저씨들 왜 그렇게 못 따라 하삼.. ...그나마 집행부에서 배려해서 요즘 노래 말고 10년 지난 노래 테이프를 들고 왔던데..

피케팅 하는데 사장이 밥 먹으러 가면서 뭐라 뭐라 이야기 했다.골자는 '나 줄 꺼 다 줬다.여러분 힘들어 보이니...밥이나 먹고 해라' ....  힘 하나도 안들었는데 뭐..메롱 메롱.

비는 주룩 주룩 내리고...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노조 조직율이 10% 조금 넘는다.... 물론 잠재적 조직율로는 30%를 상회한다고 하지만.어쨋거나  노조를 만들어서 다행이다.내가 입사하고 1년 있다가 생겼는데...ㅎㅎ

요즘 <위기의 노동>을 보는데..참 이래 저래 열받고...답답하고....안쓰럽다.또한 나의 상황이 참 복받은 상황이라는 생각을 한다.정당하게  싸울 수도 있고 좀 싸웠다고 짤리는 것도 아니고 월급도 아직 까진 잘 나오고.

난 노동 계급으로 보면 귀족이다.

세상에 억울한 노동자는 내리는 빗방울 보다 많을 것이다.

내 뜻이 아니었지만 나는 노동 기득권으로 그들의 고통을 통한 이득을 자본가와 함께 공유하고 있다.

내리는 빗방울 만큼 답답한 세상이다.그래도 빗 속에 느티나무는 연둣빛이 선명해진다.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희망은...

"너희는 조금 씩 갉아 먹지만 우리는 한꺼번에 되찾으리라...아..아 우리의 길은 힘찬 단결투쟁 뿐이다"

투쟁도 즐겁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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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04-11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서로 칭찬합시다.오빠라고 부르면 걍 놔두시면되죠...그렇게 보이니까 그렇게 부르겠죠....부부부부부부붕

kleinsusun 2006-04-11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김밥 4줄을 혼자 먹었다구요? 위대하삼.

글샘 2006-04-1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밥 귀족이시군요. 정말 위대한데요. 사이다 맛있겠다.
아, 저 노래 참 오랜만이네요. 88년쯤 나온 노래 같은데요.

드팀전 2006-04-12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그래 어찌나 배가 고팠으면 ...주변에서 놀려도 계속 먹었습니다.크..억
글샘님>김밥은 1천원짜리 제일 싼 걸로 먹었습니다.사이다는 칠성...역쉬...
동네 아저씨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은 따라하고 나머지 노래는 금붕어 흉내냅니다.ㅋㅋ....노조 출정식 이런거 할 때는 가사를 나누어 준다니까요.이게 노동 귀족들의 노조다 보니...짬밥 좀 더 먹으면 노조 위원장에 출마해버려..캭
 

조금 전에 알라딘에서 책이 도착했습니다.화요일에 올 것 처럼 말하더니 결국 수요일 퇴근 시간 다 돼서 도착했습니다.그나마 퇴근 전에 들어온 것을 고맙게 생각해야겠지요.ㅆㅆ

  빌헬름 라이히의<파시즘의 대중심리>

최장집 편 <위기의 노동>

김향 역 <하이쿠와 우키요에,에도시절>

 

<파시즘의 대중심리>를 대충 훑어 보다가 '이거 언제 다 읽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책을 보다 꾸벅 꾸벅 졸고 있는 내 모습이 그려져서 벌써 걱정이다.햇살 따뜻한 봄날 ...아무리 관심이 간다고 하지만 이게 과연 옳은 선택인가 회의적으로 변한다.

<위기의 노동>을 집어 드니 손에 쏙 들어온다.책은 꽤 두껍지만 책의 제본이나 디자인이 딱 떨어지게 모던하다.안에 내용을 보니 조금 싫어진다.이유는 도표와 수치,그래프 때문이다.대략 논문 비스무리..... 휴...

창원GM대우 노동자들은 아직 철탑 위에 있고 사측은 세제 섞어서 물대포를 시위대에 쏘고.....나는 논문같은 글들을 보며 졸아야 하고....

<하이쿠와 우키요에,에도시절>은 책 진짜 비싸게 만들었다.하이쿠와 일본 그림 책인데...화사하다.일단 눈이 즐거우니 마음도 즐겁긴 하다.최근에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봤는데 이제는 현해탄 건너가나 보다.일본 그림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생각 난 김에  일본 문화를 대하는 미디어와 일반의 태도 중에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일본 문화를 동시대의 일본 대중 문화에 한정 짓는 분위기다.사실 난 일본 대중 문화에 좀 약하며 별로 관심도 없다.그 흔한 J팝 하나 아는게 없다.현재 우리나라 각종 포털이나 동호회에 일본 마니아들은 수 십 수 백만이다.그들이 대개 좋아하는 일본 문화는 일본 애니메이션,만화,드라마,영화,캐릭터 등 이다.

우리는 매일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선조의 미적 감각을 대한의 자랑으로 여겨왔다.그만큼이나 일본의 옛 문화 역시 상당히 뛰어났을 것임에 틀림없다.<역사스페셜>은 매일 일본 고대 문화가 한반도에서 넘어갔다고 말하고 그 뒤의 일본 문화의 자생적 노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다.<역사스페셜>이 할 일은 아니다.그런데 일반적인 생각도 거기서 머무는 듯 하여 아쉽다.일본은 우리가 문화를 전해 준 나라.끝....그 다음은 쪽발이들 지들이 해봐야.... 그리고 최근의 일본 대중문화는 인기 있으니 인정..... 그 사이의 문화적 역사적 간극이 너무 넓다.지난 번 일본 출장에서 도쿄에 있는 박물관-이름 잘 모르겠다.도쿄 중심부에 있는 무지 큰 공원 안에 있었다.세 개의 박물관이 가까운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을 찾았던 이유도 사실은 그런 궁금증 때문이다.박물관구경은 참혹했다.너무 넓어서...대략 건성 건성..발목 욱신 욱신.....  그리고 뭐 일본 문화에 대해 뭘 좀 알아야지 생각을 하면서 보지 전혀 모르고 가니까 그냥 진짜 구경만 했다.

일본 문화에 관심이 간다.그러나 일본 대중 문화에만 시선을 맞추는 것은 너무 편협하다.하이쿠,가부키,노...잘 모르겠다.뭐 다 가부키 같지만 뭐 많더라....일본 사미센 음악도 독특한 분위기가 있고... 아이고 세상은 넓고 알고 싶은 건 너무 많다. 졸지나 말아야지.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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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6-04-05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문화를 보면 거기도 가난이 배어 있습니다. 소박하다 할까요.
그렇지만, 지들은 <전통>이란 게 있거든요.
그래서 조선의 문화를 없애버리려 한 그 사악함이 가증스럽죠.

kleinsusun 2006-04-05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터 드러커는 일본 회화에 미쳐서 평생 모은 작품들로 노년에 전시회도 했어요,그것도 일본에서....글쿠 "일본 회화"를 주제로 클레이몬트에서 5년이나 강의도 했어요.멋있지 않아요? 이렇게 자기랑 관계 없는 분야를 사랑해서, 좋아하다 보니 전문가가 되어 버리는게...?
아...정말 세상은 넓고 알고 싶은건 너무 많이요.ㅎㅎㅎ

드팀전 2006-04-0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그래서 제 보관함에 야나기 무네요시 평전이 들어있답니다.조선 문화를 사악하게 없애 버리려 하지 않은 일본인..미학적 아나키스트...하지만 저거 3권에 당첨품까지 보면 한동안 책 값 안들겠어요.ㅎㅎ
구두님>아따..오랜마이요..쪼까 바쁘신 가뷔....공부는 잘 됩니까?
수선님> (구두 님 다음에 쓰니까 구두 수선 ㅋㅋㅋㅋ) 서양 애덜이 동양문화하면 일본껄 제일 먼저 접하다 보니깐...저렇게 되었겠지요.일본 회화,일본 무술,일본 차,일본 도자기.... 저도 일본 회화는 서양미술사 시간에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 일본의 우키요에 몇 점 밖에 본 적이 없어요.그리고 박물관가서 본 파도 그림하구..ㅋㅋ 책 몇 장 펼쳐 봤는데 재미있데요.화투장 그림 같은게...ㅋㅋ 비풍초똥팔삼..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2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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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동네에 봄 빛이 완연하다.출근길 차창 밖으로 하얀 벚꽃이 가루처럼 흩날린다.자동차가 지나가면 하얀 꽃 가루처럼 벚꽃 물결이 인다.강 옆에 서 있는 버드 나무도 이젠 연둣빛이 선명하다.새순이다.어느 개인 주택 담 너머에는 노란 빛과 푸른 빛이 서로 재잘 거린다.개나리 꽃잎은 아직 들어가기 싫다는 듯 노란 빛 마지막 저항을 한다.아직 작은 잎에 불과한 개나라 잎들은 이제 우리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듯 점점 짙은 빛으로 자기의 시간임을 자랑한다.

세상이 온통 그림이다.

자연은 세상을 화폭 삼아 여기 저기 툭툭 눌러 붓질을 한다.그의 혹은 그녀의 붓이 닿은 곳은  한점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봄 '그 자체다.또한 그 작품은 사람들 가슴 속에도 '봄'을 만든다.역시 최고의 작가다.

새 봄에 너무 빨리 떠난 분의 책을 읽었다.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에 나오는 그림은 익히 알고 있는 것 들이다.하지만 이 책을 접하면서 '안다'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여기 나오는 김정희,김홍도,윤두서 선생의 그림은 미술 교과서에도 나오는 그림들이다.그래서 친숙하다.하지만 이 책을 읽을 수 록 나는 이 그림들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만 확인하게 돼었다.아마 이 책을 만나지 않았으면 나는 윤두서의 '자화상'을 '안다'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김정희가 '세한도'를 그렸다는 것을 ..세한도에 나무 몇 그루와 집 한 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안다'라고 믿고 나머지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하지만 이 책으로 또 다른 세상 하나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읽었다 해서 우리 조상들이 남긴 그림들과 작품에 담긴 고결한 정신 세계를 전부 이해했다고 하면 어불성설이요 오만이다.마치 글을 모르는 노인이 한글을 깨우치고 난 것과 유사하다.글자를 배운 이들은 대개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기뻐한다.이 처럼 옛 그림을 볼 줄만 알았지 '읽지'못했던 내게 이 책은 '읽는 법'이 있다는-즉 새로운 세계- 것을 알려 준 셈이다.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은 한 가지 그림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시선을 제공한다.오주석 선생은 우선 작품을 그린 화가들의 이야기를 먼저 한다.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모든 예술 작품에는 작가의 정신 세계가 반영된다.오주석 선생은 특히 우리 문인화에는 선비들의 사상과 실천적 삶의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반영된다고 말한다.<세한도>를 바라보면서 드는 그 고적함과 '내유외강'의 힘의 모순적 두 세계는 추사의 맑은 정신 세계가 투영되지 않았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경지의 것이다.이 책은 그림에 앞서 그림을 그린 사람을 앞 세운다.그림은 그의 정신 세계와 삶의 가치의 한 반영일 뿐이기 때문이다.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옛 그림을 보녀 그동안 이를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그리고 이 책 이후에 <세한도>에서 추사 김정희가 슬며시 보이기 시작했다.

오주석 선생은 다음으로 작품 탄생의 배경을 옛 문헌들을 꼼꼼히 따져 객관적으로 보여준다.조선의 대표적인 초상화 작품으로 알려진 <이채>초상의 경우는 마치 탐정 수사를 해나가 듯 <이채>초상과 <이재>초상이 동일한 사람을 그린 작품임을 밝힌다.<세한도>의 경우 추사와 제자 간의 애틋한 마음이 작품 탄생의 배경이 됨을 알고 나니 겨울을 그린 그림에 갑자기 온기가 뿜어져 나온다.정선의 <인왕제색도>는 또 어떠한가 그냥 비온 뒤의 인왕산을 그린 그림인 줄로만 알았다.하지만 <인왕제색도>에는 평생을 함께 시와 그림으로 우정을 쌓아온 한 동무의 죽음을 앞두고 쾌유와 불가항력적인 석별을 준비하는 아쉬움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이 내용을 알고 보니 비 갠 뒤의 산 그림이 이제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보인다.인왕산 그림 안에 그 두 분이 나누었던 긴 시간이 느껴진다. 평생을 이어온 훈훈한 우정과 믿음이 그림에서 보이니 코 끝이 징해진다.

이 책이 그림 책이기 때문에 회화적인 기법들 역시 빠뜨릴 수 없다.옛 그림의 인문학적 배경 다음에는 항상 회화적 관점에서 이 그림들이 우수한 점을 살펴준다.각 작품이 가진 구도의 안정감은 어디서 발생하는지..예를 들면 <고사 관수도>같은 경우다.오주석 선생은 슬쩍 물을 바라보는 노인을 가려볼 것을 권한다.만약 물을 바라보는 노인이 빠져 있으면 어떻게 돼는지 ...실제로 손가락으로 노인을 가려봤다.정말 깜짝 놀랐다.전혀 다른 그림이 돼어 버렸다.구성의 묘미가 어떤 것인지 알게하는 대목이었다.그 외에도 <세한도> 여백의 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각 봉우리들이 어떠한 기법으로 구성돼어서 <주역>의 음양을 맞추는지...물론 이러한 회화적 기법들이 어떻게 작가의 전체적인 세계관을 표현하는데 쓰여지는 지도 빼놓지 않는다.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는 주역이 일상화된 작가의 우주관의 집약판이었다.물론 주역의 내용을 모르는 나로써는 그 설명이 부분적으로 밖에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말이다.

오주석 선생은 옛 그림을 처음 대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각 장 마다 우리 옛 그림을 읽는 기초적인 방법들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우리 그림을 우상에서 좌하로 봐야한다는 것,여백의 미를 읽는 법,.......등등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은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 선조들이 가졌던 인문학적 깊이에 깊이 감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옛 그림 속에 등장하는 '물' 을 예로 들자.그냥 물을 그렸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오주석 선생은 우리 선조들에게 '물'이 어떤 '인문학적' 위치를 차지했는지 중국 고전과 우리 시가등을 들어서 친절하게 설명한다.그 외에도 책 중간 중간 문인화에 자주 등장하는 매화,난초 등의 의미도 다시금 새겨 볼 수 있는 장이 마련돼어 있다.

내가 이 책을 만난 것은 오주석 선생이 돌아가시고 난 다음이다.이 책을 읽기 전에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와 했다.나는 그저 너무 이른 한 죽음에 대한 아쉬움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보고 또한 그의 인문학적 깊이와 또 우리 문화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한 그의 큰 뜻을 생각하니 그의 이른 죽음이 애통하기 그지 없다.그래서인지 그가 직접 집필했던 1권이 2권 보다 더욱 애정이 가며 살아 있는 글이란 느낌이 든다.선입관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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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6-04-05 14:28   좋아요 0 | URL
저도 오주석 선생님 글을 참 좋아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은 무릇 저런 글을 쓸 줄 알아야 하겠지요.
쉽고, 쌈박하면서도 친절한 글.
여느 그림책은 조그만 그림 하나 놔두고 주절대지만, 오주석 선생님 책은 부분부분 확대해서 얼마나 자세히 가르쳐 주시는지...

드팀전 2006-04-05 18:21   좋아요 0 | URL
글샘님>맞아요.확대 화면 ..좋았어요.그래도 그림 설명 보랴 그림 보랴 앞뒤로 넘기긴했지만요.ㅋㅋ
 

재고가 별로 없어 보여서 ...자제 하려 했으나...또 얼마 기다려야 할 지 몰라서..저가 음반이라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이며...또 지름 버튼을 눌렀..ㅜㅜ

비오는 봄날 아침에 CD가 배달 되니 기분이 밝이지네요.가격에 비해 풍족한 양의 음반..낙소스가 주를 이루다 보니....거기에 다양한 레퍼토리.....다시 찾은 사이트에는 이 상품들은 이제 품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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