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문했는데 오늘 도착하다니....이렇게 빠른 배송을...ㅎㅎ

비오티의 바이올린 협주곡 22,23번

롤라 보데스코는 여자 바이올린 연주자인데 얼핏 보면 어디 아픈 것 같구 얼핏 보면 예쁜 것 같기두하고....이곡은 아르투르 그뤼미오의 연주가 과거 명반으로 알려져 있었는데...요즘은 이 음반을 많이 찾는 듯 하여...



헨젤트와 알캉의 피아노협주곡 음반.

헨젤트와 알캉은 거의 비슷한 해에 태어나서 비슷한 해에 죽은 작곡가들입니다.어느 시대 사람이냐 하면...쇼팽,리스트....당연히 음악사에 방점을 찍은 작곡가들과 살다보니 좀 치였지요.그래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알캉은 최근에 조금 시선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무명이죠.



빌헬름 페르테슨 베르그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반까지 살았던 스웨덴의 작곡가입니다.독일 스타일을 많이 받아들여서 북유럽과 독일의 뉘앙스가 적절히 섞여있답니다.교향곡 5번의 제목은 '고독' ..생각보다 선율미가 뛰어납니다.

바이올린 협주곡 역시 곡 구조는 좀 빈약해보이는데 선율미는 생각보다 훌륭..

 



ㅎㅎㅎ...저렴한 낙소스....사실 퐁세의 음반을 사려고 했는데 전부 품절이라서..결국 아르헨티나 기타음반을.... 현대 작곡가들의 기타음악인데 ...어렵지 않습니다.편안하고 즐거운 기타음반입니다. 클래식이라고 음악을 한정하는 것도 아니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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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6-03-3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지고 있는 건 이녀석입니다. 연주기계^^마르끄-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한 알캉의 독주 피아노를 위한 교향곡 음반인데, 테크니컬한 면에서 대단한 통쾌감을 느끼게 하더군요. 거기에 반해서 충동구매했는데, 여러 낭만적 성격을 띤 소품도 듣기 좋더군요. 얼마전 대박잡은 낙소스의 그리그 현악사중주 앨범을 살 때 최종까지 고민했던게 알캉의 실내악 앨범이었는데요. 이녀석도 조만간 살 듯 하네요. 그나저나... 반트 에디션 part II사야 하는데 형 결혼하는데 보태고 엄니가 급전 필요하다심시롱 부쳐드리니 천상 다음달을 기약해야겠네요. ㅜㅡ

그전에 국내 재고 떨어지면... 뭐. 아마존 주문 넣죠. 벼르던 아테르베르히 피아노/바이올린 협주곡 엘범과 함께. ㅎㅎㅎ 그나저나, 마눌님 생기기 전에 많이 해야 하는데. ㅍㅎㅎ


드팀전 2006-04-01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반 자켓이 멋있구 무지 크군요....아마존주문하면 음반가격과 배송비가 비싸서 좀 망설일 때가 많습니다.ㅜ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4개가 물 건너 오고 있는 중이긴 합니다.어네스트 나자레스의 피아노작품집 2장과 세실 샤미나드의 피아노 작품1.2집 ..
4월 말쯤 되어야 전부 도착할 듯 해요.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 Philosophy + Film
이왕주 지음 / 효형출판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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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우리 동네는 가끔 '천막 극장'이 들어왔다.동네 친구들과 함께 총싸움하고 벽돌치기 하던 공터에 갑자기 못 보던 어른들이 나타난다.우리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그 침입자들이 하는 양을 요리조리 살폈다.동네 아이들의 시선을 등 뒤로 하고 그들은 뚝딱 뚝딱 하던 일을 계속했다.공사 현장을 지켜보는 것이 지루해 질 때쯤 돼면 여기 저기서 엄마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석아 ....밥 먹으러 와라' '준아...그만 놀고 들어와서 씻어.' 떨어지는 노을 빛을 받으며 친구들은 휑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다음 날 아침 우리들이 놀던 그 공터에는 까만 천을 두룬 거대한 가건물이 하나 들어서 있었다.'천막극장'이다.꺼끌 꺼글한 소나무 기둥과 이어 붙인 밧줄들로 지탱되어 있는 천막 극장은 거대한 코키리 같았다.동네 아이들의 호기심은 그 코끼리 내부에 있었다.아이들은 몰래 몰래 안으로 들어갔다.겁많던 나는 호기롭게 내부로 들어간 형들이 별일 없다는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는 천막 극장 앞에 쭈볏쭈볏 서있었다.형들이 극장 천을 살짝 들어 올리며 괜찮다는 손짓을 보내면 고개를 숙이고 벌어진 틈으로 머리를 디밀었다.낮 시간 동안 천막극장 안은 아무 것도 없었다.그냥 맨 땅에 흰 벽면,그리고 중간 중간 송진내를 풍기는 소나무 기둥들이 전부였다.그래도 아이들은 마치 실내 체육관에 들어온 듯 즐거워했다.하지만 신세계에 적응하기도 전에 아저씨들의 호통에 도망치 듯 천막 극장을 빠져 나와야만 했다.그리고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우리 동네 천막극장은 3개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했다.한 편은 만화영화 였고 두 번째 영화는 '일지매' '각시탈'같은 국산 액션영화였다.마지막 영화는 성인 영화였는데 짐작만 할 뿐 당시 상영했던 영화의 제목은 떠오르지 않는다.두번째 영화가 끝나면 대개 8시쯤 되었던 것 같다.그 다음부터 까만 코끼리 내부는 어른들만을 위한 공간이었다.캄캄한 밤에도 켜져있던 공장 서치라이트가 천막극장 영사기에서 쏘는 빛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친구와 영화 무용담을 나누며 집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영화 과잉 시대에 살고 있다.멀티 플렉스에서는 매주 영화가  바뀌어 올라온다.푸른 조명과 팝콘,박스 오피스의 친절함 속에 영화는  '베스킨라빈스 31'의 아이스크림처럼 소비되고 있다.나는 영화가 과잉 소비되고 있는 사실이 몹시 불쾌하다.나는 영화를 하나의 예술 장르라고 믿는다..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영화는 체리 주빌레를 먹을 것인가 아몬드 피스타치오를 먹을 것인 가하는 상품소비의 대상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활동사진이란 이름으로 영화가 등장하고 난 이후 영화를 둘러싼 상업성과 예술성과의 갈등은 클래식한 질문이다. 영화는 초기 제작 단계부터 자본과 협업이란 형태-즉 산업의 한 형식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었다.그 특성으로 인해 영화는 다른 순수예술-편의상-에 비해 깊이 있는 장르로 존중 받지 못했다.또한 상업성이란 족쇄는 만드는 이와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는 영화관에서 파는 팝콘과 별다를 바 없는 것으로 여겨지게 했다.실제로 나는 우리 영화 관객들 대부분이 영화와 영화관의 팝콘을 본질적으로 동일하게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면 대개 아침 회의 후 직원들은 그런 말을 나눈다. '00영화 어땟어? '00영화의 주인공은 어때?"  무수하게 영화와 관련되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하지만 대개 이야기의 핵심은 '재미있다''재미없다'로 귀결된다.그 단순한 감상도 그 영화가 간판 내릴쯤 되면 기억에서조차 사라진다.가끔 욱하는 마음에 그 단순한 결론에 이의를 제기하지만 별로 먹히지도 않고 나만 뭐 잘난 척 뾰족한 사람돼는것 같아서 그만 둔다.

이야기가 길어졌다.<철학,영화를 캐스팅하다>는 '영화 과잉, 담론 부재'의 대중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책이다.'영화를 본다'는 행위가 단순히 극장에 앉아서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난 후 남은 팝콘을 쓰레기통에 비우며 '그 영화 재밌네' 하고 끝내는 단순행위가 아니어야 함을 일깨워주고 있다.책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한다.

영화의 한살이가 너무도 짧다.대박을 터트려서 각종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는 영화들조차 한 철을 버티지 못한다....흥행작이 이럴진대 먹물 냄새 풍기는 예술영화의 경우에 새삼 무슨 말을 더 보탤 것인가......문학,철학,예술의 독자나 관객들은 그토록 잔인하지 않다....하지만 영화를 대할 때는 다들 성마르게 다가서서 서둘러 즐기고 조급하게 판단한 뒤 황망히 잊어버린다.그 다음에는 두 번 다시 시선을 돌리려 하지 않는 것이다.

영화를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독해해야 한다는 저자의 간곡한 바람이 묻어난다.저자의 머릿말 처럼 <철학,영화를 캐스팅하다.>는 조금은 철지난-그래봐야 그리 오래지도 않았지만-영화 작품들의 텍스트 분석이다.텍스트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잣대가 필요하다. 저자는 철학적 개념들을  영화를 분석하는 한가지 기준으로 삼는다.하지만 잘 살펴보면 영화 분석을 위해 철학적 개념을 들이민 것만은 아니다.오히려 한 가지 철학적 개념을 소개하기 위해 영화를 이용하고 있는 것에 가깝다.'영화가 철학을 캐스팅'한 것이 아니라 '철학이 영화를 캐스팅'한 것이라는 제목에서 보여지듯이.물론 누가 주체가 돼었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철학적 개념과 영화 텍스트가 상생을 이루며 대중들에게 두 이야기를 다르게 또는 새롭게 보게 만드는 결과만 가져온다면 돼는 것이다.철학과 영화의 만남에 등장하는 개념들은 이렇다.트루먼 쇼는 들뢰즈-가타리의 '노마드' '탈주'라는 개념,슈렉은 '포스트모더니즘론'과 칸트의 '숭고'개념,동사서독-내가 무척 좋아했던-은 베르그송의 '표층자아,심층자아' 굿 윌 헌팅은 파스칼의 '섬세 정신'..그리고 중경삼림,쉘 위 댄스 등등의 니체,와호장룡의 '장자'.....등등등

각 개념들에 대해 굳이 여기서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철학사를 흔들었던 중요한 아이디어들이기때문에 몰랐다면 이번에 관심을 가지면 돼고 또 알고 있었다면 조금 쉽게 영화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정리하면 그만이다.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은 분명하다. '온전한 자아 찾기' '참 나 찾기' 정도로 요약하면 조금 단순화한 경향은 있지만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나와 나를 둘러싼 사물,그리고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철학이 필요하다.철학 만이 총체성을 담보해 주기 때문이다.영화라는 단편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 <철학,영화를 캐스팅하다>가 추구하고 있는 바라고 생각된다.여러모로 많은 장점에도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구성의 문제이다.한 편의 글은 세가지 단락으로 나뉜다.개인적 경험,문제제기가 서론.그리고 영화의 줄거리.결론에 해당하는 철학적 개념의 분석....이 패턴은 각 장마다 똑같이 적용된다.일단 이러한 통일성은 독자가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다음에 어떠한 글이 나오리라는 예상을 가능케해서 부담감을 줄여준다.통일성을 얻기 위해 약간 포기해야 했던 부분이 구성의 자유로움이었을 것이다.물론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종횡무진 넘나드는 글쓰기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다음 작품에서는 그러한 넘나드는 글쓰기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철학,영화를 캐스팅하다>를 보면서 다시 비디오 샵에서 빌려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다.개봉 당시 먼저 영화를 본 친한 친구-영화아카데미 졸업하고 지금은 드라마 찍는다-가 '..딱 너 같은 영화다..'라고 했던 <동사서독>, 글을 읽는 내내 뉴질랜드의 풍광과 바닷가에서 울리는 주제음악이 머리를 울려서 결국 CD찾아 듣게 했던 <피아노>,영화 개봉 후 철학적 담론의 난장판을 만들었던 <매트릭스1,2,3>...다시 보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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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5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6-04-05 18:20   좋아요 0 | URL
^^ 수정.... 전부 다 손대기는 힘듬.
 
황해문화 50호 - 2006.봄
황해문화 편집부 엮음 / 새얼문화재단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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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계간지 리뷰는 귀 빠지고 처음 써 본다.내가 일등 할 줄 알았는데 이미 선수를 치신 분도 계시다.ㅜㅜ 내가 한 동안 즐겨 봤던 계간지는 <당대비평>과 <사회비평>이었다. 한국의 근대 문제에 대한 <당대비평>의 포스트모던한 시각은 신선했다.이제는 일상적인 용어가 돼어버린 '일상적 파시즘' 논의에 불을 지핀 것이 임지현을 필두로 한 <당대비평>이었다.또한 강준만을 필두로 한 <인물과 사상>의' 안티 조선운동' '상업주의 좌파'논의에 <당대비평> 필진 들이 걸려들어 논쟁은 불꽃이 일었다.그리고 그 논쟁에 김진석이 주도하던 <사회비평>과 진중권의 <아웃사이더>등이 백가쟁명했다.논쟁의 당파성을 떠나서 계간지를 통한 공론의 장이 형성돼었던 시대가 언제 일인가 싶다.불과 몇 년 사이에 대개의 계간지가 문을 내렸다.동시에 그 많던 사회적 담론들 역시 문을 내린 듯 하여 안타깝기 그지 없다.물론 공론의 장에서 형성된 논쟁들이 우리 사회에서 일거에 사라진 것은 아니다.이제는  각개의 논의들이 저자의 단행본에 의지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 뿐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떠난 자리에 <황해문화>의 위치는 돋보인다.내가 서점을 이용하던 시절,계간지 파트에 쌓여 있는 책 중 <황해문화>는 일단 눈에 들어오지 않았음을 시인한다.일단 <창작과 비평>처럼 오랜 연륜이 가져다 주는 지명도도 없었다.또한 제호에 들어 있는 '황해'라는 말이 지역적이며 또한 그와 유사한 이미지의 지엽적이라는 이미지도 주었기 때문이다.내게 <황해문화>의 이미지는 각 지역마다 지역문인들이 만드는 약간은 조잡해 보이는 '문학지''지역사회비평지' 정도의 영상으로 머릿 속에 남았다.물론 지독한 편견에서 기인한 것이다.당시 서점에서도 아마 표지와 목록 한 두장 넘겨 보고 그렇게 단정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황해문화>가 50권째 책을 냈다.서울이 아닌 지역의 한계를 생각한다면 대단한 일이다.인천이란 도시의 지역 특성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하지만 수도권이란 이름으로 서울에 묻어가면서도 독자적인 역사와 독자적인 지역문화가 존재하는 곳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지역 관공서가 가장 자주 쓰는 표현 중에 하나가 '지역에서 세계로..' 뭐 이런 식의 구호들이다.세계까지는 몰라도 <황해문화>가 이루어가고 있는 방향은 분명 '지역에서 나라 전체로...' 에는 해당할 듯 하다.이번 특집호의 주제는 '대한민국의 상처와 희망'이다.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50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글쓴이들이 평범한 사람들은 아니다.대개는 '마이너리티'들이다.장애인,비정규직 노동자,이주 노동자,재일 조선인,철거민,에이즈 환자,납북자 가족 .... 글쓴이들의 개인사를 듣고 있노라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역사 문제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된다.<황해문화>가 계간지로서 가지고 있던 아이덴티티에 비해 조금은 대중적이지만 현 시대의 선결과제들을 전부 건드린다는 차원에서 50호 특집판으로 기획은 손색이 없다.물론 각 장의 통일성에서는 어느 정도 양보할 수 밖에 없다.글쓴이들의 역량에 따라서 또는 글쓰는 방식에 따라서 담론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어떤 경우는 마치 대자보를 보는 듯 하다.또 다른 경우는 한 개인의 경험에 바탕을 둔 일상사 이야기가 담겨 있기도하다.이번 기획은 아마 이러한 글쓰는 양식의 차이 조차도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다양한 방식의 하나로 보는 듯 하다.그렇다면 다시 한번 기획 자체의 발상 전환에 대해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한국 사회의 '마이너리티' 이야기는 최근 인문사회과학의 최대 화제이다.만화,영화,소설,TV다큐멘터리 등등 매체의 종류와 장르를 불문하고 소수자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하지만 실상 우리 사회에서 소수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파편화 되어 있다.그냥 개인의 불행이나 재수 없음,별난 인간,사회 부적응아,원만하지 못한 자 등으로 바라보는 것이 대다수의 시각이다.모든 문제들이 사실은 사회구조적 차별에서 발생하는 것임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철거민의 예만 들어도 그렇다.철거민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결국 근대산업화와 농촌의 붕괴이다.전근대 이전의 빈곤이 근대로도 이어지고 또한 대한민국의 과잉교육열에서 소외된 또다른 교육부재로 이어져 다음 세대에도 이어질 것이다.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철거반과 싸우는 철거민들을 보며 법질서 위반자라는 둥 가난은 나랏님도 못구한다는 둥 빈곤과 강제철거 문제를 개인의 능력부족으로 만 취급한다.언젠가 신문에서 본 이야기가 있다.어느 어머니와 아들이 길을 걷고 있었다.도로에서는 맨홀 안에서 청소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엄마 왈 '저거봐 너도 공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저렇게 된다'.무식한 다수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문제를 개인화하고 세대를 걸친 개인의 성공만을 독려한다. 이런 사람들의 생각을 깨부순다는 것 참으로 난망한 일이다.이런 사람들이 소수자와 관련된 책들을 보고 생각을 바꾸어야 하는데 사실 그들은 자신을 어렵게 만드는 발칙한 생각은 회피하기 일수다.그러므로 변화는 더욱 난망해진다.

소수자 문제에 대해 생각하면 사실 마음이 답답해진다.세상에 소수자들이 너무 다수다.그들을 위한 우리사회의 배려와 시스템적인 지원은 너무 미비하다.지하철의 장애인 이동 휠체어는 계속 누르고 있어야 올라온다.거북이 걸음 속도로.겨울이 되면 지하철 입구에서 휠체어 올라올 때까지 그 곱은 손으로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한다.10분이상이 걸린다.날씨가 추워서 기계가 오작동하면 승무원을 불러야한다.승무원을 부르고 고치고 뭐하고 나면 지하철 입구에서 승강장까지 가는데 무려 30분이 걸린다.일반적인 사람들은지하철 10분 연착하면 폭동을 일으킬 정도로 화를 낸다....세상에 너무 많은 소수자들...그들의 싸움에 박수를 보내주진 못할 망정 돌을 던지지는 말자.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나라 망치는 매국노도 아니고 노점상들이 도로정체의 주범도 아니며 트랜스젠더가 비도덕적인 악마도 아니다.

나는 이 책에서 소수자들이 바라는 마음 한 구절을 얻었다. 선천성 척수장애인 박찬오씨가 쓴 글의 맨 마지막 문장이다.

" 장애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황박사의 기적같은 줄기세포가 아니다.당신과 동네 포장마차에서 줄기세포가 필요한지를 토론하며 취하는 것이다.".....

한동안 계간지를 접었는데 다시 편 기념으로 정기구독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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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3-22 12:32   좋아요 0 | URL
편집장님 좋아하시겠네요. 흐흐.

돌바람 2006-03-22 12:43   좋아요 0 | URL
저도 계간지 리뷰는 코에 바람 들어간 이후 처음 써봅니다. 호호^.,^
나중 썼으면 저도 좀 쿨하게 별 하나 깍을 수도 있었는디...

드팀전 2006-03-22 16:43   좋아요 0 | URL
1년에 4권 2만원이데요.(맞나?)..뭐 그정도면....
별 하나 깍은 거는요.돌바람님 글의 마지막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어서요.'오타무시파'인 저도 몇 개 봤습니다....기획 특성상 우후죽순의 글들이 산만하게도 느껴지고...장점이기도 하지만.
 

토요일에 드디어 이사를 했습니다.아침 부터 비가 내렸는데 그나마 많은 양은 아니어서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포장이사 아저씨들이 말씀도 별로 많지 않으시고 또 자기들끼리 웃어가며 여유있게 일을 하셔서 편안한 이사였습니다.

일요일에는 잔짐 정리와 새로운 배치작업을 했습니다.책과 CD는 대충 꽂아 놓고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마구 섞여 있는 책과 CD를 보니 낯설고 새로왔습니다.전혀 다른 느낌을 주더군요.내가 이 책을 봤었나 하는 책들도 눈에 들어오고 이런 CD가 있었지 하면서 자킷을 한번도 보게 되더군요....고정적인 것을 바꾸니 또 사물이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오호...

야구 시작 전에 전국 야구장에서 지랄발광하는 것을 보고 진짜 지겨웠습니다.특히 방송사들이 발광의 선두에 섰더군요.세상에 국가대표 경기만 열리면 저렇게 지랄 발광하는 국민들이 어디 있을 까 싶을 정도였습니다.전 우리나라가 약소국이어서 좋습니다.절대 강한 나라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저 지랄발광이 약소국의 한이라면 이젠 한풀이 좀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열패감으로 보입니다.한국을 응원해도 꼭 저 지랄발광을 하면서 해야 속이 시원한지...부디 제가 죽는 날까진 대한민국이 상대방에게 힘을 과시할 정도로 강한 나라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하고 늦어진 음반 배송 상황을 살펴봤습니다.제가 주문한 음반들은 1장씩 밖에 없었나 봅니다.이제는 전부 품절이더군요.ㅋㅋ 이럴 때 묘한 즐거움이 든다는 것 아시나요?  극장에서 표를 사고 난 다음에 돌아나오며 '당회매진'이라는 빨간 글자를 보는 것과 똑같은 기분이죠.ㅋㅋ지난주에 주문했는데 이제야 기어오고 있네요. 느리기는...

 가브리엘 포레의 피아노 5중주 . .

여러 음악상을 받은 도무스의 연주입니다.



 


영국작곡가
제랄드 핀지(1901-1956)의 첼로 협주곡

 

 

영국 작곡가
로빈 밀포드(1903-1959)의 <달빛 아래서의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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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6-03-20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행히 어제 그런 지랄발광하는 모습을 못봤답니다.^^
이사하셨으니 정리하는 데 힘드시겠습니다. 천천히 하세요.
화장지라도 한 롤~~~

mannerist 2006-03-20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구석에 티비 없이 일년 넘게 살다가 노희경의 신작 드라마 때문에 가져다 놓긴 했는데, 수/목 열시 아니면 아예 신경 끄고 사는지라 뭐... 그나저나. 요즘 영국 작곡가들 파시나봐요. 생몰년도를 보니깐 전간기 살아낸 양반 같은데... 제랄드 핀지의 첼로 협주곡, 어떤가요?

드팀전 2006-03-2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주세요,화장지..ㅋㅋ 짐들을 다시 배치해야하는데 와이프가 늘 부지런을 떠니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겠지요.
매너님>저두 한 2년 TV없이 살았습니다.지금의 독서습관도 그때 많이 몸에 배이게 되었습니다.딱히 영국 작곡가들을 파는 건 아닙니다.뭘 하나 파는 스타일은 아니어서...그냥 음악 듣는 폭을 넗히다보니 마이너 작곡가들의 음악도 듣게됩니다....

kleinsusun 2006-03-20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이사하셨군요. 나름 신경 많이 쓰셨겠어요.^^
근데...왜 요즘 글을 존대말로 쓰세요? 안 어울려요.ㅎㅎㅎ
전 이번 주말에 일본애들하고 놀았어요. 일본에서 친구들이 놀러와서요.
근데...일요일에 야구 볼꺼냐고 물어봤더니...
아예 야구하는지를 모르더라구요. 스포츠에 관심 없는 여자애들이지만, 그래도...우리나라라면 모르고 살기 어렵겠죠?
정말....국가대표 뭐 함하면 사생결단을 하는 나라는 정말 드물꺼예요.ㅎㅎ

드팀전 2006-03-21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라구.....이렇게 간단한걸..

2006-03-28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31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젯밤 술 한 잔 하고 대리운전 타고 집에 들어갔다.

술 기운에 음악이 듣고 싶었다.말러...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를 들었다.술 기운에 헤롱거리며...

나의 삶이 이 음악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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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03-17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젯밤에 그랬는데....오늘 아침 대추리 기사를 스크랩해서 보다가 ...씨방새들 다 쥑이뿔까...하는 생각이들어서....아...서울만 살았어도 씨방새들을 만나기 위해 대추리에 원정가 주는 건데....제길...이 먼 동네 사람들은 관심도 없구요..아..씨방새들..아침부터 욕만나오고...즐거운 금요일 화이팅...

보르헤스 2006-03-1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술기운에 고레츠키의 교향곡 3번 들으며 찌질해졌던 때가 있어죠. 카라얀의 말러 5번 아다지에토였나요? 아다지에토만은 카라얀!

드팀전 2006-03-1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아닙니다.11분대의 비교적 느린....레너드 번스타인입니다.사실 두번 들었는데 첫번째 9분대 연주를 들었는데 감흥이 안와서...좀 질질 늘려주는 걸로 들었더니 한결 마음에 들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