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훔치다 - 김수남이 만난 한국의 예인들
김수남 지음 / 디새집(열림원)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APEC이라고 차량 2부제를 했다.설령 2부제를 하지 않았어도 차를 가지고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어제 저녁 내가 사는 동네에는 '경찰 반, 시위 대 반'이었다.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가 4시간이 걸렸다는 트럭기사의 인터뷰를 보았다.사실이었을 것이다.

오늘 아침은 지하철을 탓다.내심 즐거웠다.내가 사는 곳은 지하철 출발지이기에  언제든 앉아갈 수 있다.그리고 오늘은 학교도 공무원도 주5일제 하는 사람들도 쉬는 토요일이다.나는 지하철에 앉아 <아름다움을 훔치다>를 펼쳤다.지하철이 계속 찌그덩 찌그덩 소리를 냈다.방송으로 어디 역을 지난다고 왕왕 거렸다.하지만 난 하나도 듣지 못했다.내 시선은 사진에 꼽혔으며 내 마음은 내가 직접 이들을 만난 듯 안쓰러워 시큰 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서는 지옥철이라 불리는 지하철이 오늘 아침은 내 감정의 도량이 되어주었다.

이 책이 등장하는 사람들은 전통문화의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이다.제주 큰 심방 안사인,동해안 굿의 신석남,판소리의 김소희,밀양 양반춤의 하보경 등등....현재 살아계신 분들도 있고 김수남 작가의 사진 속에서만 사시는 분들도 있다.이들의 약력을 대개 살펴보면 집안이 대대로 무당이었거나 아님 광대들이었던 경우가 많다.멋진 사진과 아름다운 글보다 내 상상력을 자극한 것은 약력으로 만나는 이들 삶의 행적이다. 첫장에 있는 제주 칠머리당굿 예능보유자 였던 안사인 큰 심방이 대표적이다.그의 첫 약력은 이렇다.

1923년 제주도 제주읍 용담리에서 21대 세습무인 임생의 큰아들로 태어났다..... 안씨집안은 본래부터 무가는 아니었다.증조할아버지가 19대째 세습무계 집안의 딸 고시의 미모에 반하여 결혼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무업을 이어받았다.

무당중에는 크게 강신무와 세습무가 있는데 안사인은 22대쩨 세습무당이다.22대면 도대체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것인가..조선시대,고려시대... 나의 상상력이 닿았던 것은 22대를 내려오는 안사인 조상들의 삶의 모습이었다.전부 무당의 눈으로 역사의 일부를 바라봤을 것이다.왜란이 있었을 때는 어떻게 했을까? 왕이 삼전도로 피난을 갔을 때 그 안사인의 선대 무당은 또 무었을 했을까? 일본이 조선을 합병했을 때 제주도에 살던 바로 윗대 무당들은 어떤 염원을 빌었을까?  도대체 22대가 무당이라면 그 안에 담고 있는 무당들의 이야기와 그 무당들이 염원해준 제주민들의 한은 어느정도의 양이었을까? 나는 안사인의 글을 읽으며 계속 그런 생각을 했다.

 무당은  전근대 시대의 심리치료사이다.무당들이야 다르게 생각하겠으나 인문학적으로 그런 해석이 지배적이다.무당은 영매의 역할을 하여 죽은 이와 산 자들 사이의 소통을 이루어준다.이 소통은 사실 죽은자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안녕'이란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하고 망자를 떠나보낸 이들을 위무해 주기 위한 것이다.내 생각은 그렇다.영매의 입을 통해 망자는 남은 이들에게 '나 걱정하지 말고 잘 살아라'는 이야기를 한다.남은 사람들은 그렇게 죽은이를 보내고 나머지 한많은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안사인,김금화,신석남같은 큰 무당들은 그렇게 남은 사람들의 삶을 위무했다.

흔히들 병신춤이라고 하는 공옥진의 삶은 한편의 영화다.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레이>는 공옥진의 삶의 단편에 비추면 세발의 피다.내가 만약 영화 감독이라면 공옥진 선생의 삶을 영화로 꼭 그려보고 싶다.소리와 춤과 삶의 굴곡이 삼위일체를 이루어 해외에서 무지하게 상 받을 것 같다.

1938년 무용가 최승희의 수양딸 겸 심부름꾼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일본 가정의 식모로 일하던 중 주인집이 비행기의 폭격으로 사라져버리자 홀로 문전걸식하며 고향으로 돌아왔다.

8살 먹은 공옥진이 거렁뱅이가 되어 일본에서 바닷길건너 남도 들녘까지 찾아온다.내 눈앞에 그 거지소녀의 모습이 막 그려졌다.어떻게 알고 그 길을 찾아왔을 것이며 결국 가족을 찾아왔을 때 부모들의 표정은 어떠했을까...그 길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공옥진의 파란만장한 삶이 이어진다.

딸을 낳고 누운 지 사흘 만에 전쟁이 터졌다.붉은 완장을 찬 사람들이 들이닥쳐 헛간 짚더미 속에 숨은 그 의 등을 죽창으로 찔렀다.피를 흘리며 끌려갔다가 우연히 육자배기 한 가락 뽑은 것을 '인정받아' 죽음의 문턱에서 거짓말처럼 살아났다.

예전에 TV에서 가끔 씩 공옥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재미있기도 했지마 사실 좀 무섭기도 했다.기괴한 모습이 실제 무슨 장애가 있어보엿다.장애가 왜 무서운것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비춰지기도 한다.90년대 들어서면서 공옥진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90년대도 그녀의 공연을 계속 되었지만 아마 TV출연은 하지 않았나보다.공옥진의 사진 중에 아주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마을 장터로 짐작된다.공옥진이 목을 쭉들이밀고 춤을 춘다.빙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표정이 전부 살아있다.다음 사진 역시 인상적이며 이 책에서 말하는 광대 본연의 모습을 그린 듯 하다.조금 높은 곳에서 찍은 앵글이다.초가지붕과 양철지붕이 서로 머리를 대고 있다.중앙에 빙둘러선 관객들,뒤늦게 온 아이는 추리닝을 입고 자전거 뒷 안장위에 올라서 그 안을 넘어본다.무대 가운데는 공옥진과 마을 촌로들이 한판 춤을 추고 있다.

광대가 섰던 무대는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이 아니었다.흙냄새와 시장냄새가 나는 장터 한 복판이라야 옳다. 이곳에는 공연관계자와 관객의 구분이 모호하다.관객이 한마디씩 거들기도 하고 필요한게 있으면 자기들이 가져다 주기도 한다.공연이 끝나며 함께 뒤섞여 놀기도 하고 막걸리 한잔 대접할 수 있는 여유도 있다.요즘 공연에서는 예술가는 도도하고 공연관계자들은 위압적이다. 관계자외 출입금지같은게 우리전통문화에는 없었나보다.통제에 통제를 거듭하는 요즘 공연문화가 왠지 치떨리게 싫어진다.

이 책에 나오는 대다수의 인물들은 그래도 국가로부터 그들의 가치를 인정받았던 분들이다.그렇다고 그들의 삶이 풍요로왔던 것은 아니다.밀양양반춤의 하보경 선생이 가족들과 찍은 사진은 삶의 옹색함을 보여준다.하지만 하보경 선생의 가냘프지만 위풍당당한 모습이 누추함을 날려보내고 있다.그들의 삶과 예술은 제대로 대접 받아야만 한다.남대문만 국보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형문화들이 사실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것 아닌가.이 무형의 문화들은 제대로 전수되지 않는 다면 사라져버린다.국보1호라는 남대문이 사라져버리면 아마 난리가 날 것이다.하지만 도당굿 도살풀이가 사라지면 누가 관심이나 갔겟는가? 눈에 보이는 것들만 중요시하는 풍조가 사회 전반의 정서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전해진다.그 전수가 제대로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을 다 본 지금.나는 갑자기 CD장을 뒤적인다.김소희 명창의 춘향가가 듣고 싶어졌기 때문이다.꽂아놓고 거의 듣지 않았다.아마 처음부터 다 듣기는 힘들것이다.그래도 <적성가>한 소절이라도 듣고 싶다.

적성의 아침 날은 늦은 안개 띄어 있고 녹수의 저문 봄은 화류동풍 둘렀는데.....

듣는 김에  SP복각으로 남아있는   이화중선의 <육자배기>,임방울의 <쑥대머리>도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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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i 2005-11-20 11:17   좋아요 0 | URL
어제 새벽, 장바구니에 책을 넣으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아, 리뷰를 하루 일찍 올리셨더라면(이런 억지가^^) 아니면 제가 하루만 더 늦게 장바구니를 채워 구매를 했더라면 주저없이 이 책도 포함되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아쉬움이 더 커갑니다.
님의 리뷰, 잘 읽었습니다. 일요일인 오늘도 화창하시길-

2005-11-20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5-11-20 12:32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 읽고는 성금연의 가야금을 들었더랬습니다.
공옥진의 춤사진에서는 계속 바닥이 보이더라구요. 비닐 천막 깔아 놓은 울퉁불퉁한 바닥 말입니다.
글자가 반, 백지가 반인 책이었지만, 사진과 글이 충분히 아름다운 책이죠.^^

2005-11-21 1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5-11-21 17:43   좋아요 0 | URL
글샘님>국어선생님이 아니셨군요.ㅋㅋ 전 전 진짜루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ooo님>ㄳ....술도 드시고 좋으시겠어요.제 글이 재미있지는 않은데...곰곰..생각중
재미잇는 것도 가끔은 있겠지...위안....
 

말러 음반은 끝임없이 출시된다.불행히도 연주회에서 들어본 적은 없다.ㅜㅜ 지난번에 엘리후 인발이 왔을 때 말러 공연이 무척이나 훌륭했다고 하던데...거리는 너무 멀고 공연은 늘 너무 비싸다.ㅜㅜ

그래서 CD를 듣는다.

말러 음반은 매니아정도는 아니지만 몇장 가지고 있다.교향곡 별로 작게는 2-5개 정도다.2장 정도 가지고 있는 음반은 아직 귀가 트이지 않은 곡들이거나 확 끌리는 맛이 적은 교향곡들이다.예를 들면 말러 교향곡 7번이나 말러9번.그리고 미완성이었다는 말러 10번.사실 말러를 듣는 사람들 중에도 7번,9번은 좀 어려워한다.말러매니아가 아닌 다음에야 이 교향곡들의 어려움을 피해가기란...

내가 좋아하는 말러 교향곡들은 2번,4번,5번,6번,8번이다.아마 말러 교향곡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들과 겹친다.

말러 교향곡은 어떨때는 과격하고 주정적인 곡들이 좋다.또 그 감정적 연주를 한동안 듣다보면 살을 쪽 뺀 지적이고 기능적인 연주가 상큼하게 들린다.내 취향의 변덕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말러라는 사람이 그만큼 해석가능성이 넓은 텍스트를 후대에 전해줘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말러는 변덕쟁이이다.어디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다.그의 음악 역시 이것 저것 잡탕찌개다.그러니 듣는 사람이 그 중 어떤 걸 중심적으로 듣냐에 따라 재미가 달라진다.나 같이 변덕이 죽끊는 사람은 피아니시모에서 포르테까지 한마디 안에서 왔다갔다하는 말러의 괴벽이 재밌다.

몇가지 CD를 골라본다.각 곡의 최대명반을 고른게 절대 아니다.절대명반은 늘 주관적이며 이 음반들은 내가 뽑은 주관적 말러 명반도 아니다. 여기 음반들은 처음 들었을 때 나름대로의 장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음반이고 그때문에 좋아하는 음반이다.예를 들어 말러 6번 같은 경우 텐슈테트의 음반을 더 좋아한다.하지만 카라얀의 음반은 처음 들었을 때 "햐...또 이런 맛이" 라며 감동해서 여기에 올린다.사실 카라얀을 먼저 듣고 텐슈테트를 들었다면 텐슈테트의 음반이 여기 걸렸을지도 모르겠다.내가 처음 들었던 말러 6번은 사실 피에르 불레즈였다.최고 음반은 텐슈테트라고 생각한다.카라얀은 최고도 아니고 처음 들었던 음반도 아니다.그래도 신선했다.

  말러 교향곡 1번( 클라우디오 아바도-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여러모로 보아 신선하면서도 연주의 완성도도 높다.최근 나오는 베를린필과의 만남은 너무 살을 쭉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말러 1번을 처음 듣는 분들에게도 좋은 음반이 아닐까 한다.

 


말러 교향곡 2번 (주빈메타-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김문경의 말러책들을 보다가 알게된 음반인데...이 음반 듣고 주빈메타를 다시보게 되었다. 말러 2번은 여러장 있는데 각각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이 준 땡실 땡실 알찬 느낌은 다른 음반을 밀어내버린다.

 

 


말러 교향곡 3번(게오르그 솔티-시카고심포니)

이 음반은 가장 최근에 구했다.사실 이 음반이 내 취향에 맞을지는 아직 모르겠다.오히려 아바도의 신음반이 가진 지적인 느낌이 더 당긴다.하지만 이 음반이 여기 걸린건 금관 연주의 압도성때문이다.이게 말러냐 바그너냐 할 정도로 금관의 비중이 강하다.가끔 들리는 현이 반가울 정도도.야수적인 말러.그러면서도 그르렁 거리지 않는 세련된 야수다.


말러 교향곡 4번 (조지 셀-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이 음반도 김문경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다.이 음반은 소박미가 가장 신선하다.녹음도 옛날 녹음이어서 그런 맛을 더 깊게 해준다.요즘 녹음하는 클리블랜드처럼 기능미가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듣는동안 천의무봉의 편안함을 느낀다.그런면에서 아주 신선하다.도시사람이 시골가면 신기한게 많아지는 것과 같은 느낌인듯...

말러 교향곡 5번(리카르도 샤이-로얄 콘서트헤보오케스트라)

말러 5번은 아다지에토때문에 유명하다.최강의 아다지에토는 카라얀이다.어찌나 서정적인지...하지만 아다지에토가 교향곡 5번의 전부는 아니다.

이 음반은 한동안 무지하게 들었다.그동안 들었던 번스타인,카라얀,래틀,텐슈테트가 모도 샤이의 빛에 가려버렸다.아다지에토만 듣고자 한다면 다른 음반들도 좋지만 전곡에 관심을 갖는 다면 반드시 듣고 넘어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말러 교향곡 6번(카라얀-베를린필하모닉)

말러 6번 1악장의 행진곡은 곡의 이미지를 좌우한다.텐슈테트가 포효하며 공포감을 조성하는 발걸음이라면 카라얀은 멋진 군복을 차려입고 견장에 반짝 반짝 빛을 내며 보무당당하게 걷는다.진지하면서도 상큼하다.이런 연주를 물찬제비같다고 하면 딱 어울릴 듯... 한번들으면 그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말러 교향곡 7번(클라우디오 아바도-시카고 심포니오케스트라)

말러 7번은 잘 모르겠다.듣다가 자꾸 놓친다.말러 교향곡들이 대개 집중만하면 끝까지 따라갈수 밖에 없는데 7번은 자꾸 놓쳐버린다.쿠벨릭과 바이에른의 라이브음반 역시 듣다가 자꾸 놓쳤다.말러 7번을 처음 들었던게 이 아바도의 음반이었고 '아..이게 말러7번이군'하는 인상을 남겼다.번스타인의 7번이 이제 앞을 기다리고 있는데 번스타인이 나를 7번에서 해방시켜줄 수 있으면...



말러 교향곡 8번(사이먼 래틀-버밍험시립오케스트라)

사이만 래틀의 말러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아직 번스타인의 거장풍의 해석이나 아바도나 길렌의 지적인 해석사이에서 자기 자릴못잡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함량부족.

하지만 교향곡 8번에서 래틀은 솔티의 무게를 벗어날 수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중도적이면서도 카랑 카랑하다 녹음의 힘일 수 도


말러 교향곡 9번 (카라얀-베를린 필하모닉)

유일하게 가진 말러9번이다.말러 9번도 아직 헤메고 있다.그래도 이 음반은 대단하다.그냥 음향만 들어도 그렇다.언젠가 어떤 평론가가 CD2의 몇번째 마디 연주력을 들어보라 그랬다.그부분을 애써 찾아서 들었다.크악....현의 상승음 도약이 나오는데...하...머릿칼이 쭈뼛스고 소름이 쫘악 돋았다.지금 그 생각만해도 돋는다.대단한 합주력이고 역시 베를린이구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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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11-1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라얀을 인간적으로 좋아하기는 참 어려운 인물인데...
가끔 그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톱니바퀴 물리듯 돌아가는 연주를 듣노라면....
정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혹시 카라얀이 지휘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들어보셨나요.
머리카락이 쭈뼛 서더군요.
나중에 기회 닿으면 한 번 자세히 소개해 올립지요.
나만 추천하는 듯하여 멋적긴 하지만...

드팀전 2005-11-1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카라얀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연주가 유명하여 가지고 있습니다.잘빠진 연주지만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이 별로 재미가 없어서.

2005-11-20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5-11-20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난 좋아하는데...쇼스타코비치... 흐흐

2005-11-20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굶주리는 세계 - 식량에 관한 열두 가지 신화
프랜씨스 무어 라페 외 지음, 허남혁 옮김 / 창비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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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업무상 서울에 갔을 때일이다.KTX를 타고 서울역에 내렸다.원래는 지하철을 이용해서 목동까지 가려했으나 조금 늦은 출발에 결국 택시를 탔다.택시 아저씨가 어느 방향이 좋겠냐고 물으며 교통방송을 틀었다.라디오에서는 약간 상기된 목소리로 " 지금 여의도에서는 전국 농민대회가 벌어지고 있어서... 이 방향으로 운행하시는 분들은 외곽으로 우회하시는게...."

택시는 방향을  돌려 강변북로를 따라 성산대교쪽으로 향했다.조금전 교통리포터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어 스튜디오의 아나운서가 다시 한번 비장한 목소리로 여의도 농민집회와 주변 정체에 대해 새겨듣고 괜한 고생하지 말라는듯 또박 또박 씹어 말했다.택시는 여의도 외곽을 지나고 있었다.멀리 왼쪽으로 국회의사당이 보였고 택시 기사는 약간 한심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허구한 날 시위야.차만 막히게.." 라며  궁시렁거렸다.

<굶주리는 세계>는 기아와 식량부족에 대해 일반인들이 믿는 상식이 완전히 잘못 된 것이라고 말한다.식량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막연한 믿음은 상식이 되어버렸다.그 상식은 세월을 더하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신화가 되어버렸다.이 책은 우리가 잘은 모르지만 '그러지 않겠어'라고 믿는 식량에 대한 생각을 12가지 주제를 동원해 차례 차례 공격한다.먼저 책은 독자들에게 식량부족,굶주림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 지 명확히 알 것을 주장한다.굶주림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전쟁,기근,인구과잉 등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부족이다.즉 부의 불평등 분배나 생산요소의 불평등한 지배구조야말로 전지구적 기근의 주범이라는 것이다.이와 함께 굶주림에 대한 일반인의 생각-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공격받을-이 굶주림 종식의 가장 큰 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12개의 주제로 전지구적 굶주림의 신화를 인수분해한다.대략 그 제목만 살펴보자. 첫번째 신화, 식량이 충분치 않다.두번째 신화,자연 탓이다.... 자유시장이 굶주림을 끝낼 수 있다.미국의 원조가 굶주림 해결에 도움이 된다.... 이 신화가 제시하는 의견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거 아닌가'라고 답하기 쉽다.우리나라같은면 미국의 식량원조때문에 그나마 보릿고개 넘길 수 있었던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또는 아프리카의 대기근은 사막화와 내전때문이라는 미디어에서 만든 이미지만을 전적으로 믿고 있는 사람도 다수이다.이 책은 단호히 'NO'라고 말하며 한번 더 나아가 문제를 깊이 봐 주길 권한다.

12개의 주제 중 몇가지만 살펴보자.먼저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자연재해 때문에 기근이 온다'라는 것이다.미디어에 비춰지는 아프리카의 기근은 대개 자연재해 때문이다.에디오피아와 르완다의 뼈만 남은 아이들은 사람들에게 동정심과 자연재해의 무서움,또 저런 나라에 태어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때론 자기나라에 대한 애정으로까지-등을 불러 일으킨다. 동정심이라도 남아 있는 사람은 모금함에 돈을 넣고 나머지는 그대로 끝이다.'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 라는 적극적 행동은 말할 것도 없이 수동적인 생각마저도 멈춘다.그 자리다.바로 그자리에서 신화가 액체상태에서 고체상태고 응고한다.이후 부끄러움도 없이 '자연재해때문에 기아가 생긴다'라고 강력하게 말할 수 있는  근거로 자리잡는다.

실제로 80년대 에디오피아의 기근은 심각했다.그리고 자연재해가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하지만 가뭄은 에디오피아의 토지중 30%에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이것도 작은 비율은 결코 아니다.그렇지만 관개망만 갖추면 경작이 가능한 토지가 충분했었다고 한다.노는 땅이 많았다는 것이다.그리고 이미 기근이 시작되기 전부터 1인당 평균 식량생산이 20%이상 감소하고 있었다고 한다.거기에 에디오피아의 비옥한 토지에서 자라는 수출용 환금작물은 기아를 벗어나는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이러한 증상들의 원인을 찾지 않고 날씨탓만 하는 것은 가장 쉬운 희생양찾기에 지나지 않는다.에디오피아의 경우 쿠테다와 내전으로 인한 국방비증가와 외자 유치가 문제가 되었다.군비충당을 위해 수출작물재배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었고 노동력은 국방력으로 대체돼어 버렷다.르완다의 경우 역시 수출작물재배의 피해가 고스란히 나타난 국가이다.대토지 소유자의 수가 늘어나며 생계농업대신 환금작물농업 비율이 커져갔다.그중 커피가 문제가 된다.80년대 폭락한 커피가격은 르완다 경제자체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르완다 민중들에게 굶주림이란 이름으로 돌아갔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 부분은 '녹색혁명이 해결책이다' 주제이다.녹색혁명은 종자개량,과학적영농,화학비료의 사용등으로 생산량을 급격히 증가시켰다.우리의 경우  박정희의 근대화프로젝트중에 하나로 녹색혁명의 바람이 농촌에도 일었던 역사를 갖고 있다.일단 녹색혁명이 생산량의 증가를 가져와 절대적 빈곤해소에 도움이 된 것은 인정해야한다.그러나 우리는 운이 좋았던 편이다.모든 녹색혁명을 시도한 국가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또한 성공의 단맛이 빠져가는 지금,녹색혁명에 대해 성찰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녹색혁명은 경제권력의 집중구조라든가 토지접근성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그 기간동안 위 요소들이 강화되어 부농과 빈농의 격차가 훨씬 커졌다는 것은 외면 당하고 있다.또한 전통농업에서 중요시 되었던 식물다양성이 무시되었으며 농업에 있어서 석유의존도가 커졌다는 부분도 간과돼고 있다.녹색혁명이 주도한 화학비료나 농약들은 시간이 지나며 토양의 오염이나 생산성 감소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영농비용의 증가를 불러일으켜 소규모 자작농이나 빈농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말았다.수입의 저하는 당연히 농업의 포기를 불러일으켰고 토지는 몇몇 부농이나 대규모 농장들에게로 집중되어가고 있다.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자들은 한국의 상황을 그나마 긍정적으로 파악한다.비교적 관개망이 잘 발달되어 있고 토지개혁이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졌기에 농업생산량증가를 위한 녹색혁명이 성공적이었다고 파악한다.옮긴이가 이 장 뒤에 토지개혁과 농업문제에 대한 국내연구 자료를 첨부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과는 차이가 있어서 이채롭다.

굶주림에 대한 대다수의 시각은 시장과 자유무역이 이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다.이 논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성격 규정과 같은 내용이다.짧게 말하자면 ,신자유주의 시장에서는 경제권력의 집중이 초래된다.이는 정치권력의 집중과 궤를 같이한다.정부는 시장을 견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엘리트,대기업,외국계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으로의 역할 밖에 하지 못하게 된다.대다수의 민중을 구조조정이라든가 임금삭감,복지의 축소등으로 삶의 질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농업에서도 신자유주의와 시장의 파괴력은 가난한 농민의 생존권 자체를 말살 시킨다.

신화는 깨어졌다.하지만 질문은 남는다.그렇다면 뭘 어쩌란 말인가? '내가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입장에서 싼 농산물이 있으면 대기업이든 곡물메이저든 쓰는거지... 안타깝긴 하지만 별 도리없다.'아마 이런게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저자는 굶주림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먼저해결해야 할 것이 '무력감'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굶주림을 끝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변화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라고 강력히 말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는 노동자,농민들,작은 권리밖에 없는 대다수 민중의 연대를 강조한다.곡물메이저가 자본이 전지구화하는데 맞추어 노동자,농민의 투쟁 역시 전지구화해야만 전선이 형성된다.이렇게 거시적인 연대말고 저자는 작은 일상의 실천을 제시한다.우선 대안적 정보원의 확보이다.기존 미디어가 만드는 신화에 대해 삐딱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또한 지식의 활용을 제안한다.마지막으로 도덕적용기에 대해 언급한다.어떻게 보면 거대한 주제에 비해 무력해보일 수도 있다.대개 '무력감'편에 선 사람들이 그런 작은 도구가 무슨 소용있냐고 말한다.그가 바로 적이다.

일상을 사는 사람이 전국 농민대회에 나가서 돌을 던질 수는 없다.하지만 막연한 무력감에 또는 신화에 젖어 있는 동료에게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은가? 그래서 그 상대가 달리 한번 생각해본다면 그것이 힘이다.세상은 나에게 모든걸 한번에 확 바꾸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마치 작은 소용은 별 의미가 없다며- 따지고 보면 '무력감'의 제자인-말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너무 대단한 영웅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일 지도 모른다.내 옆의 사람이 가진 신화에 대해 조금의 틈을 만들 수 있다면 세상은 그만큼 나은 쪽으로 가까와진 것이다.그것이라도 안하는 것 보단 훨씬 세상을 낫게 만든 것이니까.

 교통방송은 쉬지도 않는다....이번엔 영어로 교통방송을 한다.외국인이 멋진 캘리포리아 발음으로 여의도에 전국농민대회가 있어 차량정체가 심하다고 한다.택시 기사가 나도 안다는 듯 라디오를 끈다.택시 기사가 다시 궁시렁거린다. "아...지들만 살기 힘든가...요즘 힘든 사람이 어디 한둘이야..."

내가 내릴 때까지 그를 바꿀 수는 없다.하지만....

"아저씨..근데요..아저씨나 농민들이나...."

택시는 여의도를 빠져나와 한강을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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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6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owup 2005-11-16 17:34   좋아요 0 | URL
이렇게 직구를 강속으로 날리시면 읽는 사람, 휘청합니다. 막연한 무력감,에서 고꾸라집니다.

서연사랑 2005-11-17 22:42   좋아요 0 | URL
한쪽은 지나치게 넘치고, 한쪽은 그때문에 지나치게 부족하고...
리뷰 잘 읽고 갑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가 읽고 싶은 책 중에 드팀전님 리뷰가 달린 책들이 많아서 가끔 들어와보곤 했는데 인사는 처음이네요.
인사 드리며 더불어 추천도~^^

드팀전 2005-11-17 18:03   좋아요 0 | URL
@@님>연일 날려주시는 추천 뻐꾸기에 ....감사.
나무>켕...직구였나요? 사실 슬라이더를 덜질라 햇는데...손에서 빠져버렷나봐요.에이...이 막연한 컨트롤에 대해 무력감이 드는군요.켕켕.
서연님>..그 유명한 분을 친견하오니 오늘 로또나 한방 사야될 듯 합니다.반가와요.
대학후배 여자에 중에 자기 이름이 맘에 안든다고 하면서 '서연'이란 이름을로 지를 불러달라던 애가 있었는데...제가 님 서재를 처음봤을때 그 친구가 떠올랐습니다.이쁜 이름이에요.그쵸? 제가 좀 소심하여서(ㅋㅋ) 여기 저기 댓글을 많이 남기지는 않습니다.바람구두님은 그래서 절 깍쟁이라고 언젠가 부른적도 있지요.(부르르 아직도 기억한다...) ... 저도 님의 서재를 가끔씩 들러봤다는 것만 기억해주시길..ㅋㅋ
 

오늘 아침 출근길,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했다.몇 종의 연주가 있지만 오이스트라흐의 판을 골라들었다.내게는 오이스트라흐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2종이 있다.하나는 조지셀-클리블랜든 오케스트라의 연주,또 다른 하나는 오토 클렘페르-필하모니아 연주이다.내 눈에 더당긴 것은 뒤의 것이다.아무래도 1장씩 애써 구입하던 대학시절이 생각나서였을 것이다. 싼 가격에 선호했던 도시바 시리즈의 촌스러운 자켓안에 뚱뚱한 오이스트라흐가 열심히 연주하고 있다.

터널을 빠져나온 차안에서 오이스트라흐가 뿜어내는 바이올린소리를 들으며 낙엽이 떨어지는 궤적을 생각했다.중력을 따라가돼 중력을 느끼지않는 추락의 궤적말이다.오이스트라흐의 선율은 브람스의 자기장안에 있으면서도 브람스도 오이스트라흐도 아닌 제 3의 길을 만들어놓았다.고음 패시지를 듣고 있다가 갑자기 어느 시인을 생각했다.볕좋은 봄날 시인은 어린 딸의 소풍을 따라간다.어느 숲이었는지 놀이동산이었는지에 도착해서 시인은 딸의 눈에서 사라졌다.잠시 후 아이들이 와글와글 한지점을 두고 몰려들었다.딸은 뭔가 궁금해서 그곳을 기웃 거렸다.아버지였다.그는 배 위에 넙대대한 바위를 얹어놓고 누워있더라는 것이다.딸이 왜 그러냐고 묻자.시인은 '''''날아 가버릴 것 같아서'''' 라고 했다는..... 오이스트라흐의 상승음계를 들고 있으면 하늘로 날아가는 것도 별 문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신호대기로 차들이 많이 밀려있다.

운전을 하며 음반평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봤다.신호등이 빨간불이 들어온 사이에.... 대개의 음반평이란 것은 절대적 기준이 없다.기껏 한다는 것이 비교일뿐이다.비교는 결국 기준이 있다는 것인데 기준을 정하는 것이 평자의 맘이다.예를 들어 이렇다. 이번에 나온 퀸터반트의 연주는 독일적 중후함에 적당한 템포를 유지한다.뭐 이런 말이 있다하자.이 모든언사들이 사실은 전부 상대적이다.독일적 중후함은 아마 줄리니나 아바도보다 그렇다는 것일게다.또한 적당한 템포는 가디너나 카라얀에 비해 빠르다는 것일 수도 있다. 내 자동차의 속도계가 이제 60km를 넘고 있다.빠른가..아님 느린가....

나는 음악을 듣는데는 중도 우파적이다.정치적 용어를 사용해서 애써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오이스트라흐나 쉐링은 딱 그정도 위치다.나탄 밀스타인도 그정도 위치에 있다. 이착펄만,아이작 스턴,메뉴힌,길 샤함등은 달콤한 우파다.(길샤함은 내가 좋아하는 젊은 바이올린연주자이긴 하지만.) 하이페츠,레너드 코간,정경화은 연주자들은 강철좌파들이다.내가 그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가끔 씩 하이페츠의 차이코프스키를 들으면 코끝이 시끈거리고 등골이 쭈볐선다.하지만 이들은 가끔 먹는 별미이지 늘 즐기지는 않는다.그런면에서 나는 오이스트라흐나 쉐링의 단정한 연주를 주식으로하는 온건한 채식주의자이다.이건 피아니스트에게도 적용되고 기타리스트들에게도 적용된다.길레스의 빵빵함,아르헤리치의 쿵쾅거림,폴리니의 쟁쟁함...가끔 별미로 최고다.하지만 좀 더 부드러운 피아니스트들이 좋다.리파티,미켈란젤리,리히터(이 사람은 멀티다),페라이어...등등. 기타리스트는 락쪽에서 골라보는게 좋겠다.나는 3G라고 하는 조새트리아니니 하는 사람들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잉위맘스틴이니 반핼런이니 하는 사람도 잠시 솔깃햇을 뿐이다.나의 기타영웅은 제프벡이었고 아직도 그를 필두로한 에릭 클립튼이나 듀언 올맨이 최고라고 생각한다......앞차가 왜 이리 느리게 가는 건지 아무래도 초보인가...에잇 추월이다.

결국 우리가 음반으로 듣는 연주들은 이미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연주이다.다른 말로 하면 무림고수들이라는 것이다.왜 무림 고수들도 파가 있지 않던가.소림파,화산파,당랑파...등등. 대개 영화에서는 이 고수들이 마지막에 모여서 대결을 한다.하지만 현실의 아티스트들이 서로 복수관계에 묶여서 한자리에 모여 피튀기는 대결을 할 일은 없다.그러니 평자든 누구든 누구 연주가 낫다 어떻다 하는 것은 무지하게 개인적 가치일 뿐이다.또한 명반의 대열아래 모였다는 것은 그 문파를 따르는 대중들이 조금 많다는 것일뿐 절대무림고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그러니 이래 저래 같은 레퍼토리라도 음반을 사모을수 밖에 없다....이제 회사에 다와간다.

어머나 회사에 도착하니 이상한 소포가 하나있다.영어로 막써였다.열어보니....

이 CD다.....아...이거야 말로 내가 오래도록 찾던 말러교향곡 3번 CD.현재 전집이아니면 구하기 쉽지않다.일본가서도 이 CD를 찾았더니 전집에만 들어있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이렇게 반가울 수가....

그러나.잠시후

이 음반 지난번에 아마존에 구매신청했다가 카드가 뭐잘못되었다 그래서 자동취소되었는데.....엥 도대체 어떻게 날아온거지?

아마존에 들어가서 확인해봐도...분명히 취소된 음반으로 나온다.그렇다면 이 음반은 도대체 어떻게 누가 보낸 것인가? 주소에는DR LILAX(날려써서 확실치 않음)가 시카고에서 보낸 것으로 되어있다.아무래도 SELLER인듯한데....도대체 아마존에서 이 SELLER를 찾을 수가 없다.또한 아마존메일도 취소상품에 대한 문의 버튼은 찾을 수가 없다.아마존은 일반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어디서 받는지? 자....이 궁금증에 대해 누군가 풀어주시리라? 도대체 이 반가운 CD가 어떻게 해서 날아온걸까? 혹시 이자가 그냥 나에게 주는 것은 아닐까? APEC 2부제때문에 고생이 많다는 의미에서...혹은 지네 대통령가니까 잘봐달라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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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11-16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_-거 '업계'에서도 감당 안되는 동네더이다. 사고잦은지점 개선 제일 많은 데가 경기도 - 일년에 300 ~ 400갬다. 그걸 세명인가 네 명이서... 불쌍한 양반들.- 고 다음이 아마 부산인가 그럴거에요. 물론 서울은 빼고-_- 제 업무는 아니지만 가끔 손 모자랄 때 투입되는데, 양산쪽에서 부산 넘어가는데도 아슬아슬한 데 많더군요. 운전 조심하세요. 아직 노가다판 공무원 세계에 교통 전공자들이 자리잡으려면 아직은 먼 시절이라. 조심하시는 수 밖에 없슴다. ^^;;;;;;

그나저나, 말러 3번, 지갑 주우셨네요. 지갑 흘릴 때 조심하세요. =)

blowup 2005-11-16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실컷 웃고 드팀전 님의 즐찾 멤버임을 신고합니다. 저는 음반평이 와인평과 비슷하다는 생각은 해봤습니다. 기준과 비교, 분야별 최고 찾기... 암튼 그런 것들요. 내 언어가 아니라 남의 언어로 이야기하게 되는. 버벅버벅거리게 되지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음반 리뷰 넘 좋았어요. 요즘 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답니다.

드팀전 2005-11-1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알죠..부산의 도로망은 하..이거 안다녀보면 모릅니다.운전들은 또 얼마나 험하게 하는지 ...저도 험하게 합니다.가끔씩..아닌가 매일인가....아마존에 대한 답은 없습니까?
나무님>방가방가...킹스 음반이 좋으셨다니..ㅎㅎ 요맘때 들으면 진짜 더 어울릴듯해요.그러고보니 그 음반리뷰는 아주 오래전에 썻던 기억이나는뎅...ㅋㅋ 저도 님덕분에 다시 들어야겟어요.
 

한달 반 남았습니다.나이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아버지의 말씀이 새삼 떠오릅니다.가을을 즐겨보지도 못하고 가을이 갑니다.최근에 업무가 바뀌어서 적응하느라 책장 펼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책 한권들고 아직도 낑낑거리고 있습니다.몇장 넘기다보면 눈꺼풀이 남은 책장무게 만큼 무거워집니다.

올해 읽었더라면 2004년 읽었던 책 베스트 뭐 이런거 할 때 반드시 들어갔을텐데...앞으로 남은 한달 반동아 이 책들을 볼 가능성은 거의 0%입니다.지난 달 주문해 놓고 책장앞에 쌓아놓은 책들도 주인의 아쉬운 눈길에만 익숙해져있습니다.끌끌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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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11-1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다른건 몰라도 민중의 세계사와 리흐테르 회고록은 보심이 어떨까요? 특히 회고록은, 뒷편 리히테르의 음악노트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화장실에 가져가 아무데나 펴보는 재미가 있지요. 폴리니랑 포고렐리치 씹은 거 보고 뒤집어졌답니다. ㅋㅋㅋ

하이드 2005-11-14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에 3권이 그나마 최근에 나온 책이라는데 위안을 가져보심이.

2005-11-14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