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
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음, 이순호 옮김 / 책과함께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저널리스트들의 글을 좋아한다.아무래도 대학 전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일게다.저널리스트들의 글은 단순 명쾌하다.장황한 미사어구나 화려한 수식은 오히려 낙제점이 된다. 저널리스트들은 글을 읽는 대상을 고려해서 평이한 문체와 메시지가 정확한 글을 쓴다. 언젠가 신문을 보다가 한 학자가 우리사회를 분석하며 "아비투스"라는 단어를 쓴 글 본 적이 있다. 학자니까 충분히 이해가 된다.그런데 신문을 보던 대학을 갓 졸업한 후배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게 무슨 뜻이에요?" 한다. 그 용어가 학자와 그의 동료들에게는 일상적인 용어일 것이다.하지만 손님 기다리는 택시 기사나 좌판에 앉아 시간 때우는 상인들이 신문을 보며 그 단어를 이해할 수 있을까? 사회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대다수 사람들은 그 단어를 알 지 못한다. 저널리스트라면 그 단어를 좀 풀어쓰거나 다른 용어를 생각했을 것이다.

이 책 <미국에 대해 알아야할 모든 것, 미국사>는 저널리스트형 역사서로서 훌륭하다.저자 케네스 데이비스는 미국 역사를 총 9개 장으로 나눈다.그리고 역사적 사안마다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알기 쉽게 미국사를 풀어가고 있다.이 책에 대해 일반적인 평가가 '읽기 쉽게 쓰여졌다'는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 할 수 밖에 없다.대개 역사서는 좀 고리 타분한 책으로 평가를 받는다.사실 역사서 만큼 읽기 쉽고 재미있는 책도 그다지 많지 않다.그러나 과거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에 사람들은 기가 질려서 역사서를 멀리한다.그리고 대개는 '국사 교과서형 역사의식'에 만족한다.아니면 손쉽게  TV 드라마가 제공한 'TV사극형 역사'로 자신의 정보를 한정짓는다.전자는 역사를 현(또는 역사적 사건의 현)지배세력의 이데올로기로 제단된 역사만을 정사로 이해하게 만드는 편협성의 위험이 있다.또 하나 TV사극형 역사는 드라마작가의 상상력을 역사로 이해하게 만들 염려가 있다. 케네스의 <미국사>는 미국에서 대안교과서로 이용될 만큼 흐름과 내용에 있어서 훌륭하다.또한 역사를 바라보는 가치에 있어서도 어느 한쪽으로 과하게 치우치지 않는다. 건국의 아버지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그들이 만든 규범을 신화화한 세태를 비판한다.또 흑인문제에 대해서도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권리라는 측면에서 그들의 권리문제를 따라간다. 30년대 미국 재벌들의 역할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또 나름대로 의미로 인정한다.역사를 쓰는 사람이 그 나름대로의 사관을 버리기는 불가능하다.케네스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가치 하에서 적당한 줄타기에 성공하고 있다.그가 미국내 사회운동이나 사회주의에 대해 그다지 크게 다루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가능하다.하지만 일단 600페이지 정도의 통사에 그 모든 것을 꼼꼼히 다루기는 불가능했으리라 본다.일단 미국의 주류 역사에 대한 온건한 비판형 역사서로 파악하면 될 성 싶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역사서 틈틈이 들어가 있는 '유머'이다.저널리스트들은 자신의 글에 하나의 포인트로 유머러스함을 가미한다. 이 유머는 촌철살인의 요소를 지닌다.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서 동떨어진 유머는 생뚱맞을 뿐이다.가끔 진중권,강준만,김규항등 대중적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의 글을 잡지에서 본다. 내용의 정당성과 당파성을 배제하고 보더라도 그들의 글의 미덕은 유머이다.물론 가끔 과할 때도 있다고 본다.하지만 사람들이 그들의 글을 읽고 기억하는 것은 그들의 촌철살인의 유머러스한 문장이 한 역할을 할 것이다.이 책의 저자 케네스 역시 뛰어난 표현력으로 자신의 문장을 기억나게 한다.

"미국에는 늘 정신 질환을 앓는 이모 사진을 가족 앨범에서 떼어내려는,요컨대 과거의 어두운 부분은 지우려는 경향이 있었다."

"레이건은 시어도어 루즈벨트와 그의 방망이로 후퇴한 것으로도 모자라 백악관을 아예 깡패설교단으로 만들어 놓았다.그의 설교는 좋았던 옛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90년대들어 케네디 암살사건등 각종 음모론 영화가 사실인 양 평가되는 것에 대해) " 이 세대는 반정부 음모의 과대망상증을 텔레비전 예술로 승화시킨 x파일과 함께 자라난 세대이기도하다"

(클린턴과 조지부시의 TV토론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그의 리무진이 엔진과 미터기가 돌아가는 상태에서 이중 주차가 돼 있기라도 한 듯 연신 손목시계만 들여다 보았다."

저자도 지적했지만 미국사는 사실 미국인에게나 우리에게나 영화나 다큐멘터리로 익숙하다.콜럼버스의 미대륙 발견은 반젤리스의 웅장한 음악으로 기억되는 영화<1492>로 남아있다.미국 독립전쟁은 멜깁슨이 나왔던 영화 <패트리엇>이 기억난다.미국의 흑인노예사는 알렉스 헤일리 원작의 TV시리즈 <뿌리>가 명작으로 남아있다.저자가 미국사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 파악하는 남북전쟁은...내가 어려서 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본 TV시리즈 <남과 북>을 떠올리게 한다. 웨스트포인트에 같이 입소하는 두 친구가 나중에 서로 남과 북군으로 갈려서 싸우는 내용이었다.그외에도 1차대전이나 대공황 시절을 다룬 영화는 수도 없다.그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상을 파악하는데 강력한 이미지로 자리매김한다.2차대전 이후는 오히려 다큐멘터리가 익숙하다.미국의 매카시 열풍이나 케네디의 암살,닉슨의 워터게이트 등은 다큐멘터리로도 영화로도 수십편이 제작되었다.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듯이 내가 알고 있는 미국사의 대부분도 이렇듯 영상 이미지에 고착되어있다.이러한 영상 이미지의 역사는 저자도 지적하듯이 역사를 왜곡하고 낭만주의적으로 채색한다.남의 나라 역사이긴 하지만 결코 바람직한 태도는 아닌 듯 하다.

 나는 오히려 촘스키나 하워드 진의 책들 통해 비주류 미국사에 대해 먼저 알았던 것 같다.내가 미국민이 아닌 이상 비판적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 더 옳다고 믿는다.하지만 이 책을 골랐을 때는 왠지 그냥 그 아이들의 주류 역사를 한 번 주욱읽고 싶은 욕구가 생겼던 것 같다.머리도 식히고 정리도 하는 기분에서 말이다.화장실에서도 읽고 사무실에서도 읽고 하면서 600페이지 가량의 책을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읽었다.쉬운 역사서이자 또 중도주의적인 미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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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5-01-09 11:29   좋아요 0 | URL
이 책의 원제가 재미있네요. Don't know much about history.

시리즈물인 것 같네요. 이 책은 역사편인 것 같고...

보관함에 넣었어요. 미국사는 TOEFL reading에 항상 나오쟎아요. 예전에 TOEFL 선생님이 가람기획의 미국사 101장면을 읽으라고...그 책을 읽으면 지문을 대충 읽어도 내용 안다고 해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ㅋㅋ 그 이후로 비판적 시각으로 쓴 책들만 읽었지, 주~욱 읽을 수 있는 책을 읽은 적이 없었는데 반가워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사마천 2005-01-09 22:38   좋아요 0 | URL
앙드레 모로아의 미국사가 참 좋은책인데 한번 살펴봐주시죠.

도서관여행자 2005-01-10 09:38   좋아요 0 | URL
이 책, 작년에 읽었었는데 저도 그 유머들이 기억에 나는군요^^

마냐 2006-02-11 03:59   좋아요 0 | URL
간만에 땡스투...^^
 





  리뷰 당첨된 걸로 결국 지르고 말았다.아바도 할아버지 힘에 부친듯 하지만 진짜 거장답게 당당한 연주를 들려주신다.편집도 좋은것 같고 ....연주는 3,6,9번이 맘에 든다.5번은 좀 감동이 덜하다.아무래도 이거 사기전에 푸르트뱅글러의 감정을 조작하는 연주를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한스 크너퍼츠부쉬,푸르트뱅글러와 함께 최고의 브루크네리안으로 알려진 지휘자다.차분한 음악만들기로 그다지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최근 그의 음반이 하나둘 발매되며 음악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크나퍼츠부쉬가 영웅적이고 풍성한 연주를 들려준다면 슈리히트는 감정고양의 폭에 절제미가 있다.이 연주가 스테리오 녹음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격대비 최고의 연주다.텔락의 음질도 수준급이다.엘리후 인발의 브루크너연주는 처음 발매되었을때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는데 이제야 들어본다.0번교향곡부터 9번까지 전부 2for1으로 나왔는데 우선 1/2번 교향곡을 샀다.

명성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줄리니와 딘트너의 2번연주를 좋아했었는데 하나더 추가하게 된 셈이다.

                                                  



 알반베르그와 스트라빈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음반이다. 정경화음반과 더불어 대표적인 명연으로 꼽혔던 음반이다.펄만의 바이올린은 머뭇거림이 없어서 고전이나 현대음악에 모두 어울린다. 정경화의 차가움에 비해 온기가 묻어있고 유려하다.벤게로프의 스트라빈스키가 벤게로프식의 냉정함을 유지한다면 펄만의 연주는 좀더 친근하다.  

 다음으로 두장의 재즈 음반.

  
 윈튼켈리의 음반을 두장 샀다.마일즈 데이비스가 가장 좋아했던 피아니스트가 바로 윈튼켈리이다.그의 연주는 피아노 트리오의 미덕이 그대로 수렴되어있다.또 블루스와 스윙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준다.케니버렐이 게스트로 참여한 음반이 더욱 매력있다.
 






   이 음반들 사느라 허리가 휠뻔했다.그나마 연말에 돈이 좀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1월달은 좀 긴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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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5-01-0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대책이 없네요. 정말 점점 늘어나는 음반에 휘어지는 허리.

저도 그런 시절 겪어봐서 ^^

분홍달 2005-01-07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엔 참 아름다운 음악이 많이 있죠! 너무도 많이^^

바람구두 2005-02-17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느 정도 음반에 미쳐있다가 이젠 경제적으로 이것저것 모두를 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눈물을 머금고 접었습니다. 지금 대략 4-500장 정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차분하게 음악 들을 시간도 없고, 음반을 잘 진열해둘 공간도 없어서 그야말로 낭패인 상황이예요. 어서 이사를 가던지 해야지.... 그나저나 드팀전님은 참 알맹이만 쏙쏙 잘 찾는 듯....
 
예수의 제2복음 1
주제 사라마구 지음 / 문학수첩 / 199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지금 신을 믿지 않는다.과거에는 믿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님 믿음을 강요당했던 것 같기도 하다.어려서부터 부모님들은 교회에 다니셨다.그래서 난 유치원도 그 교회의 부설 유치원을 다녔다.유치원 간식 시간에는 먼저 주기도문을 외워야했다.7살 먹은 녀석이 그 뜻을 어떻게 알수 있겠는가.단지  남들도 다 따라하고  나 역시 간식의 유혹에 뿌리치기 어려우니 열심히 따라외웠다.

초등학교때는 만화영화때문에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부모님들의 설득보다 만화의 유혹이 컷다.(아마 만화에 악마가 깃들여 있었나보다.) 하지만 어머니의 쑈(?)에 의해 난 교회에 나가기로 결심했다.우리 어머니의 쑈는 지금 생각하면 좀 귀여운데가 있다.어느 일요일 아침 단단히 작정한 어머니는 내 손목을 끌고 교회로 가셨다.난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며(진짜 그랬다.) 완강히 저항했다.결국 새로놓인 8차선 도로앞에서 어머니와 나의 전선이 형성되었다.그때 우리 어머니..."니가 교회에 가지 않으면 엄마는 확 찻길로 뛰어들거야" 라며  찻길로 들어가셨다. 초등학교 4학년인 내 눈에는 어머니가 진짜로 길로 뛰어드는 것 처럼 보였다.결국 어머니의 블러핑에 엉엉울면서 "알았어..교회가면 되잖아" 라고 말해버렸다.진짜 애들 데리고 무슨 블러핑을 그리 세게 하셨는지....사실 우리부모님도 날라리 교인이신데.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귀여운데가 있다.

어쨋든 나의 패배로 종교를 둘러싼 집안내의 갈등은 사라졌다.하지만 중학교 2학년때 난 교회에서 발을 끊었다.이유는 너무 단순하게 교회에 진짜 맘에 안드는 놈이 설치고 다니는 꼴이 보기 싫어서였다.여차여차하다 고등학교를 가게되었는데 또 거기가 미션스쿨이었다.교가보다 '실로암' 이란 가스펠이 더 자주 불려지던 곳이었고 반에서 절반정도는 교회에 나가고 있었다.매주 수요일 예배를 봤는데 그땐 그다지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않았다. 예배때 가서 영어 단어장보고 그런 친구들이 많았는데 나도 그중 하나였으니까.

야간 자율학습시간은 간간히 종교토론장으로 바뀌곤했다.열성 교인 친구들과 나같은 비기독교인들 사이의 말꼬리잡기 논쟁같은거다. 그때 많이 나왔던 말들이 대략 이런거다. "신이 있다면 어떻게 무고한 사람들을 그렇게 죽게 내버려 둘 수 있느냐? "천국이란거 가본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있다고 믿느냐?" "하느님을 믿는 거냐 교회를 믿는거냐?"  어차피 짧은 지식에 서로 사이비 논거를 들이대며 티격태격했다.하지만 이러한 질문들은 아직도 유효한 듯하다.

주제 사라마구의 "예수의 제2복음" 은 많은 예수관련 창작물들 처럼 성서에 나온 예수에 대한 인간적인 해석을 보여준다. 기본뼈대는 복음서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작가의 상상에서 나온 장면들이 훨씬 더 많이 자리한다. 1부의 전반부 주요인물인 요셉의 경우만 보더라도 작가의 인간적인 상상은 성서이야기를 무시한다.아이를 잉태하게 되는 장면도 그렇고 요셉이 어리버리하다 십자가에서 죽는 장면들로 그렇다.또 다른 아이들을 살릴수 있었음에도 아이 예수를 살리기 위해 허둥지둥거리다 수많은 아이들 죽음으로 몰고간 죄책감 같은 것도 성서에는 나오지 않는 작가의 상상이다. 주인공인 예수 역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인물로 그려지지 않는다. 하나님이 너는 나의 아들이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과연 그런지 의심하는 인물이다.또 하나님이 만든 역사에 대새 세속적 의문들을 줄기차게 재기한다. 결국엔 하나님은 귀찮은 듯 "거 참 질문 되게 많은 놈이네.말좀 자르지 마라" 라고 면박을 준다.두어차레 등장하는 하나님과 예수의 만남은 기독교에 대한 일반인들 가진 세속적인 질문을 예수의 입을 통해 들려준다. 예수의 똑소리나는 질문에 하나님이 전전긍긍하며 빠져나가기 급급한 모습이다. 주제 사라마구가 기독교의 신 하나님을 파악하는 방식은 그리스 신화의 한 신들과 같다. 예수가 왜 하나님이 직접 하시지 않고 나를 내려보내느냐고 물었을때 하나님은 신들간의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정치적 발언을 한다.예수를 내려보낸 다는 것은 유대지방의 신에서 전 세계의 신으로 인정받겠다는 하나님의 세계패권주의적 포석이있는 것이다. 주제 사라마구는 이미 알려진 기독교의 역사를 미래를 궁금해하는 예수에게 알려준다. 12제자는 어떻게 죽게되고 그 이후 하나님보다 더 많이 불리게 될 아들 예수의 이름으로 순교하게될 성인들의 이름까지 장황하게 설명한다.

성서에서 가장 극적으로 보여지는 십자가판결과 형집행은 오히려 간단하게 처리된다. <패션오브 크라이스트>가 예수의 수난을 가학적으로 그리며 기독교인의 감정적인 단결을 불러일으켰던 것과는 정반대이다.부활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피에타>의 눈물떨어뜨리는 마리아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오히려 예수는 이렇게 말한다. "속았다.원래 이렇게 죽음으로 끝나게 운명지워진것을"  예수의 입에서 속았다라는 말이 나오다니. 단순히 하나님에서 속았다는 뜻만은 아닐 성 싶다.자신의 운명이란 것에 저항하는 주체로서의 인간 예수의 정체성을 포고하는 말처럼 들린다.

이번 크리스마스에서 교황의 메시지를 TV자막에서 봤다." 그리스도에게 고난받는 인류에게 평화를..." 사실 이건 좀 오타다.교황이 그리스도에게 고난받는 인류에게 평화를 기원했다.이런 내용인데 중간을 잘라버리니 다른 뜻 처럼 읽힌다. 근데 사실 이렇게 읽는 것도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개별 기독교인을 탓할 생각은 없다.(아니 사실 한국 기독교에 대해 할 말 많다만 여기선 아닐뿐이다.)  그리스도의 이름하에 쓰러진 영혼이 얼마나 많은가? 물론 예수는 또 뭔 잘못이 있겠는가? 자신들의 종교나 자신들의 종교해석이 유일하고 나머지는 다 이단(이것도 그리스도의 이름을 빌어서 지목된다) 이라는 인간들의 미력함일 뿐이지.

<사족>

교회 열심히 다니시는 분들은 읽지 마시길 바란다. 이분들은 대개 교회에서 배운것 외에 새로운 해석이나 소설적인 창작에 '신성모독'이란 단어를 내세워 거부하고 악마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으므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주제 사라마구에 대한 편견만 심어놓을 것 같다.대신 종교색이 없는 그의 <눈먼자들의 도시>를 권한다.

그나저나  동남아시아의 지진과 해일로 3만명이 죽었다. 다 기독교인들이 아니어서 그런 모진 고난을 겪게하신건가? 아니면 이유가 뭘까 ?  평소에는 성경에 따라 모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다 아는 선택받은 어린양처럼 행동하면서 막히면 "신의 뜻을 어찌 인간이 알겠냐?" 며 회피하는 그런 대답말고....다른것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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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잘 살믄…’저자 전우익씨 별세

베스트셀러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현암사)로 소박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전우익씨가 19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전씨는 경북 봉화에서 대지주의 손자로 태어나 서울 중동중학교를 졸업하고 경성제대에 입학했으나 혼란스런 정국탓에 졸업하지 못했다.

해방 후 좌익계열의 민청에서 청년운동을 하다가 1년3개월 옥살이를 한 것이 빌미가 돼 한국전쟁 직후 사회안전법 위반으로 5년간 투옥되고 보호관찰자 신세로 주거제한을 당하는 등 65세까지 자유롭지 못했다.

고향에서 밭농사를 짓고 나무를 키우고 살면서 말년에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93년), ‘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디까’(95년), ‘사람이 뭔데’(2002년) 등 세 편의 주옥같은 에세이를 남겼다.

특히 신경림 시인의 주선으로 펴낸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는 한동안 빛을 보지 못한 채 묻혀있다가 2002년 9월 MBC ‘느낌표!’를 통해 좋은 책으로 선정되면서 크게 인기를 끌어 장기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김중배 전 MBC 사장은 현학을 거부하는 전씨의 문체를 두고 “오히려 언론인다운 문체”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무명씨를 뜻하는 ‘언눔’,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일꾼을 뜻하는 ‘피정’(皮丁)을 아호로 썼다. 이름을 섣불리 팔지 말고 헛된 껍데기보다 실한 알맹이로 살겠다는 뜻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용구씨 등 4남3녀가 있다. 빈소는 경북 봉화 해성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54)673-6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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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높은 지위도 가진적 없고 부와 명예도 없었던 분의 부고가 거의 모든 신문에 올랐다. 느낌표 전에도 고인이 낸 울림이 있는 글들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했다. 느낌표가 이분의 책을 선정한걸 보고 음....괜찮은 프로군 했다. 김영희 PD가 직접 인터뷰를 하러갔던 장면도 떠오른다.

이 분처럼 살아야된다고 생각했는데....ㅜ ㅜ  죽음도 다 세상의 일인지라....가야될 때 가는 것이 또 순리라면..... 고인을 아름다운 기억속에서 보내야겠다. 안녕히 가세요. 전우익  할아버지...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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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달 2004-12-2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전우익할어버님의 펜으로서 저도 마음이 참 그러하네요...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베토벤 라이브 전곡 녹음 DVD이다. 가격은 대략 6만원선.사실 전집은 그다지 선호하는 편이아니다.그래서인지 베토벤 교향곡도 전집으로 가지고 있지는 않다.각 교향곡 마다 유명한 연주를 하나씩 모으면 되는데 전집은 무슨...하는 생각때문이다.베토벤 교향곡 총9곡중 베토벤 6번과 9번 연주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아직도 한장 한장 사는게 더 낫다고 생각함에도 이 DVD땜에 맘이 흔들린다. 아바도도 그다지 오래살거 같지 않고 베를린필도 떠낫으니 그의 전곡 연주는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거다. 이러한 인정적인 측면을 떠나서도 그가 베를린을 떠나며 남긴 CD전집도 아주 호평을 받았다.문제는 DVD로 음악을 듣는데 대한 나의 편견이다.이게 내 생각뿐일지는 모르나.. 영상물과 함께 듣는 음악은 CD처럼 자주 듣지 않게 된다.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5.1채널로 들을 수 있음에도 뭔가 어색하다. 영화DVD도 마찬가지다.처음에 사놓을때는 그럴싸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한두번 보고 나면 거의 손이 가지 않는다.음악DVD는 그나마 낫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 경우에는 비슷비슷하다. 그러니까...고민이 시작된다.이 DVD를 저질러야되나 말아야되나.차라리 CD전집을 사는게 낫지 않을까....그래도 마음이 땡기는데....일단 보관함에 넣고 고민 좀 해봐야겠다.

  이것도 보관함에 일단 넣어두기로 했다. 20세기 피아니스트라는 다큐멘터리인데 20세기에 활약했던 유명피아니스트들의 각종 영상과 해설이 들어있다.언젠가 TV에서 살짝 본 기억도 나는데...... 이것도 땡긴다. 근데....두개를 다하면 8만원을 넘기게 되는데...어휴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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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12-16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대학생의 특권. 인 도서관 자료신청의 덕을 턱턱히 본 자료들입니다. 역시나. 영화에 비해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몇달만에 시청각자료실에 비치되더군요. 한동안 저녁을 먹고 도서관에서 하루에 한 장씩, 일주일동안 아바도의 베토벤을 즐겼죠. 눈으로 보면서 들어서그럴까. 아바도 신전집 CD보다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제가 아바도 베토벤 신전집 들은 건 그로부터 몇 달 후니 올바른 비교는 아닐테지만요.



아쉬운게 있다면 도서관 시청각실의 14인치 텔레비젼과 열악한 - 젠하이저 mx400보다 소리가 안 나오더군요 - 헤드폰으로 보고 들었다는 거죠. 시청각자료는 대출이 전혀 안되니... 언제 졸업하기 전 dvd콤보가 달린 노트북 들고 가서 수입자료들 좀 떠와야 할텐데요. 그리고, the art of ~ 시리즈. 한 번 볼만하긴 합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두고두고 감상할 것 까지는 안되는듯요. 근처에 시청각자료도 취급하는 도서관이 있다면 신청해 보시는게 어떨까요? =)

마태우스 2004-12-16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관함에 있는 거 확 저지르고 싶은데요, 연말이라 참습니다. 내년이 밝으면 잽싸게 사버릴 거예요^^

사마천 2004-12-17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e art of 는 그렇게까지 땅기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요. 저도 몇개 들어봤는데 그냥 다큐라... 굳이.

2004-12-17 0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