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딜리버 어스 Deliver Us, Kill the Child, 2023
감독 : 크루 에니스, 리 로이 쿤즈
출연 : 리 로이 쿤즈, 마리아 베라 라티, 알렉산더 시디그, 야우네 킴멜, 토마스 크레취만 등
등급 : Unrated
작성 : 2023.10.12.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즉흥 감상-
영화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흰 옷의 사람들이 차례로 목이 잘려 살해당한 다음, 등에 새겨진 문신이 뜯겨나가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한편 설원 한가운데 있는 수도원에서의 생활하던 수녀 중 한명에게 성흔이 생기고 갑자기 배가 불러져오고 있다는 소식에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신부 한 명이 파견되는데요. 처음에는 믿기 힘든 일이었기에 믿음을 시험받는 일인 줄 알았으나, 계속되는 여정 속에서 그는 조금씩 완성되어가는 예언의 실체를 확인하게 되는데…….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제목의 의미를 알려달라고요? 음~ 구글번역기에 ‘Deliver Us’를 물어보니 ‘우리를 인도해주세요’라고 알려주는데, 이번 작품이 종교와 관련된 내용이니 ‘우리를 인도하소서’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함께하고 있는 제목인 ‘Kill the Child’는 ‘아이를 죽여라’라고 알려주는데요. 포스터에서부터 ‘이것은 종교 영화입니다’라는 것을 알리고 있었지만, 수입 및 배급처를 대상으로 종교단체가 영향을 줄 가능성을 고려한 것인지, 그냥 발음 그대로 ‘딜리버 어스’라고 제목을 붙은 것 같은데, 혹시 제목의 다른 의미 또는 국내에 소개된 제목이 저렇게 된 것에 대한 이유를 알고 있는 분이 있다면 살짝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고요? 음~ 주인공은 매 순간 끊임없이 펼쳐지는 선택의 순간에서 고뇌합니다. 문제는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허락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선택권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어떠한 선택권도 주어지지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떠오른 문장을 위의 즉흥 감상으로 적어본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자유의지’에 있다고들 하지만, 과연 우리의 인생에 있어 선택권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 것인지,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지는군요.
영화는 재미있었냐고요? 음~ 제법 흥미롭게는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이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기존의 엑소시즘 영화들과는 맛과 결이 다른 느낌이었지만, 영화를 보던 중에 떠오른 다른 작품들이 있어, 감상에 방해를 받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어떤 부분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적어버렸다가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소설 ‘파티마의 예언 Virgin, 1980’과 소설 ‘퇴마록-말세편, 1999~2001’이 떠오른 영화였다고만 힌트(?)를 살짝 적어봅니다.
결말에 대한 제 생각이 궁금하다고요? 음~ ‘비록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어둠뿐일지라도, 진실한 사랑이 있으면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라는 문장이 자동으로 뇌리에 떠오른 결말이었습니다. 빛과 어둠, 음과 양이 하나의 모습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마침표가 찍히는 것처럼 보였으나, 그 완벽하게 보이는 균형은 사실 위태로운 균형 잡기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었을 뿐, 언젠가는 다시금 엔트로피의 증가와 함께 대혼란의 시대가 펼쳐질 것임을 암시하는 듯 했는데요. 네? ‘엔트로피’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무슨 말인지 모르게 되었으니, 좀 더 쉽게 적어달라고요? 으흠. ‘돌고 도는 유행’, ‘신화의 리셋’ 등을 예로 들어 말을 적고 있다가 그냥 지웠습니다. 어떻게 적어도 제가 생각하는 것을 조리 있고 논리적으로 풀어쓰기 불가능하다고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개인적으로는 결말에서 보여준 네 명 말고, 그들의 보금자리 밖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그게 가장 궁금해지는 결말이었다고 적어봅니다.
그럼, 영화 ‘더 이퀄라이저 3 The Equalizer 3, 2023’의 감상문으로 이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이번 감상문의 작품이 비록 ‘종교’를 품고 있었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이 없기를 바랍니다.
TEXT No. 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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