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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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벌써 2월호인가?

나는 샘터가 도착하면 아, 또 새 달이 시작되는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바쁘기도 한 탓이다. 주부로서,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하루를 보내다보면, 늘 시간이 모자란다. 남들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 책을 읽고 하루를 준비한다. 그리고, 늦은 밤 다시 책을 읽으며 잠이 든다. 나에게 있어서 사는 재미란 책을 읽는 시간을 오롯이 나만의 것으로 누릴 수 있는 날이다.


샘터 2월호 특집은 나는 재미있게 산다라는 주제이다. 읽기 전에 생각해본다. 나는 재미있게 살고 있는가? 사실은 요즘은 조금 우울하다. 나름대로 이 우울을 극복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애를 쓰면 쓸수록 오히려 더 가라앉는 기분이라, 이제는 탁! 놓아버렸다. 차라리 아무 것도 아닌 척 무시하리라... 하면서.


건담을 좋아하는 아저씨, 밴드활동을 통해 음악을 즐기는 사람, 허리가 90도로 꼬부라진 할머니의 배움에 대한 열정, 집중하여 뜨개질을 하며 위로받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그래 인생 별거 있나? 크게 벌이지 않아도 내 곁에는 소소한 즐거움들이 있는데..


샘터에세이 '공동체 돼지국밥'. 서울에서 생활하다 돼지국밥이 먹고 싶어 한참을 찾았던 때가 있었다. 어, 왜 돼지국밥 파는 곳이 없지? 하며 의아해했던 적도 있다. 돼지국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느날부턴가 그 깊은 맛을 좋아하게 되었다. 에세이 저자의 기억 속에 있는 옛날 맛 돼지국밥이 아니더라도, 나는 내가 즐겨먹었던 그 돼지국밥의 맛을 좋아한다. 세월따라 바뀌는 것이 어디 돼지국밥 맛 하나뿐이랴.


이달에 만난 사람 '국립중앙도서관 임원선 관장'. 요즘 내가 하는 일도 책과 도서관, 독서 등과 관련있는 일이다보니 도서관계를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도서관의 이용자로서 불만이 많았다. 우리 동네에서 가까운 도서관들은 어찌 그리 언덕 위에 있는지. 중고등학교 때는 그 언덕길도 잘만 올라갔는데, 이제는 같은 그 길을 걸어서는 절대 못간다. 체력의 문제이고, 살이 찐 탓이다. 어쨌든 도서관은 최대한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고, 가기 편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언덕길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부산의 지리적 환경을 고려한다하더라도!!! 최근에 우후죽순 늘어난 작은도서관들도 이용자층을 다양화했으면 좋겠다. 나같은 어중간한 어른도 가고 싶은 도서관이었으면 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이면 그래도 우리 나라에서는 도서관의 대표격이 아닌가. 내가 바라는 것은 하나다. 그 좋은 자료들,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얼마 전에 신동흔 선생의 책을 읽어서그런가, 이 꼭지가 유난히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나아갈 길이 두렵고 험난해 보일 때, 커다란 장벽이 앞을 막아설 때에, 스스로 북 치는 소년이 되어볼 일이다. 북을 꺼내 보란 듯이 둥둥 두드려볼 일이다. 용기와 신념이라는 우리 안의 큰북을."(p.51) 민담을, 옛이야기를, 신화를 읽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이야기가 전승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는 법이다.


* 샘터 물방울 서평단으로 '샘터 2월호'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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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1-3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터 찾아봐야겠네요. 참 알찬 내용^^
편집일을 하시나요?
도서관이 언덕에 있는 이유는? 땅이 싸니까?ㅎ
돼지국밥 아직 못먹어봤어요.

하양물감 2015-02-01 22:21   좋아요 0 | URL
세실님 편집하고는 관련이 없어요. 한국독서문화재단이라고 사단법인에서 일해요. ^^ 이름이 참 포괄적이지요?

돼지국밥은 꼭 한번 드셔보세요. 첫경험은 반드시 맛있는 곳에서^^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 달고나 만화방
남동윤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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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감동이 있는 어린이만화이다. 나는 제목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아이는 재미있겠다고 하였다. 귀신선생님의 등장과 학교친구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는 하지만, 학교를 중심배경으로 한 만화는 아니고, 귀신선생님이 주인공인 것도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앞부분보다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하였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에게는 별명이 있었다. 별명이 붙은 선생님들은 세월이 흘러도 기억에 남는다. 대부분이 학생들이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선생님들이다. 그런 걸 보면 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그렇게 싫어했던 선생님들만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이 만화에 나오는 귀신선생님도 그런 선생님이 아닐까? 자기 이야기만 하거나, 반성문을 100장씩 쓰게 하는 선생님인데, 그래도 나름 인간적인 면이 있기도 하다. 귀신선생님의 존재는 만화의 중반 이후부터 그리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것들이 존재감을 나타내는데, 그들은 보통의 인간들이 아니다.


장난감 가게에서 인기가 없는 장난감, 소원을 들어주는 남산도깨비, 길에 떨어진 만원짜리 지폐 속의 세종대왕, 꼬마저승사자, 현미쌀을 구하러 온 달나라 토끼, 서울시의 만능 로봇 바둑이, 화장실 표지그림 등 그들의 활약은 재미도 있지만, 보고 나면 뭔가 가슴에 남는 것이 있다.


 


 

마지막에 보면 따뜻한 겨울이라는 만화가 있는데, 산타할아버지가 아이들을 만나러 온다. 선물을 주기 위해 왔다가 산타를 믿지 않는 아이들에게 서운해하는 모습이 재미나다. 한솔이는 여전히 산타할아버지를 믿고 있는데, 이 만화는 그런 한솔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리고 이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는 앞에서 나온다. 누구일지는 만화를 통해 확인하시라.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산타할아버지. 잠자는 아이들의 얼굴은 아무리 개구쟁이라도 순진해보인다. 이 만화에서 맹활약을 보여준 아이들의 잠자는 모습이다.


 


 그런가 하면 꼬마저승사자는 자기가 전에 만났던 여자아이의 뜰에 하트모양의 나무를 심어놓고 가고,



 배달을 마친 산타할아버지가 달나라 토끼네 떡집에서 떡을 사려다가 곤욕을 치루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마지막으로 쉬아와 끙아가 다른 표지판 그림들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면서 이 만화는 끝이 난다. 만화의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잘 드러낸 만화이다. 학습만화의 딱딱함도, 의성어와 의태어가 난무하는 만화도 아니다. 단편들 하나하나를 곱씹어 볼 만하다. 수준은 초등 저학년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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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1-28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다 하시니 더더욱 관심이 가는군요.

하양물감 2015-01-28 09:42   좋아요 0 | URL
딱 저학년용이에요^^. 귀신선생님의 연애이야기는 별로던데, 뒤로 갈수록 내용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파란놀 2015-01-28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만화도 두루 누리면서 오늘 하루도 기쁘게 여셔요~

하양물감 2015-01-28 09:43   좋아요 0 | URL
네^^
이번주 토요일에는 한국만화박물관에 갈 예정이랍니다.
마침 이 만화 저자와의 만남 이벤트에 당첨되기도 했고 해서요.
 

 

 

오늘 예쁜 꽃이 도착했어요.

하이드님 서재를 통해 주문했는데,

부산까지도 잘~~~~~~~~와주었습니다.

 

실은 오늘이 제 생일이에요^^

한 집에 사는 시부모님도, 신랑도, 딸아이도 몰라주는 생일에

제가 주문한 꽃 제가 받아서 혼자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뭐 생일이 대수인가요?

어차피 나이 먹는 거 그닥 반갑지도 않은데요^^

 

아참 요 녀석도 잘 왔습니다.

일단 둘 곳이 마땅찮아.....저렇게 해 봤어요...

확실히 꽃병이나 점시가 좀 받쳐줘야 더 이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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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유 2015-01-27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15-01-27 12:4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하이드 2015-01-27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푸리움 쌩쌩하게 살아있는거 보고 감격 ㅜㅜ 저 중에 물에 띄워 오래가는건 난하고 왁스, 부푸리움정도인데, 잘 띄우셨네요 ^^

하양물감 2015-01-27 12:42   좋아요 0 | URL
제가 헤매고 있으니 옆에 선생님이 해주셨어요

하이드 2015-01-27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립니다! 생일에 도착한 첫 꽃이라니, 뭔가 소중소중하네요.

하양물감 2015-01-27 12:4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의미있는 꽃이에요

수이 2015-01-27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하양물감님_ 하트 무한대로 날립니다. 저녁에는 꼭 맛난 거 드시구요! :)

하양물감 2015-01-27 13: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오늘은 하트 정말 많이 받는 날이네요^^

[그장소] 2015-01-27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겨울에..태어난 아름다운 당신은
눈처럼 깨끗한 나만의 당신~!
생일 축하 합니다~! 당신의 생일을.. happy birthday to you...
하양물감 님의 생일!
♥♥♥♥♥♥♥♥♥♥♥♥♥♥♥♥♥🎁🎁🎁🎁🎁🎁🎁🎁🎁🎁🎁🎁

하양물감 2015-01-27 12:43   좋아요 1 | URL
흐흐 이런 과분한 축하인사를
고맙습니다.

다락방 2015-01-27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하양물감님.
예쁜 꽃이 함께라니, 좋으네요.
근데 꽃 정말 예뻐요. 핑크와 그린의 하모니라니!

하양물감 2015-01-27 12:44   좋아요 1 | URL
저한테 이 꽃들이 꽤 의미를 갖게 됐어요. 절묘한 타이밍

[그장소] 2015-01-27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자신만을 위한 진짜 생일..좋아요.
저도..저 혼자 자축해요! 누가 하려고 하면
부턱해요..오늘을 사소한 날의 일상으로 보내는 특별한 날로 만들어 달라고..그러니..이벤트는 없는게 어울린다고..혼자 있겠다..고 요. ㅎㅎㅎ

하양물감 2015-01-27 12:45   좋아요 1 | URL
집안 생일이 다 몰려있다보니 늘 제 생일이 묻혀요.
그래도 이런것도 좋아요.

[그장소] 2015-01-27 1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핫..목소리가..안실려요..입만 벙긋벙긋..!^^ 마음으론 진심을 다해 불렀어요..ㅎㅎㅍ

[그장소] 2015-01-27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부는 늘 자신의 생일은 쑥스럽고 서운하고 적당히 체념하고 섭섭하죠..서운은 남편..섭섭은 시댁과 가족.. 그래도..자신을 위해..단 한병의 와인이라도..한송이 꽃이라도..책한권이라도..스스로를 아끼는 마음..그거면 충분하다고 봐요..존중받을 사람 이라고..

2015-01-27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양물감 2015-01-27 13:44   좋아요 0 | URL
아이고^^ 고맙습니다...
오늘 서재에서 이렇게 생일축하를 많이 받으니 가족들의 무관심 따위야...ㅋㅋㅋㅋ

서니데이 2015-01-27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 사시는 군요, 생일 축하드려요, 하양물감님^^

하양물감 2015-01-27 13:44   좋아요 1 | URL
네^^ 부산토박이입니다...

고마워요..서니데이님.

순오기 2015-01-27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생일축하해요~
혼자만의 생일 축하도 나쁘지 않지만,
식구들이 알아서 축하해달라고 떼를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우리가 부산에서 만났던 일도 꽤 오래전이네요. 아마도 2008년...^^

하양물감 2015-01-27 13:4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뵌게 그렇죠... 우리 한솔이 완전 아기때.
그때 이금이선생님 오셨을 때 뵈었지싶네요^^

blanca 2015-01-27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에 서프라이즈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생일 축하드려요. 꽃도 너무 화사하니 예뻐요.

하양물감 2015-01-27 13:45   좋아요 0 | URL
아, 서프라이즈--;;
우리 신랑 그런건 아예 모르는 무뚝뚝 그 자체의경상도남자입니당....

하양물감 2015-01-27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하이드님 꽃 덕분에, 꽃사진이라도 있는 글이 되어 덜 처량하네요^^ 하하하

2015-01-27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27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27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5-01-27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잎 빛깔이 참으로 곱네요.
꽃이 싱그러울 적에도,
나중에 시들 적에도
참으로 고운 내음이 흐르겠네요.

축하합니다~!

하양물감 2015-01-27 20:3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꽃이 있으니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진듯합니다

hnine 2015-01-27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생신 축하드려요. 꽃이 딱 맞춰 갔군요. 그 누구에게 선물을 받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에게 선물할 줄 아는 사람이 제일 멋지고 쿨한 사람 아닌가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뭔가 막 드리고 싶은 마음이네요 ^^

하양물감 2015-01-27 20:33   좋아요 1 | URL
우왕 생신이라하기에는 좀^^
옆 사무실에서 케이크를 선물해줘서 나름대로 생일 분위기 냈습니다.
가족은 지금 시간까지도 침묵인걸 보니 확실히 모르나봅니다
ㅎㅎ

울보 2015-01-27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강님 생일축하해요.꽃ㅇㅣ 참곱네요 전 왜 한번도 저에게 꽃선물을
안했을까를 생각하네요.참 이쁜 꽃이네요
축하 축하해요

하양물감 2015-01-27 20:3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저도 처음이에요. 생활비로 나를 위한 선물을 한다는거 쉽게 생각하기힘들죠

다크아이즈 2015-01-27 1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립니다 하야울감님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 더더욱 맘에 드네요^^

하양물감 2015-01-27 20:3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친구님들 덕에 행복한 저녁입니다

cyrus 2015-01-27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

하양물감 2015-01-28 05: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5-01-27 22: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생일 축하 메세지가 모두 제게 와서..
저까지 생일같아요!!^^

하양물감 2015-01-28 09:45   좋아요 0 | URL
앗...^^
 
우리는 한가족이야 고인돌 그림책 11
핌 판 헤스트 글, 닌케 탈스마 그림, 정낙선 옮김 / 고인돌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입양을 다룬 그림책.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다보면, 접근하기가 민감한 주제의 책을 만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가족,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라는 주제로 이 책을 만났다. 가족의 정의를 함부로 내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가족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혈연으로 된 가족이라는 개념이 낯설게 느껴졌다. 과거에도 '양자'를 들이는 일이 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입양에 의한 가족이라는 형태는 결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아닌게 아닌가. 핏줄에 대한 집착이 유난히 강한 탓도 있겠지만, 이제는 '입양'에 대해서도 조금은 자유롭게 이야기해도 되지 않을까싶다.


이 그림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얼굴이 하얗고, 부유하고 화려한 (반지를 많이 끼고 있는 엄마, 넥타이가 엄청 많은 아빠) 부모와 가난한 아프리카에서 입양된 로지타가 등장하여 순간 거부감이 들었다. 은연 중에 백인에 대한 우월감, 유색인종을 바라보는 편협함이 드러난 것 같아서이다. 다시 한번 읽었을 때에는 입양을 보낸 부모가 경제적으로는 어려운 생활을 하지만, 로지타의 행복을 위하여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음을, 그리고 그 아이를 데려 온 새 부모는 로지타의 친부모를 존중해주고 있음을 함께 읽을 수 있었다.


로지타는 친구와 소꿉놀이를 하다가 자신이 엄마의 뱃속에서 나오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친구인 마리는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친구가 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로지타가 자신이 모르고 있었던 사실을 눈치챈 이후 엄마, 아빠를 통해 사실을 전해듣는다. 로지타의 새 부모들은 친부모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로지타에게는 로지타를 낳고 사랑하는 친부모와 로지타를 키우고 사랑하는 양부모가 있음을 이야기해준다. 로지타는 두 부모를 갖게 된 사실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러한 결말이 가능하진 이유는 무엇보다 로지타의 건강한 자존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로지타는 함께 살고 있는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로지타 또한 부모를 아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이는 로지타의 자존감이 낮았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그림책을 읽었을 때 들었던 거부감은 여전히 나에게 남아있다. 다만 피부색은 가족을 구성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없음을, 빈부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부모가 자식에게 갖는 사랑은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할 수는 있을듯하다.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이런 부분이 걸린다면, 조금 큰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양한 입양가족(공개된 가족)의 모습을 함께 보며 이해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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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1-24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은근히...그러지 말이야지 하면서도 길가에서 외국인을 보면 괜한 선입견과 불안을 느껴 반성이 되더라구요 이 책은 저부터 읽어야할거 같아요 ㅠㅜ

파란놀 2015-01-27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란
낳는 사랑과
기르는 사랑,
두 가지가 있어요.

어머니는 언제나 낳는 사랑이고
아버지는 언제나 기르는 사랑이지요.

그러니, `입양`이라고 해서
낳아서 기르는 사랑하고 다를 바 없이
아이와 어른 모두 아름다운 길로 나아가지 싶어요.
 

 

 

커피 한 잔 마시러 가야겠네...

간송미술36과 스타벅스커피라....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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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5-01-23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으시겠어요 ^ ^

cyrus 2015-01-23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스벅 기프티콘을 선물로 주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

하양물감 2015-01-23 19:35   좋아요 0 | URL
알라딘이 주는건지 출판사가 주는건지 ^^

책방꽃방 2015-01-23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나게 드세요!^^

하양물감 2015-01-23 19:36   좋아요 0 | URL
네. 사무실 근처에 매장이 있으니 안쓰고 날리지는 않겠어요. 예전엔 스벅 기프티콘 항상 다른 사람에게 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