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1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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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서재》라는 책을 통해 최재천이라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얼마 전 페이스북의 국립생태원페이지를 보면서 그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의 책으로서는 두번째로 만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공부하는 방법과, 살면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인문교양시리즈 아우름의 책 세 권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가장 마지막으로 읽게 되었다. 나는 문과계통의 책을 읽는데 익숙하다보니, 아무래도 이 책이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평생을 두고 내가 해야 할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섭'이라는 말도 이제사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고, 쉽게 술술 읽히는 맛이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도 생각하게 되니 청소년에게 추천해도 좋을 책이다.


"진화를 제대로 이해하면 함께 살아가는 법도 알 수 있게"(p.51) 된다고 한다. "진화란 최선의 방법을 발견해서 이 세상에서 1등을 했기 때문에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그 밑에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누군가가 도태되어 사라지는 것"(p.55)이라는 말이 왜 그렇게 가슴에 와 닿는지. 저자는 인간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물고 뜯고 상대를 제거하는데 열중하는 동안 오히려 짧고 굵게 살다 간 종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서로 도우며 함께 잘 사는 방법을 터득해야 살아남을 수 있음을 진화의 역사를 통해 설명한다.


"우물을 깊게 파려거든 넓게 파라" 는 말이 있다. 21세기의 학문 중 어느 것도 다른 학문의 도움 없이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분과된 학문으로는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한다. 융합이 아니라 '통섭'이 중요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세상의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통섭'을 통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러한 지식 통합의 길목에 '생물학'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을 하려면 분석력과 함께 종합력을 갖춰야 한다고 한다. "글쓰기 능력부터 시작해 전체적인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종합적인 판단력도 기르고, 그런가 하면 분석해 들어가는 데도 남에게 뒤지지 않아야"(p.91) 한다고 하는데 어찌 이것이 생물학에만 국한될까? 나는 이러한 자세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더불어 저자가 《통섭의 식탁》에서 소개한 '기획독서'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어졌다.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청소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의 최재천이라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들려주는데 아직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 중인 청소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용기 있는 자가 기회를 얻는다는 저자의 말에서 나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드러나는 용기가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이해했다. 이는 나 역시 경험으로 알고 있다. 기회란 예고 없이 오는 것이라지만, 기회가 왔을 때 붙잡을 수 있는 용기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는 또 몇 가지의 숙제가 남겨졌다. 지금까지의 나를 뒤돌아보고 다시 한 번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아야겠다.


* 이 리뷰는 샘터물방울서평단으로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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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11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재천 박사님의 새 책이 나왔군요. 신간 알리미 신청했는데 메시지를 못 받았어요. 물감님의 서평 덕분에 알게 됐어요. ^^

파란놀 2015-01-11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물을 넓게 파라는 말은 좀... 안 맞는 이야기이지 싶어요.
우물을 깊게 파야 겨울에도 얼지 않고 여름에도 시원할 뿐더러,
언제나 맑을 수 있을 텐데,
우물을 파기 앞서 둘레를 잘 살펴서
물줄기가 어떻게 흐르는가를 헤아려야
제대로 우물을 팔 수 있다고 느껴요.
그러니까, 우물을 파기 앞서 둘레를 넓게 살펴야 할 테지요.
한길(한우물)을 깊게 파고들자면,
깊게 파고들기 앞서 넓게 살피는 눈썰미와 삶이어야 한달까요.
둘레를 넓게 살피지 못하고 그저 깊이 파기만 해서는
우물자리를 못 찾겠지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

하양물감 2015-01-11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아마도 넓게 파라는 말은 함께살기님의 말처럼 넓게 살피는 눈썰미를 가지라는 말이 아닐까싶어요.

이 책에서 저 말을 한 것은 현대의 전문분야가 자꾸 쪼개고 쪼개서 아주 미세하게 나눠진 것으로 한정되는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왔답니다.
세세한 것을 알더라도 전체의 맥락 속에서 보라는 것이었어요. ^^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또하나 배웁니다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2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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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었었고, 장영희 선생에 대한 이야기는 몇몇 글을 통해 알고 있어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영시나 영미문학에 그닥 관심이 없다보니 몰입도는 낮은 편이었다. 특히 詩는 한국 시인들의 시에서도 영감을 잘 못느끼는 감성이라, 영시는 더 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 있게 읽은 두 명의 시인과 그들의 시에 대한 글이 있으니​ 바로 에밀리 디킨슨과 예이츠이다.


에밀리 디킨슨 (Emily Dickinson, 1830~1886)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19세기의 미국의 대표 시인인 에밀리 디킨슨은 일생 동안 독신으로 살면서 자기 집 대문 밖도 나가지 않고 살았다고 한다. 거기에다 30대 후반 무렵부터 죽을 때까지 흰색 옷을 입었다고 하니 평범하지만은 않은 사람이었던 듯하다. 장영희는 "사랑으로 인해 그녀는 시적 삶으로 새롭게 탄생했고, 시의 세계야말로 디킨슨에게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주는 비상구"(p.52~53)였다고 말한다. "그녀의 세계는 집과 뜰, 책, 가까운 친구와 친척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그녀의 시에는 끝없는 열정"(p.53)이 담겨있었다.


우리가 보통 집안에 틀어박혀 있거나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할 때 떠올릴 수 있는 것들과는 달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녀의 좁은 세계 속의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시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풍부한 상상력과 독서"는 무궁무진한 넓은 세계로 초대한다.


넓은 평원을 만들려면 클로버 한 개와 벌 한 마리,

클로버 한 개, 그리고 벌 한 마리,

그리고 상상만 있으면 됩니다.

벌이 드물면

상상만 있어도 되지요.

머나먼 세계로 우리를 싣고 가는 데는

책만 한 배가 없지요.


To make a prairie it takes a clover and one bee,

One clover, and a bee,

And revery.

When bees are few,

Only revery will do.


There is no Frigate like a Book

To take us Lands away.


그녀가 살았던 19세기에는 시인으로 알려지지도 않았지만, 그녀가 죽은 후 2,000여 편의 시가 세상에 니왔다. 그녀는 집 밖을 나오지 않고 살았지만, 시를 통해 세상을 향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름은 익히 아는, 그러나 제대로 알고 있는 시는 없는 예이츠에 대한 이야기이다. (비단 예이츠만이 그러할까? 나는 대부분의 영미시인들의 이름만 알지 그들의 시는 거의 모른다. 부끄럽지만)

예이츠는 어렸을 때 글을 깨치는 것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뒤떨어졌고, 저능아로까지 여겨진 적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글 좀 쓴다 하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드러내거나 비범한 가정에서 특별하게 자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건 좀 심하다 싶었다. 그러나 예이츠는 "나는 애 생각보다 재미없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가르치기 힘든 아이었다"(p.59)라고 말한다. 즉, 예이츠 자기 생각이 가장 재미있었으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었을 리가 없다. 거기에 그의 아버지는 통학을 하는 기차에서 역대 시인들의 이야기를 자주 해주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예이츠의 관심이 문학으로 옮아가게 된다.


디킨슨도 그렇고 예이츠도 그렇고, 둘 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시인들이 그러하다. 개인적(또는 사회적)인 시련과 고난이 없으면 치열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시가 나올 수 없는 것일끼?)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디킨슨은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웠고, 예이츠는 시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학에 관심을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나의 모든 관심이 이쪽이다보니, 어떤 책을 읽어도 이 부분이 더 크게 다가온다.


디킨슨과 예이츠의 시를 읽으면서 나는 오늘 영미시에 한 발자국 다가가본다. 시만 읽었을 때는 별 감흥도 없더니 그래도 시인들의 생과 삶을 통해 들여다보니 나름대로 의미가 느껴진다.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서평단 활동으로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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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1-11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들으면서 학생들은 문학의 세계에 한 발 다가섰겠어요. 장영희 교수님 책 2권 읽었는데, 참 좋았고, 또 슬펐어요.

하양물감 2015-01-11 11:39   좋아요 0 | URL
장영희 선생님 글 읽으면서 내게는 미지의 영역인 영시의 세계를 보았습니다.
사실 번역된 시는 가슴에 와닿게 감동하기는 어려웠거든요
 

어머나!
희망찬샘님이 친구해주시는 순간 마지막 스탬프 우정상을 받았어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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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1-08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 다운 받고 뭐가 뭔지 두리번 거리고 있습니다. ㅎㅎ~ 좋아하셔서 저도 기뻐요.

하양물감 2015-01-08 19:46   좋아요 0 | URL
친구수락과 동시에 스탬프가 빡 떠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수이 2015-01-08 1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정상이 제일 좋지 않아요? 전 그렇더라구요. 스탬프 중에 제일 뜻깊다고나 할까. ^^ 기쁨이 느껴져요.

하양물감 2015-01-08 19:45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우정상이 저한테는 제일 어려웠어요.

해피북 2015-01-08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축하해요^^

하양물감 2015-01-08 20:34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파란놀 2015-01-0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오붓하고 즐거운 저녁 누리셔요~

하양물감 2015-01-09 06:03   좋아요 0 | URL
헤헤 감사합니다
 
처음 리더가 된 당신에게 - 회의진행부터 성과관리, 점심식사 전략까지 리더가 알아야 할 핵심지식 101
박태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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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기도 했고, 이런저런 변화가 많았던 지난 해를 돌아보며 읽은 책.

처음 리더가 된 당신에게.


마흔을 훌쩍 넘겨버린 나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내게 다닌 일터의 모습은 언제나 자유직이었다. 자유직이라는 말이 어떻게 들릴 지 모르겠는데,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시간강사 시절, 일용직 파트타임과 개인사업자로 분류된 일을 거쳐 지금은 그래도 팀장이라는 직급을 가지고 일을 하는 중이다. 지난 해 정신없이 내 앞에 몰아닥친 일을 정리하느라 숨쉴틈 없이 달려왔는데, 올해는 작년과는 다른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띠지에 보면 처음 90일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한다. 나에게는 이미 지나가버린 90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나뿐만 아니라 내가 속한 조직의 모든 사람이 우왕좌왕하면서도 그 시간을 잘 견뎌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올해 첫 3달을 준비하고자 한다.


책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팀장이 바뀌면 팀원은 세 가지 복잡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한다. 첫째, 과연 새 팀장이 리더로서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의구심. 둘째, 얼마 전까지 동료로서 할 얘기 못 할 얘기 다 하고 지내다가 갑자기 팀장으로 대하려니 편치 않은 어색한 마음. 셋째, 팀장과 자신의 관계에 대한 불안감. 나는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또 그러한 리더가 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고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p.29 참조)


이 책에서 나는 먼저 리더가 갖춰야 하는 네 가지 곳간을 마음에 새겼다. 전문성, 비전, 건강, 스타일. 일단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전문성은 나름대로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있고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자만심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비전, 건강, 스타일에 이르면 달라진다. 나는 자원봉사자로, 일용직 파트타임으로, 그리고 정직원이 되기까지 5년을 지금의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사실은 그 전에 했던 일은 10년 이상을 계속 해 왔기에 전문성은 물론이고 비전도 있었다. 새로운 일로 바꾼 다음부터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비전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음을 인정해야겠다. 정신없이 몰아닥친 일과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에 대한 육아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것도 핑계라면 핑계겠지만. 어쨌든 2015년은 새로운 도전과제를 던져주었다.


이 책에서는 리더의 철학에 이어 조직운영, 성과관리, 동기유발, 면담의 기술, 인재활용, 인재육성이라는 부분으로 나누어 리더의 역할에 대해 알려준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건데, 리덕가 해야 할 일과 교육학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결국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도 그 전에 내가 해 왔던 일과 결과물이 다를 뿐, 결과를 내는 과정은 같은 것이었다.


막 리더가 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사람마다 강점과 약점이 다르고, 부족한 부분과 넘치는 부분도 다르다. 그리고 속해있는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와 비전도 다르므로 천편일률적으로 적용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팀장으로서의 마음가짐 하나만은 어느 부서에서나 똑같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에서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몇 부분을 발견하였다. 사례별로 내용을 정리해 놓아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도움을 받으면 되겠다. 


3장의 성과 관리는 내가 유의깊게 읽은 부분이다. 중국의 왕중추가 쓴 《디테일의 힘》은 작년 내가 일하는 곳 본사에서도 읽기를 추천했던 책이다. 성과에 있어 디테일이란 다른 곳과 차이를 만드는 차별화된 행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p.75) 팀이 생산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어떤 식으로 전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니, 많은 부분 고치고 보완해야 할 것들이 보였다. 마이너스 행동을 줄이고 플러스 행동을 늘리는 것, 이것이 디테일의 관리를 통해 팀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법(p.77)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팀장이 되고 나니 업무지시를 해야 할 때가 많다. 팀장은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야 하지만 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다잡아 주어야한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한 방법으로 좀 켈러의 ARCS모델을 소개하였다. 학습자의 동기유발을 위해 개발된 것이지만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부분 겹친다. ARCS모델은 주의집중, 관련성, 자신감, 만족감을 말한다. 일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팀원과 팀장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내가 또 하나 관심을 갖고 살펴본 부분은 부서 간 장볍으로 인한 부작용과 그를 해소하는 방법이었다. 부서 간에 장벽이 잇으면 불필요한 업무는 증가하고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또한 부서 간의 관계가 악화되면 애사심 저하는 물론이고 프로젝트 실패 등의 경제적 손실도 생길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부서 간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 '직책자들의 방관 및 협력 부재'를 들고 있다. 다른 팀과의 끈을 연결하고 공고히 해야 하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다.


팀장은 팀원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낸다. 그렇기에 팀원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가는가 하는 면도 아주 중요하다. 경청하는 팀장의 네 가지 행동을 요약해 놓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당신의 생각을 먼저 말하지 않는다. 팀원이 말을 할 때묜 하던 일을 멈추고 그를 바라본다. 팀원의 말에 맞장구를 쳐준다. 팀원의 말을 요점 중심으로 정리해준다. (p.195)


여러모로 나에게는 도움이 된 책이다. 사례별로 적절하게 방법을 제시해주어서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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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 - 옛이야기 속 집 떠난 소년들이 말하는 나 자신으로 살기 아우름 3
신동흔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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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문학자인 신동흔 선생의 글을 짧게 짧게 접하다 이번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예전에 민주공원 신용철선생이 길떠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멘토교육을 해주셨던 일이 생각이 나, 다시 한 번 그때 받았던 자료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옛 이야기는 물론이고 세계의 옛 이야기들 속에서도 그 예를 찾아 이야기를 하니 그들을 비교하며 읽어보는 재미도 있다. 어렸을 때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음직한, "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라는 물음에 대한 이해가 된다. 길 떠남이란,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나로 살아가기 위한 도전이며, 내가 나로서 올바로 서기 위한 통과의례와도 같은 것이었다.


오랜 세월을 거쳐서 이어져 온 옛이야기들은 예외 없이 특별한 화소를 갖추고 있고, 그 화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재미와 긴장감을 일으켜 '의미'를 자아낸다는 선생의 말은 이 책을 끝까지 읽는 동안 계속해서 전달이 된다. 그 중에서도 누군가 어디로 옮겨 감으로써, 누군가 찾아오거나 또는 떠나감으로써 의미 있는 변화가 발생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길떠남의 의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저자는 옛이야기 속에서 길을 떠나는 사람은 "대개는 막 철들 무렵의 아이들입니다. 세상과 본격적으로 대면하기 시작할 무렵의 아이들이지요. 그 아이들이 집을 나선다는 건 이제 비로소 자기 삶을 찾아 넓은 세상으로 첫발을 디딘다는 의미를 지닙니다."(p.30)라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면서도 집과 셩격이 다른 낯선 세계로 '숲'을 이야기한다.


숲으로 도망을 간 백설공주의 이야기, 숲에 버려진 바리데기 이야기를 통해 숲이 의미하는 바와 숲에서 만난 난쟁이와 산신령의 의미를 찾은 저자의 해석은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모든 주인공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기 자신의 안에서 나오는 밝은 빛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자문자답을 통해 그들은 성장을 한다. 성장을 위해 한 걸음 내딛은 그들에게는 자연스레 조력자가 생겨난다. 해석에는 많은 이견들이 있겠지만, 신동흔 선생의 이야기는 그랬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다면 한 번 도전해보리라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쩌면 옛이야기가 끊임없이 전승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내 복에 산다>에 나오는 은장아기, 놋장아기, 가믄장아기의 이야기도, 《장화홍련전》의 장화홍련의 이야기도, 《심청전》의 심청이와 심봉사 이야기도, <여우누이>와 <악어아들>이야기도 인물들의 머뭄과 떠남, 그리고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 삶을 찾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이야기를 통해 그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끊임없이 길을 떠나야 하는지, 그 떠남을 통해 무엇을 이루었는지를 읽으며, 지금의 내 아이와의 관계를 되짚어볼 수 있었다. 이 아이가 결국은 나라는 안전한 품을 떠나 자신만의 세계로 여행을 시작할 때 나는 그를 응원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부모와 형제들의 간을 빼앗아 먹으며 여우가 되고, 자기자신은 물론이고 가족과 이웃을 모두 파괴해버리는 악어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물론 길을 떠난 그들 앞에는 무서운 함정과 고난과 배신이 도사리고 있다. 그것을 헤쳐나가는 것도 그들의 몫이고, 자신을 도와주는 조력자를 만나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다만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는다면 만날 수 없는 것이 이들이기도 하다. 이렇게 떠났던 이들은 모두 돌아온다. 돌아온 아이들은 떠날 때의 아이들과 같지 않다. 한층 더 성장하여 세상의 당당한 주인공이 되어 돌아온다.


옛이야기가 그토록 오랫동안 세상에 전해지고 있는 이유도, 한 지역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이유도,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은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런 옛이야기를 읽는 것은 살아가는 지혜를 얻기 위함이 아닐까. 

* 이 리뷰는 샘터물방울서평단으로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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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1-04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철`이 든다는 말은
`홀로서기`를 한다는 뜻이면서
`제금을 난다`는 뜻이에요.

내 손으로 삶을 짓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옛이야기에 하나같이 `철 들 무렵 아이`가 나올밖에 없어요.

우리 모두
철이 제대로 드는 어른이 되고,
씩씩한 사람이 되어야 할 테지요.

하양물감 2015-01-05 06:31   좋아요 0 | URL
네. 그렇네요.
저 역시 제대로 철이 들었는지 뒤돌아보게 합니다.

해피북 2015-01-04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를 보는 시각이 새롭습니다.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해석되는 부분들이 특히 그런데요, 어쩜 생각보지 못했던 부분들이라 더 그러는것 같습니다. 좋은 글이자, 좋은 책이네요^^

하양물감 2015-01-05 06:32   좋아요 0 | URL
설화 쪽에서는 이 이야기가 그렇게 새로운 학설은 아닌 걸로 알고 있어요.
신동흔 선생이 맛깔나게 잘 풀어서 쓰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