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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2015년을 앞두고 샘터를 읽는다. 모처럼 여유로운 휴일, 남은 2014년을 되돌아보며 2015년을 계획해보는 시간이다. 월간 샘터는 2015년 1월호라고 요란스럽지 않다. 그래서 편안하다.

샘터에세이에서는 도깨비 이야기가 나왔다. 복도깨비. 지금 아이들에게 도깨비는 어떤 느낌일 지 모르겠다. 내가 기억하는 도깨비는 어수룩하고 잘 속아넘어가는 이미지이다. 때로는 무섭게 때로는 어수룩하게 등장하는 도깨비지만, 밤이 밝아지고(수많은 조명으로 밝아진 밤은 옛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이 설 자리가 사라진 듯하다), 김 밤을 즐길 여유조차 사라진 현대에서는 도깨비가 설 자리가 없어보인다.
아이와 함께 도깨비 그림책을 펼쳐놓고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tv와 전기를 끄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다. 요즘 아이들은 영악해서 도깨비 이야기따위가 먹힐까했지만, 아직 아이들의 마음은 순수하다. 그래서 나는 이 에세이 한 편이 아이와 나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준 것 같다.

나는 손진책씨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김성녀씨는 잘 안다. 잘 안다는 것이 개인적 친분이 아닌 이상 그녀의 연기와 그녀의 이야기를 조금 알고 있는 정도겠지만. (한때는 윤문식이 김성녀의 남편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 내가 그녀를 잘 알게 된 건 바로 마당극때문이다. 마당극을 통해 나는 많은 것을 알았다. 정치적인 것에 대한 무관심으로 아는 것이 전혀 없을 때 마당극은 나에게 세상을 다시 보게 해 주곤했다. 이야기 중에 윤석화나 박정자처럼 살지 못하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그러고보니 나도 그녀들을 하나의 선상에 두고 연극배우로 묶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나에게 연기를 아주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있다. 이런 관객들이 제법 될 거라 생각한다. 그의 아들이 대를 이어 연극계에 들어섰다.
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아이의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본다. 김성녀가 뱃속에서부터 연극인의 끼를 물려받았듯, 그들의 아이인 손지형씨도 그럴 거라 생각된다. 우리집 아이가 뱃속에서부터 엄마의 영향을 받아 비슷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북바이북 서점에 대해서는 SNS를 통해 몇 번 접했다. 사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중소 서점의 동향을 살펴보는 기사들이 가끔 나오곤 한다. 책을 사서 읽는 사람들은 그 책이 비싸더라도 사서 읽는다. 물론 같은 조건에서 좀 더 저렴하다면 그쪽을 택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한 몇년 간 나는 인터넷서점을 이용해왔다. 도서정가제 이후 오프라인 서점을 찾을거라는 전망도 보이지만, 그동안 익숙해진 온라인 서점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인터넷서점을 이용한다.
그런데, 이런 서점이 있다면 어떨까? 한번쯤 들러보고싶지 않을까? 그리고 그곳에서 내가 원하는 책이 있다면 구매도 할 것이다. 결국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서점에 발을 들일 수 있는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맥주를 좋아하지 않으니 이 서점에 갈 일은 그닥 없어보인다. 그렇지만, 나의 관심을 끄는 컨텐츠가 결합된 서점이 있다면 나는 그 곳으로 갈 것 같다.
지금의 동네서점들이 진화해야 하는 이유다. 습관적으로 온라인 서점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컨텐츠다.

이 글을 읽는데, 왜 눈물이 나는지.
나는 그냥 유도선수다. 장애인 유도선수도 아니고 비장애인 유도선수도 아니다. 나는 그냥 유도선수다.

이 기사 나도 본 적이 있다. 어지간해서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실시간 방송으로 볼 일이 없는 터라 인터넷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 그런데 서민 교수의 "그런 전문가는 없다"라는 글을 읽어보니, 그렇네. 얼굴만 보고 기생충이 있는지 없는지를 아는 방법은 없다. 기생충 진단은 대변검사나 혈액검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마지막 한 줄이 나로 하여금 슬그머니 웃음짓게 만들었다.
인터넷 뉴스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편집되고 왜곡되어 전달되는 정보가 얼마나 많은가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서민교수는 그냥 물어 볼 말이 없어서, 그리고 예능프로그램다운 농담이라고 던진 말인데 얼굴만 보고 기생충 감염여부를 알아봤다는 식의 기사가 나오니 말이다.

엔젤투자자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 자금이 부족한 초기 신생기업의 장래성을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을 말한다고 한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될만한 아이템을 가로채거나, 하청업체로 전락시키는 모습을 많이 보아 왔다. 결국은 대기업만 거대해지고 중소기업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허덕이는 구조가 되고 있다. 엔젤투자자가 좀 더 늘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올해도 아시테지 축제는 계속된다. 여름과 겨울 두번 열리는 걸로 아는데, 2015년 1월에도 서울아시테지겨울축제가 열린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런 공연을 많이 보여주고 싶은데 서울까지 가야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크다. 작년 겨울에는 아시테지 축제에서 두 개의 연극을 보았다. 아이를 위해 서울까지 가는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매년 그렇게하기란 쉽지 않다. 아시테지 축제가 지방에서도 이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