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재다 -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들의 창조경제를 엿보다
육동인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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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재다'라는 제목은 멋지다.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창의성 교육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폈다면, 잘못 선택한 것이고, 부제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들의 창조경제를 엿보다'라는 말에 중점을 두고 읽는다면, 그래서 박근혜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가 어떻게 하면 실천될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이다 생각하고 읽는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책이다. 이 책은 육아서나 교육서가 아니라 '경제서적'에 속한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 책은 유대인의 경제시스템을 벤치마킹한 현 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3장으로 나누어진 내용을 살펴보자면, 1장은 창조경제, 결국은 사람이다 2장은 창의인재, 유대인은 이렇게 키워냈다 3장은 밥상머리 대화가 창의인재를 만든다로 구분된다.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창의인재를 길러야 하고, 창의인재는 밥상머리교육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구성이다.

 

저자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한 기대가 큰 사람으로 보인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는 과거 정부의 정책을 변형하거나 단순 업그레이드 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그야말로 우리 사회를 상상력과 창의성이라는 '창조역량'에 기반을 둔 새로운 체질로 혁신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 (p.22)는 문장은 그를 뒷받침해준다. 저자는 우리 나라의 행복지수와 노동생산성이 OECD회원국 중에서 낮은 이유를 "직업 선택의 기준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남들이 인정해 줘야 하는 것'이기 때문"(P.27)으로 보며,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이것이 직업으로 연결되는 풍토를 마련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길"(P.27)로 본다. 이러한 차원에서 유대인의 사고방식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며 그 중 '창의성'에 주목한다.

 

"유대인은 창의성을 '남보다 뛰어남'이 아닌 '남과 다름'으로 규정"(P.28)하며, "'남과 다름'을 추구하는 교육은 다른 말로 하면 자기에 맞는 적성을 찾아 그것을 계발하고, 그런 적성에 맞는 학교와 학과, 직업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P.33)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저자는 창의인재를 기르기 위한 교육과 진로 적성교육을 함께 이야기한다. 직업이나 적성, 진로교육은 현 정부 들어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직업, 진로 교유을 받게 하고, 도우미로 대거 동원시키는 걸 보면 말이다.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직업적성교육과 경제교육의 중요성, 그리고 창년창업의 활성화이다. 2장에서 소개한 많은 성공한 유대인들이 경제분야에서 파워를 느끼게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이와 상통한다. 물론 학문적 성과를 남긴 아인슈타인이나 프로이트, 마르크스도 다루고 있으나, 뒤에 소개된 인물들은 대부분 경제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와 함께 저자는 현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의 미래를 부모 자식 간의 밥상머리 교육, 가정과 학교에서의 진로, 적성 교육에 중점을 둔다.

 

마지막 3장에 오면 창의성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가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람들에게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수단은 '대화와 토론'이며, 이를 통해 남과 다름을 확인하고 대화와 토론을 하는 동안 상상력과 창의력이 길러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연하게 이 책이 경제서적인만큼 유대인의 경제관념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며, 청년창업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현 정부에서는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를 열었고, 교사도 시간제 교사를 채용하여 일자리를 늘린다는 말이 나온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시간제가 아니다. 안정적인 직장과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일자리이다. 그런데 창조경제를 외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왜 시간제 일자리 같은 미봉책만 나올까? 물론 이러한 시간제 일자리는 경력단절여성과 노년층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청년 실업자들은 어떻게 할까? 이 책이 제시하는 것처럼, 유대인들이 그렇게 한 것처럼 13세가 되면 투자자금을 마련해주고, 20대가 되기 전에 창업을 하면 될까?

 

내가 이 책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이유는 이런데 있다. 적어도 현 정부의 창조경제가 핑크빛 미래라면 국민 개개인의 밥상머리 교육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그렇게 믿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국가와 정부에 그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글을 썼어야 한다. 새마을운동때처럼 내 집앞 쓸기부터 하면서 국민 개개인이 노력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은 적어도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노력을 요구한 다음에 피력했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인재지만, 누구나 인재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을 다시 한 번 느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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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 소피의 감정 수업 1 작은 곰자리 22
몰리 뱅 글.그림, 박수현 옮김 / 책읽는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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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우리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 부모님이 자주 찾는 책 중 하나이다. 그동안 절판되었다가, 다시 꽃단장하고 나왔다고 한다. 오랫만에 이 그림책을 펼쳐본다. 어린이 그림책 중에는 이렇게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같은 원색이 선명하게 표현된 그림책들이 있는데,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소피는 화가 나면, 정말 정말 화가 나면 어떻게 할까? 제목과 표지의 얼굴 표정만으로도 궁금해지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주로, 유치원에서 권장도서처럼 이 책을 읽어오라는 숙제(?)가 많아서 어머님들이 자주 찾는 그림책이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 아닐까, 아직은 자기 감정을 조절할 줄 모르기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이 그림책이 하나의 방법 제시를 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정말 정말 화가 날 때, 화산처럼 폭발할 때 그때 어떻게 할까? 소피의 경우를 모델로 하여 방법을 제시한다.

집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풍경. 한참 놀고 있는데 언니가 형이 동생이 자기 차례라며 장난감을 가지고 가 버린다. 그런데 내가 울고 떼를 써도 순서를 기다린 언니 차례가 맞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그렇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그건 정말 화가 나는 일이다.

화가 난 소피 얼굴이, 콧구멍이 벌렁벌렁 할 것같은 소피 얼굴이 너무나 생생하다. 자, 이제 어떻게 하지?

소피는 발을 구르고, 소리를 지르고, 닥치는대로 부숴버리고 싶지만,

화산처럼 폭발하고 싶지만,

정말 정말 하가 나면,
집 밖으로 나가 달린다.
여기서 반전~!!

보통의 아이라면, 떼를 쓰고, 악을 쓰고, 던지고 울고 불고 난리를 칠텐데 우리의 소피는 문을 열고 나가 밖을 달린다.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주저앉을 때까지 달린다.

그리고 잠깐 훌쩍~!!

그리고 나서 소피는 늙은 너모밤나무를 찾아가 나무 위에 올라가서는 산들바람과 물결을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러면 이 넓은 세상이 나를 포근하게 감싸앉아주는 것만 같다. 그리고 마음이 진정된 소피는 집으로 돌아온다.

자, 여기까지는 소피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의 하나를 알려준 것뿐이다. 우리가 사는 이 나라, 이 도시, 이 환경에서 저게 가능한 일이냐고? 아이들에게 물어보자. "얘들아, 너희들은 무엇을 할 때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시간이 즐겁니?"하고.


의외로 아이들은 대답을 잘 한다. 나를 감싸주는 대자연의 품 같은 편안함, 그리고 너도밤나무처럼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아이라면 충분히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낸다.



우리집 아이는 6세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빠지면, 방에 들어가 피아노를 친다. 화가 나서 쿵쾅쿵쾅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켜 놓고 마음을 진정한 다음 피아노를 치면서 푼다. 6세때에 그렇게 했으니, 실은 피아노연주라고 할 것도 없다. 한손으로 뚱땅거리는 것이 다였다. 그래도 음악을 켜 놓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이제는 화가 나거나 할 때 혼자 피아노를 치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보면, 우리 아이는 피아노에 소질이 있어서가 아니라, 피아노를 치는 행위, 음악을 드는 것 그 자체가 힐링이었던 셈이다. (여전히 피아노 솜씨는 고만고만하다) 우리집 아이에게는 피아노와 음악이 너도밤나무이고, 대자연이었던 것이다.



이 그림책을 함께 읽는 어머님들도 우리 아이가 기댈 수 있는 너도밤나무가 있는지,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 줄 자연의 싱그러움이 되어 줄 무언가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면 좋겠다. 그 너도밤나무는 바로 엄마 자신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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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전래동화 - 1학년 국어 교과서 수록도서 나는 1학년 3
마술연필 엮음, 김미은 외 그림 / 보물창고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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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학년 시리즈의 세번째 책 1학년 전래동화.

1학년 창작동화와 이솝우화에 이어 1학년 2전래동화를 보게 되었다. 한솔이는 1학년이고, 이제 곧 2학년이 되기에 이 책을 함께 읽어보았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 한솔이가 주로 읽은 책은 창작그림책. 글밥 있는 책도 곧잘 읽는 아이라 3~4학년 이상이 되어야 읽는다는 책들도 제법 많이 읽었다. 그런데, 글을 일찍 깨치고 혼자서 책 읽기를 많이 하다보니 딱 그 시기에 읽으면 좋다는 종류의 책을 읽지 못하고 넘어갈 것 같아서 휴일을 이용해 이 책을 함께 읽었다.

 

한솔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학교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들 중에는 전래동화가 많다. 얼마 전 자원봉사자 역량강화를 위한 수업에서 이야기 읽어주기, 이야기의 구조 등에 대해 배운 터라 전래동화를 대하는 내 마음은 조금 달랐다.

 

전래동화는 우선 이야기의 구조가 짜여져 있고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성인인 우리가 생각하기에 조금은 지루한 듯한 반복 구조도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형식이다. 내용 또한 권선징악이 뚜렷하게 드러나기에 짜여진 형식과 뻔한 결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과 내용이 아이들을 이야기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멋진 장치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나는 책을 아이와 함께 읽을 때 책 날개의 정보를 반드시 읽어준다. 책 날개에는 주로 저자에 대한 소개가 있기 마련인데, 초등학생인 한솔이에게 직업의 세계를 보여주는 다양한 내용이 있기 때문에 꼭 읽어준다. 글 쓰는 사람 직업이 작가지, 뭐겠어? 라고 생각한다면 거기에서 생각이 멈추겠지만, 그들의 이력을 간단하게나마 살펴봄으로써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마술연필이라는 기획팀이 엮고 만든 책이다. 창작동화가 아니고 전래동화다보니 엮은 이가 필요할 것이고,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주제를 담아내는 것도 기획팀이 하는 일이다. 아동청소년 문학작가, 번역가, 편집자가 모여 만든 팀이 이 책을 만들었다.
 

보물창고의 1학년 전래동화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콩쥐 팥쥐, 송아지와 바꾼 무, 흥부 놀부, 도깨비 방망이, 떡 먹기 내기, 재주꾼 오형제, 빨간 부채 파란부채, 꾀 많은 토끼와 어리석은 호랑이, 호랑이 꼬리 낚시, 선녀와 나무꾼, 호랑이와 곶감, 소금을 만드는 맷돌, 청개구리 이야기.

아마도 책 좀 읽었다 하는 어린이라면 이 정도 이야기는 이미 유아 때 다 읽었을 것이다. 그땐 그림책으로 만났다면, 초등1학년인 우리 아이는 글밥책으로, 그리고 스스로 읽는 책으로 다시 만나는 셈이다.

 


 

첫번째 장에서는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주제를 이끌어낸다. 이것은 전래동화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권선징악'이다. 더 생각해보기를 통해 전래동화를 읽은 다음 생각할 꺼리를 만들어준다. 이 책에서는 역할놀이, 편지쓰기, 선물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기, 결말 바꿔 생각해보기, 각각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을 만나게 하기, 그림일기쓰기 등을 제안한다.

 

평소 많이 하는 독후활동이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조언해주기 같은 건 앞으로 자주 사용하게 될 것 같은 아이템이다.



두번째 장에서는 이야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전래동화를 실었다. 상상의 힘을 키워주는 이야기로 전래동화는 제격이다.



세번째 장에서는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제안한다.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섡택을 하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고 행동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동화이다. 한편의 전래동화에서 여러가지 주제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비슷한 주제로 엮이는 글을 함께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여겨진다.

 

흉내내는 말을 이용해서 표현하기는 딱 1학년 교과과정과 맞아 떨어진다. 위로하는 글을 쓰거나,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쓰는 글도 좋은 것 같다.



네번째 장에서는 왜 그렇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는 전래동화이다. 소금을 만드는 맷돌이나 청개구리 이야기는 자주 들었던 이야기지만, 인과관계를 살펴보는 글이 될 수 있다. 하긴 전래동화에서 우연은 필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인과관계를 갖고 있으니 그걸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


일단 이 책에 실린 전래동화는 우리가 자주 읽었고 익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들이다. 그래서 다 아는 내용을 왜 읽어? 라는 생각도 들 법하다. 전래동화를 많이 읽어서 잘 알고 있는 아이라면, 한솔이처럼 동화의 내용 뒤에 나오는 더 생각해보기를 통해 생각의 확장을 이끌어내는 것이 좋을 것이고, 익숙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면 전래동화 읽는 재미를 알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은 다음 잠자리에 든 아이에게 말로 다시 한 번 읽어주었다. 내가 이 전래동화의 내용을 다 알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자랑 조금 섞어) 능숙하게 입말로 전달할 수 있었다. 한솔이도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는지라, 엄마의 말을 받아 자기가 뒤를 이어가기도 하였다.

 

우리 전래동화를 읽는 이유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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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는 잼만 좋아해 비룡소의 그림동화 65
러셀 호번 글, 릴리언 호번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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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의 편식은 엄마들의 큰 골칫거리이다. 아이가 음식을 골고루 먹기를 바라는 마음은 엄마라면 당연할텐데, 엄마 마음을 알아주기는 커녕 자기 먹고 싶은 것만 먹으려고 하는 아이들때문에 늘 전쟁이다.

 

나는, 아이의 편식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우리집 아이가 골고루 잘 먹는 아이라서가 아니라 나 자신이 편식을 하고 있어서 싫어하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잘 알고 있어서 굳이 아이에게 골고루 먹으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알고 있다. 내가 얼마나 아이의 식습관을 망치고 있는지. 그렇지만, 먹기 싫은 음식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버리면 그 음식은 일생을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을 나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에 강요하지 않을 뿐이다.

 

 

프란시스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아도 빵에 잼만 발라서 먹는 아이이다. 다른 음식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먹지 않는다. 도시락을 풍성하게 싸서 가서도 잼바른 빵과 바꿔 먹고 오는 아이 프란시스. 이런 프란시스에게 엄마나 아빠가 쓴 방법은, 바로 프란시스에게는 좋아하는 잼만 주고 다른 음식을 일체 주지 않는 것이었다.




먹는 즐거움이라는 것이 있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었을 때, 그리고 그 음식을 먹었을 때의 즐거움은 엄청 크다. 우리는 있는데 안하는것과 없어서 못하는 것의 차이를 잘 알고 있다. 프란시스는 바로 없어서 못 하는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다른 가족들은 즐거운 식사를 위해 다양한 음식을 먹으면서 프란시스에게는 올지 잼과 빵만 준다. 프란시스는 자기가 다른 음식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사실을 잊어버린 듯, 자기만 그 음식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섭섭해한다. 그리고 다시 다양한 음식을 맛보게 된다.



프란시스는 음식에 대해 이런저런 이유를 달지만 막상 자기에게 그러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없어지자 뒤늦은 후회를 한다. 내 주변의 엄마들을 보면,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끝까지 입에 떠넣어가며 먹이는 엄마들이 있다. 반찬뿐만 아니라 밥도 그렇다. 억지로 입에까지 넣어주는 음식을 통해 아이가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알 수 있을까? 골고루 먹고 끼니를 거르지 않고 먹이느라고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모르게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프란시스도 자기가 원하는 음식만 먹게 되었지만 섭섭함을 느끼고 다른 음식도 먹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자기 내부에서 그것에 대한 욕구가 생기도록 하는 것, 그것이 올바른 식습관을 잡아주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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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주렁주렁 물들숲 그림책 6
최경숙 글, 문종인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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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숲 그림책은 [사과가 주렁주렁]을 통해 만났다. 생명의 한살이를 담은 생태그림책이다. 표지가 산뜻하고 읽어보고싶은 욕심이 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선명한 색감이 표지에서부터 전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구매하여 읽어야, 아니 아이에게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집에는 생태를 담은 전집류의 책들이 있기는 한데, 시의적절하게 출간되는 단행본의 매력이 또 있기 때문이다.

"커다란 사과나무에 해를 먹은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어.
까치도 직박구리도 달콤한 사과를 먹어.
지나가던 사람도 동네 아이들도 하나만, 하나만!"

첫 장을 넘기자 정겨운 우리 시골 집이 나온다. 사실, 이런 시골집을 볼 일이 얼마나 있을까? 가끔 "아빠 어디가"에서 민국이가 자기 싫어하는 그런 집으로나 등장하지 않을까?"
그래도 따뜻한 색감으로 그려진 시골집은 편안하고 고즈넉하다.

사과 한알이 데구르르 굴러서 돌담 밑으로 굴러간다. 고양이 한마리가 쫓아간다. 나무에서 떨어진 이 사과 한 알은 어떻게 될까? 이야기는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며 시작한다.

굴러간 사과 한알에 여러 곤충들이 달려든다. 아하, 이렇게 떨어진 사과 - 사람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과 한 알이 있어서 곤충들에게는 잔치가 벌어진다.
과일나무 뿐만 아니라 우리 산과 들에 있는 식물에 열린 열매를 사람들이 싹쓸어가면 곤충들도, 작은 동물들도 먹을 것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한번 더 기억해내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솔아, 지난번에 도토리전쟁이라는 다큐멘터리 본 적 있지? 사람들이 이런 열매를 싹 다 가져가면 다른 동물이나 곤충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힘들거야." 라고.

곤충들과 작은 동물들이 먹고 난 사과 속 씨앗은 자연스럽게 땅 속으로 들어가고 생명을 키워낸다. 사과나무는 꽃을 피우지 않고 계속 나무만 키워낸다. 3년이 지나서 겨우 열린 사과도 똑 떨어져버린다.

시골에서 자라지 않은 우리집 아이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일 것이다. 식물은 심으면 바로 자라고, 바로 열매가 열릴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었다.

이렇게 나무만 키우는 이유는 더 많은 열매를 키우기 위해서란다....하고.

큰 나무로 자라난 사과나무가 겨울을 보내고, 꽃눈과 잎눈을 튀워낸 사과나무에 꽃이 핀다. 사과꽃이 피면 저절로 사과가 열릴까? 한솔이와 한번 더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이 꽃에는 벌과 나비가 날아다니면서 꿀도 얻고 꽃가루도 옮겨주는구나. 이렇게 해야 사과가 열린단다.한솔이도 이제 초등학생이라 이 정도 이야기는 어느 만큼 이해가 가능하다.

우와, 초록색 사과다!!
사과를 그려보라하면 늘 빨간색 사과만 그리는 한솔이에게 초록색 사과그림을 보여주며 또 이야기를 나눈다.
그림책이 좋은 건 이래서일거다.
사과의 일생을 보여주고 싶은 만큼 그려서 보여줄 수 있으니까. 물론 사진으로 다 볼 수 있다면, 아니, 직접 모든 것을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초록색 사과 밑에 사과배꼽이 보인다. 사과를 보면 아래 위에 다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 있는데, 꼭지가 달린 부분은 그렇다치고 요 아랫부분은 뭘까? 이걸 사과배꼽이라고 그러네.

이렇게 자란 사과는 비바람도 맞고 시간을 보내면서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빨간 사과가 되었어. 이제야 우리가 먹는 바로 그 사과가 나왔네.

해를 먹은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달렸어.

그러니 지나가던 사람도 새들도 곤충들도 사과를 향해 돌진~!!

며칠 전 친정 엄마가 사과 따는 일을 도와주러 갔다왔다면서 이렇게 새들이나 곤충이 파먹은 파지사과를 두어개 가져왔다. 상품이 될 수 없는 사과라 먹으라고 가져왔다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한솔이에게 그 사과를 보여주고 함께 먹으면서 마트에 파는 매끈하고 깨끗한 과일만 있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세로로 펼쳐야 하는 이 페이지에는 새들도 와서 사과를 먹고, 아까 맨 첫장에서 보았던 고양이 녀석도 사과나무 밑을 기웃거린다. 사과의 일생을 그림책 한 권으로 다 보았다. 마지막에 또 다시 저 사과나무에서는 새들이 먹다 떨어뜨리기도 할테ㅐ고 제 힘에 겨워 떨어진 사과도 있을 것이다. 그 사과는 또다시 새 생명을 키워낼 것이다.

그림책 말미에는 사과가 붉은 사과가 됙까지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놓았고, 월별로 어떤 일을 해주어야하는지 설명되어있다.

그림책이지만 정말 많은 정보와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 볼수록 매력적이다. 오늘은 사과잼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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