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늘 책을 고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보관함에 넣어두기도 하고, 장바구니로 바로 직행하기도 한다. 이번엔 어떤 책들을 골라볼까? 아프고 난 뒤 며칠 사이에 부쩍 커버린 한솔이를 생각하면 읽어주고싶은 책도 너무 많다.

 

1. 사이공에서 앨라배마까지.

 

고학년용 책이긴 하지만, 베트남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살고 있는 저자가 쓴 책이고, 뉴베리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미리보기로 살짝 보니 그냥 산문글이 아니다. 일기형식인데 운문체로 쓰여져서 그동안 읽었던 책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여러가지 장르의 글을 접하게 하고 싶은 마음을 살짝 건드린다. 그래서 주저없이 이 책 선택.


 

 

 

 

 

 

 

2. 밀가루 아기 키우기

어쩌다보니 이번달에는 고학년용 책에 눈이 가네. 제목이 독특해서 클릭해본 책인데, 오호. 내용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밀가루 아기 키우기' 소위 문제아라고 불리는 19명의 남자아이들에게 ‘밀가루 아기’를 키우며 육아 일기를 써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아기키우기가 과제로 제시되었을 때는 분명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돌아보자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특히 문제아라고 불리는 이 남학생들에게 부모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가끔 외국의 교육뉴스를 보면 인형을 키우면서 경험하는 육아, 부모교육 등을 실시하곤 한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것이 뜬금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외국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밀가루포대로 만든 아기라니, 느낌이 다르다.

 

밀가루포대는 사람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우리가 어린 아이들을 보면 드는 느낌, 내가 하는 말도 못알아듣지만, 아이가 하는 말의 의미를 깨닫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아이들이 밀가루아기를 키우면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많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3. 아이는 언제나 옳다

뭐ㅡ 솔직히 나는 아이가 언제나 옳다고 믿지는 않는다 --;; 누군가가 나의 육아스타일을 강압형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아이에게 무엇을 하라고 강제하거나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는데, 어째서 강압형이지? 결과만을 보고 그 과정을 지레짐작한 주변 엄마들의 오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아이에게 평소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주는 편이고, 그러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그 원칙을 지키는 편이다. 그래서 우리집 아이는 된다 안된다의 정의가 내려지면 그것을 지킨다. 대신 그러한 정의를 내리기 전에 자기가 꼭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로서 나를 설득하는 시간을 주고 서로 합의하에 결론을 낸다. 아주 이상적이긴 하지만 (^^) 가끔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데 저자는 아이는 언제나 옳다라는 믿기 어려운 문장을 제목으로 떡하니 내놓았다. 어째서지?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싶다.

 

4. 귀여운 손바느질 노트

오호 요거 딱 보는 순간, 만들어보고싶어졌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손재주가 없는 편이라....ㅋㅋ

그래도 웬지 이 책은 보면 따라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작은 소품들을 만들다보면 나도 좀 유~~해질 수 있을까? 어쨌든 나와는 죽어도 안어울리는 조합이지만, 책을 보는 데 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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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3-03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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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교육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요시다 타로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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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 체게바라, 카스트로, 사회주의국가, 미국한테 밉보인 나라, 못사는 나라 정도? 관심을 갖고 보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을 보지 못한다는 게 맞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쿠바를 다시 보게 되었다. (객관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교육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나라는 '핀란드'일 것이다. 배우고 따라야 할 교육모범으로 '핀란드'의 교육은 떠받들어진다. 그런데, 핀란드에 버금가는 학력수준을 보이는 '쿠바'의 교육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쿠바가 사회주의국가인데다가, 미국과 맞짱뜨고 있는 나라니 당연히 그렇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핀란드'의 모든 것이 교육모범사례로 알려지는 동안 우리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부러워하였다. 그런데 '쿠바'의 교육모범사례를 읽어가는 동안 쿠바란 나라에 열광할 수는 없었다. 나에게도 어느새 쿠바에 대한 편견이 자리잡고 있었던 터이다.

 

책의 내용을 떠나 한 번 생각해보자. 왜 우리는 핀란드의 교육사례에는 열광하고 쿠바의 교육사례에는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는 것일까? 핀란드는 우리가 갖지 못한 교육제도와, 교육복지를 갖고 있다. 그러니 저렇게 잘하는 건 당연해 라는 시선을 보낸다. 우리는 그런 게 없잖아, 그러니 이 정도일 수 밖에 없지 하며,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쿠바는 어떤가? 객관적으로 볼 때 우리보다 나을 건 하나도 없다. 모자라는 것 투성이다. 그런데도 성과가 나온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애써 외면하고 싶은 사실인 것이다. 책에서는 작가가 쿠바의 편에 치우쳐서 미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비판을 받는다고 했다. 그럴 수도 있다. 내가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관심을 갖고 보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을 보지 못하므로. 적어도 이 작가는 쿠바를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이데올로기때문에 눈을 가린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좋은 점을 찾아낸 것이다. 핀란드라고 좋은 점만 있었을까? 한국의 교육은 어떤가? 우리는 한국교육의 폐해에 대해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미국의 오바마대통령은 한국의 교육사례를 자국교육을 이야기할 때 언급하곤 한다. 마찬가지다.

 

저자의 관심이 쿠바의 의료복지제도에서 교육제도로 넘어 온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싶다. 교육은 모든 것을 지탱하는 가장 근간이기 때문이다.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이 낳은 세계최고 수준의 고학력 국가, 쿠바" 최근에 한국의 화두가 바로 이것이었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그러나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무상'이라는 단어의 표면적인 뜻에 발목잡혀서는 안된다는 것,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기회의 균등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사실 요즘 여기저기서 '무상'이라는 말을 쓰는데 영 편치 못하다. '무상'='공짜'가 아니다.

 

쿠바의 교육은 사회주의국가답게 국가 주도에 의해 국가가 의도한대로 이루어진다. 그 첫번째 목표는 비식자자를 줄이는 것이다. 내가 요즘 공부하고 있는 '평생교육'의 개념을 쿠바의 교육사례에서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세계의 평생교육이 지향하는 바를 쿠바가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지만 그들의 모범교육사례에 대해 세계는 오히려 외면한다. 그러나 쿠바는 가난하고 모든 것이 부족한 나라이고, 정치적으로도 안정적이지 못한 나라지만 교육에 대한 투자만큼은 확실하게 한다. '투자'라는 것이 '물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상호학습'이 '경쟁'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그러하다.

 

내가 중학생때였는데, 우리 반 담임선생님이 '상호학습'을 시킨 적이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거였던 것 같다. 성적이 좋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를 8명 정도씩 한 팀으로 구성하고 매일 수업 후 자율학습 시간에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하였다. 그러한 학습을 1년간 계속 했는데, 나의 성적도 역대 최고였을 뿐 아니라 반 전체의 성적도 늘 1등을 유지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게 바로 '상호학습'이었던 것이다. 쿠바의 고학력 비밀도 바로 이러한 상호학습에 있다고 한다.

 

경제위기에 처해서도 교육만은 손에서 놓아버리지 않았던 쿠바이기에 경제적인 지원보다는 인적자원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일하는 엄마를 위한 사회교육제도는 지금의 우리 현실과도 닿아있다.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교육은 배워야할 점이다. 그리고 교사수급과 관련한 부분, 장애우를 배려하는 교육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체적으로 쿠바의 교육은 '학교교육'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평생교육'의 의미를 많이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데올로기의 편견에서 벗어나 좋은 점은 배우고 수용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정책이 수시로 왔다갔다하고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요즘 현실을 보면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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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 한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이광표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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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떻게보면 참 쉽고 어떻게 보면 참 어려운 것 같다. 역사 속에는 시회, 경제, 문화, 정치를 비롯한 모든 것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떨 때는 인물 위주로 살펴보기도 하고, 어떨 때는 커다란 사건 위주로 살펴보기도 한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문화재를 통해 역사를 알아가는 책이다.

 

일단, 문화재연표다보니 시대별로 특색이 있거나 그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러한 문화재가 나온 시대를 개괄해서 보여주고 있다. 나는 아이와 함께 박물관을 자주 찾는 편이다. 사는 곳이 부산이다보니 주로 가는 곳이 경주국립박물관과 김해국립박물관이다. 그래서일까? 삼국 중에서는 신라, 그리고 가야의 문화를 많이 접하게 된다. 이 책을 보다보니 선사시대와 삼국시대까지는 자주 접할 수 있었던 문화재를 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직접 보지 못했던 다른 시대의 유물들에 대한 것들이다.

 

확실히 눈으로 본 다음 책으로 정리하는 것이 굉장히 효과적이다. 전혀 어렵게 다가오지 않고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니까. 그런 면에서 우리집 아이에게는 다른 지역의 문화재들(다른 시대의 문화재들)을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이 책은, 문화재를 잘 모르는 아이들이 읽는 것보다 어느 정도 문화재와 시대의 관계를 알고 있는 아이들이 정리하면서 읽기에 좋다. 무엇이든 익숙한 것이 낯선 것보다 습득이 빠른 것. 그동안 인물과 사건 중심의 역사를 살펴보았다면 문화재를 통한 역사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무겁지 않으면서 전체를 볼 수 있는 책이다. 한편으로는 근대 이후의 문화재들이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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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2-2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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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5반 아이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31
윤숙희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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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가 초등학생이 된다. 다음달이면.

 

지금까지 초등학생을 다룬 이야기를 읽을 땐 느끼지 못했던 생각과 이야기들이 점점 가깝게 느껴지고 나의 초등학생시절이 떠오르는 걸 보면, 아이를 따라 엄마의 세계가 재편되는 것 같다. 물론 나는 내 삶을 아이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관심사가 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문득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부모님이 아는 나는 '일탈'이 없는 아이다. 그리고 소소한 문젯거리조차 없이 무난하게 살아온. 그런데 알고보면 나도 제법 문제가 많았던 아이였다. 그걸 교묘하게 숨기고 살아왔고 어렸더라도 처세라는 것도 제법 하면서 살아왔다. 그래서일까?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글을 읽으면서 완전 딴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지지 않는 것은 말이다.

 

아이들의 왕따문제나, 폭력문제 등이 불거질 때, 성적정체감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예전엔 이런 일이 없었어"라고 말한다. 그런데 따지고보면 우리때도 그런 일은 비일비재했다. 다만 차이라면, 지금처럼 모든 정보와 소식이 순식간에 퍼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세계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아이들의 삶과 세계를 좀 더 유심히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흘려듣지 않겠노라고.

 

여기 5학년 5반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아, 5반이라... 요즘 내 주변의 학교들은 거의가 2~3반인데, 이 학교는 5반이니 제법 많은 아이들이 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7명의 아이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구성이다. (그런 점에서 참신함을 느낄 수는 없다. 아쉽군) 결국 '나'는 나로서도 존재하지만 '우리'를 벗어날 수 없나보다.

 

천재와 수정이, 준석이, 장미, 태경이, 미래, 한영이는 각자의 문제를 안고 있다. 천재는 이름은 천재지만 공부는 못하는 천재, 천재는 공부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에게 요리솜씨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얼마나 다행인가? 우연히 자기에게는 요리를 잘하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친구들로부터 인정도 받는다. 천재의 청소년기가 궁금해지는 건 이 아이가 어떻게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나가는가 하는 모습이 알고 싶기 때문이다. 더불어 학습이 아닌 다른 분야의 우수성에 대한 어른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잘 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다. 그것을 어떻게 풀어내어 진정한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가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기자신에게 달려있다. 나는 천재가 살아가는 청소년기를 꼭 다시 보고싶다.

 

수정이는 아토피가 있어서 음식을 가려먹어야하는 여자아이이다. 내가 아는 아이들 중에도 그런 아이가 많다. 문제는 세상에는 아토피를 덧나게 하는 수많은 음식들이 있고, 그것들을 늘 섭취하는 친구들이 함께 있다는 사실이다. 음식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인간관계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음식'은 이제 생존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세상에서 남들 다 먹는 음식을 가려서 먹어야하는 수정이의 삶도 편치는 못할것같다. 음식의 유혹은 먹고싶다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무리에 속해들어가는 데서도 많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수정이의 이야기에는 준석이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요즘 아이들은 반장(회장)이 되는 햄버그 정도는 기본으로 돌려야하나보다. 어쨌든 준석이는 그 햄버그로 인해 공란해지고 수정이도 그 햄버그때문에 힘들어진다. 그래도 수정이가 아토피때문에 위축되고 힘들어하다가 햄버그를 계기로 (그리고 준석이라는 존재가 있음으로써) 자신에게 당당해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준석이는 수정이의 이야기에 등장한다. 늘 당당하고 멋진 준석이가 왜 햄버그때문에 힘들어했는지를 준석이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디에 살고 있느냐하는 것(그들 부모의 재력)이 그들을 많이 좌우한다. 언젠가 텔레비전 모 방송에서 원래부터 없었던 사람도 불쌍하지만, 있다가 없는 사람은 더 불쌍하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준석이가 그런 아이다. 100%공감은 할 수 없지만, 그들에게는 경제적 어려움 외에 상실감이라는 것이 함께 하니 그 설움이 더 크게 느껴질 법도 하다. 준석이가 친구들을 통해 자신의 상실감을 회복해나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준석이가 이사간 앞집에 사는 장미. 장미는 요즘 아이들이 싫어한다는 뚱뚱한 아이다. 그래도 행동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외모와는 상관없이 당당하고 즐겁다. 장미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나의 모습을 기억해냈다. 나는 어렸을 때 별명이 돼지였다. 지금도 그 별명이 딱 어울리는 체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웃는 아이였다. 외모는 나에게 중요한 것이 어니었고, 놀리는 아이들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결점이었다. 장미도 그렇다. 장미는 엄마의 격려와 자기자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인해 외모콤플렉스는 느끼지 않는 아이이다. 자신이 꼭 하고싶은 일에 대해서는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아이이다. 주변에 이런 건강한 아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긍정의 에너지는 자기자신은 물론 주변사람까지도 행복하게 만든다.

 

태경이는 어른들의 눈으로 보자면 엇나간 녀석이다. 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태경이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예전에 내 친구중에 한 녀석도 태경이같은 아이였다. 속은 그렇지 않은데, 잘 보듬어주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냥 평범한 친구인데 그가 표출하는 모습은 그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속을 보기 전에 겉을 본다.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왜 그런 모습을 보이는지 그 속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지,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을 다른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그의 속을 본 다음에야 가능하다. 더군다나 태경이는 이제 겨우 5학년아닌가?

 

미래는 얼음공주하는 별명이 가진 아이다. 공부는 잘하지만 늘 공부스트레스를 안고 있다. 엄마의 기대에 맞춰 살다보니 자기자신이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하는지 목표가 생기지도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보다는 엄마의 요구에 따르다보니 힘들기만하다. 그런 미래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아이가 있었으니 그는 태경이다. 미래와 태경이, 전혀 다를 것같은 아이에게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건, 미래 자신은 절대 할 수 없을 것같은 일을 태경이가 하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미래의 이야기는 아이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사는 부모가 귀담아 들어야할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끝은 한영이다. 제일 첫머리에 나왔던 천재의 이야기에서 한영이가 등장했었다. 한영이는 주의력이 산만하여 약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아이이다. 그런 한영이도 가족으로부터의 지지와 격려, 그리고 친구(천재)의 믿음과 격려로 성장한다.

 

우리는 수많은 아이들을 본다. 5학년 5반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다 보여준다. 그런데 그 '문제;'란 무엇인가? 바로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문제이다. 믿어주고, 격려해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다면 사라져버릴 것들이다.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어른인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게 된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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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비룡소 전래동화 24
성석제 글, 김세현 그림 / 비룡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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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옛날에는 전래동화가 말그대로 전래되어 내려왔었기에 누가 어떤 마음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각색되기도 하고, 축소 또는 확대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에게서 듣는 전래동화는 감칠맛이 더 풍부했던 것 같다. 요즘은 이야기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해줄 사람이 주변에 별로 없다. 하물며 나조차도 전해들은 이야기보다 책으로 읽은 이야기가 많다보니 입말로 재니나게 풀어줄 자신이 없다. 그래서 제대로 이야기를 풀어놓은 전래동화, 나의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있는 전래동화를 찾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완벽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얼마전에 도서관에서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을 찾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한번 살펴보았는데 의외로 마음에 드는 책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렇게 비룡소의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전래동화를 글과 그림으로 옮기는 데에는 여러가지 제약이 따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그림책은 어떨까? 일단은 글로 옮긴 이가 성석제라니 만족. 그림은 후루룩 훑어보니 고구려벽화같은 느낌이 든다. 이것도 색다른 느낌이다.

 

  


고구려 때의 이야기니 고구려 느낌을 살려그린 그림이 잘 어울린다. 난 어렸을 때 '바보온달'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바보의 이미지를 떠올리곤 했다. 내가 아는 '바보'는 그것뿐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이 그림책에서 보여주는 '온달'의 모습은 어떠할까? 일단은 온달이 다른 아이들보다 키도 크고 몸도 좋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를 벗기고 옷을 제대로 갖춰입자 그는 '바보'가 아니라 '건장한 청년'이었다. 

   

 이렇게 온달의 모습을 새로 보고 나니, 그가 유명한 장수가 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아는 '바보'의 이미지를 그대로 갖고서 용맹한 장군의 모습을 보여주기란 아무리 상상력을 쥐어짜내려해도 잘 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릴 적 기억에 온달이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자라는 정보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그림책은 그러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다듬어지지 않고 가꿔지지 않은 한 청년의 지적세계는 물론이고 외형적인 변화까지 이끌어낸 것은 바로 평강공주이다. 평강공주는 제대로 된 원석을 골라내고 다듬을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것은 그녀가 받은 교육이 그러했을 터이고, 배운대로 실천한 것이다. 그저 매일 울기만 하는 울보공주가 아니라, 궁궐에서 응석받이로 커온 공주가 아니라, 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실천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역사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나는 이야기 속의 그녀 평강공주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굳이 여기서 여자가 할 일과 남자가 할 일이 다르다고 구분하지는 말자.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나'를 인정해주고, 내가 가진 것을 펼쳐보일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과, 그 도움을 통해 세상에 나서게 되는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싶다.

 

 

 

 

오랫만에 읽어본 전래동화 한 편이, 나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게 한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평강공주'와 같은 훌륭한 지도자를 만날 수 있다면 더 없는 행운일 것이고, 지금은 내가 (부모가) 훌륭한 선생님이자 조언자로서 옆에 있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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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2-23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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